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5년 1월 뮤지컬 공연총평
1, LP STORY 연극집단 반의 이금구 대본, 박장렬 연출의 음악극 <바람이 불어오는 곳>
대학로 SH 아트홀에서 LP STORY와 연극집단 반의 이금구 대본, 이택희 예술감독, 박장렬 연출의 음악극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관람했다.
이 음악극은 가수 故 김광석의 노래와 연관된 이야기다.
김광석 (金光石 1964~1996)은 1964년 경상북도 대구시 대봉동 방천시장 번개전업사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창신동(현재는 종로구 관할)으로 이주하여 창신초등학교, 경희중학교, 대광고등학교를 나왔으며, 중학교 시절 현악부 활동을 하였고 이때 선배들로부터 바이올린을 다루고 악보를 보는 법을 배웠다. 대광고등학교 시절 합창부로 활동을 하면서 음악적 감성을 키웠다.
1982년에 명지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하였고, 이후 대학연합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민중가요를 부르고 선배들과 함께 소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하였다. 1984년 12월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에 참여하여 활동하였다. 1985년 1월 입대하였으나 군 생활 중 큰형이 사망함으로 인해 6개월 단기사병(방위병)으로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였다. 복학해 다시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 합류하여 1, 2회 정기공연에 참여한다. 1987년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동물원을 결성해 동물원 1집과 2집을 녹음하였다.
1989년 10월 솔로로 데뷔하여 첫 음반을 내놓았으며, 이후 1991년에 2집, 1992년에 3집을 발표하였고, 1994년에 마지막 정규 음반인 4집을 발표하였다. 정규 음반 외에 리메이크 앨범인 다시부르기 1집과 2집을 1993년과 1995년에 각각 발표하였다. 1991년부터 꾸준히 학전 등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공연하였으며, 1995년 8월에는 1000회 공연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996년 자살로 일생을 마쳤다. 대표곡으로는 〈사랑했지만〉, 〈바람이 불어오는 곳〉, 〈서른 즈음에〉, 〈그날들〉, 〈이등병의 편지〉,〈먼지가 되어〉 등이 있다.
2007년, 그가 부른 노래 중 하나인 〈서른 즈음에〉가 음악 평론가들에게서 최고의 노랫말로 선정되었다. 2008년 1월 6일에는 12주기 추모 콘서트와 함께 노래비 제막식이 열렸다. 노래비는 대학로의 학전 블루 소극장에 세워졌으며 조각가 안규철이 제작했다.
또한 2010년 그가 태어난 대구 대봉동 방천시장에는 그를 기리는 ‘김광석 거리’가 조성되어 350미터의 길에 김광석의 삶과 노래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2014년《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무대는 중앙에 아치형 조형물을 배경 가까이 세우고 그 안에 자라는 나무들 형상의 조형물로 장식을 했다. 아치 좌우에도 나뭇잎이 달린 수목조형물과 나뭇가지만의 조형물을 세우고, 그 타악기, 건반악기, 현악기 등의 연주석이 마련되고, 무대 좌우에도 마루형태의 널판조형물을 세워놓고, 그 옆으로 등퇴장 로가 만들어져 있다.
김광석이 동아리 활동을 하며 동료들과의 생활모습이 그려지고, 김광석의 사랑과 동아리 동료들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태어난 아기의 이야기가 자못 따뜻하게 그려진다. 거기에 김광석의 우울증이 극 속에 은연중에 드러난다. 저 먼 밤하늘의 은하수에서처럼 아득하고 먼데서 들려오는 듯하면서, 어느 결엔가 귓가에 다가와 속삭이듯 부르는 노래는 관객의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한편의 김광석의 노래열전이 감성적이지만 차분하게 펼쳐진다.
박창근이 김광석 역을 제대로 그려내며 열창을 한다. 디 안, 황지영, 정수훈, 박두성, 최윤희, 문보람, 이가을, 이현도 등이 출연해 기타, 드럼, 신디사이저와 그 외의 타악기로 연주와 노래를 하며 음악극을 천상의 분위기로 이끌어 가며, <거리에서><그날들><꽃><맑고 향기롭게><그루터기><그대여 내 사랑을 받아주오><너에게><어느 목석의 사랑><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이등병의 편지> <변해가네><서른 즈음에><내가 필요한 거야><엄마><나의 노래><나무><흐린 가을에 편지를 써><기다려줘><잊어야한다는 마음으로><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바람의 기억><어느 목석의 사랑><앵콜> 등을 불러 관객을 몰입시킨다.
예술감독 이택희, 음악감독 박창근, 제작감독 김진기, 무대조명디자인 남경식, 음향디자인 김대영, 의상·분장디자인 양재영, 조연출 권기대, 조명오퍼 김명관, 으먕오퍼 정주리, 음향RF 김유겸, 포스트 원화 이택희, 캘리그라피 최치현, 기획·제작·프로듀스 기금구, 홍보 프로듀스 권미강, 홍보마케팅 김진희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LP STORY와 씨크리션 A&C 연극집단 반의 이금구 대본, 박장렬 연출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연말연시에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생음악 연주와 노래, 그리고 분위기 만점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음악극으로 창출시켰다.
2, 은세계 씨어터컴퍼니의 주크박스 음악극, 이동준 대본 연출의 <꽃순이를 아시나요>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에서 은세계 씨어터컴퍼니의 주크박스 음악극 이동준 대본 연출의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관람했다.
1960년도 전후, 시골에서 오빠 동생하며 친숙하게 지내고, 서로 상대를 첫사랑이라고 여기던 젊은 남녀가 각기 상경을 하게 되고, 다시 만나기로 굳게 약속을 한다. 1960년대 후반, 남자는 월남전에 참전을 하고, 여자는 공장직공으로 일을 하게 된다. 1970년대 초, 월남전이 끝날 때쯤에는 상대의 소식이 단절이 되고, 각자 나름대로의 생활전선에서 힘들게 살다가 고향동창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그러나 마음속에 그리던 상대와는 동떨어진 모습에 대화도 제대로 못 나누고 실망감에 쌓여 헤어지게 된다. 1970년대 중반, 당시에는 젊은이들이 중동지역의 노무자로 일하러 나가던 시절이고, 부녀자들은 공장에서 근로기준법 같은 것은 생각도 못 하고 일을 하던 시절이라, 혹사를 당해도 호소할 데가 마땅치가 않았고, 젊은이들의 사랑도 이루어지기가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었기에, 두 사람은 수소문 끝에 상대가 일하는 곳을 찾아가 겨우 손만을 만지고 반가움을 표할 뿐이다. 1980년대에 이르러 남자는 사업에 실패해 교도소 생활을 해야 했고, 결국 출소한 남자는 사랑 없이 부자 집 딸과 결혼을 하지만, 또다시 사업에 실패해 부인은 자식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된다. 여자도 짝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남아를 출생한다. 그런데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자식교육을 위해 거리의 포장마차를 하며 생활을 꾸려간다. 1990년대에 남자는 백발이 되어 기업에서 수위노릇을 하며 근근이 지낸다. 그런데 여자의 아들이 바로 그 기업에서 일하며 근로자들을 위한 시위에 앞장서서 가담하고, 아들의 취직을 믿고 백발의 나이에 만학의 꿈을 이루려는 여자가 아들을 우연히 만나러 와서 시위모습에 놀라, 아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른다. 그 광경을 지켜본 수위인 남자가 시위대에 앞장선 청년이 첫사랑 여인의 아들임을 알고 놀란다. 결국 아들 때문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 2000년대, 여자는 만학의 꿈도 접고, 병원진료로 치매초기증세임을 진단받는다.
2010년대, 과거를 하나하나 잊어가는 여자 앞에 백발의 남자가 나타나, 첫사랑 시절에 부르던 꽃순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속의 옛일을 떠오르게 만들고, 꽃순이를 아시나요? 라는 소리에 여자가 기억을 되찾아 남자에게 오빠라고 부르며 다가가 끌어안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무대는 철제 파이프로 높이 2m, 폭1.5m, 길이 1.8m의 직사면체의 조형물을 만들어, 밑바닥인 나무에 바퀴를 달아 이동할 수 있게 해놓고, 그 조형물 세 개를 배경 가까이에 나란히 배치해, 출연자들이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시켜 배치한다. 무대 좌우에도 천정까지 연결된 철제 파이프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들고, 무대 오른쪽 철제 파이프에 현악기를 세워두었다. 무대좌우에 대를 만들어 텔레비전 모니터를 양쪽에 비치해 시대변화를 영상을 투사해 알린다. 출연자들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신디사이저로 반주를 하기도 한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꽃순이를 아시나요>,<내 이름은 소녀>,<서울 구경>,<늦기 전에>,<빗속의 여인>,<맹호들은 간다>,<님과 함께>,<님은 먼 곳에>,<님아>,<미인>,<왜 불러>,<오 필승 코리아>,<어제 오늘 그리>,<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어떤 이의 꿈>,<인연> 등 대중들 귀에 익은 노래가 출연자들의 연주와 열창으로 극에서의 시대적 배경을 관객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살려낸다. 물론 세월의 흐름을 출연자들의 머리칼의 색깔변화로 나타내고, 걸음걸이와 구부정한 동작 하나하나 세밀한 부분까지 연출해낸 연출가의 기량이 감지되기도 한다.
꽃순이로 마승지, 상대 남으로 김 필이 출연해 일생일대의 열연과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양혜선, 양흥렬, 김대홍의 연기 앙상블도 탁월하고, 노래 역시 수준급이다. 이정현, 홍하영, 민아람, 박정은 등 이 네 출연자의 호연과 열창은 관객을 두시간 동안 공연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주크박스 뮤지컬의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예술감독 김현희, 드라마투르크 임선빈, 음악감독 이종현, 무대디자인 김진홍, 조명디자인 류백희, 음향디자인 유대혁, 분장디자인 양희선, 분장팀 박지연, 의상디자인 최수영,의상팀 조세리, 조연출 민경희, 프로듀서 장성은, 기획 박현제 황영순 이경란 임정윤, 영상 장승우, 캘리그라피 성연화, 공연사진 조철희, 프로필사진 김대흥, 디자인 황영순, 홍보마케팅 소이영 권명선 박예진 김잔화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은세계 씨어터컴퍼니의 이동준 대본 연출의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걸작 주크박스 뮤지컬로 만들어 냈다.
3, 신시컴퍼니의 엔다 월쉬 작, 정명주 역, 고성웅 윤색 가사 김태훈 연출의 <뮤지컬 원스>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신시컴퍼니의 엔다 월쉬(Enda Walsh) 극작, 정명주 번역, 고선웅 윤색 가사, 김문정 음악감독, 김태훈 연출의 뮤지컬 <원스>를 관람했다.
엔다 월쉬(Enda Walsh 1967~)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로 <채트룸 (2010)>,<헝거 (2008)>,<디스코 피그 (2000)> <원스(2007)>등이 영화화 되었다.
<원스(Once)>는 2007년에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가 원작이다. 존 카니가 각본 및 감독을 맡았다. 더블린을 배경으로 글렌 한사드(Glen Hansard)와 마르케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가 우연히 만나 함께 음악을 하며 한 앨범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실제로 영화내의 모든 곡을 글렌(Glen)과 마르케타(Marketa)가 만들고 불렀다.
국내에서는 영화도 성공했지만 음악 인기가 더 많기도 하다. 당시 13만 유로/15만달러(지금 한화로 약 1억 4천만원 상당) 저예산으로 촬영하였으나 미국에서 943만 달러, 해외 1127만 달러 모두 합쳐 2070만 달러가 넘는 상당한 흥행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도 약 23만 2천 관객이 관람하여 <워낭소리>가 갱신하기 전까지 국내 독립영화 사상 최고 흥행성적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다만 전국 극장이 겨우 10개라는 걸 생각하면 상영관 비율로 치자면 지금도 깨어지지 않는 기록이다.(워낭소리는 전국 274개 상영관 개봉으로 이뤄낸 것) 2014년 12월 말에 300만 관객을 넘겨 워낭소리를 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96만 관객이 본 워낭소리, 44만 관객이 본 <울지마 톤즈>에 이어 독립영화 역대 흥행 4위를 기록 중이다.
OST앨범은 그래미상 후보에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실제로 2008년 제 80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때 영화의 주제가 ‘Falling Slowly’가 주제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내용은 더블린의 평범한 청소기 수리공인 ‘그’는 매일 거리에 나와 노래를 부른다. 낮에는 사람들이 모르는 노래는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밤에만 자신만의 노래를 부른다. 마침 길거리를 지나가다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그녀’. 여자는 남자의 곡에 담긴 애절한 선율을 통해 그의 음악성을 알아보게 된다. 사실은 그녀 역시 피아노 연주를 매우 좋아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하루에 한 시간씩 피아노 가게에서 연주를 하며 지낸다.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그 역시 그녀의 음악성을 알아보고, 서로의 곡에 작사와 작곡을 해 주며 어느새 가까워지게 된다. 그녀 덕에 그는 용기를 얻게 된 그는 런던에서의 오디션을 위해 앨범을 녹음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피아노 선율이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그녀가 만드는 음악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악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앨범이 완성 되는 만큼 서로의 매력에 빠져드는 두 사람. “그녀는 나의 노래를 완성시켜준다. 우리가 함께 하는 선율 속에서 나는, 나의 노래는 점점 그녀의 것이 되어간다.” 한 곡, 한 곡 완성되는 음악처럼 그들의 감정은 점점 깊어져 간다.
그러나 남자는 헤어진 전 애인을 잊지 못하고, 여자 역시 결혼하여 자식까지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현재는 별거중이다. 남자는 헤어진 애인을 만나기 위해 런던으로 곧 떠날 예정이고, 그 전에 노래를 몇 곡 녹음하고 싶다는 남자의 요청을 여자는 흔쾌히 승낙한다. 음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마지막 작업을 앞둔 둘은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가는데, 그 때 남자는 여자에게 “지금도 남편을 사랑하나요?” 라고 묻고, 여자는 “뮬뤼에 떼베” 라는 수수께끼의 말로 대답한다.
결국 성공적으로 그들은 음반 작업을 마치고, 각자 갈 길로 향한다. 어느덧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자는 여자에게 더 있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여자는 “내일 남편이 온다”며 거절하고, 결국 그들은 각자의 길로 떠난다. 남자는 런던으로 가 헤어진 옛 사랑을 다시 만나게 되고, 여자는 남편이 다시 돌아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그리고 남자는 떠나기 전, 여자에게 피아노를 선물로 남기고 간다. 결국 스쳐지나가는 잠깐의 인연이었지만 일상의 행복을 되찾게 된 그들의 모습을 보여 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자가 했던 “뮬뤼에 떼베” 라는 말은, 체코어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뜻이다.
무대는 전체를 아래 위층으로 만들었다. 2층은 강이 내려다보이는 강변길이다. 아래층은 배경 왼쪽을 주방으로 설정하고, 오른 쪽은 타악기 연주석이 다. 카페 안쪽에는 기다란 카운터가 객석을 향해 오목한 형태로 가로놓여있다. 출연자들이 피아노를 이동시키고, 카페 좌우에 의자를 여러 개 비치해 출연자들이 그곳에 앉아 연주를 하고 등장 순을 기다리기며, 피아노, 기타, 첼로, 바이올린, 만도린, 드럼, 카스타네츠 등을 연주한다. 장소변화를 의자를 나란히 놓아 표현하기도 한다.
뮤지컬 <원스>는 전체 줄거리가 카페 안에서 벌어지도록 연출된다. 등장인물 중 체고 출신 이방인이라는 것을 억양이나 단어 발음으로 표현하고, 더블린 사람과 코크지방 사람과의 갈등도 발음과 억양으로 표현하고, 시종일관 안개가 낀 듯한 조명, 그리고 온화하고 부드럽고 서정적인 노래가 극의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몰아가고, 관객 각자의 옛사랑을 상기시키며 겨울밤을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윤도현, 이창희, 전미도, 박지연, 강윤석, 강수정, 임진웅, 이정수, 오정환, 박신애, 조지승, 정선국, 정욱진, 배현성, 오정훈, 황명하, 한수연, 김주연 그리고 아역으로 홍은우, 최가은, 신나라 등이 출연해 호연과 열창 그리고 연주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카페 지배인 이정수의 성격창출과 열연이 관객의 눈길을 끈다.
프로듀서 박명성, 제작 기술감독 유석용, 음향 김기영, 조명 박민수, 의상 박경진, 분장 김유선, 소품 조윤형, 무대제작 강필수, 컴퍼니 매니저 이지영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제대로 드러나, 신시 뮤지컬컴퍼니의 엔다 월쉬 (Enda Walsh) 원작, 정명주 번역, 고선웅 윤색 가사, 김문정 음악감독, 황현정 안무, 김태훈 연출의 뮤지컬 <원스>를 긴 겨울동안 관람하면 좋을 한편의 아름답고 포근한 걸작 음악극으로 만들어 냈다.
4, 극단 지구연극의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 최서은 연출의 음악극 <사천의 착한여자>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극단 지구연극의 베르톨트 브레이트(Berthold Brecht) 작, 최서은 연출의 <사천의 착한여자>를 관람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는 독일의 극작가ㆍ시인ㆍ무대연출가. 본명은 유진 베르톨드 프리드리히 브레히트(Eugen Berthold Friedrich Brecht)이다. 1898년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 출생했다. 뮌헨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여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병원에서 근무하였다. 하지만 표현주의 연극에 심취하여 연극 평론에 손을 대는 한편 귀환병을 묘사한 처녀작 『밤의 북소리』(1922)를 집필했는데, 표현주의 희곡 최후의 걸작이라 평가되어 클라이스트 문학상을 수상했다. 얼마 후 신즉물주의로 전환, 영국인 존 게이의 작품을 번안한 통렬한 사회 풍자극 『서푼짜리 오페라』(1928)로 유명해졌다.그는 초기에는 무정부주의적 경향을 보였으나, 1920년대 후반부터는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여 좌파적 성향을 작품에 이입하기 시작했다. 1933년 나치스가 독일 정권을 장악하고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 사건을 날조하자, “신발보다 더 자주 나라를 바꾸며” 스위스, 체코, 스웨덴, 핀란드로 정처 없이 망명을 떠난다. 그렇게 각국을 전전하면서 정치적 의식을 드러내는 시를 쓰는 한편, 나치즘을 비판한 희곡 『제3제국의 공포와 참상』(1938), 30년전쟁을 주제로 한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1941)을 집필했다. 이후 브레히트는 1941년 핀란드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는 미국의 매카시즘 때문에 스위스로 떠나 『안티고네』와 『파리 코뮌의 나날』을 쓰고, 연극론에 대한 개설서 『소사고 원리』를 집필하기도 했다.만년에는 동독의 동베를린으로 가 자신의 작품들을 연출하면서 후배 연극인을 양성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여전히 체제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품을 쓰다가 1956년 베를린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브레히트의 희곡은 이야기를 잘 진행하다가도 “이건 현실이 아닌, 연극이야!”라고 말하는 듯, 극 중 인물이 관객에게 말을 하거나 갑자기 조명이 바뀌며 노래하는 장면이 끼어드는 등 극으로의 몰입을 방해하며 감정이입을 막는다. 이것이 그가 도입한 생소화 (낯설게 하기) 기법이다. 이런 기법은 관객으로 하여금 극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하며,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발견하게 해 준다.
<사천의 착한여자(Der gute Mensch von Sezuan)>는 7년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는 마을이라, 농사는 물론 먹을 물조차 부족한 지경인 이 마을에 신의 계명을 지키는 선인을 찾기 위해 여행하는 여신에게 고물장수 노인은 숙소를 구해주려고 애쓰지만 가는 집마다 거절을 당한다. 마침내 그들은 마을의 한 비천한 여인인 셴테의 집에 묵게 된다. 신은 고마워하며 셴테에게 수표를 주고 떠난다. 신이 준 돈으로 셴테는 작은 담배 가게를 마련한다. 그러나 몰려드는 빈민들 때문에 셴테는 할 수 없이 가공의 인물인 사촌 오빠 슈이타로 변장하여 사태에 대처한다. 셴테는 직장이 없는 청년 양순과 사랑에 빠져서 그를 돕는다. 그러나 양순은 사랑보다는 돈에 더 관심을 기울여 두 사람의 결혼이 좌절된다. 임신한 셴테는 태어날 아이를 구하려는 생각으로 다시 슈이타로 변장하고 빈민들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담배 공장을 차린다. 사업은 번창하는데, 셴테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자, 슈이타가 공장을 빼앗으려고 사촌 여동생인 셴테를 죽였다는 혐의로 고발당한다.
법정에 선 슈이타는 자신이 셴테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차마 고백하지 못다. 셴테를 죽였다는 결정적인 증거도 없어 슈이타는 석방되지만, 셴테는 자신의 착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을사람에게 실망하고, 북받쳐 오르는 원통한 마음을 하소연하듯 신에게 엎드려 기도한다. 바로 그때 천둥 벼락과 함께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7년 가뭄에 내리는 단 비를 맞으며 기뻐하는 마을사람들의 모습과 셴테의 기쁨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단순한 장치로 배경 가까이에 여닫이 문 하나뿐이고, 주변에 쓰레기 더미와 의자 몇 개, 그리고 쭈그려 트린 플라스틱 병들이 널려있다.
출연자들이 곡예단처럼 악기와 색색의 의상을 입고 등장해, 노래와 춤 그리고 호연으로 관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신은 여인의 모습으로 백색의 중절모와 백색의상차람으로 등장하고, 인터미션(intermission)을 사용하여 막간극 형식으로 고물장수 노인과 신의 장면이 별도로 연출이 된다.
서철, 이지아, 이지용, 우진우, 임희철, 한동희, 이나리, 오미란, 유지윤, 이원국, 김희선, 염정윤 등이 출연해 열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으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예술감독 차태호, 제작감독 박병수, 조명 박성희, 의상 문혜민, 음악 조선형, 안무 황혜수, 분장 이지연, 분장보조 변금술, 사진 이재원, 그래픽 다홍디자인, 조연출 장한별, 무대감독 민지은, 영상보조 원창현, 조명보조 이참슬, 기획 이시은 등 스텝 모두의 노력과 열의가 나타나, 극단 지구연극의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hold Brecht) 작, 최서은 연출의 <사천의 착한여자(Der gute Mensch von Sezuan)>를 봄날 꽃망울이 터지듯 싱그럽고 향기로운 한편의 음악극으로 만들어 냈다.
5, HJ 컴퍼니의 김선미 극본, 김은영 오소린 작곡, 김민정 연출의 뮤지컬 <파리넬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주) HJ컴퍼니의 김선미 극본, 김은영 오소린 작곡, 김민정 연출의 <파리넬리>를 관람했다.
파리넬리(이탈리아어: Farinelli, 1705~1782)는 18세기에 유명했던 이탈리아의 카스트라토 혹은 소프라니스트이다.
원래 파리넬리의 본명은 ‘카를로 마리아 미켈란젤로 니콜라 브로스키'(이탈리아어: Carlo Maria Michelangelo Nicola Broschi)이다. 1705년 이탈리아의 나폴리 왕국 풀리아 주 안드리아에서 작곡가 살바토레 브로스키(이탈리아어: Salvatore Broschi, 1676~1717)와 나폴리사람이었던 카테리나 베레세 사이에서 2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형 리카르도 브로스키(이탈리아어: Riccardo Broschi, 1698~1756)도 아버지를 따라 작곡가가 되었다. 그가 12살 때 아버지에 의해 거세당했으며, 당시 유명한 작곡가였던 니콜라 포르포라의 제자가 된다. 그 후 놀라운 속도로 그의 노래 실력이 향상되었으며 이때 메타스타시오를 만나게 된다. 그 후 메타스타시오와 파리넬리는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했으며, 그의 예명 ‘파리넬리’는 그의 후원자였던 ‘파리나’ 형제의 성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1724년 파리넬리는 빈에서 첫 공연을 하게 된다. 그 후 나폴리 등 여러 곳을 다녔으며, 1726년 파르마와 밀라노를 방문했을 때 플루티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요한 요아킴 콴츠도 그에 대해 호의를 표했다. 그의 목소리는 아름답고 힘이 있었으며, 풍부한 기교와 유연한 장식음 등으로 많은 찬사를 얻었다고 한다.
1734년 포르포라와 같이 런던으로 왔던 파리넬리는 영국 런던에서 카스트라토 인 세네지노를 만나게 된다. 세네지노는 헨델과 공연을 하고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둘은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었다. 헨델과 파리넬리의 사이는 서로 좋지 않았다고 하며, 헨델은 파리넬리를 ‘노래하는 기계’라고 혹평을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파리넬리는 형 리카르도와 작곡가 요한 아돌프 하세 와 같이 공연을 하였으며 어떤 부인이 파리넬리에게 “오! 신을 위하여 지켜져야 할 음성”이란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세네지노와 적대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하세의 오페라 아르타세르스에서 같이 공연을 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1737년 스페인의 펠리페 5세의 부인 엘리자베타에 의해 초청을 받는다. 엘리자베타는 펠리페 5세의 우울증 치료를 부탁하였으며 파리넬리는 펠리페 5세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었다. 그는 10년 동안 4곡의 노래를 반복하여 불렀으며 펠리페 5세는 그의 노래를 듣고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759년까지 스페인에 머물면서, 흥행사로서 권력을 행사했으며, 공적인 활동도 활발히 했다. 카를로스 3세와의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궁정의 직위를 잃었지만 이미 부를 축적했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여생을 평온하게 보냈다. 은퇴 후에도 수많은 음악가들이 찾아왔으며 모차르트 글루크 등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는 은퇴 후에 시를 짓거나 그림을 그렸으며 가끔은 자신의 화려했던 전성기의 모습을 회상하고는 했다. 1782년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하인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로마교황령 볼로냐에 묻혔으나 나폴레옹 1세에 의해 무덤이 훼손되었다가 최근에 그의 유골이 발견되었다고 하며, 그가 남긴 수많은 편지들은 볼로냐 대학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파리넬리는 18세기를 풍미했던 카스트라토였다. 풍부한 성량과 기교로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지만 그의 연기력은 풍부한 성량에 걸맞지 않게 좋지 않았다고 하며, 화려한 무대 의상과 장식으로 인해 세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94년 영화 파리넬리가 제작되어 1995년 4월 8일 개봉을 한다. 보통 《Farinelli – Il Castrato》 라는 제목으로 쓰였으며, 이탈리아판으로는 《Farinelli – voce regina》 라는 제목으로 개봉이 되었다. 감독은 제라르 코르비오이며, 주인공 파리넬리 역은 스테파노 디오니시가 맡았고, 형 리카르도 브로스키는 엔리코 로 베르소가 맡아 열연을 했다. 영화 ‘파리넬리’는 1995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고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영화나 뮤지컬 <파리넬리> 집필에 기초를 제공한 것은 파리넬리가 친구인 대본 작가 메타스타시오와 주고받은 편지다. 헨델과 파리넬리 사이의 불편한 관계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나온 모차르트-살리에리의 갈등과 비슷하다. 역설적이지만 당시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카스트라토를 금지한 나라였다.문서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를 실제로 재현하기 위해 영화 ‘파리넬리’는 최신 음향기술을 총동원했다.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은 남성적이면서도 동시에 여성적이고 때로는 어린이 같은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저음부는 남자의 목소리로, 고음부는 여자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음색이 비슷한 남녀 성악가를 2년간 찾아다닌 끝에 절묘한 미성을 지닌 미국 출신의 흑인 테너 데렉 리 래진과 폴란드 출신의 소프라노 에바 고들레프스카의 목소리를 합성한 다음 립싱크로 처리해 주인공 파리넬리의 목소리를 만들어 냈다.이들 가수는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메츠의 아르제날 콘서트홀에서 수십 차례 녹음했고 음악감독은 이를 3,000여 회 편집했다. 가장 어려웠던 작업은 저음과 고음을 넘나들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교차되는 부분으로 파리 현대음악음향연구소(IRCAM)에서 7개월 동안 정밀한 컴퓨터 처리로 미묘한 부분까지 하나의 음색으로 만들어 냈다.이 밖에 18세기 초의 오페라 소품과 의상, 당시의 심리 상태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완벽을 기했다. 파리넬리 목소리를 재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에 대한 심오한 연구와 예술의 아름다움을 수호하려는 프랑스의 뿌리 깊은 전통 덕분이다.
뮤지컬 <파리넬리>의 무대는 객석을 향해 오목하게 들어간 반원형의 구름다리가 가로 설치되고, 구름다리 상단 왼쪽은 합창단과 연주자들의 좌석이 마련되었다. 구름다리 상단 오른쪽은 통로로 사용된다. 오른쪽 구름다리는 장면변화에 따라 무대 중앙으로 접혀져 이동되기도 한다. 천정에서 액자형태의 크고 작은 대형 조형물이 내려와 장면변화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작은 안락의자가 놓인 칸막이 조형물을 들여오고 다시 내가서 역시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의상…파리넬리를 비롯한 출연자들의 의상은 물론 앙상블의 의상까지 시대적 고증에 따라 화려하고 거의 완벽하게 재현된다. 합창단의 의상은 성가대임을 확인시킨다. 음악도 2백 년 전의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를 비롯해 리카르도·포르포라 등의 오페라 아리아에서부터 뮤지컬 음악에 이르기까지 관객을 감상의 세계로 인도하기에 충분하게 작곡 편곡되고, 주요배역 뿐 아니라, 앙상블은 물론, 아역에 이르기까지 열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은 관객을 매료시키고 본고장인 유럽에서의 공연 못지않은 고수준, 고품격의 공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뮤지컬의 도입에 소년 파리넬리의 등장을 시작으로 대단원에서의 소년 파리넬리의 모습에서 마무리를 하는 것과 무대장치를 이동, 상승, 하강함으로써 장면변화의 대처가 연출력을 감지시키고, 출연자들의 열연과 열창은 그들의 고되고 열정적인 연습장면을 생각게 한다. 연주자들의 기량 또한 탁월함을 느끼도록 하는 뮤지컬이라 하겠다.
고유진, 루이스 초이, 안유진, 이준혁, 김호섭, 원중환, 지인규, 임하람, 김정겸, 김수영, 정민휘, 윤영석, 김재복, 박상언, 정지혜, 조민정, 황한나, 김선희, 조은숙, 조영아, 한아정, 안상은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창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한승원 김중석, 무대디자인 심재욱, 음향디자인 김주한, 조명디자인 김준범, 의상디자인 도 연, 분장디자인 백지영, 소품디자인 이소정, 무대감독 김유신 등 스텝 진의 노력이 뮤지컬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 (주) HJ컴퍼니의 김선미 극본, 김은영 오소린 작곡, 김민정 연출의 <파리넬리>를 2015년을 여는 걸작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1월 31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