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6년 12월 공연총평
12월에는 연말을 장식하는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돋보이는 공연이 많았다. 12월 공연총평과 12월에 공연한 원로예술인 지원공연작 평, 2016 한국여성연극인협회 제10회 올빛상 시상식을 별도로 게재한다.
1, 부평구문화재단 제작 김정숙 원작, 이시원 각색, 권오성 연출의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부평구문화재단 제작, 김정숙 원작, 이시원 각색, 권오성 연출의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관극했다.
김정숙(1960~)은 서울출생으로 1982년 극단 에저또에 입단 <농녀> 진행을 담당하고, 1984년 <마지막 키스를 당신께> 윌리엄인지 작으로 연출로 데뷔한 후 1989년 5월 모시는 사람들 <반쪽이전 김정숙 작>으로 극단창단을 주도했다. 창작뮤지컬 <우리로 서는 소리,1990> <꿈꾸는 기차,1992> <들풀,1994> <뮤지컬 블루 사이공,1996> <바리> <7인의 천사, 2004> 외 作 악극 <비 내리는 고모령> <아빠의 청춘, 2001> <과거를 묻지 마세요>등 作 드라마 <병국이 아저씨, 1993> <몽연>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2003> 외 作 <몽실언니, 2004> 각색 및 연출을 하고, 어린이 연극 <반쪽이전, 1989> <불효자 꺼꿀이전, 1990> <사랑의 선물 방정환, 1999> <쌀밥에 고깃국, 1997> <콩쥐랑, 팥쥐랑, 2001> <나 어렸을적에> <신데룰라이야기> 외 作, <강아지똥, 2001> <박물관은 살아있다, 2009>재구성 연출했다.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스포츠조선 뮤지컬 희곡부문 대상,1996, 서울연극제 현대소나타상,1996, 백상예술상 대상,작품상,희곡상,1996, 한국기독교 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2000, 국회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 2002, 희곡작가협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 2003 <쌀밥의 고기국>, 97 서울국제어린이공연예술제 작품상,극본상,연기상 <뒷동산에 할미꽃>, 98 서울국제어린이공연예술제 우수상 <오아이스 세탁소 습격사건>, 연극협회 선정 베스트 연극 7, 2003, 동아연극상 희곡작가상, 2003 <사랑의 선물 방정환> 서울 어린이 연극제 작품상, 제작상, 희곡상, 연기상 수상한 미모의 연극인이다.
각색을 한 이시원은 1973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2005년 ‘녹차정원’으로 옥랑 희곡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변신’이 당선되었다. 깔끔한 문체로 쓸쓸함과 그리움의 정서를 세밀하고도 절묘하게 빚어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권오성은 서울예술대학 출신으로 現 극단 모시는 사람들 상임연출, (주)쇼앤라이프 대표이사다.
연극연출은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 <들풀> <황야의 물고기>, <몽연>, <병국이 아저씨>, <줄넘기>, <피카소 돈년 두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발칙한 미망인> 외 다수 작품이고,뮤지컬은 <우리로 서는 소리>, <꿈꾸는 기차>, <들풀>, <블루 사이공>, <아빠의 청춘>, <7인의천사>, <페퍼민트>, <더 카르멘>, <신데룰라>, <달콤한 안녕>, <황진이>, <화려한 휴가>, <윧동주 달을 쏘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광주비엔날레 폐막공연 <장벽을 넘어>연출(1994), ‘세계환경박람회 ENEXPO’ 주제상영관 총연출(1999), 제주세계섬축제 주제공연 뮤지컬 <둥그대 당실 여도 당실>연출(2001), 광주비엔날레 개막식 총연출(2002) , 프랑스 아비뇽 국제연극제 참가 <반쪽이전>(2005), 캐나다 밴쿠버 극단 하누리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연출(2006) 등의 경력이 있다. 제 20회 서울연극제 현대 소나타상 수상 <블루 사이공 1996>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대상 <블루 사이공 1997 >대한민국 국회문화대상 <블루 사이공 2002>을 수상하고, 최우수 연극 베스트 7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한국연극협회 (2003) 등에 선정되었다.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6 25사변 이후 부평에 미군이 주둔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근대 도시’ 부평은 1945년 해방 이후 주둔한 미군부대와 1960년대 조성된 부평공단을 두 기둥 삼아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5년 9월부터 인천에는 미군이 주둔했다. 핵심 기지들은 부평에 위치했다.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의 ‘미 군수 지원 사령부(Ascom, 애스컴)’가 주둔했다. 그래서 부평을 ‘애스컴시티’로 명명하기도 했다.1973년까지 애스컴시티로 불린 부평엔 엔시오(NCO)·로터리·레오·시사이·이즈서비스·유니버설·드림보·인터내셔널·초원 등 클럽 23개가 있었다.노래 <돌아가는 삼각지>(1967, 아시아레코드)로 유명해진 가수 배호는 17세부터 미8군의 와인클럽에서 드럼연주를 시작했다. 애스컴시티에 있는 클럽에서 2년간 악단 생활을 하면서 음악인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노란 샤쓰의 사나이>(1961, 비너스레코드사)로 유명한 한명숙씨도 애스컴시티의 클럽에서 노래했다. 조용필이 꼽은 한국 최고의 기타리스트인 김홍탁도 인천 출신으로 부평의 하우스 밴드에서 음악생활을 했다.이밖에도 1970년대 데블스(Devils)라는 그룹사운드를 이끈 김명길, 에인젤스란 그룹을 이끈 연석원도 유명하다. 이렇게 부평엔 많은 뮤지션이 모여들었다.
조용필과 함께 ‘위태한 탄생’에서 활동한 김청산씨는 미8군 뮤지션으로 활동했을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현재도 부평에 살며 8집 음반을 준비하는 ‘사랑과 평화’의 보컬 이철호씨는 음악인들 중에 부평 사람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20대 나이에 미8군 무대에서 16인조 악단 트럽더스를 이끈 차영수(71·파이오니아 리더)씨는 1970년대 초 주한미군 감축으로 클럽이 축소될 때까지 애스컴시티에는 장교 클럽 4개를 포함해 클럽이 12개 있었다고 증언했다.<음악도시 부평>을 발간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정유천 인천밴드연합 회장은 “삼익악기, 영창악기와 기타를 생산하는 콜트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악기 공장인데, 이들 업체가 유독 부평에 몰려있다는 것은 단지 우연만은 아니”라며 “현대 대중음악사에 부평의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인식해 이제 부평은 그들이 남겨놓은 문화적 유산을 발굴하고 계승해 대중문화예술의 체계를 세워야 한다”라면서 “조만간 반환되는 부평미군기지의 역사성을 되찾을 때 음악도시 부평도 간과해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무대는 판자 집이 늘어선 산동네다. 그림이 그려진 중간 막 여러 개를 상하 좌우로 이동시켜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미군부대 안으로 설정된 주점에는 작은 무대와 연주자들의 연주석과 가수들의 마이크를 배치한다. 철마가 달리는 영상과 피난민 행렬, 그리고 눈이 흩어져 내리는 영상으로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쇼 무대 의상과 당시 유행하던 5 60년대 Jazz 가수의 노래와 연주 그리고 우리나라 가수의 노래가 효과음으로 사용되고, 출연자들이 부르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단장을 짚은 노신사가 변해버린 부평거리를 옛 생각을 하며 걷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구두닦이 소년이 등장을 하고, 학교에를 가는 학생과 공장으로 일하러 가는 소녀, 그리고 건강하지 못한 모습으로 집일을 도맡아 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차림새에서 6 25사변 직후의 부평거리와 우리네의 삶을 짐작케 한다. 거기에 냇 킹콜의 Too young이 흘러나오면 관객은 5, 60년 전의 회상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에 엘비스 프레슬리와 패티 페이지의 노래가 나오면서 필자 같은 고령의 관객에게는 팻분, 조니 마티스, 빙 크로스비, 페리코모를 연상하게 되고, 최희준, 현미, 한명숙, 김시스터즈의 노래가 나오면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 공연에 동참하는 기분이 되기도 한다.
구두를 닦으면서도 전자기타를 장만하려고 애를 쓰고, 지갑을 떨어뜨리고 간 미모의 여성에게 돌려주려고 했지만 도둑으로 몰렸던 일, 그 후 그 여성이 부평 미군 기지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가수임을 알고 비록 연상이지만 사랑의 감정을 품게 되면서 연극은 이와 어우러진 당대의 명 Jazz 가수들의 노래로 분위기가 급상승을 한다.
당대의 미국가수들의 노래가 이토록 가슴에 스며들고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 줄이야….주인공은 미군부대 내 연주무대에서 겨우 연주활동을 하게 되고, 동료들과 함께 제대로 연주자로 인정을 받게 되는 커다란 오디션에 참가할 계획도 세운다. 그러나… 비록 큰어머니이기는 해도 어머니나 마찬가지인 어른이 객혈을 하고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입원비를 마련하려 동분서주하다가 철창신세까지 지는 주인공, 결국 연상의 가수여인의 도움으로 자신과 큰어머니 일이 해결이 되지만, 가수여인은 주인공을 위해 돈을 마련해 준 대가로, 원치 않던 매니저와의 미국행을 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알고, 주인공은 비통해 한다.
오디션 날 수많은 가수와 연주자들의 노래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내고, 주인공과 동료들의 연주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연주가 계속되고 절정에 이르러 가수가 노래가 꼭 필요한 순간, 미국으로 떠난 줄 알았던 여가수가 등장해 연주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가 울려나오고, 심사원석에서 더블 A를 쓴 표지판을 들고 나오면서 주인공 팀은 오디션에서 장원을 하는 영광을 안게 된다. 주인공과 여가수와의 기쁨과 사랑의 포옹을 하는 장면에서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대
단원은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부평역 앞 광장, 노신사가 단장을 짚고 추억에 잠겨 군중이 활보하는 거리를 되돌아오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정욱진, 박화홍, 이지은(여가수), 안덕용, 이경미, 이지은(여동생), 정홍섭, 이상민,김민철, 김서언, 이경수, 정수훈, 홍태훈, 김명희, 조민희, 박경주, 이하린, 감니희, 이승하, 송지현, 운미소, 김백천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열창과 무용, 그리고 연주는 관객을 추억과 회상의 세계로 인도를 하고 감동까지 선사를 한다.
드라마트루그 진남수, 조연출 양정아, 음악감독 이경화, 편 곡 황지혜 전정훈, 음악조감독 민병헌, 무대디자인 이인애, 무대어시스턴트 전하민, 무대제작 토멘터(대표 김영호) 의상디자인 박현주, 영상디자인 J effect(대표 김장연), 무대감독 김종수, 무대스태프 김준호 김승헌 김성구 김명수 유명훈 김태완, 음향디자인 강국현, 음향스태프 이서진 문미연 하현정 허인혜, 플레이백 김수인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부평구문화재단 제작, 김정숙 원작, 이시원 각색, 권오성 연출의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한편의 감동만점의 걸작음악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1일
2,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윌리엄 세익스피어 원작, 이근삼 번역, 정수진 윤색, 서충식 남긍호 공동연출의 <실수연발>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근삼 역, 정수진 윤색, 서충식 남긍호 공동연출의 <실수연발(The Comedy of Errors)>을 관극했다.
번역을 한 이근삼(李根三,1929년∼2003년)은 평안남도 평양시 대찰리 145번지에서 출생하였으며 혜화전문학교(현재 동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다. 육사교관과 서울대에서의 교편생활을 거쳐 1957년 미국 노오스 캐롤라이나 대학원에 유학하였고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극단 민중극장 대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회장, 방송위원회 연예 심의위원장, 예술원 회원, 국립중앙극장 운영자문협의회 위원장, 2003년 11월 28일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하였다.
작품으로는 <원고지> <아벨만의 재판> <18 공화국> <30일간의 야유회> <국물있사옵니다> <유랑극단> <동쪽을 갈망하는 족속들>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일요일의 불청객> <위대한 실종> <이성계 부동산> 그 외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했다.
무대는 상수 쪽 벽에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계단 위 무대 좌우로 연결된 테라스 형태 난간이 있다. 난간은 철제 봉으로 보이는 기둥이 있어 출연자들이 기둥을 기어오르고 내려오기도 한다. 정면 벽에는 그 방문과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문이 만들어져 있다. 장면변화에 따라 천정에서 독수리 형태와 각자지 문양의 조형물이 쇠 끈에 매달려 내려오고 올라간다. 바닥에도 계단형태의 조형물를 배치했다.
무대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플룻과 기타, 전자기타, 드럼, 그리고 전자건반악기 연주석이 있어 연주자들의 연주로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내용은 시라큐스의 상인인 에곤(Egeon)은 에페서스에서 두 경쟁 도시 간 여행 금지 규정을 위반 한 것으로 사형 선고를 받는다. 그는 사형 집행자인 에페서스(Ephesus) 공작 솔리너스(Solinus)에게 25 년 전 난파선에서 그와 떨어져 헤어진 아내와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을 찾기 위해 시라큐스에 왔다고 말한다. 에곤(Egeon)과 함께 자란 다른 쌍둥이도 가족을 찾기 위해 세계를 여행하고 있고, 제각기 드로미오(Dromio)라는 이름의 일란성 쌍둥이 하인을 데리고 다닌다. 공작은 가족을 찾는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끌려 사형집행에 하루의 유예를 두기로 한다.
그 사이에 에곤이 찾고 있던 또 하나의 쌍둥이 아들인 안티폴러스(Antipholus)도 하인 드로미오(Dromio)와 함께 에페서스(Ephesus)를 방문한다. 에페서스(Ephesus)의 안티폴러스로 알려진 쌍둥이 안티폴라스는 이 도시의 버젓한 시민이다.
안티폴러스에게는 아드리아나(Adriana)리는 부인이 있고, 안티폴라스는 그녀에게 금목걸이를 선물하려 한다. 그런데 그이 부인인 아드리아나는 시러큐스의 안티폴러스 (Antpholus)를 만나 남편으로 오인하고 집까지 끌고 간다. 쌍둥이 하인인 시러큐스의 드로미오(Dromio)와 에페서스의 드로미오(Dromio)를 두고 사람들은 동일인물로 오인한다. 아드리아나의 저택으로 끌려간 시러큐스의 안티플러스는 아드리아나의 누이 인 루시아나 (Luciana)를 사랑하게 된다. 아드리아나는 자신의 남편이 자신의 친동생을 사랑하는 것으로 오인하고 미칠 듯 분노한다.
게다가 에페서스의 안티폴러스가 부인에게 선뭃하려고 주문한 금목걸이가 시라쿠스의 안티폴러스에게 잘못 전달되면서 극의 혼란이 증가한다. 금목걸이 대금도 다른 쌍둥이 하인인 드로미오에게 전달시켜 혼란은 극에 달한다. 남편이 마법에 걸려 정신착란을 일으킨 것으로 안 아드리아나(Adriana)는 마법사를 부르게 되고, 다른 쌍둥이 인티폴러스는 금목걸이 대금 문제로 경찰에 붙잡혀 가다가 원장수녀인 에밀리아의 도움으로 수도원으로 피신을 한다.
하루의 유예기간이 끝이 나고 에곤은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처한다. 그 때 금목걸이를 목에 건 안티폴러스가 등장을 하고, 원장수녀가 수도원에 있던 안티폴러스와 드로미오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니, 모든 사람들이 쌍둥이 형제를 보고 놀라고, 교수대에 있던 에곤만이 두 아들이 쌍둥이 형제임을 알리고 25년간 헤어져 있던 시라큐스의 안티폴러스에게 에페서스의 안티폴러스가 형제간임을 알린다. 그러자 수녀원장이 에곤에게 달려가 자신이 난파선에서 25년 전에 행방불명된 에곤의 부인 에밀리아라고 밝힌다. 25년 만에 가족의 재회가 이루어지고, 하인 드로미오 역시 쌍둥이 형제였음이 밝혀지면서 공작은 에곤의 사형을 없던 일로 하고 축제로 대신하자는 선포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마치 무용극 같은 동작과 춤 그리고 노래와 연주가 어우러지고 서커스나 곡예 같은 동선 활용과 실제 강아지처럼 움직이는 인형 연출로 흥미만점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임영준, 김정환, 안병찬, 김종호, 박윤희, 황순미, 박지아, 문형정, 백익남, 이동준,박완규, 이기돈, 정혜선, 김선아, 우정원, 백석광, 정현철, 이기현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호연은 관객을 폭소로 이끌어 가고 갈채를 받는다.
기타 박윤희, 건반 황순미, 플롯 정혜선, 드럼 정현철 등이 연주와 연기를 병행해 흥미와 흥겨움을 창출해 내는 역할을 한다.
무대 이태섭, 조명 정태진, 의상 도연, 음악 장영규 김 선, 안무 권영임, 분장 이동민, 소품 김혜지, 음향 피정훈, 무대디자인보 박은혜, 조연출 박현, 조연출보 이은지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근삼 번역, 정수진 윤색 드라마투르기, 서충식 남긍호 공동연출의 <실수연발(The Comedy of Errors)>을 연말에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친 대중적 걸작 폭소희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3일
3,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작, 홍재웅 번역, 윤성호 윤색, 펠릭스 알렉사 연출의 <미스 줄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Johan August Strindberg) 작, 홍재웅 번역, 윤성호 윤색, 펠릭스 알렉사 연출의 <미스 줄리>를 관극했다.
요한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Johan August Strindberg, 1849-1912)는 ‘여성 혐오자’, ‘스웨덴의 깃발’, ‘북구의 Zola’, ‘근대 연극의 아버지’, ‘민중의 대변자’, ‘국민이 수여한 Anti-Nobel 수상자’, ‘천재’, ‘미치광이’등 그에게 주어진 수식어는 매우 다양하다. 다재다능하고 호기심 많은 그의 성격과 천재성을 대변해주며 특출한 영혼의 소유자인 그의 투쟁적 인생행로를 충분히 감지 할 수 있다. 또한 배우, 연출가, 극작가, 교사, 기자, 사진기자, 화가, 사회비평가, 과학자, 의학도 등 스트린드베리가 일생 동안 몸담아 일했던 직업들을 통해 그의 높은 지적 수준과 정신적 방황을 느낄 수 있으며 다양한 종교적 세계를 답습한 파란만장했던 삶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는 이 모든 분야에 있어서 진실을 찾으려 논쟁하며 지속적으로 고독한 투쟁을 해나가는 동안 많은 갈등과 고뇌를 겪어야만 했다.
단 하루도 글을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는 스웨덴이 낳은 세계적인 극작가 스트린드베리는 1849년 1월 22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지명도 높은 부르조아 가정에서 7남매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청년 스트린드베리는 웁살라(Uppsala)대학 문학부에 진학했으나, 동경하던 학문의 자유와 목마름을 채울 수 없었다. 또한 그곳은 생의 충만함을 안겨줄 곳이 아니라는 판단에 이른 그에게, 경제적 난관까지 겹쳐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그런 후, 몇 해 동안 교육자, 의학, 연극, 신문, 잡지 등 다양한 분야에 투신하기에 이른다. 한 사람의 자유인으로, 생존을 위해 격렬한 투쟁적 삶을 살며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투지로 새로운 세계에 도전했다. 2012년은 그의 탄생 163주년, 그가 영면한 100주년이었다.
펠릭스 알렉사(Felix Alexa 1967~)는 국립 부카레스크 대학에서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1993년부터 국립 부카레스크 대학의 연극영화과에서 연출부 교수로 재임중이다. 1992~1993년에는 피터부룩의 조연출로 일하면서 클라우드 드뷔시의 <펠라스의 표현>이라는 작품을, 파리에서 유진 이오네스코 (Eugene Ionesco)의 <의자들>이란 작품을, 세계적인 국립대학(서울, 베이징, 시드니, 상해, 뉴델리, 싱가포르)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루마니아의 국립극장인 부카레스크 극장의 상임연출가로 루마니아의 젊은 연출가들 중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가이기도 한 펠릭스 알렉사는 현재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펠릭스 알렉사(Felix Alexa)의 주요 연출 작품으로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베로나의 두 신사> <리처드 2세>, 고골리의 <검찰관> <광인일기, 체호프의 <벚꽃 동산> <바냐 아저씨>, 게오르그 뷔히너의 <레온스와 레나>, 알베르 카뮈의 <오해> 니콜라이 에르트만의 <자살>등이고, 2014년 국립극단의 <리처드 2세>를 연출해 그 탁월 한 연출기량을 보였다.
번역을 한 홍재웅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구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스트린드베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에 재직 중이다. 저서 Creating Theatrical Dreams, 『유럽과의 문화 교류를 위한 연극제 자료조사 I, II, III』, 『세계 문화 탐험, 북부 유럽 1, 2』, 역서 『덕 시티』, 『닐스의 모험』, 『인형의 집』, 『에스페란자』, 논문 「스트린드베리의 실험극장」, 「스트린드베리의 아버지를 통해 본 남성의 복종과 원형적인 행위」, 「잉마르 베리만의 연극 미학과 연출기법 분석」, 「욘 포세의 희곡 가을날의 꿈에 나타난 내적 상호텍스트성과 미니멀리즘의 미학」 등이 있다.
윤색을 한 윤성호는 서강대 신문방송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석사) 출신으로 독립영화를 감독했다. 대표작은 <은하 해방 전선>, <산만한 제국(단편)> (2003년), <중산층 가정의 대재앙(단편)> (2002년),우익청년 윤성호(단편)>(2004년) 등을 감독하고 다수 연극작품을 윤색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희곡 <미스 줄리>는 두 남녀의 ‘사랑’을 신분상의 격차와 남녀 간 성행위에서의 갈등이라는 다양한 시각으로 투과하여 담아낸 작품이다. 이 작품에 나타난 ‘여성의 이미지와 권력 투쟁’을 분석한 홍재웅의 글에 의하면, 스트린드베리는 1888년 여성작가 빅토리아 베네딕트손이 코펜하겐의 한 호텔에서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한 사건을 접하고 영감을 받아 <미스 줄리>를 집필했다고 한다. 이 작품에는 에른스트 알그렌이라는 남성 필명으로 활동해야 했던 베네딕트손의 사건뿐 아니라 여권 신장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높아가던 19세기 말 북유럽의 정신사적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하녀의 아들이었으면서 귀족 출신 배우였던 첫 부인과 결혼했던 스트린드베리 자신의 자전적 경험도 어느 정도 투영되어 있다.
스트린드베리가 여주인공인 줄리를 ‘반여성’(半-女性)이라고 지칭한 것에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전통적인 성역할을 상당히 파격적으로 전복했고, 계급차를 넘어선 정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발표된 지 16년이 지난 후에야 무대에 올려 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이 작품은 스트린드베리의 작품 중 가장 빈번하게 공연되는 작품이 되었다.
이 작품의 세팅은 매우 단순하다. 시간적 배경은 하지 날 전야에서 아침까지이고, 공간적 배경은 줄리의 아버지인 백작 저택의 부엌, 등장인물은 줄리, 하인인 장 그리고 하인인 장의 약혼녀이자 백작의 요리사인 크리스틴, 이렇게 셋이다. 단순한 장치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팽팽한 긴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세 인물의 권력관계와 욕망의 추이가 수시로 엎치락뒤치락하기 때문이다. 단 한마디의 대사도 무심히 흘려보낼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곡선이 요동친다.
이 작품의 주요 갈등은 줄리와 존(원작의 장)의 불평등한 지위에 기인한다. 줄리는 백작의 딸인 귀족이지만 여성이고, 존은 하인의 아들이자 자신도 하인이지만 남성이다. 줄리는 신분적 지위에서 계급적인 우위에, 존은 남녀 간의 성별 적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우위에 있다. 약혼자와 파혼한 줄리는 자신의 넘치는 욕망을 해결할 대상이 없어 돌발적인 행동을 벌인다. 그녀는 자신의 신분적 지위를 이용해 하지 날 전야에 존을 밤새도록 옆에 둔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녀는 존이 오로지 주인에게 복종하는 마음으로 그녀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존으로 하여금 자신을 흠모해왔음을 고백하도록 강요한다. 존은 실제로 어린 시절부터 줄리를 흠모해왔지만 그러한 감정의 근간에는 신분으로 인한 금기가 작동했음도 부인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계급과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고, 줄리는 그가 도달하고 싶은 부와 계급의 상징이었다. 줄리는 여성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존에 대한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존은 신분에 갇혀 그녀의 은밀한 제안을 해독하지 못하는 척한다. 하지만 그 둘의 관계를 의심하며 조롱하는 주변의 시선과 목소리가 아이러니하게 그 둘에게 존의 방으로 도망가게 하고 둘은 그제야 자기 욕망에 솔직해져 정사를 나눈다.
정사 이후 둘 사이의 권력은 존에게 기울어진다. ‘훼손된’ 여성이 된 줄리는 전전긍긍하고, 정사를 사랑으로 포장하려 한다. 존은 그녀의 음란함을 비난하면서 주도권을 쥐지만 한편으로 그녀의 아버지가 가할 응징이 두려워 그녀를 어떻게 해서든 성 밖으로 몰아내려 한다. 외부 세계에 대한 환상적인 진술을 통해 줄리를 유혹하고, 그녀가 가출을 감행함으로써 아버지의 권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가 되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가출을 하려고 줄리는 짐을 싸들고 온다. 자신이 기르던 새와 새장까지 들고 등장한다. 장은 새장은 안 된다고 하며 줄리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새장에서 새를 꺼내 조리대에서 칼로 새의 목을 내리친다. 줄리의 절망이 원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때 크리스틴이 등장한다. 그녀 앞에서 줄리와 존은 잠시 공범이 된다. 크리스틴은 종교와 도덕률로 둘을 비난하고, 그들의 탈출 계획을 무산시킨다. 퇴로가 없어진 존은 줄리가 자살을 감행하도록 면도칼을 쥐어주고 설득한다. 줄리는 그가 준 면도칼을 들고 밖으로 뛰어 나간다.
무대는 반원형의 창살 창문이 무대 좌우 벽면에 네 개씩 나란히 나있고 벽면 위쪽에 있는 것에서 창문이 지하에 있는 백작 저택의 조리실의 공간임을 알 수가 있다. 하수 쪽에 조리대가 있고 식칼을 비롯한 조리기구가 긴 자석으로 된 걸개에 부착되어 있고, 조리대에는 사각의 프라이팬에 음식이 익어가는 냄새를 객석에서 맡을 수 있다. 정면 왼쪽에는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고, 오른쪽에는 냉장고가 있어, 열면 그 안에 맥주가 잔뜩 들어있는 것이 보인다. 상주 쪽 벽면에 지상으로 오르는 문이 있고, 옷걸이에 정복이 걸려있고, 객석 가까운 벽면에 저택에서 조리실로 연결된 전화기가 달려있다. 중앙에 긴 식탁이 가로 놓이고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무대 좌우 벽면 가까이 놓인 여러개의 커다란 원통형 바구니마다 사과가 가득 담겨져 있다.
연극은 도입에 크리스틴이 조리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경쾌한 연주음이 들리고 무곡임을 감지할 즈음 크리스틴 오른쪽으로 가 높이 달린 창문을 올려다보며 약혼 남인 백작댁 하인 장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드디어 훤칠한 키에 미남인 장과 매혹적이며 요염하기까지 한 줄리가 등장을 한다. 크리스틴은 조리대 옆 의자에 앉아 잠이 들어 있다. 크리스틴을 깨운 장은 백작 댁의 파티와 그 동정을 크리스틴에게 이야기 한다. 크리스틴은 너무 늦어 졸린다고 하며 안으로 들어간다. 두 사람만 남은 장과 줄 리가 함께 음주를 하며, 음분을 통하려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과거에서 현재까지 두 사람의 성장배경, 그리고 줄 리가 약혼자와 파혼을 한 경위가 펼쳐진다. 이어서 소년시절 장이 줄리를 첫 대면하고 마음속으로 사랑을 느꼈던 점에서부터 성년의 줄리에게 관능적 아름다움을 느끼기까지의 고백이 전해진다. 신분의 격차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두 남녀는 몸과 마음을 식탁위에서 밀착시킨다. 열락 후 줄리는 장과 함께 멀리 도망을 치자며, 자신에게 거금이 있음을 알린다. 장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니, 줄리는 짐을 꾸리러 나간다. 크리스틴이 등장을 하고 장의 행동을 질책한다. 그러나 장에게는 크리스틴의 질책이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기다. 크리스틴은 실망한 듯 다시 안으로 들어간다. 줄 리가 때 맞춰 짐과 새장을 들고 등장을 한다. 그러자 장은 새를 들고 어떻게 가느냐며 줄리의 새를 칼로 목을 쳐 죽인다. 줄리의 경악과 절망과 분노가 폭발한다. 무대 좌우의 바구니 속의 사과가 무대전체에 쏟아져 내려 굴러다닌다. 그러나 몸의 밀착이후 장과 줄리의 신분관계는 없어진 듯 장의 언어와 행동은 독선과 지배적 동태로 바뀐다. 그제서야 줄리는 반이성적 상태에서 정상적 상태로 복귀하려는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자신의 기르던 새가 죽었듯이 자신도 막다른 지경에 도달했음을 감지하는 모습이다. 백작의 귀가의 통보전화가 걸려오고, 면도를 하던 장이 전화를 받고 확인을 한다. 줄리는 장이 주는 면토칼날을 들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원작에서 줄리는 그 칼로 목을 긋고 자살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19세기 말에서 이십세기 초까지 이 연극이 어째서 공연금지가 되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황선화가 미스 줄리로 출연해 마치 줄리를 위해 태어난 듯 혼신의 열연과 호연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다. 윤정섭이 백작 댁 하인 장으로 출연해 훤칠한 체구, 용모, 그리고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연모의 대상이 된다. 김정은이 제대로 된 성격설정과 절제된 연기 그리고 타고난 아름다움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와 의상 카르멘치타 브로주보(Carmencita Brojboiu), 조명 김창기, 분장 백지영, 윤색 윤성호 등 스텝 진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Johan August Strindberg) 원작, 홍재웅 번역, 윤성호 윤색, 펠릭스 알렉사(Felix Alexa) 연출의 <미스 줄리>를 연출가와 스텝은 물론 출연자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난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7일
4, 덴탈씨어터의 오종우 예술감독, 아서 밀러 원작, 김윤철 번역, 차가현 연출의 <값>
연동교회 가나의집 열림홀에서 덴탈씨어터의 오종우 예술감독, 아서 밀러 작, 김윤철 역, 차가현 연출의 <값>을 관극했다.
아서 밀러 [Arthur Miller, 1915~2005]는 뉴욕에서 출생하였다. 소년시절에 대 불황으로 집이 몰락하여, 고등학교를 나온 후 접시 닦기·사환·운전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고학으로 겨우 미시간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했다. 재학 중에 쓴 몇 편의 희곡으로 상을 받은 것이 그에게 자신감을 주었다. 졸업 후 뉴욕시에 가서 생활을 위하여 라디오 드라마를 쓰고, 그 여가에 희곡 창작을 계속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중의 군수산업의 경영자와 아들의 대립을 다룬, 전쟁 비판적인 심리극 <모두가 나의 아들 All My Sons>(1947)로써 비평가 및 일반 관객의 절찬을 받았다. 이어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1949)으로 퓰리처상 및 비평가 단체상을 받고, 브로드웨이에서 2년간의 장기공연에 성공했다. 이 작품은 평범한 샐러리맨의 꿈과 현실과의 괴리에 부자(父子)간의 사랑을 곁들여, 회상형식의 교묘한 무대처리로 현대의 불안을 강렬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밀러는 이 작품으로 전후 미국 연극계의 제1인자의 지위를 획득했다. <도가니(가혹한 시련) The Crucible>(1953)는 리얼리즘의 수법을 버리고, 17세기 뉴잉글랜드에서의 마녀재판(魔女裁判)을 주제로, 그 당시 전 미국을 휩쓸었던 매카시 선풍을 풍유(諷喩)한 희곡이다. 그 후 여배우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1962)와 두 번째 결혼을 했으나 이혼했다(1960). 그밖에 <다리위에서의 조망(眺望) A View from the Bridge>(1955, 퓰리처상 수상), 마릴린 먼로를 모델로 한 <전락(轉落) 후에 After the Fall>(1964) 등의 희곡과 소설·라디오 드라마·평론 등이 있다. 그는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 1911-1983)와 함께 미국 연극의 발전과 실험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그의 희곡은 대부분 미국인의 공통된 비극적 생활면을 주제로 한 점에서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번역을 한 김윤철은 오랫동안 학자로, 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한 때 연극배우를 꿈꾸기도 했지만 불모지였던 한국 연극 공연에 대한 평론가의 길을 개척했다.
한국 연극 공연에 대해 날카롭고 정확한 비평으로 연극 발전에 기여했던 그는 2014년에 국립극단 예술 감독을 맡아 ‘근현대 희극의 재발견’을 위한 다양한 작품을 발굴, 무대에 올리는 등 한국 연극 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김윤철의 원래 꿈은 연극 배우였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서울대학교 사범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내내 연극 동아리에서 연극에 몰두했다. 졸업 후엔 극단을 만들어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연극에 몰두하던 중 뜻하지 않게 성대에 문제가 생겨 연극배우 활동을 접어야 했다. 연출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연극을 포기할 수 없어 연극을 계속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현대 미국 희곡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1988년에 귀국했다. 그 당시 연극 희곡, 주제 등에 대한 평론가는 있었지만 정작 연극 연출, 공연에 대한 평론은 전무했다. 이 제안을 받아들여 김윤철은 연극 공연 평론가의 길을 걷는다. 날카로운 그의 공연에 대한 비판은 긍정적인 반응도 얻었지만 비판을 받은 측의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그는 공정하고 사심 없는 평론, 대안을 제시해 주는 평론을 원칙으로 지켜왔다.
2008년엔 국제연극평론가협회 12대 회장으로 선임된다. 이전 11대까지 회장이 모두 유럽인들이었다. 최초의 아시아계 회장을 맡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며 국제 연극 관련 인사들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했다. 이 시기를 통해 김윤철은 국제연극의 흐름을 파악하고 한국 연극의 방향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그 후 국제연극평론가협회 회장직을 세 번 연임하게 된다.
2014년엔 국립극단 예술 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고 수락한다. 그 동안 예술 감독은 주로 배우 출신이나 연출가 경력의 인물이 맡아왔는데 연극 공연 평론가로선 처음이다. 한 동안 고민하던 그는 국립극단 예술 감독직을 수락하고 한국 연극 공연의 발전 또 국립극단의 혁신을 위한 헌신을 하기로 결심한다.
예술 감독으로 취임한 후 그는 배우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시즌 단원제’를 실시해 일정 기간 배우들이 연극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 밖에 ‘한국 근현대극의 재발견 시리즈’를 통해 한국 연극의 정체성을 재발견하고 의미를 찾는 작업 등 획기적인 일들을 실천하며 국립극단을 발전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연출을 한 차가현은 덴탈 씨어터 대표이다. 대학 때부터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어머니인 명배우 故 여운계(呂運計, 1940~2009)의 따님이다. 2003년 연극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에서 주인공을 맡자 어머니도 대학시절 똑같은 배역을 맡은 적이 있다고 해서 더욱 의미 있는 공연이 되었다. <위기의 여자>에 출연할 때는 어머니가 직접 옷을 맞춰주기도 했다. “당시 배경이 70년대 프랑스였는데, 집 안에서 구두를 신으면 이상하다면서 실내화에 예쁜 코르사주를 달아주셨고요. 제가 무대에 설 때는 항상 보러 와주셨고, 잘한다 싶으면 다음 날 전원주, 선우용녀 아주머니를 모시고 오셨어요.”라고 회고한다.
현재 대학생과 중·고등학생 3남매를 키우고 있는 차가연 덴탈 씨어터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혀 있는 건 아니지만 조만간 “치과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본격적으로 연극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 입에서 차가현이란 이름 석 자보다 ‘여운계의 딸 차가현’으로, 또 “여운계 딸이라 연기를 좀 한다”는 말을 듣게 되면 좋겠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외모뿐 아니라 내면, 그리고 연기 관까지 어머니와 닮아가는 듯하다.
무대는 여러 개의 고가구와 오래된 식탁이 무대 중앙에 있는 집이다. 백색의 천으로 덮여놓았고 궁형(弓型) 하프도 보인다. 식탁 앞에 있는 의자 역시 고풍스럽다. 벽에는 풍경화를 그린 화폭도 걸려있다. 내실로 들어가는 커튼을 열면 그 안에도 백색 천으로 덮은 고가구가 보인다. 오래된 유성기와 레코드판이 고가구 위에 놓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경찰복을 입은 작은 아들 빅터가 아버지가 남긴 집과 고가구들을 처분하기 위해 가구 중개인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오래된 유성기에 레코드판을 올려놓고 틀자 미숙한 연주자의 서투른 연주음과 함께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려나와 폭소를 자아낸다. 빅터의 부인 에스더가 술 한 잔을 걸치고 등장하고 부부의 대화로 빅터는 50세, 부인은 45세임이 알려진다. 빅터는 가구들을 팔은 대금을 형 월터와 분배하기 위해 몇 번이고 월터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연락을 해 보았으나 소식이 없다. 빅터와 월터 형제는 어렸을 적 둘 다 장래가 유망한 학생들이었으나, 아버지를 부양할 때가 되자 형 월터는 의학을 전공하러 집에서 떠나가고, 동생 빅터는 공대를 포기한 채 집에 남아 아버지를 부양하게 된다. 결국 월터는 의사로서 병원까지 짓고 성공하지만 월터는 과학자가 되려던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경찰에 지망해 경창노릇을 하게 되면서 형과의 연락이 단절 된다.
빅터는 가구중개업자인 90세를 바라보는 노신사 솔로몬의 방문을 받는다. 솔로몬과 빅터는 아주 싼 값인 일천 백 불에 가구를 팔기로 합의를 한다. 바로 그 때 형 월터가 불쑥 등장하면서 형제는 오랜만에 재회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재회의 감동도 잠시이고, 가족은 가구의 값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꺼낸다. 형 월터는 고가구보다 궁형(弓型) 하프의 가격만 해도 실제로는 전체 고가구 금액의 반인 500달러나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소리에 솔로몬은 악기가격으로 50불을 더 쳐주기로 한다. 여하튼 자신의 전화를 일주일동안 무시하던 형이 갑작스레 나타나 행동하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었던 빅터는 결국 먼저 형 월터에게 섭섭했던 심정을 털어놓는다. 옛날 형의 병원으로 가서 자신의 학비를 보태달라고 하자, 형이 거절했던 옛 일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생활비로 한 달에 5달러만을 보내주었던 일도….그러자 형 월터는 그간 숨겨놓았던 사실을 털어놓는다, 당시 4천 달러라는 거금이 아버지의 수중에 있었고, 빅터의 학비를 대 줄만큼의 여유가 충분한데도 아버지는 그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아들의 효성 심을 이용해, 아들이 집안일에만 헌신하도록 만든 사연을 털어놓는다. 빅터는 그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자신의 착한 심정을 착취하다시피 한 아버지나,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한 형이나, 똑같이 빅터를 희생시킨 장본인들이기에….그러나 이미 흘러간 옛 이야기인 것을 이제 와서 어찌하랴?
형은 새로 차린 사업체가 병원과 연관된 사업이기에 그럴듯한 일자리를 동생에게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현재 생활보다 훨씬 낫은 자리이지만, 동생은 그냥 경찰노릇을 하겠다며 사양을 한다. 결국 형 월터는 빅터 부부와 헤어져 떠나가 버리고, 빅터 부부도 가구를 처분했으니 떠나간다.
대단원은 고가구만 잔뜩 쌓인 거실에서, 고가구처럼 나이든 노신사 솔로몬이 혼자 남아, 낡은 유성기에 레코드판을 올려놓고 거기에서 들려나오는 서투른 연주자의 연주를 들으며 무대중앙 의자에 앉아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양승재가 빅터, 이석우가 월터, 박해란이 에스더, 그리고 이동찬과 이 찬이 솔로몬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해, 품격 있는 출중한 외모는 물론 성격창출 면에서나 연기력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여 관객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오종우, 기획 연출 차가현, 무대감독 박승구, 조연출 홍보 허경기, 섭회 박건배 민원기 송재경, 의상 유경내, 시파티 영상 허경기, 공연사진 곽민이, 소품 허세미 이루미, 진행 황지영 허재성 임성익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덴탈씨어터의 오종우 예술감독, 아서 밀러 작, 김윤철 역, 차가현 연출의 <값>을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돋보인 한편의 고품격 고수준의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10일
5, 극단 독립극장의 최치림 예술감독, 김수미 작, 구태환 연출의 <달의 목소리>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극단 독립극장의 광복70주년기념공연 김수미 작, 구태환 연출의 <달의 목소리>를 관극했다.
김수미는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1997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1999년 제1회 옥랑 희곡상 수상, 2000년 제19회 한국 희곡 신인 문학상, 2002년에는 한국연극협회선정 우수공연 ‘BEST 7’ 수상, 2004년 경기도 연극제 동상 수상, 200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2005년 日本劇作家大會 심사위원상 수상, 2005년 제8회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 2005년 마포구 (양화진 성지화 사업) 희곡공모 당선,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공모 우수상 수상, 2008년 제1회 동랑 희곡상 수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작가창작활동지원 선정, 2010년 제1회 명동예술극장 창작희곡 공모 당선, 2011년에는 제5회 차범석 희곡상, 2014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희곡상, 2015 서울연극제 그룹 動 시대의 그녀들의 집으로 자유참가작 대상을 수상한 미녀작가다.
구태환은 극단 수의 대표이자 연출가다. 오클라호마대학교 대학원 석사출신이고, 현재 국립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다. <나생문> <아일랜드> <북어대가리> <심판> <마땅한 대책도 없이> <친정엄마> <이름을 찾습니다> <러브이즈매직> <벚꽃동산> <선물> <친정엄마와 2박 3일> <기막힌 사내들> <휘가로의 결혼> <전설의 달밤> <삽 아니면 도끼> <달의 목소리> <봉선화>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05 <나생문> 서울연극제 인기상 수상, 2006 <이름을 찾습니다.> 거창연극제 대상작, 희곡상, 여자연기상 수상, 2007 <심판> 한국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2007 BEST3, 2008 <고곤의 선물> 대한민국연극대상 무대예술상, 2009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 <친정엄마와 2박3일> 등을 수상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미남 연출가다.
<달의 목소리>는 여자독립군 정정화 선생의 전기 <녹두꽃>을 1인극으로 구성한 연극이다.
정정화 선생은 한성부에서 태어나 1910년 어린 나이에 김의한과 결혼했다. 남편은 구한말 고위 관료인 김가진의 아들이었다. 시아버지 김가진은 1919년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전격 망명했고, 정정화 선생은 시아버지와 남편을 따라 1920년 역시 상하이로 망명했다. ‘연로하신 시아버지를 모셔야한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그녀는 감시가 덜한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는 역할을 맡아서 중국과 국내를 오가면서 10여 년간 자금 모금 책, 연락책으로 활동했다. 또한 중국 망명 27년 동안 자신의 가족 뿐 아니라 이동녕, 백범 김구 등 임정요인 및 그 가족들을 돌보며 임시정부의 안 살림꾼으로서 임정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였다.
1940년 한국혁명여성동맹(韓國革命女性同盟)을 조직하여 간부를 맡았고 충칭의 3·1 유치원 교사로도 근무했다. 1943년 대한애국부인회 훈련부장이 되는 등 임시정부를 대표하는 여성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러나 광복 후 인생행로는 순탄치 않았다. 미군정의 홀대 속에 1946년 개인 자격으로 귀국해야 했고, 오랫동안 임시정부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구 선생은 암살되었다. 6 25사변 중 김의한은 안재홍, 조소앙 등과 함께 납북되었으며, 남한에 남은 정정화 선생은 부역죄로 투옥되는 등 고초를 치렀다.
정정화 선생은 1991년에 서거하고, 1982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 받았다.
저서로는 회고록 <녹두꽃(1987)>, <장강일기>를 남겼다. 이 회고록을 토대로 연극 <장강일기>와 <치마>, <아! 정정화> 등 여자독립군 정정화 선생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연극을 극단 독립극장에서 공연하고, 2015년에는 <달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극단 독립극장 원영애 대표의 1인극으로 공연하고, 2016년 작품을 수정 보강해 재공연 을 하게 되었다.
무대는 대학의 강의실처럼 만들었다. 책상과 의자가 줄줄이 가로 놓여 정돈되어 있고, 책상마다 갓을 씌운 전구가 달려 빛을 발하고 있다. 무대 좌우로 등퇴장 로가 있고, 배경에 영상으로 기관차의 달리는 모습과 한반도와 만주지역 그리고 중국지도에 정정화 선생의 이동경로가 화살표로 소개가 되고, 상해 불란서 조계 안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위치, 정정화 선생의 사진, 남편과 시아버지의 사진, 그리고 김구 선생을 비롯한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원과 이봉창, 윤봉길, 안중근, 김상옥 의사 같은 독립투사의 사진영상이 투사되고, 2차 대전, 일본 원폭투하, 6 25사변, 넘실거리는 바다물결 그리고 하늘에서 눈꽃송이가 날리는 영상이 투사되어 독립운동사 강의실 역할을 톡톡히 한다. 무대 상수 쪽에는 건반악기와 현악기 연주석이 있어 연주자들이 극의 도입부터 대단원까지 연주를 하고, 정정화 선생 역을 하는 아름다움의 화신인 원영애 극단 독립극장 대표의 혼신을 다한 열연과 열창을 네 곡이나 감상할 수 있다.
필자는 1970년대 중반에 광복군 3지대 소속이었던 김문택, 지인중 선생의 소개로 광복군동지회 모임에서 정정화 선생께 인사를 드린 적이 있다. 그때 광복군 동지회분들이 정정화 선생을 “상해 임정에서 밥 짓던 아줌마야.” 라고 소개를 하고, 또 의정부 입구에 위치한 김 구 선생의 휘호가 있는 백범사(白凡寺)라는 비구승 사찰에 갈 때도 동행을 했는데, 함께 자리한 임정재정위원이던 조경한 선생께서도 “상해 임정에서 밥 짓던 정정화 아줌마야”라고 소개를 해, 상해임정의 가정부노릇을 하던 인물인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모노드라마 <달의 목소리>를 관람하고 나서야 정정화 선생의 면모를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2016년에 작고한 김의경 선생께서 대표를 맡으셨던 올바른 역사극을 공연하는 단체인 “백민역사극회”에서 창단공연작인 이윤택의 <물고기의 귀향> 다음 작품으로 김수미 작 <달의 목소리>를 공연하라고 권하고 싶다. 덧붙여 애국이 아닌 정권탈취를 위해 온갖 시위와 선동을 일삼는 정치가에게,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를 알도록 만드는 연극 <달의 목소리>의 관극을 권한다.
예술감독 최치림, 사진 그래픽 김솔 전진아, 제작PD 이혜은, 홍보마케팅 이지예 이아름, 라이브 연주 피아노 이지윤, 첼로 김시은, 무대미술 임일진, 음악 김태근, 분장 김선희, 영상디지인 손희영(청강산업문화대학교) 조명디자인 영상제작 한원균(프로젝트 2 H), 조명팀장 도상민, 조명팀 권순환 이범석 오택조, 조명오퍼 조영은, 편곡 김예나, 보컬코치 이지윤, 조연출 심민정, 등 스태프 모두의 애국심이 제대로 발휘되어, 극단 독립극장의 최치림 예술감독, 김수미 작, 구태환 연출의 원영애 극단 독립극장 대표의 모노드라마 <달의 목소리>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1인 서사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12일
6, 이순재 선생 연기인생 60주년 기념 공연 창작집단 혼의 아서 밀러 작 오화섭 역 박병수 연출의 세일즈맨의 죽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이순재 선생 연기인생 60주년 기념공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창작집단 혼 주관, 가천대학교&세종대학교 후원, ㈜쇼텍라인 제작의 아서 밀러(Arthur Miller) 작, 오화섭 역, 박병수 연출의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을 관극했다.
아서 밀러(Arthur Mille, 1915~2005) 작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은 시대적 배경인 20세기 중엽의 미국의 서민가정의 생활과 모습을 그렸지만, 21세기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부합된다.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은 1949년 2월에 커밋 블룸가든(Kermit Bloomgarden) 제작과 엘리아 카잔(Elia Kazan) 연출로 뉴욕 브로드웨이의 모르스코 씨어터(Morosco Theatre)에서 초연되었다. 아버지인 윌리 로만(Willy Loman)은 명배우 리 제이 콥(Lee J. Cobb), 어머니 린다(Linda) 역으로는 밀드렛 던넉(Mildred Dunnock), 큰아들 비프(Biff) 역에 역시 명배우 아서 케네디(Arthur Kennedy), 막내 해피(Happy) 역에는 카메론 미첼(Cameron Mitchell)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고 최우수 연극상인 토니 상(Tony Award)과 퓨릿처 상(Pulitzer Prize), 그리고 뉴욕 연극비평가단체상 등을 수상했다.
그 후 여배우 제인 맨스필드(Jayne Mansfield)에 의해 1954년 10월 텍사스의 달라스(Dallas)에서 재공연 역시 성공을 거두자 파라마운트 영화사(Paramount Pictures)에서 흑백영화시절인 1951년 라즐로 베네데크(Laszlo Benedek) 감독과 명배우 프레데릭 마치, 밀드레드 더녹, 케빈 맥카시, 캐머런 미첼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는 1985년에 미국과 서독 합작영화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 더스틴 호프만, 케이트 레이드, 존 말코비치, 스티븐 랭이 출연한 <세일즈맨의 죽음>도 상영되었다.
기왕에 아서 밀러(Arthur Miller)를 좀 더 소개하면, 그는 소년시절에 몰아닥친 대 불황으로 고등학교를 나온 후 접시 닦기, 급사, 운전기사 등을 하다가 늦게 미시간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했다.
2차 세계대전 중의 군수산업의 경영자와 아들의 갈등을 다룬, 전쟁 비판적인 심리극 <모두가 나의 아들 (All My Sons)>(1947)을 써서 비평가 및 일반 관객의 절찬을 받았고,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1949)으로 퓰리처상 및 비평가 단체상을 받고, 브로드웨이에서 2년간의 장기공연에 성공했다.
그 후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시련 The Crucible>(1953)에서는 리얼리즘의 수법을 버리고, 17세기 뉴잉글랜드에서의 마녀재판(魔女裁判)을 주제로, 그 당시 전 미국을 휩쓸었던 매카시 선풍을 풍유(諷喩)했다. 그 후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결혼을 했으나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은밀히 먼로를 유혹하니, 결혼 5년 만에 그녀와 이혼했다(1960). <다리 위에서의 조망 A View from the Bridge>(1955, 퓰리처상 수상)과 마릴린 먼로를 모델로 한 <전락(轉落) 후에 After the Fall>(1964) 등의 희곡과 소설을 썼고, 라디오 드라마와 평론 등을 쓰다가 2005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서 밀러(Arthur Miller)는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 손톤 와일더(Thornton Wilder) 등과 함께 미국의 연극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그의 희곡 대부분이 미국인의 서민생활을 주제로 한 점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시켰고 작품마다 성공작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화섭 역으로 ‘테라트르 리이블'(1953. 12), ‘신협'(1957. 1), ‘드라마센터'(1962. 11) 등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2015년 현재까지 각 극단의 공연이 지속되고 있다,
영문학자 오화섭(吳華燮·1916~79) 선생은 미국 현대극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번역해 알린 선구자다. 오화섭 선생이 번역한 미국 번역작품은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를 비롯해 손튼 와일더의 <우리읍내>, 테네시 윌리암스의 <유리동물원>과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아서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등으로 지금까지도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다. 당시 연극인, 영문학자들은 오화섭 선생의 번역을 두고 ‘번역을 창작의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했다.
극단 ‘떼아뜨르 리브르'(1953년), ‘연희극예술연구회'(1953년), 극단 ‘산하(山河)’ (1963년) 등에서는 창립 작업을 함께 했다. 한국영어영문학회 회장(1963~65년), 한국셰익스피어협회 이사(1963~79년) 등을 지내며 학술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오화섭 선생은 음악에 조예가 상당했고, 각종 매체에 음악평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소래공립보통학교를 졸업(1929년)하고 서울 중동학교에 입학한 오화섭 선생은 당시 학교 음악선생에게 클라리넷을 처음 배웠고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학과 유학시절(1935~40년)에는 대학 오케스트라단에서 활동했다. 1946년에는 현제명 작곡가가 주도해 만든 고려교향악단 창단멤버로 활동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오화섭 선생은 1950~60년대 신문에 연주회, 오페라 공연 편을 연재하기도 했다. 오화섭 선생은 옛 경기도 부천군 남동면 만수리(현 인천 만수동) 담배고개 옆 구석마을(구석말)에서 태어났다. 부친 오혁근(吳赫根) 옹은 남동면장, 1대 인천시의회 의원(징계자격위원장)을 지낸 ‘동네 어른’이었다. 당시 동네사람들은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을 때마다 ‘오 면장’을 찾았다고 한다. 오혁근 옹은 자녀들을 엄하게 다스렸다고 한다. 한국전쟁 피란시절 인천에서 잠시 머문 경험이 있는 오화섭 선생의 딸 극작가 오혜령 씨는 할아버지를 “위엄이 가득하고 강직한 한학자”로 기억했다.
박병수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지구극연구소 부대표, 세종대학교 교수다. <수인의 몸 이야기>, 뮤지컬 <불장난 말장난>, <늑대인간의 최후>, <촐라체> 뮤지컬 <잭팟>, <서울 나마스테>, 무용극 <비우니 향기롭다>, <말해요 찬드라>, <시라노> <세일즈맨의 죽음> 등을 연출하고, 제23회 거창연극제 희곡상 수상, 제7회 100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미남 연출가다.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 원작의 주인공 윌리 로만은 힘들이지 않고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30년 동안 세일즈맨으로 살아간다. 그는 “성실하게 일하면 반드시 성공하고, 인기만 있으면 뭐든지 잘 될 것이다.”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고, 그 신념을 큰아들 비프와 막내 해피에게 주입시키며 성공을 기대한다.
그러나 두 아들은 윌리 로만의 기대에 못 미치고 내세울만한 직업도 없이 지낸다. 그래도 윌리는 비프와 해피를 사랑하고 비프와 해피는 윌리를 존경한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큰아들 비프는 정신을 차리고, 돈을 빌려 사업을 해보겠다며 친구를 찾아가지만, 외면당하고 돌아온다. 게다가 아버지 윌리는 30여 년 동안이나 근무하던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다.
향후 윌리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고, 자신의 죽은 형 벤의 허상과 자주 대화를 나누게 된다. 가족은 그러한 윌리의 혼자 중얼거림에 놀라고, 걱정이 태산 같다. 또한 윌리는 과거에 수학시험에 낙제점수를 받은 장남 비프가,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 낙제를 면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라며, 출장 중인 자신을 찾아왔을 때, 자신이 다른 여자와 불륜관계를 맺는 것을 아들에게 들켰던 사실을 상기한다. 그러나 윌리는 그로부터 아들 비프의 만사 의욕상실과 또래들에게서의 뒤처짐이, 아버지인 자신의 탓이 아니라며 애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들지만, 양심은 못내 괴롭다.
대단원에서 윌리는 비프에게 보험금을 남겨 줌으로써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확인시키려고, 비프와 화해한 후 그 날 밤 자동차를 몰고 나가 자살한다.
무대는 윌리 로만의 25년이 된 주택이다. 2층집이고, 상수 쪽으로 오르는 계단과 난간이 관객의 시선을 끈다. 상주 쪽이 거실 겸 조리대와 냉장고 식탁이 배치되고, 내실과 욕실로 통하는 문이 있다. 하수 쪽이 세자 높이의 윌리 로만 내외의 침실로 설정되고 계단으로 오르도록 만들었다. 방에는 침대가 놓여있다. 이층 방에도 침대 두 개가 좌우로 떨어져 놓여 있다. 집 앞에는 마당이 있고 상수 쪽으로 이웃 찰리의 집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장면변화에 따라 벽처럼 생긴 조형물을 천정에서 내려 식탁과 의자를 배치해 레스토랑 장면으로 사용하고, 책상과 의자, 녹음기를 배치해 회사의 1실, 그 외의 사무실 공간으로 사용되고, 하수 쪽의 침실은 윌리 로만이 머무는 숙박업소의 1실로 사용되기도 한다. 앞마당과 하수 쪽 통로는 윌리 로만의 회상장면에서 형인 벤 로만의 등퇴장과 동선 활용 공간이 된다.
음악과 조명의 변화, 그리고 여인의 웃음소리와 형 벤 로만의 에코 음이 극적효과와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밤 장면에서 주택의 어둠에 파묻힌 장면과 이층 쇠로 된 난간의 반짝임은 한 폭의 그림처럼 뇌리에 각인된다.
이순재 선생의 연기인생 60주년 기념공연작 <세일즈맨의 죽음>은 청년시절부터 윌리 로만 역을 해 온 명배우 이순재 선생의 다섯 번째 윌리 로만 역으로의 출연이다. 작중 인물이 5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선생의 연기력은 50대 연기자에 방불하고 적역으로 느껴져 윌리 로만을 하기 위해 배우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부인 역으로 손숙, 형 역으로 이문수, 이웃 친구 역으로 김태훈과 맹봉학이 2인 1역으로 출연하고, 큰 아들로 김기무 이무생, 작은 아들로 유정석과 라정민, 버나드 역으로 김도인 최동구, 여인 역으로 신서진 김소연, 제니 이윤주 유하영, 하워드 신동환 정진혁, 스탠리 양심규 윤민구, 미스포사이드 안소림 권설아, 리타 김은호 박민정, 웨이터 차태호 김낙균 등이 출연해 성격설정과 호연, 그리고 열연으로 3시간의 공연시간 동안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린다 로만 역의 손숙의 절제된 연기력, 이문수의 동양 제일의 매력적인 저음 그리고 첫 공연에서 큰 아들로 출연한 김기무의 열연을 비롯해 모든 남녀 배우들의 열연과 호연은 <세일즈맨의 죽음>을 세계정상급 수준의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음악감독 우종민, 무대디자인 박경, 조명디자인 김건영, 음향디자인 김성욱, 영상디자인 이남훈, 의상디자인 김인옥, 분장디자인 임영희, 소품디자인 오정은 등 스테프 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배우 이순재 연기인생 60주년 기념사업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창작집단 혼 주관, 가천대학교 세종대학교 후원, ㈜쇼텍라인 제작의 아서 밀러(Arthur Miller) 작, 오화섭 역, 박병수 연출의 <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 man)>을 고수준 고품격의 우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13일
7, 극단 초인의 김경욱 원작, 박정의 각색 연출의 <스프레이>
미아리고개 예술극장에서 극단 초인의 김경욱 원작, 박정의 각색 연출의 <스프레이>를 관람했다.
김경욱(金勁旭, 1971~)은 광주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국문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아웃사이더」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2013년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협동과정 서사창작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1993년 「작가세계」신인상 – 「아웃사이더」, 2004년 한국일보문학상 – 단편소설 「장국영이 죽었다고?」, 2008년 현대문학상 – 「99%」, 2009년 동인문학상 – 《위험한 독서》, 2016년 이상문학상 – 《천국의 문》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는 『바그다드 카페에는 커피가 없다』(1996), 『베티를 만나러 가다』(1999),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2003), 『장국영이 죽었다고?』(2005), 『위험한 독서』(2008),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2011), 『소년은 늙지 않는다』(2014) 등이 있고, 장편소설 아크로폴리스』(1995), 모리슨 호텔』(1997), 『황금 사과』(2002), 『천년의 왕국』(2007), 『동화처럼』(2010), 『야구란 무엇인가』(2013)를 발표했다.
박정의(1967~)는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출신의 연출가로 극단 초인의 대표다.
2004년 박정의 작 “기차”로 거창국제연극제 금상을 수상, 카이로 실험연극제 초청 (기차) 아르메니아 국제 연극제 초청 (기차), 2005년 “기차”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오프 참가2006년 “기차” 요코하마 국제연극제 초청, 2006년 아비뇽 오프 참가, 2006년 독일 SOMMERWERFT FESTIVAL 초청, 2006년 에딘버러 프린지 참가, 2007년 “기차” 싱가폴 에스플라나다 극장 초청, 2007년 “선녀와 나무꾼” 아비뇽 오프 참가, 2007, 2008년 “선녀와 나무군” 에든버러 프린지 참가, 2008년 “선녀와 나무꾼”, 두바이 샤자 문화 궁전 초청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이란 국제연극제 초청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연제 초청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영국 New Theatre Royal, South Hill Park Theatre, The Tron 공연, 2009년 선녀와 나무꾼 미국 San Francisco International Art Festival 참가, 2009년 이탈리아 Scalettine ‘IL GIARDINO DELLE ESPERIDI’ Festival 참가 및 워크숍, 2009년 아일랜드 Cairde Festival, Earagail Arts Festival, Junction Festival, Pavilion Theatre 2009년 선녀와 나무꾼 프랑스 Nuits de la Mayenne Festival 공연 참가 및 워크숍, 2009년 특급호텔 대학로예술극장 공연, 2009년 특급호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Buenos Aires International Festival 공연 초청, 2010년 맥베스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공연, 2010년 기차 한국 – 카자흐스탄 문화교류 초청공연, 2010년 내 창문을 두드리는 전쟁 광주국제공연예술제 공연, 2010년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맥베스 동숭무대 소극장 공연, 2011. 1 선녀와 나무꾼 네덜란드 투어, 2011. 2 특급호텔 대학로 인큐베이팅 사업 선정작 남산예술센터 공연, 2011.3 특급호텔 스페인 DFERIA 페스티벌 초청 공연,
연출작으로는 <창녀가 된 선녀와 나무꾼> <맥베스> <특급호텔> <게르니까> <독고다이 원맨쇼 맥베스> <동화동경> <유리동물원> <봄날> <스프레이> 등이 있는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가리개 같은 4각의 검은색 조형물 여러 개를 붙이거나 떼어 이동 배치하면서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좁은 침상형태의 조형물을 눕히거나 세워 높은 건물로 사용을 하고, 이웃집의 각종 전자제품의 소음이나, 부친의 음성은 녹음으로 극적효과를 높이고, 지하철 장면과 문의 개폐 음과 도착 출발 등의 효과음은 실제와 방불하다. 부분 조명과 조명의 강약, 강아지 인형, 백화점 제화코너의 구두소품 등은 물론 스프레이의 사용 등 세세한 부분 하나 하나, 의인화 된 고양이 출연자, 일인 다역의 출연자의 연기를 빈틈없이 연출한 연출가의 기량이 감지되는 공연이다.
내용은 유명백화점 숙녀화매장의 책임자인 주인공이 과중한 업무에 지쳐 늘 축축해진 몸으로 귀가해 잠을 청하려 들면, 아파트 이웃의 고양이 울음소리라든가 남자의 욕설과 유리그릇이 깨지는 소음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 밤을 새우다시피 하고 졸리는 눈으로 아파트 우편함에서 자신에게 배달된 물건인 줄 알고 가져와 보니, 호수를 잘 못 읽어 가져온 배달물이고 바로 그 물건이 향내를 풍기는 스프레이라는 설정이다. 향후 이웃에 배달 오는 물건을 슬그머니 자신의 것처럼 집어오고는 했는데, 그 중에는 예쁜 강아지 로봇이 들어있기도 한다. 주인공은 손이 몹시 축축한 편이라 숙녀와 매장에서 일할 때뿐만 아니라 늘 상 손이 축축해 숙녀화를 신길 때에도 주의를 한다. 주인공은 첫사랑의 연인에게서도 축축한 손 때문에 걷어 채이고 부친에게 듣는 욕설의 첫머리도 축축한 놈이라는 소리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인터폰으로 이웃에 전화를 하게 된다. 당연히 상대는 별소리를 다 듣는다는 듯 미친놈 하고 인터폰을 끊는다. 주인공은 우연히 이웃 여인이 늘씬한 체격에 미모인 것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은연중 이웃여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연모의 정도 품게 되면서 귀가시간과 이웃 의 소음까지 아련한 사랑의 일상처럼 여기게 될 즈음 하루는 몰래 들고 온 배달 상자 곽 안에 죽은 고양이의 시체가 담겨져 있어 깜짝 놀라 다시 우편함에 가져다 놓으려 하지만 경비 아저씨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한다. 주인공은 그 상자를 우체국에 가져가 다시 그 집으로 배달을 하도록 조처한다. 그 후 고양이 소리야 물론 들리지 않지만 한동안 이웃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하루는 이웃의 그릇 깨지는 소음이나 남자욕설이 새벽 두시인데도 예전보다 더욱 크게 들려오고, 남자의 욕설 또한 평소와는 다르다. 주인공은 다시 인터폰으로 통화를 한다. 여인이 받으며 주인공에게 개자식이라고 욕설을 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남자가 욕설을 퍼부으며 집밖으로 나간다. 주인공은 자신의 일처럼 가슴이 아프다. 다음날 배달부가 고양이 죽은 상자를 배달하러 온다. 주인공은 그 상자를 빼앗아 들고 도망친다. 아마 이웃 여인에게 아픔을 주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심정인 듯싶다. 향 후 이웃집의 소음이 들리지 않게 된다. 전혀 들리지 않고 조용하니 주인공은 이상스럽게 생각하고 경비실에 이웃집이 너무 조용하다는 전화를 하게 된다. 경비로서야 당연히 비정상인의 전화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너무도 조용한 이웃과 이웃여인의 동태에 주인공은 이웃으로 다가간다. 그러자 여인이 아파트에서 나와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주인공은 주시를 한다. 아파트 옥상에 올라선 여인은 곧바로 아래로 뛰어내린다. 쿵 소리가 들리면서…. 바닥에 떨어진 여인의 시신….자신의 방으로 되돌아 온 주인공은 스프레이를 꺼내 축축해진 손과 몸 그리고 방 전체에 스프레이로 분무를 한다. 객석에 스프레이의 향이 전달되면서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이상희가 주인공 남자, 김정아가 이웃집 여자, 이종승이 경비, 이훈희가 첫사랑 여인과 숙녀매장 손님, 양신우가 이웃집 남자, 김범린이 배달부, 김명건이 고양이, 이보람이 직원으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이 성격창출에서부터 넌 버벌 퍼포먼스, 고양이 역할, 가리개 형태의 조형물과 극에 사용되는 소품을 장면변화마다 이동시키면서 열연을 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특히 주인공 역으로 여배우 이상희가 출연해 남자보다 더 독특하고 축축한 남자 역을 해 기억에 남는다.
음악 조선형, 조명 정일만, 무대 이종승 박재영, 포토그래퍼 양동민, 드라마트루크 전혜윤, 동작지도 김정윤, 조연출 이훈희 김희성, 음향오퍼 문수빈, 포스터 윤희문, 기획 신보화 이창훈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초인의 김경욱 원작, 박정의 각색 연출의 <스프레이>를 한편의 실험극적 조형예술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25일
8, 서울가톨릭연극협회 성탄 축하공연 최주봉 회장, 톨스토이 원작, 김석만 연출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명동성당 주교관에서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의 최주봉 회장, 유환민 담당사제, 톨스토이 원작, 김석만 연출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관극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1885년 저술된 톨스토이(1828~1910)의 단편소설로 기독교 신앙이 돋보이는 종교문학이다. 이 작품은 톨스토이가 1885년 출판한 단편소설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다른 얘기들》 중 한 편의 이야기이다. 이 단편소설집에는 《세 가지 질문》, 《수라트의 커피하우스》,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가 같이 들어있다.
구두 장인인 시몬이, 하느님에게 벌을 받아서 세상에 온 천사 미하일을 돌보는 사건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한 톨스토이의 러시아 정교회 신앙이 담긴 작품이다. 또한 미하일이 교회 앞에서 얼어 죽을 뻔했다는 설정을 통해, 민중들과 멀어진 당시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식도 담겨 있다.
알렉산드로 솔제니친(Aleksandr Solzhenitsyn, 1918~2008)도 1967년 출판된 《암병동》(Cancer Ward)에서 그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러시아의 소설가, 사상가.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이자 문명비평가, 사상가로도 위대했다. 1852년 처녀작 ‘유년 시대’를 익명으로 발표하여 네크라소프로부터 격찬을 받았고, ‘소년시대’, ‘세바스토폴 이야기’ 등의 작품으로 청년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결혼 후 문학에 전념하여 불후의 명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고, 이어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했다. 이 무렵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무상 음으로 종교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이때의 사상을 ‘톨스토이주의’라고 부른다. 그는 러시아 정교회에 속하지 않는 성령 부정 파 교도(聖靈否定派敎徒)들의 미국 이주 자금 조달을 위해 그 유명한 장편 ‘부활‘을 집필 발표했다.
톨스토이는 1850년대에 이미 투르게네프(Ivan Sergeyevich Turgenev, 1818~1883)나 오스트로프스키(Alexandr Ostrovsky, 1823~1886)의 영향을 받아 극작을 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을 근대 연극사에서 유명하게 한 것은 주로 <어둠의 힘>(1886), <교육의 열매>(1891), <산송장>(1911) 등의 희곡작품이라 하겠다. <어둠의 힘>은 실화에 의거해 러시아 농민의 음산한 생활을 그린 것으로 자연주의 희곡으로 뛰어난 작품이며 러시아에서는 공연이 금지되어 프랑스에서 초연되었다. <교육의 열매>는 시골 귀족의 무의미한 생활을 풍자한 것. <산송장>은 기독교적 자기희생과 결혼법의 문제를 다룬 희곡으로 유럽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고 소설 <안나 카레니나>와 <부활>은 ‘모스크바 예술극단’이 각색, 공연했다.
김석만 (1951~)은 6·25 사변 중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을 다니면서 연극반 활동을 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와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극과 공연 학을 전공했다. 연우무대를 중심으로 창작극 연출에 몰두해 <한씨 연대기>, <변방에 우짖는 새>,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각색에 참여하고 연출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거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연기, 연출을 가르쳤다. 가극 <금강>으로 2005년 평양 초청 공연을 다녀왔다. 최근에는 전통의 현재화 작업에 주목해 <영원한 사랑 춘향이>,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세종조 회례연), 정가극 <이생규장전> 등을 연출하고, 이진순 선생 기념사업회의 연극 <현자 나탄>과 인천시립극단의 <꿈 하늘>을 연출했다.
[연기의 첫걸음],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폴롯], [통쾌한 희곡의 분석], [연출가처럼 생각하기] 등의 역서와 [스타니슬라브스키 연극론], [연기의 세계],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출] 등의 저서를 냈다.
무대는 탁자와 의자가 배치되고, 구두를 만드는 작업대가 상수 쪽에 있다. 배경에 영상으로 성당창문의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가 투사되고, 함박눈이 내리는 장면도 투사가 된다. 상수 쪽에 건반악기를 마련해 연주로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연극은 도입에 구둣방 주인인 세묜이 구두외상값을 받으러 나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느 집이나 마찬가지로 세묜은 아내 마트료나의 술을 마시지 말라는 당부를 여러 차례 들으며 집을 나선다.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구두수선대금이나 제화대금을 받으려 하지만 선뜻 외상값을 갚는 사람이 없다. 아내를 위해 털옷을 사려고 했지만 외상도 잘 통하지 않는다. 결국 홧김에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던 세묜은 교회 옆에서 알몸뚱이 소년을 발견한다. 그는 이제껏 세상이 더럽다고 생각했기에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지만, 어쩐지 불쌍하게 여겨져서 그를 집으로 데려온다.당연히 세묜의 아내 마트료나는 세묜에게 욕을 하면서 남편이건 그 알몸뚱이 소년을 내쫓으려한다. 하지만 자신도 그 소년의 정체가 궁금했던 데다가 세묜의 “당신의 마음속엔 하느님도 없소?”라는 말에 마음이 누그러져서 소년에게 밥을 준다. 그러자 그 소년은 처음으로 미소를 지어 보였고, 부부는 그 소년의 이름이 미하일이란 것을 알게 된다. 세묜은 소년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고 구두 짓는 법을 가르친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자가 시종을 거느리고 와서는 고급 가죽이라며 보여주더니 1년이 지나도 모양이 변하지 않고 실밥이 터지지 않는 장화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세묜은 자기 솜씨로 이걸 만들 수 있을지 걱정하지만, 미하일은 무슨 이유에선지 떼 부자를 보고 웃는다. 부자는 미하일에게 신발을 만들라고 시킨다. 미하일은 신발을 만들지만, 어째서인지 부자가 주문한 장화가 아니라 슬리퍼를 만들고 있다. 세묜은 이를 알고 나서 대경실색하지만, 놀랍게도 시종이 돌아와서는 “나리께서 집으로 가시다가 마차에서 돌아가셨다”며 장화 대신 슬리퍼를 달라고 요구한다. 이에 미하일은 미리 만들어 둔 슬리퍼를 건네준다.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세묜은 미하일을 아꼈고 귀한 인력으로 여겼다.그러던 어느 날, 한 여인이 두 아이를 데리고 아이들의 신발을 만들러 찾아왔다. 그런데 미하일은 평소와 달리 두 아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자세히 보니 한 아이는 한 쪽 발을 절고 있다. 게다가 그 여인은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마트료나가 묻자, 그 여인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그 여인은 두 아이의 진짜 어머니의 이웃이었는데, 두 아이의 아버지는 사고로, 어머니는 아기들을 낳고 나서 사망했다. 그리고 한 아이는 죽은 어머니에게 깔려서 다리를 절게 되었다. 착한 마을 사람들은 부모의 장례를 치르는 걸 도왔고, 그 동안 그 여인은 두 아이를 임시로 맡게 되었다. 이때 그 여인은 두 아기 중 두 발이 멀쩡한 아기에게만 젖을 주고 절름발이 아기에게는 젖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굳이 한 아기를 저버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여 두 아기 모두에게 젖을 주었다. 하지만 본래 자기가 키우던 아기는 2년 만에 숨을 거뒀고, 이후로도 자식을 낳지 못하게 됐다. 그리하여 두 아기를 계속 키워온 것이다. 그리고 그 여인이 아이들의 신발을 챙기고 떠나자, 미하일은 다시금 미소를 지었고 그의 몸에서는 빛이 났다. 세묜이 그 이유를 묻자 미하일은 그제야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사실 미하일은 하나님을 모시던 천사였다. 그는 하느님으로부터 한 여인의 영혼을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는데, 그 여인이 바로 앞서 두 아이의 엄마였다. 그 여인은 미하일에게 ‘이 아기들은 부모 없이 살 수 없으니 제발 제대로 클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다. 미하일은 하늘나라로 돌아가 “저는 그 여인의 영혼을 데려올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하느님은 “그래도 데려와라. 그러면 세 가지 뜻을 알게 되리라.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세 가지를 알게 되면 하늘나라로 다시 돌아오게 되리라.”라고 말한다. 결국 미하일은 여인의 영혼을 빼앗았고, 이 과정에서 한 아기는 다리를 절게 된다. 그리고 여인의 영혼을 데려오던 미하일은 폭풍에 휘말려 추락하고, 여인의 영혼만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미하일은 자신은 날개가 부러진 채 교회 옆의 길에 누워 있다가 세묜에게 발견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다.처음에 미하일은 세묜의 첫인상을 보고 ‘저런 사람이 날 어떻게 도와줄까’라고 낙심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세묜은 돌아와서 자신을 구해주고, 그의 아내 마트료나도 처음에는 화를 냈지만 세묜의 말을 듣고 화를 푼다. 그리고 이때 미카엘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웃는다. 이후 부자가 와서 장화 타령을 했을 때, 미하일은 세묜이나 마트료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죽음의 천사가 부자 옆에 붙어 있는 걸 보았고, 부자가 당일 죽으리라는 걸 부자 자신은 모르니, 사람에겐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아는 힘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걸 알고 다시 한 번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오늘, 죽었을 거라고 걱정했던 두 아이가 이웃 여자의 손에서 잘 자란 것을 보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깨닫고 웃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알게 되었기에 미하일은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고, 세묜과 마트료나 앞에서 ‘모든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진리를 설파한 뒤 찬송과 아름다운 연주를 들으며 하늘로 승천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허기호, 이인철, 장영주, 한인희, 심우창, 이승호, 반혜라, 김추월, 승주영, 류시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일생일대의 호연과 열연으로 관객을 감동으로 이끌어 간다. 관객들이 손수건을 자주 눈가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며, 필자의 손수건 역시 젖어있음을 감지할 즈음 우레와 같은 갈채와 함께 연극은 끝이 난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 회장 최주봉, 담당사제 유환민, 기획 이종열 이태실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이 드러나,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의 톨스토이 원작, 김석만 연출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성탄축하 성극으로 만들어 냈다.
12월 25일
9, 샘 컴퍼니의 김미혜 프로듀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각색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샘 컴퍼니의 김미혜 프로듀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각색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극했다.
김미혜(1970~)는 계원예술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무용과 출신의 뮤지컬배우이자 연출가 그리고 ㈜샘컴퍼니의 대표이사다. 작품으로는 <넌센세이션(2011)> <완전보험주식회사(2014)> <오케피(2015)> <로미오와 줄리엣(2016)> 등이 있는 미녀 프로듀서다.
양정웅(1968~)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의 총연출을 맡았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극단 여행자의 대표이자 상임연출가다.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월간 문학 신인작가상, 히서 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 아름다운 연극인상 최고 스텝상, 제15회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연극부문, 한국연극협회 우수공연 베스트 7,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우수작품상,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대상, 인기상,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 셰익스피어 연출공로상, 제2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공연부문 기자상 등을 수상했다. 문예진흥원 신진 연극인, 평론가 협회 21세기 기대주로 선정되었고, 페스티발 <99마임페스티벌>총무대감독을 했고 국립오페라단 <천생연분 soul mate>2007 <보체크 wozzeck>2007 유니버셜 발레단의 발레뮤지컬 <심청 Shim Chung>2007 을 통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담아낸 작품들로 평단과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연극 외 장르에서도 재능을 인정받은 우수연출가다.
연출작은 <해롤드와 모드>, <오페라 처용>, <내 아내의 모든 것>, <최막심>, <나의 젊은 날개>, <로맨티스트 죽이기>, <페르귄트>, <십이야>, <연서>, <뷰티풀 번아웃> <소풍> <페리클레스> <로미오와 줄리엣>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연출가다.
2014년 서강 대학교 메리 홀에서 극단 여행자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극단 여행자 각색, 양정웅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한 적이 있다.
그 공연에서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남녀 주요등장인물의 성별을 바꿔, 로미오를 여성으로, 줄리엣은 남성으로,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는 여성으로, 캐플렛 가의 영주를 여성으로, 줄리엣의 유모를 삼촌인 남성으로 바꿔 등장시키는가 하면, 그 외의 출연자 머큐쇼는 원래 작품대로 남성, 티볼트, 밴볼리오도 남성, 수도승 로렌스는 스님으로 바꿔 등장시켰다.
시대적 배경도 450년 전이 아니라, 현대로 설정을 하고, 의상이나 음악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21세기 음악을 사용해 관객의 흥미를 끈 성공적인 공연으로 기억된다.
2016년 12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의 공연은 로미오, 줄리엣, 로렌스 신부, 유모, 머큐쇼, 티볼트, 패리스, 벤볼리오 등 10인의 등장인물이 연극을 이끌어 간다. 무대는 지하도시 같은 느낌이다. 상수 쪽 터널을 통해 계단을 내려서면 베로나 市의 광장과 캐퓰렛 家의 정원으로 설정되고, 무대중앙에는 한단 높이의 투명한 플라스틱 평상이 놓여있다. 하수 쪽에는 줄리엣 방의 테라스가 높이 돌출되어 있다. 테라스는 벽면에 나란히 가로 부착된 여러 개의 철제 조형물을 잡고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 로미오가 테라스로 기어오를 수 있게 만들었다. 터널의 계단은 장면변화에 따라 터널 안으로 이동 배치되고, 중앙의 플라스틱 평상은 후반 캐퓰렛 家가의 가족묘지 장면에 사용된다. 상수 쪽 객석 가까이 있는 여닫이문은 독약 제조상의 점포로 설정이 된다. 배경 쪽 벽면이 좌우로 열리면서 밤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별의 영상이라든가 대단원에서 수십 개의 호롱불이 천정을 향해 올라가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프로시니엄 아치에까지 특수조명을 해, 조명 색의 변화로 극적 분위기를 창출시키고, 은은히 들려나오는 음악 또한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출연자들의 의상, 특히 줄리엣의 백색과 적색의상, 유모의 청색의상, 로렌스 신부 의상은 물론 출연자들의 의상이 극과 어울리는 적절한 의상이고 현대감각과도 일치한다.
내용은 원작을 따르지만, 유모의 비중이 원작보다 커 줄리엣의 어머니 역할까지 합한 듯싶고, 로렌스 신부 역 역시 베로나의 시장이나 줄리엣의 부친까지 겸한 듯싶은 느낌이다. 로미오와 머큐쇼, 티볼트, 패리스, 벤볼리오 등 미남 배우들의 열연과 호연, 그리고 검술장면은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독약 판매상의 머리까지 뒤집어 쓴 의상 또한 적절한 느낌이다.
박정민이 로미오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연모의 대상이 된다. 문근영이 줄리엣으로 출연해 미모와 개성 미는 몰론 자신감에 찬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손병호가 로렌스 신부로 출연해 중후한 연기로 극의 대들보 역할을 해낸다. 유모로 배해선이 출연해 캐퓰렛 家의 어머니 역할까지 하며 연기의 진수를 펼치고 극을 이끌어 간다. 서이숙이 유모로 더블 케스팅되어 출연한다. 김호영과 이현균이 머큐쇼로 역시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하고, 양승리가 티볼트, 김찬호가 패리스, 김성철이 벤볼리오로 출연해 모두 잘 생긴 모습과 성격창출 그리고 호연과 열연으로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어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김미혜, 무대디자이너 정승호, 조명디자이너 김영빈, 음향디자이너 이동준, 의상디자이너 김미정, 소품디자이너 조운형, 분장디자이너 김유선, 영상디자이너 김장연, 무대감독 김상훈, 조연출 이치민, 프로덕션 매니저 한소정, 컴퍼니매니저 조희경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샘 컴퍼니(대표 김미혜)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각색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가와 연기자의 기량이 돋보인 수준급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12월 27일
10, 국립국악원 김해숙 총제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계성원 작곡 음악감독, 한태숙 연출의 창극 <레이디 맥베스>
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김해숙 총제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계성원 작곡 음악감독, 한태숙 재창작 연출의 창극 <레이디 맥베스>를 관극했다.
계성원은 중앙대학교 한국음악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출신의 작곡가 지휘가다. 중앙국악관현악단 단원 역임하고 현재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중앙대학교, 우석대학교 출강하고 있다. 1996 KBS 서울국악대경연 창작부문 금상 수상, 제25회 대한민국 작곡상 수상, 2010 KBS국악대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국악인이다.
한태숙은 <하나코> <단테의 신곡> <레이디 맥베스> <안티고네> <장화홍련> <아워 타운> <오이디푸스> <있었다> <유리동물원> <서안화차> <꼽추 리차드 3세> <배장화 배홍련>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고양이 늪> <광해유감> <네바다로 간다> <짐> <도살장의 시간> <맹목>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1999년 한국연급협회 주최 ‘우수공연 베스트5’ 연출상. 영화연극상. <나운규>, 2001년 <배장화 배홍련>, ‘우수공연 베스트 5’ 2004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무대미술상. 김상열연극상 ‘평론가 베스트 5’, ‘우수공연 베스트3’ 등 예술의 전당 정통연극시리즈 <꼽추, 리차드 3세> 2005년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고양이 늪>, 한국여자연출가협회상, 제1회 여성연극인협회상, 우수공연 베스트 7, 평론가 베스트3, 김상열 연극상,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물리의 대표다.
<레이디 맥베스>는 연극과 오브제 극, 그리고 국악이 하나가 된 조형예술 총체극이다. 원작의 내용을 따랐으나, 레이디 맥베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그녀의 입장에서 연극을 이끌어 가고, 맥베스 겸 궁중전의, 남녀 마녀 겸 시종 3인 그리고 해설자 역인 도창이 등장인물이고, 연주석에서 타악, 가야금, 생황, 곤드라 베이스 연주로 극작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궁중전의와 시종들이 벽면에 오브제로 페이팅 퍼포먼스를 벌인다.
무대는 한단 높이의 정사각의 마루를 깔고 녹색 융단을 덮어 놓았다. 융단 한 가운데에 백색의 분말을 쌓아 놓은 게 보인다. 계단처럼 나무로 얼기설기 갸웃 둥한 층계를 만들어 2m 높이의 배경과 맞닿은 위단 겸 통로로 오르도록 설치했고, 위단의 좌우가 통로 겸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상수 쪽 벽면 전체가 커다란 화폭처럼 만들어 오브제로 페이팅 퍼포먼스를 할 수 있도록 연출된다. 화폭에는 두 개의 난간 같은 디딤대가 있어 딛고 올라 오브제 퍼포먼스를 펼친다.
연극은 도입에 녹색 융단 위의 백색의 분말이 조명으로 강조가 되면서 위단에서는 미모의 도창이 등장해 소리로 극의 해설자 노릇을 시작하고, 검은색 의상의 남녀 마녀 3인이 등장해 희미한 조명 빛 속에서 마녀들의 예언을 한다. 조명이 좀 더 밝아지면 녹색 융단에 흰색 의상차림의 레이디 맥베스가 잠이 들어 있고, 그녀의 꿈속에 마녀들이 등장해 맥베스가 왕이 되리라 속삭인다. 속삭임이 차츰 커지고, 부르짖음으로 발전한다. 놀라 눈을 뜬 레이디 맥베스가 남편을 부추겨, 마침 맥베스 가를 방문해 이층 침소에서 잠이 들어있는 던컨 왕을 죽이도록 종용한다. 주저하는 남편을 밀다시피 이층으로 올려 보내고, 죽이지 못하고 내려오는 그를 다시 올려 보내면서 맥베스의 손에 칼을 쥐어주고, 함께 죽여, 범행을 덮어씌우도록 철저하고 완벽한 시역행위를 벌인다.
장면이 바뀌면 즉위한 맥베스 부부가 관객을 상대로 연회를 베푼다. 연회도중 마녀들에 의해 시역장면이 재현되고, 맥베스의 놀라움과 비명이 연회장의 분위기를 깨뜨리고, 계속되는 맥베스의 공포로 가득 찬 모습을 본 초청 객들이, 레이디 맥베스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모두 연회장을 떠나는 것으로 설정된다. 극의 장면 장면마다 전의와 오브제 시종이 녹색 융단에, 흰색분말로 굵은 선을 드로잉하고, 페인팅 퍼포먼스가 그치면 융단은 계단 아래로 끌려들어가 사라진다. 오브제 시종의 벽면에 그리는 선이나 칠하는 장면이 레이디 맥베스의 심정과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연주자의 타 악, 가야금, 곤드라 베이스, 그리고 생황 연주가 미모의 도창의 소리와 소리시종의 구음에 어우러져 극적 분위기 창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궁중전의의 상의를 내리면 맥배스의 적갈색 의상으로 바뀌어 1인 2역 역할에 대처하고, 남녀마녀들은 머리위로부터 뒤집어 쓴 의상을 벗으면 시종으로 변모한다, 극중 마녀들의 속삭임이 시종일관 레이디 맥베스의 양심의 문을 두드리고, 그녀는 그로인한 심적 충격으로 번뇌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를 못 한다. 부인에게 쥐어 살다시피 한 맥베스나 궁중전의 역시 레이디 맥베스의 번뇌를 치유할 능력은 없는 듯싶고, 레이디 맥베스의 번뇌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대단원에서 레이디 맥베스는 시종에게 목을 감겨 결국 절명하는 것으로 연출되고, 맥배스와 남녀시종이 레이디 맥베스를 둘러싸고 내려다보는 장면에서 도창이 상단에 등장해 소리로 마지막 해설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서 끝이 난다.
맥베스 겸 궁중전의로 정동환이 출연해 혼신의 열정으로 연기의 진수를 보인다. 레이디 맥베스로 정은혜가 출연해 미모와 열창 그리고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엄경애가 도창으로 출연해 역시 미모와 열창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다. 박진희가 마녀와 소리시종으로 출연해 호연과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권검민과 이형훈이 남성마녀와 시종으로 출연해 열연과 오브제 페인팅 퍼포먼스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이지혜의 가야금, 생황 안은경, 타악 황영남, 곤드라 베이스 신동성 등 4인의 연주는 극적 분위기 창출을 주도하는 명연주로 갈채를 받는다.
총제작 국립국악원장 김해숙,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의상 정구호, 오브제 이훈기, 안무 손영민, 분장 백지영, 조연출 강소희 근종천, 무대보조 박은혜 이윤미, 조명보조 이명진, 의상보조 정문종, 사진 구본창, 포스터 장제훈, 포스터디자인 김우연, 대본영문번역 강태경, 무대제작 소 앤 아츠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일치되어 국립국악원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계성원 작곡 음악감독, 한태숙 재창작 연출의 창극 <레이디 맥베스>를 세계시장에 내 보여도 좋을 걸작공연으로 탄생시켰다.
12월 28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