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3년 11월 공연총평
11월의 공연은 각 극단의 좋은 연극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공연을 통해 드러난 달이다. 특히 한국연극연출가협회의 독립운동사 연극공연 시리즈라든가 대학교수협회의 off 대학로 페스티벌이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11월에 공연된 작품 중 특기할만한 공연을 평하고, 이와는 별도로 국립극단의 청소년연극과 제천 산골마을 화당초등학교와 봉양중학교의 뮤지컬 공연을 소개하기로 한다.
1, 예술의전당 토월연극시리즈, 게오르크 뷔히너 작, 안드라스 비스키 각색, 가보 톰파 연출의 <당통의 죽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게오르크 뷔히너 원작 안드라스 비스키 각색 가보 톰파 연출의 <당통의 죽음>을 관람했다.
게오르크 뷔히너(Georg Büchner, 1813 ~ 1837)는 다름슈타트의 외과의사의 집안에서 태어나 24세로 병사한 극작가다. 창작 활동은 겨우 3년으로 마쳤으나, 앞으로 닥칠 리얼리즘 문학을 위하여 이룬 역할은 크다. 작품은 정치적, 사회적 색채가 강하다. 페시미즘에서 일어나는 권태로부터 잔학을 저지르는 무기력한 혁명가의 비극 <당통의 죽음〉(1835)은 대표작이다. 독일 문학사상 처음으로 민중들 사이에서 사는 한 개인의 고뇌를 묘사한 시민극 <보이체크〉(1836)는 극히 사실적으로 표현주의적 수법까지도 나타냈고, 풍자와 심리묘사에 뛰어나 독일 근대극의 선구자라 불린다. 그 밖에 동화적 희극 〈레온스와 레나〉(1838), 미완의 소설 〈렌츠〉(1836)가 있다.
＜당통의 죽음＞(1835)은 게오르크 뷔히너의 데뷔작이다. 이 작품은 뷔히너가 농민들을 선동하기 위해 만든 정치적 전단 ＜헤센 급전＞을 배포한 이래, 당국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망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약 4주간에 걸쳐 집필한 희곡이다. 뷔히너는 프랑스 혁명사에서 이 작품의 소재를 취했다. 그는 ＜당통의 죽음＞에서 프랑스 대혁명의 마지막 국면, 즉 당통과 로베스피에르가 서로 첨예하게 대치하다가 로베스피에르 일파에 의해 당통을 비롯한 그의 동료들이 처형당하기까지의 약 10일 남짓한 기간을 그리고 있다.
뷔히너는 ＜당통의 죽음＞에서 프랑스 혁명사를 빛낸 영웅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혁명과 거리를 두고 그것을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이른바 ‘반 영웅(Anti held)’을 그리고 있다. 다시 말해 작품의 주인공 당통은 혁명의 중심역할을 하던 시기의 영웅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이 아니라 ‘9월 학살’을 주도한 자신의 책임을 곱씹어보며 고뇌하는 인물이다. 그는 혁명의 주체이기를 거부하고 혁명의 객체임을 자처한다. 그는 혁명과 거리를 둔 채 동료들 앞에서 “혁명은 새턴과 같아서 자기 친자식을 잡아먹는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민중과도 일정한 거리를 둔다. 그는 동료들에게 “민중은 쾌락주의자들을 증오한다네. 마치 내시가 건강한 남자들을 미워하듯이 말이네”라고 말하는가 하면, “민중은 어린아이 같아서 뭐든지 부숴서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을 직접 눈으로 봐야만 직성이 풀리지”라고 말하며 쾌락주의자인 자신이 어느 날 민중에 의해 희생당할 수도 있음을 예언한다. 그의 예언대로 그는 한때 자신을 따르던 민중들이 그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끝내 단두대에 오르게 된다.
이 작품에서 뷔히너는 두 인물, 당통과 로베스피에르 모두로부터 비판적 거리를 유지한다. 전자가 내세우는 쾌락주의 내지 자유주의와 후자가 내세우는 공화주의 내지 도덕주의는 모두가 궁극적으로 이기주의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평등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 대부분의 민중이 굶주리는 역사적 현실은 소수 특권층의 특권 수호를 위한 집단이기주의와 연관된다. 그뿐 아니라 당통 일파의 이러한 처신은 로베스피에르의 주장처럼 도덕성 또한 결여하고 있다. 로베스피에르는 당통의 문란한 성도덕을 악덕으로 규정하고 이를 규탄하고 있는데, 실상 당통의 도덕성 결여는 이러한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차원으로까지 확대된다. 혁명 주체세력이었을 뿐 아니라 “혁명을 통해 배불린 자”들 중의 한 사람인 당통이 대다수 민중이 굶주리는 상황에서 그들만이 누릴 수 있는 향락주의를 내세운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러면 당통의 악덕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로베스피에르는 어떤 인물인가. 민중은 청렴한 도덕주의자 로베스피에르를 “구세주”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가 내세우는 도덕주의 또한 당통의 향락주의 못지않게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당통의 자유주의가 다수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듯이 로베스피에르의 공화주의 내지 도덕정치 또한 민중에게 진정한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베스피에르의 공화주의는 민중의 가장 큰 관심사인 배고픔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으며, 그의 도덕정치 또한 그의 주장만큼 도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의 도덕정치는 공포, 즉 폭력이라는 범죄와 결탁함으로써 비도덕성을 띠게 된다. 여기서 도덕정치의 승리는 곧 비도덕의 승리를 의미할 뿐이다. 로베스피에르의 공화주의 내지 도덕정치 역시 당통의 향락주의 및 개인주의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기적 욕망을 은폐하고 있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르장드르가 공안위원회에 의해 국가전복 음모죄로 체포된 당통을 변호하는 국민의회 석상에서 로베스피에르 및 그의 추종자들이 “사적인 증오심이나 감정 때문에” 당통을 체포했다고 한 말은 일면 타당성을 지니며, 로베스피에르의 이기주의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연극은 200년 전의 시대적 배경이 아닌 현대로 이끌어 와, 투명한 유리나 아크릴 같은 자재로 세워진 고층건물을 연상시키는 무대다. 무대표면도 투명한 자재로 덮고, 오케스트라 박스, 무대중앙, 그리고 무대 후면까지 상승 하강을 반복하며 장면변화에 대응해 사용한다. 탁자나 의자, 그리고 단 같은 대도구나 감옥, 침실 장면도 투명 자재 세트를 상승시키거나 이동시켜 사용하고, 법정장면에서는 삼면 투명세트 전체를 천정으로 상승시키고 의자 등 대도구를 비치해 무대를 최대한 넓게 사용하기도 한다. 배경 가까이 2m 높이의 단에 연주석을 마련해, 전자건반악기와 타악기 금관악기와 아코디언을 연주하도록 하고, 극의 중간에 여가수역으로 등장한 여배우의 연주석에서의 열창은 분위기를 유럽풍으로 이끌어간다. 연극의 도입과 대단원에는 오케스트라 박스가 상승해 거리의 광대가 등장해 도창을 하면 무대 위에 등장한 출연자들의 모습이 어둠 속에 인물조각 군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대단원에서 광대가 오케스트라박스의 하강과 함께 사라진다. 또한 오케스트라 박스가 상승하면 크고 긴 식탁에 수백 개의 포도주 잔을 가지런하게 늘어놓고, 잔에 포도주를 일정한 양으로 담아 포두주잔의 윗면을 문질러 연주하는 악사처럼 당통이 잔의 윗부분을 비벼 소리를 내기도 하고, 로베스피에르와 그 잔의 포도주를 마시며 담판을 벌이는 장면은 명장면이기도 하다.
당통의 참수형 장면도 오케스트라 박스에서 행해지는 등 연출가의 독특한 연출력이 감지되는 공연이다.
박지일이 당통으로 출연해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윤상화가 로베스피에르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명연기를 펼친다. 이자람이 거리광대로 출연해 끼와 재능을 발휘한다. 문형주가 줄리로, 최지영이 루실로 출연해 관능미와 호연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서광일, 임진웅, 김준호, 이재준 등이 탁월한 기량으로 연극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조영준, 염순식, 조장연, 이후성, 양원석이 뛰어난 기량으로 연극의 주춧돌 노릇을 한다.
무대디자인 안드레이 보트, 협력연출 이곤, 작창 이자람, 작사 작곡 이지혜, 조명디자인 박남석, 영상디자인 박준, 사운드디자인 피정훈, 의상디자인 한소희, 분장디자인 장경숙, 안무 김형희, 기술감독 윤대성, 무대감독 송민경, 무대협력디자인 김가은, 타악 김향하, 전자건반악기 채한울, 클라리넷 이삼미, 조연출 빙진영, 그 외 스텝진의 노력이 합하여, 예술의전당 제작(고학찬 사장) 토월연극시리즈, 게오르크 뷔히너 작, 김철리 역, 안드라스 비스키 각색, 가보 톰파 연출의 <당통의 죽음>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2, 봄 작가, 겨울 무대, 최준호 작, 부새롬 연출의 <뒤주박죽>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봄 작가, 겨울 무대, 최준호 작, 부새롬 연출의 <뒤주박죽>을 관람했다.
<뒤주박죽>은 뒤주 속에 들어있는 게 대체 무엇인고?라는 부제를 단 시대극이다.
연극의 배경은 250년 전 조선왕조 영조시대 일어난 세자를 뒤주 속에 가두어 죽게 한 사실을 현대판 남녀 저승사자가 죽기 8일전부터 다가가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고, 세자가 죽은 뒤 저승으로 인도한다는 내용이다.
사도세자(1735~1762)는 이름은 선(愃), 자는 윤관, 호는 의재이다. 어머니는 영빈 이씨이며, 부인은 영의정 홍봉한의 딸 혜경궁 홍씨이다. 이복형인 효장세자[진종(眞宗)으로 추존됨]가 일찍 죽고 영조가 나이 40세가 넘어 선을 낳자 2세 때부터 세자로 책봉된다. 10세 때 혼인하여 별궁에 거처하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영특하여 문장과 글을 잘 읽고 지었다. 정치에도 일찍부터 안목이 있어 노론의 행적(신임사화)을 비판하기도 하였다. 15세 때부터는 부왕을 대신하여 서정(庶政)을 대리하게 되자 그를 싫어하던 노론과 이에 동조한 계비 정순왕후 김씨, 숙의 문씨 등이 그를 무고하였다. 주변의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세자는 격간도동이라는 정신질환에 걸려 궁 내외에서 비행을 저지른다. 계비김씨의 아비 김한구와 그의 노론계 일파의 사주를 받아 나경언이 세자의 비행 10조목을 상소하였다. 영조는 나라의 앞날을 위해 결국 아들을 죽이기로 결정한다. 자결을 명하였으나 듣지 않자 뒤주 안에 가두어 8일 만에 죽게 하였다. 사도세자는 18세 때 낳은 아들인 정조가 왕에 오른 뒤 장헌(莊獻)으로 추존되고, 1899년에 다시 장조(莊祖)로 추존되었다.
장조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억울하게 희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1749년(영조 25)에 사도세자가 대리청정을 시작하면서 남인, 소론, 소북 세력 등을 가까이 하기 시작하자 이에 불안해진 노론은 정치적으로 압박을 가하며 영조에게 온갖 모략을 고하면서 이것을 극복할 수 없었던 극한의 처방이 이루어진 것이다.
영조는 세자를 뒤주에 가두면서 세손은 물론 대신들에게도 세자에 관한 함구령을 내린다. 후에 정조가 된 세손은 영조의 엄명을 지켜 등극하고, 영조 승하 후 수원화성 용주사에 아버지의 위패를 모시고,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와 제사를 지내러 가면서, 행여 추운 날씨에 어머니가 안양천을 발 벗고 건너는 일이 없도록 만안 교라는 무지개 형태 교각의 돌다리를 만들어 출중한 효심을 드러낸다.
영조는 세자를 죽인 후 민심이 흉흉해 지고, 백성이 왕실을 외면하자, 백성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등을 따뜻하게 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대궐에서 왕비와 내외명부를 동원해, 농사짓기와 누에치기의 시범을 보이고, 전국에서 이 행사를 따르도록 했다.
250년 전에 시작된 민심을 돌리기 위해 치러진 친잠 례 행사는, 극동지역에서의 비단생산이 대륙으로 뻗어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비단길, 다시 말해서 실크로드의 시발점이 되었다.
무대는 하수 벽면에 타악기를 연주자의 연주석이 마련되고, 중앙에 뒤주형태의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무대 하수 쪽에 영조 어전으로 들어가는 통로와 긴 단이 있고, 상수 쪽에는 정 사각이나 직사각의 입체 조형물을 만들어 놓고 의자로 사용을 한다. 하수 단 밑에는 세자의 길고 신축성이 강한 상의 자락을 고정시켜놓고, 세자의 행동거지를 제약하도록 만들었다. 영조 당시의 대신들과 세자빈이 등장해 당시의 상황을 연기로 재현해 내고, 영조가 등장하는 대신, 연기자들이 함께 영조대사를 읊조리거나 각자 따로 영조대사를 읊는 방법으로 연극이 진행된다. 250년 뒤 현대판 남녀 저승사자가 사도세자의 죽음을 8일전부터 하루하루 지켜보며 담배도 피우고, 휴대전화도 작동시키며 극중 인물로 참여하기도 하지만 실록의 내용과는 달리 창작물이다.
저승사자로 강기둥과 이지혜가 출연해 상큼 발랄한 연기로 관객을 이끌어 간다. 사도세자로 전석찬이 출연해 그야말로 열연을 한다. 혜경궁 홍씨로 배선희가 출연해 호연을 보이고, 영의정으로 이송현, 좌의정 홍봉한으로 정대용. 세손으로 박주영, 채제공으로 한기장, 비구니로 홍지수가 출연해 기량을 다한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무대 김다정, 악사 안대천, 조명 이인연, 의상 김미나, 움직임지도 김주희, 음향 이한규, 분장 장경숙, 무대감독 박민호 등의 열정이 합하여, 봄 작가, 겨울 무대의 최준호 작, 부새롬 연출의 <뒤주박죽>을 예술성이 돋보이는 수준급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3, 2013년 독립운동사 연극시리즈 극단 동양레퍼토리의 김성노 총연출, 선욱현 작, 이우천 연출의 <해를 쏜 소년>
서강대 메리홀에서 극단 동양레퍼토리의 김성노 총연출, 선욱현 작, 이우천 연출의 <해를 쏜 소년>을 관람했다.
일제 말기인 1940년대 경성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조선인 여성 아나운서와 방송사 사이에 동화극인 <해를 쏜 소년>의 원고의 내용을 두고, 방송사 측에서는 “해를 일장기에 비유한 것이 아니냐?” “원숭이를 소년이 쏘아 죽이는데, 조선에는 없고 일본에만 있는 원숭이를, 일본인으로 묘사해 쏜 것이 아니냐?”는 등의 지적과 갈등이 빚어진다. 당시 일본은 전쟁에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방송과 보도를 하지만, 미국과 연합군의 참전으로 대세가 기울고 있음을 직원과 아나운서들은 알고 있었기에, 조선인 방송직원들은 독립을 예감하고 있었다. 오영신이라는 신입 아나운서가 문제의 동화극의 원고 내용을 수정하기 전에는 방송을 할 수 없다는 사주 측의 지시를 어기고, 몰래 방송을 하게 된 것이 탄로가 나 경찰서로 끌려가게 되는데, 그로부터 몇 년 아니 되어 해방이 되고, 일제의 압제에서 풀려나게 된다. 다시 7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한 방송사에 오영신이라는 노파가 방송사 리포터와 직원 앞에 등장해 당시를 회고하며 <해를 쏜 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러다가 실제로 당시 일을 기억하는 인물이 생존해 있음을 알고, 노파는 당황해 하기 시작하는데….
무대는 경성방송극 건물을 배경 가까이 평면으로 만들어 세우고, 중앙에 등퇴장 로를 마련해 놓았다. 그 앞에 무대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한 자(1尺) 높이와 세 자 폭의 긴 단이 있어 계단으로 오르내리게 해 놓았고,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영상, 가미가제 영상, 경성방송국과 그 외 전쟁 상황을 영상으로 소개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미국에서 이승만이 우리 국민에게 연설하는 내용과 김구, 안창호,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의 독립운동가의 모습도 영상으로 소개가 된다. 대단원에 성우들이 <해를 쏜 소년>을 입체낭독을 하고, 만화영상이 동시에 펼쳐지면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권성덕, 김종구, 문경민, 신현종, 이화영, 최승일, 전국향, 배상돈, 장연익, 민경록, 한덕호, 조경주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대단원에 성우로 출연한 정환금, 김대희, 정은지, 김민진, 최윤정과 코러스로 출연한 이준, 박지영, 최지은의 호연과 열창도 갈채를 받는다.
무대 김인준, 조명 오정훈, 의상 김정향, 음악 서상완, 영상 황정남, 분장 박팔영, 일러스트 장지수, 소품 손규홍, 지방홍보 최미나, 조연출 이성희, 김소중, 무대감독 송훈상, 진행 백인주, 김주형, 송우재 등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극단 동양레퍼토리(대표 김종구)의 독립운동사 시리즈 김성노 총연출, 선욱현 작, 이우천 연출의 <해를 쏜 소년>을 흥미만점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4, 봄 작가 겨울 무대, 허진원 작, 민새롬 연출의 <미사여구 없이>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봄 작가 겨울 무대, 허진원 작, 민새롬 연출의 <미사여구 없이>을 관람했다.
20대 후반 젊은 시절, 소설가 지망생인 남자친구를 만난 여주인공은 선배와 연애를 하다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하며 남자친구에게 하소연을 한다. 마침 비가 부슬부슬 내려, 두 사람은 남자친구의 집으로 가서 소형 건반악기도 연주하고, 남자친구의 위로 겸 사랑고백을 받으며, 자연스레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다. 그런 후 남자친구의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줄거리보다 미사여구에 치중하는 것 같다는 여자 친구의 말에,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기 시작하고, 그 일로 헤어져 상종을 않게 된지가 10년이 된다. 그동안 각자 결혼을 하고, 남자는 소설가로 입문을 해, 몇 편의 소설을 발표하고. 여성은 잡지사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상대방의 동태를 어느 정도 감지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성이 소설가가 된 남성을 찾아온다. 30대 후반이 된 두 사람이라, 여성은 안경을 쓰고 찾아온다. 남성은 처음에는 못 알아보다가 여성이 안경을 벗은 후에야 여자 친구를 알아본다. 두 사람은 과거를 이야기 하고, 여성은 이혼을 했고, 남성은 별거중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예전처럼 대화를 나누며 한동안 티격태격하기도 하면서 차츰 상대를 그리워하고, 그동안 잊지 않고 있었으며, 장난전화를 한 사실을 고백한다.
또다시 날씨는 예전의 그날처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이 되고, 여성은 자기를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남자친구가 이제는 미사여구 없는 평범한 말로만 자신을 대하니, 응석 같은 통곡을 하며 침대에 엎드린다. 남자친구가 다가가 진정을 보이며, 여자 친구를 위로하며, 맘과 몸을 밀착시키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지하철에서 노선을 달리 할 때 이동하는 통로, 예를 들면 지하철3호선 옥수역에서 중앙선으로 갈아탈 때 이동하는 통로와 똑같은 장치를 무대에 사선으로 만들어놓았다. 2인의 흰 와이셔츠와 바지를 입고 검은 모자에 보타이를 맨 남성출연자가 장면변화마다 의자와 탁자, 그리고 침대를 이동시킨다. 이 남성 2인은 연극의 도입과 마지막에 프로시니엄 아치 양쪽에 서서 관객에게 예를 하는 것으로 시작과 마무리를 하도록 연출된다. 비 내리는 영상과 쇼팽의 피아노곡이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마지막에 지하철이 지나가는 영상과 굉음은 연극과 절묘하게 어울려 기억에 각인된다.
소설가로 김태현이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출중한 연기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근래 보기 드문 성격배우의 발견이다. 신정원이 잡지사 편집장으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열연을 한다. 발전적 앞날이 예측되는 출중한 연기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목할 만한 여배우다.
대소도구를 이동하는 남성2인의 연기자에게도 기대를 한다.
음악감독 김정용, 무대디자인 오태훈, 영상디자인 김성하, 음향디자인 정혜수, 조명디자인 노명준, 의상디자인 윤문선, 무대감독 윤정욱, 조연툴 앙정현, 조연출 한아름 등 스텝 모두의 힘과 기량이 돋보여, 봄 작가 겨울무대의 허진원 작, 민새롬 연출의 <미사여구 없이>를 기억에 길이 남을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5, 극단 단홍&대중의 최송림 작, 유승희 연출, 반진수 예술감독의 모노드라마 <주당 바이러스>
대학로 배고파 씨어터에서 극단 단홍&대중의 최송림 작, 유승희 연출, 반진수 예술감독의 모노드라마 <주당 바이러스>를 관람했다.
동서고금을 통해 술과 관련된 이야기가 수많은 신화와 문학작품, 연극과 영화는 물론 바이블에 까지 소개되고 있다.
<주당 바이러스>는 김 필의 모노드라마다. 어려서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소년이 줄곧 술꾼 아버지 술심부름을 다니다가 술도가를 알게 되고, 어느 날 배가고파 밥 대신 술지게미를 먹고 학교에 가, 붉어진 얼굴과 냄새로 선생님에게 벌을 받게 된다, 그 후 학교에서 붙은 별명이 <술꾼>인 인물의 자수성가와 실패 그리고 사랑 이야기가 1인극의 내용이다.
무대는 천정에 나이트클럽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거울을 붙인 회전식 장신구 미러 볼(mirror ball)이 조명등과 함께 달려있고, 밝은 색의 삼면 벽과 정면의 벽 양쪽에 등퇴장 로가 만들어져 있고, 무대 중앙에는 정사면체의 나무조형물 두 개를 가로로 연결해 놓아 의자구실을 한다. 삼면 벽 가까이에 막걸리와 소주, 복분자주, 매실주, 양주 등 백여 개의 술병이 일 열로 무대바닥에 놓여있어 진풍경을 이루고, 대단원에서 이동식 포장마차가 간이주점 역할을 한다.
미남에다 재능과 끼를 고루 갖춘 영화배우 지망생인 한 청년이 상경(上京)해 같은 길을 걷는 한 여인과 사랑을 맺게 된다. 그러나 생활고로 여인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향후 청년은 술집종업원이 되었다는 첫사랑 여인을 찾아 술집을 헤매다가 그 역시 술집종업원이 되고,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모은 돈으로 나이트클럽을 개장한다. 청년의 재능과 끼는 그곳에서 꽃을 피우는가 싶었지만, 도박과 사기에 걸려 폐업을 하게 되고, 청년은 절망감에 쌓여 인생을 포기할 작정으로 죽도록 음주를 한다. 그러나 <술꾼>의 목숨을 말술인들 어찌 빼앗을 수 있으랴? 술에서 깨어난 청년은 초심으로 돌아가, 간이이동주점 포장마차로 다시 장사를 시작해 길거리로 나선다. 바로 그 때 첫사랑의 여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 필이 재능과 끼를 고루 갖춘 청년으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쳐 객석의 호응과 갈채를 받는다.
반진수 예술감독, 김동준 기획, 김종호의 조명, 윤석호의 무대장치, 한철의 음악, 김중찬의 안무, 조원희의 의상, 황순철의 사진, 김명철의 조명오퍼, 장기원의 음향오퍼, 진행 안나영, 홍가을, 도입해설 윤 진 등 스텝 모두의 힘이 하나가 되어 극단 단홍&대중의 최송림 작, 유승희 연출의 <주당 바이러스>를 성공적인 모노드라마로 탄생시켰다.
6, 2013년 off 대학로 페스티벌 참가작 극단 숲의 앙토냉 아르토 작, 오승수 연출의 <화금석>
대학로 청운예술극장에서 2013년 off 대학로 페스티벌 참가작 극단 숲의 앙토냉 아르토 작, 오승수 연출의 <화금석>을 관람했다.
앙토냉 아르토(Antonin Artaud 1896 ~ 1948)는 프랑스의 극작가·시인·배우. 쉬르레알리슴 운동에 참가했다.《연극과 그 분신》(1938)에서 ‘잔혹의 연극’의 이론을 밝혔다. 전위극에 큰 영향을 주었고, 언어·예술의 전반에 관계되는 것으로서 높이 평가된다. 1920년 파리로 나가서 쉬르레알리슴(초현실주의) 운동에 참가하였다. 연극·영화계에서 활약하여, 1926년 극단 ‘알프레드 자리 극장’을 조직하였다. 때때로 엄습해 오는 정신질환으로 시달리면서도 창작 활동을 계속하여, 《연극과 그 분신 Le Théêtre et son double》(1938)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서로 투쟁하는 힘이라고 하여 ‘잔혹(殘酷)의 연극’의 이론을 밝혀, 연극은 대사뿐만 아니라, 몸짓·광선(조명)·음향 등의 종합적 효과에 의하여 관객을 집단적 흥분 상태에 빠뜨리고 무대와의 사이에 신비적인 일체감을 자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의 이론은 훗날의 전위극(前衛劇)에 큰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근년에는 언어·예술의 전반에 관계되는 것으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주저로는 평론 《로데즈로부터의 편지 Lettres de Rodez》(1946) 《고흐, 사회적 자살자 Van Gogh ou le suicidé de la société》(1947), 희곡으로 《첸치 일족 Les Cenci》(1956) 등이 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에 가는 밧줄을 촘촘히 늘어뜨려 발처럼 드리워 놓고, 배경 막과 발 사이에 통로가 있어 출연자들의 통로로 사용된다. 무대 하수 쪽 발 앞에는 다른 발을 드리우고, 그 사이에 긴 나무도마를 매달아놓고, 주인공이 식육점의 고기를 자르는 식칼로 인체를 절단한다. 상수 쪽으로는 널뛰기 판 같은 긴 나무판을 벽면에 기대놓아 기어오를 수 있게 해 놓았다.
조명을 어두컴컴하게 밝혀놓고 음침하고 공포 분위기 속에서 시종일관 연극이 계속된다.
연극의 도입에서부터 인체를 긴 도마 위에 올려놓고, 육고 간에서 고기를 저미거나 절단하듯 주인공이 팔을 절단해 무대바닥에 집어 던진다. 벽에 기대놓은 널판에는 생존자인지 시체인지 구별이 아니 되는 수의차림의 여인이 널판에 기대 누워있고, 음침한 분위기는 시체실은 저리 가라고 할 정도이다.팔이 잘린 시체가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일어나 무대를 배회하고, 누워있던 여인도 일어나 몸을 꿈틀거리니, 영락없는 귀신 도깨비 소굴이다. 비언어극이라 대사가 없으나, 기성과 가끔 웅얼대는 소리가 공포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음악 역시 분위기에 부채질울 한다. 여기에 각자의 분신 같은 제2의 인물이 등장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극은 마치 시체나 귀신들의 무용 장이나 또는 애욕의 광란 장으로 변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기야 귀신도 사랑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에서 히스클립이 사랑하던 여인의 망령과 열연을 하는 이야기는 머리칼이 쭈뼛하도록 감동적이니 말이다.
앙토냉 아르토가 1931년에 3페이지 분량의 희곡으로 집필한 것을 1시간가량의 공연으로 늘려 공연을 하기에 연출의 역량이 감지되는 공연이다.
그리고 오승수 연출가는 호러 물에 일가견이 있기에 이번 공연에서 기량이 드러난다.
차용환, 서재형, 장희수, 정성원, 손원미 등 출연자들의 호연이 관객의 시선을 시종일관 극 속에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괴하고 끔찍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 연기자들의 열연 때문이리라.
예술감독 임경식(서경대학교 예술대학장), 기술감독 김명남, 무대디자인 김현정, 조명디자인 임일환, 의상디자인 박은정, 분장디자인 이승환, 제작감독 오경선, 조연출 김지영, 조명오퍼 고혜린, 음향오퍼 김누리, 무대제작 김민율, 조승현, 조명보 임수정, 의상보 김은혜, 성채원, 안무 손원미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숲의 앙토냉 아르토 작, 이선형 역, 오승수 연출의 <화금석>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7, 서초동 소극장 씨어터 송에서 그룹 動 시대의 강은경 작, 오유경 연출의 <원더풀 초밥>
서초동 소극장 씨어터 송에서 그룹 動 시대의 강은경 작, 오유경 연출의 <원더풀 초밥>을 관람했다.
무대는 제법 깔끔하고 청결한 느낌이 드는 초밥집이다. 벽 모서리 양쪽에서 관객 출입구까지, 벽면 안쪽의 삼각형 무대로 객석과 대칭된 무대다. 객석 출입구 옆에 출연자의 등퇴장 로가 있다. 카운터처럼 생긴 반원형의 대를 사이에 두고, 안쪽이 주방, 밖이 손님 좌석으로, 둥근 식탁과 의자가 비치되어 있다. 여느 초밥 집과 마찬가지로 둥근 등이 가지런히 벽에 달려있다. 조명과 음향, 그리고 음악의 역할도 연극과 잘 어우러져, 대단원에 무대전체를 밤하늘의 별빛으로 가득채운 장면은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연극은 도입에 늦은 밤, 손님이 끊어질 시각에 주인 겸 주방장이 의자에 앉아 카운터에 몸을 기대고 깜박 잠이 든 상태에서 시작된다. 불순한 일기 때문에 천둥과 벼락 치는 소리가 들리고, 깜짝 놀라서 깨어나는 초밥집 주인은 오직 초밥 만드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전력을 기울이는 40대 중반의 성격이 원만한 남성이다. 벼락 때문에 전구가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되풀이 되면서 돌연 검은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의 모습이 벼락과 함께 나타난다. 주인이 놀라서 정신을 차리고 여인을 주시하지만, 정작 전등이 들어오니, 여인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는다. 주인이 초밥 집 문을 닫으려 할 때, 검은 드레스의 여인이 하수 쪽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잠시 후 자칭 비너스라고 하는 나이트클럽에 종사하는 요염한 모습의 여인이 배고픔을 하소연하며 등장해 초밥을 청하고, 뒤따라 백발의 노파가 구걸하듯 등장한다. 뒤이어 안경을 쓴 자칭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미모의 여인도 등장해 초밥을 청한다. 주인이 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접대할 때 돌연 우당탕 소리가 나며, 안면이 피투성이인 청년이 도망을 치듯 등장한다. 청년은 초밥 집 손님들을 위협하며, 밖으로 못 나가게 입구를 가로막는다. 모두 놀라 청년의 지시대로 움직임을 자제한다. 자칭 비너스는 청년에게 다가가 사람들을 위협하지 말라며 너 따위는 무섭지 않다고 길을 비키라고 호령을 한다. 그러자 청년은 단검을 꺼내들고 휘두를 태세다. 놀란 비너스는 한 발 물러나는 수밖에 어쩔 도리가 없다. 그때 노파가 청년에게 다가간다. 청년이 칼을 내밀지만, 노파는 아랑곳 않고 청년에게 다가가 수건으로 청년의 피 묻은 이마를 닦아준다. 청년은 그제야 자신의 이마에 선혈이 낭자한 것을 알게 된다. 한사람 두 사람 배고픔을 하소연하고, 주인은 손님이 청한 차례대로 초밥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초밥을 내어오니, 차례를 어기고 검은 드레스의 여인이 노파에게 제일 먼저 접시를 가져다 놓는다. 노파는 초밥 맛을 보고 맛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 다음 차례대로 초밥을 맛보고, 마지막으로 청년에게도 초밥이 돌아간다. 청년은 거절하다가 결국엔 초밥을 시식하게 된다. 그러면서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력이 펼쳐진다. 내력은 노래로 펼쳐지기도 하면서, 노파는 아들을 생각하고, 주인은 어머니를 생각하고, 비너스는 가수가 되려했던 사연, 미모의 여류작가는 자신의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 검은 드레스의 여인은 말을 잊게 된 사연을 펼쳐놓는다.
주인이 제공하는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든 초밥을 먹으며, 손님 각자는 음식 맛에 관한 평을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베스트셀러 작가의, 만든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는, 음식 평이 단연 으뜸으로, 주인의 기뻐함은 물론, 초밥 집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상승시킨다, 주인은 노파를 어머니처럼 끌어안고, 노파 역시 주인을 아들처럼 껴안아 준다. 여류작가의 작품명을 듣고, 주인은 자기가 애독한 소설이라며, 작가에게 싸인을 청하고, 또한 가수가 되려했다는 비너스의 노래에는 주인과 손님 모두가 코러스 역할을 하기도 한다. 청년은 원래 우수한 농구선수였고, 권투 대회에 나가 여자 선수에게 참패한 일화를 펼쳐놓기도 한다.
대단원에서 청년이 스스로 노파를 비롯한 손님 모두에게 사과인사를 하고, 자리를 뜬다. 비너스, 노파, 여류작가, 검은 옷 여인이 차례로 퇴장하면, 마지막으로 텅 빈 초밥 집에 홀로 남게 된 주인의 외로움이 객석에 전달되기도 하지만, 문득 카운터 위에 미모의 여류작가가 남긴 명함을 발견하고 기뻐하는 주인의 모습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현웅이 초밥집 주인, 이미라가 노파, 송인성이 여류작가, 이혜진이 비너스, 김현진이 검은 드레스의 여인, 정성진이 청년으로 출연해 각자 탁월한 성격창출과 열연으로 시종일관 관객을 연극에 몰입시키고,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켜 갈채를 받는다.
작곡 음악 이호근, 작곡 구모균, 움직임 이준혁 이훈재, 의상 박진원 홍정희, 분장 백윤미, 무대 소품 김원현, 조명 조성한, 포토그래퍼 최용석, 조연출 신소이 김진솔, 무대진행 김정은, 기획홍보 김대웅, 기획보조 박예리 등 스텝 모두의 힘이 일치하여, 그룹 動 시대의 강은경 작, 오유경 연출의 <원더풀 초밥>을 흥미만점의 감동적인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8, 극단 풍경의 고영범 작, 박정희 연출의 <2인실>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극단 풍경의 고영범 작, 박정희 연출의 <2인실>을 관람했다.
<2인실>은 병원에서 환자들의 병실을 일컫는다. 일반병실은 6인실이 대부분인데, 6인실이 만원일 경우, 1인실이나 2인실에 입원해 대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1일실은 1일 사용료가 40만원, 2인실은 20만원으로 호텔이나 고급펜션 숙박 가격과 맞먹는다.
이 연극에서는 교통사고를 당한 인물이 경미한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치료비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중환자인양 2인실에 입원해 꼴불견인 작태를 벌이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 격인 환자도 목의 경추를 다쳤는지 토마스 칼라를 한 채 등장해, 꾀병환자에게 항의를 한다. 그러나 피해자 격인 꾀병환자는 들은 척도 않는다. 꾀병환자는 부인인지 여자 친구인지, 여자까지 끌어들여 병실을 함께 사용하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정분을 통하기도 한다.
마침 이때 환자 한 사람이 등장해 비어있는 침상에 짐을 내려놓는다. 입실한 환자는 옆 침상의 남녀의 정분 나누는 소리에 이상해 한다. 이불을 들추자 남녀는 놀라 벌떡 일어선다.
새로 온 환자는 겨드랑이의 땀 냄새가 심해 냄새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한 것이라고 자기소개를 한다. 잠시 후 병원직원과 간호사가 등장해 수술 전까지 금식하도록 수술환자에게 지시를 하고, 보호자나 보증인이 서명이 없이는 수술을 할 수 없다며 보호자나 보증인의 동의와 서명을 받으라고 이야기 한 뒤 퇴장한다. 수술환자는 곧바로 심한 이북 사투리로 선배와 큰 어머니라는 인물에게 병원요구사항을 휴대전화로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통화상대는 모두 거절을 한다. 통화 중 수술환자가 탈북자이고,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꾀병환자는 자신이 보호자 서명을 해 주겠다며, 같은 이 씨 성이니, 형제처럼 지내자고 수술환자에게 선심을 베푸는 척한다. 수술환자는 고마워하며 꾀병환자를 형님으로 모시겠다며 큰절까지 한다. 이를 기화로 꾀병환자는 수술환자에게 술을 권한다. 수술환자가 의사의 지시대로 금식하겠다며 술을 거절하니, 술이 무슨 음식이냐며 꼬드겨 술을 마시도록 만들고,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수술환자를 대취상태로 만든다.
다음날 수술환자는 수술 뒤,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가사상태가 된다.
병원 측에서는 보증인이 된 꾀병환자에게 탈북사망자 처리에 관한 여러 가지 호조건과 금액을 제시하며 시신과 장기처분에 관해 알려준다.
꾀병환자는 그 일로 5000만 원 가량의 금액을 지급받게 된다.
이 일로 해서 꾀병환자와 여인은 사망한 탈북자의 유산을 획득하기 위해 꾀병환자는 죽은 탈북자 행세를 하며 본격적으로 연고자를 찾아 나선다. 우선 휴대전화의 문자나 통화내용에 따라 두 사람은 추적 작업을 벌인다.
큰어머니라는 여인을 찾아간 꾀병환자는 탈북자인 이 씨 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큰절을 하고 다가간다. 그러나 그 여인은 전혀 반기지를 않고, 당장 나가라고 호령을 한다. 그녀의 박대에 놀란 꾀병환자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러나 그를 뒤따라 나온 큰어머니라는 사람의 아들은 꾀병환자에게 다정하고 친근하게 대한다. 원래 큰어머니라는 여인은 탈북자의 부친과 첫사랑 관계로 자신을 두고 다른 여인에게 떠난 증오와 사랑이 여직 것 가슴깊이 남아있기에 그리 대하게 된 것이라는 것을 후에 알게 된다.
꾀병환자의 여인은 카페를 열어 꾀병환자의 일을 지원하면서, 차츰 큰어머니라는 인물의 성실하고 건실한 아들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한 편 탈북자와 관계가 있던 폭력배들이 탈북자의 사망사실을 모르고, 탈북자의 이름으로 행각을 벌이는 꾀병환자를 추적한다. 폭력배와 꾀병환자가 맞닥 들이지만 정작 탈북자와 전혀 다른 모습에 폭력배들은 황당해 하지만, 큰어머니의 아들과 여인이 계속 탈북자의 이름으로 꾀병환자를 대하니, 폭력배는 꾀병환자를 탈북자로 확신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다시 병실이 되면, 이번에는 진짜 환자의 몸으로 입원한 꾀병환자가 누워있고, 큰어머니의 아들과 꾀병환자의 여인은 문병을 한 뒤 부부처럼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퇴장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마치 커다란 액자 속의 움직이는 그림을 보는 느낌으로 시종일관 관극을 하게 된다. 장면변화마다 액자 속 장면이 검은 가리개로 차단이 되고, 새로 펼쳐지는 장면은 가리개가 젖혀지면서 산뜻하게 시작된다. 연출력이 감지되고 돋보이는 연극이라 평하겠다.
정재진, 이용이의 중후한 기량이 돋보이고, 김승철, 권오수, 운복인 박근형, 김성미, 김정호, 전유경, 오재세, 김종수의 호연은 관객을 연극에 몰입시키고 각자의 성격 창출 면에서 탁월함을 보여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임일진의 무대미술 역시 독특하고 탁월하여 극 분위기 상승의 결정적 역할을 한다. 드라마 트루크 유 림 등 스텝 진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풍경의 고영범 작, 박정희 연출의 <2인실>을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9, 서울시극단의 김혜련 예술감독, 윤정모 작, 구태환 연출의 <봉선화>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서울시극단의 김혜련 예술감독, 윤정모 작, 구태환 연출의 <봉선화>를 관람했다.
<봉선화>는 일제시대, 종군 위안부 문제를 객관적 입장이 아닌 가족의 입장에서 다룬 연극이다.
이 작품은 윤정모 작가가 1982년에 발표한 소설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를 토대로, 그 후 손자세대인 오늘날까지로 시대적 배경을 확대해 극적구성을 했다.
이 소설은 1991년 문태선 프로덕션에서 지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Mommy’s name was Josenpi]”로 개봉되었다.
영화는 필리핀에서 촬영되었고, 당시 필리핀의 여배우를 대거 종군 위안부로 출연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내용은 1944년 말, 제국주의 일본은 전쟁에서 참담한 패배를 하고 있었고, 그들은 전세를 역전시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학병과 징용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을 강제징집했던 일본은, 군복 세탁을 위해 조선 아녀자들을 근로보국정신대로 끌어갔다. 영화는 “내가 2년여 정신대 생활을 하는 동안 상대한 남자는 몇 명인지도 모른다. 나는 여학교 1학년 때 이웃학교에 다니던 영수 오빠를 짝사랑했다. 그 오빠와 결혼해서 1남 2녀 자식을 낳아 훌륭한 어머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 꿈을 누가 빼앗아 갔는가?”라는 피맺힌 독백으로 시작된다. 전라도와 경상도 접경의 한 읍에서 무장한 일본군에게 끌려간 소녀는 필리핀 전선에 배치되어 인간으로서는 물론 여자로서 감당할 수 없는 처참한 아픔을 겪는다.
윤정모(尹靜慕) 작가는 1946년 경북 월성 태생. 부산 혜화여고를 졸업하고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서 문학 수업을 받았다. 대학 재학 중인 1968년 첫 장편 ｢무늬져 부는 바람｣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그래도 들녘엔 햇살이』(1972), 『생의 여로에서』(1973), 『저 바람이 꽃잎을』(1973) 등을 잇달아 출간하였다. 1981년에는 『여성중앙』 현상모집에 중편 ｢바람벽의 딸들｣이 당선되었다. 1980년 광주민주화 운동 이후 문학적 시야를 현실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옮기면서 민족사의 비극적 체험에 해당하는 식민지 시대의 민족 현실과 분단 상황을 비롯하여 사회적 빈부계층의 대립과 갈등 문제 등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접근해 들어가게 된다. 일제 말기의 여성 군대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중편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 일제 시대 나환자들의 항쟁사를 다룬 장편 ｢섬｣(이후에 ｢그리고 함성이 들렸다｣로 개작), 성의 상품화와 외세 지배와의 관계를 그린 장편 ｢고삐｣, 독일에서 활동한 작곡가 윤이상의 삶을 통해 예술적 성취와 민족적 불행의 엇갈림을 형상화한 장편 ｢나비의 꿈｣등은 모두 이같은 작가 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특히 작가 자신이 직접 경험하거나 취재하고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여 역사적 진실성을 담보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생동감 넘치는 묘사와 서술을 통해 그려냄으로써 문학적 형상화에 있어서도 높은 수준을 획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88년 신동엽 창작기금을 받았으며, 단재문학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소설집 『수메리안』(2005), 『길가메시』(2007) 등을 간행하였다.
연극 <봉선화>에서는 어머니가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온 현재 대학학장인 아들과 할머니가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하고 성장해 온 손녀가 위안부 문제를 다룬 박사학위논문을 준비하면서 벌이는 부녀간의 갈등과 일제시대, 할머니의 위안부로서의 고난의 삶이 복선으로 전개되는 연극이다.
무대는 스크린, 망사막, 백색바탕의 가리개를 중간 막으로 장면변화마다 상하 좌우로 사용하고, 영상으로 실크 스크린에 일제시대, 종군위안부들의 모습을 투사하면서 연극을 이끌어간다. 사각의 입체조형물을 사용해, 소녀들의 놀이터 장면에 배치하고, 일본군들이 위안부들과 벌이는 육체접촉 장소로 묘사되기도 하면서, 탁자와 의자를 들여와 대학 이사장실이나, 학장실의 대도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서울시극단 단원이나, 객원 출연자의 연기가 기존공연보다 탁월하게 느껴지고, 신심을 다하는 열연으로 느껴지는 것은, 연기상 수상 경력의 예술 감독과 묵묵히 자신의 기량을 쌓아 온 연출가 재능, 그리고 민족수난과 분단의 고통, 질곡의 역사를 작품 속에 표현한 작가의 열정이 하나가 되어 서울시극단의 연극을 한 단계 상승시키고, 발전적 양상을 띠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이재희, 이창직, 최광덕, 나자명, 강신구, 김신기, 정연심, 최나라, 박신운, 노상원, 김대현, 노현열, 백지예, 강보미, 김은지, 인혜선, 이민주, 최문혁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호연은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극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드라마트루기 양윤석, 작곡 음악감독 김태근, 안무 박호빈, 무대디자인 임일진, 조명디자인 김학철, 음향디자인 이유진, 소품디자인 서현석, 의상디자인 홍정희, 분장 김선미, 다큐영상 김장연, 무대감독 장연희, 조연출 노현열, 기획 박진아, 제작감독 이강선, 제작보 김바우, 행정 장나영, 홍보지원 고려민 고다영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돋보여, 서울시극단의 김혜련 예술감독, 윤정모 작, 구태환 연출의 <봉선화>를 시의적절한 국민이 꼭 보아야 할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0, 국립극단의 김지훈 작 김광보 연출의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김지훈 작, 김광보 연출의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을 관람했다.
무대는 무너진 성벽 같기도 하고 바위가 많은 산의 험한 언덕으로도 보이는 장치가 계단처럼 만들어져 있다. 검은 배경 가까이에는 왼쪽으로 굽은 고사목 한 그루가 언덕 너머로 보이고, 계단의 아래쪽에는 마치 관처럼 보이는 직사각의 입체조형물이 가로 놓여있어 장차 왕위에 오른다는 도련님이라 불리는 젊은이의 전용좌석으로 사용되고, 조형물 앞에는 대야가 가끔 놓여 도련님이 발을 담그기도 한다. 언덕은 남해의 다랑이 논 같은 손바닥만 한 땅에다 여인네들이 감자를 심는 모습을 보게 된다.
무대 좌우 객석과 가까운 등퇴장 로에 타 악과 현악, 그리고 효과음을 내는 연주자의 좌석이 마련되고, 출연자들이 앉을 의자도 늘어놓아 대부분의 출연자가 의자에 앉아 등장 순을 기다리게 된다.
극중 무기는 창과 칼, 그리고 활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시대적 배경을 고대로 설정한 듯싶지만, 극 중 등장인물인 유학자의 대사에서 공자나 맹자의 가르침이 아닌 형이상학 운운하는 것으로 보아, 이 극이 현실을 빗대어 표현한 연극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는 양측 군대가 격전을 벌여 승패를 결정지을 만도 한데, 세월이 흘러도 마냥 대치만 하고 있어 밥만 축내고 있다는 설정이, 전후 60년이 되도록 대치만 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풍자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장정들이 전쟁터를 일탈해 무기를 산속에서 화전을 일구는 여인의 식량과 맞바꾸고 종적을 감추는가 하면, 남아있는 병사들도, 적군과 대결하려는 의도나 모습은 전혀 볼 수가 없고, 산 정상에 자리를 잡은 동족의 여인에게만 집단공격을 감행하는 장면은, 현재의 정치현실을 반영한 듯싶어 씁쓸하기 짝이 없다.
연극의 도입에 출연자들이 무대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앉아, 동쪽은 차기 정권에 눈독을 드리는 장군과 병사가 앉고, 서쪽은 차기 왕좌에 앉게 된다는 도련님을 옹호하는 신하들이 자리를 잡게 한 것도 의미 있는 배치라 하겠다.
괴질을 앓고 있어 자주 발을 얼음물에 담그는 도련님에게 개인교사인 독선생이 인육을 제공하며, 왕좌에 오르려면 사람의 고기도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은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륜이나 도덕까지 무시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듯싶고, 성숙한 여인이면 달 달이 생리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도련님이 여인의 생리 중 흐르는 피를 반역행위로 규정하는 장면이라든가, 무녀의 말에 배롱나무를 가져다 조상나무로 신령스럽게 모셔야 한다는 소리를 신뢰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도련님의 행동에서, 이제는 도덕같은 이성적인 인성교육이 없어진 것을 아쉽게 생각하게 되는가 하면, 옛날에는 무속 인이 행하는 일이었지만 현재는 성직자라는 이름으로 그 일을 맡아하고, 그중 일부가 국민정서에 반하는 궤변으로 국민의 빈축을 사는 모습도 얼핏 떠올리게 된다.
독선생과 장군이 회동하여 함께 음주를 한 후, 신궁을 고용해, 산 정상에 자리한 여인들을 한 명 한 명 처치하는 장면이라든가, 마지막에 도련님을 명중시켜 절명하도록 만드는 장면은 미국의 젊은 대통령을 암살시킨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여인들 중 임산부가 아들을 낳자, 경전을 운반하는 남성에게 아기를 맡기고 검은 배경 막 앞에 가로 난 길로 그 남성이 아기를 업고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길로 떠나는 장면이라든가, 대단원에서 산 정상에 자리한 신령스러운 배롱나무를 뽑아버리고, 신궁의 활에 명중된 여인들의 언니격인 여인이 절명 상태에서 쓰러지지 않고 최후까지 꼿꼿이 선채 정면을 직시하며 운명하는 모습은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호재, 오영수, 김재건, 정태화, 길해연, 김정영, 황석정, 최승미, 이승주, 문경희, 유수미, 전형재, 유성주, 강학수, 호 진, 한동규, 김송일, 장현석, 이기돈, 유영욱, 이창수, 서미영, 김병건, 강민지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황강록과 김시율, 윤현종, 김예슬의 음악과 연주도 극적 분위기 상승역할을 한다.
드라마트루그 조만수, 무대디자인 박동우, 조명디자인 김창기, 의상디자인 김지연, 소품 분장디자인 김종한, 조연출 강현주 이보미 그 외 모든 스텝진의 기량이 합하여 (재)국립극단의 김지훈 작, 김광보 연출의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을 기억에 남을만한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