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걸작공연 10선 총평/ 박정기

2015년 걸작공연 10선 총평

 

박정기  

 

1, 극단 민중극장과 극단 향의 피에르 바릴 장 피에르 그레디 공동창작, 제이 프레슨 알렌 각색, 정진수 번역 연출의 <40캐럿 연상의 여인>

 

예그린 씨어터에서 극단 민중극장·극단 향 합작, 피에르 바릴(Pierre Barillet)·장 피에르 그레디Jean-Pierre Grédy) 공동창작, 제이 프레슨 알렌(Jay Presson Allen) 각색, 정진수 번역·연출의 <40캐럿Forty carats 연상의 여인>을 관람했다.

 

<40캐럿 연상의 여인>은 여인이 40대에 이르면, 다이아몬드의 캐럿 수 같이 40캐럿으로 그 가치가 높아진다는 연극이다.

 

피에르 바릴(Pierre Barillet 1923~)·장 피에르 그레디(Jean-Pierre Grédy 1920~)는 프랑스 출신으로 두 작가의 공동창작 시나리오로는 <현모양처> <마이 프리텐드 와이프> <40캐럿> 등이 있고, 모두가 영화로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각색을 한 제이 프레슨 알렌(Jay Presson Allen)은 1922년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서 태어난 여류 시나리오다. TV대본으로 자신의 글 솜씨를 발휘하다가 1963년 <아내와 애인: Wives and Lovers>로 본격적인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한다.그녀는 이듬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 <마니: Marnie>(1964)를 히트시키면서 영화계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간다. 하지만 미스터리 장르보다는 코미디나 로맨스에 더 많은 재능을 안고 있는 작가였고, 69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코미디 영화 <진 브라이드의 전성기: The Prime of Miss Jean Brodie>는 큰 인기를 얻음과 동시에 그녀의 대표작으로 기록되기도 한다.제이 프레스 알렌은 라이자 미넬 리가 주연한 뮤지컬 코미디 영화 <캬바레: Cabaret>(1972)를 히트 시키면서 미국에서의 성공을 이뤄냈고,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뉴욕 비평가협회에서 각본상을 수상한다.연이어 <우스운 여성: Funny Lady>(1975), 자신의 창작소설을 시나리오 화 한 <당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 Tell Me What You Want>(1980)와 같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코미디와 로맨스를 넘나들며 탁월한 글 솜씨를 보여주게 된다.

 

이후 제작자로 변신한 제이 프레슨 알렌은 프로듀서와 시나리오 작가를 동시에 해내며 시드니 루멧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도시의 왕자: Prince of the City>(1981)로 다시금 아카데미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된다.

 

80년대 초반까지 스크린에서 자신의 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던 제이 프레슨 알렌은 이후 몇 편의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지만 전성기 때의 인기를 얻어내지는 못했고 다시금 TV로 돌아와 가족용 TV시리즈의 대본을 썼다.제이 프레슨 알렌은 1995년 <카피켓: Copycat>의 시나리오를 공동으로 집필한 후 작업을 쉬고 있다.

 

작품으로는 뮤지컬 <캬바레 Cabaret(1955)> <마니 Marnie (1964)-> <40캐럿 Forty carats (1968)> <도시의 왕자: Prince of the City(1981)><죽음의 게임 Deathtrap(1982) 외 다수다.

 

내용은 두 번의 이혼경력이 있는 39세의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여인이 피서 철에 바닷가에서 만난 25세의 청년과 잠시 열정을 나눈다. 귀가해 다시 일에 몰두하고 있는 여인에게 그 청년이 찾아온다. 곧바로 그녀를 찾아온 게 아니라, 그녀의 17세 된 딸의 친구로 그녀의 집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의 놀라움이야 말해 무엇 하랴? 그녀에게는 60줄에 이른 모친이 함께 살고 있고, 영화배우노릇을 하는 전남편도 자주 들락거린다. 부동산 사무실에 함께 근무하는 동년배의 여인도 사업수단이 만만치 않아, 45세의 노총각 사업가에게 잘 나가지 않던 건물을 경쟁자가 많은 것처럼 이야기를 해, 150만 달러나 되는 건물의 계약을 성사시킨다. 그 노총각도 주인공 여인의 집을 방문한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방문자들을 품위 있고 상냥하게 대해 좋은 인상을 받는다. 여인은 자신과 정을 나눈 청년이 자신의 딸과 가까워지는 것에 당연히 반대한다. 그리고 딸 역시 청년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여인은 청년에게 자신의 집을 더 이상 찾아오지 말아달라고 타이른다. 그런데 청년은 여인의 딸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며, 자신은 평소 여인으로부터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여성을 사랑의 대상으로 꿈꾸어 왔고, 40대에 이른 바로 이 여인에게서 그러한 것을 느껴 사랑의 고백은 물론 장래 자신과 결혼할 여인으로 확정하고, 청혼을 하로 왔노라고 털어놓는다.

 

한편 45세의 노총각 사업가는 주인공 여인과 여행을 하기로 한 약속도 깨뜨리고, 여인의 17세 딸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에게만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딸과 어울려 유흥장에를 가 밤을 새우고 와서는, 주인공 여인과 모친 앞에서 28세 연하의 이 집 딸과 결혼을 하겠노라 선언을 한다. 딸 역시 자신의 생부 연세의 남성에게 빠지는 모습도 여느 처녀와는 별다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딸의 아버지인 여주인공의 전남편의 초연한 듯한, 태도와 긍정적으로 대하는 모습은 비록 직업배우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성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런지 자기의 전처와 결혼하는 청년의 소개로 큰 상품광고회사의 홍보책임자로 가게 될 예정이라는 게 알려진다.

 

드디어 청년의 결혼신청이 받아들여지고 청년의 어머니가 이 집을 방문해 주인공 여인과 마주한다. 처음에 이 집으로 발을 들여놓으며 풍기던 쌀쌀맞은 표정과는 달리, 청년의 어머니와 여주인공과의 대화는 봄바람처럼 따스한 분위기가 오고가더니, 급기야 두 여인은 서로 트고 상대의 이름을 부르자는 약속까지로 진전한다.

 

한편 여주인공의 딸이 임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45세의 노총각을 소원대로 17세 처녀와의 결혼이 성사가 되는 형국이다. 이 결혼을 긍정적으로 보고 찬성하는 노모는, 손녀딸과 나이 많은 손녀사위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가방을 꾸린다. 그리고 딸의 전남편에게 꽃의 물을 주라며 열쇠를 맡긴다. 여주인공도 청년과 결혼할 장소로 여행할 계획을 세운다.

 

집에 홀로 남은 여주인공은 피서지에서 청년과 만났을 때 맛본 술을 한 모금 마신다. 그리고 취해 내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전남편이 위층 아파트에서 잠옷 바람으로 내려와 이집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여주인공이 마신 술을 한 모금 마신다. 이 때 여주인공이 잠옷 바람으로 내실에서 나와 전남편과 마주해 놀란다. 남편은 장모가 꽃에 물을 주라며 열쇠를 주고 갔다고 이야기 한다. 바로 그 때 청년이 들어와 두 사람이 잠옷 바람으로 서있는 광경을 보고는 밖으로 뛰어 나간다. 전남편이 청년의 뒤를 쫓아 밖으로 뛰어 나간다.

 

대단원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낙심한 표정으로 부동산 업소의 동료와 함께 사업이야기를 하던 여주인공 앞에, 청년이 어서 떠나자며 여주인공의 여행 가방이 어디 있느냐며 등장한다. 뒤따라 전남편이 미소를 지으며 등장한다. 전남편이 청년에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 오해를 풀도록 한 것이 분명하다. 여주인공은 밝은 표정이 되어 청년과 결혼할 장소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전남편과 여주인공의 부동산 동료가 남아 잔을 들어 건배를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하수 쪽에 부동산 사무실이 있고, 오른쪽이 주인공 여인의 아파트 거실이다. 부동산 소개소에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컴퓨터가 보이고, 벽에는 벽보판이 달려있다. 창밖으로 고층아파트가 보인다. 여주인공의 아파트에는 책장과 장식품, 전화기, 벽난로 등이 보이고, 역시 창밖으로 고층 아파트가 보인다. 무대 중앙에 원탁이 있어 그 위에 술병과 술잔이 잔뜩 놓여있다. 긴 소파와 탁자, 그리고 객석 가까이에 원탁이 있고, 부동산 사무실과 아파트 사이에 방향표지기둥이 서있어, 브로드웨이, 파크 애비뉴, 일방통행, 52번가 길 등의 방향 판이 눈길을 끈다.

 

장설하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일생일대의 명연기로 금강석 40캐럿의 진수 같은 연기를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청년으로 김승원과 성용원이 출연해 젊은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장두이가 45세의 노총각으로 출연해, 절묘한 연기로 관객의 웃음폭탄을 투척한다. 김용선이 노모로 출연해 품격과 자애, 그리고 지혜로운 모습과 호연으로 연극의 대들보 역할을 한다. 조현건이 여주인공의 전남편 역을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연극의 주춧돌이 된다. 조문경이 청년의 어머니로 등장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중견다운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박인서….이토록 예쁘고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가 있었다니…. 그녀는 연극의 분위기 상승은 물론 극의 마무리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김가연과 이민영이 여주인공의 딸로 출연해 봄날의 꽃망울 같은 모습과 호연으로 젊은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기획 박미향, 무대장치 민병구, 조명 이종일, 음악 박경빈, 분장 윤정윤, 사진 윤찬희, 디자인 최남식, 홍보 박윤이, 기획보 이은혜, 진행 박선영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민중극장과 극단 향 합작, 피에르 바릴(Pierre Barillet)·장 피에르 그레디Jean-Pierre Grédy) 공동창작, 제이 프레슨 알렌(Jay Presson Allen) 각색, 정진수 번역·연출의 <40캐럿Forty carats 연상의 여인>을 탁월한 연출력이 감지되고, 2015년 새해를 밝히는 명품 폭소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월 13일

 

2, HJ 컴퍼니의 김선미 극본, 김은영 오소린 작곡, 김민정 연출의 <파리넬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주) HJ컴퍼니의 김선미 극본, 김은영 오소린 작곡, 김민정 연출의 <파리넬리>를 관람했다.

 

파리넬리(이탈리아어: Farinelli, 1705~1782)는 18세기에 유명했던 이탈리아의 카스트라토 혹은 소프라니스트이다.

 

원래 파리넬리의 본명은 ‘카를로 마리아 미켈란젤로 니콜라 브로스키'(이탈리아어: Carlo Maria Michelangelo Nicola Broschi)이다. 1705년 이탈리아의 나폴리 왕국 풀리아 주 안드리아에서 작곡가 살바토레 브로스키(이탈리아어: Salvatore Broschi, 1676~1717)와 나폴리사람이었던 카테리나 베레세 사이에서 2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형 리카르도 브로스키(이탈리아어: Riccardo Broschi, 1698~1756)도 아버지를 따라 작곡가가 되었다. 그가 12살 때 아버지에 의해 거세당했으며, 당시 유명한 작곡가였던 니콜라 포르포라의 제자가 된다. 그 후 놀라운 속도로 그의 노래 실력이 향상되었으며 이때 메타스타시오를 만나게 된다. 그 후 메타스타시오와 파리넬리는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했으며, 그의 예명 ‘파리넬리’는 그의 후원자였던 ‘파리나’ 형제의 성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1724년 파리넬리는 빈에서 첫 공연을 하게 된다. 그 후 나폴리 등 여러 곳을 다녔으며, 1726년 파르마와 밀라노를 방문했을 때 플루티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요한 요아킴 콴츠도 그에 대해 호의를 표했다. 그의 목소리는 아름답고 힘이 있었으며, 풍부한 기교와 유연한 장식음 등으로 많은 찬사를 얻었다고 한다.

 

1734년 포르포라와 같이 런던으로 왔던 파리넬리는 영국 런던에서 카스트라토 인 세네지노를 만나게 된다. 세네지노는 헨델과 공연을 하고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둘은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었다. 헨델과 파리넬리의 사이는 서로 좋지 않았다고 하며, 헨델은 파리넬리를 ‘노래하는 기계’라고 혹평을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파리넬리는 형 리카르도와 작곡가 요한 아돌프 하세 와 같이 공연을 하였으며 어떤 부인이 파리넬리에게 “오! 신을 위하여 지켜져야 할 음성”이란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세네지노와 적대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하세의 오페라 아르타세르스에서 같이 공연을 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1737년 스페인의 펠리페 5세의 부인 엘리자베타에 의해 초청을 받는다. 엘리자베타는 펠리페 5세의 우울증 치료를 부탁하였으며 파리넬리는 펠리페 5세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었다. 그는 10년 동안 4곡의 노래를 반복하여 불렀으며 펠리페 5세는 그의 노래를 듣고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759년까지 스페인에 머물면서, 흥행사로서 권력을 행사했으며, 공적인 활동도 활발히 했다. 카를로스 3세와의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궁정의 직위를 잃었지만 이미 부를 축적했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여생을 평온하게 보냈다. 은퇴 후에도 수많은 음악가들이 찾아왔으며 모차르트 글루크 등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는 은퇴 후에 시를 짓거나 그림을 그렸으며 가끔은 자신의 화려했던 전성기의 모습을 회상하고는 했다. 1782년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하인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로마교황령 볼로냐에 묻혔으나 나폴레옹 1세에 의해 무덤이 훼손되었다가 최근에 그의 유골이 발견되었다고 하며, 그가 남긴 수많은 편지들은 볼로냐 대학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파리넬리는 18세기를 풍미했던 카스트라토였다. 풍부한 성량과 기교로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지만 그의 연기력은 풍부한 성량에 걸맞지 않게 좋지 않았다고 하며, 화려한 무대 의상과 장식으로 인해 세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94년 영화 파리넬리가 제작되어 1995년 4월 8일 개봉을 한다. 보통 《Farinelli – Il Castrato》 라는 제목으로 쓰였으며, 이탈리아판으로는 《Farinelli – voce regina》 라는 제목으로 개봉이 되었다. 감독은 제라르 코르비오이며, 주인공 파리넬리 역은 스테파노 디오니시가 맡았고, 형 리카르도 브로스키는 엔리코 로 베르소가 맡아 열연을 했다. 영화 ‘파리넬리’는 1995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고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영화나 뮤지컬 <파리넬리> 집필에 기초를 제공한 것은 파리넬리가 친구인 대본 작가 메타스타시오와 주고받은 편지다. 헨델과 파리넬리 사이의 불편한 관계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나온 모차르트-살리에리의 갈등과 비슷하다. 역설적이지만 당시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카스트라토를 금지한 나라였다.문서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를 실제로 재현하기 위해 영화 ‘파리넬리’는 최신 음향기술을 총동원했다.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은 남성적이면서도 동시에 여성적이고 때로는 어린이 같은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저음부는 남자의 목소리로, 고음부는 여자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음색이 비슷한 남녀 성악가를 2년간 찾아다닌 끝에 절묘한 미성을 지닌 미국 출신의 흑인 테너 데렉 리 래진과 폴란드 출신의 소프라노 에바 고들레프스카의 목소리를 합성한 다음 립싱크로 처리해 주인공 파리넬리의 목소리를 만들어 냈다.이들 가수는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메츠의 아르제날 콘서트홀에서 수십 차례 녹음했고 음악감독은 이를 3,000여 회 편집했다. 가장 어려웠던 작업은 저음과 고음을 넘나들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교차되는 부분으로 파리 현대음악음향연구소(IRCAM)에서 7개월 동안 정밀한 컴퓨터 처리로 미묘한 부분까지 하나의 음색으로 만들어 냈다.이 밖에 18세기 초의 오페라 소품과 의상, 당시의 심리 상태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벽을 기했다. 파리넬리 목소리를 재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에 대한 심오한 연구와 예술의 아름다움을 수호하려는 프랑스의 뿌리 깊은 전통 덕분이다.

 

뮤지컬 <파리넬리>의 무대는 객석을 향해 오목하게 들어간 반원형의 구름다리가 가로 설치되고, 구름다리 상단 왼쪽은 합창단과 연주자들의 좌석이 마련되었다. 구름다리 상단 오른쪽은 통로로 사용된다. 오른쪽 구름다리는 장면변화에 따라 무대 중앙으로 접혀져 이동되기도 한다. 천정에서 액자형태의 크고 작은 대형 조형물이 내려와 장면변화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작은 안락의자가 놓인 칸막이 조형물을 들여오고 다시 내가서 역시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의상…파리넬리를 비롯한 출연자들의 의상은 물론 앙상블의 의상까지 시대적 고증에 따라 화려하고 거의 완벽하게 재현된다. 합창단의 의상은 성가대임을 확인시킨다. 음악도 2백 년 전의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를 비롯해 리카르도·포르포라 등의 오페라 아리아에서부터 뮤지컬 음악에 이르기까지 관객을 감상의 세계로 인도하기에 충분하게 작곡 편곡되고, 주요배역 뿐 아니라, 앙상블은 물론, 아역에 이르기까지 열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은 관객을 매료시키고 본고장인 유럽에서의 공연 못지않은 고수준, 고품격의 공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뮤지컬의 도입에 소년 파리넬리의 등장을 시작으로 대단원에서의 소년 파리넬리의 모습에서 마무리를 하는 것과 무대장치를 이동, 상승, 하강함으로써 장면변화의 대처가 연출력을 감지시키고, 출연자들의 열연과 열창은 그들의 고되고 열정적인 연습장면을 생각게 한다. 연주자들의 기량 또한 탁월함을 느끼도록 하는 뮤지컬이라 하겠다.

 

고유진, 루이스 초이, 안유진, 이준혁, 김호섭, 원중환, 지인규, 임하람, 김정겸, 김수영, 정민휘, 윤영석, 김재복, 박상언, 정지혜, 조민정, 황한나, 김선희, 조은숙, 조영아, 한아정, 안상은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창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한승원 김중석, 무대디자인 심재욱, 음향디자인 김주한, 조명디자인 김준범, 의상디자인 도 연, 분장디자인 백지영, 소품디자인 이소정, 무대감독 김유신 등 스텝 진의 노력이 뮤지컬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 (주) HJ컴퍼니의 김선미 극본, 김은영 오소린 작곡, 김민정 연출의 <파리넬리>를 2015년을 여는 걸작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1월 24일

 

3, CJ 문화재단의 조광화 배삼식 예술감독, 임진선 작, 문삼화 연출의 <먼로 엄마>

 

쁘티첼 씨어터에서 CJ 문화재단의 조광화·배삼식 예술감독, 임진선 작, 문삼화 연출의 <먼로 엄마>를 관람했다.

 

<먼로 엄마>를 쓴 임진선은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학 극작과에 재학 중, CJ 문화재단의 creative minds 희곡공모에 당선된 신예작가로 인물도 예쁘다.

 

문삼화 연출가는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 그 외 다수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1962 8월 5일)는 미국의 배우 겸 모델, 가수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초기 상업적으로 성공한 여러 영화출연 및 공적 발언에 관한 책임을 중요시하여 미국의 섹스 심벌 아이콘이 되었다. 본명은 노마 진 모텐슨 베이커(Norma Jeane Mortensen Baker)이다.

 

어린 시절의 많은 기간을 위탁 가정에서 보낸 먼로는, 모델 활동을 하다 20세기 폭스와 영화 출연 계약을 하였다. 단역으로 출발하여 1950년에 제작된 <아스팔트 정글>과 <이브의 모든 것>에서 펼친 적절한 연기로 주목받았고, 1953년 멜로드라마가 가미된 필름 느와르 장르인 <나이아가라>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먼로는 1953년 작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이른바 “백치 금발 미인”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다. 이후 1950년대 동안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방법>, <7년만의 외출>과 같은 영화에 출연하였다. 1956년에는 그 동안 쌓인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액터스 스튜디오에서 새롭게 영화드라마 연기을 공부하고 연습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버스 정류장>에 출연하여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골든 글로브상 후보로 지명되었다.

 

1957년 먼로는 “마릴린 먼로 프로덕션”을 창립하고 <왕자와 쇼걸>을 촬영하였고, 이 작품으로 데이비드 디 도나텔로 상을 수상하였다. 1957년 작품인 <뜨거운 것이 좋아>로 골든 글로브상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1961년에는 그 때까지는 혼인관계였던 남편 아서 밀러가 각본을 쓴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에 클라크 게이블과 함께 주연배역으로 출연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먼로는 밀러와 이혼하였고, 이것이 먼로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1962년 먼로는 개인적인 문제와 투병 생활, 그리고 비난에 시달렸다. 8월 5일 먼로는 죽은 채 발견되었다. 검시 결과는 약물 중독이었지만, 자살이었는지 타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먼로의 죽음에 얽힌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게 되었다.

 

무대는 한 주택의 거실이다. 정면의 벽에는 마릴린 먼로의 영화출연사진 여러 개를 액자에 넣어 벽에, 잘 배열을 해 걸어놓았다. 상수 쪽은 여러 개의 작은 사각으로 된 장식장에 먼로의 인형과 책자들, 그리고 장식물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중앙에는 긴 악락의자가 놓였다. 하수 쪽은 유리창이 정면에 달리고, 탁자와 의자가 놓인 조그만 방이다. 장면이 바뀌면 벽이 회전하면서 공연장의 분장실이나 타인의 주거로 전환된다. 망사커튼을 사용해 장면 개폐시 사용되고, 먼로의 영상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내용은 마리린 먼로가 사망하던 1962년에 태어나, 평생 자신이 먼로가 환생한 분신이라고 생각하는 50대 여주인공의 이야기다. 가수생활을 하며 언제나 먼로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노래 역시 먼로가 불렀던 노래만을 부른다.

 

현재 유명가수의 모창가수나, 짝퉁가수가 많듯, 이 연극에서도 먼로를 흉내 내는 주인 공 뿐만 아니라, 남진을 모창 하는 가수로 넘진, 주현미를 모창 하는 가수로 주연미가 등장하고, 주인공의 예쁜 딸인 고교생 연희와 그녀를 가르치는 젊은 선생 박필재가 등장해 연극을 엮어 나간다.

 

50대가 된 자칭 먼로인 여주인공이 차츰 무대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고, 후배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하자니, 자존심이 장애요인이 되지만, 견디다 못 해 남녀 후배들과 만나 도움을 청하고, 방송출연까지 부탁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의 딸은 아버지의 모습도 모르는 채 성장해 문예반에서 글짓기로 재능을 드러내고, 젊은 문예담당 선생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고, 그 젊은 선생과 봄꽃망울 같은 첫사랑을 피워낸다. 많은 동료들이 3,40대의 연배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황혼을 바라보는 여주인공은 차츰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니, 동료가 출연한 방송에까지 예고 없이 불쑥 등장해 소란을 피운다. 여주인공은, 딸에게조차 어머니의 모습이 아닌, 평소에도 먼로의 분신으로 사는 모습으로 해서, 어머니의 참 모습을 원하는 딸과의 갈등이 극 속에 그려지고, 그것이 딸의 글로 표현이 되기도 하지만, 딸의 글을 제대로 평가하는 젊은 문예담당선생이 딸이 새로 쓴 글을 어머니에게 전해, 대단원에서 그 글이 어머니의 어려운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딸의 심정임이 밝혀지면서, 모녀가 눈물로 포옹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길해연이 마릴린 먼로로 출연해 실제 먼로와 방불한 모습과 동작, 그리고 노래와 대사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오민석이 남진 모창가수로, 김지원이 주현미와 현 숙의 모창가수로, 문병주가 젊은 선생님, 윤미경이 주인공의 딸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조광화·배삼식, 무대디자인 김혜지, 조명디자인 박성희, 의상디자인 홍정희, 분장디자인 송영옥, 음악감돋 레인보우99, 조연출·무대감독 노준영, 조명오퍼 이솔이, 음향오퍼 최다영, 조명어시스트 김명식, 조명팀 김지은·최다영·김수현·이가람·유성욱, 의상어시스트 이수지·이도림, 의상인턴 김정원·전시라, 제작피디 장지원, 무대제작 온 스테이지, 의상협찬 아니니(주)아니니클래스, 사진 서울사진관, 디자인 디자인바름, 영상247 등 스텝 모두의 기량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CJ 문화재단의 임진선 작, 문삼화 연출의 <먼로 엄마>를 친 대중적이자 흥미롭고 감동적인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2월 3일

 

4, 극단 민들레의 황선미 원작 각색, 민경아 작곡, 송인현 연출의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주)극단 민들레의 황선미 원작 각색, 민경아 작곡, 송인현 연출의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을 관람했다.

 

황선미 작가(1963년 ~ )는 동화 작가이자 교수이다. 충청남도 홍성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받으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

 

작품으로는<나쁜 어린이 표><일기 감추는 날><마당을 나온 암탉><신나게 자유롭게 뻥><들키고 싶은 비밀><구슬아, 구슬아><초대받은 아이들><뻔뻔한 실수><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등이 있다.

 

SBS 미디어 문학상(2012), 탐라문학상 (1997), 농민문학상(1995), 세종 어린이 문학상(2003)을 수상했다.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00년에 사계절출판사를 통해 처음 출간되었다. 같은 해 성인용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2011년에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명필름과 오돌또기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고, 그에 앞서 같은 해에 이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재구성한 애니메이션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또한 이 책은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영문판 출간 한 달 만에 영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내용은 앞싹이라는 나이든 암탉의 이야기다. 알을 낳아 품어보고 병아리의 탄생을 바랬던 잎싹은 꿈을 이루려고, 양계장을 탈출할 결심을 한다. 폐닭은 버린다는 걸 알고, 매일 일부러 모이를 먹지 않고 굶는다. 드디어 잎싹이 쓰러지자 주인은 앞싹을 닭들의 무덤에 버린다. 잎싹은 닭장에서 나오게 되니 기뻤지만 산닭만 먹는, 까다로운 사냥꾼 족제비가 그 모습을 노려보고 있다.족제비가 잎싹을 공격하려하자 그때 청둥오리,’나그네’가 막는다. 그리고 같이 도망을 해 잎싹은 목숨을 구한다. 그리고 나그네 청둥오리의 도움으로 늪으로 간다. 나그네는 다른 오리와의 아기를 낳은 상태다. 저녘에 족제비가 늪으로 와서 그 오리를 먹으려고 물어간다. 그래서 나그네는 잎싹에게 아기오리를 부탁하고 족제비와 싸워 죽고 만다. 잎싹이 그 아기오리를 키우게 되고, 초록머리라고 이름지어 부른다. 초록머리는 점점 자라면서 엄마 잎싹과 자신의 모습이 다른 것을 의아하게 여기고 부근의 오리들과 가까이 하려한다. 그런데 오리들은 초록머리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리들 중 예쁜 암컷 오리 처녀가 초록머리를 좋아하게 된다. 오리무리의 우두머리인 파수꾼 오리는 초록머리의 접근을 금하다가 족제비에게 당한다. 새로운 파수꾼을 선발하려는 대회가 열리고 초록머리도 출전을 하게 된다. 오리들의 생사가 달린, 가장 강하고 날쌘 오리를 선발하는 대회에서 초록머리는 경쟁자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한다. 그리고 예쁜 처녀오리의 사랑도 역시. 파수꾼이 된 초록머리는 족제비를 지키는 한 편 계절이 바뀌면서 철새오리들을 이끌고 먼 나라로 이동을 해야 한다. 초록머리는 어머니인 잎싹에게 가서 이 고장을 떠나야 한다는 사연을 전한다. 어머니를 두고 가는 것이 가슴아프다는 이야기와 함께. 하지만 잎싹은 내 걱정은 말고 떠나라고 하면서, 초록머리에게 다녀온 후에, 다른 세상을 둘러본 이야기나 들려달라고 한다. 초록머리는 예쁜 처녀오리와 함께 일행의 앞장을 서서 끝없는 창공을 날아간다.

 

대단원에서 족제비 한 마리가 갓 낳은 여러 마리의 새끼를 먹이려고 사냥을 다니다가 잎싹을 발견한다. 잎싹도 족제비 어미나 마찬가지로 새끼도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잎싹은 자신이 할 일을 다 했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족제비의 먹이가 되어 물려 죽는 장면에서 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싸리나무 가지로 엮은 둥우리처럼, 가는 가지로 된 원형의 울타리를 넓혔다 좁혔다 하면서 닭장이나 오리사육장으로 사용을 하고, 배경에는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호수와 부근 풍경이 아름다운 영상으로 펼쳐진다. 그 앞으로 나무로 된 구름다리가 길게 무대좌우로 연결되어 걸쳐있고, 상수 쪽 끄트머리는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계단 뒤쪽으로 여섯 자 높이의 나무로 지은 닭장이 있고, 그물철망이 울타리 위쪽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영상으로 투사되는가 하면, 철새들이 날아들거나 떠나갈 때에는 천정에 가설된 두 개의 미로 볼에서 수많은 광선이 무대전체에 소용돌이처럼 투사되면서 동시에 수천마리의 철새가 호수로 날아드는 애니메이션 영상이 투사되어 장관을 이룬다. 애니메이션은 청둥오리들이 파수꾼을 선발할 때 두 마리의 오리가 고공을 나는 장면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음악과 의상도 작품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고, 음악연주와 음향효과나 조명, 그리고 영상에 이르기까지 절묘한 극적 분위기를 창출해, 1시간 50분의 공연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와 감동이 어우러진 공연이었다.

 

한혜수, 류수화, 현순철, 나세나, 박철완, 원성준, 류성훈, 최동호, 김민경, 조수임, 윤석류, 황수정, 안주영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은 수준급으로 도입부터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대단원에서 감동과 함께 갈채를 받는다.

 

연주자 전원의 연주도 제대로 기량을 발휘해, 컨덕터 겸 건반연주 박미향, 첼로 박지영, 베이스 엘리오테, 퍼거션 이보경 등의 수준급 연주가 관객을 매혹시키고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홍보 마케팅 (주) 이다엔터테인먼트, (주)극단 민들레 프로듀서 손상원 김수형, 협력 프로듀서 박세경, 제작총괄 장계숙, 음악감독 박미향, 안무 김경엽, 움직임 권석린, 무대디자인 박 경, 조명디자인 이성호, 음향디자인 이순용, 영상디자인 박 준, 의상디자인 조현정, 기술감독 남우철, 무대감독 정휘경, 조연출 이도경 이미희, 컴퍼니매니저 오선화 그리고 그 외 스텝 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주) 극단 민들레의 황선미 원작 각색, 민경아 작곡, 송인현 연출의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을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좋을 명작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2월 28일

 

5, 실험극장의 존 페트릭 쉔리 작, 이윤정 역 최용훈 연출의 <다우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실험극장의 존 페트릭 쉔리 작, 이윤정 역, 최용훈 연출의 <다우트>를 관람했다.

 

존 페트릭 쉔리(John Patrick Shanley 1950~), 미국 뉴욕 주 브롱크스(Bronx)에서 출생, 아일랜드 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뉴욕 대학교 (New York University)출신으로 연극 <다우트>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극작가, 오스카 우승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연극연출가 겸 영화감독이다. 그의 어머니는 전화 교환원으로 일했으며, 그의 아버지는 고기를 포장하는 일을 맡아했다. 작가는 소년시절 세인트헬레나의 유치원에서 쫓겨난 일과 천주교 부설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사건, 그리고 뉴욕대학에서 학사경고를 받았던 것을, 반발이나 저항이 아닌 긍정적인 심정으로 받아들여, 열심히 공부해 뉴욕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다.

 

그의 연극 <지옥에서 야만인 (Savage in Limbo)1984> <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the Moon) 1982> <대니와 깊고 푸른 바다 (Danny and the Deep Blue Sea)1985>, 맨해튼의 여성 (Women of Manhattan(1986)>그리고 <꿈을 꾸는 그의 베개 (the dreamer examines his pillow)1986> <의심(doubt)2004> 그 외 다수 극작과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토니상 최우수 연극상,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아카데미 각본상, 아카데미 각색상, 미국 작가 조합 상 등을 수상했다.

 

<다우트>는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완벽하게 계율을 지켜, 흔들리지 않는 종교적 근본을 유지하려는 한 원장수녀와 활달하고 자유 분망한 심성의 신부가 보이는 심적 영적대결이다. 이건 바로 현대 기독인의 모습 뿐 아니라, 불교를 포함한 종교인의 심령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극에서처럼 젊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신부가,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이자이자 나이 어린 신학생에게 한 잔의 술, 한 모금의 담배가 어떠랴 하는 일반학교의 선생 같은 마음씨가, 원장수녀에게는 마치 한 방울의 물구멍으로 해서 전체 둑이 붕궤되는 일이 발생하듯, 한 번의 마약투약이 평생 중독자의 길로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는 절대 절명의 의지로 나타난다.

 

그러나 젊고 잘 생긴 신부가, 학생들의 웬만한 잘못이나 언짢은 행동을 눈감아주고, 이해와 아량으로 대하는 처신은 학생들 뿐 아니라, 학부형, 그리고 젊은 수녀들에게까지 선망의 대상이 된다.

 

이 극에서의 원장수녀는 조선왕조 후기, 대왕대비가 어린 왕이 정사를 맡아 할 때, 한 치의 잘못이라도 있어서는 아니 되겠다는 노 국모로서의 심정과 의지에 비견된다. 지도자의 작은 실수 하나가 국가존망의 위기로 이어져서는 아니 된다는 철두철미한 사명감과 우국충정으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존중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해서, 망국의 슬픔을 맡보고 겪어야 했던 조선왕조는 다른 나라가 아닌 바로 100년 전에 발생한 우리의 모습이다. 이 연극에서 젊은 신부와 수녀, 그리고 학생들과 학부형으로 이어지는, 젊은 신부나 학생의 잘못을 감싸려는 마음이, 물론 아름답고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원장수녀의 노파심보다도 강한 미래에 대한 진정한 우려와 의혹은 우리 모두에게 던져지는 핵폭탄 급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무대는 원장수녀의 방과 마리아상이 있는 정원, 그리고 교회의 성단이 사실적으로 제작된 무대장치로 해서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킨다. 도입과 후반에 나오는 성가도 배경음악으로 어울리고, 의상 또한 낯익은 신부복과 수녀 복이라서 극 전개에 따르는 관객의 공감대가 일찍부터 형성된다.

 

차유경이 원장수녀로 출연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해 보인다. 우리 연극계에 이런 탁월한 기량의 여배우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서태화가 젊은 신부 역으로 출연해 성직자보다 더 성직자다운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문수아가 젊은 수녀로 출연해 미모와 호연으로 남성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김미란이 학부형으로 출연해 성격창출에서나 연기로 놀라운 기량을 드러낸다. 출연자 모두의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진정한 찬탄과 갈채를 이끌어 내고, 연극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박정수가 원장 수녀로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기획·제작 이한승, 미술 박동우, 의상 조문수, 음악 이형주, 조명 구윤영, 분장 김선희, 사진 이강물, 공연진행 지성훈·손성현, 조연출 김정민, 기획·홍보 코르코르디움 대표 이정은 팀의 황진원·최자연·김혜연, 그래픽 다홍디자인, 분장팀 김지연, 코르코르디움 인턴 조보경 등 스텝 전원의 열정과 기량이 높이 드러나, 극단 실험극장의 존 페트릭 쉔리 작, 이윤정 역, 최용훈 연출의 <다우트>를 고수준 고품격의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4월 5일

 

6, 예술의전당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김세한 각색, 양정웅 연출의 <페리클레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김세한 각색, 양정웅 연출의 <페리클레스>를 관람했다.

 

양정웅(1968~)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극단 여행자의 대표이자 상임연출가다.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월간 문학 신인작가상, 히서 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 아름다운 연극인상 최고 스텝상, 제15회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연극부문, 한국연극협회 우수공연 베스트 7,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우수작품상,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대상, 인기상수상했다. 문예진흥원 신진연극인,평론가 협회 21세기 기대주 선정되었고, 페스티발 <99마임페스티벌>총무대감독을 했고 국립오페라단 <천생연분 soul mate>2007 <보체크 wozzeck>2007 유니버셜 발레단의 발레뮤지컬 <심청 Shim Chung>2007 을 통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담아낸 작품들로 평단과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연극 외 장르에서도 재능을 인정받았다.

 

연출작은 <해롤드와 모드>, <오페라 처용>, <내 아내의 모든 것>, <최막심>, <나의 젊은 날개>, <로맨티스트 죽이기>, <페르귄트>, <십이야>, <연서>, <뷰티풀 번아웃> <소풍> 그 외 다수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연출가다.

 

페리클레스(Pericles, BC 495~BC 429)는 최고의 명문가문의 출신이었으나 키몬에 대항하기 위하여 귀족파가 아닌 민주파의 지도자가 되어 BC 462년 에피알테스와 함께 귀족세력의 거점인 아레오스파고스 회의의 권리를 박탈, 평의회 ·민중재판소 ·민회에 실권을 가지도록 하는 법안을 민회에 제출하였다. 이듬해 에피알테스가 정적에게 살해당하고, 키몬이 도편 추방되자, 정계에서 그의 지도권은 확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제3신분에 있던 자들까지도 최고관인 아르콘에 취임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배심관 ·관리의 일급(日給), 연극관람수당을 비롯하여, 관리를 희망자 중에서 추첨으로 선출하는 등 민주정치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BC 454년 그의 제안으로 델로스동맹의 기금을 델로스 섬에서 아테네로 옮겼는데, 이때부터 동맹의 여러 도시는 거의 모두 아테네의 속국(屬國)이 되었고, 아테네는 제국(帝國)으로 불리게 되었다. 또 BC 447년부터는 파르테논신전의 건조를 시작하였고, 아테네 시가의 미화(美化)에도 힘썼다. 외교상으로는 페르시아와 ‘카리아스의 화약(和約)’을 맺고, BC 446년 스파르타와 향후 30년간의 화약을 맺는 등, 강국과는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델로스동맹의 지배를 강화하였다. BC 443년에는 정적인 투키디데스(역사가와는 다른 사람)도 추방, 그 후 죽을 때까지 매년(만년의 극히 단기간 제외) 스토라테고스(장군직)에 선출되어 ‘지상의 제우스’라 불리게 되어 이름은 민주정(民主政)이나 사실은 1인 지배라 할 만큼 페리클레스의 시대를 구가하였으며, 또 이것은 아테네의 최성기이기도 하였다. BC 431년 펠로폰네소스전쟁이 시작되자 굳게 농성(籠城)하는 한편, 해군으로 하여금 펠로폰네소스반도를 위협하는 전술을 취하였다. 그 무렵 그를 권력으로부터 추방하려는 음모가 있어, 아낙사고라스 ·피디아스 등 그의 측근들이 기소 당하였으나 그를 실각시키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전쟁과 때를 같이하여 아테네에 유행한 질병에 걸려 병사하였다.

 

연극 <페리클레스>는 2010년 화동연우회에서 이현우 역, 김광림 연출로 공연되고, 신구, 이기용, 이관영, 이석희. 최용철, 이수문, 임진택, 최용민, 정한용, 강영건, 이근희, 김태범, 이현우, 김승환, 김재환, 손선근, 임대일, 윤동환, 이준원, 유태웅, 김현균, 김용균, 안석천, 이재준, 김명식, 이채상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페리클레스>는 1984년 영국 BBC에서 제작해, 데이빗 휴 존스가 감독하고, 마이크 그윌라임 (페리클레스 역), 아만다 레드만 (마리나 역), 존 우드빈 (안티오쿠스 왕 역), 아네트 크로스비 (디오니자 역)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타이어의 왕 페리클레스는 앤티어크의 공주를 부인으로 맞으려고 앤티어크에 갔다가 앤티어크의 왕 앤타이어커스의 적이 되고 만다. 페리클레스는 앤티어크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조국 타이어를 떠나 바다건너 타서스로 향한다. 타서스에 도착하여 머물던 페리클레스는 집요한 앤타이어커스의 추적을 피하여 다시 바다로 나간다. 폭풍을 만나 표류하던 페리클레스는 펜터포리스의 해안에서 어부들에게 구출된다. 페리클레스는 어부들의 도움으로 펜터포리스의 궁중무술대회에 참가하여 우승하고 그 나라의 공주 세이사와 결혼한다. 앤타이어커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페리클레스는 고국 타이어로 돌아가기 위해 왕비 세이사와 함께 다시 바다로 나간다. 그러나 다시 폭풍이 불고 왕비 세이사는 배 위에서 아기를 낳다가 죽는다. 페리클레스는 왕비를 바다에 수장하고, 갓 태어난 딸을 인근 타서스의 왕에게 맡기고 타이어로 떠난다. 수장되어 에피서스의 해안에 떠밀려온 된 왕비는 세리먼에게 발견되어 생명을 되찾았으나 간밤의 폭풍으로 남편이 죽었다고 판단하고 속세를 떠나 에피서스의 신전으로 들어간다. 타서스의 왕비 다이어나이저는 타서스에서 성장한 페리클레스의 딸 마리나를 시기하여 암살하려 한다. 마리나는 살해당할 위기에서 해적에게 납치되어 목숨은 건지나, 미틸리니의 유곽으로 팔려가게 된다. 딸을 데려가기 위해 타서스에 도착하여 마리나가 죽었다고 전해들은 페리클레스는 실의에 빠져 바다를 떠돌다가 식량을 보급받기 위하여 정박한 미틸리니에서 딸 마리나를 찾게되고, 이에 대해 신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찾아간 에피서스의 신전에서 죽은 줄 알았던 부인과 재회한다.

 

무대는 전체가 모래밭이다. 전반부에는 중간막이 내려진 상태에서 샹들리에 가 바닥에 떨어져 있고, 사람의 얼굴모습이 담겨진 병 형태의 조형물이 무대 여기저기에 깔려있다. 중앙에 나침반을 확대시킨 형태의 조형물이 자리를 잡고, 배경 막에도 나침반을 확대시킨 영상이 투사되어, 시간과 세월의 흐름을 조형물을 통해 구현시킨다. 무대 오른쪽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이고, 장면에 따라 피아니스트가 등장해 연주를 한다. 피아노 앞에 놓인 플라스틱으로 된 백색 조형물이 시체를 넣어둔 관으로 사용된다. 여러 개의 평상형태의 조형물 세 개를 배우들의 이동시켜 장면변화마다 사용하고, 후반부에는 마치 자유의 여신상의 얼굴부분모습의 조형물을 무대 오른쪽에 쓰러뜨려놓고, 출연자들이 그 위로 오르내리며 연기를 한다. 무대왼쪽에는 객석방향으로 뻗은 작은 나무널판이 뱃머리나 선창 역할을 한다. 배경 막을 올리면 토월극장의 무대 깊숙한 부분까지 확장되고, 그 부분은 극의 대미에 여제사장의 신전으로 설정된다. 모래먼지를 방비하기 위해 네 명의 출연자들이 물통을 짊어지고 분무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부분조명으로 원형의 공간을 만들어 동선을 강조하고, 마리나가 부르는 노래는 독특하고 신비스런 곡이라 기억에 남는다.

 

연극은 도입에 백발이 보이는 남성이 등장해 해설자 역할을 하고, 젊은 페리클레스가 나이가 든 후에는, 젊은이 대신 백발의 페리클레스 역을 맡아한다. 대단원에서 그 백발 남성이 해설자 역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유인촌 남윤호 부자가 2인 1역으로 젊은 페리클레스와 나이든 페리클레스 역을 맡아 호연과 열연을 펼치며 연극을 이끌어 간다. 최우리가 페리클레스의 딸 마리나 역으로 출연해 젊은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김은희, 이국호, 전중용, 한윤춘 등이 호연을 보이며, 연극의 기둥역할을 한다. 김대진, 정제우, 장현석, 김진곤, 조찬희, 장지아, 김도완, 한인수, 김상보, 이화정, 김호준, 정원창 등의 열연이 극의 주춧돌 역할을 해내고, 김범진과 서동오가 대조되는 체구로 감초역할을 해내 갈채를 받는다.

 

무대미술·감독 임일진, 조명 여국군, 의상 도연, 분장 전주영, 소품 이은규, 영상 김장연, 작곡 장영규·배승혜, 피아노 이현애, 무술감독 이국호, 움직임 김도완·이화정, 드라마터그 이현우, 조연출 이대웅·이현애, 조연출보 한소미, 무대미술 보조 오미연, 조명보조 전진철·이은주, 의상보조 권가용·이정운·김소현·한수진, 분장보조 최준영·이애리·이슬지, 그 외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현우 역, 양정웅·김세한 각색, 양정웅 연출의 <페리클레스>를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5월 20일

 

7, 극단 애플씨어터의 안똔 체홉 작, 전 훈 번역 연출의 <파더레스>

 

성대입구 아트씨어터 문에서 극단 애플씨어터의 안똔 체홉 원작, 전 훈 번역·연출의 <파더레스(Fatherlessness)>를 관람했다.

 

<파더레스(Fatherlessness)>는 <피아노를 위한 미완성 희곡> 또는 <플라토노프(Platonov)>>로 명칭되기도 한다.

 

<피아노를 위한 미완성 희곡>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은 <플라토노프(Platonov)>이다. 체호프가 쓴 최초의 희곡이자 미완성 희곡이다. 체호프 전집에는 <아비 없는 자식>으로 들어가 있다. 원작의 주인공인 <플라토노프>는 35세의 시골학교의 교사이다. 이야기는 미모의 미망인 안나의 귀향파티에서 출발한다. 안나의 아들 세르게이와 결혼한 소피는 시어머니의 귀향파티에 참석해 뜻밖에 7년 전에 헤어진 옛 연인 <플라토노프>와 재회한다. <플라토노프>에게는 평범한 주부모습의 부인 싸샤가 늘 상 따라다닌다. 소피는 자신의 연인이었고, 이상적인 남성이었던 사람이 볼품없는 여인과 결혼한 것에 실망한다. 반면에 <플라토노프>는 지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여인 소피가 어째서 한심한 ‘마마보이’ 귀족과 결혼했는지 의아해 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엔 7년 동안 잊고 있던 사랑에 다시 불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사랑에 욕정이 몇 배나 강해져…. 연극은 러시아식 별장에 모인 많은 인물들의 얘기와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미묘하게 변화해가는 두 사람의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불륜장면에서 관객은 두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면 어쩌나 하고 걱정까지 하면서 관극을 하게 된다. 그런데 <플라토노프>를 좋아하는 다른 여인들, 미망인 안나를 비롯한 다른 젊은 여인들이 그에게 다가가 몸과 마음을 밀착시키는 장면이 연출되면, <플라토노프>는 습관처럼, 성중독자처럼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그러한 성중독은 출연자 모두에게 전염되듯 퍼져나간다. 미망인 안나에게 청혼을 하려던 대지주 뽀르피는 이러한 안나의 모습에 아연실색한다. 거기에 안나를 사랑하는 집시풍의 낭인 오싶이 등자하면서 연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오싶은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듯 안나를 위해서는 희귀동물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까지 사냥이나, 도적질을 해서 가져다 바치는 인물이다. 여기에 바람둥이 시골의사 니꼴라이의 욕정행각이 첨가되면서 이들의 성적타락과 성적광란을 농노출신의 부호 게라심이 피아노 연주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이미 하늘 아버지인 신이 외면하거나, 아득히 사라진 듯, 욕정의 해일은 그들을 덮쳐버린다,

 

대단원에서 불륜이 들통 난 <플라토노프>는 총격으로 사살이 되고, 그의 부인 싸샤와 그와 관계를 맺었던 모든 여인들의 눈물 속에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2009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공연된 러시아 공연단의 유리 코르돈스키 연출의 <파더리스니스(Fatherlessness)>에서는 무대를 난파선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설정을 했는데, 이번 연극에서는 무대 상수 쪽에 커다란 풀장을 만들어, 출연자들이 수영을 하거나, 물로 뛰어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하수 쪽 벽 앞에 건반악기를 비치해 연주를 하도록 하고, 벽면에 원형의 타겟 판을 부착시켜, 거기에 출연자들이 타겟을 던지고, 또 불꽃놀이 폭죽을 들고 무대를 누비기도 한다. 여성출연자들의 수영복 착용이 남성관객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이진하, 서석규, 서담희, 김원경, 박현욱, 안나영, 윤국로, 이동규, 윤국로, 이동규, 박제아, 이재혁, 이 솔, 김성수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은 2시간 30분의 공연시간동안 관객을 연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음향디자인 Nikita Project·박현욱, 의상디자인 아오리 모다, 일러스트 Leshwii@gmail.com, 무대디자인 드미트리 제이 에이치, 조명디자인 Team 3XL, 조연출·드라마트루크 임주희, 무대감독 김정헌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안똔 체홉학회 주관, 극단 애플씨어터의 안똔 체홉 원작, 전 훈 번역·연출의 <파더레스(Fatherlessness)>를 한편의 명화 같은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7월 23일

 

8, 극단 로얄씨어터의 운여성 예술감독, 국민성 작, 류근혜 연출의 <불편한 동거>

 

대학로 브로드웨이 아트홀에서 극단 로얄씨어터의 윤여성 예술감독, 국민성 작, 류근혜 연출의 <불편한 동거>를 관람했다.

 

국민성 작가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아버님 전상서> <탄금대의 소리별> <여자의 일생> <정조의 꿈> <어린이 난타> <악극 유랑극단> <뮤지컬 천도 헌향가> <잃어버린 세월> <뮤지컬 영원지애> <태자 햄릿> <장금이의 꿈> <불명의 처> <애수의 소야곡> <충무로 국제영화제 개막식 시나리오> <레미제라블> <문> <6 29가 보낸 예고 부고장> 그 외의 다수 작을 집필, 또는 각색 공연한 출중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류근혜 연출가는 현재 한국여성연극인회 회장으로 상명대 미술학과 출신이다. 대학시절 연극을 시작으로 1980년 극단 광장 연출부에 들어가, 연출을 시작해 100여 편의 연극을 연출했다. 혜화동 1번지 연극실험실 1기 동인으로 출발, 공연예술진흥회 청소년 축제 지도위원, 전국청소년연극제 심사위원, 전국대학연극제 심사위원, 전국연극제 심사위원, 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부회장, 현 상명대 연극학과 겸임교수, 현 극단 로얄 씨어터 상임 연출로 활동 중인 연극계의 선도자다.

 

<불편한 동거>에서 등장하는 4인의 남성,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손자는 모두 희랍인 조르바(Βίος και Πολιτεία του Αλέξη Ζορμπά)>의 작가 니코스 카잔스키(Νίκος Καζαντζάκης)의 열정적인 독자이자 추종자다.

 

니코스 카잔스키(Νίκος Καζαντζάκης, 1883~1957)는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동 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지형적 특성과 터키 지배하의 기독교인 박해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 민족주의 성향의 글을 썼으며, 나중에는 베르그송과 니체를 접하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투쟁적 인간상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소설 <십자가에 못 박히는 그리스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데, 시적인 문체의 난해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니코스 카잔스키는 1883년 오스만 제국 치하 크레타 섬의 이라클리오에서 태어났다. 1902년 아테네 대학교에서는 법학을 공부했으며, 재학 도중 수필 <병든 시대>와 소설 <뱀과 백합>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희곡도 쓰기도 했다. 1907년에는 파리로 유학했으며 베르그송과 니체 철학을 공부했다. 1911년 그리스로 돌아와 갈라테아 알렉시우와 결혼했으며 제1차 발칸 전쟁이 발발하자 육군에 자원입대하여 베니젤로스 총리 비서실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1917년 고향 크리티 섬에 돌아와 후에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알렉시스 조르바의 모델이 된 요르고스 조르바와 함께 갈탄 채굴 및 벌목 사업을 했었으며, 이것이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Βίος και Πολιτεία του Αλέξη Ζορμπά)>로 발전하였다. 1919년 베니젤로스 총리에 의해 공공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1차 대전 평화 협상에 참가하기도 했으나 이듬해 베니젤로스의 자유당이 선거에 패배하여 장관직을 사임하고 파리로 갔으며 그 후 유럽을 여행했다.

 

1953년 소설 <미할리스 대장>이 발간되자 그리스 정교회는 맹렬히 카잔차키스를 비난했으며 이듬해 로마 가톨릭 교회도 <최후의 유혹>을 금서 목록에 올리기도 했다. 이후 카잔차키스의 소설은 그리스에서 일시적으로 출간되지 않기도 했다. 1955년에는 그리스 왕실의 도움으로 <최후의 유혹>이 그리스에서 발간되었다.

 

1956년에는 국제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57년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을 여행했으며 일본을 경유해 돌아오는 도중 백혈병 증세를 보여 급히 독일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때 알베르트 슈바이처박사와 만나기도 했다. 고비를 넘겼으나 독감에 걸려 10월 26일 독일에서 사망했다.

 

불교의 영향을 받기도 했으며 베르그송과 니체의 영향을 받아 인간의 자유에 대해서 탐구, 한계에 저항하는 투쟁적 인간상을 부르짖었다. 대다수의 작품에서 줄거리 전개보다는 사상의 흐름을 강조했으며, 1951년과 1956년, 노벨 문학상후보로 지명되어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대표작으로는 후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최후의 유혹>과 <그리스인 조르바(Βίος και Πολιτεία του Αλέξη Ζορμπά)>,<오디세이아>(시)가 있다. 이중 소설 <미할리스 대장>과 <최후의 유혹>은 그리스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으로부터 신성모독을 이유로 파문당할 만큼 당시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니코스 카찬차키스는 교회로부터 반기독교도로 매도되는 탄압을 받았어도, 평생 자유와 하느님을 사랑한 그리스도인이었다.

 

극작으로 1946년에 <카포디스토리아스>, 1959년에는 <배교자(背敎者) 율리우스>, 1962년에는 <메리사>가 각기 공연되었다.

 

무대는 오 씨 가족의 자택이다. 말끔하게 정리된 거실이 눈에 띠고, 벽에 걸린 그림액자, 중앙의 커다란 안락의자, 작은 장, 그리고 TV모니터가 객석에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연극은 도입에 암전상태에서 영화 <희랍인 조르바>로 잘 알려진 미키스 데오도라키스 (Mikis Theodorakis)의 부즈키(Μπουζούκι) 연주곡이 깔리면서 조명이 들어오면, 미모의 가정부가 무용을 하듯 집안 청소를 하는 광경이 펼쳐지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이 가정부의 모습을 탐내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일을 마친 후 손을 내미는 가정부의 행동이 몇 차례 반복이 되고, 아버지가 돈 봉투를 쥐어주고 나서야 가정부는 인사를 하고 집을 떠난다.

 

80이 가까운 할아버지는 만도린과 흡사한 그리스 악기 부주키(Μπουζούκι)를 즐겨 연주하고, 60이 가까운 아버지는 대학에 출강을 한다. 40이 가까운 아들은 연극연출가인데, 5년 동안 활동이 없이 빈둥거리기만 하고, 미모의 젊은 여인이 파출부 겸 가정부 노릇을 하러 이 집을 들락거리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이 연령에 관계없이 가정부에게 관심을 보이고, 아들은 밥과 음식 만드는 일을 도맡아 하며 “장가가라.”는 아버지의 성화를 받는다. 아들은 동료 연극인과 가끔 만나 차기 공연할 작품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런 오 씨 가족에게 최 씨 성을 가진 고교생 한명이 불쑥 찾아온다. 고교생은 자신은 업소에서 일을 하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으나, 출산과 동시에 어머니가 죽어, 아버지를 모르는 채 자라난 고아이고, 자신을 친 자식처럼 데려다 길러준 아버지가 최 씨라서 최라는 성을 붙인 것이라 털어놓는다. 그리고는 어릴 적 유품을 보이면서, 바로 오 씨 집과 연관이 있어 찾아 왔고, 관련된 인물이 바로 연극연출가인 이 집 아들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부인과 사별해 홀로 있는 할아버지와 부인과 이혼하고 혼자 있는 아버지는 고교생의 등장에 환호를 하며 반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모르는 아들은, 집에 돌아와 자신의 아들이라는 고교생을 만나 깜짝 놀란다. 그리고는 단 한번 몸을 밀착시킨 업소 여성에게서 태어난 자식을 선뜻 자신의 자식이라고 인정하지 못한다. 가족들은 유전자 검색을 하도록 종용을 한다. 그러던 중 손자벌인 고교생이 자신들처럼 니코스 카잔스키(Νίκος Καζαντζάκης)의 작품 <희랍인 조르바(Βίος και Πολιτεία του Αλέξη Ζορμπά)>를 좋아하고, 그와 연관된 희곡을 집필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증손자 겸 손자를 보게 된 것을 기뻐한다. 그리고 아들이 예수를 믿기에 제사를 아니 지내니, 평소 몹시 섭섭해 하던 판에, 손자가 불교를 믿고 제사도 당연히 지낸다고 하니, 대 환영을 한다. 이런 경황 중에 연출가인 아들은 자신의 아들이라는 고교생의 작품을 동료연극인과 상의해 공연관련 기획사에 보낸다. 하늘의 도움인지 기획사에서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연락이오고, 연극으로 공연도 하게 되니,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손자 모두는 기쁨으로 충만하다.

 

대단원은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가정부의 춤추듯 청소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손자가 가정부를 황홀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재현된다. 돈 봉투를 손에 쥐고 가정부가 퇴장하면, 검은 정장을 4인의 가족이 등장해 영화 <희랍인 조르바(Βίος και Πολιτεία του Αλέξη Ζορμπά)>에서 안소니 퀸이 미키스 데오도라키스 (Mikis Theodorakis)가 작곡한 부주키(Μπουζούκι) 연주곡에 맞춰 춤추는 명장면처럼, 할아버지와 연극연출을 하는 손자. 아버지와 희곡작가지망생인 손자와 함께 부주키 음률의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연극은 우레와 같은 갈채와 함께 마무리를 한다.

 

윤여성이 아버지, 강희영이 할아버지, 김수진이 가정부와 연극동료, 유지원이 연극연출을 하는 아들, 송인환이 고교생 역으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과 열연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폭염 속에서 청량감을 만끽함은 물론 폭소와 갈채를 유발시키며 연극을 한 편의 납양물(納陽物)로 이끌어 간다. 이경미와 강정민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무대디자인 김민섭, 무대제작 송용일, 조명디자인 이상근, 무대감독 박인환, 음향 박은영, 소품 이수진, 의상 이상은, 조연출 유지원, 진행 김태호·안정현·한명환, 기획 유준기, 기획총괄 이재현, 홍보 장소영, 스태프 이대영·장석우, 진행 박채옥 등 스태프 모두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극단 로얄씨어터의 윤여성 예술감독, 국민성 작, 류근혜 연출의 <불편한 동거>를 연출력이 감지되는 친 대중적인 공연물이자 고품격 고수준의 걸작희극으로 창출시켰다.

8월 11일

 

9, 2015 SPAF 공식초청작 극단 서울공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형택 연출의 <햄릿 아바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015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식초청작 극단 서울공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아스파드 데부·김소이 안무, 임형택 연출의 <햄릿 아바따(Avataar)>를 관람했다.

 

아바타(Avatar)는 자신의 분신을 가리킬 때 ‘아바타(Avataar)’란 표현을 쓰는데, 이는 원래 힌두교의 비쉬누 신과 관련된 말이다. 비쉬누 신이 어지러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 또는 반신반인의 모습으로 출현을 한다.

 

<햄릿 아바따(Avataar)>는 극단 서울공장의 출연진과 인도의 현대무용가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의 무용, 그리고 여가수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의 신비스런 가창력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연출된다.

 

인도의 국보급 안무가인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는 독일 피나 바우쉬, 영국 핑크 플로이드, 런던 마사 그레이엄, 뉴욕 호세 리몬 등 세계 각국의 예술인과 협업을 해온 글로벌 아티스트다.

 

1983년 11월 26일에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의 초청공연이 공간사랑에서 열렸다. 인도의전통무용을 배운 다음 본격적인 현대무용기법을 익힌 무용가로서 31개국에서 공연을 했다.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은 미모의 집시풍의 여가수다. 바울은 방랑하는 탁발승이란 의미이다.

 

사찰에서 예불 후, 스님들이 네 개의 사발 같은 나무그릇에 밥, 반찬, 국, 물을 담아 식사를 하는데, 그것을 발우공양이라고 한다. 발우공양의 발우가 바로 바울과 같은 뜻이다.

 

또한 바울(Baul)은 범어인 ‘바툴(Vatul)’, ‘바훌(Vahul)’에서 유래되었는데 ‘바람으로 인해 미쳤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바울(Bauls)’은 음악을 통하여 신에게 다가고자 노력하는 방랑 신도를 일컫기도 한다.

 

그렇기에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의 무대에서의 모습과 열창은 신비스럽고 신성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고, 속세의 광기와 첨가되어 음악적 신비스러움을 나타내고 있다. 아마도 ‘바울’의 유행은 그 보다 훨씬 전에 시작되었겠지만 이들 ‘바울’의 노래의 추적 가능한 연대는 18세기까지 소급될 수 있다. 바울은 공명악기인 반스리(Bansri)와 북 형태의 고피 야안트라(Gopi Yaantra)를 사용한다.

 

무대장치는 무대좌우로 철제 조형물과 받침대를 2m 간격으로 세 개씩 나란히 놓고, 그 뒤쪽에 의자를 배치해 출연자가 앉아서 대기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배경에 연주석이 마련되고 건반악기, 타악기, 기타, 콘트라베이스, 트럼펫, 하모니카를 악사들이 연주한다.

 

배경 앞에 열 그루의 나무를 세우고, 그 앞에 가로 1m 세로 2m 크기의 세 개의 커다란 투명 가리개를 세워, 조명 각도에 따라 거울로도 사용된다.

 

무대 좌우에 배치된 등받이 의자는 후에 무대 중앙 객석 가까이로 옮겨, 그 위에 꽃다발을 놓아 화단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무대 전면에 직사각의 커다란 공간에 물을 채워, 연극 후반부 오필리어의 익사 장면에 사용되고, 무대 아래로 내려와 객석 전면이 동선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가 부왕의 망령 역을 하고,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이 오필리어의 의식과 내면을 표현한다. 햄릿과 배우들의 극중극 장면에서는 기존의 작중인물이 1인 2역으로 배우 역을 한다. 연주자들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며 배경 막 가까이에서 연주를 한다.

 

연극은 도입에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의 하늘 끝까지 울리는 듯한, 맑고 청아한 노래와 함께 그녀가 얇은 백색 막을 서서히 열면서 극이 시작된다.

햄릿과 부왕의 망령의 조우가 춤사위로 시작되고, 아버지가 독살된 것을 햄릿이 알게 된다. 부왕의 급작스런 죽음에 따른 숙부의 대관식이 이어지고, 햄릿의 모친 거트루드와 숙부 클로디어스의 혼례로 이어지면서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어스와 오라비 레어티즈의 모습과 동태가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키지만, 햄릿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침잠된다. 연극은 원작의 분위기를 따라가지만,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의 춤과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의 노래, 그리고 출연자들의 열연은 관객을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경지로 이끌어 가면서 관객을 완전히 연극에 몰입시킨다.

 

3막 1장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다”는 무대 아래 객석 가까이에서 시작되고, 극중극 장면은 출연자들이 1인 2역으로 배우 역을 하는 것으로 처리되고, 숙부의 고뇌와 후회의 대사는 배경 가까이에서 햄릿이 칼 대신 권총을 겨누는 장면으로 연출되고, 햄릿이 모친 거트루드 왕비와 하는 대사를 엿듣는 폴로니어스를 살해하는 장면은, 투명 가리개 뒤에 숨은 오필리어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를 총을 쏘아 쓰러뜨린다는 설정이다. 오필리어의 죽음은 무대전면 객석가까이 조성된 물웅덩이를 사용하고, 대단원에서의 햄릿과 레어티즈의 결투장면은 세이버(saber) 검으로 이뤄진다. 종장은 첫 장면과 마찬가지로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의 맑고 청아하고 애절한 느낌의 노래로 막을 닫으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가 안무와 부왕망령, 파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이 오필리어의 영혼과 바울가수, 황성현이 햄릿, 구시연이 오필리어, 이설이가 거트루드, 이도엽이 클로디어스, 김충근이 폴로니어스, 이미숙이 무덤지기와 광대, 박신운이 호레이쇼, 백유진이 레어티즈, 악사로는 건반 이성영, 트럼펫·하모니카 김여레, 타악 김태훈, 베이스 원훈영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의 무용과 바르바띠 바울(Parvathy Baul)의 노래가 어우러져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낸다.

 

안무 아스타드 데부(Astad Deboo) 김소이, 음악감독 윤경로, 무술지도 이상철, 기술감독 정태진, 무대디자인 임 민, 조명디자인 박성희, 조명어스스턴트 김명식, 조명 팀장 문동민, 사운드디자인 안창용, 사운드 오퍼레이터 조현정, 영상디자인 김 민, 의상디자인 자혜숙(상명대 교수), 의상 어시스트 한보경, 의상팀 김경민·이희주, 사진 Amit Kumar·한세영· 영상연출 강남, 프로듀서 InKo Centre 등이 조화의 극치를 이루어, 극단 서울공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형택 각색 연출의 <햄릿 아바따(Avattar)>를 2015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식초청작에 걸 맞는 고품격 고수준의 명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10월 9일

 

10,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찌쥔샹 작, 문성재 역, 안경모 각색, 황준형 연출의 <무협활극 조 씨 고아>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한명구 예술감독, 찌쥔샹(紀君祥) 작, 문성재 역, 안경모 각색, 황준형 연출의 무협활극 <조 씨 고아(趙氏孤兒)>를 관람했다.

 

찌쥔샹(紀君祥)은 원대(元代) 잡극 작가로, 천상(天祥)이라고도 부른다. 그는 대도(大都) 사람이며 13세기 후반 원 세조(世祖) 지원(至元) 연간(1264∼1294)에 활동했던 기록이 있다. 그의 작품은 잡극 <여피기(驢皮記)>, <판차선(販茶船)>, <송음몽(松陰夢)>, <조씨 고아(趙氏孤兒)>, <한퇴지(韓退之)>, <조백명착감장(曹伯明錯勘贓)> 6 종이며, 현재 <조씨 고아> 완정본과 <송음몽(松陰夢)> 곡사(曲詞) 1절(折)만이 남아 있다.

 

​<조 씨 고아(趙氏孤兒)>는 18세기 초에 이미 프랑스어로 번역된 비극(悲劇)이다. 철학자 볼테르는 이 작품을 유럽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 출중한 걸작이라 평했다.

 

​​이 작품은 <사기(史記)>에 나오는 춘추(春秋) 진(晉)나라 영공 때의 간신 도안고(屠岸賈)와 충신 조순(趙盾)에 관한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뤘다.

 

​기원전 6세기 경, 우매하고 무능한 진나라 영공은 간신 도안고(屠岸賈)를 총애하여 그에게 벼슬을 내리고 병권을 준다. 정무를 관장하던 조순(趙盾)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도안고는 조순을 모해해, 반란죄를 덮어씌워 조 씨 일가를 몰살시킨다.

 

​조순의 아들 삭과 부인 장희 공주는 화를 면하지만 도안고는 조삭을 자살하게 만들고 만다. 공주 또한 얼마 안 있어 아들을 낳고 조 씨 가문의 유일한 혈육인 그 아이를 가족의 주치의였던 정영(程嬰)에게 부탁하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정영(程嬰)은 약상자에 아이를 숨긴 채 몰래 빠져 나오는 데 성공하지만, 아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 도안고(屠岸賈)의 눈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친아들과 바꿔 치기 해 죽게 만들고, 도안고(屠岸賈)를 아이의 양아버지로 삼게 해 안전을 도모하게 된다. 그 역시 도안고(屠岸賈)의 수하로 들어가 굴욕적인 삶을 살게 되고,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두 아버지를 모시고 성장한다. 그리고 그 아이인 정발이 20세가 되던 해, 정영(程嬰)은 자신이 쓰고 그림으로 그려서 만든 조 씨 일가의 멸족사건과 그것을 주도한 장본인 도안고(屠岸賈), 조 씨 가문의 유일한 혈육이 피신을 해 목숨을 보전하도록 만들고, 그것을 도와 준 은인 공손저구 등 그 전모를 밝힌 액자를 펼쳐 보여주고, 그 아이 정발이 바로 조 씨 고아임을 알리지만, 그것을 반신반의하는 모습에 자신의 팔목을 잘라, 복수를 결심하도록 만든다. 그 장면을 보고 진정임을 확신한 조 씨 고아는 복수의 칼을 높이 뽑아들고, 가문의 원수인 도안고(屠岸賈)를 살해한다. 진실이 밝혀지자 진(晉)나라 왕 영공은 억울하게 죽은 조순(趙盾) 대신 조씩 고아로 하여금 부친 조순(趙盾)의 재상 직을 이어가도록 윤허(允許)한다는 내용이다.

 

​<조 씨 고아(趙氏孤兒)>는 고아를 중심으로 고아를 지키려고 하는 인물과 고아를 찾아 없애려고 하는 인물 간의 갈등을 통해 유교적인 봉건사상과 권선징악을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죄 없이 박해당하는 선량하고 올바른 사람을 구하려는 정의 실현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동서고금에서 많은 반향을 일으켜 왔다.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조 씨 고아(趙氏孤兒)>는 무협활극으로 각색 연출되고, 망사막에 정영(程嬰)이 두루마리에 그린 조 씨 일가의 멸족사건과 조 씨 고아의 탈출기가 하나하나 상징적인 그림영상으로 투사되면서 극적 전개가 이루어지고, 장면전환마다 펼쳐지는 무술장면과 극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 그리고 의상과 소품에서 시대적 역사적 배경을 감지할 수 있도록 연출된다. 악사들의 연주가 분위기 창출을 주도하고,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열연, 호연은 관객을 극에 몰입 심취하도록 만든다. 특히 대단원에서 조 씨 고아가 복수의 칼을 뽑아들고, 낳은 정과 기른 정 앞에서 고뇌하다가 칼을 떨어뜨리자 원수 도안고(屠岸賈)가 스스로 자결하는 장면은 우리의 정서에 맞춘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연출가 황준형은 대학시절부터 많은 대학경연에서 단체상 및 연출상을 수상하였으며, 대학 졸업 후,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을 창단하여 “한국공연의 세계화”라는 당찬 포부를 안고 대표 겸 연출로서 작품들을 이끌어가고 있다. 꾸준한 작품개발의 노력으로 19명의 상주단원들을 거드리며 작품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세계 공연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차세대 연출가이다. 2015년에는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AYAF”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연출가)에 선정되는 성과를 얻기도 하였다. 또한, 대한민국에서는 최초로 세대2대 공연 페스티벌로 꼽히는 아비뇽오프페스티벌에 2016년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으며, 이밖에도 2017 MIAMI HISPANIC THEATER INTERNATIONAL FESTIVAL 공식초청, 2017 International Theater Festival of Intergration and Recognition Formosa 공식초청의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시장에 한국공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재욱, 신한울, 이기복, 배아영, 한기헌 한지혜, 김지운, 주창환, 전창근, 황석용, 배정웅, 김성재, 이성수, 이지훈, 송광호, 김명연 등 출연자 전원의 기량과 열정이 무대 위에 움직이는 한 폭의 그림처럼 극 전개에 따라 펼쳐져, 관객을 두 시간 가까이 사로잡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해금 변승주, 신디사이저 김빛나, 강예신의 타악 등 연주들의 연주가 극적 조화를 이루어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한명구, 제작감독 장형욱·김종식, 조명 김영빈, 의상 이현지, 음악 강은구, 영상 윤민철, 분장 장영림, 기획피디 최현철·김지윤, 기획 임지현, 조연출 박차오름, 사진 김태윤, 그래픽디자인 퐁당디자인, 홍보마케팅 바나나문프로젝트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찌쥔샹(紀君祥) 작, 문성재 역, 안경모 각색, 황준형 연출의 무협활극 <조 씨 고아(趙氏孤兒)>를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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