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공연총평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낭독공연 최명희 작 김국희 연출의 허난설헌 이지훈 작 이정하 연출의 조카스타
알과핵 소극장에서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낭독공연 최명희, 작 김국희 연출의 <허난설헌>과 이지훈 작, 이정하 연출의 <조카스타>를 관람했다.
1, 최명희 작, 김국희 연출의 낭독공연 <허난설헌>
최명희((崔明姬) 작가는 경기여고와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출신으로 1980년 ‘현대문학’을 통해 희곡 <미소 짓는 꿈>으로 등단했다. <길몽> <안개의 성> <반가워라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허난설헌)> 그 외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한 1세대 희곡작가다. 희곡집 <내사랑 외디프스> 번역희곡 <정적과 어둠사이>, 2012년 극작으로 올빛상을 수상했다.
김국희는 숙명여대 산업공예학과와 동국대 대학원 연극학과 석사출신의 연출가로 <물의 노래> <엄마가 절대 하지 말랬어> <상대방의 자리> <적빈> <파리떼> <흐르지 않는 시간> <고도를 기다리며> <로빈훗의 모험> <걸리버 여행기<<옛시절>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등을 연출한 미모의 연출가이자 극단 “퍼스트 일육”의 대표다.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년 ~ 1589년 )은 조선중기의 시인, 작가, 화가,이다. 본명은 초희(楚姬)로, 다른 이름은 옥혜(玉惠)이다. 호는 난설헌(蘭雪軒), 난설재(蘭雪齋)이고, 자는 경번(景樊)이다. 본관은 양천(陽川)이다.
이달(李達)에게 시와 학문을 배워 천재적인 시재(詩才)를 발휘하였다. 15세에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했으나 시댁과의 불화와 자녀의 죽음과 유산 등 연이은 불행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시로 표현했다.
27세로 요절한 허난설헌은 죽기 직전 방 안에 가득했던 자신의 작품들을 모두 소각시켰다. 그녀의 시와 작품들은 친정집에 있었는데, 자신의 작품을 소각하라 명했으나 그의 시재를 아깝게 여긴 허균이 이를 보관했다고도 한다. 오늘날 전해지는 허난설헌의 작품 대부분은 그녀가 죽고 난 후 작품 일부를 동생 허균이 명나라시인 주지번(朱之蕃)에게 주어 중국에서 시집 <난설헌집>이 간행되어 격찬을 받았고, 1711년 분다이야 지로(文台屋次郎)에 의해 일본에서도 간행, 애송되어 당대의 세계적인 여류 시인으로써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碧海浸瑤海 /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靑鸞倚彩鸞 /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芙蓉三九朶 / 부용꽃 스물 일곱 송이가 붉게 떨어지니
紅墮月霜寒 /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허난설헌은 그림에도 능하여 풍경화와 수묵담채화, 난초화 등을 남겼다.
2003년 극단 여인극장에서 최명희 작, 강유정 연출에 의해 허난설헌의 일대기를 <반가워라 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해 성공을 거둔바 있다.
연극은 15살 때 사대부 집안으로 시집간 팔방미인 난설헌이 여자의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시어머니 아래에서 겪는 굴곡 투성이 삶을 그린다. 집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쓴 난설헌의 시가 엉뚱하게도 방탕한 유부녀의 시로 폄훼되는 가혹한 조선의 현실 속에서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한 여성의 열정이 무대를 채운다. 그리고 한 여성의 삶을 가혹하게 둘러쌌던 세상의 독선, 모순과 횡포가 그려진다. 난설헌 역은 이현순, 박세진. 시어머니 역은 성병숙이 맡아 호연을 보였다.
낭곡공연에서는 배경막에 영상으로 난설헌과 그녀의 시작 몇 편을 소개한다. 배우들이 낭독공연과 연기 그리고 노래를 병행해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킨다. 배우들은 흰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착용하고, 출연자 몇 사람은 낭독공연 중 무대에 등장해 실연을 펼치기도 한다.
윤현정, 김희경, 정영석, 이계영, 최문수, 김정재, 고한민, 임주현, 유혜준, 조성욱이 출연해 실제와 방불한 연기력으로 낭독공연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무대 박미란, 조명 최명환, 조연출 김향혜 박소현, 정가지도 강지은, 분장 김종숙, 진행 이창희 공이슬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최명희 작 김국희 연출의 <허난설헌>을 성공적인 낭독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2, 이지훈 작, 이정하 연출의 낭독공연 <조카스타>
이지훈 창원대학교 영문과 교수는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뉴욕 주립대학 올바니출신의 문학박사이자 작가 겸 연출가다. 극단 TNT 레퍼토리의 대표이기도 하다.
<말레우스 말레피까룸> <빠뺑 자매는 왜?>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 <운전배우기> <장엄한 예식>을 번역 연출하고 <진흙>과 <방>도 연출했다.
극작으로는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었다><13인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러오>와 희곡집 <기우제>가 있다. 제6회 여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정하 세명대학 교수는 서울예대 연극과와 러시아 슈킨 실기석사출신으로 극단 각인각색 대표다. <암각화 AD2001> <문.벽.콘크리트> <피살된 흑인을 위한 의식> <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우리오마니 살아계실적에> <몽, 정녕 니가 꿈이더냐?> <몽중설몽> <최진태 살인사건> <여름제비> <고향> <불청객>을 연출하거나, 극작·연출을 한 미녀연출가다. 거창연극제와 충북연극제에서 수상한바 있고, 희곡집 <우리 오마니 살아계실 적에>를 출간했다.
조카스타(요카스타, 이오카스테)는 그리스의 도시 국가 테베의 왕 라이오스의 왕비다.
라이오스는 젊은 시절 이웃 왕에게 은혜를 갚지 못하고 배은망덕한 짓을 자행하여 검님(신)들의 노여움을 산다. 조카스타가 잉태했을 때 예언의 신인 아폴로가 경고하기를 아이가 자라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잘 생긴 왕자가 태어나자 발에 긴 못을 박아 멀리 떨어진 험한 산에 내다 버리게 했다. 어떤 양지기가 아이를 주어다가 이웃의 왕에게 갖다 바치다.
왕은 그 아이를 왕자로 삼고 ‘발이 부었다’고 오이디푸스(부은 발)란 이름을 붙이다. 그가 청년이 되었을 때 왕의 진짜 아들이 아니란 소문이 들리고, 자부심이 강한 그는 알아보기 위해 아폴로 신전에 들렀던 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이라는 두려운 예언을 듣게 된다.
그는 놀라서 길러준 부모를 멀리 하려고 길을 떠난다. 도중에 세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길을 비키라고 호령하는 사람과 그의 부하들과 싸움이 벌어져 그를 죽인다. 긴 방랑 끝에 그는 테베에 도착한다. 테베 성문 앞에는 스핑크스가 앉아서 사람마다 수수께끼를 내서 맞추지 못하면 먹어치운다. 당시 테베는 조카스타 왕비의 오빠인 크레온 섭정을 하고 있으면서, 스핑크스를 퇴치해 주는 용사에게 왕위와 왕비까지 주겠다고 선포했었다.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쉽게 풀고, 스핑크스는 그 자리에서 자살했다.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이 되었고 훨씬 연상의 조카스타를 왕비로 맞는다. 그는 테베의 왕이 되었으며 미망인이 된 왕비 이오카스테, 즉 그의 어머니를 취하게 되었다. 그는 나라도 썩 잘 다스리고 2남 2녀를 둔 행복한 가장이 된다.
그들 사이에서 에테오클레스·폴리네이케스·안티고네·이스메네 등 4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의 자녀들이 장성했을 무렵 테베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역병과 재난으로 시달림을 받는다. 그가 그 원인을 열심히 찾은 결과 자기가 길에서 싸우다 죽인 사람이 바로 자기 아버지이며 왕비가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후 진실이 밝혀지자 조카스타는 자살했으며, 오이디푸스는(다른 출전에 따르면) 자신의 눈을 찔러 눈을 멀게 한 다음, 처남 크레온을 섭정으로 남기고 딸 안티고네·이스메네와 함께 나라를 떠났다고 한다. 마침내 그는 아테네 근처 콜로노스에서 죽었으며, 그곳 땅이 그를 삼켰고 그는 땅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번 낭독공연에서는 조카스타를 주인공이다. 조카스타의 입장과 심정에서 연극이 시작되고 펼쳐지고 마무리가 된다. 모든 출연자가 검은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그리고 실제 공연과 방불한 성격설정과 열연으로 관객을 연극에 집중시킨다. 낭독공연이지만 효과음악은 물론 붉은 색의 커다란 천으로 조카스타의 감정을 절묘하게 처리하는 상징적 연출방법으로 연출가의 예술적 기량을 드러낸다.
최용진, 박무영, 김현희, 송영학, 윤부진, 차준혁, 박유진, 김희영, 성경선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실제 공연 못 지 않은 열기로 무대를 채우고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트루기 최진영, 예술감독 민병은, 연기지도 박명희, 기술감독 조준희, 영상촬영감독 임태우, 음악감독 이진숙, 조명 최영환, 조연출 고가연, 음악오퍼 신동현, 조명오퍼 김민영, 진행 강현택 김하윤 김수진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한국여성연극협회(회장 류근혜) 제작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낭독공연 이지훈 작, 이정하 연출의 <조커스타>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11월 11일
3, 최은옥 작, 백순원 연출의 <진통제와 저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한국여성극작가전 최은옥 작, 백순원 연출의 <진통제와 저울>을 관람했다.
최은옥(1965~)은 고려대학교 국문과 대학원 박사 출신으로 2002년 제4회 옥랑희곡상 당선작가다. 2007년 제1회 창작활성화지원제도 선정되고, 2008~2010년 공연과 이론 편집워원 및 편집주간, 2012~2013 2014년 한국희곡 편집장, 2014년 한국희곡 편집주간을 역임하고, 2008년 희곡집 <그리운 감옥>, 2012년 평론집 <연극, 잠시 빌린 집>을 발표했다. <평강의 푸른 피리> <초원빌라 B001호> <그리운 감옥> <머나먼 알라스카의 오두막>을 발표 공연한 미녀작가다.
백순원은 극단 씨어터 백의 대표이자 상임연출이다. 연출작으로는 <인형의 집> <어멈> <개놈 프로젝트>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서바이벌 파라다이스> <소리 공감> <오션 블루> <난파> <고우 허 스토리 스톱 히 스토리> <대통령과 춤을> <소리로 나를 보다> <진흙> <고도 기다리기> <묘지클럽 세 여자> <하녀들>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12년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 수상, 2013년 2인극 페스티벌 연출 상 수상, 2014년 부산국제연극제 최우수작품상수상 등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무대는 거실이다 탁자와 의자 그리고 장에는 술병이 진열되어 있다. 대 여섯 개의 장면으로 구성되고, 식탁과 의자를 이동배치해 장면변화에 대응한다. 남성작가의 해설에서 연극이 시작되면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Dietrich Fischer-Dieskau, 1925~2012)의 음성으로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의 겨울 나그네(Winterreise) 중 “넘쳐흐르는 눈물-홍수(Wasserflut)”가 장면변화마다 흘러나오며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슈베르트와 동시대의 詩人 빌헬름 뮐러(Wilhelm Muller, 1794~1827)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전부 24곡의 가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편에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가 유럽의 겨울과 흡사해 “겨울 나그네”라는 이름을 붙였다.
<진통제와 저울>은 남성해설자가 등장하지만 실은 여성작가 자신이 스스로 창작과 평론을 해오면서 글쓰기가 어떤 의미였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행위임과 동시에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를 극 속에 표현했다.
<진통제와 저울>은 소설을 쓰고 출판을 하며 평론을 하는 등 글 쓰고 책을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평론하는 남자와 소설 쓰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평론가가 가정에서 부인을 대하는 모습, 평론가가 여 제자와 몸과 마음을 밀착시키는 모습, 그리고 한 권의 소설이 출판되기까지 소설을 매개로 만나는 세 인물의 사랑 이야기로 구성되어 1998년에서 2008년까지 과거로 시간을 되돌려 가면서 반추하는 형식으로 그려진다. 집필에서의 고뇌, 그리고 불륜 같은 밀착, 산속 암자에서 우연한 재회와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마주쳐 재회를 약속하는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의 “넘쳐흐르는 눈물(Wasserflut)”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관객을 시종일관 극 속에 끌어들여 깊은 감상의 세계로 빠져들도록 만든 연극이다.
김지은, 오창경, 허지나, 유호한, 조정민, 강동우, 박범규, 이윤주 등 출연자 정원의 호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다만 출연자들의 어조나 어투가 모두 흡사해 작중인물의 성격구분이 약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드라마 트루기 전성희, 조명 김윤희, 음악 박민수, 무대감독 이승철, 진행 옥재은, 조연출 이윤주, 조명오퍼 김인용, 음향오퍼 김종성, 분장 김종숙 등 스텝 진의 노력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최은옥 작 백순원 연출의 <진통제와 저울>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11월 16일
4, 김혜순 작, 송미숙 연출의 <눈물 짜는 가족>
알과핵 소극장에서 제4회 여성극작가전 김혜순 작 송미숙 연출의 <눈물 짜는 가족>을 관극했다.
김혜순(1969~)은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출신으로 현재 숭의여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2008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에 <함>으로 등단하고, 2008 춘천인형극제 대본 당선, 2010인천연극제 대상, 2010전국연극제 본선, 2010 창작희곡인큐베이팅 당선, 2011김천가족극 경연대회 대상, 2011세종문화회관 창작극공모 당선, 2015부산국제연극제 대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함> <그 다음역>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날아라, 미운오리> <이봐요!> <날아라 하늘아!> 등을 발표 공연했다.
각색은 <마땅한 대책도 없이> <장릉의 지문>, 드라마투르기로는 <애인(The lover)> <13월의 길목> <삽 아니면 도끼> <외투> 등이 있다.
저서로는 2008 춘천인형극당선집, 2010 창작희곡 인큐베이팅 당선집이 있고, 2013 해외 창작거점 예술가 지원 사업 선정되어 몽골 울란바토르대학에 파견된 바 있는 미모의 여류작가다.
연출가 송미숙은 진명여고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석사,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건국대학교에 출강중인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희곡 <아노마>로 국립극장 희곡공모당선 작가이고, 강서구립극단의 단장으로 활동한 바가 있다.
연출작은 <하나를 위한 이중주> <작은 영웅 말콤> <프쉬케 그대의 거울> <낙화옥
화> <홍어> <별들은 세상에 한 사람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 <자기만의 방> <빨간 트럭> <꿈꾸지 마!> <몰리의 리본> <일어나 비추어라>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한 미녀 연출가다.
무대는 커다란 고양이가 돌아앉은 모습의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다. 상수 쪽에는 약간 높은 원형의 단이 있고 암 수 커다란 고양이가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하수 쪽은 방 안으로 설정되고, 엄마가 어린 딸과 방바닥에 앉아고양이 인형에 눈을 붙여 완성을 시키고 있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객석에 등을 돌린 채 역시 완성되기를 기다린다.
아빠가 배경 상수 쪽 고양이 기둥 사이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등장을 하면서 고양이가 앉아 있는 원형의 단으로 가까이 와서 수고양이의 꼬리를 밟는다. 비명을 지르는 고양이, 물론 고양이로 분장을 한 남성배우다. 그 옆에는 여성배우가 암고양이로 분장을 하고 앉아 있다. 가족들이 아빠를 반긴다. 성인 여배우지만 6세 소녀 역을 맡아 어린아이처럼 연기를 한다. 그런데 소녀가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기이한 병에 걸린 것으로 설정된다. 가족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소녀가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만들려 애를 쓴다. 아빠의 구두에 가족의 눈물을 담아 소녀에게 주려고 한다. 그런데 아빠 구두 밑에 구멍이 나 담을 수가 없다. 엄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할머니의 눈물로 치료를 하면 틀림없이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할머니를 찾아가야 한다는 가족들의 믿음과 기대 속에서 할머니를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배경에 차로 보이는 조형물을 타고 출발을 한다. 드디어 할머니가 상수 쪽 대에 앉아서 손녀를 맞이한다. 할머니의 눈물은 고무신에 담아 운반을 한다. 그런데 고무신에 담은 눈물을 엎지르게 된다. 그 때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함박눈으로 바뀌면서 소녀의 눈에 눈물이 들어가 소녀는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동화 같은 연극이다.
차유경이 할머니, 이승현이 아빠, 정은영이 엄마, 장희진이 딸, 이은주가 아들, 정예훈이 수고양이, 신아라가 암고양이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연극을 동화의 나라로 이끌어 간다.
무대 박미란, 조명 이상근, 음악 강학수, 의상 장주영, 일러스트 전근형, 분장 김종숙, 무대감독 전형재, 조연출 이다혜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한국여성연극협회(회장 류근혜)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김혜순 작, 송미숙 연출의 <눈물 짜는 가족>을 성공적인 동화극으로 만들어 냈다.
11월 27일
5,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나혜석 작 백은아 각색 연출의 경희 원한 현숙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나혜석 작 백은아 각색 연출의 <경희 원한 현숙>을 관극했다.
나혜석(羅蕙錫, 1896~1948)의 본관은 나주(羅州)이고 아호는 정월(晶月)이다. 일본 동경 미술학교 유화과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뒤 1918 귀국하여 화가, 작가로 활동하였으며 여성운동가, 사회운동가로도 활동하였다. 1918년에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경성부로 돌아와 잠시 정신여학교 미술교사를 지냈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이후 1918년 12월부터 박인덕 등과 함께 만세 운동을 준비, 1919년 3 1 만세운동에 참가하여 5개월간 투옥되었다가 풀려났다.
그 뒤 1920년 김우영과 결혼, 그를 따라 만주와 프랑스 등을 여행하였으며 그림, 조각, 언론, 문필, 시 등에서 활동했다. 1927년 유럽과 미국 시찰을 가게 된 남편을 따라 여행길에 올라 ‘조선 최초로 구미 여행에 오른 여성’이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프랑스에 체류하던 중 야수파 인상주의 표현파 등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한때 여러 남성들과의 연애로 문제가 되었으나 곧 그림활동에 매진하던 중, 외교관 최린과의 염문으로 이혼하게 된다. 그러나 뒤에 최린으로부터도 버림받게 된다.
1935년 정조 취미론을 발표, 순결과 정조(貞操)는 ‘도덕도 법률도 아닌 취미’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신의 아내, 어머니, 누이, 딸에게는 순결함을 요구하면서 다른 사람의 아내나 어머니, 누이, 딸에게는 성욕을 품는 한국 남자들의 위선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과 자유연애론을 주장하였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고 집안의 뜻에 따라 결혼하는 것에 대한 비판,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성들에 대한 비판 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의 유명한 신여성으로, 뛰어난 미모와 함께 그림, 글, 시 등 다방면에 재주를 갖춘 근대 여성이었으며, 여성 해방, 여성의 사회 참여 등을 주장하였다. 김일엽 강인덕 허정숙 등과 함께 이혼 후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으로 유명하였다.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의 한사람으로 꼽힌다. 문재(文才)도 뛰어났으며, 일본 유학 때부터 여권신장의 글을 발표한 여권운동의 선구자이기도 하였다. 원로 여배우 나문희의 고모할머니이기도 하다.
연출가 백은아는 용인 송담대 뮤지컬 연기과 교수로, 독일 베를린 홈볼트 대학교 연극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이자, 극단 거울의 대표이고, 현 용인문화재단 이사인 미모의 연출가다.
<독신여성과 정조론> <수인의 몸 이야기> <당신의 왕국> <스페인 연극> <미망인들> <보이첵-마리를 죽인 남자> <피그말리온 사랑> <찬란한 오후> <건축사 아씨리 황제> <평강의 푸른 피리>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2008년 <건축사 아씨리 황제>로 2인극 페스티벌 작품상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미녀 연출가다.
1918년에 발표된 나혜석의 단편 <경희>는 나혜석의 대표작이다. 이 소설의 서사적 갈등 구조는 ‘신여성’ ‘구여성’의 대비를 통해 긍정적인 신여성상을 제시함으로써 남성이 지배하는 가부장적 사회질서에 도전하는 데 있다. 긍정적인 신여성을 대표하는 경희를 통해 구여성들인 사돈마님, 어머니, 올케, 시월이 등의 생활스타일과 고정관념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나혜석은 같은 시대의 작가인 이광수의 <무정> 김동인의 <약한 자의 슬픔>과 비교된다.
나혜석의 소설 <경희>, <원한>, <현숙>에서 소설 속 여성 주인공들이 자신이 각자 처한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경희>는 일본에 유학중인 여학생으로 기존의 남존여비, 여필종부라는 사고에서 벗어나려 한다. 경희는 가부장의 권력을 넘어서기 위하여 여성이 겪어야 하는 남성본위의 사회에서 혁명적 변환을 시도한다.
<원한>의 이 소저는 과부가 된 여인이다. 과부, 첩, 벌거숭이 몸으로 수식되는 이소저의 정체는 남성의 사망으로 인한 현실을 통해, 미망인의 본의와는 상관없이 비참한 패배자처럼 인식되는 것에 대한 역설적 표현이다.
<현숙>의 현숙은 카페여급으로 다면적인 주체이다. 현숙은 기만적인 남성들의 논리를 비판하고, 남녀 따로따로의 고유한 도덕적, 성적영역은 없다는 진실을 우회적으로 폭로한다. 나혜석은 <현숙>을 통하여 근대적 여성상을 제시하고 성차별에 대한 혁신적 전환을 도모하고자 한다.
<경희> <이 소저> <현숙>은 그녀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 속에서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이 땅에서 태어난 세 여인의 삶을 통해, 남녀 성차별에 대한 혁명적 쇄신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나혜석의 걸작단편소설이다.
무대는 연립주택이나, 아파트의 같은 층에 거주하는 세 여인의 방문을 문틀 같은 조형물 세 개를 세우고, 의자 너덧 개를 배치해 의자 위에 유성기를 놓거나 의자 주위에 바구니, 대야 등을 놓아두었다. 부분 조명으로 여인들의 동태를 강조하고, 한복과 양장으로 세 여인의 의상을 구분시켰다. 세 여인의 생존 당시의 유행하던 일제치하 당시 음악 대신, 해방 전후의 가요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
연극은 <경희> <이 소저> <현숙>의 삶이 하나하나 차례로 묘사가 되고, 마치 이웃 집 여인들처럼 보이는데다가, 세 여인과 등장인물 전원이 함께 길거리를 활보하듯 무대를 좌우로 걷고 또 스쳐 지나가기도 하지만, 세 여인이 함께 어우러지거나 만나는 일은 결코 없다. 세 여인의 현실과 고락, 그리고 애정이 세밀하게 펼쳐지고, 당대의 남성들의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연출되어 관객은 도입부터 대단원까지 극 속에 몰입하게 되고, 남성관객은 그간의 여성에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반성까지 하게 되는 느낌이다.
차영욱, 이자경, 권혁미, 오화라, 이동경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특히 여성출연자들의 미모는 남성 관객을 몰입시키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김중권, 드라마투르기 강수진, 무대디자인 김혜지, 조명디자인 강소진, 의상디자인 김경인, 음악 제갈윤, 안문 조하영, 조연출 신락훈, 분장 김종숙, 조명오퍼 김우현, 음향오퍼 김만중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한국여성연극협회<회장 류근혜>의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나혜석 작, 백은아 각색 연출의 <경희 원한 현숙>을 연출가와 연기자의 기량이 돋보인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3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