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선인장/ 서울연극인대상 평가단(전문가, 시민)

<주머니 속 선인장> 서울연극인대상 평가단 총평

 

공연일시: 2013.05.29. ~ 06.16.
공연장소: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원작: 안나 크루게로스
연출: 류주연
극단: 극단 산수유

 

***전문가 총평

‘수치심’을 모티브로 배우들의 수치심과 갈등을 표현한 핀란드 작품을 우리나라의 지방 극단을 배경으로 만든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작품으로, 두 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이 자칫 지루하게 느껴 질 수 있었지만, 희극적 요소와 배우들의 집중력으로 결코 지루하지 않게 소화한 작품이다. 무대는 연습실의 분위기를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 하였으며, 잦은 암전을 적절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줬으며, 배우들은 각각 자신의 캐릭터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모두 자신의 트라우마를 연기하는 듯 했다. 특히 구시연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에너지가 좋았으며, 권지숙의 절제된 자신의 표현은 마치 실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는 듯 했다. 모든 배우는 유기적으로 행동하였으며, 마지막 장면의 앙상블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 이영호

 

류주현 연출은 관람 전의 기대감을 배반하지 않는 좋은 연출가이다. 그녀의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는 ‘기발함’과 ‘진정성’ 때문이고, 2012년 <동물 없는 연극>을 제외한 그녀의 작업은 이를 충분히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주머니 속 선인장>은 그녀의 이후 작업을 또 다시 기대하게끔 하는 작품이다.

<주머니 속 선인장>은 ‘수치심’, 이 사소한 감정 하나만으로 두 시간이나 넘는 긴 공연 시간을 지루하지 않고 몰입감 있게 전개해나간다. 물론 이는 좋은 희곡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겠지만, 어느 한군데 튀지 않고 균형감 있게 잘 무대화한 연출과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배우들의 몫도 크다고 할 수 있다.

– 이주영

 

주머니 속에서 찔러대던 선인장의 가시는 어느새 사라지고 행복 한 줌 가슴에 품고 돌아가는 감동을 선물한 공연이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선 이렇게 마냥 행복해 해도 괜찮을까하는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했다.

불안하게 시작하던 공연은 극이 진행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극에 몰두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가슴 찡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배우의 지나친 감정연기가 관객이 누려야 할 감정을 가로챈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수치심, 상처, 아픔의 이야기들이 너무 희화한 느낌이 들어 공연을 위한 공연이었다는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 최영인

 

***시민 평가단 총평

 

주머니 속 선인장이라는 작품은 수치심을 주제로 배우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공연이 진행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희로애락을 느끼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지만, 어쩌면 그 이야기들은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즉흥극을 통해 배우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 연극을 만들어간다. 배우들은 즉흥극으로 여러 가지 배역을 소화해낸다. 많은 배역에도 불구하고 세심한 연기는 극찬할만하다. 연극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은 가볍게, 그리고 예술을 전공하고 사랑하는 관객들은 심도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다.

– 박병교

 

“주머니 속 선인장” (부제:A Lousy Performance 작:안나 크로게루스 연출:류주연 출연:권지숙, 구시연, 김선영, 신용진, 이태형, 이다일 주관:극단 산수유 극장: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별점:★★★★★) 무대는 어떤 극단의 연습실이다. 뒷편에 공연 소품이 잔뜩 배치되어 있다. “리턴 투 햄릿” 이나 “그냥 청춘, 여름” 처럼 연극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 공연 시작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대본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가 정신병원에 입원해 버렸다. 대본도 없이 수치심에 관하여 즉흥극 형식으로 공연을 올리기로 하고 연습을 진행해 나가면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배우는 나 자신을 깨버려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공연을 보면서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각자 자기가 숨기고 싶었던 과거의 아픔이나 상처를 연기로 풀어 나가면서, 수치스러워 보이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드러낸다. 섬세한 부분까지 보여준 류주연 연출님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극중극을 하면서 보여주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 변신도 볼만하다. 오필리어를 연기한 구시연 배우님의 공연 장면이 인상적이다. 인터미션없이 2시간10분의 공연시간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 이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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