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연극연출가 협회의 신춘문예 단막극전 총평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한국연극연출가협회(회장 성준현)의 2016 신춘문예 단막극전 김주원 작, 이돈용 연출의 <노인과 바닥>, 황승욱 작, 임세륜 연출의 <세탁실>, 이성호 작, 백순원 연출의 <감염>, 김경주 작, 하일호 연출의 <태엽>, 이진원 작, 장경욱 연출의 <손님>, 손상민 작, 김국희 연출의 <잃어버린 계절>, 이예찬 작, 김은정 연출의 <도넛(Donut)>을 관람했다.
1, 서울신문 당선희곡 김주원 작, 이돈용 연출의 <노인과 바닥>
김주원은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명지대 문예창작과 대학원 소설 박사과정을 수료한 미모의 작가다.
2004년 소설부문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고,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으로 등단했다.
무대는 독거노인의 방으로 배경 가까이 6폭 병풍 같은 가리개가 세워져 있다. 가리개 중앙에 인물사진의 영상이 투사된다. 하수 쪽에 오래된 냉장고가 있고, 비닐우산을 기대어 놓았다. 상수 쪽에는 플라스틱 빗자루처럼 생긴 조형물을 거꾸로 세워놓고 빗자루 끝에 종이배를 서너 개 꽂아놓고 출연자가 뽑았다 다시 꽂아놓는다. 천둥벼락과 빗소리가 가끔 들린다.
연극은 노인이 방에 앉아 낚시 대를 물속에 드리운 것 같은 동작을 보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노인의 손자인 듯한, 소년이 등장하고,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가 물렸는지 노인과 소년은 힘을 다해 낚인 물고기를 끌어올리는 광경이 연출된다. 노인이 지쳐 쓰러지면 소년은 행방을 감춘다. 잠시 후 한 중년여인이 등장한다. 노인과의 대화로 보아 며느리인 듯싶다.
노인은 부인과 손자 두 사람을 저세상으로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느 며느리들이 시아버지를 대하듯 이 여인도 시부에게 할 도리를 다 하며 아들 소식을 들려주고 퇴장한다. 뒤 이어 아들인 듯싶은 장정도 등장한다. 그리고 노인과 얼싸안는다. 기운 없이 지쳐 쓰러지는 아들에게 노인은 꿋꿋하게 서라고 이른다. 그러나 그 소리가 아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년이 다시 등장하면 노인은 커다란 물고기를 끌어올리는 동작을 그만두고 마치 생과 이별을 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소년을 따라 나선다.
송문수가 노인, 이성경이 며느리, 강경덕이 아들, 동하가 소년으로 등장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희곡심사 고연옥 장성희, 드라마 트루크 이양숙, 음악감독 권성연, 영상감독 손우경, 영상디자인 양은화, 음향오퍼 최주아, 조명오퍼 김관식, 조연출 이내원 등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서울신문 당선작 김주원 작, 이돈용 연출의 <노인과 바닥>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2, 조선일보 당선희곡 황승욱 작, 임세륜 연출의 <세탁실>
황승욱(1986~)은 울산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MFA 재학 중으로 연극 <벗님들>을 쓰고 연출했다. 201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등단했다.
임세륜은 극단 Da 대표다. 2014 <아버지와 살면>으로 제2회 서울연극인대상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2014년 연극 <고르곤>을 각색 연출하고, 2015년 연극 <2015년 여름> 연출, 2015년 연극 <집으로…> 연출, 2015년 리딩퍼포먼스 <위험한 가계 2015>를 연출했다.
<세탁실>은 군부대 <세탁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무대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세탁실의 벽과 그 위쪽으로 창이 나 있다. 그 뒤쪽으로 문짝이 없는 변소가 있어 사병들이 나란히 세로로 놓인 디딤판 위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용변을 본다. 무대 상수 쪽 배경 가까이에 여섯 개의 사물함이 놓여있어 병사들이 각자 사용을 한다. 세탁실 좌우와 뒤쪽으로 통로가 있어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 구실을 한다. 상수 객석 가까이에 책상과 의자가 있어 원사가 사을 한다. 무대 가운데 군복이 담기 커다란 플라스틱 양푼 세 개가 놓였다.
연극은 도입에 영창에서 나오는 병사의 모습과 그가 세탁실 외곽으로 해서 막사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빨래를 담당한 병사들끼리 군번에 따라 존대와 하대를 하는 장면이 여느 군대와 다름없이 펼쳐지고, 젖은 군복을 쥐어짜는 두 병사의 동작이 관객의 눈길을 끈다. 하수 쪽 세탁실 창문은 못을 박아 열고 닫지를 못하도록 했다는 설정이고, 그 창문으로 한 병사가 뛰어내려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음이 소개가 된다. 병사들이 못을 빼고 창문을 열면, 고참 원사는 다시 못을 박도록 지시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없어진 변소 문도 다시 가져다 제대로 달아놓는다. 한 병사를 죽도록 한 사고를 유발시킨 책임자가 바로 영창에서 출소를 해 귀대를 하면, 병사들이 그를 반기며 담배를 나누어 피우기는 해도 죽은 병사 이야기는 애써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 선임과 후임 병사들 간의 존대와 하대 그리고 얼차려 기압과 그에 따르는 폭력이 일상처럼 되풀이 되고, 비록 관객은 그 장면에서 폭소를 터뜨리지만, 후임 닦달 상황은 앞으로도 전혀 변하지 않을 군의 고질인 듯싶게 펼쳐진다. 북이 핵을 들이대고 들어 닥쳐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대단원에서 세탁실 창문 열기는 금기사항처럼 영영 열리지 못하게 되는 듯싶지만, 출소한 병사는 창의 못을 모조리 빼고 다시 창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마시려는 듯 얼굴을 창밖으로 내미는 장면에서 극은 마무리가 된다.
이창호,김보겸, 장용석, 천용철, 김진건, 홍도영 한승헌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이 군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듯 사실적이고 생생하다.
심사위원 김윤철 이병훈, 드라마트루크 김 향, 사진 김명짐, 무대제작 박재현, 조연출 문정범, 진행 이경아 등 기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조선일보 희곡당선 황승욱 작, 임세륜 연출의 <세탁실>을 성공작으로 만들어 냈다.
3, 경상일보 당선희곡 이성호 작 백순원 연출의 <감염>
이성호는 극단 소소한 일상 대표다. 2012년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 제1회 대본공모전 <그날 우리는> 대상, 2013년 대구문화재단 전국 뮤지컬 연극대본공모전 <묘도> 우수상, 2016년 겅상일보 신춘문예희곡 <감염> 당선, 그 외의 <네 남자 이야기> <어떤 사건>을 발표 공연했다.
백순원은 씨어터 백 대표 겸 연출가다. 2012 제33회 올래의 젊은 연극인상, 2013 제13회 2인극 페스티벌 <봄이 오면 산에 들에> 2014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연출작으로는 <햄릿> <자살 당한 자> <개놈 프로젝트> <서바이벌 파라다이스> <히폴리투스의 말> 등을 발표 공연했다.
무대는 중앙에 긴 안락의자가 놓여있다. 주인공은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다녀왔습니다를 외치고, 습관처럼 TV를 켠다. 무대 양쪽에 남과 여가 등장해 뉴스를 비롯해 각가지 광고를 세련된 발성과 동작으로 펼쳐낸다. 다른 채널로 돌려도 내용만 다를 뿐 광고방송이나 뉴스는 똑같다. 모친인 듯한, 여인이 등장한다. 여행을 다녀오는 듯싶다. 남편에게 몇 마디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TV 소리가 크다며 줄여달라는 소리를 하며 아내가 방에서 나와 아이들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보이지를 않는다고 부산을 떤다. 그러나 남자는 아내를 달래서 잠을 자도록 한다. 다음 날 남자는 출근을 하며 다녀오겠노라는 소리를 한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남자는 안쪽을 응시한다. 역시 무반응이다. TV 소리와 함께 남과 여가 등장해 뉴스와 광고를 되풀이 할 뿐이다. 관객은 그제야 남자가 홀로 살고 있는 1인 가족임을 깨닫게 된다. 현실 속에서 다인가족처럼 상상하며 살아가는 남성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의 일처럼 생각되는 것은 필자도 나 자신도 모르게 감염되었기 때문일까?
강희만이 남자, 최문수가 엄마와 아내, 송시우가 방송인, 고은영이 방송인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심사위운 이강백, 드라마투르크 최은옥, 무대디자인 김혜진, 조연출 이윤주, 조연출보 박정우, 음악 음향 m stereo 등 스텝 진의 열정이 하나가 도어 경상일보 당선작 이성호 작, 백순원 연출의 <감염>을 기억에 오래 남을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4, 동아일보 당선희곡 김경주 작, 하일호 연출의 <태엽>
김경주(1977~)은 충남 청양출생이다.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 창작과 전문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고양예술고등학교에 재직 중이고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태엽>으로 등단했다.
연극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블랙박스> <나비잠> 음악극 <에코> 무지컬 <웰 다잉> 등 대본집필과 작사를 했다.
하일호는 극단 종이로 만든 배 대표이자 연출가다. <루자나에서 춤을> <새벽부인> <남아있는 나날들> <그리움을 위하여> <스카펭의 연극놀음> <고양이와 남자 강아지와 여자>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무대는 하수 쪽에 층계처럼 된 장식장이 있고, 벽시계를 여러개 올려놓았다. 중앙에 탁자와 의자가 있고, 시계를 수리하는 사용하는 현미경처럼 생긴 기구, 그리고 부품 손질하는 기구가 놓여있다. 무대 오른쪽에도 조그만 탁자와 의자가 있다.
<태엽>은 시계수리공의 이야기다. 그런데 실제 시계 점을 운영하지 않았는가 생각될 정도로 시계부품에 탁월한 식견을 보인다.
상처 후 홀로 시계 수리 점을 하는 백발의 주인공과 그 아들이 등장해 시계 수리점의 일상을 펼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애정을 쏟으며 시계 수리에 관련한 기술을 주입시키지만, 정작 아들은 관심이 딴 데에 있는 듯싶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에게 상세한 가르침을 베푼다. 아버지가 홀로 있는 날 한 여인이 찾아온다. 여인은 삼십년 전 시계 수리 점 앞에 버리고 간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하며, 찾으러 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버지는 당연히 펄펄뛰며 반대의사를 드러낸다. 여인은 안타까움을 진정시키며 되돌아간다.
장면이 바뀌면 불량배 같은 손님이 등장해 자신이 수리를 맡긴 200개의 금강석 부품으로 제작된 고가품 시계가 부품을 갈아 치기를 한 짝퉁시계가 되어 돌아왔다며, 고소장을 내 보인다. 그리고 기계를 수리한 아버지의 아들을 고발하겠노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아버지는 빌다시피 하며 손님이 요구하는 5000만원을 보상하기로 약속하고, 금액 마련을 위해 시계 수리 점을 처분하기로 작정한다.
얼마 후 아들이 경찰에 연행되어 온다. 금강석 200개가 박힌 명품시계를 장물시장에서 처분하려다가 현장에서 체포되어 온 것이다. 아버지는 경찰에게 그 시계는 장물이 아니라, 자신이 아들에게 외국여행에 여비로 쓰라고 준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경찰은 아버지의 말을 신뢰하고 돌아간다. 아버지는 아들을 탓하지 않고 명품시계 부품에 관해 아들에게 자세히 이야기 한다.
장면이 바뀌면 아버지가 연락을 했는지 생모가 아들을 데리러 온다. 어머니와 함께 집을 떠나는 아들, 그 아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전규일, 김보경, 감나연, 손인수, 주선옥, 서기청란, 김영표, 조재준, 김범린, 허기범, 김진희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이 제대로 드러난 연극이다.
심사위원 고연옥 장성희, 드라마트루크 강일중(평론가 전 연합뉴스 기자, 뉴욕 특파원 역임, 저서 <뉴욕 문화가 산책> <공연예술축제를 만드는 사람들>, 예술감독 반무섭, 무대감독 조명감독 송훈상, 공연진행 황태선 전민구, 분장 박팔영, 조연출 김형용 등 기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동아일보 당선희곡 김경주 작, 하일호 연출의 <태엽>을 명품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5, 한국일보 당선희곡 이진원 작 장경욱 연출의 <손님>
이진원(1973~)은 서울출생으로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를 졸업하고 2016년 <손님>으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 등단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장경욱은 극단 천지 대표, 극단 J-PAC 예술감독이자 연출가다. 연극 <낙원의 길목에서> <새들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는다.> <Lover> <귀향> <사랑을 찾아서> <시동라사><Kill!Kill!Kill!> <일병 이윤근>, 뮤지컬 <사랑을 찾아서> <루나틱 in 세종> <날아라 하늘아>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무대는 정면에 약국의 창이 보인다. 약국이라고 쓴 붉은 글씨가 반대편에서 읽도록 써 있고, 창 앞 양쪽으로 나무로 된 긴 입체조형물이 있어 손님이 앉을 수 있게 되어있다. 하수 쪽에는 여러 개를 꽂을 수 있는 플라스틱 우산꽂이가 있고, 그 앞에 물을 따라 마실 수 있는 위에 플라스틱 수통을 꽂은 직사면체의 조형물도 있다. 무대 상수 쪽에는 약국의 카운터다. 중앙의 덮개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출연자가 카운터로 출입을 한다. 정면의 유리창 밖은 골목길과 대로로 통한다. 약국에는 출입문은 없으나, 손님이 출입을 하면 벨이 울려 통행을 알린다.
연극은 도입에 비가 퍼붓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약국에 가방을 멘 여고생이 들어선다. 망설이는 듯하더니, 수면제를 달라고 약사에게 청한다. 잠을 못 잔다고 하며… 그 때 휴대전화가 울리니, 소녀는 달아나듯 약국을 떠나 골목길로 들어선다. 잠시 후 한 중년여인이 약국을 들어선다. 소녀를 못 보았느냐며, 사진을 꺼내 보인다. 약사는 방금 다녀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녀의 어머니가 뭇는 대로 수면제를 사러 왔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어머니는 자신의 딸 때문에 학교친구가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수면제를 사서 모으려 한다는 딸의 일기내용을 털어놓는다. 약사는 알겠노라며 어머니를 돌려보낸다. 얼마 후 소녀가 다시 들어선다. 약사는 소녀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타이른다. 그러자 소녀는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 앉는다. 약사가 카운터 밖으로 내보내려 하니, 소녀는 완강하게 버틴다. 약사도 힘을 다해 내보내려는데 소녀는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다. 약사가 돌아가라며 약국 밖으로 떠밀어 보내려 하니 그 장면까지 촬영을 하고는 자신을 숨겨주지 않으면, 강제추행범으로 고발을 하겠노라 소리를 지른다. 약사는 어이가 없지만, 그래도 소녀를 돌려보내려 애쓴다. 그 때 소녀의 어머니의 전화가 다시 오고, 약사가 딸이 이곳에 있음을 알리니, 소녀는 다시 도망하려고 거리로 뛰어나가는데 자동차의 급정거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들린다. 휴대전화로 약사가 경찰에 사고가 생겼음을 알리고, 잠시 후 구급차의 경적 음이 들리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약사로 박상현, 소녀로 이나경, 어머니로 서지희가 출연해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보인다.
심사위원 김광보 장우재, 드라마투르크 강양은, 무대디자인 표종현, 음향디자인 장선경, 종연출 명가윤, 움직임 감독 홍선미 등 기술진의 역량이 드러나, 한국일보 당선희곡 이진원 작, 장경욱 연출의 <손님>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6, 부산일보 당선희곡 손상민 작 김국희 연출의 <잃어버린 계절>
손상민(1981~)은 마산출생으로 동국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원 영화학과 석사수료 후 희곡 <프리랜서> 창작가무악극 <매창> 청소년극 <파랑새를 보았나요> 극작, 딤프 뮤지컬 아카데미 뮤지컬 <모텔 사하라>, 리딩공연, 트라이아웃 공연 등에 참가하고, 201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잃어버린 계절>로 당선된 미모의 여성작가다.
김국희는 숙명여대 미술대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출신의 연출가이자 극단 퍼스트 일육의 대표다. 2013년 연극 <엄마가 절대 말하지 말랬어> 2014년 한국여성극작가전 <이런 노래> 2015 서울연극제 <물의 노래> 2016년 음악극 <끝이 좋으면 다 좋아>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한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임산부로 보이는 부인이 혼자 있는 집에 남편이 등장한다. 남편은 현재 파업 중인 회사의 노조대표로 있으니, 만날 시위현장에 있다가 가끔 귀가하는 듯 보인다. 임산부인 아내를 보살피려고 돌아온 듯 아내를 대하는 모습이 정중하고 따듯하기가 더 이를 데가 없다. 아내도 남편을 반갑게 맞으며, 입덧치레를 하는지, 라면을 끓여 달라는 등 음식 주문을 한다. 남편이 파업 중이라 봉급을 타건 말건, 새로 아기 세탁기를 구입하는가 하면, 임산부를 위한 운동과 요가를 하며 지은 밥을 솥 재 가져다 놓고 먹는다. 남편이 뭐라 반대하는 마음을 털어놓지만, 아내에게는 남편의 소리가 당나귀 귀에 코란을 읽는 격이라, 전달되지 않는다. 시어머니가 찾아와 집안을 돌아보고 걱정을 해도 며느리인 아내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내가 신경을 쓰는 건 태아와 문밖에 서있는 은행나무일 뿐이다. 웬일인지 나무가 점점 시들어 가는 게 심상치가 않게 느껴진다. 태아 이야기와 나무 이야기를 하면서 드디어 관객은 아내가 아기를 사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정작 아내는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여전히 임신한 것으로 생각하고 임산부 생활을 펴고 있음이 전해 진다. 결국 은행나무가 잘린 후에야, 아내는 사산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이 재를 뿌린 바다로 남편과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장숙영, 이승현, 안꽃님, 서준모, 노현주 등 출연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킴은 물론 관객을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심사워원 이윤택, 드라마투르크 강수진, 연기지도 이정하, 무대감독 이영철, 무대미술 박찬호, 음악감독 서미미, 조연출 조명오퍼 이미정, 의상 김정향 등 스텝진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부산일보 당선희곡 손상민 작, 김국희 연출의 <잃어버린 계절>을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7, (사)한국희곡작가협회 당선희곡 이예찬 작 김은정 연출의 도넛
이예찬은 창작집단 작작하자 부대표 겸 작가다. 서울예술대학 극작과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학교 공연창작학부를 졸업한 후 2016년 희곡 <도넛(Donut)>으로 (사)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공모에 당선 등단했다.
김은정은 현재 극단 창의 상임연출이다. 2011년 아르코 대극장 <캠벨스프> 연출로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연출상 수상, 2012년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서울연극협회 오람을 흔들다 부문 당선작 <블로우 업> 연출, 2012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당선작 <불면> 연출, 2014년 예술인 복지재단 <학습 공동체> 선정단체 <금오신화 프로젝트> 등을 연출한 미모의 여성 연출가다.
무대는 상수 쪽 배경 가까이 이동 판매대처럼 생긴 조형물이 있고, 꼭대기에 도넛(Donut)이라는 영문 간판글씨가 보인다. 그 왼편에 긴 지주에 도넛을 올려놓은 쟁반이 여러 개 달린 조형물이 있고, 무대 여기저기에 식탁과 의자를 둘러놓았다. 무대 좌우에도 여러 개의 의자를 놓아 출연자들이 앉도록 해 놓았다.
노천 도넛 가게인지 벽면은 없다. 알바를 하는 젊은 여인이 도넛 주문을 받는다. 출연자들이 등장하면서 독특한 동작을 해 보인다. 마치 달 표면에 도착한 우주인의 보행 같은 걸음걸이다. 중력이 없는 세계에 사는 인간군상 같다. 여기에 중력을 연구하는 박사와 조수가 손님으로 등장하고, 법관이 되려는 여자 고시생, 젊은 남자손님이 손님이고, 도둑과 여자 형사가 합류를 한다.
음악이라든가 출연자들의 동작이 느린 동작의 팬터마임이나 로봇이 움직이는 것 같아 관객의 시선을 일찍 암치 끌어들인다. 각자 도넛을 시키면서 도넛에 관해 한마디씩 하며 도넛의 뚫린 공간을 두고, 인간의 내면이나 허점과 비교해 가며 흡사 개그 코미디 같은 분위기를 창출하기도 한다. 도넛을 파는 예쁘디예쁜 알바여, 백발의 박사와 조수의 중력과 연관된 식견이 발표되고, 법관지망 고시녀의 법률지식이 펼쳐지면서 마치 장승 못지않은 큰 키의 도둑이 등장한다. 도둑은 성품인양 도넛도 도둑질을 해 먹어야 만족을 느낀다는 설정이고, 묘령의 여성 형사는 언젠가 실수로 도둑을 놓친 자신의 과오 때문인지 제대로 한 번 도둑을 버젓이 체포함으로써 전의 과오를 상쇄하려 한다는 것이 객석에 전해진다.
그러나 도둑은 도넛을 훔치는 동작을 취하자마자 마침 그 자리에 와있던 형사에게 체포되고 만다. 형사는 체포하기 전에 총성을 내면서 위협을 하고, 도넛을 팔던 알바는 이런 장면을 지켜보면서 도둑의 말과 형사의 말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도넛의 구멍처럼 뻥 뚫린 인생의 공간과 세상의 공간을 비로소 보게 된다.
대단원에서 모든 출연자들이 연극의 도입에서와 마찬가지 우주인이나 로봇의 동작으로 퇴장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오주석, 권택기, 전 영, 노은미, 장유진, 홍성재, 김도한 등 출연자들의 독특한 동작이 관객을 폭소로 이끌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심사위원 위기훈 김수미 홍원기 홍창수, 드라마투르크 주소형, 조연출 정찬성, 영상 신성환, 안무 김소이, 조명 정유석, 무대감독 홍수철, 조명오퍼 오진영, 무대미술 손호성, 의상 김미나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사)한국희곡작가협회 당선희곡 이예찬 작, 김은정 연출의 <도넛(Donut)>을 연출력이 감지되는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3월 2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