[리뷰] 제45회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 500자 리뷰
극단 전원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백승무(TTIS 편집장, 연극평론가) 무대는 빈상자로 둘러싸여 있다. 상자는 그 ‘무언가’이고 그 ‘무언가’가 가득 찬 무대는 세계 전체에 해당한다.…
극단 전원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백승무(TTIS 편집장, 연극평론가) 무대는 빈상자로 둘러싸여 있다. 상자는 그 ‘무언가’이고 그 ‘무언가’가 가득 찬 무대는 세계 전체에 해당한다.…
글_수진(연극평론가) 선택의 여지없이 주어지는 역할 놀이로 체험하는 미디어와 대중의 폭력성 극단 전원 <비타민 D> 공연장 입구에서 티켓을 받고 당황했다. 공연 중간에 내가…
글_주하영(공연비평가) 연극으로 쓰는 소설은 가능할까?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하는 경우나 연극에서 소설을 창작하는 과정 혹은 글쓰기 자체를 다루는 작품들은 많다. 하지만 소설의 내레이션을…
글_양세라 겹겹의 흰 프레임 구조물로 춤추듯 연기하는 배우들의 무대 극장에 들어서면, 푸르스름한 빛이 낮게 드리운 낮은 조도 속에서 4개의 정육면체의 겹으로 세워진…
글_김충일(연극평론가) 한 시대를 풍미한 유행가 ‘대전 블루스’의 탄생 불꽃을 점화 시킨 장소(大田驛)는 하나의 시간이 머물고 있는 곳이 아니다. 장소는 무수한 시간의 주름을…
글_김정숙(공연문화 비평가) “환대는 인류에게 공동으로 귀속되는 지구의 표면에 대한 공통의 권리 (…)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일시적 체류의 권리이자 교제의 권리…
글_홍혜련 어느 날 갑자기 폐공사장에서 내 아이가 죽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른 아이가 있었다. 도대체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
제2회 박효선연극상 수상자 인터뷰 지정남 <환생굿> “분명 거기에 있었던, 누군지도 모르고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만들고 싶다” 인터뷰 일시: 2024년 10월…
글_채승훈(연극연출가) 예술 강사사업비 지원 삭감 2025년도 예술 강사 사업 지원비가 전년도에 비해 다시 대폭 삭감되었다. 2023년도의 574억 원에서 2024년도 287억 원, 2025년도엔 81억…
글_오세곤(극단 노을 예술감독, 순천향대 명예교수) 연극에서 관객은 배우와 함께 작품을 완성한다. 객석에서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내는 관객이 없다면 배우의 연기는 달라질 것이다. 물론…
글_김정숙(공연문화비평가) 라이어 게임이라는 메타형식 그린피그 역사시비 9월 프로젝트, 김지은 연출의 <라이어 게임>(공연기간: 2024년 9월 6일~25일. 공연장소: 예술공간 혜화)은 ‘교제 폭력’을 소재로…
글_홍혜련 무대 위는 공청회장이다. 리하르트 게르너라는 한 남성을 중심으로 공청회의 사회자와 찬반 양측의 변호사, 전문가 의견을 제시하러 온 법학자, 의사, 종교인이…
글_오판진(연극평론가) 극단 수레무대는 2024년 9월 23일과 24일 강화문예회관에서 안톤 체호프의 <곰>과 <청혼>을 각색하여 무대에 올렸다. 이 두 공연의 원작은 사실주의 형식의 소극으로…
글_김충일(연극평론가) 노염(老炎)의 성냄을 이겨낸 도심의 마른 가로수 밑을 지나, 드물게 만난 맑고 서늘한 바람의 맛을 예비하고 있는 9월(09.05~29). 대전 연극의 지킴 터,…
글_임야비(tristan-1@daum.net) 소설가, 연출가(총체극단 ‘여집합’), 클래식 연주회 기획가 부록 제10편에서는 덜 알려진 작곡가들의 덜 알려진 파우스트 관련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차피 ‘괴테의 파우스트에 관련된 모든 음악 작품’을 두루 살펴보는 약 4년에 걸친 길고 험난한 산행이었다. (2020년 10월부터 괴테의 비극 ‘파우스트’ 편 연재 시작) 정상에 오르기 직전 ‘파우스트-부록’ 편으로 중간 휴식을 하고 있다. 기왕 앉은 김에 그리고 정상에 우뚝 솟은 거암의 벅찬 감동을 느끼기 전에, 지나쳐버린 작고 귀한 조약돌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첫 번째로 소개할 작곡가는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독일 태생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프리드리히 부르크뮐러다. 이름조차 생소한 작곡가지만, 소싯적에 피아노를 꾸준히 배운 사람이라면 부르크뮐러의 피아노 교본 ‘25개의 연습곡 op.100’이 얼핏 기억날 것이다. 고전파 시대의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26세에 파리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줄곧 활동했고, 창작 시기가 낭만주의의 복판이었기 때문에 부르크뮐러의 음악은 ‘프랑스 낭만’의 색채가 짙다. 19세기 중반, 파리 문화계는 괴테 파우스트에 사로잡혀 있었다. 1828년 제라르 드 네르발이 프랑스어로 번역한 파우스트가 문학계를 강타했고, 1831년 작곡가 루이스 베르탱(1805~1877)이 발 빠르게 오페라 ‘파우스트’를 무대에 올렸다. 예나 지금이나 책으로 원작을 읽기보다는 개작한 공연 관람으로 독서를 대신하려는 경향은 똑같았기에, 베르탱의 오페라 ‘파우스트’는 성공을 거둔다. 이후 베르탱을 거울삼아 여러 작곡가가 파우스트에 손을 댔고, 그리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는 ‘밑밥’에 불과했다. 1859년 샤를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가 파리 리리크 극장에서 초연되고,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뜨린다.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이후 ‘파우스트-오페라’를 다루려는 작곡가는 크게 두 부류로 갈라졌다. 한 부류는 구노가 차지한 ‘최고의 파우스트 오페라’를 빼앗기 위해 도전장을 던진 ‘야심 찬 도전자들’이었다. 1866년 24살의 청년 쥘 마스네(Jules Massenet; 1842~1912)가 ‘툴레 왕의 잔 (la coupe du roi de thule)’이라는 파우스트-오페라를 완성했지만 상연조차 되지 못했다. 이어 1873년, 26살의 청년 외젠 디아즈(Eugène Diaz; 1837~1901)가 마스네 작품과 동일한 리브레티스트들의 대본으로 동명의 오페라를 완성해 후배 마스네를 제치고 작곡 대회 우승까지 따낸다. 하지만 150년이 지난 지금, 디아즈의 오페라 ‘툴레 왕의 잔’은 작곡가의 이름과 함께 완전히 묻혔다. 디펜딩 챔피언 구노의 방어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신중한 구노는 거듭되는 도전에 안전장치를 걸어둠과 동시에 관객들의 혼동을 피하고자 오페라의 제목을 ‘Margarethe’로 변경해 극장에 올리기도 했다. 다른 부류는 공전의 히트작인 구노의 파우스트에 묻어가는 전략을 취한 ‘소심한 편곡자들’이었다. 구노의 오페라에는 아름다운 멜로디들이 즐비한데, 그 인기가 대단하여 파리의 어느 살롱에 가도 사람들이 구노 파우스트의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수많은 작곡가가 원작의 멜로디에 악기 편성을 다르게 하여 편곡하거나, 여러 변주를 붙여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OOO 곡’ 형식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먼저, 헨릭 비에니아프스키는 1865년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어 1868년에는 쟝-델핀 알라르가, 이듬해인 1869년에는 앙리 비와탕이 각각 ‘파우스트 환상곡’을 경쟁하듯 발표했다. 1874년에는 파블로 데 사라사테가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새로운 환상곡’을 연주회장에 올린다. (TTIS 2022년 4월 연재 – 괴테 파우스트 ‘부록(2)’ 편 참조) 이 유행에 비엔나의 왈츠 대가들까지 가세한다. 1861년 요제프 슈트라우스는 구노의 원곡을 인용한 ‘파우스트-콰드리유(op.112)’를 선보였고, 그의 형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3년 뒤 한술 더 떠 파우스트-콰드리유에 파우스트-왈츠와 파우스트-로망스까지 연작으로 작곡했다. …
글_김정숙(공연비평가) 숨이 턱턱 막히는 8월의 무더위, 얼린 물 한 병으로 무장한 채 극장에 들어선다. 생각보다 시원하다. 전단지를 보니, “승자의 관점을 거부하고 우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