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젊은연극제 학술세미나 – 2024년 한국연극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

배우인물: 다양한 훈련법

2024년 6월 3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제32회 젊은연극제 학술연구분과와 한국연극교육학회가 주최한 학술세미나 <배우-몸-인물: 다양한 훈련법>에서는 연기훈련 방법론 중 특히 신체 훈련과 관련한 세미나를 특강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본고는 이번 세미나에 참여한 학생대표들의 참관 후기를 통해 무형의 순간을 문서화하여 기록하고자 한다. 향후 신체 훈련에 관한 다양한 방법론들의 개발, 이론화의 활발한 연구를 기대한다.

 

(감수: 정화예술대학교 임주현 교수)

 

워크숍 1. 배우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 / 이혜원

 

정화예술대학교 연기전공 한서연

 

2024년 6월 2일 오후 7시, 젊은 연극제에서 개최한 “배우를 위한 알렉산더 테크닉”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들었다. 이혜원 강사님의 진행으로, 호주 출신 F.M. 알렉산더의 소개와 그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성공에 관한 대략적인 설명 후, 알렉산더 테크닉의 실습으로 진행되었다.

 

알렉산더의 좌절은 항상 공연 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낭송 배우는 현 시대에 성우와 같은 것이기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큰 좌절로 다가왔다.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변하는 건 없었고, 알렉산더는 마침내 ‘거울’을 이용하여 자신에 몸 상태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연 날에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큰 이유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긴장’이었다. 사람이 긴장을 하게되면 몸이 경직되며 원활한 이완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시도 끝에 긴장에 대해 발견한 알렉산더는 거울을 스승으로 두고 자신을 더욱 관찰하며 자세와 소리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위한 레슨을 하기 시작했고, 1904년 런던에서 훈련학교를 통해 제자들을 양성하며 큰 성공을 이루어냈다.

 

 

이완이라는 것은 배우에게 참 중요한 것이며, 신체 중 한 부분이라도 긴장 상태가 되면 몸 전체가 긴장하게 되어 경직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원리는 강사님의 지도로 “세미-수파인(semi-supine)” “위스퍼-아(whisper-Ah)” “디렉션(dirction)” 등 알렉산더 테크닉 관련 용어에 대한 설명을 신체의 이완과 호흡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실습을 통해 나의 몸이 이완되고, 평소 불필요한 긴장을 지니고 생활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신체훈련의 경우, 이론으로 접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느끼고, 경험해야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워크숍 2. 마스크 연기와 배우의 표현능력 / 백남영

정화예술대학교 연기전공 한서연

 

6월 23일 오후 2시, 특강에서 눈에 띈 것은 무대 한 켠에 놓여있던 다양한 마스크들이었다. “마스크가 어떻게 배우의 표현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특강은 시작되었다. 강사님은 다양한 마스크를 직접 착용함으로써 배우의 신체가 마스크와 만나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마치 여러 편의 공연을 보는 것처럼 표현해주셨다.

 

 

배우는 표정과 대사 몸짓으로 인물을 연기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가장 중요한 표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만약 마스크를 쓴 상태로 말을 하게 되면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기에 대사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배우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생기게 된다. 이때 배우는 신체로 표현을 해야하며, 그렇기에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 더욱 열린 몸과 행동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마스크(가면)는 나를 가릴 수 있음에 내 안에 틀을 깨고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이다. 또한 매우 즉흥적이고 몸에 수축과 팽창, 열린 생각, 유연한 신체 등등 꽤 복잡하지만 그만큼 신체를 훈련할 수 있다.

 

일반 연기와 마스크 연기는 정반대이다. 일반적인 연기는 극적 행동을 통해 연기를 보여주는데, 마스크 연기는 즉흥적인 부분이 크고 전형적이다. 또한 이미지를 보여주며 어떤 마스크를 썼느냐에 따라 몸과 소리의 변형 그리고 보폭 등등이 정말 중요하다. 마스크 연기를 연습하기 위해선 또 다른 연습 방법이 존재하는데 동물을 따라 해보고 수축과 팽창을 이해하며 무릎과 골반을 신경 써서 몸 쓰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마스크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석과 해석의 연기가 아닌 즉흥을 통한 인물 표현이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배우들은 기존의 자신이 지켜오던 연기방법에서 해방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신체훈련의 일환으로 마스크를 사용하는 훈련은 배우의 숨겨진 다양한 모습들과 확장된 표현법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워크숍 3. 심리 제스처를 통한 충동의 발현 / 김규진

 

동서울대학교 연극전공 김예슬

심리 제스처 훈련은 연기전공자 대다수에게 상당히 생소한 훈련법이다. 강사님은 ‘심리 제스처’에 대한 설명에 앞서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의지력’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때는 바로 무언가를 ‘행동’할 때라고 강조하셨다. 배우가 인물이 처한 상황 속에서 진실하게끔 행동하기 위해서는 의지력을 갖고, 목표를 끊임없이 갈망해야 한다. 그러한 의지력을 열기 위해서는 움직임(행동, 제스처)을 통해 찾아야 한다.

 

심리 제스처란?

인물의 목표 및 내적 심리를 신체화된 제스처로 체화하는 것

 

 

일상적이고 단조로운 제스처가 아닌, 단순하지만 강하고 잘 조형된 제스처를 할 때, 우리는 그 제스처의 영향으로 의지력이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제스처는 우리의 내면에서 확고한 열망, 욕구를 자극하고 그것을 활성화한다. 쉽게 말해서 ‘움직임의 강도’가 의지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제스처를 심리 제스처라고 부른다.

 

< 여섯 가지의 원형 제스처 >

양 옆으로 모으기 / 찢기

앞 뒤로 밀기 / 끌어오기

위 아래로 끌어내리기 / 올리기

 

이러한 여섯 가지 원형제스처를 바탕으로 인물의 심리를 더욱 구체적인 형태로 체화하기 위해 원형제스처의 변형 단계를 기존 실습 과정에 추가하여 진행하였다. 자신있게 가슴을 펴기도 하였으면 대상을 향해 야유하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하였다.

 

예시 상황) 3년 간 날 악독하게 괴롭혔던 가해자를 길을 가다가 만난 상황

적용 대사: 오랜만이다.

 

또한, 정서적이거나 비신체적인 성질들의 사용을 지양하고, 모든 신체적 움직임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 시간, 무게의 성질을 도입한다. 마지막으로 심리제스처를 반복하고 상상하는 과정 속에서 배우들이 흔히 빠지게 되는 오류들을 밝힌 후, 온몸으로 생생하게 제스처를 경험하고 상상하도록 도와줄 다양한 훈련을 거친다.

직접 실습에 참여하며 느낀 점을 간략히 정리한다면 내겐 양 옆으로 찢는 제스처가 나의 의지력을 열어주었다. 처음엔 제스처에 나의 의지를 실어서 보낸다는게 단순히 어깨와 상체 쪽에 힘을 주기만 하여서 감각을 잘 못찾았는데 점차 몸의 긴장도 풀어지다보니 자연스레 상상하는 상황 속 대상을 향한 나의 의지가 내가 취하는 제스처를 통해 열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움직임의 강도’가 의지력을 자극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는 시간이었다. ( [참고문헌] 네이버 블로그 및 논문 참고 미하일 체호프, 김선· 문혜인 옮김, 미하일 체홉의 배우에게, 동인, 2015.)

 

워크숍 4. 배우의 신체적 감각 확장을 위한 뷰포인트 훈련 / 정은영

 

동서울대학교 연극전공 김예슬

 

뷰포인트 훈련은 주로 수업과정에서 몸풀기 훈련 중 감각 훈련과 유사한 훈련이었다. 1시간 30분 가까이 움직이는 실기자들을 보며 좁은 공간 속에서 서로의 에너지를 느끼고 함께 감각하는게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뷰포인트란?

시간, 공간 뷰포인트의 9가지 요소를 이용하여 신체를 움직여 봄으로써

공연자들을 훈련하고, 무대에서 앙상블 및 움직임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훈련이다.

 

뷰포인트 훈련은 시작 단계에서 소프트 포커스즉, 눈높이에서의 편안한 시선, 즉 열린 상태와 감각을 유지하는 시선을 유지하고, 바른 자세를 기본으로 한다. 정자세로 서있을 때, 발은 11자, 발바닥은 지면을 밀어내며 코어를 잡은 상태로 양팔은 편안하게, 시선은 좌우 확장된 상태이다.

 

 

뷰포인트 워크샵은 용어의 설명과 함께 훈련자들의 설명에 대한 반응으로 강의가 진행되어 용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시간의 뷰 포인트

1) 템포 : 움직임이 일어날 때 속도의 단계로 아주 느리게, 느리게, 보통, 빠르게, 아주 빠르게 등 단계를 나누어 움직여 보는 것이다.

2) 지속성 : 한 움직임, 혹은 연속적인 움직임을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3) 즉각반응 : 외부 반응에 의해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반응, 움직임이다.

4) 반복 : 내적인 반복(자신의 몸 안에서), 외적인 반복(모양, 템포, 제스처)을 시간의 여러 조합 속에서 반복하는 것이다.

 

공간의 뷰포인트

5) 형태 : 공간속에 놓인 배우 신체의 형태로 공간 안에서의 몸, 건축구조와의 관계에서 모양을 만들어 내는 몸, 다른 몸들과의 관계에서 모양을 만들어내는 몸이 있다.

6) 제스처 : 배우 신체를 이용한 움직임으로 행동적인 제스처(현실에서 행하는 신체적인 인간의 행동 세계)와 표현적인 제스처(내적인 상태 감정, 욕망, 사고, 가치)가 있다.

7) 건축구조 : 배우가 작업하고 있는 물리적 환경으로 어떻게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것이다.

8) 공간적 관계 : 무대에서 존재하는 요소들 간의 거리로 하나의 몸과 다른 몸과 이루는 관계, 하나의 몸과 하나의 무리들이 이루는 관계, 하나의 몸과 건축구조와 이루는 관계가 있다.

9) 지형 : 공간에서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동선, 바닥 무늬 패턴, 디자인이다. 발 끝에서 그려지는 자유로운 선 ( 무대어 : 동선 ) 시선이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상하체를 골고루 움직여 선들을 입체적으로 풍성하게 만드는 훈련이다.

 

배우는 감각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공간이든 배우란 사람은 본인이 서있는 공간을 마치 무대처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야의 확장, 본인 신체의 확장 및 에너지. 앙상블의 화합과 에너지가 기본 바탕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특강을 통해 입체적인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신체와 사고를 확장시켜야겠다고 느꼈다. (출처: 블로그‘배우는사람들’ 글 참고)

 


 

올해로 32회를 맞이하는 젊은연극제(집행위원장: 동서울대학교 정지호 교수)는 2024년 6월 2일 동서울대학교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37개교 39개팀이 참가하여 경연을 펼쳤다. 전국의 연극 관련 학과의 학생들이 갈고 닦은 기량으로 선보인 작품들이 대학로 일대의 극장에서 상연되었고, 부대행사로 미래의 연극학과 전공을 희망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펼쳐진 <제22회 청소년연기대회>, 미래의 연극을 짊어질 전공자들을 위한 <제2회 창작 인큐베이팅 시연 지원사업>, 한국연극교육학회 춘계학술세미나와 제32회 젊은연극제 학술연구분과가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세미나 배우-몸-인물: 다양한 훈련법> 등이 진행되었다. 6월 30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전체 참가학교 대표가 모인 가운데 폐막을 선언한 젊은연극제는 2025년 제33회 젊은연극제에 일본과 중국 등의 국제 대학들과 함께 축제를 확대해나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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