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6년 6월 공연총평
6월에는 불볕더위 속에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청주대회, 문화예술위원회 주관 원로연극제, 그리고 제2회 서울 시민연극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6월 공연작을 평하고, 원로연극제, 제2회 서울 시민연극제 등은 별도로 평한다.
1, 제15회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연극 선정작 김슬기 작 전인철 연출의 크레센도 궁전
CJ 아지트 대학로에서 CJ 문화재단의 제15회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연극 선정작, 조광화 배삼식 예술감독, 김슬기 작, 전인철 연출의 <크레센도 궁전>을 관람했다.
김슬기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출신으로201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등단하고, 2011년에 봄 작가 겨울무대와 2012년 한국공연예술센터 제작, 오유경 연출의 <서글퍼도 커튼콜>로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후 <이건 노래가 아니래요> <ctrl A씨> <미성년으로 간다> 등을 발표 공연한 탁월한 미모의 여성작가다.
전인철은 강원도 바닷가 태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출가다. <고요> <시동라사> <숭우삼촌> <그날들> <채상하나씨> <왕은 죽어가다> <터미널> <목란언니> <노란봉투> <갈매기> <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고제> 등을 연출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연출가이자 극단 돌파구의 대표다.
무대는 궁중의 월대 같은 정사각의 단을 방으로 설정하고, 정면에 방문이 있다. 백색의 삼면 벽에는 반으로 쪼갠 온갖 잡동사니가 마치 조형예술 전시 작품처럼 부착되어 있고, 방 한가운데에는 천정에서부터 내려온 줄에 그네 같기도 하고 침상 같기도 한 직사각의 두꺼운 판자가 매달려 있어, 출연자들이 걸터앉거나 눕기도 한다.
오른편 벽 선반에는 포도주 병이 있고, 극 전개에 따라 엎어져 쏟아지거나 잔과 함께 음용되기도 한다. 극의 후반에 출연자가 새 포도주 병을 선물로 가져온다. 극의 중간에는 출연자들이 왕자와 공주로 보이는 복장과 금관을 쓰고 등장하고, 회상장면과 현실이 복합적으로 구성 연출된다. 효과음으로는 남성의 가래 끓는 기침소리가 간간이 들려나온다. 영상을 투사해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연극은 도입에 어머니의 걸레질 장면에서 출발한다. 줄에 매달린 침상형태의 조형물을 깨끗이 닦는다. 늘씬한 키와 예쁜 모습의 딸이 등장하고, 일반 가정과 마찬가지로 과년한 딸의 결혼문제가 모녀간의 대화가 되고, 중간 중간 아버지의 기침이 효과음으로 나온다. 아들은 일찍 저세상 사람이 된 것으로 설정이 되지만, 어머니와 딸의 환상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어머니의 삶의 질곡에 관객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제대로 된 직장을 다녀보지 못한 딸과 그러한 딸의 결혼하지 못 하는 입장도 마찬가지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극중 모녀의 갈등이 증폭된다. 갈등은 아버지의 가래 끓는 기침소리로 중단되기도 한다. 딸은 우연히 만난 청년에게 마음을 기울인다. 청년도 상대의 미모에 이끌린다. 그러나 두 사람은 10년 가까운 나이의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어머니 앞에 모습을 보인다. 청년이 자신의 딸보다 훨씬 어린 나이이지만 어머니는 명문대 출신이라는 소리에 반가움을 드러낸다. 그러나 명문대가 아니라 비슷한 명칭의 대학이라는 것에 어머니의 실망과 분노가 폭발한다. 그 자리에 엎어진 포도주 병처럼 분노가 뿜어져 나온다. 분노폭발로 청년은 혼비백산한 채 도망치듯 떠나가고, 모녀만 더욱 으르렁거리다가 거세진 아버지의 기침소리에 겨우 언성이 수그러든다. 그러나 이 일로 해서 어머니의 치매증세가 드러나고, 죽은 아들의 모습이 현실처럼 등장한다. 아들과 딸의 모습은 왕자와 공주 같고 차림새 역시 그렇지만 현실은 정 반대이니 어찌 하랴? 연극에서 모녀의 절망은 관객의 현실처럼 다가오고, 과년한 미혼의 여성관객이나 과년한 딸을 둔 나이든 부모에게는 자신의 일처럼 깊디깊은 안타까움과 서글픔으로 가슴이 저려든다. 그러다가 대단원에서 청년이 새 포도주 병을 들고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관객과 모녀의 절망은 환희로 바뀌고, 환한 웃음과 박수소리 속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강애심, 김소진, 권 일, 김민하 등 출연진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작중인물을 제대로 부각시켜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디자인 이윤수, 조명디자인 정태민, 조명보 최인수, 조명오퍼 김보란, 음악 장한솔, 분장 장경숙, 의상디자인 김우성, 의상보 심새늘, 영상디지인 정병목, 영상기술감독 윤인철, 영상프로그래머 신다연, 매니저 이경빈, 홍보 이유진, 마케팅 박기현, 그래픽 브이 에이 등 지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CJ 문화재단의 제15회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연극 선정작, 조광화 배삼식 예술감독, 김슬기 작, 전인철 연출의 <크레센도 궁전>을 기억에 길이 남을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6월 2일
2,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안톤 체호프 작 오종우 역 펠릭스 알렉사 연출의 갈매기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안톤 체호프 작, 오종우 역, 펠릭스 알렉사 연출의 <갈매기>를 관람했다.
펠릭스 알렉사(Felix Alexa 1967~)는 국립 부카레스크 대학에서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1993년부터 국립 부카레스크 대학의 연극영화과에서 연출부 교수로 재임중이다. 1992~1993년에는 피터부룩의 조연출로 일하면서 클라우드 드뷔시의 <펠라스의 표현>이라는 작품을, 파리에서 유진 이오네스코 (Eugene Ionesco)의 <의자들>이란 작품을, 세계적인 국립대학(서울, 베이징, 시드니, 상해, 뉴델리, 싱가포르)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루마니아의 국립극장인 부카레스크 극장의 상임연출가로 루마니아의 젋은 연출가들 중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가이기도 한 알렉스는 현재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펠릭스 알렉사(Felix Alexa)의 주요 연출 작품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베로나의 두 신사> <리처드 2세>, 고골리의 <검찰관> <광인일기, 체호프의 <벚꽃 동산> <바냐 아저씨>, 게오르그 뷔히너의 <레온스와 레나>, 알베르 카뮈의 <오해> 니콜라이 에르트만의 <자살>등이고, 2014년 국립극단의 <리처드 2세>를 연출해 그 탁월 한 연출기량을 보였다.
번역을 한 오종우는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연극연구회를 창설해 체호프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번역하고 연출했다.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있다.
오종우는 시대를 가로질러 살아남은 작품들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을 읽어내며,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열어주는 예술의 현재적 가치를 강의하고 있다.
왜 예술은 인류의 역사에서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을까,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보이는 것 너머를 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이 책의 기반이 된 강의인 ‘예술의 말과 생각’은 성균관대학교 최고의 명강으로 꼽히며 성균관대 티칭어워드(SKKU Teaching-Award)를 수상했다.
그의 강의실에서는 도스토옙스키와 체호프의 소설, 피카소와 샤갈의 그림,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타르콥스키의 영화, 베토벤의 교향곡과 피아졸라의 탱고가 흘러넘친다.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이 폭발했던 순간으로의 여행이 시작되고,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던 예술이 주는 감동이 살아나는 곳이다.
저서로는 《러시아 거장들, 삶을 말하다》, 《체호프의 코미디와 진실》, 《대지의 숨, 러시아의 숨표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체호프 단편선), 《벚꽃 동산》(체호프 희곡선), 《영화의 형식과 기호》, 《러시아 희곡》(전2권, 공역) 이 있다.
안톤 체호프(러시아어 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영어 Anton Pavlovich Chekhov, 1860~ 1904)는 의사, 소설가, 극작가다.
체호프는 모스크바 예술극단과의 유대가 강했고, 직접 무대에 서기도 했다. 1901년에 결혼한 “올리가 크니페르”는 예술극단의 여배우이기도 했다.
1887년에 쓰여진 <이바노프>는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희곡 <프라토노프>와 <숲의 정(精)> 실패는 체호프의 극작을 한때 멈추게 했으나, 이 무렵에 쓰인 단막극 <곰>(1888)이나 <결혼신청>(1889) 등은 다행히 성공을 거두었다.
체호프의 본격적인 극작은 1896년의 <갈매기>에서 시작된다. 이 작품 및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은 모두 체호프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근대극 가운데 걸작이며 새로운 형태의 회화극(會話劇)을 확립했다.
<갈매기>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초연 때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으나 2년 후에 다시 새로 설립된 모스크바 예술극단이 다루었을 때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희극으로서 쓰여진 이 작품을 오히려 비극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 연출가 스타니슬랍스키가 진정으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있다고 체호프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튼 이후 체호프의 작품은 모두 모스크바 예술극단이 공연하게 됐다.
무대는 출연자들이 극장 왼쪽 객석 뒤로부터 등장해 계단을 내려와 무대 막을 가리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극장 오른쪽 객석 뒤로부터 출연자들이 내려와 무대로 오른다. 막이 열리면 철제 봉에 장착된 수백의 조명이 무대 아래 내려져 있다가 다시 무대천정으로 상승이 되고, 무대 한 가운데 공중에 가로지른 단이 가설무대로 설정된다. 객석 가까운 무대전면에 좌석이 무대바닥에서 상승해 모습을 드러내면, 무대 좌우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무대의자에 자리를 잡는다. 고공의 가설무대에서 은빛 색상 의상을 입은 젊은 여인의 모노드라마가 시작되고, 1인극이 중단되면 가설무대도 사라진다. 연극이 진행되면 투명한 가리개가 차단벽 구실을 하고, 조명효과에 따라 내부의 인물의 모습이 드러나고, 투명 가리개에 영상이 투사되면 인물의 얼굴이 대형으로 확대되어 눈만 보이기도 한다.
2부에서는 출연자들의 좌석이 무대 안쪽으로 이동 사승되어 배치되고, 조명을 암전시켜 좌석이 보이지 않도록 연출된다. 무대 바닥은 수천 장의 백색의 원고지로 덮이고, 대단원에서는 뇌성벽력과 함께 극장 천정에서 빗줄기가 뽀얀 안개와 더불어 원고지 위로 쏟아지면, 주인공의 절망적인 사랑이 끝나면서 주인공은 권총을 자신의 이마에 겨눈다. 곧이어 총성 효과음과 함께 무대가 암전되면 연극은 끝이 난다.
연극의 내용은 안톤 체호프의 의도대로 희극적으로 연출되지는 않는다. 명 여배우 아르까지나의 아들이자 작가지망생인 꼬스챠는 모스크바에서 귀향한 어머니 일행 에게 자신의 첫사랑 상대인 니나를 출연시켜 1인극을 공연할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꼬스챠는 니나에게 키스를 퍼붓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아르까지나와 명성있는 작가 뜨린고린이 등장하고, 꼬스챠 작 연출의 모노드라마가 시작된다. 니나는 긴장하면서도 연기를 차분하게 펼쳐나간다. 자신의 첫 작품공연에 꼬스챠 역시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그런데 꼬스챠의 어머니 아르까지나는 아들의 공연을 가볍게 여기고 공연 중 큰소리로 떠드는 둥 대수롭지 않은 듯 처신한다, 이 때문에 화가 난 꼬스챠는 공연을 중단하고, 막을 닫아버리고, 자리를 떠난다. 그 사이 니나는 명망 높은 작가 뜨리고린을 소개받게 된다. 뜨리고린이 인사로 좋았다고 하는 소리를 하니, 순진무구한 처녀 니나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리고 니나는 뜨린고린에게 자신은 여배우가 되고 싶다며 마음을 살포시 열어놓는다. 니나와는 반대로 관리인의 딸 마샤는 모두가 떠난 자리에 남은 닥터 도른에게 자신이 꼬스챠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르까지나는 자신의 연기를 자랑하듯 펼쳐 보이고, 아르까지나의 부친 쏘린과 닥터 도른은 언제나처럼 논쟁을 벌인다. 아르까지나는 시내로 나가겠다고 하지만 주택관리인 사므라예프는 말을 내주지 않으려 한다. 자리에 동석해있던 니나는 갈매기를 사냥하고 돌아오는 꼬스챠를 반기지만, 작가 뜨리고린 때문에 기분이 상한 꼬스챠는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자리를 떠난다. 뜨리고린과 니나는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은연중에 마음이 밀착되는 정황을 보인다. 관리인 사므라예프의 부인 뽈리나는 닥터 도른에게 좋아하는 심정을 드러내며 가까이 다가간다. 닥터 도른은 자신은 55세라며 늙은 나이임을 애써 강조를 하지만, 뽈리나에게는 도른의 소리가 더욱 다정하게만 들릴 뿐이다. 관리인 사므라예프의 무례함에 분노한 아르까지나는 뜨리고린과 함께 모스크바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러나 신선한 봄 딸기 같은 니나를 그대로 두어두고 떠날 뜨린고린이 아니다. 뜨린고린은 아르까지나에게 하루만 더 있다가 떠나자고 한다. 관리인의 딸 마샤는 마샤대로 술에 취해 작가 뜨리고린에게 호감을 드러내면서 잔을 건네고, 사랑을 하지는 않지만 메드베젠꼬와 결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한숨 쉬듯 털어놓는다.
이런 경황 중에 꼬스챠는 자신이 사랑하는 니나가 작가 뜨리고린에게 보이는 열정을 감지하고 일종의 시기심과 질투에 따른 증오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로 그친다.
아르까지나는 아들 머리의 붕대를 갈아주면서 아들을 달래고 사랑하는 어미의 마음을 드러낸다. 아들의 공연을 무산시키고, 또한 작가 뜨리고린 때문에 틀어졌던 어머니와 아들의 화해가 이루어지는 듯 보이는 장면이다.
드디어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이 모스크바로 출발하는 날, 니나가 홀로 있는 뜨린고린에게 다가와 갓 피어난 앵두 같은 입술을 마주 댄다. 뜨린고린은 니나에게 자신의 모스크바 주소를 알려주고 떠난다.
2년이 흐른 것으로 설정된다. 그 사이 꼬스챠는 소설가가 된다. 꼬스챠의 설명으로 니나가 뜨리고린의 사생아를 낳고, 아이는 죽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결국 뜨리고린은 니나와 헤어져, 옛 애인인 아르까지나와 재결합하고, 니나는 배우로서 성공하지 못한 채 자신의 고향으로 잠시 되돌아 온 상태다. 관리인의 딸 마샤와 메드베젠꼬는 결혼했지만 두 사람사이에 사랑은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닥터 도른의 종용으로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은 아르까지나의 부친 쏘린을 만나기 위해 돌아온다. 환자이동의자에 몸을 실은 쏘린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인다.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을 비롯해 사람들이 꼬스챠와 대면하고, 뜨린고린은 꼬스챠의 등단을 축하하고, 자신의 친지들이 꼬스챠에 대한 관심을 전한다. 알행은 거실에서 내실로 이동을 해 노름판을 벌인다. 그 사이 혼자 작업실에 남아 집필을 하던 꼬스챠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등장한 초라한 모습의 니나와 상면한다. 꼬스챠는 니나를 반기고 자신은 여전히 니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심정을 몸과 마음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그 소리가 니나에게는 당나귀 귀에 코란을 읊는 격이다. 니나 자신은 여전히 뜨리고린을 사랑하고 있음을 꼬스챠에게 고백한다. 그리고 니나는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꼬스챠를 떠나간다. 니나가 떠나자마자 꼬스챠는 탁자서랍에서 권총을 꺼내든다. 도박을 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간간이 들려나오고, 꼬스챠는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총소리와 함께 무대가 암전되면서 공연은 끝이 난다.
오영수, 이승철, 이혜영, 이창직, 이정미, 이명행, 박완규, 박지아, 황은후, 강주희, 김기수, 장찬호 등 출연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드러난 공연이다. 이혜영이 적역을 맡아 일생일대의 명연을 보인다. 이명행, 김기수, 강주희, 박완규, 박지아의 호연도 기억에 남는다.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의상 김지연, 분장 백지영, 소품 김상희, 영상 윤민철, 윤색 박춘근 등 기술진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난,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안톤 체호프 원작, 오종우 역, 박춘근 윤색, 펠릭스 알렉사 연출의 <갈매기>를 연출가의 기량과 출연자의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21세기에 걸 맞는 한편의 첨단 조형예술연극으로 탄생시켰다.
6월 6일
3, 극단 여행자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각색 연출의 한여름 밤의 꿈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극단 여행자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각색 연출의 한여름 밤의 꿈을 관람했다.
양정웅(1968~)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극단 여행자의 대표이자 상임연출가다.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월간 문학 신인작가상, 히서 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 아름다운 연극인상 최고 스텝상, 제15회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연극부문, 한국연극협회 우수공연 베스트 7,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우수작품상,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대상, 인기상,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문예진흥원 신진연극인,평론가 협회 21세기 기대주 선정되었고, 페스티발 <99마임페스티벌>총무대감독을 했고 국립오페라단 <천생연분 soul mate>2007 <보체크 wozzeck>2007 유니버셜 발레단의 발레뮤지컬 <심청 Shim Chung>2007 을 통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담아낸 작품들로 평단과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연극 외 장르에서도 재능을 인정받았다.
연출작은 <해롤드와 모드>, <오페라 처용>, <내 아내의 모든 것>, <최막심>, <나의 젊은 날개>, <로맨티스트 죽이기>, <페르귄트>, <십이야>, <연서>, <뷰티풀 번아웃> <소풍> <페리클레스> 그 외 다수 작품을 연출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미남 연출가다.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은 마당놀이, 꼭두극, 무언극, 노래극, 무용극, 창극, 풍물놀이, 도깨비 놀이, 첨단 로봇연극 등을 총괄한 총체적 조형예술연극(Overall formative arts play)이고, 한국적 색깔을 지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와 권력이 있는 인물에게 딸을 시집보내려는 부모의 의사를 거역하고 사랑을 쫓는 젊은 자녀들의 심정은 400년 전이나 현재나 다름이 없는 듯싶다.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표현하듯 젊은이들의 사랑도 순수한 사랑만을 쫓는 것은 아니다.
원작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이 아닌 욕정에 눈이 먼 숲의 여왕이 금수 같은 상대에게 몸을 밀착시키는 치태라든가, 마법에 중독되어 평소와는 달리 첫 번째 눈에 들어온 이성에게 느끼는 열정과 감정은 분명 사랑이 아닌 욕정으로 감지된다. 물론 이 연극에서는 중독에서 깨어나 본연의 상대에게 돌아가고, 결국 부모의 동의를 얻어 결혼까지 하게 되는 귀결이지만, 동서고금을 통해 욕정의 물결이 순수한 사랑을 능가하고, 그리고 상대의 내면보다는 외모를, 본인보다는 그를 둘러싼 울타리를 그 외에도 겉치레가 인물평가의 기준이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다가 주택열풍을 앞지르는 러브호텔의 건립, 국회와 법정에서 간통죄의 폐지, 등의 현실과 현황에서 진정한 사랑은 욕정 앞에 고개를 숙여 사라져 버리고, 진정한 사랑은 연극의 주제로만 남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필자만의 느낌이고 노파심일까?
무대는 숲으로 설정된 수목 림과 그 앞 설치된 백색의 울타리, 문 대신 늘어뜨린 휘장, 그리고 무대 좌우에 나란히 놓인 세자 높이의 단이 동 선 활용의 바탕이 된다. 배경 정면에 움푹 들어간 공간은 악사들의 연주석이 되고,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는 정면의 휘장과 객석 맨 뒤쪽 계단에서 내려오도록 연출된다. 객석 좌우 벽면 스크린에 원작의 영어자막이 영상으로 투사된다. 출연자들은 단체 체조경기를 하듯 군무를 펼치고, 상대 출연자의 등에 거꾸로 매달려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내미는 형국으로 곡예의 동작을 보이는가 하면, 백발노파의 머리에 돼지 머리 탈을 씌워 절단한 수박을 걸신들린 것처럼 먹도록 한 설정은 관객의 폭소를 유발시킨다. 극의 중간 중간 출연자들이 관객과의 친 대중적 연기를 펼치며 관객을 무대로 데려와 동참시키기도 하고, 형광 팔찌를 암흑 속에서 객석으로 날려 보내거나 선물하듯 객석으로 던져 관객의 탄성과 환호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대단원에서 마법에서 깨어나 각자의 사랑상대를 제대로 찾고, 숲의 지배자도 자신의 여왕을 다시 사랑으로 맞아들이는 장면과 마법에서 깨어난 백발노파의 손에 쥐어진 산삼 한 뿌리는 “심봤다!”라는 노파의 환호와 함께 관객의 열정적인 환호와 갈채 속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진곤, 남승혜, 장현석, 이진경, 박하진, 박정민, 조찬희, 김지연, 이화정, 김상보, 최경훈, 송준석 등 출연자 전원의 기계체조 선수나 무용수나 합창단원 같은 동작과 열연 그리고 열창과 율동은 관객을 환호와 열정 그리고 열풍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역할을 하고 말미에 극장이 터져나갈 것 같은 우레 소리보다 더한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음악 김은정, 무대 이은규, 의상 이명아, 안무 강미선, 조명 여국군, 조명팀 강현석 박준범 이혜지 김기웅, 음향 안형록 류가혜, 분장 크레아 분장, 분장디자인 채송화, 분장팀장 백미현, 조연출 이대웅, 무대감독 김상훈 김동균, 무대진행 방원식 김명연 김수정 정성택 김양지, 제작피PD 기획 이정은 황진원, 코디네이터 김은희, 홍보마케팅 최자연, 김혜연, 김성아, 공연사진 이강물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여행자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각색 연출의 <한여름 밤의 꿈>을 연출가와 연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한편의 걸작 총체적 조형예술연극(Overall formative arts play)으로 탄생시켰다.
6월 8일
4, 창작집단 빛과돌의 임빛나 기획 진영석 작 연출의 레알 솔루트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창작집단 빛과돌의 임빛나 기획, 진용석 작 연출의 <레알 솔루트>를 관람했다.
임빛나와 진용석은 부부다. 임빛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에 재학중이고 진용석은 극작과 전문사 출신이다. 부부가 만든 연극 <시에나, 안녕 시에나>는 임빛나 작 진용석 연출의 환경문제를 다룬 연극으로 임빛나의 제12회 대산문학상을 수상작이다. <레알 솔루트>는 금년 초 한예종에서 초연되기도 했다.
내용은 30세에 이른 고교동창 3인이 고급양주를 판매하는 동창상점에서 벌이는 개그코미디형 희극으로 요즘 세태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작품이다. 동창 1인이 운영하는 양주상점은 부친에게 물려받았으나 술병마다 차압 딱지가 붙을 정도로 판매가 부진이고, 상점 지하에는 목욕탕이 있어 동창 1인이 그곳에서 때밀이를 한다는 설정이다. 또 한명의 동창은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로 어플(apple) 개발과 관련해 열을 올리지만 역부족이다.
무대는 높고 낮은 선반과 가지런한 선반에 수많은 술병이 진열되어 있다. 탁자와 의자가 놓이고, 정면에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보인다. 무대 왼쪽이 출입구로 설정된다. 정면에 낮은 장이 있어 술잔과 함께 오래되고 낡은 라디오가 한 개 놓여 있고, 이 라디오를 출연자가 탁자로 가져다 소리를 재생시킨다. 술병마다 붉은 색의 차압딱지가 붙어있고, 낮은 장을 열면 속에는 딱지가 붙지 않은 고급 양주가 저장되어 있다.
연극은 도입에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Verdi’s La traviata) 중에서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가 흘러나오고, 이 노래를 출연자가 부르기도 하고, 라디오를 켜 듣기도 한다. 동창 2인은 정장을 했으나, 때밀이를 하는 동창은 짧은 바지에 간편한 차림으로 등장을 한다. 게다가 때밀이를 하는 동창은 네 명의 아이의 아버지로 소개가 되고, 엄처시하에서 가끔 구타를 당해 멍이든 얼굴로 출연을 한다.
주류를 취급하는 동창은 부친이 물려준 주류백화점이라는 이름의 상점을 운영하지만 길 맞은편에 대형 주류백화점이 개장되어 판매부진이고, 인터넷(Internet) 어플(apple)과 연관된 사업을 펴는 동창은 단 한걸음도 진전이 없는 상태라 빚만 뒤집어쓰고 차용금 대신에 콩팥을 떼어 팔아야 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진다. 3인의 동창이 모여도 양주를 맛 볼 형편이 아니니 소주를 마시고, 그저 잔을 들어 “축배의 노래”를 합창하거나 고교 때 하던 무용 같기도 하고 체조 같기도 한 구호를 곁들인 단합율동을 되풀이 할 뿐이다. 그러면서 어려운 세파를 헤쳐 나가는 30대의 모습이 그려지고, 현재 난국을 어찌 돌파할 것인가와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에서 관객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양주상점에서 동창이 만날 소주나 마시는 모습을 보다 못한 때밀이 동창이 양주 <레알 솔루트> 병을 들고 등장을 해 함께 나누어 마신다. 처음 맛보는 <레알 솔루트>이기에 그 맛의 황홀함을 제각기 표현하며 술맛을 음미하다가, 때밀이 동창 부인과의 휴대전화 통화로 집에서 담근 하수오 술이라는 것이 밝혀지니, 동창 2인은 때밀이 동창을 집단 구타한다. 그리고 낮은 장에 감춰둔 붉은 딱지가 붙지 않은 고급양주를 꺼내 마신다. 그러다가 양주병을 라디오에 부닥뜨리자 돌연 라디오에서 “하수오로 만든 술은 최고급 품목이라 가격이 병당 몇 백에서 몇 천 만 원대에 이른다”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때밀이 동창이 집에 집사람이 <레알 솔루트> 병에 담은 하수오 술이 창고 속에 가득하다는 소리와 함께 그 술로 모든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동창들의 기대와 희망 속에 동창들의 구호를 곁들인 단합율동이 펼쳐지면서 공연은 끝이 난다.
손성민, 한규원, 장우성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 그리고 율동과 구호제창은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기획 임빛나, 무대디자인 shine-od, 조명디자인 김상호, 의상디자인 배은창, 소품디자인 황호준, 음향디자인 임서진, 그래픽디자인 정승준, 조연출 김주희, 홍보 진성은 등 제작긴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창작집단 빛과돌의 임빛나 기획, 진용석 작 연출의 <레알 솔루트>를 장기공연을 해도 좋을 젊은 관객 취향의 개그 코미디(gag comedy) 형 익살희극으로 탄생시켰다.
6월 10일
5, 극단 76단 40주년 기념공연 극단 죽죽의 김낙형 작 연출 붉은 매미
게릴라극장에서 극단 76단 40주년 기념공연, 극단 죽죽의 김낙형 작 연출의 <붉은
매미>를 관람했다.
김낙형은 76극단에서 시작해, 혜화동 1번지 3기동인, 극단 竹竹의 창단까지 쉬지 않고 이어진다. <나부들> <훼미리 바게뜨> <그 여인숙> <화가들> <나의 교실> <별이 쏟아지다> <능동적 팽창> <허브의 여인들> <바람아래 빠빠빠> <적의 화장법> <지상의 모든 밤들> <맥베드> <민들레 바람되어>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토란극土亂劇> <이상 12월 12일> <민들레 바람이 되어> <기름고래의 실종> <생사계> <삼양동 국화 옆에서> <농담> <관객모독> <무극의 삶> <이천> 등을 집필, 각색, 연출하고, 올해의 예술상, 한국연극 베스트 7, 카이로국제연극제 대상, 연강예술상 등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붉은 매미>에서는 현재 우리의 생활 속에 실제로 있었거나, 있을 수 있는 일이 몇 개의 단막 속에 전개 된다. 첫 단막은 두 개의 가리개를 정면에 좌우로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의 통로로 설정이 된다. 밤늦은 시각, 딸의 전화를 받은 가장이 정류장에 딸을 마중하러 지름길인 옆의 아파트 단지의 통로를 지나가려 한다. 그런데 옆 아파트 경비원의 제지를 받는다. 다른 길로 돌아가라는. 가장과 경비원의 실랑이가 마치 현재 우리사회에서 제시된 각종 법규나 조례 또는 규약을 두고 벌이는 승강이처럼 다가온다. 가장과 경비원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다툼처럼 이어지고, 딸은 아버지를 기다리다 못해 옆 아파트의 통로가 아닌 어둡고 험한 길로 돌아서 오다가 다리에 타박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나타난다. 응급조처로 간호사가 등장을 하고, 간호사가 딸에게 다가가자 가장과 딸 그리고 경비원의 치료관련 승강이가 다시 펼쳐진다. 마치 우리사회에서 늘 상 벌어지는 각종 대립과 투쟁을 축소시켜 묘사한 연극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가정이 지긋지긋해 좋아 보이는 다른 가정으로 옮기고 싶어 하는 여식의 심정이 펼쳐지는가 하면, 출산과 연관된 젊은 세대들의 통념과 출산거부의식이 그려지면서 출산문제로 야기된 부부간의 갈등이 한 주점과 흡사한 공간에서 펼쳐지고, 서로 무관한 듯 제각기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은 인물들의 모습도 보인다. 남편은 출산을 원하지만, 어려운 세태와 생활에 아이를 기를 자신이 없는 부인은 자신의 임신사실을 숨기고, 새로 태어날 아기의 거취를 두고 고민하다가 아기를 데려다 기르겠다는 인물과 자리를 함께 한다, 남편이 등장해 공간에 동석한 인물 중 한 남성을 부인의 불륜상대로 오해하고 난동을 부리지만, 실은 취중이라 남편이 기억은 못하지만, 갓 태어난 아이를 대신 기르도록 할 방편으로 지난밤에 남편과 어울려 함께한 인물들이라는 것이 밝혀지기도 한다.
김수현, 김성미, 이자경, 이창수, 김재민, 김지원 등 출연자들의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손호성, 조명 주성근, 음악 김동욱, 의상 이명아, 분장 김근영, 기획 조혜랑(잘한다 프로젝트), 인쇄디자인 이보희(모슈컴퍼니), 홍보 이지은(모슈컴퍼니)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76단의 40주년 기념공연, 극단 竹竹의 김낙형 작 연출의 <붉은 매미>를 현 세태와 의식을 절묘하게 반영한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6월 12일
6, 극단 예맥의 오은희 작 최병로 연출 임동진의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
삼성동 KT&G 상상아트홀에서 극단 예맥과 ㈜프리드라이프 제작, 홍만유 구성, 오은희 극본, 최병로 연출, 임동진 홍만유 협력연출, 임동진의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를 관람했다.
㈜프리드라이프(회장 박현준)는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대한민국의 문화 르네쌍스를 위해 문화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어둡고 슬픈 장례문화가 아닌 아름다운 이별의 장례문화로 변모시키려 노력하는 기업이다.
오은희(1966~) 작가는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출신이다.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희곡부문에 당선하고, 1991 부산연극제 신인연출부문 특별상 1997 국립극장 창작극공모 희곡부문 당선 1999 제8회 뮤지컬대상 극본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사랑은 비를 타고> <겨울연가> <달고나> <하루> <대장금> 외 수십 편의 뮤지컬극본과 <학생부군신위> 외 시나리오 다수, 창극 <배비장전> 등 친 대중적 작품을 쓰고, 흥행을 성공시키는 미모의 여류작가다.
최병로는 연극 <어느 아버지의 죽음> <아침부터 자정까지> <윈저의 바람둥이 부인들> <춘향전> <방황하는 별들> <언틸 더 데이> <부활>에 출연하고,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장보고>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루나틱> <팔만대장경>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외의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연출작은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를 연출한 미남 공연예술가다.
무대는 주택의 거실이다. 기둥으로 보이는 사각의 조형물이 오른쪽으로 비스듬이 기울어진 형상이고, 공중에는 줄에 달린 샹들리에 풍의 조명등이 매달려 있다. 장식장, 서랍장, 옷걸이, 책상과 의자, 흔들의자, 케이스에 담긴 첼로, 이삿짐이 담긴 상자 곽 등이 보인다. 영상투사로 낮과 밤 그리고 기상변화를 나타내고, 음향효과로 이웃집 소음, 살아있거나 작고한 가족의 음성이 녹음되어 나온다. 비장 침울한 첼로 연주음에서부터 하모니카 음, 동요 음, 흘러간 대중가요 음 등이 극적 분위기를 창출시키는 역할을 하고, 주인공의 착용의상 변화라든가 조명의 부분조명에서 전체조명의 강약 또한 극 분위기에 적합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주인공의 작고한 부인 역의 녹음 연기나 딸 역의 음성연기 또한 적절한 감성과 표현으로 극적흐름에 기여도를 높인다.
연극은 70세의 홀로 된 가장이 새로 이사를 한 주택 거실에서 펼치는 1시간 30분 동안의 1인극이다. 아직 풀지 못한 짐을 정리하면서 오래된 부인의 악기, 첼로의 케이스가 찢어진 것에 항의전화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간간이 이웃집 부부의 싸움소리가 들려오고, 휴대전화로 외손녀의 소식이 전해진다. 외손녀의 결혼 소식으로 주인공은 기쁜 마음을 드러내지만, 곧이어 혼례식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갈에 낙담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의 딸이 사고로 죽자 그녀의 남편이던 사위가 다른 여인과 재혼을 한 까닭에, 전처의 생부가 외손녀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해진다. 주인공의 부인 또한 지병인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으며, 첼로를 연주하던 음악인이었다는 설정이고, 오래된 검은색 케이스에 담긴 첼로를 주인공이 쓰다듬는 모습이 연출된다. 계속해 이삿짐 상자 곽을 풀면서 하모니카가 나오자 주인공이 관객의 귀에 익은 동요 곡을 차분하게 불어 감성적인 분위기로 조성을 한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외손녀의 결혼식에 꼭 참석을 해야 하겠다는 심정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예식장에 입고 갈 밝은 색 정장을 착용하고, 결국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장면이 바뀌면 예식장에서 귀가해 흔들의자에 앉아 아내와 딸 그리고 손녀를 생각한다. 그러자 신혼여행이 끝나면 할아버지를 찾아뵙겠다는 휴대전화 전갈에 기쁜 마음이 보이면서 한 편으로는 신혼부부에게 대접할 음식 장만에 부심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계속 짐을 정리하다가 부인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주인공이 책상 앞에 앉아 일기를 읽으면 부인의 음성이 들려나온다. 내용은 딸이 사고로 죽었는데도 한참 후에야 도착한 남편과 남편의 몸에서 풍겨오는 다른 여인의 향수로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고, 실망 속에 지병인 암이 더욱 악화되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그런 줄도 모르고 시침을 떼고 부인을 대했던 과거를 돌이키며 주인공의 후회가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나오기 시작한다. 파도는 차츰 폭풍 속의 노도처럼 파고가 일기 시작하고, 종당에는 해일 같은 슬픔의 더미와 후회의 울부짖음 속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임동진의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치기에 공연이 끝나도 관객은 제자리에 앉아 일어날 줄을 모른다. 특히 부녀 관객들은 저마다 흘러내린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필자의 박수소리에 비로소 여기저기에서 박수를 치기 시작하고 그 소리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변하면서 임동진의 커튼콜은 마치 열광의 도가니로 변하는 느낌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기획총괄 장현일, 기획본부장 정정호, 기획실장 박은선, 제작총괄 손광업, 음악 김은영, 무대 윤미연, 조명 김영빈, 음향 권지휘, 영상 김장연, 의상 황수풀, 소품 박영애, 분장 조미영, 탱고지도 서병구, 무대보조 손은빈, 그 외의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예맥(대표 임동진)과 ㈜프리드라이프(회장 박현준) 제작, 홍만유 구성, 오은희 극본, 최병로 연출, 임동진 홍만유 협력연출의 <임동진의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를 임동진의 명연기와 함께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 1인극으로 창출시켰다.
6월 15일
7, 극단 파종잡담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조정일 윤색, 이정용 연출의 Wake Up Hamlet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극단 파종잡담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조정일 윤색, 이정용 연출의 <Wake Up Hamlet>을 관람했다.
조정일은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부문으로 등단한 후 <옛 동산에 올라> <산토끼> <어린부부> <펭귄> <달의 뒤쪽> <터미널 중 나에게 쓰는 편지> <더 로스트 중 에덴>, 무용극 <흑백사진>, 연희극 <자라> <만보와 별별머리> 오페라 <선비> 등을 발표 공연했다.
이정용은 배우로 활동하고 이번 첫 연출을 했다. 연극 자유종에 출연하고 영화 예스터데이, 친절한 금자씨, 오로라공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그 외의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Wake Up Hamlet>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변형시킨 작품이다. 연극은 도입에 햄릿이 홀로 펜싱 검을 휘두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햄릿이 지쳐 잠이 들면 부왕의 유령이 다가와 햄릿을 깨운다. 부왕의 유령은 햄릿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함께 등장하고 대단원에서도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햄릿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부왕의 의상은 허름하고 수염도 깎지를 않아 노숙자 느낌이 든다. 숙부는 훤칠한 미남에다가 백색계열의 의상으로 세련미가 넘친다. 왕비는 붉은 색 의상에 미모와 관능미를 겸해 남성관객의 시선을 끌고, 폴로니어스는 학자풍에 단장을 집고 다니는 것으로 독특한 설정을 하고, 레어티스는 훤칠한 미남에 지성미가 넘치고, 오필리어는 늘씬한 체구와 예쁜 용모로 젊은 남성관객들의 연모의 대상이 된다. 호레이쇼, 로잰크렌츠, 길든스턴도 적역인 듯싶은 느낌이고, 광대는 그간의 광대 역과는 달리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하는 연기자로 여겨진다. 극의 내용은 원작을 따랐으나, 3막 1장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다…..”는 다른 장면에서 사용되고, 극의 말미의 펜싱 결투장면은 실제와 방불해 관객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대는 백색의 마대를 삼면 벽 전체에 휘장처럼 둘러놓아 마치 암벽을 연상시킨다. 정면에는 역시 백색의 벽 형태의 조형물과 직사각의 문형태의 공간이 있어 문 구실을 하고 역시 휘장을 쳐 놓았다. 배경 좌우 늘어진 백색마대 사이의 공간이 등퇴장 로가 된다. 무대는 객석을 향한 비스듬하게 경사가 지고, 배경 가까이에 계단이 좌우로 나있다. 무대 중앙부분에 백색의 관으로 보이는 조형물이 가로 놓여있고, 장면변화에 따라 무대 외곽으로 이동시킨다. 영상으로 핏자국, 기상변화 등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이고, 장중한 음악이나 뮤지컬이나 오페라 아리아 같은 느낌의 노래로 분위기 창출에 기여한다. 출연자의 수준급 연기와 동선설정을 제대로 한 연출가의 기량이 감지된다.
문경희, 오상무, 최무인, 김 훈, 이광석, 김영재, 이상홍, 김모든, 최상림, 최호승, 김남희, 최지혜, 이상윤, 김도신, 황지원, 정재혁, 김지훈, 유희제, 임은진, 이연우, 박준규, 등 출연자 전원의 수준급 연기는 관객을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김인준, 조명 한원균, 의상 짐정향, 영상 신성환, 안무 김영재, 음향 김남욱 변영진 신우, 분장 헤어 김길혜 김정닌 이지은 구슬, 디자인 박태양(보통현상) 이후성, 사진 김인호(쇼 스튜디오) 기획 홍보 임태린, 조연출 김창기, 주최 제작 ㈜액터스 팜 극단 파종잡담, 후원 서울연극협회 쇼스튜디오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파종잡담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조정일 윤색, 이정용 연출의 <Wake Up Hamlet>을 연기자와 연출가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6월 25일
8, 극단 H Project 한윤섭 작 연출 수상한 궁녀
혜화역 KFC 지하 대학로 소극장 공간 아울에서 극단 H Project의 한윤섭 작 연출의 <수상한 궁녀>를 관람했다.
한윤섭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와 프랑스 Rennes 대학교 연극과 출신의 희곡작가이자 소설가다. <굿모닝 파파> <조용한 식탁> <수상한 궁녀> <판타스틱 체인지> <성호가든> <하이옌><만적의 난> <아! 바그다드> <패밀리 업그레이드> <능소 전> <굿모닝 바그ㅏ드> <전시조종사> <E 마트> <후궁박빈> <엄마! 지구랑 놀아요.> <아르빌 가는길> 등을 발표 연출 공연했다.
수상경력은2004년 문예 진흥원 창작활성화 사전 지원 작 선정, 2009년 전국 창작희곡공모전 대상 – 희곡 <하이옌>, 2009년 문학 동네 어린이 문학상 대상 – 장편동화부문, 2015년 고마나루 연극제 대상수상 <수상한 궁녀> 등이 있고, 현재 극단 H Project의 대표이자 작가 겸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 중앙에 궁중 창문 형태의 조형물이 있고 삼면 벽은 궁궐 내부처럼 꾸며지고, 중앙은 임금의 처소, 상수 쪽은 서민가족의 흙으로 만든 담장이거나, 고목의 굵은 뿌리처럼 보고, 배경좌우에 있는 등퇴장 로는 궁궐로, 객석 가까이에 있는 등퇴장 로는 서민가로 들어가는 통로로 설정이 된다. 조명효과에 따라 배경 안쪽의 장면이 망사 담장의 내보처럼 들여다보인다.
서민 집 아낙인 여주인공은 29세로 연년생 아들 15명을 출산했다는 설정이고, 착하디착한 남편은 여주인공에게 쥐어 사는 모습이고, 지게에 15개의 자식대행을 하는 인형을 지고 다닌다. 남편은 표주박을 늘 차고 다니며, 그 표주박을 바짓가랑이에 넣어 팽창한 본능 묘사를 한다. 마침 대궐에서는 왕과 중전 사이에서 대를 이을 자손이 태어나지를 않고, 궁녀들과 동침을 해도 세자가 태어날 기미가 보이지를 않으니, 백성들과 신하들은 물론 산천초목까지 후사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니 자연 15명의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은 여인이 왕의 씨받이 대상 1순위로 떠오르게 되지만, 여인에게 어엿한 남편이 있는 것이 문제라, 신하들은 계책을 짜 여인을 설득시켜 대궐로 데려간다. 물론 착하고 바보 같은 여인의 남편에게는 나들이를 잠시 다녀오는 것으로 핑계를 댄다. 대궐로 간 여인은 왕과 신하들 앞에서 15명의 남동생이 있는 집의 장녀인 19세의 처녀라고 신분소개가 된다.
드디어 여인은 왕과 금침 속에 들어가게 되지만, 등창을 앓고 있는 여인은 임금께 여인상위체위를 원한다. 임금이 놀라 멈칫하게 되고, 이를 엿듣던 신하들이 고금에 없는 체위라고 반대를 하니, 예조판서는 있을 수 있는 행위라며 중국의 고서를 증거로 제시하려 든다.
여하튼 왕세자가 태어난다. 그러자 중전과 대신들은 새로 태어난 왕자의 외숙이 15명이나 되니, 세자가 후에 대를 잇게 되면 외숙들이 처처 요직에 앉게 되고, 외척의 세도가 삼천리 방방곡곡에 뻗게 되면 큰일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15명 전부를 처단하자고 왕께 아뢴다. 결국 15명은…..
중전은 씨받이의 목적이 달성되었으니, 세자는 중전 자신이 기르겠다고 왕께 아뢰고 신하들도 중전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자 여인은 왕께 집에를 한번 돌아가 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알리니, 왕은 여인의 귀가를 허락한다.
여인은 1 년 만에 그리던 집에 돌아와 보니, 집은 텅 비어있다. 외척세력의 확장과 전횡을 막기 위해 모조리 처단을 했으니, 누가 있을 리 없다. 여인은 찾다가 기진해 주저앉는다. 뒤따라온 자객에 의해 여인도 칼에 찔려 쓰러진다.
죽어 쓰러진 여인 앞에 지게에 15명의 자식을 진 여인의 남편이 등장한다. 그리고 여인을 조용히 부른다. 여인이 그 소리에 놀라 일어난다.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을 보고 반가워하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고인배, 김인묵, 위명우, 마정덕, 김대진, 김서년, 태준호, 전지혜, 권세봉, 이승훈, 유승철, 김은실, 신영은, 이하늘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기획 이준석, 홍보 이창원, 조연출 차의창, 무대감독 김현중, 무대디자인 민병우, 음악 김은지, 의상디자인 김정향, 소품디자인 이보라, 조명디자인 임우섭, 음향오퍼 노경하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노력과 열정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H Project(대표 한윤섭, 후원 Who Plus(대표 이준석)의 한윤섭 작 연출의 <수상한 궁녀>를 기억에 길이 남을 친 대중적인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6월 25일
9, 공상집단 뚱딴지 엠포컴퍼니 공동제작 김나영 작 문삼화 연출의 밥
홍대 역 2번 출구 부근 가톨릭청년회관 CY 씨어터에서 공상집단 뚱딴지와 엠표컴퍼니 공동제작, 김나영 작, 문삼화 연출의 <밥>을 관람했다.
김나영(1973~) 작가는 한양여자전문대 문예창작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출신이다. 1997년 제1회 국립극장 신작 희곡 페스티벌에 선정, 1998년 <대역배우>로 문화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으로 등단, <오! 발칙한 엘리스> <소풍> <성순표 씨 일내겄네> <밥> <여보, 비 온다> 등을 발표 공연하고, 2002년 <오! 발칙한 엘리스>로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인문학상, 2009년 <밥>으로 대전전국희곡공모에 당선한 미모의 여성작가다.
문삼화(1967~) 연출가는 University of Northern Iowa(UNI) 연극과 출신이다.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 <뽕짝> <잘자요 엄마> <핑키와 그랑죠>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녀 연출가다.
<밥>은 치매증세가 있는 노령의 신부를 그를 어릴 적부터 수발하던 한 초로의 여인이 성직자의 요양원 격인 수도원으로 모셔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이다.
치매는 기억력 장애, 인지장애, 판단력 장애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 걸친 인지 기능(cognitive function)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임상증후군이다. 치매는 뇌신경이 파괴됨으로써 기억력장애, 언어능력 장애, 변 요 실금, 편집증적 사고, 실어증과 같은 정신기능의 전반적인 장애가 나타나며,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울증이나 인격 장애, 공격성 등의 정신의학적 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의학계에서는 주 원인으로 주로 노인층에서 발생하는 노화에 의한 것과, 알콜 과다 섭취에 따른 알콜성 치매, 드물게 청소년기에 치매가 오는 경우에는 유전적인 열성인자 발현에 의한 것으로 주목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과 치료법은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다.
치매는 인지장애를 포함한 일련의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며 행동적 변화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치매 유병 율이 높을수록 환자의 간호 요구 도는 높아지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의학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도 초래 한다
급격한 노인인구의 증가로 발생하는 치매인구 증가에 대한 심각성과 치매로 인한 가족의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 부담 증가가 예상되며,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 예방, 조기진단 및 치료, 진행 단계에 따른 적절한 의료 및 복지 서비스의 제공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치매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는 있으나 기존의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인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극은 도입에 자전거 뒤에 매단 손수레에 고령의 신부를 싣고 신부들의 요양원 격인 수도원으로 옮기는 여인의 힘찬 페달 밟기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치매 환자들이 식탐을 하듯 이 연극에서도 신부가 밥을 자주 찾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물론 대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모습도 묘사가 된다.
치매환자는 현재의 일은 금세 잊어버리지만 과거의 일은 제대로 기억을 한다. 그래서 이 극에서 수발여인이 젊은 시절 신부를 찾아오던 때라든가 음식을 장만하던 모습을 신부는 자주 기억 속에 떠올린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일반적인 남녀관계로 의심하는 인물도 등장을 시킨다. 직업을 언론사 남녀 기자와 카메라맨으로 설정해 등장시킨다. 신부를 옮겨가는 과정에 머물게 되는 어느 집의 홀아비 가장이 이 여인을 범접하는 장면이라든가, 연상의 여기자와 연하의 카메라 맨의 사랑장면도 복선으로 깔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부와 수발여인의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성직자와 성도로서의 자세다. 부녀 같고 가족 같은 관계지만, 결코 남녀관계가 아닌 것으로 뒤를 쫓던 기자들은 파악을 하게 되고,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수발여인의 힘찬 페달 밟기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재건이 치매를 앓고 있는 신부, 강애심이 수발 여인, 현대철이 홀아비 가장, 조승연이 젊은 시절의 수발 여인, 김지원이 여기자, 윤관우가 카메라맨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관객을 완전히 극에 몰입을 시킨다. 김재건은 차제에 직업을 신부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느낌이고, 강애심은 역시 국민배우 깜이다.
조연출 승리배, 기획 나희경 이현주, 무대 김혜지, 조명 박성희, 음악 류승현, 의상 홍정희, 오디오가이드 나지형, 그래픽 전진아, 배리어프리 강경호 임철민 전진아 송준형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역량이 드러나, 공상집단 뚱딴지와 엠포컴퍼니 공동제작, 김나영 작, 문삼화 연출의 <밥>을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우수 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6월 29일
10,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프로젝트 온쉼표의 윤기훈 작 연출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온쉼표 시리즈 윤기훈 작 연출의 음악극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을 관람했다.
윤기훈은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와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드라마스쿨을 거친 작가이자 연출가이다. 현재 상명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이며 경계없는 예술센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작품으로는 <종이달> <피나노프로테 나의 사랑> <덴빈 탑 고시원>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달세계로의 여행>, <벽 이야기> 등을 발표 공연했다.
김혜정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출신으로 독일 본 필하모닉, 님펜 부르크 챔버, 청주 시향, 과천시향, 국내 이화경향, 세계일보 콩크루 1위, 이태리 조반니 국제콩쿠르 1위, 이태리 미켈란젤로 아바도 국제콩쿠르 1위 및 소나타 특별상, 오스트리아 파가니니 국제음악제 1위 등을 수상한 미녀 바이올리니스트다.
김용진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 출신으로 러시아 에르미따쥐 국립 오케스트라, 몰도바 국제음악 페스티벌 오프닝, 프랑스 국제 피아노 콩쿨 로랑 비페 표르드 퍼블릭 그랑프리 수상, 스페인 국제 피아노 콩쿨 푸체르다 상을 수상한 미남 음악가다.
황지인은 한국체육대학교 무용과와 KDF(국제하계현대무용페스티벌)를 수료, TIMF 앙상블 협업 다원예술극 출연, 서울팝스오케스트라 협업, 제13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 <Tango Virus>외 다수 출연하고, 현재 아르헨티나 탱고 강사, 현대무용 강사를 하고 있는 미녀 무용가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 세종 대극장, M씨어터, 체임버홀 등 세종문화회관 내 세 곳의 공연장에서 진행되어온 천원의 행복은 시즌Ⅱ <온쉼표>로 개편되어 그 무대를 서울시 전역으로 더욱 확장한다. 연간 2회에 걸쳐 <온쉼표 페스티벌>을 북 서울 꿈의 숲 아트센터와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도 펼쳐, 보다 많은 시민들이 가까운 공연장에서 천원으로 만끽하는 예술을 통한 온전한 쉼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또한 <온쉼표 페스티벌>은 세종문화회관의 연간 공연 프로그램과 시기, 장르를 맞춰 기획한 것이 특징인데 가족의 달 5월에는 세종 대극장과 꿈의 숲 아트센터에서 첫 번째 페스티벌을 열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 등을 선사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와 발레가 집중적으로 공연되는 10월에는 세종M씨어터, 꿈의숲 아트센터, 그리고 서울돈화문국악당까지 합세하여 오페라와 무용 공연은 물론 한국의 오페라인 판소리까지 공연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서울시 전역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피아노포르테(pianoforte)는 건반이 달린 타현악기(打絃樂器)를 지칭한다. 그런데 피아노포르테라(pianoforte)는 단어를 줄여 현재는 피아노(piano)라고만 부르고 있다.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은 건반악기 연주자와 현악기 연주자인 남녀 두 사람의 사랑과 연주 이야기다. 마치 희랍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사랑에 비견되어 글루크(Christoph Williald von Gluck, 1714∼1787)의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Orpheus and Eurydice) 2막에 연주되는 정령들의 춤 (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이 다른 음악가 피아촐라(Ástor Pantaleón Piazzolla,1921~ 1992),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 1782~1840),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865~1750),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1875~1962)), 라흐마니노프Сергей Васильевич Рахманинов, Sergei Vasil’evich Rachmaninov, 1873~1943),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연주곡에 이어 극의 절정부분에 연주가 된다. 원래 글루크( Gluck)의 정령들의 춤(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은 현악기 연주보다는 금관악기 연주로 잘 알려져 있다.미모에 재예를 겸비한 유명한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와 무명의 남성 피아니스트가 젊은 나이에 운명적으로 만나 첫 연주를 하면서 남성연주자는 여성연주자의 탁월하고 출중한 기량에 매혹되어 반주까지 잠시 중단을 한 채 황홀한 마음으로 그녀의 연주를 듣기만 한다. 무반주의 현악연주만으로도 그녀는 갈채를 받는다. 그 후 두 남녀의 연주여정이 시작된다. 청춘남녀의 봄꽃처럼 피어오른 사랑이 연주와 더불어 그 향을 나부끼게 되고, 미국 뉴욕 시의 맨해튼에 있는 공연예술학교(performing arts conservatory) 줄리아드(The Juilliard School)에서의 수업과 공연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의 연주여정에 동행한다. 여정 중 중 남미에서 연주에서는 미모와 관능미를 겸비한 무희가 열정적인 탱고 음율에 맞춰 독무를 펼치기도 한다. 차츰 두 사람의 사랑은 연주와 더불어 기독경전(基督經典) 에덴동산에 등장하는 최초인간처럼 친자연적인 감성을 노출하기도 한다. 그것이 지나쳐 두 사람은 이미 약속된 연주일정을 마다하고 자연 속으로 사랑의 도피행각까지 벌인다. 세인의 경악과 비난이 들끓게 되면서 이에 견디지 못한 여성 연주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대단원에서 두 사람은 영적교감을 이루며 글루크(Christoph Williald von Gluck)의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Orpheus and Eurydice) 중 2막 연주곡인 정령들의 춤(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을 연주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무대에는 하수 쪽에 그랜드 피아노를 배치하고, 상수 쪽에는 소형탁자와 의자 두 개를 배치했다. 연주곡에 따른 조명변화와 조명 집중 또는 강약으로 극적효과를 창출한다. 자신의 음악여정과 사랑이야기를 펼치는 주인공은 핀 마이크를 사용한다. 직접 등장해 건반악기와 현악기 연주를 하고, 무대 뒤에서 연주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무용은 백색계열의 현란한 의상을 착용하고 춤을 춘다. 그러나 적색의상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윤여성이 자전적 일대기를 펼치는 해설자로, 김혜정이 탁월한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김용진이 남성 주인공 역의 피아니스트로, 황지인이 미모와 관능미를 겸한 탱고무용수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출중하고 탁월한 기량의 연주와 연기, 그리고 무용은 관객을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고 황홀한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제작 이화원(경계 없는 예술센터 대표), 기획·홍보 정경인·최누리·박정명, 무대감독 김성민, 조명 우수정, 음향오퍼 김성민, 조명오퍼 최현우, 진행·운영 박은영·강민지·이유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경계 없는 예술센터의 윤기훈(상명대학교 교수) 작·연출의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을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