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6년 5월 공연총평
1, 극단 죽죽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낙형 각색 연출의 <맥베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극단 죽죽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낙형 각색 연출의 <맥베스>를 관람했다.
최초의 <맥베스> 영화는 1948년에 명배우 오손 웰즈가 감독한 <맥베스>이다.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하고 셰익스피어 원작의 줄거리를 따랐으나,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로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으나, 상징성과 기법에서 현재는 좋은 영화로 평가를 받는다.
1971년에 제작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맥베스>는 세 명의 마녀가 아니라, 수많은 마녀와 마녀의 나신, 그리고 레이디 맥베스까지 몽유병 상태에서 나체로 출연을 시키는 등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이 많은 영화로 기억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극단 신협이 1950년대 초반 6 25 동란기간에 <햄릿> <오셀로> <맥베스>를 공연했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역사에서 취재한 작품이다. 주인공 <맥베스>는 국왕 덩컨(Duncan)의 사촌으로 귀족이며, 반란군을 진압하는 등 많은 전투에서 공적을 쌓은 훌륭한 장군이다. 인간성이 풍부하지만 연약한 성격에다 강렬한 시적 감수성을 지닌 그는 어느 날, 장차 스코틀랜드의 왕이 되리라는 마녀들의 예언을 듣고 엉뚱한 야망을 품는다. 그의 아내 역시 그에게 왕이 되라고 부추긴다.
그는 덩컨 왕을 시해하고 왕위에 오르지만, 점점 많은 사람을 죽이는 폭군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맥베스 부부는 죄의식과 양심의 가책으로 공포와 불면의 나날을 보낸다. 마침내 부인은 몽유병의 발작으로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맥베스도 왕자 맬컴(Malcolm)과 함께 잉글랜드 지원군의 도움을 받아 쳐들어 온 맥더프(Macduff)의 칼을 맞고 죽는다. 권력의 욕망이 비극적 종말을 불러온 것이다. 이제 정당한 왕위계승자인 왕자 맬컴이 왕위에 오르고 스코틀랜드는 질서가 회복되어 안정을 되찾는 등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이 바로 잡혀 제자리를 찾게 된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비교적 짧은 작품이며, 사건이 신속하게 집약적으로 전개되는 특성이 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부차적 사건(sub-plot)이 없고 플롯은 오로지 주인공 <맥베스>에게 집중되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주의는 <맥베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극은 주인공 한 사람에 대한 분석 이상의 그 무엇을 제공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맥베스>의 왕위 찬탈 과정에서 보는 것처럼 마녀들의 예언이 곧장 현실로 이루어지는 등 사건이 속도감 있게 집약적으로 전개되어 관객에게 강렬하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셰익스피어 비극의 구조는 3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 극의 갈등을 일으킬 사건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제시부분(Exposition)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짧은 소동과 혼잡이 일어나고 주인공은 화제에만 올라 관객을 긴장시킨다. 제2부는 갈등의 시초·전개·기복을 취급하는데 이것을 갈등부분(Conflict)이라 한다. 여기에서는 사건이 생장하고 절정(Climax)을 지나 전환점에 달한다. 제3부는 갈등의 결말이다. 여기에 이르면 흔히 전쟁이 벌어지고 사건이 자연스런 파국적 결말을 맞게 된다. 이것을 대단원(Catastrophe)이라 한다. <맥베스>는 이러한 전형적인 셰익스피어 비극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극단 죽죽의 <맥베스>는 이오네스코 ( Eugène Ionesco )의 <의자(椅子)들( Les Chaises )>보다도 더욱 강렬한 의자연극(椅子演劇)이다.
루마니아 태생의 프랑스 극작가 외젠느 이오네스크의 대표적 2인극인 <의자들>의 내용은 결혼한 지 75년 된 노부부가 현실과 단절된 삶에서 느끼는 짙은 고독을 그려냈다. 고독을 극복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언어를 통해 노부부의 비극을 부각시킨다. 노부부는 끊임없이 손님을 맞는데, 실제로 손님은 등장하지 않고 노부부가 손님에게 하는 대사만 나온다. 극중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내놓는 의자를 통해 관객은 손님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심화되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와의 소통 문제에 대한 깊은 고뇌를 그려낸 전위극이자 실험극의 표상이다.
극단 죽죽의 <맥베스>의 무대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교실에서 볼 수 있는 수 많은 작은 나무의자를 무대에 배치하고, 출연자들이 그 의자를 들고 돌리고 밀고 당기고 휘두르고 던지고 받으며 극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상승시킨다. 결투장면도 창이나 검 대신 의자를 사용한다. 버남의 숲의 이동장면도 의자로 대신한다. 의자를 배열해 그 위에 모포를 덮어 식탁으로 사용하고, 의자를 쌓아올려 탑 형태의 의자조형물을 만들어 놓고 쓰러트리기도 한다. 도입에 허공에 매달린 의자라든가 무대 좌우에 흩어져 있는 의자가 관객의 눈길을 끌고, 출연자가 의자를 빙글빙글 돌릴 때에는 혹시 그게 객석으로 날아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까지 하면서 관극을 하게 된다. 허공에는 그네가 매달려 있어 맥베스가 극중 기어오르고 거꾸로 매달리며 연기를 하기도 한다. 배경에는 창으로 보이는 사각의 종이가 부착되어있고, 그 종이가 달린 벽체가 이동되면 직사각의 통로가 보이고 그 통로는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가 된다. 무대 바닥에는 여섯 개의 굵은 촛대의 불이 밝혀져 있고, 출연자들이 촛불을 각자 들고 등장을 해, 조명이 없는 공간에 촛불만으로 극이 시작되니, 관객의 몰입도가 상승됨은 물론이고, 음악도 현악기와 금관악기로 연주되는 비장 침울한 음곡도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고, 관객의 심장으로 파고드는 듯싶은 느낌을 준다.
연극의 도입에 속삭이듯 <맥베스>를 외치며 등장하는 원작의 마녀 역을 하는 남녀 출연자들과 극의 중간에 등장하는 마녀 역의 남녀 출연자는 마치 현악기와 손풍금을 연주하는 모습으로 연출되고, 넓적한 얼굴의 맥베스, 길쭉한 모습의 뱅코우, 온건한 모습의 던컨, 둥근 모습의 맥다프, 건장한 모습의 남성마녀, 강인한 모습의 여성마녀, 그리고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젊은 시절 모습에 방불한 레이디 맥베스, 특히 흑색과 백색 의상차림으로 등장해 광적인 열연을 펼 때에는 관객의 시선이 레이디 맥베스에 집중되기도 한다. 특히 출연자들의 검은 색 의상과 촛불로 극의 분위기는 도입부터 제대로 조성이 되고, 맥베스, 뱅코우, 던컨, 맥더프, 남녀 마녀들의 의자를 사용한 동선활용과 불꽃 튀는 열연은 극을 절정까지 치솟도록 이끌어 간다.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맥베스가 건장한 남성출연자에게 눈을 헝겊으로 가린 채 질질 끌려 들어와 의자에 앉혔듯이, 마지막 장면도 맥베스가 끌려 나가다 의자에 무너지듯 앉혀지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성홍일, 박채익, 이철은, 장명갑, 이재인, 이자경, 김민경, 이창수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극의 분위기를 상승 하강시키며 관객을 시종일관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 최영환, 조명 주성근, 소품 박성찬, 의상 이명아, 음향오퍼 허재영, 조명오퍼 민경희, 기획 조혜랑(잘한다 프로젝트), 포스터디자인 심이나(인크리디블), 편집디자인 이보희(모슈컴퍼니), 홍보 이지은(모슈컴퍼니), 프로필 홍보사진 박종명, 분장 신나나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죽죽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낙형 각색 연출의 <맥베스>를 세계시장에 내 보여도 좋을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3일
3, 극 발전소 301의 김 원 작, 정범철 연출의 <만리향>
SH 아트홀(대표 권순명)에서 극 발전소 301의 김 원 작, 정범철 연출의 <만리향>을 관람했다.
김 원(1980~)은 대구출생으로2007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봄날에 가다》당선, 2007 우리연극 만들기 《인간교제》 당선, 2009 옥랑희곡상 자유 소재 부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당선, 2010 희곡아 솟아라 우수창작희곡 《만선》 당선, 2014 서울연극제 희곡상 《만리향》등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2007 연극 《인간교제》2009 연극 《칼슘의 맛》2011 연극 《만선》
2012 연극 《만선》 《도로시의 귀환》2014 연극 《만리향》임.범.근 프로젝트 NO.2 《점》연극과 함께하는 역사탐방 《대왕의 문자》《낙선재에 띄운 사랑》《뒤주 속의 천국》등을 발표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작가다.
정범출은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극 발전소301 대표이자 극작가 겸 연출가다.
2006 옥랑희곡상 《로미오와 줄리엣은 살해당했다>로 등단, 2006 옥랑희곡상, 2007 제4회 파크 희곡상, 2009 AYAF 차세대 예술인력 집중육성지원 1기 선정,
2011 차세대 희곡작가 인큐베이팅 선정, 2014 제34회 서울연극제 신인연기상, 희곡상, 연출상, 대상 <만리향>, 2015 제35회 서울연극제 연출상 《돌아온다> 등을 수상했다.
극본은 《서울테러》 《논두렁연가>를 발표했고, 연출작은 《점》《도로시의 귀환》《총각네 야채가게》《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만리향》 《돌아온다》등이 있다.
쓰고․연출한 작품으로는 《타임택시》 《로미오와 줄리엣은 살해당했다》《병신3단로봇》《인질극X》<그날이 올 텐데》《301클럽라운지》《인간을 보라》《고양이라서 괜찮아》<액션스타 이성용> 등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만리향>은 중국음식점의 이름이다. 이 연극은 대를 이은 중국음식점의 노모와 자녀들의 이야기다.
무대는 오른쪽 벽면에 중국 음식점 입구인 여닫이 유리문과 중화요리, <만리향>이라고 써 붙인 커다란 붓글씨들이 눈에 띈다. 서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그 필력에 감탄을 한다. 그리고 실내에 걸려있는 음식목록을 열거한 글씨 역시 명필의 솜씨다.
유리문을 들어서면 카운터가 있고, 빨간색 전화기가 놓여있다. 카운터 뒤로 중국술 진열장과 냉장고가 있고, 그 옆이 주방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통로 안쪽으로 흰색 타일 벽면이 보인다. 정면 벽에 몇 장의 광고물 포스터가 붙어있고, 그 앞으로 테이블과 의자가 나란히 놓여있다. 무대 왼쪽에 내실로 들어가는 문은 한지를 바른 나무창살문이고, 그 앞에 마루가 놓여있다. 집의 어른은 어머니이고, 어머니는 노인성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다. 현재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며 주방 일을 맡는 장남, 장남의 솜씨 때문인지 음식점 손님이 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고, 장남의 처는 예쁘장한 모습인데 7년째 아기가 없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차남은 집을 뛰쳐나가 객지생활을 하고, 결혼할 나이가 된 장녀가 음식점 일을 돕고 있다. 장녀는 유도선수였다는 설명이지만 체격은 보통이다. 장녀는 부근 어떤 남성과 교제중인 것으로 소개가 된다. 막내인 딸은 5년 전에 집을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설정이 된다.
연극은 도입에 5년이나 행방불명이던 막내가 시장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소문과 그 진위를 확인하려는 어머니와 장남부부, 그리고 장녀의 동태에서 시작된다. 연락을 받고, 집을 나간 차남까지 돌아온다. 그런데 소문은 소문일 뿐 집과 가까운 시장까지 왔다는 이야기에서 그 이상의 진전은 없다.
장남과 차남의 오랜만에 상봉도, 짜장 맛과 관련된 의견차이로 형제간의 우애는커녕 냉랭한 분위기와 티격태격하는 모습만 연출된다.
장면이 바뀌면 어머니가 오랜만에 아침상을 앞에 앉은 차남에게, “너는 남의 자식을 데려다 기른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꺼내며, “네 형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어느 누구에게 이런 사실을 떠벌인 적이 없다.”라고 고백한다. 차남은 이 말에 충격을 받는다. 그리면서 어머니는 굿을 하면 죽은 사람도 무당을 통해 현신한다는 말을 믿는다며, 막내의 모습을 보기 위해 굿을 해주기를 원한다. 자녀들은 수백 만 원에서 1천 만 원의 금액을 요구하는 무당들의 굿 가격에 하품을 한다. 그런데 장녀의 친구이자 동료유도선수였던 여인이 현재 연극배우노릇을 한다는 말에, 그녀에게 무당 노릇을 하도록 부탁해, 저렴한 비용으로 굿을 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그녀에게 연락한다. 사실 이 집 막내는 지체장애아로, 집 부근 개울에서, 물에 빠진 자신의 신발을 건지려고 들어가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가 익사한 것을 장녀는 알고 있기에, 장녀는 이러한 사실을 오라비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동료였던 유도선수에게도 연락을 한다.
장면이 바뀌면, 장녀의 친구인 체격이 당당한 여자유도선수가 등장한다. 원래 이 집 장남을 좋아했으나, 장남이 다른 여인과 결혼한 것에 실망해 발길을 끊은 것으로 소개가 되고, 또 올림픽출전을 위한 유도결승전에서 장녀에게 패한 것 때문에 그 후 이 집과 앙숙처럼 지내게 된 내력이 소개가 된다. 그녀는 차남이 짬뽕에 홍합을 잔뜩 넣어준 것까지 기억하면서, 무당노릇하기를 거절한다. 장남은 아내가 바람을 피워 헤어졌다는 거짓이야기를 지어내고, 장녀는 무릎까지 꿇으며 무당노릇을 해달라고 애원을 하고, 차남까지 사정을 하니, 결국 그녀는 굿을 해 주기로 마음을 바꾼다.
장녀의 여자 친구가 무당복장을 제대로 입고, 악사 세 명을 대동하고, 굿판을 제대로 벌인다. 굿이 절정에 이르면서 막내의 혼이 무당을 통해 현신한다. 어머니에게 일찍 저세상으로 가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아뢰고, 장남에게는 새 여자를 맞으라고 이르고, 장남의 부인에게는 사과 두 알이 몸에 들어 있다며 쌍둥이 임신을 예언한다. 차남에게는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장녀에게 결혼을 곧 하게 되리라는 예언으로 굿을 마무리한다.
대단원에서 어머니는 막내가 오래전에 저세상으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는 고백과 함께, 장남부인의 잉태소식이 전해지고, 장녀는 가까이 지내는 남성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으며, 장남과 차남은 예전처럼 중국음식점 <만리향>의 짜장 맛이 최고라는 소리를 다시 듣게끔 음식 맛내기 경쟁을 벌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출연자는 공연별로 2인 1역, 3인 1역, 또는 4인 1역의 배역으로 편성되어 각 공연마다 불꽃 튀는 연기의 경연이 펼쳐진다.
어머니로 김효숙과 유 안, 장남으로 성노진, 천재홍, 장원영, 차남으로 이교엽, 김경남, 권오중, 김순태, 장녀로 백선우, 배소현, 최은경, 장남의 처로 김지은, 김효선, 박성연, 장녀친구로 문학연, 송영주 등이 출연해 열연과 호연, 그리고 탁월한 성격창출로 불꽃같은 연기 대결을 벌이는 느낌이다. 그리고 악사로 이성순, 명인호, 심규현, 주진오, 김재형 등이 출연해 연주로 제대로 된 한판의 굿을 펼친다.
무대디자인 감독 김대한, 조명디자인 감독 왕은지, 의상디자인 감독 양재영, 소품디지인 감독 김정란 등의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 발전소 301의 김 원 작, 정범철 연출의 2016년 SH 아트홀 공연 <만리향>을 연출력이 감지되고 연기자들의 기량이 드러난 친 대중적인 걸작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5월 4일
3,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 <칼의 기억 히젠토>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 <칼의 기억 히젠토(肥前刀)를 관람했다.
차현석(1974~)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석사, 중앙대예술대학원, 그리고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문화학과 박사다. 2003년 동아대학교 주관 동아문학상 ‘시계’ 희곡상 당선작가다.
작품으로는 2001년 극단 후암 창단공연 <눈내리는 밤> 작 연출, 셰익스피어 <오셀로> 제작, 각색 연출, 2002년 산자와 죽은 자가 함께 보는 <구명시식> 연출, 2003년 스타시티 1관 개관기념공연 <사랑, 영혼, 그리고 춤> 셰익스피어 <리어왕> 각색 연출, 재공연 셰익스피어 <리어왕>, 2004년 서울 하이 페스티벌 참가(퍼포먼스 연출) 서대문 형무소, SK 창립51주년 기념콘서트 <미래를 향하여> 제작 연출, 2006년 한.일 평화콘서트 제작, 2007년 대학로 스타시티2관 개관 및 주식회사 이지 컨텐츠 그룹 설립, ㈜이지 컨텐츠 그룹 주관 <색깔 놀이터 전시> 제작, 2008년 대학로 스타시티 3관 개관, 스타시티3관 개관기념공연 창작뮤지컬 <온리 러브> 작 연출, 2009년 연극 <충주시대> 각색 연출, 2009년 폭스 캄마 앙상블제작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무대총감독, 2004년 9.11 테러추모기념 <뉴욕진혼제> 작 연출, 2005, 2007년 일본아사히야마 음악제 참가 한국 측 PD, 2010년 이후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각색 연출, <침팬지-인간보고서> 작 연출, 오페라 <현해탄> 작 연출, 오페라 <햄릿>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등을 연출했다.
2011 오페라 <햄릿>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월전문화재단상 , 2013 <맥베스-미디어 콤플렉스>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 연출상, 2014 2인극 페스티벌 <흑백다방> 작품상 연기상 희곡상 수상, 2015년 연극 <흑백다방> 작·연출로 서울연극인대상 우수작품상, 2015 밀양연극제 연기상 공동수상, 2015 일본 동경 타이니 알리스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특별상을 수상, 제4회 뉴욕 코리아 연극축제에 공식초청, 2015 종로구 우수연극제 <자이니치> 초청공연, 2016 광주평화연극제와 구미 아시아연극제에 <칸사이의 주먹> 초청공연 등을 했다.
현재 대학로 스타시티·극단 후암 대표,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숙명여대 문화 관광학부 겸임교수다.
<칼의 기억 히젠토(肥前刀)의 히젠토(肥前刀)는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 당시 경복궁의 황후 침전에 난입한 세 사람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토오 가쓰아키가 사용한 칼의 이름으로, 그가 1908년 구시다 신사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 당시 우익단체 소속이었던 토오 가쓰아키는 일본의 저명한 문필가의 기록 등에서 명성황후를 살해한 가장 유력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16세기에 장인이 만든 이 칼은 길이 120㎝, 칼날 90㎝이며, 나무로 만든 칼집에는 ‘늙은 여우를 단칼에 찔렀다(一瞬電光刺老狐)’라고 새겨져 있다. 신사에서는 ‘황후를 이 칼로 베었다’라고 적힌 문서를 보관 중이다.
<칼의 기억 히젠토(肥前刀)>에 등장하는 우키시마 호 침몰 사건(浮島丸號沈沒事件, 浮島丸事件(うきしままるじけん)) 또는 우키시마 호 폭침 사건은, 1945년8월 24일, 한국인 피징용자를 태운 일본 해군 수송선 우키시마마루(浮島丸)호가 원인 모르는 폭발사고로 침몰한 사건이다.
일본이 포츠담 선언을 수락하는 항복 선언을 한 지 일주일 후인 1945년 8월 22일 오전 10시, 우키시마마루 호는 조선인 7000여 명을 태우고 일본 북동부의 아오모리 현오미나토 항을 출항해 부산 항으로 향했다. 도중인 24일, 돌연 방향을 틀어 교토 부마이즈루 항으로 기항하는 중에 폭발과 함께 침몰하였다.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는 미국이 깔아놓은 기뢰에 의해 침몰한 우발적인 사고라는 설, 일본이 고의적으로 격침시켰다는 설이 양립한다.
공식적으로는 사고 당시 한국인 3,725명과 일본 해군 승무원 255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한국인 524명과 일본 해군 25명 등 549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실종되었다고 발표되었으나, 사망자가 5000명을 넘는다는 자료도 있다.
희생자와 유족들이 1992년 일본 법원에 국가의 배상청구 소송을 제소하였다. 2001년8월 23일, 교토지방재판소에서는 일본 정부의 안전 배려 의무 위반을 이유로 생존자 15명에게 1인당 300만 엔의 위로금 지급 판결을 내렸으나,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 요청은 기각했다. 그러나 이 판결마저 2003년, 오사카 고등재판소에서 번복되어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아직까지 이 사건의 진상조사나 일본 정부의 사과나 배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히로미치 호리카와 감독의 1995년 작 <아시안 블루>가 있고, 북에서도 김춘송 감독에 의해 <살아있는 영혼들>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다.
<칼의 기억 히젠토(肥前刀)>의 내용은 침몰된 우키시마마루(浮島丸)호의 조선인 생존자 자녀들의 이야기다. 생존자는 일본에서 조선여인과 결혼해 6남매를 두었고, 평생을 침몰함의 유해발굴에 힘을 쏟다가 2002년에 사망했다는 설정이다. 그의 장남은 검도도장 운영자, 차남은 부친처럼 유해발굴을 위해 민간인 잠수부로 활동 중이고, 3남은 야쿠자 노릇을 하고, 남녀 쌍둥이인 4남은 사법고시를 준비 중이고, 쌍둥이 여동생은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한다. 막내인 아들은 유해발굴을 하다 다쳐 지체장애 뿐 아니라 정신적 장애가 겹친 것으로 묘사가 된다.
연극에서는 명성황후의 기일에 모여든 6남매 각자의 성격이나 직업적인 특성이 표현되고, 명성황후 기일과 쌍둥이 남매의 생일이 겹친 것으로 설정이 된다. 함께 모인 자녀들은 의외의 사실에 놀란다. 야쿠자 노릇을 하는 3남이 일본신사에 보관된 명성황후를 시해 검을 몰래 집어 교토 집으로 돌아왔고, 이에 일본전국이 발칵 뒤집어져 그 검과 절도범을 잡으려 한다는 것이 전해진다. 연예인 여식이 이와 관련된 특종기사를 재빨리 제작을 하고, 6남매는 야쿠자 노릇을 하는 형제에게 칼을 돌려주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형제간의 우애와 갈등이 희극적으로 연출되고, 100년 전 대한제국의 비극적 종말과 향후 36년간의 일본예속, 그리고 해방되던 해인 1945년 일본 앞바다에서 침몰 5000명의 조선인의 참혹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관객은 해방 70년 만에 극단 후암의 공연을 통해 과거사의 한 장을 히젠토(肥前刀)라는 검의 이름으로 제대로 반추(反芻)게 된다.
무대는 일본식 커다란 20조에 가까운 다다미방이다. 배경 쪽에 부친의 기일(忌日)에 따른 위패(位牌)가 단위에 있고, 그 옆에 일본무사 갑옷과 일본도를 여러 개 걸어놓은 칼 진열대가 보인다. 탁자와 의자가 배치되고, 상수 쪽 탁자에는 컴퓨터를 올려놓았다. 오토바이 헬멧, 휴대전화기, 생일케이크 등이 소품으로 사용되고, 일본식 의상을 착용하고 등장하기도 한다.
김진환, 이황의, 리우진, 윤상호, 김진이, 김대홍 등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시종일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협찬 고경당, 감수 정태선 등의 열정과 노력이 공연에 드러나,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의 <칼의 기억 히젠토(肥前刀)>를 창의력이 돋보이는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5월 6일
4, 극단 체의 안톤 체홉 작, 강태식 연출의 <플라토노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극단 체의 송현옥 예술감독, 안톤 체홉(러시아어: 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영어: Anton Pavlovich Chekhov, 1860~1904) 작, 강태식 연출의 <플라토노프>를 관람했다.
연출가 강태식은 1987년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 졸업하고, 2000년 러시아 국립연극대학교 기치스 졸업, 2008년 러시아 국립연극대학교 MFA 석사학위, 러시아국립연극대학교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1994 뮤지컬배우로 활동, 1997-1999 러시아 모스크바 예르몰르브이 국립극장 배우로 활동, 2003년 서울 국제공연예술제(SPAF)러시아작품(오이디프스, 갈매기) 번역 및 코디, 2004-2006년 순천향대 출강, 2004-2008동덕여대 출강, 2005-2008 상명대 출강, 2005년 연극 블랙햄릿 드라마트루그 충무아트홀, 2009-2010 전국연극제 러시아작품 헤다 가블러 번역 및 코디, 2009-2011 카자흐스탄 실크로드페스티발 전체코디, 2011년 전국연극제 러시아 작품 나비처럽 자유롭게, 소극장페스티발 없었던 이야기 번역 및 코디, 2012년 대한만국 소극장 페스티발 러시아작품 카인 번역 및 코디, 2013년 전국연극제 러시아작품 소통의 문 번역 및 코디, 소극장페스티발 시이소위에 두 연인 번역 및 코디. 2013년 극단 “체” 창단, 2013년 안톤체홉의 갈매기 번역 및 연출 동숭 아트센터, 2013년 연극 갈매기 러시아 체홉 국제연극제 초청 해외공연 참가, 2014년 안톤체홉의 갈매기 각색본 연극 “잉여 인간” 연출 러시아 체홉 국립드라마 예술극장, 2014년 안톤체홉의 이바노프 번역 및 연출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2014년 상명대 출강, 2014년 서울 국제공연예술제(SPAF) 폐막작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번역 및 코디, 2015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고려극장“ 여왕의 눈물” 연출했다. 2003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로상 수상, 2015년 카자흐스탄 문화부 장관상을 수상한 발전적이 앞날의 예측되는 미남 연출가다.
안톤 체홉의 <플라토노프(Platonov)>는 <피아노를 위한 미완성 희곡> 또는 <파더레스(Fatherlessness)>로 명칭 되기도 한다.
체홉의 <피아노를 위한 미완성 희곡>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은 <플라토노프(Platonov)>이다. 체호프가 쓴 최초의 희곡이자 미완성 희곡이다. 체호프 전집에는 <아비 없는 자식(Fatherlessness)>으로 들어가 있다. 원작의 주인공인 <플라토노프>는 35세의 시골학교의 교사이다. 이야기는 미모의 미망인 안나의 귀향파티에서 출발한다. 안나의 아들 세르게이와 결혼한 소피는 시어머니의 귀향파티에 참석해 뜻밖에 7년 전에 헤어진 옛 연인 <플라토노프>와 재회한다. <플라토노프>에게는 평범한 주부모습의 부인 싸샤가 늘 상 따라다닌다. 소피는 자신의 연인이었고, 이상적인 남성이었던 <플라토노프>가 볼품없는 여인과 결혼한 것에 실망한다. 반면에 <플라토노프>는 지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여인 소피가 어째서 한심한 ‘마마보이’ 귀족과 결혼했는지 의아해 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엔 7년 동안 잊고 있던 사랑에 다시 불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사랑에 욕정이 몇 배나 강해져…. 연극은 러시아식 별장에 모인 많은 인물들의 얘기와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미묘하게 변화해가는 두 사람의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플라토노프>를 좋아하는 다른 여인들, 미망인 안나를 비롯한 다른 젊은 여인들이 그에게 다가가면, <플라토노프>는 습관처럼 열정적으로 대한다. 미망인 안나에게 청혼을 하려던 대지주는 이러한 안나의 모습에 아연실색한다. 주변 인물들은 <플라토노프>의 행각을 하나 둘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안나의 남편 세르게이까지…..
대단원에서 불륜이 들통 난 <플라토노프>는 죽음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고, 그의 부인 싸샤를 비롯해 그와 관계를 맺었던 모든 여인들의 허탈감과 함께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수많은 각목으로 건물을 만들어 세웠다. 건물 중앙에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좌우와 위층에 방이 있다. 건물은 회전을 하고, 문과 등퇴장 로가 드러난다. 건물은 마치 각목으로 만든 조형예술작품의 느낌이 든다. 무대 앞 오케스트라 박스에 연못을 만들어 출연자가 뛰어들기도 한다. 건물 응접실에 탁자와 의자가 배치되고, 탁자마다 고풍스런 생활용구와 축음기, 그리고 장식품이 놓여있고, 의상 또한 러시아 풍이라 출연자의 맵시를 돋보이게 한다. 열정적인 음악과 함께 서정적인 음악이 집시풍의 무곡과 어우러져 관객을 감상과 감성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니꼴라이가 기타연주와 함께 위층에서 부르는 노래는 비록 녹음이지만 인상적이다. 출연자들의 끽연도 당대를 적절하게 묘사한 듯싶고, 불륜과 연관된 장면들은 100년 전의 러시아만이 아닌 현대의 성 풍조와 흡사하다.
권성덕, 장보규, 김응수, 김동영, 최승일, 박정학, 양창완, 김희라, 김은석, 구혜령, 김동균, 정연심, 권민중, 서지유, 김현주, 유지원, 아키나, 박혜경, 손난희, 황세준, 박새롬, 이종찬, 진성웅, 서혜진, 박연주, 신희정, 호예슬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 그리고 무용은 관객을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송현옥, 드라마트루크 양미경, 공동안무 오재익 아키나, 무대 의상 디자이너 Asya Skorik, 무대제작 김태영, 의장제작 김인옥, 조명감독 정진철, 음향감독 김대영, 분장디자이너 김다인, 제작감독 안창경, 무대감독 윤혜성, 조연출 김소희 이경진 이진영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체의 안톤 체홉(Anton Pavlovich Chekhov) 원작 강태식 연출의 <플라토노프(Platonov)>를 연출가의 기량이 드러난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5월 7일
5, 연희단거리패의 안톤 체홉 작, 김태훈 역, 이윤택 연출의 <벚꽃동산>
혜화동 게릴라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의 안톤 체홉 원작, 김태훈 번역, 이윤택 연출의 <벚꽃동산>을 관람했다.
번역을 한 김태훈(1966~) 세종대영화예술학과 교수는 1985.02 서울 서라벌 고등학교 졸업하고 1992.02 DongGuk Univ. Depart of Theatre &Cinema 졸업, 1996.06 Russian, Sepkin Theatrical Institute, MFA(연기법실기석사), 1999.02 Russia Academy of Theatre Arts GITIS, 공연예술학박사(Ph.D), 국제 <연기교육(화술과 움직임)> 교수 자격증 취득(러시아 문화성 발급)한 배우 겸 연출가다‘
출연작으로는 <에쿠우스(다이사트)2015> <가을 반딧불이(슈헤이)2015> <2015 서울연극제 –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대학생 영웅)2015>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바냐)2014> <우리는 영원한 챔피온 2014> <고곤의 선물(에드워드)2014> <에쿠우스(다이사트)2014> <일지춘심을 두견이 알랴(주연: 정철)2013> <14인 체홉(주연 모노드라마)2013> <미운남자(주연:남편)2013> <죄와벌(라스콜리니코프)2012> <인형의 가(주연: 미술가)2012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벚꽃동산(가예프)2012> <시라노(주연 백작)2012 한팩 코미디 페스티벌 공식참가작> <갈매기(도른)2011> <마담 위드 더 독(주연: 가리프)2011> <휘가로의 결혼(주연: 남작)2010> <촐라체(주연 정우진)2009> <특별한 식탁(주연 하이든)2009> <바냐아저씨(주연: 바냐)2009> 카마 킨가스의 <갈매기(뜨리고린) 2007, LG 아트홀> <코펜하겐(주연: 하이젠베르그)2008> <수인의 몸이야기(주연: 남편)2009> <오레스테스(2007)> <폭풍의 언덕(2007)> <컴플렉스 리어(2006)> <호랑가시나무 숲의 기억(2008)> <밤이 깊었네(2010)>,<진흙(2007)>, <핫하우스(2006)> <오델로&이야고(2005)> 외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연출 작품은 한러교류문화예술의 밤 행사 – ‘어머니의 품에서 예술을 꿈꾸다’ 총연출, 국립해오름극장, 2008.9, 한국연극 100년 재발견 시리즈 <이수일과 심순애>,2013 아르코 소극장, 서울 국제 공연예술제 참가작 음악극 <에코> 2011, 대학로 예술극장, 남산예술센터 공동제작 <서울, 나마스테>, 남산드라마센터, 2010, 창작예찬 세 번째 <고요한 아침의 호텔>,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2010, 대학로 예술극장 프리오픈 기념공연 <안녕모스크바>, 2009, 서울시극단 <2006 오이디푸스 더 맨> 세종문화회관, 2006, LG아트센터의 차이콥스키 오페라 <이올란타>, 2007 하이 서울페스티벌 조직위 자문위원, 2001 안톤체홉 코메디페스티벌 예술감독(국립극장 공동주최), 2002 세익스피어러브페스티벌 예술감독(국립극장 공동 주최), 2000 수원 화성 <성> 국제연극제 자문위원, 1997,1998,1999 거창국제 연극제 집행위원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수상경력은 2004년, 제 25회 서울연극제 연출상 수상 <안녕 모스크바>, 2008년 <시사저널>선정 차세대 영웅 300인, 연극부분 2위, 2009년 2인극 페스티벌 작품상 수상 <갈매기, 중독된 사랑>, 2012년 제33회 서울연극제 연기상 수상 <인형의 가>,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 예술극장, 유고자파드 극장 연기부분 공로상, 2014년 제15회 김동훈 연극상 수상, 2015년 제34회 영희 연극상 수상, 2015년 시사투데이 선정 신한국인 대상 (문화예술분야)을 수상했다.
이윤택(李潤澤, 1952~)은 1971년 부산경남고등학교 졸업하고, 1972년 서울 연극학교 수료, 1979년 한국방송통신대학 초등교육과 졸업한 시인이자 극작가, 연극, 뮤지컬 연출가이다. 그는 연극작업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시, 평론, 시나리오, TV드라마, 신문 칼럼을 쓰는 문학가이면서 뮤지컬, 무용, 축제극, 이벤트 연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이다. ‘문화게릴라’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1986년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하고 부산의 가마골소극장을 거점으로 연극 활동을 시작하여 극작, 연출, 연기훈련, 무대미술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작업을 통해 1990년대 한국 실험연극의 기수로 등장했다. 1979. 7. ~ 1986. 1. [부산일보] 편집부 기자 1994. 4. 1. ~ 1996. 8. 31.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겸임 조교수), 1997. 3. 1. ~ 1997. 8. 31. 한국예술종합학교 – 연극원 초빙극작실습 1 (시간강사), 1997. 9. 1. ~ 1998. 2. 28. 연극원 희곡쓰기 2 겸임제객원교수(시간제객원교수), 1998. 9. 1. ~ 1999. 2. 28. 연극원 초빙극작실습 2 겸임제객원교수(시간제객원교수), 2000. 3. 1. ~ 2001. 2. 28. 동서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초빙교수, 2001. 3. 1. ~ 2001. 8. 14. 동서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부교수, 2001. 9. 1. ~ 2006. 2.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초빙 조교수, 2004. 1. 1. ~ 2005.12.31. 국립극단 예술감독, 2006. 9. 1. ~ 2007. 8. 31. 영산대학교 연기연출과 초빙교수, 2006. 2. ~ 2007. 2.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대학원 출강, 2007. 9. ~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부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다.
해외공연 및 연수 1990. 7. [오구-죽음의 형식] <제2회 동경국제연극제 참가>/9 [산씻김] <일본 알리스 소극장 페스티벌 참가>, 1991. 6. [오구-죽음의 형식] <독일 에센 연극제 참가>/ 9 [사혼] <일본 알리스 페스티벌 참가>, 1992. 3. [길 떠나는 가족] <미국 라마마 극장 초청공연><로스엔젤레스 포스터 극장 초청공연>, 1992. 8. [문예진흥원 해외연수 연출가로 선정. 일본 유학]/ 9 [세월이 좋다] <한일합동공연-일본 알리스 극장 공연><오사카 니이까타 초청공연>, 1993. 9. [바보각시] <일본 알리스 페스티벌 참가>, 1993. 12. [세월이 좋다] <일본 아사히 TV홀 공연><뉴욕 캄포극장 초청공연>, 1996. [햄릿] <러시아 아스테이지 대륙연극제 참가>, 1998. 5. [햄릿][오구-죽음의 형식]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 초청공연>/6 [문제적인간-연산] <프랑스청 희곡발표 세미나참가>, 1999. 5. [베를린 연극제 연기워크샵 지도]/6 [어머니] <러시아 타강카 극장 공연>/7 [햄릿] <일본 5개 도시 순회 공연>, 2000. 5. [햄릿] <일본 토가 페스티발>/10 [햄릿]<일본 전국종단 공연>, 2002. 11. [시골선비 조남명] <베세토 연극제 참가>, 2003. 5. [베를린 연극제 연기워크샵 지도], 2005. 5. [베를린 연극제 연기워크샵 지도], 2005. 9. [제비] <베를린 세계 문화의집><베를린 아시아 태평양 주간 참가>, 2005. 6. [국립극단 떼도적] <만하임 쉴러페스티벌>, 2007. 5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일본 시즈오카 공연예술페스티벌>공연, 2007. 1. [연희단거리패 – 류의 노래] <스모기타자와 스즈나리 극장 공연>(이윤택, 이윤주 공동연출), 2008. 5. [신주쿠 양산박 – 류의 노래] <일본 동경 기노쿠니아 홀 신주쿠 양산박 제38회 공연>(이윤택 연출),ㅡ2008. 6. [왕의 우인 – 공길] <중국 상해 오리엔탈 아트센터 오페라홀 공연>, 2008. 7. [로빈손과 크르소] <일본 Shizuoka, 정강 예술극장 공연>,
연출작으로는 <어머니> <갈매기> <코마치후덴> <문제적 인간 연산> <오구> <궁리> <바냐아저씨> <벚꽃동산> 외 백 여 편의 작품을 연출하고 현재 밀양 연극 촌 촌장이다.
<벚꽃동산(러시아어: Вишнёвый сад)>은 몰락한 귀족가문에서 재배하던 벚나무 동산을 지칭하고 백과사전에도 등재된 명소다. 후에 이 벚꽃동산을 구입한 농노의 아들인 자본가에 의해서 베어진다. 4막으로 구성되고, 1막은 농노의 아들이지만 자본가로 성장한 로파힌과 하녀 두나샤가 라네프스카야 가족이 집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오라버니 가예프와 누이 라네프스카야, 그리고 그녀의 딸 아냐가 귀향하면서 귀족가문의 영지 벚꽃동산이 소개가 되지만, 제정 러시아의 붕궤와 공화정의 태동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귀족의 모습이 체홉의 눈을 통해 감성적으로 그려진다. 귀족가문의 영지인 별장과 벚꽃동산이 부채로 인한 경매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주인공의 심정이 그려지면서 1막은 끝이 난다.
2막에서는 주인공 가족 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등장하고, 2막에서는 영주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별장지가 팔려나갈 이 시점에 라네프스카야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금화를 주고 마는데, 어려운 상황에도 영지를 지켜온 그녀의 큰 딸 바랴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농노출신 부호 로파힌을 좋아하는 바랴, 라네프스카야도 두 사람이 맺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러나고, 막내딸 아냐가 이 고장의 만년 대학생 페차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장면에서 2막은 마무리된다.
3막에서는 집안에 파티가 열려 음악과 분주한 분위기로 극이 시작된다. 라네프스까야의 오빠인 가예프는 별장 경매장에 로파힌과 함께 떠나 소식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라네프스카야는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린다. 그러다가 별장지가 팔렸다는 소식이 들려, 집안이 떠들썩해 진다. 가예프와 로파힌이 등장하고 가예프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로파힌은 차근차근 경매장의 상황을 설명한다. 그러고 결국 자신이 벚꽃 동산을 샀다는 소식을 전하며 기쁨을 토한다. 그런 상황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 서로 달라, 묘한 상황이 펼쳐진다. 그리고 모두 홀을 떠난 이 자리에 라네프스카야만 남아 울고 있다. 막내딸 아냐가 다가와 엄마를 위로하며 애써 밝은 미래를 얘기하는 장면에서 3막은 마무리된다.
4막에서는 라네프스카야의 가족들과 하인들이 모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라네프스카야와 가예프 남매는 저택을 바라보며 미련을 보리지 못하고 차마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다독인다. 라네프스카야는 둘째 바랴가 로파힌과 맺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로파힌과 바랴는 맺어지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현관문에 못질을 하고 모두 떠난 영지 저택 안쪽에서 늙은 하인 피르스가 걸어 나와 문을 열어보려 애쓰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체념한 듯 조용히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듯싶은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배경에서부터 객석을 향해 경사진 원형의 무대를 월대처럼 설치하고, 그 좌우에 문틀 형태의 조형물을 세워놓았다. 경사 끝부분에 탁자를 배치하고, 그 위에 술병과 술잔을 올려놓았다. 중간에 의자도 보이고, 하수 쪽에는 소파를 배치했다. 장면변화에 따라 소파가 이동 배치되고, 원형무대 아래에 내려놓기도 한다. 경사진 월대 형태의 무대에서 출연자들이 춤을 추며 미끄러지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는 것이 마치 연출된 것처럼 보이고, 의상이나 소품, 그리고 음악이 고풍을 띄워 이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서부터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사전달과 감정전달로 수준급 공연임을 감지하게 되고, 감상과 관람이 병행된 느낌의 공연이다.
박일규, 김소희, 이승헌, 윤정섭, 홍민수, 오동식, 조승희, 이동준, 박인화, 김영학, 서혜주, 권수민, 이혜선, 노심동, 김유엽, 주민준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이 제대로 드러나고, 대사전달이 완벽에 가까워 150분의 공연이 짧게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무대 김경수, 조명 조인곤, 안무 박일규, 음악감독 최우정, 작곡 신유진, 의상 이윤정, 무대제작 월산 프로젝트, 무대감독 감한솔, 사진 김용주. 홍보디자인 황유진 허가예, 조명오퍼 이현지, 음향오퍼 오혜민, 진행 표영주 강보름 등 기술진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공연, 안톤 체홉 작, 김태훈 역, 이윤택 연출의 <벚꽃동산>을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난 명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10일
6, 주 엘에스엠컴퍼니의 오세혁 작, 변정주 연출의 <보도지침>
수현재씨어터에서 ㈜ LSM컴퍼니의 이성모 프로듀서, 오세혁 작, 변정주 연출의 <보도지침(報道指針)>을 관람했다.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배우 겸 작가 그리고 연출로 활동 중이다. 2011 <아빠들의 소꿉놀이>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되고, 같은 해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로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1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에서 <그와 그녀의 옷장>으로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하고, 2012 남산 상주극작가 2기에 선정되었다.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벨트 2기에 선정되고, 2014 희곡<게릴라 씨어터>로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에 당선되고, 2016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작가다.
작품으로는 <우주인> <국가 보안법> <B성년> <레드 채플린> <30만원의 기적> <페스트> <분노의 포도> <게릴라 씨어터> <템페스트> <보도지침> <헨리 4세> 등을 각색 또는 집필, 그리고 연출했다.
변정주는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연극원 연출과를 졸업한 배우이자 연출가다.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 연극 <쉬어매드니스>, <날 보러와요>, <선녀는 왜?>, <한국사람들]>, <이리와, 무뚜>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보도지침(報道指針)>은 제5공화국시기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에서 언론사 기사통제를 위해 작성한 가이드라인이다.
당시 정부는 효과적인 언론 통제를 위해 문화공보부 내에 홍보조정실의 상설기구를 설치했다. 계엄 해제 후 정부의 대언론 창구를 문화공보부로 일원화하고, 언론협조체제 구축을 통해 언론조정체제를 갖출 목적으로 이른바 ‘보도지침’을 마련했다.
제5공화국시기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에서 거의 매일 각 언론사에 기사보도를 위한 가이드라인인 보도지침을 작성해 시달했다. 홍보조정실은 협조를 명분으로 했으나 협조요청 사항은 실제 보도지침으로 작용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와 ‘조선일보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조선투위)’는 1984년 10월 24일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10주년을 맞아’라는 성명서를 통해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동아투위와 조선투위,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진보적인 출판단체 등은 1984년 12월 19일 재야언론운동단체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언협)’를 창립했다.
1985년 6월 15일 기관지 월간『말』을 발간하기 시작했고,『말』지는 1986년 9월 6일 특별호에서 당시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1985년 10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문화공보부가 각 언론사에 시달한 보도지침 584건을 폭로했다.
이 사건으로 『말』지의 발행인 김태홍 ‘언협’ 의장과 신홍범 실행의원, 김주언 기자가 국가보안법상의 국가기밀누설죄와 외교상 기밀누설죄, 이적표현물 소지죄 등을 적용받았으며, 어기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외신 기사들과 회견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모독죄로 구속, 기소되었다. 1심에서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를 받고 풀려났으며, 9년 3개월여 만인 1995년 12월 5일 대법원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받았다.
무대는 정면에 가로세로 일정한 간격의 나무로 연결된 무수한 사각의 창이 시원스레 배경전체를 차지한다. 창 앞 세자 높이와 세자 폭의 상단은 무대 좌우로 길게 펼쳐지고, 계단을 통해 하단으로 내려오도록 되어있다. 탁자와 의자가 상단 하수 쪽, 그리고 하단 무대 좌우에 나란히 정돈되어 배치되고, 장면변화에 따라 탁자와 의자를 출연자들이 이동시킨다. 무대는 법정의 1실 같기도 하고, 강의실 같기도 하다. 무대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의자를 놓아 출연자가 착석을 한다.
연극은 모의법정과 실제법정이 복선으로 깔리고, 실제 재판과정과 모의재판이 연극연습과정처럼 펼쳐지면서 역사적 사실에 희극성과 오락성이 가미된 친 대중적인 현대사 고발극이다.
5공 당시의 보도지침(報道指針)을 <말>지에 폭로한 기자들이 체포되어 법정에 등장하고, 사건담당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판사가 등장해 벌이는 재판과정과 선고가 연극연습처럼 펼쳐진다. 장면 중간중간에 <햄릿>의 독백이 언론 통제를 비유하듯 되풀이 되고, <말>지뿐이 아니라, 풍자시 <오적>을 집필한 김지하 시인의 재벌, 장성,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기타 인물들의 행각이 대사로 소개가 되고, 당시 금지목록 1호였던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갈릴레이 갈릴레오>에서 교황청에 끌려간 갈릴레오가 지구의 자전이 분명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말해 무죄 방면이 된 사실이 소개가 된다.
당시 필자가 한국최초로 서울공대에서 바로 그 작품을 연출했다가 중단된 사실이 있기에 감회가 새롭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와 연관된 사항이거나, 정부시책이 마땅치 않을 때마다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특정부류의 인물이 많지만, 소크라데스의 경우처럼 “악법도 법”임을 천명하며, 나라의 법규를 지켜 정통성을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함을 그네들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연극에서도 법정에서의 결정적인 사항은 연극연습과정으로 전환시켜 위기를 돌파하는 연출력일 보인다.
송용진, 김준원, 김대현, 안재영, 이명행, 김주완, 이시후, 에녹, 최대훈, 장용철, 이승기, 김대곤, 강기둥, 이봉련, 박민정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프로듀서 이성모, 작가 오세혁, 연출 변정주, 작곡 이한밀, 무대디자인 남경식, 조명디자인 이주원, 음향디자인 안창용, 음악조감독 김희은, 의장디자인 도 연, 소품디자인 김정란, 분장디자인 정서진, 그래픽디자인 EASTING,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LSM컴퍼니의 오세혁 작, 변정주 연출의 <보도지침(報道指針)>을 문제작이자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18일
7, 극단 노을의 오세곤 예술감독, 강재림 작 연출의 <에브리 맨>
노을소극장에서 극단 노을의 오세곤 예술감독, 강재림 작 연출의 <에브리 맨(Every Man)>을 관람했다.
강재림은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 석사출신으로 극단 노을 작가 겸 연출가다. 현 MTM 연기강사 및 교육진흥원 연극 강사, 세명 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 <팔관회> <오박사의 복수> <눈의 여인> <인터뷰> <지구침공> 뮤지컬 <킹 오브 드림스> 가족 극<바리의 여행> 그 외 다수 작품을 집필했다.
연출작으로는 <왕은 죽어가다><오박사의 복수><눈의 여인><별이 빛나는 밤><결함><킹 오브 드림스><바리의 여행> <소나기 2>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에브리 맨(Every Man)>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여인의 이야기다.
<기억상실증>의 고전으로 꼽히는 명작 영화로는 <마음의 행로 Random Harvest (1942)>가 있다. 부자이고 명문가인 남자가 전쟁 중에 총상을 입어 기억을 잃게 되고, 그를 간호해주던 여자와 사랑에 빠져서 둘이서 행복하게 살던 중… 우연히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옛날 기억은 되살아나고 간호사와 살던 기억은 잊어버린다는…물론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영화 <메멘토 Memento (2000)>에서는 기억이 10분밖에 지속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남자의 영문 모를(?) 복수극을 그리고 있는데, 첫 장면에서 주인공이 웬 남자를 쏴 죽이는 모습을 보여준 뒤 주인공이 왜 이 남자를 쏘게 되었는지를 추적해가는 영화다…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특이한 소재도 그렇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흥미를 끌었던 영화다.
중국영화 <열혈남아 As Tears Go By (1989)>에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유덕화와 그가 자신을 알아봐주기를 바라는 옛 연인 장만옥의 애타는 모습에서 관객이 빨려 들어갔던 기억에 남는 영화다.
<헨리 이야기 Regarding Henry (1991)>도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남자가 기억, 자신의 옛날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가면서 자신의 옛날 모습에 대해 후회해 개과천선하고, 악당을 모조리 물리친다는 이야기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While You Were Sleeping (1995)>는 산드라 블록이 짝사랑하던 남자가 사고를 당하고 깨어난 뒤 자신도 모르는 여자 – 산드라 블록이 자신의 연인이라고 나타난 상황에서 모르는 여자라고 사실대로 말했는데도-기억상실증으로 오인 받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연극 <에브리 맨(Every Man)>에서는 여 주인공이 기억상실로 전문의를 찾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전문의는 최면요법으로 여인의 기억을 되돌린다. 그 과정에서 여인의 행적이 하나하나 들어나기 시작하고, 그녀와 연관된 <모든 남성(Every Man)>의 행태가 무대 위에 그려진다. 여주인공은 사찰에서 주지에게 익힌 무예로 남편을 비롯한 모든 남성의 그릇된 본성에 철퇴를 가한다. 줄거리가 과거로 되돌아가면서 진실하고 순진무구한 인물인줄 알았던 남편의 본성이 위선과 거짓의 달인임이 밝혀지고, 남편의 엽색행각으로 해서 그와 헤어져 직장을 나가면서 비리와 폭력으로 점철된 남성들의 어두운 사회에 접하게 되고, 동료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불나비 같은 행태에 자신도 모르게 어울리다가 자신의 첫 아이까지 죽게 되니, 여주인공은 차츰 남성들에 대한 복수심이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게다가 무예의 스승이자 친 아버지로 여겼던 사찰의 주지가 실은 길러준 아버지라는 사실에 여주인공은 경악한다. 빈털터리가 된 남편의 귀가, 몸담고 있던 직장에서의 학대와 폭력에 드디어 여주인공은 장검의 칼날을 뽑아든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자신을 치료하던 전문의역시 남성본성의 엽색행각 영유자임을 파악하고 그까지….
박미선, 고훈목, 임재명, 김인수, 박새롬, 이일균, 황진우, 이용규, 조민지, 서현석, 이지혜, 김경희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한 여름 같은 무더위를 잊도록 만든다.
기획 문화공감존, 무술감독 차재근, 연기감독 이정하, 영상 서홍석, 음악 김기현 이승우, 무대 최병훈, 조연출 서현석 이지혜 김경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노을의 오세곤 예술감독, 강재림 작 연출의 <에브리 맨(Every Man)>을 한편의 납량특집(納凉特輯) 공포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5월 20일
8, 대영뮤지컬컴퍼니의 서미영 작 이정인 작곡 신대영 연출의 세미뮤지컬 헬로 마마
압구정동 윤당 아트홀에서 대영뮤지컬컴퍼니의 서미영 작, 이정인 작곡, 신대영 연출,의 세미뮤지컬 <헬로 마마>를 관람했다.
서미영(1971~)은 서울출생으로 서울예술대학 극작과를 졸업했다. 극단 로얄씨어터 소속 연기자로 출발해, 셰익스피어 <소네트 검은 여인의 노래> 연출, 여성연출가전 <자수궁> 연출, <투르게네프 첫사랑> 연출, 뮤지컬 <펀펀 마마 아줌마가 간다> 작, <아빠와 크레파스> 작 연출, <어린왕자와 바이올린 켜는 장미> 작 연출, 그리고 극발전소 301의 연기자로도 참가해 현재 연극 <만리향>에서 호연을 보이고, 현재는 케이 뮤지컬컴퍼니의 대표 겸 상임연출이다.
연출가 신대영은 대영뮤지컬컴퍼니 대표이자 연출가다. 뮤지컬 <투란도트> <피터팬> <백설공주> <요술공주 밍키> <어린왕자> <꿀맛> <헬로 마마> <보물섬> 그 외의 다수 뮤지컬을 연출한 미남 연출가다.
뮤지컬 <헬로 마마>는 골프장과 인접한 아뜨리에(Atelier)라는 한 카페(Cafe)에 자주 모여드는 부인네들의 이야기다. 40대, 50대, 60대의 부인네들이기에 그네들과 비슷한 연령의 남편이 등장한다. 사업에 성공을 하건, 교수로 존경을 받건, 또는 직장에서 인정을 받건 간에 부인들의 내조가 없이는 정상 가까이 가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가정이 그렇듯 강산이 여러 번 바뀌면 대다수의 남편들의 부인에 대한 애정은 그 따뜻한 기운을 잃어가게 마련이다. 잃기만 한다면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 바로 그 때에 이르면 남편들의 한 눈 팔기는 열기를 띄기 시작하고 부인 이외의 여성에게 손까지 내미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급기야는 다른 여성과 마음과 몸을 밀착시키는 사태까지 발생하게 된다. 하기야 서울 도심지에건 변두리에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러브호텔이나 모텔에 부부들이 자신들의 집을 놔두고 들어갈 리는 없고, 부부 이외의 사람들이 출입한다는 것은 상식처럼 되어버린 세상이니, 국회의원도 한눈을 파는지 국회에서 간통죄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제기되고 대법원에서 폐기하자는 최종결정까지 났으니, 성 개방 풍조가 드디어 삼천리강산에 열풍처럼 불어 닥치기에 이르렀다.
이번 뮤지컬 <헬로 마마>에서도 한눈팔기가 연령이 든 부부간의 심각한 갈등요소로 설정된다. 갈등과 고민꺼리를 잊기 위해 부인데들은 자연 “카페 아뜨리에”로 모여들고 한잔 술에 취기가 올라 노래를 부르게 되고, 거기에 여가수가 등장해 친 대중적인 음악으로 분위기를 상승시키면, 부인네들도 각자의 갈등과 고뇌를 놀라운 가창력으로 표현을 한다. 거기에 남편으로 등장하는 출연자들의 노래 역시 친 대중적인 데다가 보조출연자들의 노래와 율동이 가미가 되니, 관객의 흥이 윤당 아트홀의 천정을 뚫을 지경으로 상승이 된다. 중년의 주부관객으로 꽉 들어찬 극장은 관객의 박자와 박수, 그리고 열기로 일반 노래방 1만개를 합쳐 놓은 듯싶은 느낌이 다.
대단원에서 부부들의 갈등은 극적 반전과 함께 행복한 귀결을 맞게 되고, “카페 아뜨리에”를 없애버리자던 골프장 측의 계획도 남편들의 의지로 없던 일로 되어, “카페 아뜨리에”는 계속 유지되는 결말과 함께 출연자들의 합창과 율동으로 뮤지컬은 마무리가 된다.
김민정, 민경옥, 김덕환, 임용희, 박승호, 박기선, 김태리, 윤수현, 김도신, 이혜근, 박상희, 율비, 강신혜, 유정은, 유윤정, 김대영, 유영애, 김건욱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은 관객을 도입부터 몰입시키고 장면마다 갈채를 이끌어 낸다.
프로듀서 신동일, 기획 김동준, 조명디자인 이용배, 안무 김은경, 노래지도 민경옥, 홍보 강신혜 등 제작진과 기술진 그리고 안무와 노래지도의 기량과 열정이 제대로 드러나, 대영뮤지컬컴퍼니의 서미영 작, 이정인 작곡, 신대영 연출의 세미뮤지컬 <헬로 마마>를 친 대중적인 걸작 음악극으로 창출시켰다.
5월 21일
9,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 엄마가 낳은 숙이 세 자매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 <엄마가 낳은 숙이 세 자매>를 관람했다.
극단 이루는 창작극을 고집한다. 연극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다시 서는 남자 이야기>,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 <사랑을 묻다>등 대체로 손기호 극단 이루 대표가 쓰고 연출한 작품들이다.
손기호 대표가 쓴 작품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는 2004년 거창국제 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했고,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는 2010 서울연극제 인기작품상, 희곡상,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연극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는 2011 서울연극제 대상을 수상했다. 연극 <사랑을 묻다>는 2013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했다.
<엄마가 낳은 세 자매>는 세 자매가 한집에서 같이 살던 노모를 남겨두고 같이 목숨을 끊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작가이자 연출가인 손기호 극단 이루 대표가 구상한 작품이다.
무대는 정면에 방문이 세 개가 나란히 있다. 그 좌우로 주방과 화장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고, 중앙 오른쪽에 식탁과 의자가 놓였다. 벽 가까이에 텔레비전 수상기가 있어 우주공간과 혜성, 항성 등의 영상이 보인다. 노모는 벽에 연결된 줄에 묶여있고, 천체물리학자가 등장해 우주의 현상을 해설한다. 중국집 배달부의 자장면 배달이 간간이 등장하고, 자장면 그릇이 후에 독약 담는 식기로 사용된다. 사각의 입체광주리에 담긴 옷을 무대전체에 쏟아 놓아 세 자매의 의식의 혼란과 갈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아버지의 상복차림은 세 자매의 죽음을 예고하는 듯싶다. 대단원에 무대전체에 투사되는 수많은 별무리의 영상은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극명하게 대립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천체물리학자가 등장하고, 허리가 굵은 줄에 묶인 노모의 망연자실한 모습에서 연극이 시작된다. 세 자매가 각기 독특한 개성으로 설정되어 등장하고, 나름대로의 생활이 소개가 된다. 첫째는 심사숙고 형이고, 둘째는 활달 낙천 형, 셋째는 연극인으로 고뇌를 많이 하는 형이다. 아버지는 70년대 중동으로 떠난 노역자이고, 젊은 시절의 아버지로 젊은 배우가 등장한다. 세 자매의 집 부근 중국집 배달부 겸 사장은 타고난 익살꾼 형상이다. 막내의 동료 연극인은 순진무구 형으로 셋째의 연인으로 등장하지만 후에 첫째를 좋아하게 된다. 집을 팔아 세 자매가 균등분배를 하자는 제안이 갈등요소로 부각되고, 집은 부친이 중동에서 번 돈과 다른 사람의 돈을 합해 마련되었고, 타인은 그 후 소식이 끊겼는데, 극의 후반에 사고로 죽은 중국집 전 주인으로 어렴풋이 소개가 된다. 노모는 치매환자인 것으로 설정되지만, 후에 충격으로 심신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연출된다. 그 까닭은 남편이 중동으로 간 사이에 다른 남자와 몸을 밀착시켜 세 자매 중 1인을 출산을 했고, 1970년대 노모시대의 정조관이나 도덕관으로 보아, 양심의 가책이 실어증으로 발전해 치매를 유발시키게 된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대단원에서 노모의 묶인 끈을 풀어주고, 세 자매가 음독자살을 하려는 듯 방에 나란히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듯싶다가 자매 한 명이 독그릇을 화장실에 모두 쏟아버리면, 천체물리학자가 등장해 우주현상과 별무리에 관한 설명을 하고, 무대전체에 별의 영상이 가득 투사되면, 딸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모와 함께 퇴장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최정화, 우미화, 박지아, 정하란, 조주현, 강승호, 나종민, 하지웅, 홍성춘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김태호, 기획 홍보마케팅 강상길, 기획보 황보현, 무대디자인 손호성, 무대제작 김태훈, 무대감독 하지웅, 무대진행 김현주, 음악감독 전송이, 음향오퍼 신철호, 조명디자인 최보윤, 조명오퍼 진혜련, 의장디자인 조은영, 그래픽디자인 김 솔, 영상촬연 제작 송영범, 사진 윤헌태, 분장디자인 안혜영, 조연출 한창현 등 제작진과 기술징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극단 이루의 창단 10주년 기념공연 손기호 작 연출의 <어머니가 낳은 세 자매>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5월 28일
10, 박정순의 모노드라마 아부지의 불매기
영등포구 도림로 81길 (신길5동 402-6) 박정순의 한 평 극장 화랑 방에서 1인극 <아부지의 불매기>를 관람했다.
박정순(1953~)은 충남 도고출신으로 서울 우신초등학교, 영등포 중학교, 서울공업고등학교, 국립 서울 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중견 연기자로 200여 편의 연극, 영화, 방송드라마에 출연했다. 신춘 단막극제 최우수 연기상, 인천연극제 연출상 및 대상을 수상했다. 극단 김상열 연극사랑 단원이고, 박정순 한 평 극장 화랑방 대표다.
1인극 <아부지의 불매기>는 중견배우 박정순이 집필, 연출, 출연까지 한 모노드라마다. 원래 옹기를 만들던 할아버지와 그 대를 이어 독 짓기를 이어온 아버지, 그러나 가업을 잇지 않고, 그림을 전공했으나, 배우가 된 아들이 선대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써서 이번에 공연을 하게 되었다.
작품의 배경은 천주교가 조선에 전파될 무렵 경기도 이천에 집단 거주하던 도공들이 천주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였듯이, 옹기장이인 할아버지도 천주교를 믿었고, 천주교 박해와 수난을 극복한 후, 조선이 일본에게 강제로 병합되자, 할아버지는 독립운동을 위해 가업을 버리고, 만주로 떠난다. 떠나면서 할아버지는 믿을 신(信)자를 붓으로 써 액자에 넣어 가훈처럼 벽에 걸어 놓는다.
그리고 작은 항아리에 하모니카를 넣어두고 떠나간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독 짓기를 시작한다. 지게에 옹기를 가득 싣고, 할아버지가 건넌 압록강을 한 겨울에 건너다가 그만 얼음이 갈라지면서 물에 빠진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아버지는 고향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얼마 아니 되어 해방이 되고, 해방의 기쁨을 맛보기가 무섭게, 남과 북은 미국과 소련의 관할에 들어가면서 분단이 된다. 각자 단독정부를 수립하게 되고, 남과 북은 체제가 다른 국가가 된다. 그러자 적화통일명목으로 북이 기습남침을 하게 되고, 유엔이 참전하면서 압록강까지 진격을 해, 통일을 목전에 두는듯했으나, 중공이 대군을 보내, 인해전술로 유엔군을 밀어붙여 임진강까지 후퇴시킨다. 아버지는 전투에서 부상당해 상이용사가 된다. 남북 양측의 휴전협정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이산가족이 생기게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인 한지순과 아들 오동통과 딸 오동동과 만나지 못한 채 헤어져, 이산가족의 한사람이 된다. 남북이산가족상봉자리에서 아버지는 가슴에, 헤어진 부인과 자녀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걸고 거리를 헤매지만, 아무런 소식도 얻지를 못한다.
아버지는 황토 흙을 맨발로 짓이겨 점토 흙으로 만들고, 점토로 크고 작은 독과 항아리를 빚어 가마에 넣고, 바로 불앞에는 불 막이 항아리를 가로막아 직접 불이 닿지 못하게 하고, 그 열기로 옹기를 구워내면서, 비록 옹기에 금이 갔거나, 일그러졌거나, 형태가 볼 상 사나워도 아버지는 옹기를 버리지는 법이 없다.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출산하는 마음으로 옹기를 하나하나 꺼내 정성스레 맷물을 바른다. 그러면서 도자기 굽는 사람들이, 도기가 금이 가거나,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가마에서 도자기를 꺼내자마자 깨뜨려 폐기처분하는 모습에 분노를 느끼며, 그런 행위는 자기 자식이 불구자로 태어나거나, 기이한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어미가 자식을 죽이는 행위와 마찬가지라며, 도공들의 잔인하고 인간적이지 못한 행태에 분노를 터뜨린다.
대단원에서 가족의 재회가 불가능한 것으로 체념한 아버지가, 세발자전거에 어머니와 자식들의 유해를 담은 유골함인양, 작은 항아리와 인형을 싣고 요령을 흔들며 영구타령과 함께 퇴장을 하는 장면으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할아버지가 만주로 떠나며 작은 항아리에 넣어두고 간 하모니카를 아버지가 꺼내 불며 흘러나오는 “학도가”,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찾으려고 떠나며, 할머니와 헤어지는 장면에 나오는 가요 “눈물 젖은 두만강”은 관객의 가슴을 적시며 깊이 스며드는 음악으로, 이 연극과 절묘하게 어울려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박정순의 한 평 극장 화랑 방은 정면 오른쪽에 사랑방으로 설정된 한지 바른 여닫이문, 그 앞으로 쪽마루가 놓여있다. 왼쪽은 방의 벽이고, 벽 상단에 나무판에 사랑방이라 쓴 벽걸이와 사진액자가 걸려있고, 하단에는 박정순이 그린 추상화가 있다. 오른쪽 벽에는 아버지의 군 제대증이 걸려있고, 작은 캔버스에 그린 추상화가 여러 개 달려있다. 정면 벽 아래에는 낮은 선반이 있어 옹기를 비롯해 인형들이 놓인다. 정변 벽 왼쪽 모서리에는 솟대목이 서있고, 극의 진행에 따라, 진달래꽃과 여러 가지 색의 끈을 걸어놓기도 한다. 방 오른편에는 장독대가 있어 옹기로 만든 독을 나란히 놓았고, 장독대의 큰독 위에는 꽃을 꽂을 수 있는 조그만 항아리를 얹어놓아, 극의 도입에 아버지가 꺾어 들고 들어온 진달래 꽃망울을 항아리에 꽂아놓은 후, 극의 진행과 함께 그 꽃망울이 만개를 하고, 극의 후반부에는 단풍잎으로 바꿔놓는다. 아버지가 들고 들어온 유골함과 세발자전거에 싣고 들어온 제사용 작은 옹기항아리는 정면 벽 아래 선반에 얹어두었다가, 극의 진행에 따라 항아리를 마당 한가운데에 내려놓고, 항아리 속에서 하모니카를 꺼내 부는가 하면, 기다란 낚시로 자녀를 의미하는 인형을 낚아 올리고, 부인을 의미하는 나비를 낚아 올리는가 하면, 붉은 천으로 항아리를 장식하기도 하고 색동저고리를 입히기도 한다. 커다란 독 입구에 감아놓은, 고추와 숯을 꿰어달은 긴 새끼줄로 만든 금줄을, 사랑방 문과 벽 그리고 솟대까지 연결해 걸어 놓으면 방 전체가 한 폭의 아름다운 조형예술작품이 된다. 아버지가 제사를 마친 후 세발자전거에 다시 유골함과 항아리를 싣고 종을 흔들며 영구타령을 하며 떠나가는 장면에서 모노드라마는 끝이 난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상임간사 김지선)과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인터파크가 후원한 박정순 작,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 <아부지의 불매기>를 비록 한 평짜리 극장공연이지만 어느 대극장 공연 못지않은 감동과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걸작 1인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3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