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극단 명작 옥수수밭의 차근호 작 최원종 연출의 깐느로 가는 길
공연명 깐느로 가는 길
공연단체 극단 명작 옥수수밭
작가 차근호
연출 최원종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차근호 작, 최원종 연출의 <깐느로 가는 길>을 관람했다.
차근호는 1972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극작과와 공연창작학부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문학 석사를 받았다. 199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대표작으로는 [조선제왕신위], [사랑의 기원], [루시드 드림], [세기의 사나이] 등이 있으며 희곡집 『조선제왕신위』, 『루시드 드림』, 『로맨티스트 죽이기』를 출간했다. 한국극작가협회는 제4회 대한민국 극작가상에 차근호 작가가 선정됐다. “차근호 작가는 1997년 등단 이후 연극계와 작가들이 모두 주지하다시피 열정적인 창작활동을 해왔으며. 최근 ‘바이러스 키드’, ‘세기의 사나이’, 올해는 ‘깐느로 가는 길’ 등 문제작을 연이어 선보이며 활동을 하고 있어, 한국극작가협회에서 2021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상에 선정되었다“
최원종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출신 극작가 겸 연극연출가다. 현재 라푸푸서원 대표와 극단 명작옥수수밭 대표를 겸하고 있다. <웃어줘 인생이란 그뿐이야!> <내 마음의 삼류극장> <회전목마와 세탁기>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 <삿포르에서의 윈드서핑> <이모티콘 러브><외계인의 열정> <연쇄살인범의 열정> <청춘의 등짝을 때려라> <두더지의 태양>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 <마냥 씩씩한 로맨스> <두더지의 태양><에어로빅 보이즈> <블루하츠(the blue hearts)> <우리들> <기타리스트> <외톨이들-단막> <바리스타의 생활일기> <에어로빅 보이즈> <카모마일과 비빔면> <트라우마 수리공> <살인교습> <뒤뚱뒤뚱 인생산뽀> <블루하츠(the blue hearts)> <중력(Gravity)> <좋은 하루!> <뮤지컬 외톨이들-장막> <뮤지컬- 소녀, 댄스를 듣다> <연극-헤비메탈 걸스> <뮤지컬-내 인생의 특종> <힘들어도 캠핑!> <로드킬스> <카모마일과 비빔면> <내 심장의 전성기> <돈키호테남극빙하><헤비메탈 걸스> <초대> <청춘, 간다> 등을 쓰거나 연출했다. 1999 예장문학상 수상, 2002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내마음의 삼류극장>, 2003 제7회 창작마을 단막극제 작품상 수상 <삿포르에서의 윈드서핑>, 2004 제8회 창작마을 단막극제 작품상 수상 <이모티콘 러브>, 2005 국립극장 “시선집중-극작가전” 참여작가 선정 <외계인의 열정>, 2007 서울연극협회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 희곡공모 당선 <청춘, 간다>, 2007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잘가, 청춘 신기루>, 2009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작품 선정 <청춘의 등짝을 때려라>, 2009 신작희곡페스티벌 희곡공모 당선 <두더지의 태양>, 2011 대상창작기금 희곡부문 수혜, 2013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 지원 선정 <헤비메탈 걸스>, 그리고 2015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청춘, 간다>가 대상을 비롯해 희곡상(최원종), 연기상(김나미, 김왕근), 무대미술상 무대상(정영), 신인연기상(류혜린) 등 6개 부분에서 수상을 한 장래가 기대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을 중심으로 삼각으로 펼쳐졌다. 하수 쪽에 영화사 사무실이 있고, 책상과 의자 그리고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사무실 양쪽에 문이 있어 출입과 촬영장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사무실 벽을 좌우로 열면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이 걸려있다. 상수 쪽은 벽면으로 연결되고, 중앙 삼각형의 무대는 촬영장으로 사용된다. 배경에 영상을 투사해 우주, 달, 소요사태, 마카로니 웨스턴의 영화장면이 소개가 된다.
내용은 1998년, 영화광인 김정일이 지목한 한국 영화의 필름을 입수해 북으로 보내는 임무를 맡고 남파된 영화감독 한정민과 그의 상관 강신종은 영화사 직원과 사장으로 위장하여 착실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정일이 요구한 영화작품을 대부분 입수했으나, 제목이 <무제>인 영화필름을 구하지 못해 상관과 감독은 난처한 지경에 처한다. 임무에 실패하면 ‘고난의 행군’ 중인 북한에서 어머니가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감독은 자신이 직접 북으로 보낼 영화를 찍기로 한다. 접골원에서 일하는 작가 지망생 복인에게 시나리오를 의뢰하고 우선 왕년의 에로배우, 노숙자, 음모론자, 사채업자 등을 섭외해 캐스팅한다. 감독 정민은 원활한 영화 제작을 위해 사람들에게 깐느 영화제에 출품하려 영화를 만든다는 거짓말을 한다.
<깐느로 가는 길>은 남과 북, 각각의 ‘이념’을 수호하는 이들에게 찾아온 혼돈의 시기인 1998년을 배경으로 ‘이념’과 ‘실존’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남한은 INF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된 시기다.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는 알바를 하다가 자신의 작품이 영화화 된다는 소리에 선뜻 수락을 하지만, SF 영화이고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써오라는 소리에 포기하려 든다. 그러나 감독의 설득에 승낙한다. 촬영이 들어가고, 우주복을 입은 출연진이 등장하고 촬영에 들어간다. 당연히 출연진간의 갈등이 노정되고, 감독과 작가와의 갈등이 펼쳐진다. 사장은 구입하지 못한 영화 <무제>가 개봉당시 관객이 7인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최대한 재미없는 영화를 만들라고 지시한다. 아무리 지시가 그렇다고 치더라도 감독이야 어찌 재미없는 영화를 만들려 하겠는가?
촬영이 계속되면서 성품 나쁜 배우와 작가가 다퉈 사생결단을 벌이는가 하면, 작가는 우연히 사무실에 들러,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을 보게 되고, 영화사와 감독의 신상과 이념을 알게 된다. 촬영 마지막에 들어간 날, 작가는 마지막을 장면을 바꾸자고 한다. 그러면서 감독도 출연진의 한명으로 만들고, 감독이 소품으로 준 총으로 마지막 장면에 그를 사살한다. 그리고 자신도 자살한다. 출연진이야 영화장면인줄 알지만 그것이 이념문제로 인한 감독과 작가의 죽음일 줄이야……
김동현이 영화감독이 된 남파 간첩 한정민 역을 맡는다. 그와 대립하는 시나리오 작가 권복인 역에는 오민석이 캐스팅 됐다. 그 외에도 김왕근, 최무인, 최영도, 이갑선, 문경태 등이 출연한다. 출연진의 방언사용도 탁월하지만 성격창출이 빼어나 관객을 심취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프로듀서 이시원, 무대디자인 정 영, 조명디자인 성미림, 의상디자인 박현주, 영상디자인 최종찬, 음악 김동욱, 분장디자인 백지영, 사진 이강물, 조연출 이창민 박석원 강수현, 무대감독 김수민, 무대스태프 박현수 김설빈 조수빈, 소품제작 김은정 김정란 김연정 윤미연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차근호 작, 최원종 연출의 <깐느로 가는 길>을 독특한 소재와 탁월한 연출력 그리고 출연진의 호연과 열연으로 2021년을 장식하는 우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2월 3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