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극작: 고재귀
연출: 박상현
단체명: 극단 그린피그
공연일시: 2013/12/13 ~ 2013/12/22
공연장소: 서강대학교 메리홀
***전문평가단
그린피그의 <공포>는 삶의 공포이다. 삶에 있어서 가장 두렵고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알 수 없기에 혹은 내가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 할 때 사람들은 공포를 느낀다. 과속과 가변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모두 공포증 환자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삶의 순간순간 어두운 골목길처럼 앞이 깜깜할 때마다 공포는 온 몸의 감각으로 밀려온다. 장면 중간 중간 스산한 조명이 비출 때마다 인물들은 고약한 냄새를 맡곤 한다. 불확실한 불안이 엄습하고 믿음에 틈새가 벌어지면 냄새는 스멀스멀 퍼져나온다. 인간은 삶의 순간순간마다 죄와 도덕, 공포와 믿음 중 선택을 해야만 한다. 결국 공포는 인간의 마음이고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장면 시작의 성경 구절들이 반복해서 강조한다.
체홉의 소설 <공포>를 참고했다고 하지만 작품 전반에서 체홉을 느낄 수 있다. 체홉을 만나는 시간이라면 두시간 반 이라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
– 이유라
*** 시민평가단
“공포” (별점:★★☆☆☆) 체홉이 사할린 섬을 여행하고 돌아온 이후 발표한 단편소설 <공포>를 바탕으로 소설속의 화자인 ‘나’ 를 ‘안톤 체홉’ 으로 설정하여 새롭게 희곡으로 만든 작품이다. 인간 내면의 근본적인 문제를 극중에서 신부님을 등장시켜 풀어 나갔다. 그동안 일상의 평범한 생활을 얘기했던 체홉 작품에 비해 무겁고 어렵다. 2시간30분의 긴 공연시간도 지루함을 더해 준다. 그러나, 배우 김수안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는 좋았다.
– 이동길
체홉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마지막 마무리가 불륜으로 끝나버린 것은 조금 아쉽긴 하나 장시간의 공연시간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잡아끄는 힘이 있었다. 무대도 극의 분위기를 이끄는데 한 몫 했고, 극에 살짝 등장하는 배우들도 뒤처지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다고 공지한 것과 달리 150분을 내리 공연한 것은 약간 공연을 보는 걸 힘들게 만들었다. 공연 시간이 조금 길게 느껴졌으며, 조절이 필요해 보였다.
– 정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