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5년 2월 공연총평
박정기
2월에는 각 극단의 열과 성을 다한 우수작 공연이 많았고,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좋을 작품도 있었다. 서울연극협회에서 마련한 한일수교 50주년기념 초청 공연과 인천시립극단 공연은 별도로 게재한다.
1, 극단 목화의 오태석 작 연출, <왜 두 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목화의 오태석 작·연출의 <왜 두 번 심 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관람했다.
오태석(吳泰錫 1940~)은 충남 서천출생으로 배재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숙식을 해결할 목적으로 연희극회에 들어가게 된 게 결국 그가 연극을 하게 된 계기다. 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웨딩드레스>가 당선된 후, 40여 년 동안 극작가, 연출가, 제작자로서 총 6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집필 연출하며, 한국의 전통적 소재와 공연기법을 활용한 창의적인 연극으로 독자적 연극세계를 구축한다. 또한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되살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언어에 담긴 문화와 정신을 전승하기 위해 전국의 사투리 (함경도, 제주도, 평안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를 수집하고 이를 연극언어로 발전시키는 공연을 통해 한국어의 총체적인 무대언어화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대표작으로는 <초분>(1973), <태>(1974), <춘풍의 처>(1976), <자전거>(1984), <부자유친>(1989),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1990), <내 사랑 DMZ>(2002), <만파식적>(2005), <용호상박>(2005), <백년언약>(2009) 등이 있으며, 한국어, 영어 독일어, 일어, 폴란드어 등 전 세계적으로 20여 권의 희곡집이 발간되었다.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로 1992년 동아연극상, 1993년 대산문학상, 2005년 미국 LA 세계비교극문학회 초청공연, 201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 중 전회매진이라는 기록을 수립한다. 이번공연은 제목을 <왜 두 번 심 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로 바꿨다.
무대는 배경 막에 사람 키 높이의 단을 만들어 출연자들이 그 위에 늘어서기도 하고, 그 앞으로 폐기물 같은 사각의 뻥 뚫린 목제 조형물 여러 개를 2중으로 가로 늘어놓고, 그 앞 객석 가까이에 역시 사방 4m 크기의 공간을 수조나, 저장탱크처럼 만들어 놓고, 외곽에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그림을 그려놓았다. 이 조형공간은 후에, 정구장처럼 그물로 차단막을 가설하고, 공으로 목표물을 맞히면, 물이 분수처럼 객석을 향해 분사토록 되어 있어, 객석 세 개의 앞줄에는 두꺼운 비닐을 들어올려, 관객이 뿜어 나오는 물을 막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았다. 이 조형물은 그 위에 뚜껑을 덮고, 중앙에 긴 널판을 세로 이중으로 놓고, 한 출연자가 널판 위에 올라간 다음, 다른 출연자가 뒤에세 뒤쪽의 널판을 잡아다니면, 앞쪽 널판이 밑으로 내려가, 출연자가 그 아래로 떨어져, 인당수 깊은 물로 뛰어 들어가는 듯싶은 극적 효과를 발휘한다. 의상도 상복 같은 한복에서부터, 현재 젊은이들이 입고 다니는 일상복, 또는 근로자의 작업복, 그리고 평상복차림으로 다양한 의상으로 설정된다. 음악은 화상을 입고, 수술부위의 붕대를 푸는 장면에서 푸치니 작곡 오페라 토스카의 명 아리아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우리나라의 타령과 최근 대중음악까지 다양하게 사용된다.
연극은 도입에 용왕이 등장해 펄펄뛰는 물고기를 손으로 내려쳐 죽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심청이가 동행을 하고, 정세명이라는 청년에게 지갑을 날치기 당한다. 용왕을 그를 붙잡아 다리를 절도록 만든다. 정세명은 음악을 틀고 구걸하며 거리를 기어 다니는 걸인행각을 벌이다가, 화염병 공장에 들어가 일하다가 시위로 인한 방화로 안면에 중화상을 입어 괴물처럼 된다. 그 후 공이 객석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쳐놓은 그물에 가까이 서서, 매 맞는 사람노릇을 하다가 인신매매일당의 선체에 동승해 인신매매 여인들을 하나하나 물속에 빠뜨리고는 결국 그 자신도 바닷물에 빠져죽는다.
그를 따라다니는 심청이, 그리고 용왕의 생각과 처신이 우리 평범한 인간과 별로 다름이 없어 친근하게 느껴지고, 인신매래로 팔려가는 처녀들의 모습이 저마다 개성이 있고, 어여쁘기가 이를 데가 없으며, 마치 캬바레의 쇼걸 같은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용궁의 선녀 같은 자태를 드러내기도 하면서, 코러스 장면에는 웬만한 합창단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의 노래실력까지 보인다. 그리고 그녀들이 저마다 자신의 빚을 갚아주기를 학수고대하듯 기다리다가 방송촬영 헬리콥터가 접근하자 구조보다는 카메라에 자신들의 모습이 곱게 잡히기를 열망하는 모습에서 객석은 폭소의 바다가 된다. 대단원에서 모두 심 청이 처럼 하나하나 물속에 뛰어들고, 이를 말리며 절규하듯 통곡하는 심청이의 애절한 모습에, 천둥번개와 함께 노도가 밀어닥치며 배를 뒤집어 엎으려 할 때, 일찌감치 바다 속으로 몸을 감추었던 용왕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천지사방이 평온해지는 장면에서 극은 마무리가 된다.
송영광, 김준범, 이승배, 윤민영, 정지영, 이승열, 임민지, 유재연, 천승목, 조원준, 배건일, 이준영, 김봉현, 박지훈, 안종민, 박화영, 이보다미, 조유진, 김지혜, 이병용, 김유미, 김명준, 임주은, 이신호 등 출연자 전원의 오케스트라 단원같은 호흡일치와 연기의 조화, 그리고 호연은 연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의상 이승무, 조명 이경천, 안무지도 강은지, 기획 오준현, 정지영, 윤민영, 무대감독 전혜연, 사진 이도희 신귀만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합하여, 극단 목화의 오태석 작·연출의 <왜 두 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친 대중적이면서도 한 편의 명화 같은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2, 극단 신세계의 지오르고스 란디모스 작, 김현경 역, 김수정 각색 연출의 <안전가족>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신세계의 지오르고스 란디모스 작, 김현경 역, 김수정 각색 연출의 <안전가족>을 관람했다.
지오르고스 란디모스(Giorgos Lanthimos 1974~)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영화와 텔레비전 연출을 공부했다. 1995년 이후 일련의 무용 비디오, 텔레비전 상업광고, 음악 비디오, 단편영화, 극장공연용 연극 등을 연출했다. 그의 첫 번째 장편영화 <키네타> (2005)는 토론토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두 번째 작품 <송곳니>(2009)는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했다.
바로 영화 <송곳니>를 연극화하면서 <안전가족>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무대는 한 집안의 거실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침대, 딸의 침대, 교제상처럼 생긴 사각의 식탁, 책상과 의자, 출입구 등이 삼단 높이와 공간속에 가지런히 배치되고, 벽면이 없는 건물구조지만, 상수 쪽 이집 대문은 실제 문 크기로 만들어 졌다. 아버지의 오토바이도 대문 안쪽에 놓이고, 바퀴가 달린 커다란 서울우유박스는 오토바이 뒤에 매달아 이동을 한다. 현관 입구에 야구방망이 여러개를 넣을 수 있는 통이 있고, 자주 야구방망이로 훈련을 받듯 구호와 함께 휘두르기를 계속한다.
연극의 내용은 두 딸과 한 아들, 아버지, 어머니가 한 집에 살고 있다. 아버지는 자식들을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통제한다. 집 밖에는 무서운 괴물들이 살고 있다고 가르친다. 단어의 뜻을 맘대로 고쳐서 아이들에게 교육을 한다. 고양이를 괴물이라 가르치고 갈빗대가 부러져야만 거듭 태어날 수 있다고 가르친다. 아들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아버지의 여비서 김 양과 주기적으로 동침을 하도록 한다. 막내딸의 성년식을 오라비와의 동침으로 치루고, 그것을 당연시하는 태도다.
이 연극은 가부장시대의 표상일 수도 있고, 독재에 관한 연극이라고 볼 수도 있다. 외부의 모든 것을 차단하고 가족들을 통제 억압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독재자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연극이라 할 수도 있다.
자식들에게는 한계가 있다. 울타리라는 물리적 한계다. 자식들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 제한적 정보만을 얻는다. 아버지의 엄격한 규율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려는 용기를 감히 내지 못한다. 하지만 큰 딸은 용기를 내어 탈출을 감행한다.
딸이 탈출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건, 비서 김 양이 준 비디오이다. 그 비디오를 보고 큰 딸은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하고, 자유롭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대중문화를 억압하던 시절,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 원동력은 언더그라운드 예술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대중문화를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 연극은 한편의 코미디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어찌 저렇게 살까 싶기도 하고 불쌍하기 까지 하다. 하지만 연극 속에서의 가족은 재미있다고 느끼고 만족스러워하면서 살고 있다. 이게 바로 문제다. 연극 속 두 딸과 아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세상이외에 다른 세상을 전혀 보지 못했기에, 자신들이 가장 행복한 인생살이를 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것이다. 북한 사람들이 가끔 TV을 통해, “우리 조선인민공화국은 지상의 낙원이야요.”하고 말하던 것이, 이 연극을 보면서 비교하게 된다.
연극에서 집을 뛰쳐나가려 하는 딸이 거듭나기 위해 자신의 갈비뼈를 강제로 부러뜨리고 몰래 아버지의 오토바이에 매단 커다란 서울우유박스에 숨든가 해서 몸을 감춘다. 연극의 마지막 장면은 남은 자식에게 더욱 엄격하고 제한된 생활을 강요하는 아버지와 제한된 울타리 안에서의 생활에 순응하는 가족의 일상이 되풀이 되면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박경찬, 박설헌, 박세인, 노기용, 김미수, 김수정 등이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드라마터그 전강희, 조연출 최민경 이도연, 무대감독 김미란, 무대 의상디자인 이시하, 무대테크 양정우, 무대크로 샤인오드 문재호 윤성호 하재성, 개크루 박미르, 조명디자인 조희란, 조명보 윤해인, 조명크루 라성연 서지혜, 소품디자인 이수빈, 분장디자인 조 은, 음악감독 조용욱, 음향오퍼 강지연, 포토그래퍼 이지락, 기획 박근희 서현진, 그래픽 디자인 한혜나 등 스텝 모두의 열정이 하나가 되어, 극단 신세계의 지오르고스 란디모스(Giorgos Lanthimos) 작, 김현경 역, 김수정 각색 연출의 <안전가족>을 연출력이 감지되는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3, 연희단거리패 명동예술극장 공동제작, 이윤택 작 연출의 <어머니>
명동예술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명동예술극장 공동제작, 이윤택 작·연출의 <어머니>를 관람했다.
1960년대 후반 명동국립극장시절 극단 동인극장에서 공연한 유진 오닐 작, 정일성 연출의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에서 박근형, 김금지, 백일섭 등과 공연한 손 숙의 연기를 처음 보았고, 그 후 역시 명동국립극장에서 극단 동인극장의 테네시 윌리암즈 작, 정일성 연출의 <유리동물원>에서 정혜선, 오지명, 최지민 등과 과 공연하는 모습, 그리고 극단 제작극회의 김기팔 작 임영웅 연출의 <그 여자에게 옷을 입혀라>에서의 호연을 눈여겨보았다.
당시 손숙은 미모와 연기력을 갖춘 신인여배우였고, 그녀의 대학 선배인 남편은 출중한 연기력을 발휘하던 중견 탤런트로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맹활약을 펼친 명 연기자였다.
그녀가 연기생활 50주년 기념공연으로 2년 전에 <어머니>를 공연할 때에도 관람을 했고, 2015년에 하는 재공연까지 관람을 한 것을 보면, 필자도 손 숙의 팬인가 싶다.
근래 <셜리 발렌타인> <신의 아그네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 싶다> <나의 황홀한 실종기>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 등에서의 그녀의 연기를 관람하고, 평을 쓰면서 그녀의 식지 않는 열정과 노력에 감탄을 하곤 했다.
<어머니>는 20세기 중반부터의 한국의 역사와 그 맥을 이룬다. 한국의 생활과 풍습, 남존여비사상, 해방과 6 25사변, 서민들의 생활이 그 바탕과 배경이 되고 있다. 그렇기에 나이든 관객에게는 장면 하나하나와 배우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그리고 손 숙 만이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연륜과 방언과 구성진 대사는 물론, 공연하는 배우들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포용력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탁월한 기량과 체취를 이 연극에서 감지할 수가 있다. 재공연이니 손 숙 원숙함과 기량이 유감없이 드러나기도 한다.
무대는 주택의 거실이다. 정면에 커다란 유리창이 달린 4짝의 커다란 여닫이문이 있고, 그 밖으로 아름다운 호수의 풍경이 펼쳐진다. 문 안쪽으로 좌우의 벽면에 내실로 들어가는 통로가 만들어져 있고, 오른편 벽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책을 꽂은 책장이 있다. 장면변화에 맞춰 이동시켜 들어오는 고목형태의 감나무 조형물은 친근감까지 드는 장치다. 천정에도 커다란 천창이 객석을 향해 고개를 숙인 모습으로 경사지게 만들어져 달려있다.
내용은 경상도의 밀양의 조그만 마을에서 첫사랑의 남성이 아닌 다른 남성에게 시집을 간 여인이, 권번 출신의 출중한 소리와 춤의 재주를 가진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를 하게 되고, 6 25 사변이 발발하자 남편과 헤어지게 된다. 피란길에서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장남을 저세상으로 보내고, 그 유골을 신주단지에 담아 평생 간직한다.
실제로 많은 우리의 어머니들이 전쟁으로 남편을 잃었듯이 이 연극에서도 남편 없는 여인의 삶이, 장면하나하나마다, 모든 어머니의 삶처럼 느껴지고, 말년에 요양원 장면은 근래 부쩍 늘어나고 있는 노인요양원과 요양병원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어머니는 방송작가인 둘째 아들과 살며 노령이 된다. 고령의 어머니가 하는 말은 가족이나 손자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리고, 문맹인 어머니가 손자에게 한글을 배워 이름자를 쓸 수 있게 되기까지, 이 연극에서 어머니는 20세기를 살아온 우리 모두의 어머니들의 생애처럼 여겨진다,
대단원에서 어머니가 허공에 자신의 이름을 쓰면, 천창에 쓴 글자가 영상으로 나타나고, 정면의 커다란 유리문을 열고 어머니가 나가면, 그 행보는 저승으로 향하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그 문밖에서 기다리고 서있는 가족과 어머니와 인연을 닿았던 인물들, 그리고 무대 오른쪽 감나무 고목 위에 모습을 드러낸 첫사랑의 총각 등이 어머니를 지켜보고, 어머니가 객석을 향해 돌아서서 일행과 함께 객석을 바라보면, 문은 저절로 닫히면서 암전이 되고, 천창에 “황 일순”이라는 어머니가 쓴 이름이 관객의 가슴과 뇌리에 각인되면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손 숙, 김소희, 김미숙, 김철영, 윤정섭, 이승우, 조우현, 김아영, 이동준, 이혜민, 김민지, 신승훈, 양승일, 안윤철, 황현아, 현슬기, 도창선, 서민우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제대로 드러나, 2시간 남짓한 공연을 흥미와 감동으로 몰아간다.
김경수 무대디자인, 조인곡 조명디자인, 이태원 음악, 김윤규 안무, 김미숙 연습감독, 조승희 무대감독, 신명은 음향오퍼, 배준일 조명오퍼, 노심동 극단기획, 박미옥 이재민 조형원 성영주, 그래픽디자인, 지민주 담당피디, 정용성 박보영 마케팅, 정현주 언론홍보, 최보미 생활예술, 이현아 이연미 조기애 김보배 티켓운영, 정예지 하우스매니저, 강미리 권시준 김도엽 김동완 김서연 김소정 김연주 김희영 배예람 배현경 신다영 이재은 이지영 이화선 전상미 정원선 정채영 황원희 등 스텝 모두의 노력이 어우러져, 극단 연희단거리패·명동예술극장(구자흥 극장장) 공동제작, 이윤택 작·연출의 <어머니>를 기억에 길이 남을 한 편의 서사극적 서정극으로 만들어 냈다.
4, CJ 문화재단의 조광화 배삼식 예술감독, 임진선 작, 문삼화 연출의 <먼로 엄마>
쁘티첼 씨어터에서 CJ 문화재단의 조광화·배삼식 예술감독, 임진선 작, 문삼화 연출의 <먼로 엄마>를 관람했다.
<먼로 엄마>를 쓴 임진선은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학 극작과에 재학 중, CJ 문화재단의 creative minds 희곡공모에 당선된 신예작가로 인물도 예쁘다.
문삼화 연출가는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 그 외 다수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1962 8월 5일)는 미국의 배우 겸 모델, 가수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초기 상업적으로 성공한 여러 영화출연 및 공적 발언에 관한 책임을 중요시하여 미국의 섹스 심벌 아이콘이 되었다. 본명은 노마 진 모텐슨 베이커(Norma Jeane Mortensen Baker)이다.
어린 시절의 많은 기간을 위탁 가정에서 보낸 먼로는, 모델 활동을 하다 20세기 폭스와 영화 출연 계약을 하였다. 단역으로 출발하여 1950년에 제작된 <아스팔트 정글>과 <이브의 모든 것>에서 펼친 적절한 연기로 주목받았고, 1953년 멜로드라마가 가미된 필름 느와르 장르인 <나이아가라>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먼로는 1953년 작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이른바 “백치 금발 미인”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이후 1950년대 동안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방법>, <7년만의 외출>과 같은 영화에 출연하였다. 1956년에는 그 동안 쌓인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액터스 스튜디오에서 새롭게 영화드라마 연기을 공부하고 연습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버스 정류장>에 출연하여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골든 글로브상 후보로 지명되었다.
1957년 먼로는 “마릴린 먼로 프로덕션”을 창립하고 <왕자와 쇼걸>을 촬영하였고, 이 작품으로 데이비드 디 도나텔로 상을 수상하였다. 1957년 작품인 <뜨거운 것이 좋아>로 골든 글로브상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1961년에는 그 때까지는 혼인관계였던 남편 아서 밀러가 각본을 쓴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에 클라크 게이블과 함께 주연배역으로 출연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먼로는 밀러와 이혼하였고, 이것이 먼로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1962년 먼로는 개인적인 문제와 투병 생활, 그리고 비난에 시달렸다. 8월 5일 먼로는 죽은 채 발견되었다. 검시 결과는 약물 중독이었지만, 자살이었는지 타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먼로의 죽음에 얽힌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게 되었다.
무대는 한 주택의 거실이다. 정면의 벽에는 마릴린 먼로의 영화출연사진 여러 개를 액자에 넣어 벽에, 잘 배열을 해 걸어놓았다. 상수 쪽은 여러 개의 작은 사각으로 된 장식장에 먼로의 인형과 책자들, 그리고 장식물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중앙에는 긴 악락의자가 놓였다. 하수 쪽은 유리창이 정면에 달리고, 탁자와 의자가 놓인 조그만 방이다. 장면이 바뀌면 벽이 회전하면서 공연장의 분장실이나 타인의 주거로 전환된다. 망사커튼을 사용해 장면 개폐시 사용되고, 먼로의 영상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내용은 마리린 먼로가 사망하던 1962년에 태어나, 평생 자신이 먼로가 환생한 분신이라고 생각하는 50대 여주인공의 이야기다. 가수생활을 하며 언제나 먼로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노래 역시 먼로가 불렀던 노래만을 부른다.
현재 유명가수의 모창가수나, 짝퉁가수가 많듯, 이 연극에서도 먼로를 흉내 내는 주인 공 뿐만 아니라, 남진을 모창 하는 가수로 넘진, 주현미를 모창 하는 가수로 주연미가 등장하고, 주인공의 예쁜 딸인 고교생 연희와 그녀를 가르치는 젊은 선생 박필재가 등장해 연극을 엮어 나간다.
50대가 된 자칭 먼로인 여주인공이 차츰 무대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고, 후배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자니, 자존심이 장애요인이 되지만, 견디다 못 해 남녀 후배들과 만나 도움을 청하고, 방송출연까지 부탁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의 딸은 아버지의 모습도 모르는 채 성장해 문예반에서 글짓기로 재능을 드러내고, 젊은 문예담당 선생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고, 그 젊은 선생과 봄꽃망울 같은 첫사랑을 피워낸다. 많은 동료들이 3,40대의 연배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황혼을 바라보는 여주인공은 차츰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니, 동료가 출연한 방송에까지 예고 없이 불쑥 등장해 소란을 피운다. 여주인공은, 딸에게조차 어머니의 모습이 아닌, 평소에도 먼로의 분신으로 사는 모습으로 해서, 어머니의 참 모습을 원하는 딸과의 갈등이 극 속에 그려지고, 그것이 딸의 글로 표현이 되기도 하지만, 딸의 글을 제대로 평가하는 젊은 문예담당선생이 딸이 새로 쓴 글을 어머니에게 전해, 대단원에서 그 글이 어머니의 어려운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딸의 심정임이 밝혀지면서, 모녀가 눈물로 포옹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길해연이 마릴린 먼로로 출연해 실제 먼로와 방불한 모습과 동작, 그리고 노래와 대사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오민석이 남진모창가수로, 김지원이 주현미와 현 숙의 모창가수로, 문병주가 젊은 선생님, 윤미경이 주인공의 딸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조광화·배삼식, 무대디자인 김혜지, 조명디자인 박성희, 의상디자인 홍정희, 분장디자인 송영옥, 음악감돋 레인보우99, 조연출·무대감독 노준영, 조명오퍼 이솔이, 음향오퍼 최다영, 조명어시스트 김명식, 조명팀 김지은·최다영·김수현·이가람·유성욱, 의상어시스트 이수지·이도림, 의상인턴 김정원·전시라, 제작피디 장지원, 무대제작 온 스테이지, 의상협찬 아니니(주)아니니클래스, 사진 서울사진관, 디자인 디자인바름, 영상247 등 스텝 모두의 기량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CJ 문화재단의 임진선 작, 문삼화 연출의 <먼로 엄마>를 친 대중적이자 흥미롭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5,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알베르 카뮈 원작, 김향희 각색, 오세혁 연출의 <페스트>
산울림 소극장에서 정의로운 극단 걸판의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원작, 김향희 각색, 오세혁 연출의 <페스트(La Peste)>를 관람했다.
이 연극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La Peste)>와 <계엄령(L’ Etat de Siege)>을 복합해 구성한 연극이다.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albɛʁ kamy, 1913~ 1960)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출생했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초등학교 시절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난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서 평생의 스승이 된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게 된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한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하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한다.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 <결혼>(1938)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문제작 <이방인(異邦人)>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 활약한다. 향후 시와 소설, 수필, 그리고 희곡을 집필해 노벨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는다.
소설로는 <행복한 죽음A Happy Death (La Mort heureuse)> (1936–1938, 사후 출간 1971)<이방인The Stranger/The Outsider (L’Étranger)> (1942) <페스트The Plague (La Peste)> (1947) <전락The Fall (La Chute)>(1956) 단편집<적지와 왕국Exile and the Kingdom (L’exil et le royaume)> (collection) (1957) <최초의 인간The First Man (Le premier homme)> (집필중 사망하여 미완성, 1995) 등을 집필했다.
희곡으로는 <아스튀리의 반란Révolte dans les Asturies> (1936),<칼리굴라Caligula> (1938) <오해The Misunderstanding (Le Malentendu)> (1944) <계엄령The State of Siege (L’ Etat de Siege)> (1948) <정의의 사람들The Just Assassins (Les Justes)> (1949) <정령> Les Esprits(피에르 드 라리베의 원작을 번안)> (1953) <십자가에의 예배 La Dévotion de la croix>(페드로 칼데론 데라바르카의 원작을 번안) (1953) <흥미있는 경우 Un cas intéressant>(디노 부차티의 원작을 번안) (1955) <한 수녀를 위한 진혼곡Requiem for a Nun> (Requiem pour une nonne, 윌리엄 포크너 원작을 번안) (1956) <올메도의 기사 Le Chevalier d’Olmedo>(로페 데 베가의 원작을 번안) (1957) <악령The Possessed (Les Possédés> 도스토옙스키 원작을 번안) (1959) 등이 있다.
<페스트(La Peste)>의 배경은 프랑스의 도청 소재지에 불과한 해안 도시 오랑이다. 어느 날 의사 리유는 도시 한복판에서 죽은 쥐 한 마리를 발견한다. 그날 이후로 도시 곳곳에서 죽은 쥐들이 한 무더기씩 발견되고,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름시름 앓다가 하나 둘 죽어 가기 시작한다. 의사 리유는 이 현상이 <페스트>가 틀림없다고 진단한다. 회복을 위해 도시 밖으로 떠난 부인과의 재회가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폐쇄된 오랑에는 병에 걸려 죽어 가는 사람들과 대혼란에 빠진 도시의 모습만 남는다
카뮈는 <페스트>의 가공할 위력을 조용한 해안 도시 오랑으로 불러들여 오랑 시민들의 모습을 아주 담담한 문체로 펼쳐간다. 반항 한 번 못해 보고 맥없이 목숨을 내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페스트> 안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든 질서를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이 내린 심판의 결과물이며 인간으로서 응당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있고, 질병이 모든 죄를 덮어 버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잘된 일이라 기뻐하는 이도 있다. 그들 곁에 의사 리유가 있다. 그는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인 환자의 물집을 째서 고름을 뽑아내는 일을 수행할 뿐이다. 비참한 현실 앞에 카뮈는 누군가의 죽음 앞에 선 리유를 빌어, 이 난파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빈손에 비통한 마음뿐, 무기도 없고 대책도 없이 또다시 이렇듯 참담한 패배 앞에서 그는 그저 강 저편에 그대로 서 있어야 했다라고 표현한다.
<계엄령(L’ Etat de Siege)>은 카뮈가 <페스트>와 같은 시기에 쓴 희곡이다. 5부로 구성된 <계엄령>은 <페스트>를 재구성한 희곡이지만 그 형식과 내용은 매우 다르다. 배경은 스페인의 도시 카디스다. 갑자기 불길한 혜성이 출현하여 공포에 휩싸이는데 그 누군가 거리에 쓰러지고 그가 페스트에 감염되었음을 알린다. 우왕좌왕 총독이나 시장, 판사, 신부 등은 앞에서는 혼란을 무마하는 한편 뒤에서는 잇속을 챙기기에 바쁘다. 그때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난다. 여비서를 대동한 그는 자신을 <페스트>라고 소개하고, 총독의 모든 권력을 빼앗아 도시를 장악해나간다. 페스트가 통치하는 도시는 침묵과 공포 그 자체다. 사람들은 죽어가며, 식료품은 배급되고 집은 징발된다. 통행과 회합 역시 제한되고 사람들은 재갈을 입에 물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정의를 앞세운 청년 디에고는 공포 속에서도 용감하게 페스트와 맞서는데, 사랑하는 여인 빅토리아를 구해내는 대신 자신을 희생한다. 디에고와 민중들의 저항과 사랑의 힘에 페스트는 일시적으로 물러난다. 하지만 카디스에 아직 평화와 행복은 돌아오지 않는다.
<계엄령>은 지난날 일용할 양식처럼 수없이 겪은 드라마다. 그러나 그 삼엄한 세계 속에서도 문득문득 꿈처럼 생각나는 것은 저 카디스 여인들의 노래다. <페스트>의 어둠 속에서도 지중해와 그 육체는 카뮈에게 사랑이며 빛이며 구원이었다.
연극은 <페스트>가 발병한 도시 오랑에 연극 <계엄령>을 공연하려고 “오랑극단”단원들이 무대를 마련한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에 한자(1尺)높이의 T자형으로 만들어져 있고, 장면변화에 따라 무대 밑에 백열전구가 켜져 극적효과를 상승시킨다. 배경막에 영상을 투사해 상황묘사를 한다. 연극은 도입에 시청 수위가 죽은 쥐 한 마리를 발견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쥐의 수가 차츰 불어나고, 의사 리유는 페스트가 발생했음을 직감한다. 향후 책임자나 공무원, 그리고 사업가, 성직자 등이 나름대로 성품을 드러내며 그 와중에 책임감을 드러내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잇속을 챙기려는 인물도 있어 극적 대비가 된다. 그중에서도 오랑극단 단원들은 오직 공연을 하겠다는 일념을 보여, 그들의 행동거지와 뛰어난 열창이 관객의 가슴을 두드린다. 그러나 공연장은 폐쇄되고, 비닐더미로 차단막을 치게 된다. 차츰 도시에는 시체가 쌓여가고, 시체는 객석 가까이 기역자로 만들어진 하수 쪽 공간과 기역자 반대로 만들어진 상수 쪽 공간에 폐기물처럼 버려진다. 프랑스 령 알제리에서 카뮈가 태어난 것을 강조하듯, 여성출연자에게는 알제리 여성처럼 차도르를 머리까지 뒤집어씌워 출연시키고, 그녀들의 “여기는 오랑”이라는 합창장면은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대단원에서 <페스트>는 소리 소문 없이 다가왔던 것처럼 소리 없이 물러가지만, 살아남은 자와 오랑극단이 폐허처럼 되어버린 도시에 허탈한 듯 서있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중길, 류성국, 이봉하, 서대흥, 김승준, 최현미, 송영미, 이빛나, 박진호, 김기일, 안진혁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 그리고 열창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발전적 앞날을 예측케 한다.
작곡 및 편곡 박기태, 조명 류성국, 조명보 김향희, 홍보물제작 최현미, 무대제작 이성주·안진혁·간소진, 영상제작 손다혜, 의상·소품 송영미·이빛나, 안무구성 박진호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잘 드러나,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원작, 김향희·공동각색, 오세혁 연출의 <페스트(La Peste)>를 기억에 길이 남을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6, 극단 애플씨어터의 안똔 체홉 원작, 전 훈 번역 연출의 <잉여인간 이바노프>
성대입구 아트씨어터 문에서 안똔 체홉 원작, 전 훈 번역 연출의 <잉여인간>을 관람했다.
안똔 파블로비치 체홉(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Anton Pavlovich Chekhov,1860~1904)은 흑해 위에 있는 아조프 해연안의 항구도시 타간로크(Taganrog)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예비학교를 다닌 후, 타간로크 인문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성적 불량으로 3학년 때 유급하고, 3년 뒤 고대 그리스어 시험에 낙제하여 다시 5학년에 유급해 원래 5년이면 졸업하는 학교를 8년 만에 졸업한다.
그런 후 모스크바 대학의 의학과에 진학한다. 그러나 이 때부터 체호프는 의학공부를 하는 한편 타간로크에서 받는 장학금과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의 잡지에 유머 단편을 써서 그 원고료로 부모와 세 동생의 뒷바라지를 한다.
1887년 연극 이바노프의 첫 공연이 있기까지 체호프은 문학잡지 <귀뚜라미(Strekoza)>, <파편(Oskolski)>, <자명종(Budilnik)>, <페테르부르크 신문> 에단편과 수필을 기고한다. 특히 1883년에는 <Oskolski>에 모스크바의 일상을 스케치하는 컬럼을 맡는다. 체호프의 글은 호평을 받았으며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이미 신진 소설가로서의 명성이 높았다.1883년 의과대학을 졸업한다. 그러나 23세 때 걸린 폐결핵이 체호프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그 해 11월에 처음 결핵 증세로 요양한다.
톨스토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체호프는 시베리아, 사할린 섬 여행을 계획하고 1890년 모스크바를 출발, 사할린에 도착한다. 사할린 섬에 유배된 수인(囚人)들의 비참한 생활은 체호프의 마음에 강렬한 인상을 새긴다. 그는 1899년, 건강상태가 악화되자 얄타를 마주보는 크림 반도로 옮겨간다.
1900년에는 러시아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나, 사임하고 1904년에 폐결핵으로 44년의 생애를 마친다.
체호프의 만년은 연극, 특히 모스크바 예술극단과의 유대가 강했고, 1901년에 결혼한 올리가 크니페르는 예술극단의 여배우다.
체호프는 직접 무대에 서기도 했으며, 19세기 말의 러시아 사회 상태를 배경으로 하여 반항적이지만 능력 없는 인물을 극에 등장시킨다.
1887년에 집필된 <이바노프>는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기교로도 <프라토노프>보다 앞선 작품이었고, 차기작인 <숲의 정(精)>에서 실패를 하기는 했으나, 단편 <곰>(1888)이나 <청혼>(1889) 등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1896년의 <갈매기>를 비롯해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을 집필해 새로운 형태의 회화극(會話劇)을 확립한다.
무대는 삼면 벽이 온통 백색으로 되어있다. 무대 오른쪽의 커다란 창문도 백색이다. 바닥도 백색으로 되어있어 무대가 밝고 환하다. 무대 왼쪽 벽에는 커다란 거울이 달린 화장대 겸 탁자가 부착되어있고, 탁자 위에는 촛불을 켜놓은 촛대 두 개가 보인다. 배경 쪽 무대 좌우의 기둥아래에도 초를 켜 놓았다. 장면이 바뀌면 정면에 커다란 창이 있고 창 뒤로 복도가 있어 출연자들의 오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의자와 탁자를 이동해 장면변화에 대처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탁자가 중앙에 배치되고, 그 위에 꽃병이 놓여있다. 이바노프의 아내가 커다란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은 인상적이고, 출연자 전원의 흑색과 백색의상, 연회장에서의 의상이나, 혼례 장에서의 의상, 그리고 승마복 등은 의상에 공을 들인 것을 감지하게 된다.
연극은 첫 장면이 이바노프 집 거실에서 시작된다. 외출을 하려는 이바노프에게 친척형제 보르낀이 장총을 겨누며 등장한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이바노프가 채무변제일이 다가와 고민하는 모습이 보르낀의 낙천적인 모습과 대비되면서, 병색이 완연한 이바노프의 부인 안나가 첼로를 가지고 등장하고, 뒤따라 주치의 올보프가 걱정스런 모습으로 등장해 안나를 침실로 돌아가도록 권한다. 올보프는 이바노프에게 안나를 한시바삐 요양원으로 보내라고 충고를 하지만, 현재 부근 도지사 댁 마님에게 빚을 갚아야 할 기일이 코앞에 닥친 이바노프에게는 주치의의 충고가 당나귀 귀에 코란 읊기나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이바노프…. 어쩌면 체호프 자신일 수도 있지만, 이바노프는 함께 살고 있는 외삼촌인 샤벨스끼 백작까지 부담스럽다. 60이 지난 외삼촌은 어디 놀러갈 장소만 있으면 이바노프에게 데리고 가 달라고 보채는 게 일쑤다. 도지사 부인에게 약속한 날짜에 빚을 갚을 수 없으니 기일을 연기해 달라는 부탁을 하러 갈 때, 이바노프는 함께 가자고 떼를 쓰는 삼촌과 할 수 없이 동행을 한다. 이바노프의 부인 안나는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남편 모르게 뒤따라 도지사의 집으로 향한다. 부인이 자신의 뒤를 따르는 것을 이바노프가 어찌 알랴?
도지사 집은 캬바레 같은 분위기다. 운집한 사람들도 그렇고, 음주와 함께 카드놀이를 하는가 하면, 아라비아 풍의 의상의 남자가 장끼를 드러내고, 여자는 만취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모습이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연회장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이때 이바노프와 삼촌이 방문하자, 도지사나, 부인의 환대가 쌀쌀맞은 느낌이다. 물론 이바노프의 빚 연기 이야기가 원인이지만 도지사는 그런 이바노프에게 관대함을 나타낸다. 삼촌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손님으로 와 있는 젊은 미망인에게 눈독을 들인다. 실은 조카 보르낀의 사주로, 돈 많은 이혼녀이자 허영심이 많은 마르파에게, 빈털터리이지만 백작칭호의 삼촌을 소개해, 두 사람을 결혼시켜 마르타를 백작부인으로 만들어 그녀의 허영심을 충족시킨 후, 그녀의 돈을 옭아내려는 일종의 경제적 사업을 이룩하려는 심사다. 어쨌건 모두 어울려 떠들고 즐기면서, 불꽃놀이를 한다고 도지사 집 마당으로 몰려 나가자, 도지사의 아름다운 딸 사샤가 이바노프에게 달려온다. 이바노프야 아내 병수발 하랴, 빚 갚으랴, 다른 여인에게 눈을 돌릴 여유가 없지만, 안톤 체호프처럼 잘생긴 이바노프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여인이 접근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도지사의 딸 사샤가 이바노프에게 “나는 당신 거예요” 하고 대놓고 달려들어 이바노프에게 예쁜 입술을 가져다 대고 냅다 부벼대니, 이바노프는 놀라고 난처한 마음에, 처음에는 거부의사를 나타내지만, 열정적으로 몸과 마음을 밀착시키는 사샤를 밀어내기에는, 부처님이 아닌 바에야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다. 이바노프와 도지사 딸의 입맞춤과 포옹이 절정에 이를 때, 이바노프의 아내가 등장해 이 장면을 보고 주저앉으며 바닥에 쓰러진다.
장면전환이 되면 일 년 뒤로 설정이 된다. 이바노프의 아내 안나는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소개가 되고, 삼촌과 미망인, 그리고 이바노프와 도지사 딸 사샤의 혼례 당일이다. 주치의 올보프는 죽은 안나대신에 이바노프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모두 결혼준비로 떠들썩한데, 이바노프가 등장한다. 자신의 불륜행실로 아내가 죽었으니, 양심의 가책으로 이 결혼을 하지 못하겠다는 의사표명을 한다. 도지사 내외 뿐 아니라, 주위사람들이 결혼날짜를 받아놓고, 바로 혼례 날, 어찌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떠들어 댄다. 이바노프의 삼촌도 미망인과 결혼을 하지 않겠다며 밖으로 나간다. 미망인이 삼촌의 뒤를 헐레벌떡 쫓아간다. 도지사는 이바노프를 사람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 빚도 탕감해주고, 지참금까지 주겠다며 사위될 사람을 달랜다. 사샤가 사람도 달려와 이바노프에게 항의를 하고, 주치의가 등장해 죽은 이바노프의 아내를 위해, 이바노프에게 결투신청을 한다. 그러나 이바노프는 결투를 거절한다. 이바노프의 친척형제가 올보프가 대신 주치의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권총을 꺼내자, 이바노프는 이를 제지하고 권총을 빼앗는다. 그리고 거실 밖으로 나가 복도에서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긴다. 총성과 함께 이바노프가 쓰러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대건, 이동규, 이도우, 주유랑, 김샛별, 안나영, 염순식, 유영진, 황찬호, 김미송, 김기남, 김정현, 서석규, 이상문, 오예슬, 박제아, 한민국, 우소영, 이현지, 오영아, 이주환, 고민정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이 연극을 도입부터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무대디자인 드미트리 JH, 음향디자인 니키타 프로젝트, 의상디자인 이수원, 조명디자인 team 3XL, 안무 안드레이 꼬브린, 무대감독 김정현, 조연출 임주희, 하우스매니저 최윤후, 뮤직 콜렉션&오퍼레이터 안선정, 일러스트&그래픽 드미트리 JH, 세트제작 the MOK, 대도구제작 Stage talk, 스틸컷 이영주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애플씨어터의 안똔 체홉 원작, 전훈 번역 연출의 <잉여인간 이바노프>를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명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7, 극단 성난발명가들과 극단 디딤돌 합작, 잉바르 암비에른센 원작, 김시번 번역 연출의 <엘링>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극단 성난 발명가들과 극단 디딤돌 합작, 잉바르 암비에른센(Ingvar Ambjørnsen) 원작, 김시번 번역 연출의 <엘링(Elling)>을 관람했다.
잉바르 암비에른센(Ingvar Ambjørnsen)은 노르웨이 현대 문학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1956년 노르웨이 남부 라르빅에서 태어났다. 작가가 되기 전에 막노동을 비롯해서 식자공, 정원사, 정신병원의 간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삶의 소외된 면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자전적인 소설 <23번째 줄>(1981)로 데뷔한 이후 <인간쓰레기>(1986)라는 작품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스무 권 가량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주로 작품 속에 아웃사이더들을 등장시켜 존재의 어두운 면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그리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연민과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고 있다.
‘엘링 연작소설’은 평단과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노르웨이에서만 총 25만부의 판매를 기록한 그의 대표작으로서 전 세계 14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엘링을 통해 ‘자폐된’ 현대 사회에서 소실되어버린 삶의 근원적인 가치에 관한 질문을 독특한 방식으로 던진다. 특히 연작소설의 세 번째 작품 <엘링, 천국을 바라보다>는 영화화되어 2002년 아카데미상 최우수외국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것을 비롯해서 토론토, 산세바스티안, 스톡홀름, 시애틀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인 엘링(Elling)은 전화 걸기나, 공중이 이용하는 장소에 발을 들여놓는 일상적 행동들도 실행하기 두려워하는 이른바 사회 부적응 자다. 대개 이런 인물이 등장하면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되기 일쑤지만 <엘링 >에서는 훨씬 더 소박한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엘링은 사회부적응자이지만 보통 사람보다 훨씬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런 면이 나중에 그를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시인이 되게 만든다.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는 소금에 절인 양배추다. 왜 그가 양배추 시인이 되었는지는 연극을 통해 확인하면 게 훨씬 재미있다.
엘링에게는 룸메이트인 쉘비욘이 있다. 섬세한 감수성의 초식남인 엘링과 달리, 쉘비욘은 성욕과 식욕이 굉장히 왕성한 육식남이다. 하지만 40이 넘도록 쉘미온은 총각딱지를 못 뗀 것으로 설정이 된다. 두 사람은 사소한 일들로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둘은 피를 나눈 형제처럼 끈끈한 우정을 보이기도 한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지만 같이 살아가야 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평범한 삶의 진리를 두 사람을 통해 희극적으로 그려지고, 가슴이 뭉클한 감동까지 맛보게 된다.
노르웨이가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임을 증명하듯, 두 사람은 사회 부적응 자 수용시설에 수용되어 있다가, 감독관에 의해 아파트로 옮겨진다. 어느 날 이들의 집 앞에 어떤 여자가 술을 마신 채 쓰러져 있고, 임산부인 이 여인의 이름은 레이둔이다. 엘링과 쉘비욘은 바로 자기 위층 아파트에 사는 라이둔을 집에 잘 데려다준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쉘비욘과 라이둔이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 둘의 사랑을 엘링이 도와주면서 연극은 점점 흥미를 더해 간다.
또 한 명의 등장인물로는 엘링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켜주고, 사회적인 인간으로서 자신감을 불러 일으켜주는 은둔시인 알퐁소가 있다. 알퐁소는 부인과 사별한 뒤, 20년간 절필하고 홀로 지내고 있는 유명시인이다. 그와 엘링은 시낭송의 밤에서 만나서 나이를 떠난 친구가 된다.
이후 알퐁소는 엘링과 쉘비욘, 그리고 라이둔의 조력자 역을 맡아 하지만, 그보다도 엘빙의 일기장에 적힌 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결국 한 사람의 명 시인으로 탄생시키는 천사의 역할을 한다. 엘링과 쉘비욘을 담당하던 감독관도 시인의 탄생을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엘링>은 사회 부적응 자들의 생각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어떤 점에서는 우리가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문학적이나 예술적 위업을 이룩하는 사실을 감동으로 그려낸 연극이라 평하겠다.
무대는 커다란 사각형이나 마름모 형태의 무늬가 들어간 벽과 흰색의 옷장이 정면에 자리를 차지하고, 여러 개의 널판을 연결하고 다리를 달아, 침상처럼 만든 조형물 두 개를 나란히 배치해, 요양원 장면에 사용하고, 장면이 바뀌면 그 침상을 이리저리 이동해 변화에 대처한다. 옷장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동선처리로 주인공의 성격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정면 벽에 선으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으로 극적효과를 상승시키고, 조명의 강약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임산부의 배를 시간이 경과될수록 불룩하게 만들어
출산일이 임박했음을 알린다.
이채상이 엘링, 송준영이 쉘비욘, 이성원이 알퐁스, 박소리가 라이둔, 김민성이 감독관, 안지윤이 여자시인으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연극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PD 임덕희, 영상 금중호, 의상 김시정, 조명 유성희, 음악 김진호, 홍보 오보람, 사진 권 선, 그래픽디자인 김태균, 조명오퍼 송명주, 음향오퍼 양동근, 영상오퍼 한준호, 조연출 이주현 등 스텝 진의 기량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성난 발명가들과 극단 디딤돌 합작, 잉바르 암비에른센(Ingvar Ambjørnsen) 원작, 김시번 번역 연출의 <엘링(Elling)>을 명품 희극으로 탄생시켰다.
8, 수필름과 극단 여행자 공동제작, 양정웅 각색, 이준우 연출의 <내 아내의 모든 것>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수 필름과 극단 여행자 공동제작, 양정웅 각색, 이준우 연출의 <내 여자의 모든 것>을 관람했다.
<내 아내의 남자친구(Un novio para mi mujer)>는 2008년 공개된 아르헨티나의 코미디 영화이다. 2012년 대한민국의 감독 민규동이 리메이크하여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되었다. 이 영화를 2014년 양정웅 각색 연출로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는 연극으로 만들었다.
무대는 정면에 커다란 커튼이 드리워져 있고, 오른쪽에는 여러 서너 가지 색상의 네모난 색종이를 오려 붙여놓은 벽이 있다. 무대 중앙에는 정사각의 입체조형물 여러 개를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이동 배치해 의자와 탁자, 그리고 간이침상구실을 하도록 하고, 조명의 강약으로 분위기 상승과 하강을 주도한다. 무대 좌우와 커튼 친 부분이 등퇴장 로가 된다.
연극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아내와 헤어지고 싶어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로맨틱 코미디답게 대단원에서 헤어지지 않고 다시 결합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기는 하지만, 요리, 외모, 성격까지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아내 정인과 결혼한 건실한 직장인 두현은 매일 수백 번도 더 이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히스테릭한 아내가 무서워 말도 꺼내지 못한다.
마침 강릉으로 발령이 난 그는 이제야말로 아내에게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좋아하지만, 정인은 그를 쫓아 낯선 도시인 강릉까지 내려온다. 두현은 강릉에서 막 은퇴를 준비 중인 희대의 카사노바 성기에게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내의 불륜을 꼬투리 삼아 이 기회에 이혼을 해보려는 심산이다.
유혹을 하려면, 먼저 상대가 뭔가 결핍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상대의 빈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그럴 때는 자신이 없다고, 타고난 전문가를 동원하면 게도 구럭도 잃기 마련이다. 그러나 흔히들 제 구실을 못 하거나 자신이 없으니까, 전문가의 조언을 듣거나 전문서적을 탐독하게 마련인데, 유혹자는 바로 이 점에 관해서는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필자의 지인 중에도 카사노바를 능가할 정도의 기량이 출중한 인물이 있었는데, 그래서였는지 그만 요절하고 말았다.
연극에서의 카사노바 성기는 스페인어와 불어·영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소젖을 기가 막히게 잘 짜고, 노래는 물론, 요리와 운동에도 능한 인물이다. 하지만 결국 성기가 정인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성기의 비상한 카사노바적 표현력과 언어나 자신의 장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정인이라는 여인의 수다스러운 말을 잠자코 오래 동안 들어줄 수 있는 귀라는 것이 이 연극의 주제가 된다. 성기는, 유혹에 필수 불가결한 것은, 상대인 정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따뜻한 귀라는 사실을, 감지한다.
요즘 회자되는 소통이니, 불통이니 하는 단어도, 상대의 의사를 끝까지 듣지 않음으로 해서 생긴다는 것을 이 연극에서 웅변으로 보여준다. 부부간의 이혼이나, 별거 등의 사유도 의사불통과 오해, 그리고 진의 전달의 포기 등에서 파생한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두현이 대단원에서 정인과의 사랑을 되찾게 되고 7년 불임의 원인을 캐내려고, 함께 병원으로 가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김양지, 남승혜, 도광원, 한윤춘, 손승범, 김수정, 박신애, 정종현, 김호준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이 2시간 가까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수 필름과 극단 여행자고 공동제작하고, 한 엔터테인먼트가 주관한 양정웅 각색, 이준우 연출의 <내 여자의 모든 것>을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흥미롭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9, 공연제작센터의 롤란트 시멜페니히 작, 윤광진 연출의 <황금용>
게릴라극장에서 공연제작센터의 롤란트 시멜페니(Roland Schimmelpfennig)히 작, 이원양 역, 윤광진 연출의 <황금용(黃金龍)>을 관람했다.
<황금용>을 번역한 이원양 교수는 서울대 독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헨대, 함부르크 대학에서 독문학과 연극학을 연구했으며 지난 80년부터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 독문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저서로는 ‘브레히트 연구'(1984), ‘우리시대의 독일연극'(1998), ‘독일어기초과정'(1995) 등이 있고, 한국 브레히트학회 회장(93-95), 한국 독일어교육학회 회장(97-99), 한국 독어독문학회 회장(2000)을 역임하면서 국내 및 국제학술대회를 조직하여 학회의 발전을 힘쓰고, 1980년대부터 한·중·일 3국간 학술대회를 정례 화시켜 동아시아 3국간 독어독문학 국제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1년에는 독일연방공화국 1등 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롤란트 시멜페니히(Roland Schimmelpfennig 1967~)는 <그라이프스발트 가(街)> <아라비안 나이트> <과거의 여인> <동물의 제국> <황금용>을 비롯해 30 편에 이르는 희곡을 집필하고, 뮐하임 페스티발, 테아터 호이테 등에서 극작가상을 수상한 현재 독일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다.
2007년에는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아라비안 나이트>를 인도의 떠오르는 여성 연출가 줄레이카 차우다리(Zuleikha Chaudhari) 연출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인도참가작으로 공연된바 있다.
2008년에는 연희단거리패의 김경화 작 이윤택· 연출의 <산 넘어 개똥이>를 이원양 교수 의 독역으로 <베를린 개똥이: 이윤택·알렉시스 부크 공동제작>독일공연이 이루어져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무대는 정면에 <황금용>이 그려진 휘장을 늘어뜨리고 무대 왼쪽에 조리대와 조리그릇, 그리고 식칼 등이 준비되어 있다. 무대좌우 벽 가까이에 의자를 나란히 놓아, 출연자들의 대기석으로 사용되고, 무대에 들여와 대도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베짱이 한 마리가 깡충 깡충 뛰어 들어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조명이 바뀌면 철제 조리대 주변에 다섯 명의 남녀 요리사가 크고 작은 프라이팬을 들고 요리를 만드는 장면이 보이고, 향후 식당 손님인 항공사 여승무원 역, 개미와 베짱이 역, 노인과 손녀딸 역, 줄무늬 옷을 입은 젊은 남자와 빨간 원피스를 입은 젊은 여자, 웨이트리스, 바비퍼커 등의 역을 다섯 배우가 번갈아 해낸다. 독특한 점은 나이와 상관없이 나이든 남성이 젊은 여성으로 출연하거나, 나이든 여성이 젊은 남성으로 출연해 무대 위에서 의상을 바꿔 입고,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우리나라에 중국음식점이 많듯 독일의 대도시나 중소도시에 진출한 태국-중국-월남인 등 중국계 음식점에서는 <황금용>을 그린 간판을 달고 식당업을 한다.
우리나라 다문화 가족 수가 현재 150만에 이르듯 독일에 이주한 중국계 사람들도 100만을 넘어서고 있다. 그들 중에는 불법체류자도 부지기수이고, 이 연극에서는 독일거주 한 불법체류자 남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오라비는 요리를 만들다가 치통을 호소하지만,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가려해도 불법체류자임이 드러나 추방을 당하게 되니, 통증이 심해도 치과에 갈 수가 없다.
누이는 언어장벽과 의사불통으로, 한 겨울에 개미집을 찾은 베짱이 신세와 다름이 없다. 베짱이는 음식구걸을 하다가 개미들의 성노리개 감으로 전락한다. 낯선 이국에서 홀로된 여성은 호구지책으로 성노리개 감으로 전락하는 경우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식당 위층으로 설정된 조명공간에서는 젊은 남녀의 혼전동거 장면이 펼쳐지고, 혼인의사와 관계없는 동거도 우리나라나 독일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사랑이 식은 여성 쪽에서, 다른 남자와 정분을 나눈 후, 동거남과 헤어지는 장면은 성적 개방과 자유를 누리는 현 세태를 반영한 듯싶고, 지성보다는 관능적이거나 색정적인 몸매와 차림에 치중하는 것도 동서양이 매일반이라는 느낌이다. 이 장면은 극의 말미에, 지옥의 개미굴에서 성노리개로 전락했다가 탈출한 베짱이가, 노인의 회춘의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성적가혹행위를 당하고, 온몸에 선혈이 낭자해 축 늘어진 모습은 서글프고 비참한 풍속화를 대하는 느낌이다. 어쨌건 치과대신에 오라비는 병든 치아를 동료 요리사들에 의해 파이프렌치로 강제 제거하게 되고, 그 뺀 치아가 잘못 프라이팬으로 날아 들어가, 그것이 항공기 여승무원 2인이 주문한 음식물에 들어가 31세 된 여승무원 식기에서 발견된다. 28세의 동료는 자리를 박차고 식당을 뛰쳐나가지만, 31세는 그것을 핸드백에 보관하고 집으로 간다. 치아를 뺀 젊은 요리사는 과다출혈로 사망하고, 동료들은 시체를 <황금용> 문양이 들어간 휘장에 말아 강물에 버린다. 시체가 발견된들 거주등록도 아니 된 불법체류자의 신원을 어찌 밝혀내랴? 죽은 오라비와 죽은 듯 늘어진 누이의 모습은 불법체류자들의 삶과 고통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대단원에서 시체를 버리고 떠나는 요리사들과 마주친 31세의 여승무원이 자신의 음식에 들어간 이빨 이야기를 애써 참으며 요리사들에게 잘 가라고 하는 인사는 우리 모두의 잘못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씨와 용서로 받아들이게 되는 감동의 마무리로 느껴진다.
이호성, 남미정, 이동근, 최숙경, 한덕호 등 출연자들의 1인 다 역의 혼성연기가 독특하고 탁월해, 연극의 도입에서부터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출중한 연기력과 성격창출로 극적분위기 상승은 물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기획 윤지원 최숙경, 무대미술 박은혜, 조명디자인 조인곤, 의상디자인 김상희, 음향디자인 미스미 시니치, 움직임지도 양승희, 안무 허유미, 분장 신주연, 소품 김정현, 제작감독 정성훈, 시신 이지락, 홍보디자인 신기린 김 솔,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우리극연구소와 공연제작센터 제작의 롤란트 시멜페니히(Roland Schimmelpfennig) 원작, 이원양 역, 윤광진 연출의 <황금용>을 연출력이 감지되고, 출연자들의 호연이 빛을 발한,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0,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최원종 작 연출 <헤비메탈 걸스>
예그린씨어터에서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최원종 작 연출 <헤비메탈 걸스>를 관람했다.
최원종(1975~)은 200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지난 십여 년 간 20여 편의 희곡을 꾸준히 집필 공연하였다. 2007년 이후부터는 강렬하고 그로테스크한 삶의 이면에 관심을 두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30대에 들어선 이후에야 늦은 성장 통을 겪는 현대 젊은이들의 고통과 희망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내기 시작했고, ‘젊은 시절의 무모한 열정이 차츰 무뎌가는 과정’을 작품 속에 그려내는 동안 작품 세계도 변화기를 거쳐 사회와의 소통을 시작하고 주제와 소재면에서도 한층 자유롭고 넓어졌다는 평을 듣게 되었다. 극작가 최원종은 연출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사회와 함께 숨 쉬고 아파하는 의식 있는 예술가로 활동을 계속해나가고 있는 젊은 작가 겸 연출가이다.
희곡집으로 <걸어라 우울한 소년!> <잘 가, 청춘신기루>가 출간되었다.
주요 공연작품으로는 <내 마음의 삼류극장> <외계인의 열정> <청춘의 등짝을 때려라> <마냥 씩씩한 로맨스>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 <두더지의 태양> <에어로빅 보이즈> <블루하츠(the blue hearts)> <외톨이들> <힘들어도 캠핑!> <헤비메탈 걸스> <청춘, 간다> 등이 있고, 연출작으로는 <트라우마 수리공> <에어로빅 보이즈> <좋은 하루!> <내 인생의 특종> <카모마일과 비빔면> 등, 앞날이 기대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헤비메탈(heavy metal)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발달한 록 장르 중 하나로서 ‘HEAVY METAL ROCK AND ROLL’의 줄임말이다. (간단하게 메탈이라고 하면 헤비메탈을 뜻한다.) 사이키 델릭 록과 블루스 록을 기반으로 헤비메탈을 만들어낸 많은 밴드들은 고 증폭된 디스토션과 더욱 길어진 기타 솔로, 강한 비트 그리고 전체적으로 시끄러워진 음악 등을 특징으로 굵고 육중한 사운드를 개발했다. 헤비메탈의 가사와 퍼포먼스는 일반적으로 남성적인 것들의 영향을 받았다.
하드코어, 얼터너티브 록, 인더스트리얼 메탈 등도 헤비메탈의 범주에 속하는 음악들이며, 2000년대에 이르러 다원적 요소를 받아들인 헤비메탈은 메탈코어, 데스 메탈, 뉴 메탈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무대는 커다란 정사각의 격자무늬로 된, 창문 같은 가리개 장치로, 삼면 벽을 채웠다. 한 개의 정사각의 창마다 회전을 하도록 만들었고, 삼면 벽도 위, 아래 칸의 문양이 다르다. 가리개 전체를 회전시키면, 여인들의 회사장면에서 헤비메탈 학원으로 바뀌고, 벽에 앰프기타와 통기타가 걸린게 보이고, 마이크도 준비되어 있다. 낮은 선반에는 술잔과 술병이 놓여있다. 종반부에 정면 벽이 양쪽으로 갈라져 열리면, 조명이 역광으로 비치고, 타악기와 연주석이 보이면서 4명의 헤비메탈 걸스가 제대로 된 보컬 팀 의상을 입고 출연한다. 무대 객석 가까이에 의자나 사각의 입체 조형물을 놓아 장면변화에 대응한다.
연극은 도입에 자칭 30대 중반이라는 한 여인의 해설에서 시작된다. 이 여인은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동료인 세 명의 40대 여인을 소개하며, 자신들이 한 중소기업에 입사한 후 16년이 흘렀음을 알린다. 임산부인 한 여인은 실직 중인 남편 대신, 이 회사에를 다니고, 또 한 여인은 외국유학 중인 남편과 아들의 학비를 벌기위해 이 회사를 다닌다. 또 한명은 40대의 나이인데도 아직 결혼을 못 한 노처녀다. 해설자인 30대 여인도 아직 미혼이다. 네 명은 나름대로 회사 일에 충실하고 진급을 못 해도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그런 그녀들이 회사의 경영부진으로 인원을 감축하게 된다는 소식에 접한다. 우선 그녀들과 가까웠던 직속 상급자인 부장도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새로 취임하는 사장은 헤비메탈 록 앤 롤을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소문이다. 4명의 여인은 신임사장의 눈에 들기 위해, 헤비메탈을 배우기로 결심을 하고, 학원에를 다니기로 한다. 장발의 두 명의 남자가 헤비메탈 강의를 하고, 선생 한명은 열정적으로 가르치지만, 또 한 명은 알코올 중독자로 보인다. 신임사장의 기호에 맞는 연주를 함으로서 감축대상에서 제외되려는 4여인의 노력이 2인의 가르침과 대비가 되어 극이 흥미를 더해가고 분위기가 상승된다. 나이가 제일 젊은 여인은 알코올 중독 강사와 가까워지기도 한다. 드디어 신임 사장과 함께 사원들은 설악산 대청봉에 오른다. 그리고 기념촬영과 함께 장끼자랑이 펼쳐진다. 사원들은 모두 자신의 장끼를 기량 것 발휘하고, 4인의 여성도 헤비메탈을 연주해 갈채를 받는다. 대단원에서 30대 여인의 해설로, 3인의 40대 여인은 아깝게도 정리해고가 되고, 30대인 자신만 해고대상에서 제외되어 회사에 남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최현숙, 김나미, 박지아, 이봉련, 김동현, 김 결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은 관객을 도입부터 극 속으로 몰입시키고, 극적 분위기 상승의 원동력이 된다.
프로듀서 유인수, 무대디자인 김대한, 조명디자인 성미림, 영상디자인 최종찬, 의상디자인 한복희, 안무 김정란, 메탈보컬지도 정민화, 메탈음악 이남우, 김진수(이그나이터) 메탈드럼 최정현, 그래픽 다홍디자인, 사진 이강물, 조연출 임주환 김기완, 음향오퍼 박성진, 조명오퍼 박현수, 영상오퍼 방 훈, 무대어시스트 조유진, 조명어시스트 정하영 이명한, 무대스탭 이경훈 김기훈 최광제 김 권 김석환 서영수 박준현, 기획PD 최상윤 둥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최원종 작 연출의 <헤비메탈 걸스>를 창의력이 돋보이고 연출력이 감지되는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2월 2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