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 공연총평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기간인 7월 27일~8월 7일까지 셰익스피어 작품공연이 많았다. 공연된 작품은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 연희단거리패의 <맥베스>, 극단 가마골의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극단 서울공장의 <햄릿 아바따>, 우리극연구소의 <하마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 했어요>, 연희단거리패의 <햄릿> 등이고, 대학극으로는 호산대의 <당신 뜻대로 하세요>, 단국대의 <베니스의 상인> 등이다.
1, 극단 목화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태석 번안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
밀양 연극촌 성벽극장에서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극단 목화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태석 번안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했다.
1940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한 오태석은 연세대학교 철학과 재학 시절 그의 첫 희곡 「영광」이 시민예술제 희곡 공모에 당선되어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지면서 연극계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은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웨딩드레스」가 당선되면서부터이다. 그는 초기에 서구의 모더니즘 희곡 형식을 실험하다가 1970년대 이후로는 전통극적 요소를 작품에 수용하면서 작가 고유의 희곡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오태석의 희곡은 현대인의 내면세계를 다룬 부조리극 계열의 작품들과,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분류될 수 있다. 논리적인 인과 법칙보다는 자유로운 연상의 흐름에 따라 극적 서사를 전개시키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기발한 발상과 유희적인 상상력이 넘쳐흐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비논리적이며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오태석은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고도 왕성한 극작 활동과 연출 활동을 전개해 왔을 뿐만 아니라 그가 발표한 대부분의 작품이 관객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그는 한국 현대 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태석이 한국 현대 희곡사에서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사실주의 희곡의 전통을 거부하고 새로운 극 형식을 실험하였기 때문이다.
오태석은 현재 목화레퍼토리 컴퍼니의 대표 겸 상임 연출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육교 위의 유모차>, <유다여 닭이 울기 전에>, <교행>, <초분>, <태>, <춘풍의 처>, <사추기>, <자전거>, <부자유친>, <비닐하우스>,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백마강 달밤에>, <여우와 사랑을>, <천 년의 수인>, <코소보 그리고 유랑>, <잃어버린 강>, <지네와 지렁이>, <내 사랑 DMZ>,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만파식적>, <양화진 사랑>, <분장실> 그 외의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높다란 담장이 있고 그 앞으로 청기와를 덮은 대청이 무대 좌우로 펼쳐져 있다. 무대 중앙에는 낡은 천에 그린 고구려 강서고분의 벽화인 청룡(靑龍)의 그림이 자리를 잡았다. 이 그림은 평안남도 대안 시에 위치한 고구려 후기 사신도 벽화고분그림의 하나로, 사신도 벽화 가운데 가장 빼어난 솜씨를 자랑하는 고구려 절정기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벽화는 고분 4면 벽에 사신(四神)으로 불리는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이며 제작 연대는 7세기경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연극의 시대적 배경을 고구려 후기라고 생각하며 관람을 시작했다. 그런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혼장면에 십자가 무늬가 들어간 사제복을 입은 천주교 신부가 등장한다.
한반도에 천주교가 최초로 뿌리내린 시기는 명확하지는 않다고 해도. 그 시기는 임진왜란(1592~98) 때 일본군을 따라온 예수회 선교사 그레고리오 세스페데스(Gregorio Céspedes)에 의해 전파되었을 것이라는 설에서부터,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볼모의 한사람으로 잡혀갔던 소현 세자가 1645년 청나라에서 돌아오면서 독일예수회 선교사 아담 샬 신부에게 가톨릭교회 서적과 지구의 등을 선물로 받아 가져와 전래되었다는 설까지 거의 100년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 추측이 존재한다.
연대가 가장 명확한 천주교 전래에 관한 기사는 1631년 정두원이 명나라에서 서양의 문물과 함께 천주교 서적을 가져왔다는 내용이다. 실학자 홍대용(1731년-1783년)이 쓴 <담헌연기(湛軒戀記)>에도 중국을 오가던 조선 사신일행에 의해 천주교가 소개되었음을 변증하는 내용이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시대적 배경을 조선왕조 중엽으로 설정한 것이려니 했다.
그러자 로미오와 줄리엣의 신방 장면에서 비단으로 보이는 흰 천과 붉은 천이 등장한다. 두 남녀 주인공이 그 천을 가지고 연기를 펼친다. 그 천이 비단이라면, 영 정조 시대에 친잠례(親蠶禮) 행사라 하여, 대궐에서 왕비와 왕실의 여자 인척, 그리고 비빈은 물론 상궁과 나인들까지 누에치고 뽕잎을 따고, 누에고치를 풀어 베틀에 비단을 짜내는 시범을 보이며 백성들에게 양잠(養蠶)을 권하던 일이 있었기에, 이 연극의 시대적 배경이 영조(1694~1776) 정조(1776~1800) 시대 이후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 캐플릿 집안과 몬테규 집안 청년들의 대결에서 무기로 칼을 사용한다. 조선왕조 중엽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발발 시에는 이미 장총과 소총이 사용되었기에, 칼만 사용한다는 것도 시대적 배경을 추축하기에 미흡하다.
어쨌건 우리 한반도의 조선왕조의 개화기 이전으로 시대적 배경을 설정을 한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관람을 시작했다.
출연자들은 청황색 한복이나 백색 한복을 입고 등장을 하고, 소품으로 쌀 켤 때 사용하던 키를 들여다 놓는다. 그리고 충청도 서천지방의 방언을 구사한다. 내용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따랐으나, 번안과정에서 한민족의 대사와 습성 그리고 풍물로 바꾸고, 무대 상수 쪽에 연주석을 마련하고, 우리의 악기와 가락으로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줄거리는 원작을 따랐으나, 한민족의 특성… 이미 통일 신라시기에도 백제 고구려 신라의 백성들이 통일 이후 한 마음이 되지 못하고 결국 후백제 후고구려로 갈라서고 말았듯, 현재의 동서 갈등이라든가, 남북의 대결에서 보듯 화합이나 단결을 못 하는 민족적 천성이 이 극에서 그대로 연출된다.
원작에는 적대적인 양가가 대단원에서 화해와 화합을 하는 결말을 보이지만, 이 연극에서는 대결로 양가가 다 멸망하고, 현재 북에서 핵으로 남을 잿더미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현실을 반영하듯, 이 연극에 마지막 장면은 양가의 대결과 자멸의 길로 종말을 맺을 즈음, 핵폭탄이 터지는 듯 천지를 진동하는 폭발의 굉음과 함께 배경의 담장이 산산조각 나 하늘로 튀어 오르고 청기와 지붕이 붕궤되는 경악할 장면과 함께 연극은 끝이 난다.
정진각, 송영광, 김준범, 윤민영, 정지영, 유재연, 천승목, 조원준, 배건일, 김봉현, 박지훈, 이준영, 김유미, 조유진, 이보다미, 임주은, 김지혜, 이신호, 김명준, 장원준, 이봉연, 최윤영, 이근환, 손현우 등 출연자 전원의 조화이룬 협연은 물론 각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가야금 차다혜, 대금 조이슬, 아쟁 이건우, 피리 정혜영 , 해금 송예슬, 장구 김영온 등 연주자들의 기량과 연주가 극과 어우러져 극의 분위기 상승은 물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의상 이승무, 조명 이경천, 사진 이도희 신귀만, 컴퍼니 매니저 오준현, 기획 정지영 이병용, 안무 강은지, 악사 차다혜, 프로듀서 이혜정, 라인 프로듀서 이해인 이경빈, 홍보 김수정 박소영 등 스텝 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제 16회 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극단 목화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태석 번안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세계적인 연극제에 내 놓아도 좋을 명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8월 27일
2, 연희단거리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채경 번역, 알렉산더 젤딘 연출의 <맥베스>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채겅 번역, 알렉산더 젤딘 연출의 <맥베스>를 관람했다.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맥베스>는 영국출신 알렉산더 젤딘(Alexander Zeldin)의 연출력과 아일랜드 출신의 사말 블랙(Samal Blak)의 무대가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움직이는 그림 같은 배우들의 연기와 그것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식의 영상화면으로 탄생되었다.
알렉산더 젤딘(Alexander Zeldin)은 영국 국립극장 상임연출이다. <그녀 얼굴의 가루> <링 사이클> <잔니 스키키>를 연출하고 2011년 연희단거리패의 맥베스를 연출했다.
알렉산더 젤딘(Alexander Zeldin)은 연출노트를 통해 “<맥베스>는 ‘풍요로운 삶 속의 눈먼 야망’에 관한 현대비극'”이라고 농축했다. 던컨만 죽이면 왕과 왕비가 되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맥베스와 그의 부인. 살인을 결심하는 순간, 둘의 관계는 가장 강렬한 순간에 이른다. 하지만, 살인을 저지르면 그 감정도 부서지기 시작하는데. 인간 안에 도사리는 의심과 불안이 만들어내는 폭력의 고리들. 연출가는 “누군가를 죽인다는 행위가 결국 그들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 연극은 살인으로 표현된 폭력에 관한 것이요, 이 폭력이 개인적·현실적으로 어떤 반향을 일으키는지 보여주는 맥베스 부부의 가정극 형식으로 연출했다.”고 말했다.
최초의 <맥베스> 영화는 1948년에 명배우 오손 웰즈가 감독한 <맥베스>이다.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하고 셰익스피어 원작의 줄거리를 따랐으나,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로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으나, 상징성과 기법에서 현재는 좋은 영화로 평가를 받는다.
1971년에 제작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맥베스>는 세 명의 마녀가 아니라, 수많은 마녀와 마녀의 나신, 그리고 레이디 맥베스까지 몽유병 상태에서 나체로 출연을 시키는 등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이 많은 영화로 기억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극단 신협이 1950년대 초반 6 25 동란기간에 <햄릿> <오셀로> <맥베스>를 공연했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역사에서 취재한 작품이다. 주인공 <맥베스>는 국왕 덩컨(Duncan)의 사촌으로 귀족이며, 반란군을 진압하는 등 많은 전투에서 공적을 쌓은 훌륭한 장군이다. 인간성이 풍부하지만 연약한 성격에다 강렬한 시적 감수성을 지닌 그는 어느 날, 장차 스코틀랜드의 왕이 되리라는 마녀들의 예언을 듣고 엉뚱한 야망을 품는다. 그의 아내 역시 그에게 왕이 되라고 부추긴다.
그는 덩컨 왕을 시해하고 왕위에 오르지만, 점점 많은 사람을 죽이는 폭군으로 전락한다. 그러나 맥베스 부부는 죄의식과 양심의 가책으로 공포와 불면의 나날을 보낸다. 마침내 부인은 몽유병의 발작으로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맥베스도 왕자 맬컴(Malcolm)과 함께 잉글랜드 지원군의 도움을 받아 쳐들어 온 맥더프(Macduff)의 칼을 맞고 죽는다. 권력의 욕망이 비극적 종말을 불러온 것이다. 이제 정당한 왕위계승자인 왕자 맬컴이 왕위에 오르고 스코틀랜드는 질서가 회복되어 안정을 되찾는 등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이 바로 잡혀 제자리를 찾게 된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 비교적 짧은 작품이며, 사건이 신속하게 집약적으로 전개되는 특성이 있다. 작품의 구성을 보면 부차적 사건(sub-plot)이 없고 플롯은 오로지 주인공 <맥베스>에게 집중되고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주의는 <맥베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극은 주인공 한 사람에 대한 분석 이상의 그 무엇을 제공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맥베스>의 왕위 찬탈 과정에서 보는 것처럼 마녀들의 예언이 곧장 현실로 이루어지는 등 사건이 속도감 있게 집약적으로 전개되어 관객에게 강렬하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셰익스피어 비극의 구조는 3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 극의 갈등을 일으킬 사건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제시부분(Exposition)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짧은 소동과 혼잡이 일어나고 주인공은 화제에만 올라 관객을 긴장시킨다. 제2부는 갈등의 시초·전개·기복을 취급하는데 이것을 갈등부분(Conflict)이라 한다. 여기에서는 사건이 생장하고 절정(Climax)을 지나 전환점에 달한다. 제3부는 갈등의 결말이다. 여기에 이르면 흔히 전쟁이 벌어지고 사건이 자연스런 파국적 결말을 맞게 된다. 이것을 대단원(Catastrophe)이라 한다. <맥베스>는 이러한 전형적인 셰익스피어 비극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성벽극장의 <맥베스>의 무대는 아래 위층 구조로 만들었다. 상수 쪽 이층의 현관 계단을 내려오면 아래층의 넓은 공간이 응접실로 사용되고 중앙의 사다리 같은 계단을 올라서면 레이디 맥베스의 침실이 된다. 침실에는 백색의 촘촘이 절단된 휘장이 드리어지고, 그 휘장에 영상을 투사해 인물들의 동태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국으로 연출된다.
도입에 맥베스와 뱅코우가 현대식 군복정장으로 등장해 마녀들과 만나는 장면에서 출발하고, 덩컨과의 조우, 맥베스 부부의 권좌를 향한 음모와 덩컨 왕을 살해한 후의 맥베스의 후회와 심적 고통이 강조되고, 그리고 권좌에 오른 것을 축하하는 연회장에서 맥베스의 살해관련고뇌가 덩컨왕의 망령을 접하게 되면서 광적으로 분출되고, 축하객들은 맥베스가 왕을 시해했음을 짐작하게 된다. 맥베스는 마녀들의 예언을 신뢰하면서도 비극적 결말을 차단하기 위해 맥베스는 던컨 왕과 뱅코우의 아들까지 살해하려들지만 실패하고, 살해당한 두 사람의 아들인 말콤과 맥더프는 힘을 합쳐 맥베스를 공격한다. 버남 숲이 이동을 하고, 여자의 배를 가르고 나온 남자 맥더프에게 살해당하는 원작 대신 대단원에서 맥베스는 레이디 맥베스처럼 자결하는 장면과 등장인물 전원이 맥베스의 시신을 들여다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윤정섭이 맥베스, 김소희가 레이디 맥베스로 출연해 탁월하고 출중한 기량으로 호연을 펼친다. 김영학, 박정우, 박현승, 신명은, 진현수, 정수연, 이민배, 노심동, 조문경, 최동혁, 김갑연, 클라우디아, 오세호, 김유철 등 출연자 전원의 자연스럽고 절제된 연기가 연극을 고품격 고수준으로 이끌어 간다.
무대 의상디자인 사말 블랙(Samal Blak), 조명디자인 조인곤, 음악구성 신이치 등 스텝 진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참가작, 연희단거리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채겅 번역, 알렉산더 젤딘 연출의 <맥베스>를 연출가의 창의력이 돋보이고, 연기자들의 기량이 드러난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7월 29일
3, 극단 가마골의 박현철 작, 강중환 작곡, 김하영 연출의 음악극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밀양 아리랑 아트센터에서 극단 가마골의 박현철 작, 강중환 작곡, 김하영 연출의 음악극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를 관람했다.
박현철은 <맨발의 청춘> <파출소 난입사건>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 <장미빌라 살인사건> <숙희 정희> <쌍생> 등을 발표 공연한 기대작가로 밀양연극촌 상주작가다.
김하영은 극단 가마골 대표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햄릿> <코마치후덴> <피의 결혼> <울고 있는 저 여자> 그 외의 다수 작품에 출연하고, 뮤지컬 <한 여름 밤의 꿈> <천국과 지옥> <토끼와 자라> <안데르센> 그 외의 작품을 연출한 미모의 여성연극인이다.
무대는 정면에 캐플릿 가의 2층 구조 건물과 테라스와 줄리엣의 방, 러쉬 캐플릿이라는 간판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는 몬테규 가의 출입문과 몬테규 익스프레스라는 간판이 달렸다. 캐플릿 가 정면에 테라스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바로 옆에 사다리가 세워져 있다.
뮤지컬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의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옮겨오고, 적대관계인 두 가문은 대기업이기에 경제적 성장을 이유로 아들과 딸에게 정략결혼을 시킨다는 설정이다. 그런데 줄리엣에게는 사랑하는 남성이 있기에, 대신 한국인 입양 하녀 주리에게, 자신의 대역을 하라고 시킨다. 캐플릿 가의 연회장에 나타난 로미오는 주리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을 고백한다. 주리도 로미오를 사랑하게 된다. 연회장에 불청객으로 등장한 로미오를 줄리엣의 사촌 오라비 티볼트가 적대감을 드러내지만, 줄리엣의 모친의 만류로 연회는 별 탈 없이 마무리가 되고, 로미오와 주리의 사랑은 로렌스 신부의 의해 결혼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티볼트와 머큐쇼의 대결이 벌어지고, 티볼트는 머큐쇼를 죽이게 된다. 죽은 머큐쇼에 대한 로미오의 복수가 원작대로 펼쳐지고, 로미오는 친구를 죽인 티볼트를 살해한다. 그로 인해 추방을 당하는 로미오,,, 한편 줄리엣은 사랑하는 상대로 설정된 무슬림 하킴이라는 청년과 결혼하려고 로렌스 신부가 준 독약을 먹고 죽은 것으로 위장을 한다. 대단원에서 무대중앙에 줄리엣의 시신이 담긴 커다란 관이 들어오고, 줄리엣이 죽은 줄 알고 달려온 로미오는 시신을 덮은 천을 들춰본다. 그런데 주리가 아닌 줄리엣을 발견한 로미오의 놀란 모습과 주리의 등장, 그리고 줄리엣의 연인 무슬림 하킴이 등장하면서 네 명의 젊은이는 각자 사랑하는 사람과 짝을 이루게 되는 행복한 귀결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박정무, 허가예, 이수강, 권혜원, 황근복, 진현수, 강호석, 박서율, 안윤철, 김아라나, 이현지, 양승일, 권수민, 신승훈, 김동주, 박정우, 정지영, 정수연, 송성령, 김소이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제작 김경수, 조명디자인 조인곤 그 외의 스텝진의 노력과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가마골의 박현철 작, 강중환 작곡, 김하영 연출의 뮤지컬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7월 31일
4, 호산대학교 방송연예연기학부의 <당신 뜻대로 하세요>
밀양연극촌 가마골소극장에서 호산대학교 방송연예연기학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백창현 연출의 <당신 뜻대로 하세요>를 관람했다.
1576년 영국 최초의 극장 The Theatre가 James Burbage에 의해서 설립되고, 이것을 시작으로 테임즈강 남쪽(southbank, sourhwark)에 세워진, 셰익스피어가 가장 깊이 관여했던 글로브극장(The Globe, Globe Theatre)이 1599년에 세워졌는데, 이 극장의 모토는 totus mundus agit histrionem 이었고, 이 극장이 설립되면서 처음 공연했던 작품이 바로 As You Like It 이었다.
셰익스피어의 극작 단계 중 2기(the balanced period)는 흔히 희극의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그의 대부분의 희극들이 쓰여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언급하는 작품들로서는 <한 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 <말괄량이 길들이기(The Taming of Shrew)>,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 등이 이 시기에 나왔다.
희극의 정신은 축제의 정신(festive mood)을 바탕으로 하여 궁극적으로는 화해(reconciliation)의 세계를 구현하는데 있다. 그리고 그 결말은 항상 집단적(social)인 모습으로 귀결된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새로운 세계가 탄생된다.
희극의 주인공은 젊은 연인들이다. 이들의 도피의 길과 궁극적인 행복의 쟁취가 이 운동의 주축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방해꾼이 등장하는데, 이는 주로 부모들이나, 권력가들이다.
그러나 화해가 이우러지고 모든 인물들이 도시세계로 즐겁게 돌아가는 과정과 그리고 그들이 추방된 동안 숲에서 배운 것들 덕분에 그러한 변화가 있었다는 귀결이 석연치는 않지만 학생극으로는 수준급 공연이라 평하겠다.
문소연, 관태곤, 정유진, 김인현, 손지수, 이혜정, 박설혜, 김정원, 신효진, 이후민, 백창현, 김유나, 김환성, 배혜성, 김갑수, 코린 등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조연출 김동엽, 조명 김지혜, 음향 이수연, 무대감독 이근호, 무대 윤석진 지승현 김동엽 김유신, 의상 조윤서 한예진, 소품 정다희 차주원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호상대학교 방송연예현기학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백창현 연출의 <당신 뜻대로 하세요>를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8월 1일
5, 극단 서울공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형택 연출의 <햄릿 아바따>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극단 서울공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소이 안무, 임형택 연출의 <햄릿 아바따(Avataar)>를 관람했다.
아바타(Avatar)는 자신의 분신을 가리킬 때 ‘아바타(Avataar)’란 표현을 쓰는데, 이는 원래 힌두교의 비쉬누 신과 관련된 말이다. 비쉬누 신이 어지러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 또는 반신반인의 모습으로 출현을 한다.
무대장치는 무대좌우로 철제 조형물과 받침대를 2m 간격으로 세 개씩 나란히 놓고, 그 뒤쪽에 의자를 배치해 출연자가 앉아서 대기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배경에 연주석이 마련되고 건반악기, 타악기, 기타, 콘트라베이스, 트럼펫, 하모니카를 악사들이 연주한다.
배경 앞에 열 그루의 나무를 세우고, 그 앞에 가로 1m 세로 2m 크기의 세 개의 커다란 투명 가리개를 세워, 조명 각도에 따라 거울로도 사용된다.
무대 좌우에 배치된 등받이 의자는 후에 무대 중앙 객석 가까이로 옮겨, 그 위에 꽃다발을 놓아 화단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성벽극장의 이층에서 상복차림의 여인이 하늘 끝까지 울리는 듯한, 맑고 청아한 노래와 함께 계단을 내려오면서 극이 시작된다.
햄릿과 부왕의 망령의 조우가 춤사위로 시작되고, 아버지가 독살된 것을 햄릿이 알게 된다. 부왕의 급작스런 죽음에 따른 숙부의 대관식이 이어지고, 햄릿의 모친 거트루드와 숙부 클로디어스의 혼례로 이어지면서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어스와 오라비 레어티즈의 모습과 동태가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키지만, 햄릿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침잠된다. 연극은 원작의 분위기를 따라가지만, 춤과 노래, 그리고 출연자들의 열연은 관객을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경지로 이끌어 가면서 관객을 완전히 연극에 몰입시킨다.
3막 1장의 명대사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다”는 무대 아래 객석 가까이에서 시작되고, 극중극 장면은 출연자들이 1인 2역으로 배우 역을 하는 것으로 처리되고, 숙부의 고뇌와 후회의 대사는 배경 가까이에서 햄릿이 칼 대신 권총을 겨누는 장면으로 연출되고, 햄릿이 모친 거트루드 왕비와 하는 대사를 엿듣는 폴로니어스를 살해하는 장면은, 투명 가리개 뒤에 숨은 오필리어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를 총을 쏘아 쓰러뜨린다는 설정이다. 오필리어의 죽음은 무대전면 객석가까이 조성된 물웅덩이를 사용하고, 대단원에서의 햄릿과 레어티즈의 결투장면은 세이버(saber) 검으로 이뤄진다. 종장은 첫 장면과 마찬가지로 여인의 맑고 청아하고 애절한 느낌의 노래로 연극은 끝이 난다.
김소이가 안무와 선왕, 임준식이 햄릿, 김지영이 거트루드, 구시연이 오필리어, 강진휘가 클로디어스, 김충근이 폴로니어스, 이미숙이 무덤지기와 광대, 박신운이 호레이쇼, 백유진이 레어티즈, 오필리어의 혼 리아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무용과 노래가 어우러져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악사로는 건반 이성영, 트럼펫·하모니카 김여레, 타악 김태훈, 베이스 원훈영 등의 연주가 극의 분위기를 100%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고 리아의 열창과 어우러져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안무 김소이, 작곡 음악감독 윤경로, 무대디자인 임 민, 조명디자인 박성희, 사운드디자인 안창용, 영상디자인 김 민, 의상디자인 장혜숙(상명대 교수), 홍보물디자인 박소영, 사진 이영주 자막등오퍼 오준혁, 조연출 강 남 손유진, 기획 이승일 김보연 등 제작진과 기술신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서울공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형택 각색 연출의 <햄릿 아바따(Avattar)>를 2016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 걸 맞는 걸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8월 2일
6, 우리극연구소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동식 재구성 연출의 <하마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 했어요>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우리극연구소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동식 재구성 연출의 <하마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 했어요>를 관람했다. 이 연극의 원작은 <십이야(The Twelfth Night)>다.
오동식은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겸 연출가다. 2015년 <백석우화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제52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자 상을 수상했다. <백석우화> <리어왕> <길 떠나는 가족>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길바닥에 나앉다> <변두리극장> <하마터면 남자가 남자와 결혼할 뻔 했어요> 등을 연출했다.
<십이야(The Twelfth Night)>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1600년에 쓴 3막 희극이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곡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전통 설화에서 소재를 땄다. 십이야(十二夜)란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째에 해당하는 1월 6일을 의미한다. 이 희극은 1601년 1월 6일 이탈리아의 오시노 공작을 환영하기 위하여 엘리자베스 여왕 궁정에서 초연되었다.
<십이야>의 줄거리는 모습이 서로 닮은 쌍둥이 남매 세바스챤과 바이올라는 일리리아 해안에서 선박의 난파로 헤어진다.
상륙한 누이 바이올라는 세사리오로 변장하고 오시노 공작의 하인으로 들어간다. 이 공작은 올리비아라는 이웃 여자영주를 연모하나 그의 청혼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인 세사리오가 실은 그를 사랑하는 바이올라라는 여인인 줄 모르는 공작은 세사리오를 처녀영주 올리비아에게 보내 계속 청혼의 뜻을 전한다.
심부름을 하는 바이올라는 무척 괴로운 것인데 더욱 난처한 것은 처녀영주 올리비아가 세사리오를 남자인줄 알고 사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처녀영주 올리비아의 집안에는 그녀의 집사 말볼리오, 그녀의 친척 토우비 경, 그녀의 어릿광대 페스테가 있다. 이번 연극에서는 이 세 인물을 여성으로 대체시켜 공연한다. 어릿광대 역을 바니 걸로 바꿔 재롱과 귀여움, 노래와 춤으로 관객의 시선을 끝다.
토우비 경은 앤드루 에이규치크 경과 더불어 주로 술로 소일한다. 부유하나 어리석고 용기 없는 앤드루 경은 올리비아를 소개해 준다는 말에 솔깃하여 토우비 경에게 계속 술을 사서 먹인다.
한편 익사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바이올라의 오빠 세바스챤은 안토니오란 선장의 구조로 목숨을 건져 선장과 더불어 일리리아에 온다.
안토니오 선장은 돈지갑을 세바스챤에게 주고 헤어진다. 안토니오 선장 역도 여성출연자가 맡아서 한다.
처녀영주 올리비아는 이제 노골적으로 세사리오에게 사랑을 표시하게 된다. 앤드루 경이 실망하여 일리리아를 떠날까 염려한 처녀영주의 친척 토우비 경은 앤드루 경을 충동하여 세사리오와 싸우도록 만든다. 이때 안토니오 선장이 달려들어 세사리오 편을 들어준다. 그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인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안토니오는 이 나라의 적대국에 속한 사람이라 관헌에 붙잡힌다. 그는 세사리오에게 돈지갑을 달라고 했으나 세사리오는 당연히 안토니오 선장을 본 일조차 없다고 말한다. 우정을 맹세한 안토니오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으로 알고 당연히 분노한다.
이런 와중에 올리비아가 이때 등장해, 세바스챤을 세사리오로 잘못 알고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다가 신부의 주례 하에 결혼식을 올린다.
오시노 공작은 변장한 바이올라와 다른 수행원을 거느리고 처녀영주 올리비아의 집 앞에 나타난다.
이때 마침 공작의 관헌들이 결박된 안토니오 선장을 호송해 온다. 안토니오는 세사리오를 세바스챤으로 알고, 세사리오가 그에게 구조된 젊은이이며 자신의의 돈지갑도 갖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세사리오가 당연히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쌍둥이 누이가 살아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세사리오의 말을 오시노 공작이 자신과 1개월간 함께 있어다는 말로인정을 한다.
그러나 처녀영주 올리비아가 세사리오를 남편이라고 부르면서 신부를 불러 증언까지 시키자, 오시노 공작은 자신의 연서를 올리비아에게 전달하지 않고 공작대신 처녀영주에게 사랑을 고백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세사리오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했노라고 몹시 화를 낸다.
이때 토우비 경과 앤드루 경이 상처투성이로 나타나서는 세사리오에게 당한 것이라고 함으로써 더욱 사태는 혼란에 빠진다.
마침내 바이올라의 쌍둥이 오빠 세바스챤이 나타나 남매가 서로를 알아봄으로써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게 된다.
오시노 공작은 그의 하인 세사리오가 실은 자기를 사랑해 온 아름답고 현명한 바이올라라는 여인이란 사실을 알고, 처녀영주 올리비아를 바이올라의 오빠인 세바스챤에게 양보하고, 두 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하는데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조형예술품 같이 만들어 진 고풍스러운 거실에서 연극이 진행되며, 남녀 교체된 배역으로 희극적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박현승, 표영주, 이혜선, 주민준, 손성령, 권수민, 심혜림, 정지영, 정다운, 김유엽, 이창주, 이현지, 이동주 등 우리극연구소 23기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갈채를 받아, 오동식 재구성 연출의 <하마터면 남자와 남자가 결혼할 뻔 했어요>를 이 무덥고 찌는 여름밤을 잊도록 만드는 한편의 납량특집(納凉特輯) 걸작 셰익스피어 극으로 탄생시켰다.
8월 4일
7, 단국대학교 공연영상학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지아 연출의 <베니스의 상인>
밀양연극촌 스튜디오극장에서 대학극전 참가작 단국대학교 공연영상학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지아 연출의 <베니스의 상인>을 관람했다.
연극은 도입에 머리에 붉은 띠를 맨 젊은 시위 남성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부의 편중과 노무자에 대한 불공평이 구호의 내용이다.
장면이 바뀌면 사채업자노릇을 하는 샤일록이 등장하고,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공갈협박이나 폭력 휘두르기를 마다 않는 것으로 샤일록이 소개가 된다. 그에게 돈을 빌리려는 밧사니오와 그의 친구 안토니오가 등장하고, 밧사니오는 군고위장성의 아들이자 청년장교이기에 향락이나 쫓고, 도박을 즐기며 지내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노름빚이 산더미 같이 불어나니, 밧사니오는 사업을 하는 친구 안토니오에게 최고위직 경제관료를 소개하겠다며 강압적으로 안토니오를 보증인으로, 신체포기각서까지 작성토록 만들어, 3개월 기간으로 샤일록에게 거금을 빌린다. 돈 밖에 모르는 아버지에게 넌더리가 난 샤일록의 딸은 자신보다도 아비의 돈에 눈독을 들인 남성의 꼬임에 빠져 금고에서 돈과 채권 그리고 안토니오의 신체포기각서까지 들고 도망을 한다. 밧사니오는 포오샤라는 부호의 유산 상속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신사인척 행세를 해 환심을 산다. 그러나 안토니오의 사업실패로 약속한 기일에 돈을 갚지 못하게 되니, 양측은 법정에 서게 된다. 포오샤가 판사노릇을 하는 법정에서, 가족이나 친지 또는 친인척이 연관된 사건은 재판에서 제척이나 기피 사유가 됨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포오샤는 담당판사노릇을 하고, 샤일록이 신체포기각서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을 불공정행위와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 샤일록에게 5년의 징역형을 선고한다. 대단원에서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며 밧사니오와 포오샤의 결혼장면이 벌이지고, 그와는 반대로 연극의 도입에 시위를 하던 청년은 길바닥에 치쳐 죽은 듯 누워있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정현규, 황짆성, 권오윤, 이동훈, 이재은, 이예현 등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기성연기자들 못지않은 기량으로 갈채를 받는다.
조명디자인 오퍼레이터 유재헌, 음향디자인 김지찬, 무대제작감독 박해준, 포스터 제작 강현지, 기획 황진영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도 들어나,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의 대학극전 참가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지아 연출의 <베니스의 상인>을 창의력이 감지되는 걸작변형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8월 5일 (朴精機)
8,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연출의 햄릿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윤택 연출의 <햄릿>을 관람했다.
이윤택(李潤澤, 1952~)은 1971년 부산경남고등학교 졸업하고, 1972년 서울 연극학교 수료, 1979년 한국방송통신대학 초등교육과 졸업한 시인이자 극작가, 연극, 뮤지컬 연출가이다. 그는 연극작업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시, 평론, 시나리오, TV드라마, 신문 칼럼을 쓰는 문학가이면서 뮤지컬, 무용, 축제극, 이벤트 연출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이다. ‘문화게릴라’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1986년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하고 부산의 가마골소극장을 거점으로 연극 활동을 시작하여 극작, 연출, 연기훈련, 무대미술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작업을 통해 1990년대 한국 실험연극의 기수로 등장했다. 1979. 7. ~ 1986. 1. [부산일보] 편집부 기자 1994. 4. 1. ~ 1996. 8. 31.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겸임 조교수), 1997. 3. 1. ~ 1997. 8. 31. 한국예술종합학교 – 연극원 초빙극작실습 1 (시간강사), 1997. 9. 1. ~ 1998. 2. 28. 연극원 희곡쓰기 2 겸임제객원교수(시간제객원교수), 1998. 9. 1. ~ 1999. 2. 28. 연극원 초빙극작실습 2 겸임제객원교수(시간제객원교수), 2000. 3. 1. ~ 2001. 2. 28. 동서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초빙교수, 2001. 3. 1. ~ 2001. 8. 14. 동서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부교수, 2001. 9. 1. ~ 2006. 2.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초빙 조교수, 2004. 1. 1. ~ 2005.12.31. 국립극단 예술감독, 2006. 9. 1. ~ 2007. 8. 31. 영산대학교 연기연출과 초빙교수, 2006. 2. ~ 2007. 2.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대학원 출강, 2007. 9. ~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부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다.
해외공연 및 연수 1990. 7. [오구-죽음의 형식] <제2회 동경국제연극제 참가>/9 [산씻김] <일본 알리스 소극장 페스티벌 참가>, 1991. 6. [오구-죽음의 형식] <독일 에센 연극제 참가>/ 9 [사혼] <일본 알리스 페스티벌 참가>, 1992. 3. [길 떠나는 가족] <미국 라마마 극장 초청공연><로스엔젤레스 포스터 극장 초청공연>, 1992. 8. [문예진흥원 해외연수 연출가로 선정. 일본 유학]/ 9 [세월이 좋다] <한일합동공연-일본 알리스 극장 공연><오사카 니이까타 초청공연>, 1993. 9. [바보각시] <일본 알리스 페스티벌 참가>, 1993. 12. [세월이 좋다] <일본 아사히 TV홀 공연><뉴욕 캄포극장 초청공연>, 1996. [햄릿] <러시아 아스테이지 대륙연극제 참가>, 1998. 5. [햄릿][오구-죽음의 형식]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 초청공연>/6 [문제적인간-연산] <프랑스청 희곡발표 세미나참가>, 1999. 5. [베를린 연극제 연기워크샵 지도]/6 [어머니] <러시아 타강카 극장 공연>/7 [햄릿] <일본 5개 도시 순회 공연>, 2000. 5. [햄릿] <일본 토가 페스티발>/10 [햄릿]<일본 전국종단 공연>, 2002. 11. [시골선비 조남명] <베세토 연극제 참가>, 2003. 5. [베를린 연극제 연기워크샵 지도], 2005. 5. [베를린 연극제 연기워크샵 지도], 2005. 9. [제비] <베를린 세계 문화의집><베를린 아시아 태평양 주간 참가>, 2005. 6. [국립극단 떼도적] <만하임 쉴러페스티벌>, 2007. 5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일본 시즈오카 공연예술페스티벌>공연, 2007. 1. [연희단거리패 – 류의 노래] <스모기타자와 스즈나리 극장 공연>(이윤택, 이윤주 공동연출), 2008. 5. [신주쿠 양산박 – 류의 노래] <일본 동경 기노쿠니아 홀 신주쿠 양산박 제38회 공연>(이윤택 연출),ㅡ2008. 6. [왕의 우인 – 공길] <중국 상해 오리엔탈 아트센터 오페라홀 공연>, 2008. 7. [로빈손과 크르소] <일본 Shizuoka, 정강 예술극장 공연>,
연출작으로는 <어머니> <갈매기> <코마치후덴> <문제적 인간 연산> <오구> <궁리> <바냐아저씨> <벚꽃동산> 외 백 여 편의 작품을 연출하고 현재 밀양 연극 촌 이사장이다.
밀양연극촌 성벽극장은 <햄릿>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듯싶은 무대다. 아래 위층의 전체 공간을 사용함은 물론, 무대 전면에 직사각으로 설정된 무덤공간을 마련해 지하로 내려가고 또 올라온다. 위층 발코니로 오르는 계단과 1층 계단은 물론 성벽극장 상하좌우 지하까지 출연자들의 동선으로 사용된다. 연주석을 마련해 타악기와 현악기 연주로 극적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고, 음향효과와 조명변화 그리고 의상 소품에 이르기까지 한 치의 소홀함이 없다.
연극은 원작의 줄거리를 그대로 펼쳐 보이고,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텐을 여성연기자로 대체시키고, 폴로니우스가 광대 역을 겸하고, 광대패의 수도 10여명에 이른다. 햄릿과 클로디어스의 독백장면은 객석 전면에서, 거투르드의 방은 2층 발코니로 설정된다. 부왕의 망령 장면은 아래 위층을 모두 사용하고, 햄릿과 레어티즈의 결투장면에 이은 대단원은 정면의 넓은 무대에서 연출되고 오필리어, 클로디어스, 햄릿, 폴로니어스 그 외의 죽어 간 인물들은 무덤을 덮은 커다란 백색의 천 틈새로 올라와 무대 뒤로 퇴장을 하고 햄릿은 전라의 모습으로 퇴장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햄릿 이승헌, 클로디어스 윤정섭, 거투르드 표영주, 오필리어 서혜주, 폴로니어스 이동주, 레서티즈 박현승, 로젠크란츠 이수강, 길덴스텐 김아라나, 호레이쇼 설창호, 마셀러스 최민혁, 버나도 이창주, 프란시스코 손건우, 신승훈, 선왕 김동주, 극중왕비 신명은, 클라우, 포틴브라스 최동혁 등 연희단거리패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그리고 열연이 돋보인 연극이다.
무대제작 김경수, 조명감독 조인곤 그 외의 기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연희단거리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윤택 연출의 <햄릿>을 국공립극단의 공연을 능가하는 탁월한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8월 19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