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춘심을 두견이 알랴>
공연 장소: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작: 김태수
연출: 차태호
극단: 극단 지구연극
우선, 열악한 우리 연극 풍토 속에서 소극장 연극위주로 흘러가던 안타까움을 해소해 주는 대극장 연극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한편 감사한다.
작가 김태수는 동시대 인물이 아닌 송강(松江) 정철(鄭澈)과 그의 내면세계를 지배한 불우헌(不憂軒) 정극인(丁克仁)의 만남을 통해 가사문학(歌辭文學)과 선비정신, 그리고 정치철학을 대비시키고, 당쟁(黨爭)과 임진왜란(壬辰倭亂) 같은 국가적 변란 등을 배경으로 정철의 흥망(興亡)을 시적언어로써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 시켰다.
연출 차태호는 경험 많은 중견 배우들과 신진들을 아우르고 또한 국악, 안무, 무술 등을 도입하여 자칫 지루할 수 있었던 연극을 시각적, 청각적 요소를 적당히 이용하여 오히려 집중력을 높였다.
그러나 이 중견 배우들의 연기는 만족스럽지는 않다. 극 전반부의 대사 전달력이 부족하여 초반 집중을 요구하는 연극의 중요 정보가 들리지 않아 객석에서는 잔뜩 긴장하여야만 했다. 특히 정철 역의 김태수의 화술이 조(調)를 타고 있어서 더욱 그러했다. 상대역의 조영진은 그에 비해 심하진 않았으나 역시 전달이 미흡했다. 선조 역의 강력 역시 캐릭터 구축을 위한 것이었겠지만 너무 희극적 인물로 만든 것에는 불만족스럽다. 이에 비해 을화 역의 이태린은 꾸밈없는 캐릭터로 진솔하게 다가왔다. 오히려 신진들의 연기가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특히 자객으로 출연한 김백천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전체적 안무는 아름답게 느껴졌고, 특히 극 전반에 따라다니는 나비의 안무는 극을 무언으로 대변하며 객관적으로 연극을 들여다보게 하는 극적 효과를 높였다. 특히 도입부와 마지막의 청사초롱을 손에 든 남녀출연자들의 군무(群舞)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웠다.
무대는 반원형의 벽이 현실과 몽상 속을 넘나드는 듯하다. 까마득한 계단은 정철의 이상향을 보는 것 같았으며, 중간에 기와지붕을 이용한 것은 상징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춘 아이디어로 돋보인다. 경사진 무대바닥이 회전을 해 장면 전환을 한 것도 좋았다.
오랜만에 대작을 만든 ‘지구연극’에 찬사를 보내며, 특히 차태호 연출에 경의를 표한다.
– 이영호
저는 본 작품의
기획사(주)Who+ 대표 이준석 입니다.
극단 지구연극을 대신해 인사드립니다.
0505-894-0022
이영호님>
평해 주신 글을 양분삼아 더욱 발전하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