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인대상] 이인실

이인실

 

 

극작: 고영범
연출: 박정희
단체: 극단 풍경
공연일시: 2013/11/14 ~ 2013/11/24
공연장소: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 전문평가단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아닌 다른 삶을 동경하며 한번쯤은 그 환상에 젖어들기도 한다. 병원에서의 이인실은 돈 있는 자가 치료를 위해 머무는 곳 이라기보다는 6인실을 가기 위해 거처 가는 곳으로 인식 된지가 오래되었다. 그러기 때문에 온갖 지위의 환자가 거쳐 간다. 이 극은 이런 점에 착안해서 기상천외한 설정을 하면서 탈북자가 겪는 아니 분단 국민이 겪는 또 다른 마음고생을 그려냈다.

어쩌다 탈북자의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게 된 진석이 수술 중 죽은 탈북자의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의 신분 변화를 해서 큰돈을 쥐게 되어 경제적 지위는 확보했으나 정신적 갈증에서 벗나나지 못해 결국 파국으로 끝나는 내용이다.

나이든 배우의 부족으로 인해 가끔 나이에 걸맞지않는 배역으로 극 이 코믹하게 진행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극에서 배우 정재진, 이용이의 듬직한 뒷받침으로 인해 작품이 한결 안정되 보였다.

무대의 디자인이 극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중요한 점을 보여준 무대 장치가 돋보였다.

– 원덕희

 

분단된 지 60년도 더 되었다. 이 시점에서 북한 청년의 안타까운 이야기와 이산가족의 아픔 같은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특히 반공마저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전쟁과 분단은 더 이상 아픈 추억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마치 아프리카의 기아나 중동의 전쟁 같은 다른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어느 저녁 다큐멘터리 방송으로 느끼는 그저 일회성 연민은 아닐지……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탈북인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도 방송에서 자주 소개되지만 어느새 그들의 고난과 역경은 자유를 얻기 위해 당연히 통과해야할 의례처럼 고정된 채 인식되지는 않는지……

이 작품은 분단과 공존에 관한 비극이며 욕망과 배신에 관한 비극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훔치다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어느 어리석은 사람의 코미디이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 이유라

 

대부분 이인실 병실 하나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큰 무대를 다 쓰지 않고 벽을 만들어 막아서 딱 방 하나, 그 단촐함을 시각적으로 느끼게 하며 몰두하기 쉽게 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블랙 코메디라고 하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겨드랑이 땀샘 수술을 하러 입원한 탈북자 지룡이 어이없이 식물인간이 되어버리자 그의 모든 것을 이용하려는 옆자리 가짜 환자(보상금을 위한) 이진석과 그의 애인의 활약이 줄거리이다. 황당한 죽음에서 출발을 하지만 이진석의 스토리는 그리 낯설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인데 왜 편안하게 스토리 라인에 파묻히기가 어려운지 잘 모르겠다. 때로는 거울에 비친 상으로 무대에 남는 지룡의 희미한 존재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듯한 이진석-그는 이 극에서 악인으로 묘사되지 않았던 것 같다.  뭔가 좀더 구체적으로 묘사해 줄수도 있지 않았을까? 메시지를 찾기 어렵다.

고영범 작가에 박정희 연출에서 너무 큰 기대를 가져서 그런걸까? 충족되지 않는 아쉬움이 남는다.

– 정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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