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연극지 월간 <<오늘의 서울연극(Today’s Theater In Seoul, TTIS)>이 100호를 맞습니다. 2010년 10월에 1호를 냈으니 그간 세월이 많이 흐른 셈입니다. 중간에 빠진 적이 없으므로 계산대로라면 2019년 1월에 100호가 돼야 할 것 같은데 아마 중간에 발간일자 변경 등을 거치면서 조금씩 늦어졌던 때문인지 이번 3월호가 100호가 되었습니다. 어쨌든 근 10년의 시간을 꾸준히 달려왔다는 건 분명합니다.
<<오늘의 서울연극>>은 2005년 서울연극협회 주관으로 창간돼 2년 간 12호까지 발간됐던 격월간 ” <<서울의 연극(Theater In Seoul)>>의 역사와 정신을 이어받는다.”고 선언하며 출발하였습니다. “나름 안정적으로 발간되던 중 서울연극협회 임원진 교체와 함께 맥없이 사라져버렸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예산이 드는 종이 잡지 대신 인터넷 잡지로 하고 선거 결과에 따라 존폐가 흔들리는 위험을 막기 위해 연극기록실과 공동 주관하겠다.”고 설명하면서요.
그러나 애당초 내세웠던 커다란 포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대단히 힘들게 간신히 명맥을 이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간간이 주목받을 만한 연극 평론이나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키는 의미 있는 논평이 실리기도 했지만, 가능한 한 많은 작품에 대하여 기록을 남기겠다는 계획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 했고, 연극계 현안을 다루어 올바른 방향 모색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충분히 발휘하지 못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100호 발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시작했던 일을 언제고 끝내 버리기는 쉽지만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간신히라도 지속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과거를 반성하고 한 단계 발전된 면모로 나아가려 해도 그럴 수 있는 발판으로 뭔가 존재하는 경우와 이미 끝나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제 <<오늘의 서울연극>>은 100호 발간과 함께 새롭게 태어나려 합니다. 마침 적은 액수지만 처음으로 문예진흥기금 지원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간 비록 약하지만 한눈팔지 않고 한 호 한 호 또박또박 발간해 온 그 진정성과 열정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 백승무 편집인을 필두로 한 편집진의 각오도 새롭습니다. 아마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과거 없는 현재가 없고 현재 없는 미래도 없습니다. 그 과거의 힘이 현재를 만들고 현재의 노력이 미래를 보장한다고 해도 되겠죠. 100이라는 건 그냥 숫자일 뿐 별게 아니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100호가 지니고 있는 무게와 그로 인한 관성은 힘들어도 방향을 지키며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고, 100이라는 숫자가 지닌 상징성은 이후 새로워지려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100호를 기점으로 새로이 도약하려는 <<오늘의 서울연극>>에 힘찬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9년 3월 1일
<<오늘의 서울연극>> 발행인 오세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