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3일 월요일 7시
대학로 포럼 <10만원토론회>
주제: “박근혜 정부, 공연예술정책 과연 무엇인가?”
참여 : 채승훈, 박장렬, 우상전, 이정만, 변영후, 임영준, 전용환, 김병호, 이신영, 이일균, 김정은 외
이신영 : 21세기 공연예술을 위해 행동하는 ‘대학로포럼’은 좀 더 커다란 시각으로 우리 공연예술을 진단하고 좀 더 장기적 안목으로 비전제시를 하고 있는 열린 마당입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힘을 갖기 위해선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에 대학로포럼은 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와 공동주최하여 오늘 첫 번째 ‘10만원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부디 한국 공연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 모색에 연극인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우선 대학로포럼 채승훈 대표님의 인사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
채승훈 : 대학로 포럼을 만들게 된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밤중에 술집에 가면 연극인들이 ‘지원은 어떻게 되는지’와 같은 연극계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막상 어떤 장이 없기 때문에 술집에서 좋은 이야기가 말로만 끝나 버리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정책들에 대해서 예술인들이 좀 더 정확하게 잘 알고 진행될 수 있도록 토의의 장을 열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10만원 토론회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조금 우스운 제목이긴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자리가 아닌 편안하게 우리가 서로 공유하고 이야기할 필요성을 느껴서 10만원 토론회라고 이름을 붙이게 된 것입니다. 최근의 토론회는 한정된 인원으로 조촐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정기적인 토론회 진행이 멈춰지기도 하였지만 토론회 개최 의미의 좋은 점이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후배연극인들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부디 논리 정연한 토의보단 중구난방이 좋으니 우리가 함께 이야기하고 좋은 일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처음엔 적은 인원으로 시작되나 앞으로 점점 많은 인원이 참여 할 수 있는 좋은 장이 되길 바랍니다.
이신영 : 10만원 토론회라는 명칭은 공연예술계의 어려움에 기꺼이 동참하여 가장 저렴한 개최비용으로 행사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본 토론회는 대학로포럼과 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가 공동개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 이동준 이사님께서 오늘 토론회 주제인 박근혜 정부, 공연예술정책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해서 우선 말씀해주시겠습니다.
이동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업무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검토.
이정만 : 문화예술계에 돌아오는 실질적인 지원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케이팝이나 이슈적인 분야에만 배정이 되는 경우가 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올해 예산보다 내년 예산은 줄었는데 문화예술지원 부분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위해서 문화예술위원회에서 나름대로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희로서는 아무리 좋은 사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칼자루를 쥔 사람들은 기재부이기 때문에 아무리 뭘 해도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신영 : 창작하는 사람에 있어 상업적인 뮤지컬 또는 대학로에 넘쳐나는 저질 코메디 등과 순수연극인들에 대한 구분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순수 연극인들은 계속해서 박탈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예산에 대한 파이도 적지만 그 예산이 제대로 잘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우상전 : 박근혜 정부는 ‘창조’를 내세웁니다. 창조는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박근혜 정부는 기존의 것을 발전시키다보다는 아예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것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봤을 때는 분명히 이런 것이 창조라 하면 뮤지컬, 케이팝 이런 쪽에 더 집중이 가는 것인지 아니며누 순수연극인들에겐 어떤 창조의 기회를 주는 것인지, 예산지원의 방향에 대해 궁금합니다.
이동준 : 예산 지원이 불분명하며, 순수 예술이 아닌 상업적이고 산업적이며 독자적인 단체에 집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순수예술보다는 한류, 싸이, 케이팝에만 집중되어있고, 이것을 창조라 여기는 국가 정책에 대해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되어집니다. 국가에서 창조, 국민의 행복, 창조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을 예술계에서 등한시하면 안 되겠습니다.
전용환 : 지원제도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간접지원들을 받지 못하는 극단들이 70%라고 한다면 그 70% 극단은 모두가 알아서 창작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된다면 젊은 친구들이든 경력이 있는 사람이든 창작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의무적으로 60만원씩 2년간 지원을 한다거나. 4대 보험을 들어주고 최저임금을 지원하고 공연을 할 수 있게끔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을 하고 한창 뜨거울 때 공연예술계에 있어야 하는데, 2~3년 돈을 벌면서 예술을 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우상전 : 우리가 작업을 하고 연극을 하면서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까 생각해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을 해주게 되면 극단만 늘어나고 예술을 쉽게 생각하는 층들이 늘어나게 되어 더 큰 문제를 초례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일본 도쿄에 한국뮤지컬 전용관이 있습니다. 뮤지컬이 그렇게 커진 것에 대해 난 너무나 놀랐습니다. 남에게 비춰질 때 연극은 뮤지컬에 전혀 상대가 안 되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 봐야합니다. 대책을 생각해야지 우리끼리 불만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닌 것이죠.
전용환 : 그렇기도 하지만 저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열정과 꿈들이 어느 정도까지는 밑바탕 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4대 보험이라도 일정기가 뒷받침을 해준다면 연극배우를 하면서 생활해 나갈 수 있는 순수 연극을 하고자하는 층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채승훈 :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특징되어지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이야기 했었던 국정과제 140이라는 것에 있어서 우리가 괄목할 만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1. 2% 문화 예술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
2. 문화예술기본법을 만들겠다는 것.
이것은 우리 예술인들에게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점입니다. 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토론을 할 때 앞으로 지원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할 텐데, 우리 대부분은 순수예술단체로서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야합니다. 같은 공연예술계에 있다 하더라도 뮤지컬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우리가 지원을 확고하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해야합니다. 우리의 의사를 정확히 이야기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문화예술예산이 0.7%에서 1% 이상이 올랐다고 하지만 우리는 줄어든 느낌밖에 받을 수가 없습니다. 2%로 향후 늘어난다고 하는데 또 번복되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잘 쓰일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합니다.
이신영 :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우리의 관심이 너무 없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케이팝이나 인프라 구축에 지원정책이 집중되어있는 것을 순수 예술로 전환시키도록 해야 하고, 이러한 토론회를 통해서 작은 목소리를 큰 목소리로 발전을 시켜야 합니다.
임영준 : 연극을 어릴 때부터 했었습니다. 문화정책으로 영국을 5년 동안 갔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돌아 왔는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나는 연극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내놓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직 문제제기만 합니다. 왜 이것에 대해 우리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연극이 지원을 많이 받으면 우리가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자료가 생기고 할 텐데, 정작 순수예술에 대한 지원이 왜 필요하고 활성화 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안자료가 없습니다. 그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책을 수렴하고 우리가 공부를 많이 해서 우리끼리 나중을 위해서라도 자료를 모아 만들고 출판하면서 우선은 대중들에게 가난한 연극, 못사는 연극, 굶주린 연극이라는 연극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전용환 : 꼭 상업적인 연극만 살아남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술적인 작품이 살아남는 경우가 극소수입니다. ‘다양한 공연들이 어떻게 계속 유지가 될 수 있는가’를 우리가 대책을 강구해야합니다.
이신영 : 8년 전에 참여정부의 문화예술정책 중 공연예술정책에 대한 자료가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다시금 공유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안될 것 이다’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우리가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채승훈 : 연극인들이 뜻을 모아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번 일 년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문화 예술에 대해 약속한 것들이 지켜질 수 있게, 그리고 좋은 쪽으로 지원될 수 있게 우리가 움직여야합니다. 특히 순수예술에 대한 것이 피부에 와 닿게, 잘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서울문화재단에서 매년 40여개 극단에게 10억 정도 지원을 합니다. 문화예술위원회에서 30개 극단에 10억 정도 지원이 됩니다. 합하면 20억 정도 직접 지원이 있는 것이죠. 그 정도 가지고는 너무 부족합니다. 정부의 문화정책지원 2%를 연극 쪽으로 끌고 와서 향후에 직접 지원만 200억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간접지원을 통해서 극장 같은 곳이 비상업적 연극단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합니다. 하루에 대관료를 20만원 이하를 받는 곳이 많아지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하고, 일 년에 최소한 150개 정도의 극단이 500-5000만원씩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또 소정의 지원을 받으며 실험극을 하는 극단이 사용할 수 있는 극장이 최소 10개 이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플랜이 향후 3, 4년 내에 확보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꿈같은 일을 현실로 이루어야 합니다.
변영후 : 일반관객들이 공연을 보러올 때 어떤 공연을 봐야할지 모른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일반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의 방식을 연극에 적용시킨다면 일반관객들이 연극도 삐끼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좋은 공연을 찾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연극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아이디어나 정책이 아닌 현장에 있는 예술인들이 움직여 방안을 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신영 : 순수연극인들에게 주어지는 창작지원에 대한 사항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토론회가 이어질 텐데, 문제제기가 아닌 방안 찾기에 주안점을 뒀으면 좋겠습니다.
이동준 : 난상토론도 좋지만 주제를 갖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고, 핵심을 비껴나가지 않도록
서로 좀 알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책평가에 대해서는 좀 더 이야기를 듣고 대안들을 만들어 제시를 해야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채승훈 : 연극인들이 국가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해서 무관심하고나 무기력하지 않으면서 잘 모르는 연극인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는 것으로도 본 토론회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전용환 : 토론회에 대해 제안을 하려합니다. 보다 실감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소극장 대관료 인하에 대한 토론’ 이런 피부로 와 닿는 주제, 당장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신영 :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토론회는 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와 공동으로 ‘2013 한국연극의 큰 그림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함께 모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