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피로연>
공연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번역: 박상하(원작 안톤 체홉)
각색/연출: 이정하
극단: 극단 각인각색
작품 속의 허황되고 번잡한 그리고 속빈 강정인 결혼 피로연 속의 각양각색의 인물들의 행태는 허례허식과 위선으로 난무한 오늘날의 결혼 피로연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극 속의 조악하고 속물근성의 인물들은 오히려 간결하고 깨끗한 무대와 의상의 현대적 느낌의 몇 가지 세련되고 정리된 색상으로 잘 포장되어, 공연이 흐르면서 그들의 속내가 낱낱이 파헤쳐 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갈등과 충돌을 우리는 관조하듯이 즐기지만 결국 그 파장은 이미 우리 안으로 들어오게 한 연출의 의도가 돋보였다. 그리고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배우들의 일치된 호흡이 반가웠다.
– 장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