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인대상] 아버지의 집

아버지의 집

 

극작: 김윤희
연출: 박정희
단체: 극단 풍경
공연 일시: 2013/10/02 ~ 2013/10/20
공연 장소: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전문 평가단

클래식하고 문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도 고통과 아픔이 있는 캐릭터들이 희곡이라는 연극이라는 작품으로 승화되면서

예술적으로 빛을 발하며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집이라는 상징적, 현실적 의미를 작가와 연출은 잘 해석하여 무대화하였습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 인물들의 특징과 의미적인것들이 모두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집이 그냥 집이제’ ‘모두 집 나간 남자들 얘기~’ ‘여기서 더 있으면 손이 저릴것 같더라’

공연 내내 같이 아파하며 내 이야기 같은 공감대와 아련함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 서미영

 

<아버지의 집>에는 아버지가 없다.

집에 아버지가 없다보니 중심이 없고 중심이 없다보니 쓸쓸하고 어수선 하다.

극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아버지와 연결된다. 지금 아버지이거나, 과거에 아버지였거나, 미래에 아버지가 될 사람들, 아버지의 부재 때문에 결핍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모든 사건은 밖에서 일어나고 결핍된 등장인물들은 그저 생각에 잠긴 채 서성거린다.

50대 남자역의 신철진 배우는 주변에서 묵묵히 해탈의 단계에 진입 했고, 재일교포 게이타역의 김승철은 집을 촬영하러 왔다는 책무 때문에 아버지 얘기가 부수적으로 느껴졌고, 아버지 지용역의 김학선은 아버지의 부재를 보듯 안보였고, 주영역의 김정은은 행동의 동기가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이 있었다.

지용의 첫째 딸 소현 역의 조선주는 집을 왜 다시 지으려는지 모르겠고, 30대 중반 태영역의 박지환의 가족 얘기는 다른 가지를 치고 있었다. 선생역의 전유경은 한번 등장한 이후 보이지 않았고, 남자 열아홉 아이역의 김민하는 사춘기 고3의 찌들고 방황하는 모습이 더 확실했으면 했고, 지용의 둘째 딸 열아홉 소현은 삐딱하다가 다시 선회하는 동기가 확실히 안보였다.

해체된 무대는 극의 특성을 대변했지만 마지막에 액자는 아쉬웠다. 극 때문인지 가족 아닌, 가족사진으로 끝내는 그 장면은 급속도로 극을 마무리 해보려는 듯이 불편했다. 집이 완성되는 상황과 가족들이 새로운 기운을 얻는 정서가 썩 유연하게 연결되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기왕 해체할거라면 무대 구석구석에 집의 일부처럼 배우들이 서 있는 채 마무리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한다.

희곡이 쉽지 않아 보였다. 발이 빗겨나기 쉬운 줄타기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모두 최선을 다한 흔적이 많다.

하지만 작가와 연출가만큼 관객들의 마음속에는 아버지의 결핍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다. 해롤드 핀터의 작품들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 송경옥

 

관록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무대와 존재감들로

잘 채워져 있었습니다. 순간순간의 진실감과 밀도는 돋보였지만,

뭔가 와닿을 듯 닿지 못하는 이유를 선뜻 뭐라 집어 낼 수가 없었습니다.

– 윤상호

 

 

***시민 평가단

아담한 무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중앙의 상징적 집,평상,나무,대문.

처음에 제자에게 ‘확’선을 긋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계속 물음표를 던졌었는데 후반에 사유가 나오네요-혼외자녀. 주영 역의 배우가 극중 미대생으로 나오는데 의상이 아닌 것같네요. 어느 동네아줌마인줄 알았어요. 소현역의 배우 임성미와 케이타역의 김승철이 느낌이 좋네요. 헌집이 허물어지고 새집을 세우듯이 인물들의 상처와 아픔이 잘 아물었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해 지는 공연이었습니다.

– 류주현

 

아버지의 집을 주제로 아버지의 부재에 대해서 현대인들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는 연극이다. 너무나 잔잔해서 지루했던 면이 있었고 아버지의 입장이 아니다보니 공감이 되기 힘들었다.

– 박병교

 

첫 무대는 느낌이 좋았다. 삐그덕 거릴 것 같은 나무 바닥, 기울어져있는 집의 모습은 오래되면서 따뜻한 집을 연상케 하였다. 하지만 극이 점차 진행될 수록 이 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각 인물들이 나와서 연기를 하는데 관객들에게는 무슨 말을 하려하는지 잘 전달이 되지 않았다. 특히 말이 없이 집을 수리하는 노인, 돌을 던지는 아이 등의 인물들은 과연 무엇을 상징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관객들에게 단순히 전달되기에는 너무나 애매모호한 표현들이 많았고 그 목표가 불명확하게 보여 지니 ‘지루하다, 어렵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서로 소통하고 호흡하는게 아닌 자기 인물만 표현하려 하여 안타까웠다. 마지막 액자 같은 무대 뒤쪽에서 집을 바라보며 끝나는 장면은 좋았다. 하지만 그 좋은 장면마저도 이해하기에는 힘들었다. 극에서 정말 중요하게 말하고자 하는바가 불명확하니 모든 부분이 공감하기 힘들었고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이 계속 끊기는 느낌이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많아 더욱 아쉬웠던 연극이었다.

– 이윤지

 

‘아버지의 집’이란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아버지에게 집에서 본인의 공간은 과연 어디였을까? 제목만 보면서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라는 존재를 이야기의 중심에 두었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어떤 식의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했고 또한 아버지와 집에 대한 관계를 어떻게 말하고자 하는지도 궁금하였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와 배우들의 연기가 미흡한 공연이었다고 생각된다. 두 시간짜리 공연인데 내용은 계속 지지부진하고 인물 개개인의 이야기들이나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져 공연의 뼈대인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믿을만하지도, 흥미를 유발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가 개개인적으로 못했다가 아니라 전체적인 앙상블을 이루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공연 처음 시작부터 주인공 여자와 선생님으로 나온 남자 배우의 연기가 서로 주고받지 못하고 따로따로 연기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다른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그러한 느낌을 더 많이 받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갈등이 최고조에 다 닿아 폭발하는 장면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극은 사실주의 극인데 배우들의 연기는 사실주의 연기 중 ‘일상생활에서와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 함정에 빠져 때때로 진부한 표현 방식들을 보였다. 그러한 점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상처, 고민들을 보여주는 이 공연에서 가장 보이지 말아야할 인위적인 느낌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극 안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관찰자가 아닌 계속 방관자적인 자세로 연극을 보게 된 것 같다.

또한 연출적인 부분에서 아쉬웠던 점은 인물간의 관계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고 흘러가버렸다는 점과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사건이 뭔가 흥미진지해져야 하는데 갑자기 전개되버리더니 뭔가 어중간하게 후딱 끝나버린 느낌이여서 마무리가 개운치 않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중간 중간 루즈한 극의 템포를 살리기 위해 약간의 코믹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넣은 것이나 카메라 영상에 자식들만 포착함으로서 이 극의 시점이 자식들에게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 것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만들어진 공연 자체에는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해 아쉽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고민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필자 역시 공연을 보고 난 뒤 아버지의 공간과 나와의 관계 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 이원선

 

이 이야기는 반전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오히려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연극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사회가 각박하니, 그러면 안된다는 사회적 기준에 맞추어져 살다보니, 이런 소재들이 오히려 상업화나 이슈화로 몰려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끄는 작품들이 정말 많아졌다. 좀 더 자극적이게, 좀 더 관객의 눈길을, 구미가 당기게 만들기 위해서 억지로 밀어넣는 감정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작품들에 비해 이 작품에선 그저 마음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만 보아도,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게 핏줄이고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작가로 나오는 인물은 이 가족의 형태를 제 3의 시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유일하게 객관적인 시각을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인물들은 가족과 연관이 크게 없다 할지라도 본인의 가족에 대한 생각으로 사회에서의 일 또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가족의 힘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즐겁게 일을 하다가도 아이가 아프면 달려가야하는게 아버지고, 가족이다. 또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을 자식마다 표현하는 부분도 정말 다르게 보여 진다. 그것도 가족이다. 가족에 대해서 보여지는 끈끈함이 아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일부러 가족의 형태는 이래야 합니다. 가족의 형태는 이렇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다만, 조금 더 매끄럽지 못한 앙상블이 아쉬웠다. 배우들 개개인의 기량도 너무 뛰어나고 담백한 연출도 좋았으나 뭔가.. 2프로 부족한 앙상블의 힘. 끈끈한 가족의 모습이 아닌 연극이여서 그런지, 배우들끼리 데면데면하는게 느껴졌다.

– 정수연

 

아버지의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큰 자극은 없었으나 마음이 짠한 연극이었다.

– 황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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