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연출예술에 대한 아쉬움 – <황금용>
하형주(연극평론가)
작: 롤란트 시멜페니히
연출: 윤광진
단체: 공연제작센터
공연일시: 2015/02/21 ~ 2015/03/08
공연장소: 게릴라극장
독일의 한 도시에 있는 동남아 간이식당의 2평도 안되는 부엌에서 5명의 요리사가 뜨거운 열기와 함께 음식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고국을 떠나 이곳에 돈을 벌기위해 온 사람들이다. 이들 중엔 얼마 전 불법으로 들어온 중국꼬마라고 불리워지는 젊은 남자가 있으며, 치통으로 괴로워하는 그는 식당안에서 이빨을 뽑다 과다 출혈로 사망하게 된다. 이 간이식당의 좁은 부엌 안의 삶처럼, 작가는 식당 위 아파트에 살던 회사원부부의 부인이 새 애인을 따라 떠나고, 나이가 많음에도 지나치게 젊음을 갈구하는 노인의 탐욕, 그리고 19살의 젊은 연인들의 원하지 않는 임신, 그리고 중국에서 온 젊은 여자가 잡화점 남자에게 경제적 도움을 요청하다 창녀로 되어가는 사실 그리고 감정노동을 하는 두 스튜디어스의 모습들을 그려낸다. 작가는 이들의 모습들을 통해 글로벌화된 자본주의 체제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황금용”에 대한 꿈을 갖고 자신들의 삶을 낭비하는 모습들을 코믹하게 담아낸다. 특히 배짱이와 개미이야기가 가진 자의 논리로 정리되는 동시대의 상황을 그리고 그의 폭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윤광진 연출에 의해 남녀인물의 전환과 다섯 배우의 다양한 역할놀이는 극의 서사적 기능을 충분히 드러내긴 하였지만, 좀더 정제된 연출을 보고자 한 관객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사진 출처: 공연제작센터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pcpa.pcpa.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