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들/ 이대희

<살아남은 자들>

공연 장소: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작/연출: 백석현
극단: 극단 창세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 중 하나인 노숙자-홈리스 문제를 유진 박탄코프의 환상적 사실주의를 이용하여 무대화한 이 작품은 퍼포먼스와 연극의 경계 속에서 방황하는 듯 보인다. 포기한 자인가 실패한 자인가 명확하지 않은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서커스’라는 환상적인 미션을 제시하여 허무한 그들의 하루하루에 ‘무언가’를 던진다 -그러나 환상은 어디까지나 환상일 뿐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 그들에게 어떤 상징적인 것으로 주어지니 모순으로 느껴진다-. 결국 미션을 성공하지 못한 자들은 살아남아 무료급식을 받으며 또 살아가고 성공한 자들은 그들을 대신에 죽음 혹은 사라진다 라는 공감할 수 없는 결말을 내린다.

저 멀리서 간간이 들려오는 홈리스들의 두서 없는 말들은 이야기가 되지 못했고, 스피커를 통해 크고 또렷하게 들려오는 푸어 플레이 팀의 사회자들의 목소리처럼 피에로들의 뛰어난 재주들은 극의 이야기를 가려 버린 채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져 버렸다.

수많은 배우들이 등장하여 감탄을 자아냈으나 감동은 주지 못했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환상적 사실주의에 의해 길을 잃었는데 관객들에게 각자의 해석에 따르면 된다고 하니 2시간 8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혼란에 혼란만 거듭되었다.

연출의 시도와 긴 시간 동안 연습하고 공연한 배우들의 노고에는 큰 박수를 보낸다.

–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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