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학로포럼 릴레이 토론회 ”대포방담”>
2014하반기 아젠다-‘연극 생존터 확장’
7월 12일 10시 30분 / 주제 : 새로운 지역과 공간8월 9일 10시 30분 / 주제 : 새로운 연극, 새로운 연극인
9월 13일 10시 30분 / 주제 : 정부의 새로운 정책지원 10월 11일 10시 30분 / 주제 : 지자체의 새로운 정책지원 11월 8일 10시 30분 / 주제 : 연극 생존의 길 * 장소: 노을소극장 / 문의 : 이일균 010-4343-2192 |
연극 및 공연예술 환경 개선을 위하여 부단히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해온 대학로포럼이 2014하반기부터 “연극 생존터 확장”이라는 아젠다를 설정하고 매월 주제를 정하여 온오프라인 융합 <대포방담>을 엽니다. 깨어있는 우리 연극인들의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참석자: 채승훈(대학로포럼 대표, 연출가), 오세곤(연극인복지재단 상임이사, 연출가), 박우열(서울연극협회 정책분과 위원, 연기자), 박홍진(otr대표), 이신영(서울연극협회 감사, 연출가), 이일균(극단노을단원, 연기자), 이재성(극단 창파단원)
이신영 : 대학로 포럼 릴레이 토론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동안 대학로 토론회가 준비기간을 가졌는데요. 이번 2014년 하반기부터 다시 릴레이 토론회를 갖도록 의견을 모았습니다. 막연한 설정보다 구체적인 어젠더를 설정해서 매월 주제를 놓고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토론을 잘 정리하여 TTIS에 올리는 형식을 띄었는데, 오늘 이 자리부터는 otr과 공식적으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융합 토론회 방식을 접하겠습니다. 열린 토론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주제는 ‘새로운 지역과 공간’입니다.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모이신 분들 간단한 인사말 듣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채승훈: 대학로 포럼이 몇 개월 정도 휴식기를 가졌는데 다시 시작하게 되어 반갑게 생각하고 otr 에서 직접 도와주시니 대학로포럼에서 가진 생각이나 내용들이 좀 더 많은 연극인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오세곤: 대학로 포럼이 몇 년 되었다 이런 것 가지고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연극계에서 생겨 활동한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에 한 역할이 굉장히 많았지만 늘 이것을 유지하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과 힘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호흡을 가다듬는 차원에서 몇 개월 쉬었는데 다시 이렇게 시작되니까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내용을 생산해내도 널리 퍼져나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수 있는 방법까지 마련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어찌되었건 좋은 내용의 토론회가 되고 연극 현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우열: 박우열 입니다. 대학로에서 배우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실생활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일균: 큰 방향이 중요한 것 같은데 이런 포럼들이 많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고, 그 안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젊은 연극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싶습니다.
이재성: 이 번에 대학로 포럼 릴레이 토론회 자리를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연극의 발전을 위해서 오늘 있을 토론회 내용 기록을 담당 하게 되었습니다.
이신영: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앉아있는 이일균, 이재성 배우처럼 어렸을 때 간사로 대학로 포럼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한창 아젠다(agenda)를 설정하고 치열하게 활동했습니다. 그 때가 아마 대학로 포럼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주제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대학로 포럼이 크게 2가지 역할을 한 것 같은데. 일단 첫 번째는 한국문화예술 진흥원을 예술인들 스스로의 힘으로 운영 하겠다 하여 수평적 구조를 가진 문화예술 위원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운동을 벌였을 때 대학로 포럼이 큰 역할을 했었습니다. 기초예술연대도 만들어지고 설문조사도하고, 캠페인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대학로를 문화지구로 만드는데 있어 수많은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대학로포럼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개최했던 것입니다. 그 밖에 서울시장 선거에 즈음하여 10만원 토론회를 개최함으로써 각 정당들의 문화예술 정책특보가 모여 각 정당의 문화예술정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서울시의 문화예술 정책이 무엇인지 공연 예술인들에게 말하고 공약을 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습니다.
좀 아까 오세곤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토론의 이야기가 찻잔속의 회오리가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otr에서 도와주셔서 많은 연극인들, 공연 예술인들이 이 토론을 볼 것으로 예상합니다. 많은 공연 예술인들이 돌아가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인지하고 공연예술정책에 참여함으로서 우리 공연 예술 환경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오늘의 주제인 ‘새로운 지역과 공간’ 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대학로는 포화 상태 인 것 같습니다. 건물주만 행복하고 정작 활동 하고 있는 예술인들은 밀려나는 추세입니다.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져있는지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에딘버러 페스티발(Edinburgh Festival)같은 경우는 정형화된 극장 공간에서 탈피하여 성당 이라든지 지하철 역 등의 시민 친화적인 공공의 공간들이 축제기간 동안, 또는 일년 상시 예술공간으로 탈바꿈 되는 여러 가지 사례를 보게 되는데, 아직 우리에겐 요원한 일 같습니다. 그런 아이디어들은 없는지에 대한 것도 이야기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학로로 상징되는 다중 밀집지역이라고 할까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정확한 상호진단을 해보고, 그 외에 앞서 말한 여러 공적인 공간에 대한 인식전환을 함으로써 대안 공간을 개발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채승훈: 대학로에 연극계 문화가 형성 된지 꽤 되었고 연극인들이 많은 노력을 해서 현재 대학로 문화를 일궈냈습니다. 최근에 TV에서 시사 프로그램에서 재밌는 예를 봤는데, 어떠한 거리가 형성될 때 아기자기하고 소규모의 개성 있는 창의적인 그러한 상인들이 자리를 잡게 되서 명소를 만들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호기심을 갖고 오게 되고 소위 상권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땅을 사고, 자본이 있는 사람들이 거기에서 브랜드가 있는 명품들의 매장을 만든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서 초기에 만들었을 때 참신한 거리의 모습이 상실되어가는 모습을 시사프로그램에서 봤습니다. 압구정동 가로수길 같은 경우가 나오기도 했고, 그러한 예와 더불어 대학로, 인사동, 홍대 등등 전국의 개성문화의 거리들이 처음에는 좋은 아이디어와 개성 있고 참신한 휴식 공간에서 출발했는데 거기에 어느 순간에 어떤 계기로 해서 상업적인 모습으로 탈바꿈되고, 투자가치가 생기게 되니까 원래의 취지나 애초에 땀을 들였던 사람들은 뒷골목을 거쳐 변방을 거쳐 그 곳을 떠나게 되고, 그 중심의 거리에는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주인이 되는 한마디로 본말전도 또는 주객전도가 되는 현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로도 그런 과정을 어김없이 거쳐 오고 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로가 어떤 예술인들에 있어서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어떤 예술인들은 눈물의 이별의 땅이 되어버린 희비의 양곡선이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대학로가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고 심지어는 해외 관광객조차 명소로서 방문하는 그러한 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도리어 뮤지컬 이라든지 웃음을 소재로 한 개그콘서트 라든지의 공연들이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같은 연극이지만 스타시스템에 의해 공연되는 상업적 기획 공연들은 흥행이 꽤 잘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흥행은 좀 그렇고 시민들의 호응을 많이 받는 경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소외당하는 연극인들도 있다는 것 입니다. 대학로에 둥지를 틀고 오랜 동안 활동했던, 80년대 처음부터 활동하여 대학로의 땅을 일구고 참신한 연극의 거리를 만들기 위해 땀과 노력을 투자했었던 마음만은 주인인 연극인들.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대체로 비상업적인 연극을 추구하면서 영세한 자본으로 운영되는 순수 민간 극단들. 그들이 주인의식을 잃어버리고 변방으로 밀려나가고 소외되는 현상. 혜화동 변방으로 밀려나가지만 그 곳 또한 대관료가 비싸져 그 곳 에서도 버티기 쉽지 않은….. 이런 현상은 미국 맨하탄(Manhattan) 브로드웨이 현상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점과 우리 대학로가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주인이다 이런 것 만 내세우면서 주장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연극인들이 또 다른 지역이나 공간을 개척해 나가야 되는 때가 절실히 요구되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연극계를 짊어지게 될 30, 40대 혹은 20대 에게 숙명적으로 와 닿는 앞으로의 책임이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이신영: 현재까지 대학로의 모습 그러니까 250개 정도의 꽤 많은 극장공간이 대학로에 다중 밀집되어 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현재 대학로의 모습이 만들어지기 까지 국가의 계획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순수 연극인들의 힘과 노력 헌신적인 피와 땀이 모아 만들어진 것 이라고 봅니다.
채승훈: 대학로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아시죠? 70년대 초에 충무로 5가 쪽에 빌딩꼭대기에 조그만 극장이 있었습니다. 연극인회관. 그런 것이 있다가 덕수궁 옆에 세실극장으로 이동하고 대학로에서 서울대가 나가면서 아르코 대극장, 소극장을 건축하면서 그때부터 연극인들이 대학로로 모이기 시작했고, 그 전까지는 서울의 신촌 이나 명동 등 여러 곳에 분산 되어 있었습니다. 대학로로 모여들게 되면서 대학로의 연극문화가 생겼습니다. 81년에 개관하여 30여년의 역사가 있습니다.
이신영: 서울의 또 다른 문화지구인 인사동의 예를 보면, 전통으로 상징되는 인사동 또한 상업성에 의하여 예술인들이 뒤로 물러나는 현상을 우리는 이미 목격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공간이 자리 잡기까지 고생한 사람들의 노력은 없어지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 의해 공간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지요.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대학로도 이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미에 대학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잠깐 언급해주셨는데, 좀 있다가 본격적으로 미래에 대학로가 만들어져야할지 종합적인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세곤: 대학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대학로가 문제가 많기 때문에 떠나자”보다는 대학로는 여전히 중요한 심장 역할을 하였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극단들이 일종의 지역 연고를 가지고 골목골목 존재하면서 그 지역의 주민들과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야합니다. 연극의 기본을 생각하면 배우와 관객이 있고, 그 두 존재가 만나는 공간이 있으면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연극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언제부턴가 연극하는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순발력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연극은 불편한 것이 되었고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까지 가서, 좌석에 앉아서, 핸드폰은 꺼야 하고, 음식물 섭취는 안 되고, 이동도 안 되고, 하는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연극은 계속 부담스러운 장르로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연극 교육이 잘되어 있어서 국민들이 연극이 재미있다는 인식이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우리 실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TV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재밌는 것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대학로 개그콘서트와 단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어요? 지금 필요한 것은 골목골목 찾아갈 수 있는 연극적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 전통연희가 장구 하나들고 전국을 누비면서 공연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배우가 사는 집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습니다. 배우 심철종씨의 한평극장 같은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 맨 처음엔 어색해지겠지만 주민들이 익숙해진다면 얼마든지 공연장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안타깝게도 경제적인 문제입니다. 연극을 하면서 가장 원하는 것은 연극만 하면서 살 수 있게 되는 것인데, 경제적인 해결 없이 무조건 예술을 하라는 것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니까 연극 스스로 바뀌고 유연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경제적 부분에 대한 정책적 배려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신영: 우리 연극인 스스로의 변화와 더불어 정책적인 변화와 지원이 있어야 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특히 연극인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다양하게 활동해야 한다고 말씀 해주셨는데 공연이라는 것이 꼭 정형화된 극장에서만 할 필요가 있느냐, 골목골목 찾아가는 형태로서 시민들과 만나는, 체험하는 연극 형태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즉 보는 연극에서 참여하는 연극으로 변화가 필요한 것이지요.
오세곤: 참여하고 체험하는 연극과는 좀 다른 얘기입니다. 보여주는 연극 측면에서 공간에 있어서 유연해져야 한단 말이었거든요. 하지만 극단들이 골목골목으로 파고든다 했을 때 할 일은 크게 두 가지죠. 하나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주민들이 직접 연극을 체험하려고 할 때 기꺼이 그것을 돕는 일종의 연극 교사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보는 연극이나 하는 연극이나 공간은 다양해질 필요가 있고요. 아파트 일 수도 있고, 동네 나무 밑일 수도 있습니다.
박우열: 새로운 지역과 공간의 개념에 대해서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81년에 대학로가 시작되었고 한 세대가 지났습니다. 제 나름대로 대학로를 생각해 본다면 대학로는 연극에 의한, 연극을 위한 공연장 또는 공연 지대로 지금까지 왔던 것 같습니다. 좀 더 탄력적인 공간 개념, 극장개념. 연극의 개념. 그런 개념들이 이제는 좀 도입이 될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우리 연극인들도 공연의 형태를 다양하게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소극장 하나만 있으면 하는 생각이 지배적 이었습니다. 이제는 이전에 있던 극장 공간 개념에서 탈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또 연극의 형태도 서구적인 형태에 너무 매몰 되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 하셨듯이 장구하나들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관객과 만난다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이 다양한 형태로 관객과 만나야하는데 소극장형태에 의해서 다양성 새로운 연극의 방향 들이 함몰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대학로에서부터 새로운 지역, 새로운 공간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로도 한때는 한 달에 한번정도 차 없는 거리를 시행 했었습니다. 그 때는 축제도 했었고 대학로도 거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것들도 복원하면 어떨까 합니다. 우린 극장의 연극만 주로 하지만 거리연극 다양한 볼거리 직접적으로 주민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어떤 형태들이 너무 없습니다. ‘우리 것을 찾아가자’ 그런 것은 너무 고루하고, 다양한 형태들을 확대 발전시킨다면 대학로 자체도 새로운 공간 새로운 기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신영: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유연한 열린 사고를 가지고 예전에 있었던 차 없는 거리. 다양한 거리의 문화를 다시 도입하자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대학로도 낙산공원 이라든지 마로니에공원 이라든지 하는 공간을 공연과 관광과 연결시킨다면 세계적인 명소로 발전시킬 공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학로가 활성화가 되려면 예술인들과 시민 그리고 상인들이 어우러져 새로운 대안적 공간을 찾아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을 하는 사람들도 낮에서부터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또 그것들이 경제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교류가 많아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의 축제하면 그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화폐가 만들어지는데, 대학로를 문화 특구로 만들어 여기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이를테면 당일 봤던 공연 티켓을 상점에 가져가면 40% 이상 할인을 하는 제도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이에 동참하는 상점에 세재 해택 등을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공연예술인과 시민 그리고 상인이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탈바꿈 되었으면 합니다.
오세곤: 에딘버러(Edinburgh Festival) 얘기를 했습니다만 원래 종교시설은 연극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공연에 적당합니다. 또 예전엔 예식장에서 공연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갖춰진 공간 말고도, 버려진 창고라든지 폐공장 같은 그런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해 내야 합니다. 거기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공연 개발도 필요하겠고, 간단한 기자재 개발 또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것과 함께 지역주민들이 찾아 올 수 있게 하는 기획력 또한 필요합니다. 그런 점들을 짚어가면서 구체적으로 제시를 한다면 정책 결정자들도 참고할 수 있을 듯합니다.
박우열: 예전부터 대학생들의 젊은 연극제가 왜 대학로에서 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젊은 연극제는 대학생들이 연극을 하는데 6,7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시점에 왜 대학로로 올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한 중소도시에 젊은 연극제를 하면, 그 도시도 살고 그야말로 젊음을 발산할 수 있는 그런 거리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기 또한 방학을 하고 했으면 합니다. 학기 중 준비했던 것들을 방학했던 기간에 젊은이들이 끼들을 발산할 수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새로운 지역과 그런 것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해봤습니다.
오세곤: 그런 부분은 일부는 일리가 있습니다만 현재 젊은 연극제는 방학 중에 하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지방 중 소도시에서 몇몇 학교들은 지역대상으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예비 연극인이기 때문에 1년에 한번은 연극의 중심지에 와서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는 거고, 또 연극계가 주시할 만한 새로운 시도라든가, 새로운 인력들을 선보이는 기회도 된다고 보는 겁니다. 말씀하신 부분 역시 교육적으로 강조합니다. 순천향 대학교 같은 경우에도 1학기 때는 젊은 연극제를 대학로에서 하고, 2학기 때는 충남 4개 지역을 돌아가면서 열리는 연극제 참여를 합니다.
이신영: 그럼 구체적으로 오늘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앞서 에딘버러 축제의 예를 들면서 성당, 지하철 역사 등이 언급되었는데, 우리의 경우 새로운 지역과 공간이 라 하면 어디가 있을까요?
채승훈: 제가 먼저 말하지요. 지금 서울만 하더라도 25개의 자치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문화를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20개 정도의 자치구 즉 외각에 있는 주민들은 젊었을 때 연극을 봤다하더라도 직장생활하면서 결혼생활하면서 연극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TV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대학로를 중심으로 편집되어있는 공연문화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민들 특히 대도시의 시민들이 의외로 연극문화를 접할 기회가 더 적습니다. 인구가 적은 소도시들은 축제를 한번 하더라도 거의 모든 시미들이 어깨너머서라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대도시 시민들은 그런 기회가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과 공간의 필요성은 대도시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문제는 새로운 공간이 어떻게 형성되어야하나 하는 것입니다. 시민들 입장에서 볼 때 ‘저 배우들 정말 잘 하네’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숙련된 배우들과 스텝들이 웰 메이드(wellmade)한 작품을 가지고 투어를 합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요구되는 것이 다른 측면이 있을 수 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어떤 시민들은 ‘어? 이런 건 특별한 경험인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공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해외 공연 가서 참가를 해보았는데 성당을 빌려 공연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유럽 쪽에서는 우물가를 중심으로 낮밤 가리지 않고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경우도 있고 이동식연극도 있었습니다. 경전철로 배우를 싣고 정거장에서 공연을 하고 또 버스에 관객을 싣고 다니며 장소를 이동해가면서 거의 하루 종일 공연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연극의 개념이 창조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도시에 가보면 양조장을 사들여서 공연장으로 만들어 공연을 하는 것도 봤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공간이 있고 다양한 연극 개념들을 해체에서 하는 공연도 있습니다. 관객들도 공연을 볼 때 배우들이 잘 하는구나 감탄하면서 보는 공연도 있지만 특별한 체험을 하면서 보는 공연도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극인들 스스로가 간혹 오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과 아마추어(amateur)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흔히 연극을 오래한 사람들은 ‘누구는 프로고 누구는 아마추어다’ 라며 이분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프로는 연기력을 갖춘 경우를 말합니다. 그에 관해서 자부심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마추어의 경우는 숙련이 덜된 배우나 연출들을 이야기하는데, 그런 개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프로페셔널 이라는 경우는 자기가 속한 업에서 온전하게 밥을 먹고 살아야한다는 개념입니다. 연극의 프로는 그 수입을 가지고 생존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마추어적인 것이 나쁜 것이냐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추어의 개념을 우리 스스로 더 포용력 있게 받아들인다면 시민이나 관객들에게 감탄하는 연극뿐 아니라 좀 더 체험적이고 좀 더 특별한 공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창조적이고 개혁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고 봅니다. 아마추어라는 것이 나쁜 것 입니까? 지금 연극을 통해서 먹고 살수가 없습니다. 나이 50정도 되어 연기를 익숙하게 하는 사람들 소위 프로라는 사람들이 TV로 나가 보상을 받게 되는데. 그것은 이미 연극을 떠난 사람이지 순수하게 연극을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경제적인 면으로는 아직 아마추어에 머물러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아마추어라는 것을 도리어 역이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지역과 공간의 개념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신영: 저도 동의합니다. 관극에 있어 배우의 연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독특함을 체험해 볼 필요가 있는데, 대다수의 극장들이 특정한 시공간을 재현하거나 제시하는 연극에만 치중되어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1주일에 한번 씩 시민연극 형태로 만나는 서울의 맨 남 쪽 금천에 어울샘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과거 오랜 기간 동안 펌프장이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시민들과 구가 협력해서 예술공간으로 만든 것이지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역의 특정한 공간이 예술적 공간으로 전환되었을 경우, 지역주민들은 그 공간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애착이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공간에 얽힌 사연과 유래를 발전시켜 다양한 소재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만 하더라도 25개구에 저마다 문화예술회관을 가지고 있지만, 소극장형태가 별로 없다보니 연극 본연의 맛을 경험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금천의 어울샘과 같이 지역마다의 특정한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탈바꿈 한다면 이러한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세곤: 예술회관 하나 짓는데 보통 700억에서 1000억 정도가 듭니다. 그중 80%는 대극장에 쓰고, 중극장이나 소극장은 세미나나 하기 적당한 강당 정도의 공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극장 제대로 사용하는 건 1년에 며칠 안 됩니다. 예비군이나 민방위 교육은 꼭 그런 공간 아니어도 될 텐데 말입니다. 소극장 알차게 지어도 100억이면 될 텐데, 아니, 적당한 공간 찾아 개조하면 몇 억이면 될 경우도 많을 걸요. 그런데도 왜 1000억짜리만 고집하느냐 하면 그렇게 크게 한 방에 벌려야 가능한 게 우리 예산 구조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의식 부족이 더 근본적인 이유지만요. 예산 체계 변경이든 의식 변화든 둘 다 설득이 필요합니다. 아까 폄프장 얘기 하셨죠? 설득 방법 중 하나가 그런 공간을 예술인들이 살리는 겁니다. 물론 약간의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겠죠. 예술인들이 그런 공간을 채우면 주민들이 따라옵니다. 그럼 정책이 다시 따라오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런 공간을 채울 예술인들입니다. 그런데 서울의 25개 자치구를 비교해 보면 연극의 경우 놀랄 정도로 인력이 편중되어 있습니다. 아마 성북구가 가장 많겠죠. 제가 금천지부장인데 거기 거주하는 연극인은 7-8명에 불과합니다. 이런 부분도 분명히 인식하고 그에 맞춘 방향 설정이 필요합니다. 정책적으로 유인효과도 노려야 하고, 우리 연극인들도 빈 곳을 찾아 채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고요.
채승훈: 그것의 가능성은. 연극인들의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우열 선생님이 젊은 연극제를 할 때 대학로에서 왜하느냐 했는데. 그것은 보이지 않게 연결된 얘기입니다. 학생들 자체가 대학로에서 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연극 장르는 배우들이 주축인데 배우를 하고자하는 젊은 친구들은 많은 사람들 앞에 주목받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건 배우의 속성이기 때문에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 자체가 보이지 않는 프로패셔널을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꿈같은 이상적인 탑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향해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을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로인해 부와 인기를 얻고자 하는 것이 내재적으로 연극인에게도 있는 것이죠. 상도 받고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신문에 나고 이런 것들을 원하는데, 이제 인식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꾸 아마추어리즘 이라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연극행위를 비상업적 정신으로 접근한다면 많은 생각의 여지가 생기게 됩니다. 정부의 지원과 지자체 지원도 중요하지만 연극하는 행위를 굉장히 순수하고, 작은 기쁨정도만 원하게 된다면 의외로 방법은 쉽게 풀리게 됩니다. 공간이나 지역 같은 것은 얼마든지 상대적으로 만들어 질수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단돈 10만원 가지고 동네 지하철에서도 공연할 수 있고, 동네에서 남의 집 대문 앞에서도 공연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경제적인 자금을 충당하고 연극을 통해서는 경제적 수입을 좀 생각하지 않을 때. 이런 식의 전환을 하게 된다면 지역 배우와 지역관객이 만나는 건 새롭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연극인들에 관한 의식에 관해서는 다음 달에 조금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세곤: 어떻게 보면 제일 중요한 얘기입니다. 물론 치열한 논쟁거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제안일 수 있습니다. 아까 전 연극만가지고 먹고 살 수 있는 상태를 이야기했습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늘 정책에 대해서 주장해 왔던 입장입니다. 그래서 얼핏 채선생님의 말씀에 우려도 됩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나온 얘긴지 잘 알고 있습니다.
채승훈: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2가지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2가지 측면에서 박수를 쳐준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배우나 연출이 만든 작품이 입이 벌어질 만큼 굉장히 숙련된 모습으로 해서 그때 박수를 치고. 그런 작품은 투어라든지 재공연이라든지 거기 속한 배우들은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을 해결해내는 극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국공립단체 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길을 가면서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연극도 필요합니다. 관객들은 그런걸 보면서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해낼 수 있는 그런 길을 가는 연극인들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관객이 원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서는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큰 상업성이 그 안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새로운 공연과 시민들과 친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세월이 흐르면서 모든 공연장이 꽉꽉 채워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제가 말했던 비상업적 정신으로 생각하라는 것은 관객의 다양한 요구 속에서 찾아서 해야 한다는 측면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2,30대 젊은 연극인에게 필요합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런 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젊은 연극인들이 그것을 개척해야합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프로적인 것, 아마추어적인 것 모든 것에 골고루 필요합니다.
오세곤: 사실 저도 우리 극단에서 자주, 우리의 생명은 예술적인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별도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그 둘을 하나로 합치고자 계속 노력해야 하지만 그때를 기다리며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므로, 당장은 둘을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채선생님 말씀과 같은 맥락이 되는 셈이죠. 경제로부터 스스로 자유롭게 활동을 하다 보면 실제로 경제적 보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좋은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그렇게 정리하고 싶네요.
채승훈: 그렇죠. 여기서 제일 외롭게 되는 처지는 대학로에서 현재까지 불나방처럼 살아왔었던 영세한 자본의 소위 비상업적인 민간극단들이 문제가 됩니다. 지원은 이런 분들한테 집중이 되어야하고 여러 가지 복지 정책이 필요합니다. 좋은 모델을 이야기하자면 서울시나 정부에서 대학로에서 고생하는 민간 극단을 위한 공간을 별도의 새로운 땅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이 끝나는 지점 변두리에 100미터 정도 거리 정도 황무지에 연극인 촌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제2의 대학로 제3의 대학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곳에는 대학로, 홍대, 인사동 이런 곳처럼 오염되지 않도록 지자체나 정부의 계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촬영장 같은 곳 세트장 같은 곳 그런 느낌의 지역공간을 만들어 연극인들에게 기회를 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대관료도 쌀 것이고, 그런 연극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쪽으로 가면 좋고 그렇게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오세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죠. 예를 들어 몇 개가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한 5개정도 소극장을 유지시킬 수 있는 지자체에서 교통이 해결될 수 있는 지역을 택하여 민간극단이 위치하게 한다면. 그것이 가장 해 볼 만한 정책이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일단 뿌리가 내리면 뭔가 파급력이 생길 겁니다. 실제로 예산은 문예회관을 짓는 것보다 훨씬 덜 들 거고요.
채승훈: 저는 그런 공간을 실제로 본적이 있습니다. 꽤 넒은 부지에 다양한 예술장르가 입주하여 그런 공연장을 번갈아가며 활용하고.
오세곤: 구체적 계획을 세워서 집중적으로 제안해 볼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채승훈: 상업적 공연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어느 지역으로 가고 비상업적 예술적 공연이 보고 싶은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가고.
오세곤: 제2의 대학로 제3의대학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그 지역의 특성이 생길 수 도 있고요. 사실 아주 좋은 정책이고 우리로서는 그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채승훈: 그런 곳에서 하는 공연들이 새로운 연극의 역사를 써가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고, 그런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단체한테 지원이 집중되도록 하고, 거기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하고. 거기에서 혼신의 정렬을 쏟아서 하는 사람들이 명예나 지원을 받게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로라는 공간속에 다양한 문화들이 섞이면서 본의 아니게 연극의 본질은 왜곡되기 쉽고, 지원들도 혼돈 속에서 제대로 된 집행이 안되고 있고. 이게 상업인지 문화산업아이템인지 순수 예술인지 구분이 안되는, 정책 지원을 하는 정부쪽 에서도 분간하기 쉽지 않고 또 그것을 이용을 해서 분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도리어 어느 도시든지 어느 나라든지 보면 자연히 중심가가 상업화 되게 되어있습니다. 그럼 그들은 언젠가는 거기서 순수연극이라는 장르는 운명적으로 밀려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밀려나는 것을 효율적인 정부의 지원을 통해 방지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이신영: 몇 달 전 서울연극제 부대행사 세미나에서 사회를 보게 되었는데, 일본은 우리나라 대학로처럼 공연장이 밀집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극장이 존재하고, 또한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이 이따는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몇몇 공연을 제외하고는 장기 공연이 아니라 작품마다 2~3주 정도 공연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상해 보건데, 극단들이 상업적인 면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험들이 이루어지고, 이에 더해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국가 지원책들이 이루어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채승훈: 일본의 연극배우들도 생계가 유지가 안 되기 때문에 대체로 다른 직업을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이신영: 아까 채승훈 선생님의 말씀하신 것을 보면 배우의 연기술을 보며 감탄하는 것도 연극도 있지만, 아마추어리즘을 가지고 도전하는 연극 등이 다양하게 존재할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느 글에서 읽었는데 미국에서는 동시대 공연예술의 흐름을 반영하여 연극학과에서 벗어나 퍼포먼스학과로의 개명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특정한 시공간을 재현하거나 제시하는 연극 형태도 존재해야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의 유래, 설화, 특색 등 그런 것 자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연극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 연극인들 스스로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더해 대안 공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 그러면 이번엔 공연 예술인 스스로 변화 되어야 할 건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일균: 솔리다리테(solidarité) 연대적 책임 이런 것이 없으면 개인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연극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로 연극 극단과 지자체도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우열: 저는 아까 전에 채승훈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20대 30대 40대 50대 까지도 연극 이외의 잡을 갖지 않으면 연극 활동을 유지하기 쉽지 않는 시대로 도래했습니다. 그런 시대에서 연극이란 형태를 어떻게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르지 않은 아마추어리즘 내지는 연극인들의 자아 이런 것들은 좀 위험하지 않나 생각 합니다. 요즘엔 기성 극단에서도 20, 30대 배우를 쓸려면 젊은 배우들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시간에 스케줄을 잡습니다. 한 달을 살아 나가기위해서 일을 하는데. 정말 그런 것들을 연극인 스스로에게 맡겨 놓고 그것만 해야 하느냐. 오 선생님께선 연극인복지재단 상임이사를 하고 계시지만 이런 형태가 연극인들에게만 던져 놔야 하느냐…이건 고민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생각을 우선시해야 할 듯싶습니다. 배우와 연출은 관객과 만나는 최전방에 있는 사람입니다.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상이 정부가 해주던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야에 최선을 다하게 할 수 있는 어떤 그러한 것들을 가져가게 해야 한다. 투 잡(Two job)을 반대 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에 있어 아마추어리즘 이런 것들은 반드시 도출되어야합니다. 거기에 앞서 그런 것들이 선결 과제로 해결되어야 우리 연극인들이 박수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공연물들이 양산이 되어야 연극하는 후배들이 더 나오고 연극 정신이 계승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세곤: 예술인 복지법에서 고용보험이나 급여 형태의 지원 정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변수가 많습니다. 최근 시작한 표준인건비 연구도 예술인 복지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건비를 책정해 보려는 것이고요. 어쨌든 정책에 대해 계속 요구하고 노력해야겠지만 그게 실현되기 전에도 우린 예술행위를 해야 한단 말이죠. 유연성이나 아마추어리즘의 강조는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박우열: 서울협회에서 지부 만들잖습니까. 지부 보다는 각 구별로 현재 많은 극단들이 분산해서 대표가 있는 구로 간다든지. 그렇게 해서 이미 형성되어있는 극단들이 구의 극장 시설로 이동하여 공연을 해준다면 사무실 임대료라든지 오히려 그런 시스템이 실질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오세곤: 동의합니다. 그런 사안들을 문화예술교육 차원에서 많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각 극단들이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공연하는 경우도 있고, 또 주민들이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극단들이 교육자로서 도움을 주는 제도 말입니다.
채승훈: 제가 아까 이야기한 것은 서울시 한 지역정도를 이야기 한 것입니다. 어딘가에 연극인 단지를 만들어 새롭게 미국의 서부개척처럼 한번 해봤으면 좋겠고 해봐야 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오세곤: 그렇게 한다면 대학로가 원 거점으로 하고 거점을 두 개 세 개로 넓혀 갈 수도 있겠네요.
채승훈: 연극인들이 80~90년대만 하더라도 대학로에 주인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대학로가 가난하긴 했지만 마음의 주인과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사실상 지금은 그렇지 못하지 않습니까? 괜히 셋방살이 느낌이 나고, 그런 곳에 가서 새롭게 주인의식 갖으면서 연극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쩌면 이상론적인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현실성이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이신영: 공연예술인들 스스로 좀 더 부지런해지고 다양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공간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결국은 교육이 필요한 것인데 학교에서 이러한 것에 대한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즈음 배우 재교육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는데, 기존의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형태로 관객과 만나는 실험적인 연극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채승훈: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수들 중에서는 예술가들이 많은데 가르치면서 배우고 제자들 또한 스승이 하는 것을 보면 느끼는 것이 더 많아서 그런 것일 수 도 있습니다. 교육자들은 안주하는 생각보다는 좀 더 험한 자갈길로 가려하는 개념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학생들이 다양한 공간, 지역, 퍼포먼스, 공부 많이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대체로 연극학과 나온 친구들은 캐릭터가 분명히 존재하는 작품들에 경도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연극에 매료되어있습니다. 젊을 때는 그럴 수 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지금 배우들이 볼 때 연극과 출신들이 학교에서 배운 것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양자 경험을 다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옛날과 비교해보면 여러 가지 능력에 있어서는 과거 시절보다는 준비가 좀더 되어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친구들이 앞으로 기성극단에서 마찰지점을 어떻게 잘 승화시키는지가 문제입니다.
이신영: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배우 재교육프로그램은 인물 창조, 말하기, 신체움직임에 국한되어있습니다. 관객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데, 교육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죠. 좀 더 확장된 연극개념을 연극인 모두가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승훈: 아까 그 이야기를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작은 공연에 대해서 우리가 앞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실내극장에서 입장료를 수 만원을 받으면서 하는 100분짜리 공연이 아니라 5~10분 정도의 공연을 하여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공연 그런 작품들은 어떨까 합니다. 우리들이 만들어내서 새로운 지역과 공간창출이라는 측면과 부합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세곤: 이야기하다보니 교육적인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는데. 모든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주제이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우리 교육의 큰 문제는 본질적인 부분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답습하는 교육을 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한 뒤에 출발점에 놓아주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꽉 막힌 교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승훈: 박 선생님 말씀 같은 경우는 정통 연기자이시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있었던 얘기들은 정통 공연을 해온 예술인들을 위해서 새로운 지역과 창출을 위한다면 거기에는 지자체나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것 입니다. 아까 말한 작은 연극 즉 아마추어리즘적인 개혁적인 것들로서는 충족되지 않습니다. 국공립 단체들이 존재하지만 다른 많은 연출가나 배우들은 정부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지역에 분산되어있는 문예회관 같은 것들을 활용해야한다 생각합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설 수 있도록 우리는 계속적으로 의견제시를 해야 합니다.
이신영: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습니다. 이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말씀씩 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우열: 앞서 말했던 ‘새로운 연극’ 이런 것들은 학교에서 담당해주면 어떤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학로에 나온다는 것은 프로세계에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프로 초년생들도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이일균: 무대 위에서 정형화된 퍼포먼스를 보면서 왜 전부 무대 위에서 표현을 해야 하는지. 자유롭게 해도 되는데. 왜 꼭 희곡이 있어야하는지. 그 자체가 확장되고 열렸으면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열려있기 때문에 더 보여주고 싶습니다. 의식자체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성: 연극을 보는 시민들의 의식에 맞게 연극인들 또한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하고, 공연예술가 관객 정부 등 이 모두 협조를 하여야 바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쪽만 잘한다고 바뀌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 요구를 한다면 너무 큰 것을 요구하지 말고 조그만 것부터 이루어 가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세곤: 배우와 관객이 만나서 즐길 수 있는 그 부분에서 부터 연극은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의 확산이라고 할까요. 그러려면 연극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책은 굉장히 세밀하게 계획되어야 합니다. 이러이러한 정책을 펼쳤을 때 가능한 비전까지 세워서 정책자들한테 친절하게 제시하여야 합니다. 세금을 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간 대학로 포럼의 장점은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번에도 구체적인 것들을 페이퍼로 만들어서 전달하도록 합시다.
채승훈: 연극 생존터 확장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했고. 연극인의 발상의 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더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존터 확장을 통해 새로운 지역과 공간을 창출해야한다는 소명의 시기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개념의 연극에 갇히지 말고 생각을 넓혀갈 필요가 있습니다. 관객들이 연극을 바라보면서 감탄만 나오는 연극보다는 적어도 관객이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주는 공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전제되었을 때 새롭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다년간은 경제성을 창출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존터를 만들 수 있지만 생존까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생존터를 만들어낸다면 새로운 우물들이 발견되고 십 수년 뒤에는 다양한 것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연극인들 특히 젊은 연극인들의 나름대로 희생적 책무감이 많이 따르는 노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길이라면 그들과 함께 얼마든지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이신영: 결국 의식의 전환과 더불어 배우, 연출, 스텝 모두의 교육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앞서 채승훈 선생님이 말씀하신 관객이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연극 또한 보다 발전되려면 미학적으로 예술성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다양한 극단들과 협업을 해서 구축이 된다면 훨씬 더 좋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대학로 포럼이 이전에 큰 성과가 있었습니다. 정책 기관에 분명하게 영향을 미쳐야 되겠지만 어떤 것들이 결정 되었을 때 후속 조치까지 생각해서 지켜보고 계속 제안을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첫날인데 참석해주시고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달 토론회도 otr 이나 ttis를 통해 미리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모이신 분들 뿐만 아니라 열린 사고로서 동참하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