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예술강사 해촉 논란(5) 예술교육현장 23년, 그리고 지금

글_허태경(연극예술강사)

 

창의적이란 주변세계에 관심을 갖고 늘 관찰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남들과는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언어와 참신한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창의적사고란 이전의 생각과는 다른 새로운 생각, 창의적 사고를 위해서는 주변세계에 관심을 갖고 늘 관찰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고 말한다.

 

23년전

7차 교육과정과 함께 2000년 연극교과목 개설을 시작으로 예술강사가 시작되었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는 연극강사들의 몫이었다. 예술현장경험, 각종 교육연극 이론들, 세미나, 연수, 스터디를 통한 수업안을 마련하고 서로 공유하고….

모두가 학교현장에 예술경험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던 열정적인 기억이 있다. 그로부터 20년 뒤

교보문고에 들러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를 보게 되었다.

그간의 수업했던 내용들이 반영되어 있는 내용을 보고 뿌듯하고 흐믓해야 하는데, 그동안 우리가 쏟아온 열정과 헌신에 대해서 연극강사들의 처우에 관한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그런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일정하지 않은 수업시수, 방학동안 다른일로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상황, 적용되지않는 퇴직금이나 건강보험, 제한적 실업급여(그마저도 더 좁아졌고) 지난 20여년간 단 한번 시간당 3000원 인상 이후로 움직이지 않는 임금.

 

예술강사로서의 교육적 목적을 위한 심사숙고의 과정은 강사의 몫이고, 그 발표의 결과물은 거의 학교의 덕이 되는 전형적 갑을 구조도 문제거니와, 시수제한으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시간과 경제적인 고통 역시 예술강사가 감수해야만 하는 교육시스템의 문제라 하겠다.

교실에 들어서면

연극이다! 하고 눈을 반짝거리는 아이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새로운 면을 발견한다며 얼굴이 밝아지는 담임선생님은 놀랍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가 역할을 맡고 싶어, 방학내내 글공부하여, 대사를 연습하고 참가하게 되는 아이. 친구의 즉흥 연기를 보고 깔깔 거리며 웃는 아이들, 도구로 다양한 변화를 표현하는 창의적인 아이들, 모둠활동을 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고 같이 만들고 연습하며 토닥거리고, 발표 후 서로 더 친하게 되었다는 아이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며 칭찬받고 우쭐대는 순수한 아이들.

놀랍게도 창조적인 상상력을 갖고있는 아이들!

언제나 수업 마지막에 “내년에도 또하세요?”라고 소리치는 아이들!

연극수업(예술수업)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폭넓은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깊게 한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이어올 수 없었다.

이러한 수업과정에서 <나, 너, 우리>라는 공동체적 정신이 만들어질 것이란 믿음을 갖게 되었다.

 

기초예술이자 종합예술이며, 사람과 사람이 하는 유일한 예술, 인성을 중요시하고 혼자서만 잘해서는 할 수 없는 연극(예술)교육은 지속되어야만 한다.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창의적 수업을 요구하는 교육자들을 위한 폭넓고 깊은 인식을 가진 교육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정책에 달려있다. 예술강사의 현재모습에 관심을 갖고 늘 관찰하는 태도를 갖는 정책을,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이 투명하면서 이치에 합당한, 또한 더 발전적인 제안을 할 정도의 창의적 정책이 필요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미래 문화예술인들에게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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