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세상의 끝/ 서울연극인대상 시민평가단

<단지 세상의 끝> 서울연극인상 시민평가단 총평 모음

 

 

공연 일시: 2013/03/22∼04/07
공연 장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작: 장-뤽 라갸르스
연출: 까띠 라뺑
번역/드라마트루기: 임혜경
극단: 프랑코포니

 

 

“연극성이라는 이름으로 이미지나 연극적인 장치 등의 볼거리 위주의 연극이 많은 와중에 대사 위주의 문학적인 원작을 대사 위주의 연극으로 오롯이 살려냈다는데 의의가 있다. 연극적인 장치보다는 대사를 통해 장면을 구성하며,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심오한 철학성을 보여주는 연극이 참으로 오랜만이었으며 반가웠다. 특히 상당히 길고 철학적이고 은유적인 대사를 처리해야 하는 배우들의 기량이 좋았다.”

– 김선욱

 

“프랑스의 작품을 번안하여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극단 프랑코포니의 이번 작품<단지 세상의 끝>은 가족안에서 관계를 맺고있는 구성원들간에 소통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부조리극 형식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지문없이 대사위주의 원작을 무대화 시켰다는 소개글을 읽고 나서 그들의 창의적인 작업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 루이 아니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는 이미 죽어 하늘나라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무대를 통해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죽음앞에서 가족을 떠올리는 주인공 루이. 프랑스의 가족문화가 현재 우리의 가족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쉴새없이 조잘거리는 딸, 다른 가족문화에서 성장하여 결혼이라는 관계로 재구성된 며느리. 그리고 어머니. 책임을 나누어야 하는 형제간의 경쟁적인 관계.

가족이라는 단위안에서도 그 관계들이 미묘하게 다른 입장임을 잘 보여주는 인물 구성이 흥미로웠습니다.

프랑스어의 콧소리가 섞인 부드러운 발음의 대화체는 아니었지만 빠른 속도감에서 프랑스작품의 언어적인 특징이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가족을 떠났던 장남이 다시 돌아 왔지만 이미 그들 사이의 대화는 쉽지 않은 상태가 되어있었습니다. 장남이 가족과 다시 머무르며 조금씩 익숙해지면 좋으련만 그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지 않고 다시 철로를 걸어 고향을 떠나야 합니다. 좀 쓸쓸한 결말이 더 큰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물론 재미있고 유쾌하며 구석구석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작품은 아니지만 너무 전위적이지 않고, 가족이라는 익숙한 소재의 작품이 무난하게 만들어졌다고 감히 평가해 봅니다.”

– 김승원

 

“극단 프랑코포니의 전작을 두 번 정도 본적이 있네요. 작년에 봤었던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의 작가와 이번 작품의 작가가 같은 분이더군요. 우선 극단의 끊임없는 열정에는 감탄을 보냅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일반관객이 보기에는 좀 어렵네요. 계속적으로 독백 식으로 대사를 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요. 전단지에는 ‘독백의미학, 연극의진수!’라고 되어 있지만 그리 수긍이 가지는 않습니다. 쉬잔느의 커다란 귀걸이나 높은 하이힐, 중간 환상(꿈?) 씬에서의 어머니의 긴 의상, 왕투완느의 의상 중 넥타이등…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계속 집중을 방해합니다. 무대 또한 앞쪽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면 객석 뒤쪽에서 안 보이는 시야장애까지… 무대설치나 그런 부수적인 면에서는 흡족하지 않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허나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일반관객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차라리 작년의 작품은 반복되는 대사들에서 시처럼 운율이 느껴져서 좋았는데… 이번작품은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라는 걸 강조하는 듯이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강요된 의미라고나 할까요?”

– 류주현

 

“짧은 공연시간 내에 방대한 양의 대사를 처리하려다 보니, 배우간의 반응이 적어졌다. 또한 대사는 너무 빨라 처음 이 공연을 보는 관객에게는 즉각적으로 머릿속에 내용이 그려지지 않았다. 무대나 음향 같은 스텝적인 부분은 출중했으나, 해외 연출로 인해 정서상 맞지 않고, 특유의 번역투가 많아서 배우들의 연기를 망치는 듯 했다.”

– 박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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