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인대상] 어디가세요 복구씨

어디가세요 복구씨

 

 

작, 연출: 김수희
단체: 극단 미인
공연 일시:  2013/11/01 ~ 2013/11/17
공연 장소: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 시민평가단

 

혜화동1번지를 들어가니 먼저 예쁜 무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진짜 흙에 잔디가 있네요

오랜만에 보는 진짜 흙…… 파스텔의 예쁜 무대위도 마음에 들고요. 짧은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무대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게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음악이 25현가야금인것 같았는데 라이브로 연주되고 있었고요. 연출의 공연에 대한 정성을 마음가득 느끼게 해줍니다. 배우들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세할머니를 연기한 김남진, 백지원, 이정은, 또 장정애,안창환. 사람사는 이야기 연작1이라고 되어있는데, 또다른 연작이 무얼지 많이 궁금합니다. 평범하다면 평범할수있는 공연이지만 지금은 없는 고향에 대한 추억과 할머니들의 정겨움을 느낄수 있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 류주현

 

“어디가세요 복구씨” (부제:꽃할매들의 행복드라마 작, 연출:김수희, 별점:★★★★★) 포스터를 보고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는 B급 코메디 쯤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 극장에 들어서면 천연 잔디와 인조흙으로 설치된 무대가 신선한 인상을 준다. 표절시비에 휘말린 피디와 작곡가가 피디의 할머니가 살고있는 경상도 외딴섬으로 피신해 오면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의외의 반전과 재미를 주는 후반부 얘기는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안 쓰겠지만 궁금하신 분은 직접 관람하길 바란다. 백지원 배우님을 비롯한 할머니들의 사투리 연기가 극의 재미을 더해준다. “푸른배 이야기” 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던 장정애 배우님의 캐릭터 표현과 진지한 연기가 좋았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연극에서 쉽게 보기 힘든 가야금의 라이브 연주도 인상에 남는다. 가야금 소리가 이러게 좋은지 몰랐다. 소극장에서 프로젝트 3대나 설치하며 보여준 영상도 극의 분위기을 한층 살려 주었다.

– 이동길

 

처음에 무대를 보고 놀랐다. 정말 사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잔디도 깔고 진짜 흙을 깔아놓았다. 소품들은 많이 없었지만 무대 바닥이나 무대디자인을 봤을땐 리얼하게, 사실적이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연극은 관객들에게 몸을 열어서 보여주는 공연이 많지만 이번 연극은 마치 영화를 보듯 사실적인 각도로 바라볼수 있었다. ㄱ자 무대로 끝에 앉은 관객들은 배우들을 보기위해 고개를 많이 사용해야 해서 불편한 건 사실이었으나, 영화처럼 사실적이게 바라볼수 있어서 좋았다.

할머니들의 맛깔스러운 연기력에 또 한번 놀랐다. 약간 지루할 수 있는 틈에 할머니들이 나와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뿜고 가주었다. 역시 센스있는 연기력으로 웃음 포인트를 잘 짚어주어 극의 재미를 더욱 살려주었던것 같다.

수현역을 맡은 도시적인 여자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복구가 주인공이라는 조그만 반전에도 재미를 느낄수 있었고, 여장남자의 매력을 한 번 더 볼 수 있었던것 같다. 정말 좋은 공연으로 한번더 보고싶은 공연이었다.

– 임자혜

 

공연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흙이 가득한 무대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세 할머니의 수다. 그렇게 공연은 시작되었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우면서도 튀지 않는 연기는 지루할 틈도, 어색할 틈도 없이 물 흐르듯 잘 흘러갔다. 특히 여자에 대한 궁금증,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진행이 되는 이야기는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어딘가 기묘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너무 큰 사건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갈등관계가 아주 없는것도 아닌 그러한 각양각색의 소스들이 한데 뭉쳐서 조화를 잘 이루는 듯 하여 좋았던 것 같다. 특히 어떠한 드라마틱한 요소가 아닌 일상에서 있을 수 있는 그러한 사건과 갈등들이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서 그 감정들이 관객에게 전해지는 것 같아서 어딘가 마음이 짠하기도 하였다.

특히 장정애의 연기는 말 하나하나가 그 공간안에서 실제로 살고 있는 듯한, 진심이 느껴졌다. 정말 그 인물과 동화된 듯한 표정과 말투, 그리고 느낌 모두 살아있었다. 그 배우의 공연을 여러번 보았는데, 볼때마다 연기가 참 좋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장정애라는 배우가 아닌 수현이란 인물로 잘 보여지는게 배우로서 장점이란 생각이 든다.

복구 또한 진심을 다해 관객에게 마음을 전달해주었다. 세 할머니또한 마찬가지였다. 할머니는 모두 다 그저 그렇지란 편견에서 벗어나 할머니 만의 위계질서부터 세심한 성격 묘사과 과거사까지 예리하게 파고드는 점에서 이 연극은 실제 생활의 한 단면을 무대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이 들때가 있었다.

다만, 중간에 수현의 꿈에 나오는 환상의 장면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연출과 작가의 의도가 있을거란 생각은 들지만 뜬금없기도 하고, 현대극과는 잘 어울리지도 않는 오히려 부러 어색하게 만들어 놓은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의도는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한다. 다만 일반 관객에게는 그것이 제대로 전달이 되지 못할 수 있음을 안다면 재공연때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정수연

 

 

 

 

*** 전문평가단

 

세 할머니들의 개성있는 캐릭터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작은소극장 무대에 섬의 아기자기한 일상을 불편함 없이 관객들이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호흡도 좋았으며 극과 어우러지는 가야금 라이브도 무척이나 성의 있고 아름답게 작품과 어우러져 보기 좋았습니다. 요즘 시끄럽고 활동적인 연극이 많은데 이작품처럼 잔잔하고 그리운 연극은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아름답게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작가님께서 진짜 어떤 작은 섬에서 직접 겪으신 일화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복구라는 주인공의 성정체성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 인물도 실제 에피소드가 아닌지도 궁금했습니다.

– 서미영

 

제목을 보면 ‘복구’라는 인물에게 초점을 둔 듯하다. 그러나 공연을 보는 내내 ‘복구’에게 시선이 가지 않고, 오히려 ‘수현’에게 마음이 쓰이는 때가 많았다. ‘수현’을 중심으로 한 서사와 ‘복구’를 중심으로 한 서사가 만나서 풍부한 인간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 가지 주제와 주인공을 중심으로 집약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감동이나 주제의식이 좀 약하다고 생각하였다. 어떤 인물을 중심으로 하면서 다른 인물들을 좀 더 응축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여러 인물에게 골고루 신경을 써서 인간의 삶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공연의 미덕으로 세상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가야금 연주도 매우 극을 더욱 포근하게 만들었고, 인물 설정과 대사 표현에서도 세상사는 게 무엇인지를 성찰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잘 나타났다.

– 오판진

 

극장에 들어서면 무대가 한 가운데에 펼쳐져 있고 객석이 그 주위를 둘러싸 있다. 방과 바깥마루와 우물이 드문드문 섬처럼 떠있고 바닥엔 흙과 잔디가 깔려있다. 마치 작품 배경처럼 섬은 섬인데 사람에 둘러싸인 섬이라서 그런지 외롭지 않고 따듯하다. 시간이 멈춘 것 마냥 혹은 우리가 사는 곳과 다른 소우주인 것 마냥 할머니들의 섬은 정겹고 풍족하다. 실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할머니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삶을 꿰뚫는 버나드 쇼의 명언처럼 정곡을 찌르며 울림을 준다. 남자로 봐도 꽃미남은 아닐 복구씨는 남성과 여성을 떠나 아름다운 인간으로 기억된다. 작은 극장의 조그만 섬에서 소소한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가 마음을 녹이고 즐겁게 웃을 수 있게 해준다.

– 이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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