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홀 마리카의 공연작 3편 총평
1, RM컴퍼니의 전혜성 작, 송훈상 연출의 <마요네즈>
공연명 마요네즈
공연단체 RM컴퍼니
작가 전혜성
연출 송훈상
공연기간 2016년 12월 30일~2017년 1월 8일
공연장소 아트홀 마리카 2관
관람일시 1월 6일 오후 8시
아트홀 마리카 2관에서 RM컴퍼니의 전혜성 작, 송훈상 연출의 <마요네즈mayonnaise)>를 관극했다.
전혜성(1960~)은 부산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펄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장편소설 <마요네즈>로 제2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트루스의 젖가슴> <소기호씨 부부의 집나들이> 등이 있다. 대산창작기금, 문예 진흥 기금을 수혜 받은 미모의 여성작가다.
송훈상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현 극단 성좌 상임연출, 2009년 현재 약 200여편의 연극,무용, 뮤지컬, 축제에서 연출 및 무대 조명감독으로 활동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욕망이라는 이름의전차>,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리타 길들이기>, <라생문><탱고> , <아카시아 흰 꽃은 바람에 날리고><신의 아그네스>,<프랑스뮤지컬 콘서트 무대감독(KBS홀)> 등에 무대감독 조명감독으로 참가했다.
강릉 국제 관광 민속제, 공주 아시아 1인극 제 무대, 운현궁 청소년 축제 무대감독, 크루즈여객선, 우크라이나 공연 팀 연출, 춘천 국제마임축제 기술 감독, 양천구 청소년축제 (쉼터) 감독, 진주 드라마 페스티발 연출팀, 한강 청소년동아리 문화축제 연출, 청소년동아리문화마당 연출, 블랙 코미디 연출, 과천 한마당 축제 기술 감독을 했다.
2016년에는 원로예술인 지원공연 <당신안녕> 무대감독, <엘렉트라 인 서울> 연출을 한 훤칠한 미남 연극인이다.
<마요네즈(mayonnaise)>의 어원에 대해서는 많은 속설이 있는데, 메노르카섬의 마온, 마요르카 섬, 프랑스의 바욘느 등 지명과 관계된 것만도 여러 개의 설이 존재한다. 가장 널리 인정받는 설은 프랑스 해군이 마요르카 섬에서 영국 해군을 격파한 뒤 축하연을 열려는데 전투로 인해 마땅한 재료가 없자 남은 재료로 만든 소스가 마요네즈라는설. 마욘이 어원이라는 설은 18세기 중반, 소설 삼총사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재상 리슐리외의 친척이 7년 전쟁 당시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마요르카 섬에서 마요네즈라는 말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영어권에선 메이요(mayo)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마요네즈(mayonnaise)>는 1999년 전혜성 각본과 윤인호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져 김혜자, 최진실, 김성겸, 원미원, 권은아, 문회원, 김유석, 송영락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고 제5회 인도 케랄라 국제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였다. 영화에서는 딸에게 밍크코트를 사달라고 조르고, 바퀴벌레가 무서워 한밤중에 딸에게 전화를 걸고, 조그만 상처에도 엄살을 부리는 철없는 엄마. 남편에게 사랑받아 본 기억이 없으며 자식들에게도 외면당하는 엄마에게 남은 것이라곤 어지러운 약봉지뿐이다. 첫 장면과 끝 장면 조금을 뺀 나머지 전부는 온통 으르렁거리며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모녀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김혜자가 경상도 사투리를 능청스레 써가며 딸과 싸움을 해대는 연기를 보여주고, 최진실은 머리에 마요네즈를 발라 쉰 냄새가 나는 엄마의 삶을 거부하는 딸의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 낸다무대는 딸의 집 거실이다. 정면에 커다란 창문이 있고, 그 앞 무대 좌우로 화장실로 들어가는 입구와 내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정면 벽좌우에 장식장과 냉장고가 있고 하수 쪽 벽면에 현관으로 나가는 통로가 있다. 모퉁이에 세워놓은 옷걸이가 있고, 현관 통로 앞 객석 가까이에는 책상과 의자가 있다. 책상 위에는 원고와 컴퓨터 노트북을 놓아두었다. 상수 쪽 객석 가까이에도 탁자와 의자가 있다. 방 가운데에 긴 탁자가 있고, 전화기가 올려져 있다. 탁자 밑에는 문양 돗자리를 깔아놓았다. 현관문은 초인종 소리가 나면 나가서 열도록 연출된다. 정면의 창문은 조명효과에 따라 주변 아파트 풍경이나 집의 뒷길로도 사용된다.
딸의 아파트에 갑자기 찾아든 엄마는 잊고 지내던 과거를 건드린다. 엄마에 대한 환멸감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 딸은 불편한 몸으로 불평만 늘어놓는 엄마의 존재가 귀찮게만 느껴진다. 뱃속의 아기, 그리고 마감일이 촉박한 대필 자서전, 거기에 남편의 갑작스런 출장으로 모든 일상을 짊어져야만 하는 바로 그 순간에 엄마는 또 하나의 짐으로 다가온 것이다. 엄마는 아버지에게 사랑받아본 적이 없었다. 한때 그런 엄마를 동정하며 엄마의 고운 자태를 사랑하기까지 했던 딸의 마음은 아버지가 임종하는 순간, 마요네즈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던 엄마의 모습을 보고 환멸감으로 바뀐다. 그때부터 엄마와 딸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가고, 딸은 자신이 엄마가 되고난 후에도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의 머리맡에 놓인 여러 개의 약봉지 앞에서도 딸의 마음은 좀처럼 돌아설 줄 모른다. 바쁘다며 얘기 한마디 따뜻하게 건네지 않는 딸이 원망스러운 엄마. 다른 엄마처럼 자신을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칭얼대기만 하는 엄마의 존재를 지우고 싶은 딸. 딸에게 밍크코트를 사달라고 조르고, 바퀴벌레가 무서워 한밤중에 딸에게 전화를 걸고, 조그만 상처에도 엄살을 부리는 철없는 엄마. 남편에게 사랑받아 본 기억이 없지만 피크닉의 킴노박을 흉내 내고 존웨인보다는 험프리 보가드를 멋지다고 생각하는 엄마지만 자식들에게는 외면당하는 엄마에게 남은 것이라곤 어지러운 약봉지뿐이다. 게다가 마요네즈를 보면 먹는 음식이 아닌, 머릿결을 곱게 하기 위한 미용재료로 엄마가 사용하면서 모녀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대단원에서 엄마가 다시 여행용 트렁크와 가방을 들고 떠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덕주가 엄마로 출연해 적역을 맡은 듯 일생일대의 명연을 해 보인다. 송희정이 딸로 출연해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사진 전윤태, 음악 이정희, 조명 무대 송훈상, 드라마투르크 김혜주, 분장 지문주, 조명 음향보조 최민지, 광고디자인 이준석, 진행 백이주 조용훈 등 스테프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RM컴퍼니의 전혜성 작, 송훈상 연출의 <마요네즈(mayonnaise)>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1월 6일
2, RM컴퍼니의 시미즈 쿠미오 작 송훈상 연출의 분장실
아트홀 마리카 2관에서 RM컴퍼니의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작, 송훈상 연출의 <분장실>을 관극했다.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1936~)는 일본 현대 극작가 중 대표적인 작가다. 현재 극단 木冬社 대표이자, 일본 극작가 협회 대표다. 그의 작품들은 과거의 기억들, 환상의 어둠에서 사회 현실을 떠오르게 하며, 현재 사회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現모습을 잘 이끌어내는 특징을 갖는 작가로 작품의 문학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의 연극활 동은 1960년대 일본 신극(新劇)단 靑俳(seihai)에서 시작. 그 후, 같은 극단원이었던 川幸夫(니나가와 유키오) 와 함께 現代人劇場(gendaijin-gekijo), 櫻社(사쿠라샤)를 창단, 신주쿠(新宿)를 거점으로 사회성 짙은 문학 작품을 공연했다.
1968년부터 73년까지 6년 동안 일본열도에서 진행된 정치상황과 반주를 하듯이 연극을 무기 삼아 사회 현실에 직접 개입하려는 작업(정치극)을 펼친다.
그러나 60년대부터 70년대, 일본에 불어 닥친 ‘정치의 두꺼운 바람’은 72년에 일어난 연합적군(連合赤軍/좌익 과격파)에 의한 처절한 린치사건을 계기로 무너지고 그들의 연극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희곡 <탱고, 겨울 끝에>는 니나가와 유키오가 작품을 영국의 배우들과 같이 연출 작업하면서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각지에서도 작품이 공연되고 있다.
現代人劇場, 사쿠라샤(櫻社)를 해체하며,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와 결별한 그는 1976년, 스스로 모쿠토샤(木冬社)를 창단하고 현재까지 스스로 연출활동을 겸하고 있다.
송훈상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현 극단 성좌 상임연출, 2009년 현재 약 200여편의 연극,무용, 뮤지컬, 축제에서 연출 및 무대 조명감독으로 활동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욕망이라는 이름의전차>,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리타 길들이기>, <라생문><탱고> , <아카시아 흰 꽃은 바람에 날리고><신의 아그네스>,<프랑스뮤지컬 콘서트 무대감독(KBS홀)> 등에 무대감독 조명감독으로 참가했다.
강릉 국제 관광 민속제, 공주 아시아 1인극 제 무대, 운현궁 청소년 축제 무대감독, 크루즈여객선, 우크라이나 공연 팀 연출, 춘천 국제마임축제 기술 감독, 양천구 청소년축제 (쉼터) 감독, 진주 드라마 페스티발 연출팀, 한강 청소년동아리 문화축제 연출, 청소년동아리문화마당 연출, 블랙 코미디 연출, 과천 한마당 축제 기술 감독을 했다.
2016년에는 원로예술인 지원공연 <당신안녕> 무대감독, <엘렉트라 인 서울>, 2017년1월에는 <마요네즈>를 연출 한 훤칠한 미남 연극인이다.
<분장실>은 1976년 극단 모쿠토샤(木冬社)를 창단한 후, 두 번째 작품이며 1977년에 일본을 대표하는 시부야 쟌쟌 소극장에서 초연되어 문학성과 환상 성, 그리고 네 명의 여배우들이 등장, 배우 각자의 개성을 잘 펼칠 수 있는 작품으로서 호평 받고. 지금은 극단 모쿠토샤(木冬社)는 물론 여러 타 극단, 각 지방 아마추어 극단 및 전국 고등학교, 대학교 동아리에서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는 작품으로.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이다.
2016년에는 소극장 혜화당에서 한일연극교류 페스티벌 극단 유희(遊戲)의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작, 배미향 연출의 <분장실>을 관극했고, 극단 유희(遊戲)의 <분장실> 공연을 2016년 밀양연극제에서 관람해 기억에 새롭다.
무대는 안톤체홉의<갈매기>가 공연되고 있는 극장의 어느 분장실이다. 여배우 A와 B가 무대 하수쪽 분장대에 앉아 얼굴에 분장을 하는 중이다. 배우 C가 분장실로 들어온다. 배우C는 체홉의 <갈매기>에서 니나 역을 맡은 배우다. 그녀는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을 하고 발음, 대사 연습을 하면서 긴장을 풀고 있다. 태평양 전쟁 이전과 이후에 죽은 두 여배우 A와 B는 세파에 진 무른 상처를 안고 분장실에 머물고 있는 귀신들이다. 그들은 <갈매기>의 나나역이나 <맥베스>의 레이디 맥베스 역, 미요시 쥬로(일본 극작가)의 <잘리는 남자, 센터> 등 주역을 해보지 못하고 귀족A, 전령2, 문지기3 등 조연 배우만 하다가 죽었는데, 여배우의 꿈 때문에 배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분장실에 나타난다. 자기들이 꿈꿨던 주역들의 대사를 줄줄 외우고 연습도 하고 곧 무대에 오를 것처럼 분장까지 해가며 한을 달래고 있다. 한편, 배우D는 「갈매기」에서 프롬터 역을 맡았으나 역할을 해보지도 못하고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병원침상용 베개를 안은 채 분장실에 나타난다. 배우C가 맡고 있는 니나 역을 하고 싶어 하는 배우D는 배우C에게 배역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니나 역을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해 화가 나서 분장실에 들어 온 배우C는 배우D의 억지에 아연실색하여 배우D를 때려 내쫓는다. 배우 D는 배우C의 휘두르는 분장도구에 맞아 실신한다. 배우 C가 놀래 D를 일으키려 한다. 다행히 D는 일어나 퇴장한다. 배우 C는 원하던 안톤 체홉의 갈매기에서 니나 배역을 얻었지만 만족할 만큼 배역을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기에 고뇌와 갈등에 쌓인다. C는 등장차례가 되었는지 퇴장한다. 배우A와 B는 배우 C가 한 배우 D에 대한 처사를 비난한다. 그러다가 D가 다시 베개를 들고 등장해 A와 B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면서 서로의 존재와 행동을 이해하며 함께 한을 달랜다.
대단원에서 배우 C는 니나 역할이 더 이상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식을 했는지 맡겨진 역할을 D에게 양보하기로 결심을 하고, 평상복으로 갈아입고는 퇴장한다. 분장실에 남은 배우A, B, 그리고 새 배역을 맡은 D는 체호프의 <세 자매>를 함께 연습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를 한다.
여배우 A를 홍예서와 장설하가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한다. 여배우 B를 김미준, 여배우 C를 전서진, 여배우 D를 박혜영이 맡아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독특한 성격창출로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받는다.
의상 이규태, 음악감독 이정희, 진행 박미정 김영혁 박배리, 무대와 조명 송훈상, 광고물디자인 이준석, 드라마투르크 김혜주 등 스테프 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RM컴퍼니의 시미즈 쿠미오(淸水 邦夫) 작, 송훈상 연출의 <분장실>을 연출가와 연기자의 기량이 제대로 무대 위에 형상화 된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1월 21일
3, 씨어터 컴퍼니 아름드리, 극단 아우라의 성준현 예술감독, 시몬 드 보부아르 원작, 양흥렬 연출의 <위기의 여자>
아트홀 마리카 2관에서 씨어터 컴퍼니 아름드리&극단 아우라의 성준현 예술감독,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작, 양흥렬 연출의 <위기의 여자(La femme rompue)>를 관극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 (Simone de Beauvoir, 1908~1986)는 파리 출생으로 소르본대학교를 졸업하고 1929년에 철학교수의 자격을 얻었다. 그때부터 사귄 사르트르의 영향을 받아 실존주의 철학을 사고와 행동의 기조로 삼았다. 1943년에 소설 <초대받은 여자 L’Invitée>를 발표하고, 1944년에 에세이 <피뤼스와 시네아 Pyrrhus et Cinéas>와<타인의 피 Le Sang des autres>를 집필하고, <사람은 모두 죽는다 Tous les Hommessont mortel>(1947)와 <레 망다랭 Les Mandarins>(1954, 공쿠르상(賞) 수상) 등의 소설을 발표했다.
향후 자전적 소설 <처녀시대 Mémoires d’une jeune fille rangée>(1958), <여자의 한창때 La Force de l’âge>(1960), <어떤 전후(戰後)>(1964)를 썼다. 에세이·기행문도 많으며, 특히 개방적인 여성 론 <제2의 성(性) Le Deuxième Sexe>(2권, 1949)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만년의 저작으로는 <아름다운 영상(映像) Les Belles Images>(1966), <위기의 여자 La Femme Rompue>(1968), <노년 La Vieillesse>(1969) 등 이 있다.
양흥렬은 배우 겸 연출가로 씨어터 컴퍼니 아름드리의 대표다. 러시아 기치스 국립 연극대학에서 수학하고, 연출작으로는 <The game of love and chance> <꽃순이를 아시나요> <별난 한 쌍> <위기의 여자>등이 있고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연극인이다.
시몬느 보봐르(Simon de Beauvoir)의 위기의 여자 (La Femme Rompue)는 남편의 외도로 고통 받은 여성이 그것을 극복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연극이다.
이 희곡은 원래 소설로 발간된 것이었는데 연극 무대에서 수없이 공연되어 극찬을 받기도 했다. 보봐르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을 단지 가정에만 귀속되는 존재가 아닌 자아를 발견하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하나의 인격체로써 표현했다.
줄거리는 26년간의 결혼 생활을 남편과 자식에게 헌신하고 자신의 삶이 성공했다고 믿고 있던 모니끄에게, 어느 날 남편 모리스는 자신에게 애인이 있다고 고백한다. 가족이 인생의 전부라고 여기고, 또한 남편의 사랑을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모니끄는 이런 남편의 말을 믿으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상황을 깨닫게 되고,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한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 객관적인 이해와 상식에 따른 조언을 할 뿐 결정적인 도움을 받지는 못한다. 거듭되는 방황과 회의 끝에 현실의 문 앞에 선 그녀는, 결국 자신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각하게 된다.
1980년대 극단 산울림에서의 초연이후 경향의 각 극단에서의 <위기의 여자>의 공연이 30년간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씨어터 컴퍼니 아름드리&극단 아우라의 공연은 관객을 극에 몰입시킴과 동시에 비판적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연기자의 절제된 연기와 연출가의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이 내용전달에서 완벽을 기하고 또한 고수준 고품격의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무대는 주택의 거실이다. 중앙에 긴 안락의자와 탁자가 놓이고 옆에 안락의자가 있다.
유성기와 레코드판이 사용되고, 고풍스런 전화기와 현대식 전화기가 사용된다. 객석에서 바라보이는 무대 왼쪽에 원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장면변화에 따라 레스토랑장면으로 사용되고, 주인공의 독백을 조명의 강약으로 강조하고, 무대 전면은 여행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음향효과로 비행기의 고공비행을 알리고,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와 샹송이 배경음악으로 들려나와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양희선, 김우권, 유정숙, 최임경, 서예희, 민아람 등 출연자 전원의 절제된 호연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내용 전달 면에서 완벽을 기한다. 출연자 개개인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조연출 최종익, 무대 김우권, 조명 정지호 백은호, 음향 민아람, 의상 분장 김유승, 기획 김진현 전진희, 홍보 김은수 오지예, 디다인 김건연 등 스태프 진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씨어터 컴퍼니 아름드리&극단 아우라의 성준현 예술감독,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작, 양흥렬 연출의 <위기의 여자(La femme rompue)>를 새해 벽두를 장식하는 고수준 고품격의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1월 26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