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6년 11월 공연총평
11월에는 국공립극단의 공연은 물로 각 극단의 열정과 기량을 다한 공연이 이어졌고, 제4회 한국여성극작가전, 한국국제 2인극 페스티벌, 원로연극인 지원공연 등이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11월 공연총평을 싣고, 한국여성극작가전, 한국국제 2인극 페스티벌, 원로연극인 지원공연 등은 별도로 게재한다.
1, J&S코리아뮤지컬컴퍼니의 정광진 작 연출의 <이뭣꼬!>
서초동 The K아트홀(교육문화회관)에서 J&S코리아뮤지컬컴퍼니의 정광진 작/연출의 <이뭣꼬!>를 관람했다.
정광진은 1999년 연극 ‘바람아! 구름아!’ 연출을 시작으로 ‘오! 부처님’, ‘갓바위’ 등 불교연극 및 뮤지컬을 선보여 불자들은 물론 일반 관객에게도 호응을 얻어온 J&S 코리아 뮤지컬 컴퍼니 대표다. 2003년 한중일예술상 연출상 대상과 ‘2005년 불교를 빛낸 인물’을 수상하는 등 연극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줄거리는 사랑하는 가족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한 가장이 절망으로 자살을 결심하고, 바닷가에 기진해 쓰러져 있는 그를 한 승려가 구해 절로 데려옴으로 해서 타의에 의해 불자로 입문하게 된다. 불자가 되고나서도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회상과 추억이 성불의 장애가 되고 갈등요인으로 자리 잡지만, 천신의 고통과 만고의 번뇌 끝에 그가 해탈에 이르게 되고, 대단원에서 청명한 심사로 가족의 무덤가로 되돌아온다는 불교철학 적 사유가 담긴 내용이다.
연극은 도입에 가슴에 스며드는 대금의 가락과 함께 한 사나이가 부인과 딸이 나란히 묻힌 무덤가에 앉아, 가족을 잃게 된 회상장면에서 시작된다.
고시에 수석 합격해 가족과 여행을 떠나는 즐거운 마음이 음주운전자로 인해 돌발한 교통사고로 부인과 어린 딸의 죽음이라는 참상을 겪는다. 가장은 슬픔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하지만, 바닷가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을 한 승려가 구해 마애불이 있는 심산 산사로 데려온다. 산사에 있다한들 그가 어찌 가족에 대한 비통한 추억을 잊을 수 있으랴? 하지만 노스님과 그를 구한 스님의 설득과 감화로 차츰 고통에서 벗어나지만 생리사별에 대한 끝없는 갈등과 회오의 정은 불자로의 길에 커다란 장애가 될 뿐이다. 그 뿐 아니라 25년 전 어려서 헤어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회상 또한 번민과 고통으로 첨가된다. 승려들은 그를 한 화장터의 파견 승으로 보낸다. 화장장에서 그는 많은 죽음과 수많은 가족의 비애를 접하고, 문득 화장장의 한 영정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자신의 모친인 것을 발견고는 경악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자신을 찾아 헤맨 사실도 알게 된다.
사찰로 돌아온 그에게 한 여인이 그를 찾아와 스님과 대화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 여인은 바로 자신의 가족을 죽게 한 사고 운전자의 부인으로, 그간 사고사에 대한 죄책감과 자책감으로 해서 운전자 역시 사망했고, 생활이 어려워진 운전자 가족에게 자신이 금전적 배려까지 한 사실에 감사의 뜻을 전하러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인은 스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떠난다. 그 여인의 모습에서 비록 가장을 잃기는 했지만, 시종일관 명랑하고 유쾌한 모습과 밝은 대화를 하는 모습에서, 그동안 비관으로 일관해 온 찬 그 자신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됨을 발견하게 된다.
비로소 그는 번뇌에서 해방되어 하산을 결심을 한다. 동료 스님과 작별을 하고 산사를 떠나는 장면에서, 관객은 그가 고시에 수석 합격자로서 판사의 직분을 맡게 되고, 아마 명 판사가 되리라는 예측을 하며,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무형의 여운과 감동으로, 공연이 끝이 나도 관객은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설 줄을 모르고 그대로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가족을 잃은 가장으로 김승현, 대오 큰스님 역으로 이대로, 동료 무불스님 역의 정종준, 운전자의 아내 전원주, 화장장 인부로 최성웅, 변호사 역 김춘기, 뱃사공 이정주, 어머니 역 감자영 등 출연자 전원의 완벽한 성격설정과 탁월한 연기는 관객을 도입부터 연극에 몰입을 시키고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며,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디자인과 마애불과 법당은 실제 산사를 방문한 듯한 느낌의 걸작무대장치였고, 바닷가 영상과 파도와 음향은 실제로 바다에 근접한 느낌이 들어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제작감독 반진수, 무대감독 구주완, 조명감독 백승동, 영상감독 이두진, 의상 김병애, 음향감독 이근호, 분장감독 박팔영, 사운드디자인 정은혜, 진행 박소영, 조연출 김수진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J&S코리아뮤지컬컴퍼니의 정광진 작 연출의 <이뭤꼬!>를 세계시장에 내보여도 좋을 걸작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11월 1일
2,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연극 극단 관악극회 제5회 정기공연 윌리엄 셰익스피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연극 극단 관악극회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신정옥 번역, 임진택 번안 연출의 <법대로 합시다. (Measure for Measure 2016 Corea)>을 관람했다.
번역을 신정옥(1932~)교수는 함경남도 정평 출신으로 명지대 영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명지대 명예교수로 있다. 그는 경북대를 거쳐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신정옥 교수는 수많은 번역작품을 남기고 있는데 영미문학 작품, 그 가운데서도 영미희곡 작품을 끊임없이 우리말로 번역한 공로로 ‘실험극장 에쿠우스 장기공연 공로상’ ‘한국일보 제16회 한국 연극 영화 텔레비전 예술 특별상’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100호 기념 최다 집필상’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100호 기념 최다 집필상’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공로상’ ‘명지대학교 제1회 학술상’ ‘한국예술연구원 동랑 유치진 연극상’ ‘한국연극예술 본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또한, 그는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베네치아의 기억> <한국에서의 서양연극> <한국신극과 서양연극> <셰익스피어 한국에 오다> <셰익스피어 비화>, <무대의 전설-명배우 명연기>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셰익스피어 전집 40권 완역> <에쿠우스>, <유리동물원>, <느릅나무 밑의 욕망>,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은 <끝이 좋으면 다 좋아><뜻대로 하세요.><실수연발><사랑의 헛수고><자에는 자로><베니스의 상인><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한여름 밤의 꿈><헛소동><페리클레스><말괄량이 길들이기><템페스트><십이야><베로나의 두 신사><두 귀족 사촌 형제><겨울 이야기> 등 열여섯 작품으로 분류된다. 그중에서 <자에는 자로>는 셰익스피어가 새롭게 구축한 비희극(tragicomedy)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창작 연대는 정확하지 않으나 1604년 무렵으로 추정되며, 1604년 12월 영국의 런던 화이트홀 대 연회실에서 초연되었다.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라는 제목은 기독경전(The Bible)에서 따온 것이며, <이척보척(以尺報尺)>이라고 번역되기도 했다.
이 작품의 배경인 비엔나는 셰익스피어 생존당시 부패하고, 문란한 도시로 표현된다. 통치자가 14년 동안이나 국법을 소홀하게 집행함으로써 사회기강이 해이해지고, 성도덕의 문란 등 퇴폐적인 행태가 사회 전반에 팽배한다. 사생아의 수가 점차 늘어가고, 사창굴은 도심지까지 파고들어 성업 중이고, 성병이 창궐하여 심지어 가정집 부인에 이르기까지 성병수난을 겪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민해야 할 지도층, 다시 말해서 권력을 소지한 고위층, 귀족계급과 법조인들이 과연 <자에는 자로> 대듯 칼날처럼 냉철하고 올바르게 대처하고 있는가가 이 연극의 주제이자 내용으로 되어있다.
줄거리는 평민청년 클로디오가 혼전 성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구속되어 사형당할 위기에 처하자 그의 누이 이자벨라는 오빠를 석방시키기 위해 공작 대행 안젤로에게 탄원한다. 자리를 비운 공작을 대신해 엄격한 법과 질서를 표방하고 나선 집권자 안젤로는 클로디오를 구하는 대가로 아름다운 여인 이자벨라에게 은밀하게 정조를 요구하여 목적을 달성하지만, 정욕을 채우자 약속을 저버려 결국 클로디오는 처형당한다. 수도승으로 변장하여 암행하던 공작은 암행을 하며 이러한 정황과 사실을 포착하고, 수습에 나서 사건을 해결하고, 자신도 미모와 관능적 매력에 끌려 이자벨라에게 청혼을 한다.
이 작품에는 정의와 자비, 도덕적 문란과 법의 남용, 자기중심적 교만(위선)과 도덕성(순결) 등 대립되는 등 당시 상황이 현재 우리나라의 현 세태를 반영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셰익스피어의 편의적인 결말과 모호한 처리가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은 연극이다.
201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이 윌리엄 셰익스피어 사망 400주기를 기념하는 프로그램으로 8월 7일부터 개최되었다.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의 삶을 기리기 위해 국제적으로 3개 극단이 각각 다른 작품을 공연하고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 마이어가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판 <리처드 3세>를 에딘버러에서 공연했다, 또 영국의 디클랜 도넬런 감독과 디자이너 닉 오머로드가 1981년 결성한 ‘치크 바이 조울’극단과 러시아 모스크바 푸쉬킨 극단이 합동 공연하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자에는 자로( Measure for Measure)>가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첫 공연되었다.
한국초연은 2011년교수극단 “셰익스피어의 아해들(Shakespeare`s Kids)”의 원어연극 안병대 연출의 <자에는 자로(以尺報尺, (Measure for Measure)>가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공연되었다.
2015년 11월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박상현 연출로 공연되기도 했다.
2016년 11월 2일~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연극으로 극단 관악극회에서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400주기를 맞아 <법대로 합시다(Measure for Measure 2016 Corea)>라는 제목의 마당극으로 번안해, 임진택 연출로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막을 올렸다.
<법대로 합시다(Measure for Measure 2016 Corea) )>는 광대가 등장해 해설자 역할을 하며 연극을 이끌어 간다. 시대적 배경을 2016년의 꼬레아 공국으로 옮기고, 빈센티오 비엔나 공작을 빈선택 꼬레아 공국의 통령, 안젤로를 안절로 검찰출신 비상조치 사령관, 이사벨라를 노사빈, 루치오를 유길동, 클로디오를 노민오, 줄리엣을 주리애, 후로쓰를 게거품, 바리우스를 바바리, 오버던을 오발탄 등의 이름으로 바꿔 등장시키고, 빈센티오가 수도승 역할을 하는 대신 스님으로 등장시켜 비상조치 사령관의 행적을 암행 감찰한다.
연극은 도입에 시민들의 꼬레아 공국의 통령에 대한 시위에서 출발한다. 공국의 법질서와 함께 성적 문란은 물론 방종과 타락 그리고 성매매가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니, 빈선택 통령은 검찰총장 안절로를 비상조치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통령은 시민들의 동태를 살피러 스님 복장으로 거리로 나선다. 안절로 사령관은 비상조치를 선포하고, 혼전 임신사건이나, 성 매매 자들을 체포해 구금시킨다. 혼전임신을 한 주리애와 그 상대자인 노민오는 체포되어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는다. 노민오의 친구 유길동은 사형선고를 받는 노민오와 주리애를 구하려고 변호사로 나서고, 노미오의 여동생 노사빈을 찾아가 안절로 비상조치 사령관에게 탄원을 하도록 한다. 사령관 안절로는 노사빈의 아름다운 모습에 첫눈에 반해 노민오의 목숨의 대가로 노사빈의 몸을 요구한다. 암행을 하며 모든 것을 지켜보던 공국의 통령 빈선택은 안절로의 첫사랑의 여인 마리나와 오라비인 노민오를 구하려는 노사빈에게 계책을 세워준다. 노사빈 대신 마리나가 불을 끈 상태에서 안절로와 동침을 하고, 노사빈은 자신의 몸을 요구한 안절로를 성폭행 범으로 고발한다. 물론 안절로의 변명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시치미를 떼는 모습이 어느 정치인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 사이 빈선택 통령에게 특별감찰관으로 임명된 유길동이 법정에 암행 감찰관으로 출도하고, 스님 복장과 모자를 벗고 모습을 드러낸 공국의 통령 빈선택의 결단과 배려로 대단원에서 노민오와 주리애, 유길동과 노사빈, 안절로와 마리나 세 쌍의 사랑의 상대가 결합되는 희극적 결말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빈선택 꼬레아 공국의 통령으로 이순재 회장과 심양홍 원로배우가 더블캐스팅 되어 출연하고, 소길수 비서실장으로 신강균, 안절로 검찰총장으로 설경수, 유길동으로 안이호와 박재민, 마리나로 박내선, 노사빈으로 지주연, 노민오로 김남기, 주리애로 고예린, 간수장과 경찰로 김인수, 얼치기로 김일호, 오발탄과 여스님으로 나호숙, 게거품과 후레자식으로 정창옥, 바바리와 꼴통으로 김태진, 전령으로 김용수, 그리고 해설자인 광대로 조항용과 정진영이 더블캐스팅 되어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과 열창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제작총괄 윤완석, 제작책임 이태식 이석원, 기획 김은자 이현숙 박경일, 홍보 김윤경, 협력연출 조항용, 조연출 조인경, 무대감독 김승주, 무대장치 최종률, 조명디자인 박원근, 분장감독 박윤행, 분장 강해향, 소품 박민유, 의상 유경진 하경희 조우현, 미술감독 하종운, 그래픽 장미현, 화술 김선애, 음악감독 박상철, 음향오퍼레이터 배유리, 조명오퍼레이터 이대희, 영상오퍼레이터 김혜진, 사진 조대완, 진행 정한결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연극으로 극단 관악극회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신정옥 번역, 윤완석 제작, 임진택 번안 연출, 조항용 협력연출의 <법대로 합시다(Measure for Measure 2016 Corea)>를 원작을 능가하는 희극적 귀결의 걸작 마당극으로 창출시켰다.
11월 2일
3, LG 아트센터 제작 장우재 작 연출의 불역쾌재
LG 아트센터에서 장우재 작 연출의 <불역쾌재(不亦快哉)>를 관람했다.
장우재(1971~)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이와삼 대표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대진대학교·수원여자대학·용인송담대학 강사다. 2003 문예진흥원 연극부문 신진예술가 지원에 선정되고 2009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시나리오공모전에 <과녁>으로 최우수상을 받고, 2011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 희곡작가부문 선정되었다. 2015년 김상열 연극상과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했다.
희곡으로는<자스민 광주> <악당의 조건> <마당극-병신난장> <흰색극> <머리통상해사건> <열애기> <목포의 눈물> <지상으로부터 20미터> <여기가 집이다> <미국 아버지> <환도열차> 그 외 다수이고, 작·연출로는 <이 형사님 수사법> <7인의 기적> <그때각각> <차력사와 아코디언> <악당의 조건> <여기가 집이다> <미국 아버지> <햇빛샤워> <불역쾌재> 등 다수다.
연출작으로는 <덫> <영종도 36km> 각색 <시집가는 날> 각색·연출 <모퉁이 가게> <굿닥터> <햇빛샤워> <불역쾌재> 외 다수 작을 연출했다.
연극 <불역쾌재(不亦快哉)>는 시대적 배경을 조선시대로 설정했지만 요즘 정국과도 흡사한 느낌이다.
붕당정치에서 볼 수 있듯 서로 반대파의 수뇌 급 인물인 두 재상의 이야기다, 성격도 대비되어 한 인물은 모든 사안을 긍정적으로 대하고 또 한 인물은 부정적으로 대한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상극과 대립을 보이는 양태에 분노한 왕은 자신의 정치자문 격인 두 재상을 파직시키고 참수를 하려한다. 그러나 대신들의 만류로 참수를 면한 두 재상은 상대 주장의 부당함을 발견하라는 명목으로 금강산으로 유배나 다름없는 유람을 하게 된다.
마침 잘 알려지지 않은 동굴이 있어 유람은 동굴을 향해 출발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평생 처음으로 적대적이고 화합을 모르던 두 인물은 함께 유람을 떠나면서 민초들의 생활에 직접 대면하게 된다. 여행에서 기후의 변화와 기상의 변화에 접하면서 악천후 속에 동굴로 피신을 하는 두 사람은 차츰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인다. 왕의 명을 받고 사관 남녀가 두 인물의 뒤를 따르면서 두인물의 동태를 일일이 기록한다.
두 사람의 여정이 기록되면서 중국 명(明)나라 말엽, 청나라 초기에 문예 평론가이며 대 문장가이기도 한 김성탄(金聖嘆)의 저서 서상기(西廂記) 평석집 (評釋集)에 기록된 <불역쾌재(不亦快哉)> 내용과 비교된다.
여정을 통해 많은 인물과 사건을 접하면서 두 재상은 가까워지는 듯싶다가,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임산부의 죽음과 갓 태어난 아기까지 먹을 것이 없어 죽는 것을 보고, 현실과 동떨어진 사안에 대한 의견대립을 해온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 반성하는 듯 대궐로 되돌아 와 서로 상대에 대한 허점을 발견하지 못했노라 왕께 고하고는 참수를 당한다.
무대는 배경을 향해 계단식으로 오르도록 만들었고, 장면변화에 따른 잎이 떨어진 나무 여러 그루를 배치하고, 상수 쪽 무대에 사각의 구멍을 만들어 사관을 등퇴장 시키는가 하면 꽃잎 같은 종이 분말로 눈이 날리는 듯, 꽃잎이 흩어져 내려오는 듯 보이는 극적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출연자들의 군무와 노래가 작품내용과 어우러져 극적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기도 한다.
이호재, 오영수, 윤상화, 최광일, 이명행, 김정민, 유성주, 조판수, 마두영, 김동규, 이동혁, 황설하, 전영서, 고광준, 라소영, 손은경 등 출연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안무와 노래, 무예는 관객을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극적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들인다.
드라마 터지 조만수, 무대디자인 박상봉, 조명디자인 김창기, 의상디자인 오수현, 음악 고예진, 음악수퍼바이저 방준석, 무브먼트 디렉터 김민정, 분장디자인 장경숙, 소품디자인 김혜지 등 스탭진의 기량이 드러나, LG 아트센터 제작, 장우재 작 연출의 <불역쾌재(不亦快哉)>를 작가의 창의력과 출연자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한편의 움직이는 동양화 같은 감상만점의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1월 5일
4, 극단 사개탐사의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 작 박혜선 번역 연출 피카소 훔치기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사개탐사의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William Missouri Downs) 작, 박혜선 번역 연출, 신현진 박혜선 윤색의 <피카소 훔치기(How To Steal A Picasso)>를 관람했다.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William Missouri Downs)는 미국의 극작가다. 일리노이대학 및U.C.L.A. 대학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했다.
올랜도 셰익스피어극장, 뉴욕 프린지페스티벌, 필라델피아, 샌디에고 이스라엘 국제연극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 세계 150개 이싱의 극장에서 공연된 작가다. <피카소 훔치기>는 작년 8월 미국 유진 오닐 재단 (Eugene O’Neill Theater Center)에서 주최하는 2015 National Playwrights Conference에 최종 선발된 59개 희곡 중 하나이다. 약 8개월 동안 낭독과 심의, 수정을 거쳐 <피카소 훔치기>는 그 중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2016년 1월 미국 켄사스 유니콘 극장에서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작가는 여행을 사랑해 타지마할 묘와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밋 같은 명승지를 돌아다니고 로키산맥에서 작품을 집필한다.
작품으로는 <무릎 위에 배꼽 아래(BELOW THE NAVEL ABOVE THE KNEES)> <햄릿을 하는 여자(WOMEN PLAYING HAMLET)> <미스터 완벽 남(MR. PERFECT)> <미친 중력(MAD GRAVITY)> <(뮤지컬) 성난 싸이코 공주(ANGRY PSYCHO PRINCESSES) ><출구 인터뷰(THE EXIT INTERVIEW)> <찌그러진(COCKEYED)> <산뜻한 루터교회(KOSHER LUTHERANS)> <존 레논 용서하기(FORGIVING JOHN LENNON)> <헤드셋- 밝은 부스에서 바라보기(HEADSET – A VIEW FROM THE LIGHT BOOTH)> 등을 발표 공연했다.
박혜선(1971~)은 <억울한 여자>, <침향>, <라롱드> , <남편을 빌려드립니다> , <주머니 속의 돌> , <프라우다>, <완전한 오해>, <트릿>, <아내들의 외출> <베리 베리 임포턴트 퍼슨> <에릭사티> <그 집 여자> <이단자들> <웰즈로즈 12번지> <삼국유사 만발-만파식적 도난사건의 전말>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번역 작품으로는 <헤어스프레이> , <댄싱 섀도우> , <클로저 댄 에버> , <프라브다> 외 다수 작품을 번역했다.
제45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트릿]&[억울한 여자]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08 공연 베스트 7’ – [억울한 여자] 2013 히서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피카소 훔치기(HOW TO STEAL A PICASSO)>는 노화가인 아버지, 미술모작을 하다가 변호사가 된 아들, 미술관 경비인 딸과 이런 가족을 돌보는 어머니의 이야기다.
요즘 예술창작과 관련해 “준수한 예술가는 베낀다. 훌륭한 예술가는 훔친다.” 라는 피카소(Pablo Picasso)의 말처럼, “난 훔쳤다는 사실에 한 번도 부끄러웠던 적이 없다.”라고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이야기를 했고, “그 어떤 아이디어도 오리지널한 것은 없다. 난 다 훔쳤다.” 라고 짐 자무시(Jim Jarmusch)는 발표했고, 헨리 포드(Henry Ford) 역시 “내가 직접 창조한 것은 한개도 없다. 그저 다른 이들이 한 것을 가져왔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연극 <피카소 훔치기>는 시립미술관을 책임지며 자신도 화업에 몰두했으나, 평생 상 한 번 타보지 못한 아버지, 그리고 그림 그리는 재주가 있지만 늘 다른 화가의 작품을 모작만 하다가 때려치우고 로스쿨을 들어가 졸업한 후에 변호사가 된 아들, 그리고 설치미술에 관심을 기울이다가 미술관 경비노릇을 하는 딸과 이런 가족을 성심껏 돌보는 어머니가 여러 해 만에 귀가한 아들을 두고 벌이는 이야기다.
무대는 예술가의 집 거실이다. 수많은 글씨 쓴 만장을 대문 안에 잔뜩 세워놓고, 집안에도 액자에 넣지 않은 그림을 벽에 기대어 놓았다. 거실 중앙에는 긴 안락의자가 있고, 거실 정면 티인 공간으로 으로 해서 내실과 부엌으로 들어간다. 대문은 벨소리가 들리면 나가서 열도록 되어 있다.
연극은 도입에 여러 해 만에 귀가한 아들과 쌍둥이인 딸이 문 앞 계단에 앉아 반기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출옥해 귀가한 듯싶은 대화가 시작되고 아들은 긍정도 부정도 않다가 얼마 후 자신이 로스쿨을 다녔고 현재 변호사임을 밝힌다. 어머니가 귀가하는 소리가 들리니, 딸은 아들더러 숨으라고 한다. 어머니가 들어서면 초로의 여인인데 외양에 신경을 써서 파머 머리나 의상 때문에 무척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흔히 그 연세의 여인들이 그렇듯 수다스럽기가 다시 이를 데가 없다. 어머니는 대중가요를 좋아하고 순수미술보다는 대중예술에 몰두하는 모습이고, 대중가요 가수가 방문하기를 기다리다가 아들을 발견하고는 몹시 반가워한다.
아버지가 등장을 한다. 딸은 또 아들더러 숨으라고 하지만, 아버지는 일본에서 제정한 미술상을 받게 되었다며 기뻐하는 모습이 거의 광적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아들의 모습을 보고는 당장 나가라고 손짓까지 한다. 까닭인즉 아들이 그리라는 그림을 안 그리고 딴 걸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림재주가 있어도 미술대학을 보내지 않고 대부분의 가정에서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를 하라고, 그런 학과가 있는 대학을 보내는 게 통념인데, 그림을 안 그린다고 집에 못 들어오게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라 관객은 연극에 집중을 하게 된다.
마침 새로 부임한 미술관장이 등장해, 미술관에서 고가의 피카소 작품이 도난 당 한 걸 알리고, 그 책임을 지고 노 화가를 파직시킨다며, 화가의 미술관 마크가 든 유니폼을 압수를 한다. 그런데 관장은 경비책임자인 딸을 의심을 하고, 노 화가의 집에 그 작품이 숨겨져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작품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노 화가는 내가 일본유명 미술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이런 예술가 가정에서 미술품 도적질를 할 리가 있느냐며, 그러지 않아도 미술관을 그만두려 했다며 파직당한 것에 개의치 않는다. 관장은 전화를 받고 황급히 되돌아간다.
장기간 헤어져 있었던 아버지와 아들, 일반 화가의 그림 값과는 비교가 안 되는 이름난 화가의 터무니없이 비싼 그림 값, 이 때문에 아들은 유명화가의 그림을 모작하다가 거부감으로 때려치운 일들이 소개가 되고, 딸은 감시카메라가 꺼진 사이에 피카소 작품을 훔쳐왔음을 고백한다. 관장이 다시 방문해 그가 보는 앞에서 노 화가는 피카소의 작품을 두 쪽으로 찢어버린다. 관장이 경악해 찢어진 작품을 들고 황급히 나가면, 그 그림은 사실은 아들이 예전에 그려놓았던 모작임이 알려지고, 딸이 진품을 들고 등장한다. 거기에 노화가의 일본미술상 수상소식은 거짓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아들이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꾸민 일이었다고 고백을 한다. 허탈해 하는 아버지에게 아들이 다가가 사랑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하면 아버지도 사랑한다는 말을 아들에게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홍원기가 아버지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열연으로 극적 분위기를 100% 상승시킨다. 정재은…이런 여배우가 있었다니..! 탁월한 기량과 놀라운 성격창출로 관객을 몰입의 경지로 이끌어 간다. 김수현이 신임관장으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무대를 가득 채우며 극 분위기 창출에 기여한다. 김주완이 아들로 출연해 독특한 개성과 열연으로 여성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봉련이 딸로 출연해 연금술사 같은 연기로 공연 때마다 놀라운 빛을 발하며 금빛 같은 광택을 드러낸다.
무대&소품디자인 김정란, 조명디자인 황종량, 의상디자인 김우성, 음악감독 김철환, 분장디자인 백지영, 조연출 한상웅 염승철, 소품어시스트 박지민, 조명오퍼 김영훈, 조명크루 오광민, 이종민, 최충욱, 이건혁, 무대제작 스테이지빅벨, 사진 이강물, 기획 홍보 초록나비컴퍼니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사개탐사의 윌리엄 미조리 다운스(William Missouri Downs) 원작, 박혜선 번역 연출, 신현진 박혜선 윤색의 <피카소 훔치기(How To Steal A Picasso)>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는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8일
5, 극단 로얄씨어터의 시민예술대학공연 윤여성 예술감독 류근혜 연출의 악극 모정의 세월
서대문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극단 로얄씨어터의 시민 예술대학 공연 팀의 윤여성 예술가독, 류근혜 연출의 악극 <모정의 세월>을 관람했다.
‘모정의 세월’은 60~70년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주인공 천안댁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모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내용의 정통 악극으로 가족애를 되새기는 데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편을 잃고 미옥과 태호, 어린 두 남매를 데리고 힘겹게 살아가던 천안댁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어린 딸 미옥을 서울로 보내게 된다.
이일 저 일을 하며 전전하던 미옥은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고, 동생 태호가 대학에 입학을 하면서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하자 사채까지 써서 동생학비를 도와준다. 그러나 사채를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에 의해 술집 여자로 전락하여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한다.
공장에서 인연을 맺은 동욱은 미옥을 술집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지만, 사채업자 마동팔은 또 다시 미옥을 찾아가 괴롭히다가 동욱과 결투를 하게 되고, 결국 동욱화 함께 죽음에 이르고 만다.
대학을 졸업하고 부잣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간 태호! 동욱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미옥! 설상가상으로 시댁에서의 박대와 냉대로 인한 충격으로 세상을 마감하는 천안댁!
대단원에서 미옥과 태호는 천안댁의 시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오열하다가 출연자들과 함께 모정의 세월을 합창한다.
동지섯달 긴긴밤이 짧기만한것은 근심으로 지세우는 어머님 마음 힌머리 잔주름이 늘어만 가시는데 한없이 이어지는 모정의 세월 아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이일듯 어머님 가슴에는 물결만 높네 길고긴 여름날이 짧기만한 것은 언제나 분주한 어머님 마음 정성으로 기른자식 모두들 가버려도 근심으로 얼룩지는 모정의 세월 아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이 일듯 어머님 가슴에는 물결만 높네.
박영갑이 해설자 겸 천안댁을 유혹하는 바람둥이 이웃 남자로 출연해 호연과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차영숙이 주인공 천안댁으로 출연해 성격설정에서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으로 역시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조항선이 딸, 이명수가 아들로 출연해 호연을 보이고, 김영환의 독특한 성격설정과 의상은 배역과 어우러져 관객의 시선을 끌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이영배와 김순강 부부 역할도 기억에 남고, 장근춘 옹은 85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활기찬 꽹과리 연주로 노익장을 과시한다. 정화자 여사의 춤사위는 일품으로 기억되고, 이승주, 홍순화, 박태분, 어기준, 이순남, 윤영란, 홍경자, 임상희 등의 호연은 관객의 폭소를 유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이숙, 정화자의 창부타령은 프로급 기량을 드러내고, 각설이 타령의 고복순, 이우근, 박금순의 기량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선비춤으로 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 고진문의 무용은 고수준 고품격으로 인간문화재감으로 기억에 남는다. 특히 악극의 도입에 해설을 한 이해옥은 연기력은 물론 화가, 분장가 무대장치 등 다재다능한 재예와 미모를 겸비한 극단 로얄씨어터의 보석 같은 여성단원이다. 마지막으로 안내를 담당한 한현옥, 유재연과 최유임 역시 열정과 노력 그리고 재예와 미모를 겸비한 주부단원이다.
기획 유준기, 음악감독 한 철, 무대영상 박인환, 조명 이태인, 와이어레스 이창훈, 음향 강유리, 진행 정지영 전효진 등 스텝 진의 노력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로얄씨어터의 시민예술대학 팀의 악극 <모정의 세월>을 친 대중적이고 흥미 만점의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11월 10일
6, 극단 아레떼의 안톤 체홉 작 이진원 연출의 청혼, 여무영 연출의 곰
혜화당소극장에서 극단 아레떼의 안톤 체홉 작, 이진원 연출의 <청혼>과 여무영 연출의 <곰>을 관람했다.
이진원(1981~)은 서울예술대학 출신으로 뉴욕 라마마 극단에서 10년간 연극을 했다.
2013. 04 문화관광부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대형 휴머노이드 공연 <황금이의 꿈> 조연출, 2014. 01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대학로 성균소극장 – 연출, 2014. 12. <청춘다방> 대학로 성균소극장 – 작/연출, 2015 06 <꽃바람 살랑> 성균소극장-연출, 2016년 2월 <그래도 살아> 더 씨어터-연출, 2016년 11월 <청혼> 혜화당소극장-연출을 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배우 겸 연출가다.
여무영은 서울예술대학 졸업. 동랑레파토리극단에서 활동. 러시아 국립모스크바쉐쁘낀연극대학 졸업(실기석사 MFA 취득). 러시아 연방(연출, 연기) 지도 자격증 취득. 스따니슬랍스끼 연기워크숍 총 6회 개최. 서울시극단 지도단원 역임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교수. 출연작품으로는 ‘초분’, ‘태’, ‘소’, ‘마의태자’, ‘리어왕’, ‘보이첵’, ‘갈매기’, ‘벚꽃동산’, ‘세일즈맨의 죽음’, ‘안티고네’, ‘베니스의 상인’, ‘햄릿’, ‘밤 주막’, ‘출세기’, ‘침묵의 바다 그 외 다수작품에 출연하고, 2016년 극단 아레떼를 창단해 대표와 연출을 담당했다.
<청혼>의 무대는 꽃이 맘발한 정원이고 벤치가 놓였다. 배경을 투명한 판으로 가리고 그 뒤는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로모프는 그동안 호감을 갖고있던 츄브꼬프의 딸, 나딸리아에게 청혼을 하러 온다. 기뻐하는 츄브꼬프의 반응에 일이 잘 풀릴 것 같았지만, 심약한 로모프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한다. 그러다 그녀의 환심을 사기위해 꺼낸 목초지 얘기로 인해 나딸리아와 소유권을 두고 다투게 된다. 나중엔 츄브꼬프까지 가세해 서로에게 막말을 퍼붓고, 로모프는 청혼 얘기는 꺼내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간다. 그 때, 그가 청혼하러 왔었다는 걸 알게 된 나딸리아는 아버지에게 히스테리를 부려 다시 로모프를 데려오고, 이번에는 두 사람은 개를 두고 어느 집 개가 더 잘났는지 문제로 또 다툰다. 이번엔 전보다 더 심하게 막말을 퍼붓다가 결국 심장이 약한 로모프는 쓰러지고, 나딸리아는 그걸보고 로모프에게 달려들어 깨워보려고, 애를 쓰고, 츄브꼬프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 잠시 후, 로모프가 깨어나자, 나딸리아는 로모프에게 자신에게 청혼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열정적인 키스로 청혼을 받아들이는 의사표현을 한다.
권병길이 아버지인 츄브꼬프로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관객을 이끌어가고, 이은서가 나딸리아로 출연해 미모와 열연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수민이 로모프로 출연해 성격설정과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연모의 대상이 된다.
<곰>의 무대는 포포바의 집 거실이다. 하수쪽에 화장대가 의자가 놓였다. 상수 쪽에는 식탁과 의자가 놓였다. 집 천체에 술병이 가득 널려있고, 빈병과 술이 들은 병이 섞여 있다. 정면 공간으로 내실로 통하는 문과 현관으로 나가는 문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연극은 도입에 포포바가 화장 앞에 술이 잔뜩 취해 코를 골며 잠을 자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노복 루까는 술병 정리를 하며,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시냐며 투정이 아닌 걱정를 한다. 아무도 만나지 않을 거란 의지로 자기 스스로를 벽에 가두어 놓고 7개월 째 상복을 벗지 않은 채 생전 자신에 대한 남편의 부당한 행동들을 꼬집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남편을 향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젊고 어여쁜 미망인 포포바.
이를 지켜보는 하인 루까는 안타까움에 바깥세상 이야기를 그녀에게 들려주지만 포포바에게는 당나귀 귀에 찬송가 들러주기와 다름이 없다. 그런데 포포바에게 어느 날 죽은 남편의 빚을 받으러 스미르노프가 찾아온다. 거친 성격이자만 남성답고 매력적인 그를 포포바는 거들떠보려 하지 않는다. 스리ㄹ노프는 당장 빚을 갚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이집을 나서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논다. 하지만 포포바는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뿐더러 당장은 갚을 돈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돌아가라고 말한다. 닦달하는 스미르노프와 거들떠보지도 않는 뽀뽀바! 두 사람의 실랑이 속에서 화가 난 포포바는 스미르노프에게 온갖 치욕스런 말들을 내뱉게 되고 광분한 두 사람은 결투를 신청하게 되는데… 포포바가 총을 쏠 줄 모르니, 스미르노프는 총 쏘는 방법을 가르쳐 주며 자연히 몸을 밀착시키게 되면서 두 사람은 마음까지 밀착하게 되고, 결국 스미르노프는 빚 받기를 포기하고 포포바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청혼을 하게 된다.
대단원에서 두 사람의 열정적인 키스가 관객까지 사랑의 나라로 인도를 하면, 하인 루까의 놀라는 표정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이봉규가 노복 루까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극의 독특한 분위기와 충복의 진정성을 제대로 표현해 낸다. 김미지와 박재현이 포포방로 출연해 미모와 관능미까지 발휘하며 남성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창원이 스미르노프로 출연해 남성미 넘치는 매력과 열연으로 여성관객의 연인노릇을 한다.
예술감독 전무송, PD 김재하, 무대 함영규, 조명 김종호, 음향 한 철, 영상 황명성, 안무 정미영, 무대감독 이수민 서창원, 포스터 프로그램디자인 정겨운, 조명 음향오퍼 김문진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아레떼의 안톤 체홉 작, 여무영 이진원 연출의 <곰>과 <청혼>을 연출가의 기량과 연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걸작 체홉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10일
7, 극단 인어의 최원석 작 오유경 연출의 인어를 사랑하다
명륜동 예술공간 서을에서 극단 인어의 최원석 작, 오유경 연출의 <인어를 사랑하다>를 관람했다.
최원석은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배우 겸 연출가 그리고 극작가 겸 극단 대표다. <그녀의 봄> <존경하는 세르게예브나> <덫-햄릿에 관한 명상>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갈매기> <숲귀신> <운전배우기> <불량청년> 그 외 다수 작품에 출연하여 탁월한 기량을 보였다. 희곡 <불멸의 여자> <몽중왕> <발기인들> <변태> <인어를 사랑하다>를 발표 공연했다. 연극 <불멸의 여자> <변태>로 서울연극인 대상, 극작 상을 수상한 한국연극의 기대주다.
오유경은 정신여자고등학교, 이화여자대학 인문과학대학 철학과, 영국 Essex대학 영문과 드라마비평 M.A.과정,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석사 출신으로 극단 그룹動․시대 상임연출이고 소극장 씨어터 송 예술감독이다.
<신기루> <오델로 오델로(Othello, That Night)> <원더풀 초밥> <진흙> <안전(+)제일> <레고인간-Homo Legos> <오! 발칙한 앨리스> <연(燃)-불타다. 2개의 monodrama>, <아가멤논家의 비극>, <구름을 지어…> <박제 갈매기> <一葉, 사랑을 사르다> <햄릿-유령선>, <강철여인의 거울>, <어린이 성교육 뮤지컬-엄마는 안가르쳐줘> <말하는 고양이> <은미노래방> <변태> <서글퍼도 커튼콜> <듀스> <나는 꽃이 싫다> 등을 연출했다.
2015, 2016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 연출상과 대상을 수상했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공주영상대학 교수인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이 연극은 식충식물인 네펜데스나 (Nepenthes) 사라세니아(sarracenia)에서 주제를 따왔다. 식충식물은 입구 부분과, 입구와 뚜껑의 연결부분에서 약간의 마취성분이 포함된 벌레를 유인하는 액체가 나온다. 이에 유인된 파리나, 벌 등이 그 액체를 먹게 되고, 비틀거리다. 결국은 안으로 빠지게 된다. 안에는 벌레가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털이 나있기 때문에, 올라오지 못하고 그 안에서 익사하게 된다. 안에 벌레가 소화되면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이로 인하여 파리와 같은 벌레가 유인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외에서 기를 경우, 파리나 벌과 같은 날벌레를 매우 많이 잡아, 포 충 낭이 가득 차게 되어 더 이상 벌레가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 간혹 벌레를 많이 먹어 과식하게 되면 포 충 낭 일부가 썩는다.
이 연극에서 인간이 돈이나 욕정으로 인한 탐욕이 식충식물에게 벌레가 빨려들 듯이 결국 깊이 들어가 목숨까지 잃게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
무대는 온실 같은 거실이다. 비스듬한 투명 천창이 지붕처럼 펼쳐지고 거기에 비가 끊임없이 내린다. 바닥은 검은 색의 높은 단이 직각으로 꺾여 네 귀퉁이를 차지하고, 단의 안쪽은 욕조처럼 깊이가 있다. 천정에 식충식물이 가지를 뻗고, 한 귀퉁이에는 해골바가지를 철사로 만든 조형물에 걸어놓았다. 상수 쪽에 등퇴장 로가 있고, 단은 온실 밖으로 나가 한 바퀴 돌아 올 수 있도록 연결되었다. 벽에는 기타를 기대놓았다.
연극은 도입에 정장차림의 남편이 공중에 매달린 해골을 떼어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암전 후 조명이 다시 들어오면, 간편한 차림의 남성과 여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기타나 치고 노래를 부르며 소일하는 남성이 첫 사랑의 여인을 만나 통정을 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여인은 이미 결혼한 몸이고, 부자 집으로 시집을 가 몸과 마음이 편하니 자연 한눈을 팔게 된다는 설정이다. 여인은 10여 년 전의 초연상대남과 재회를 해 몸과 마음을 밀착시켜 욕정을 채운다. 그러다가 남편이 이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의 통정에 분노하기는커녕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대신 자신의 부친에게 절대 필요한 신체의 부위를, 예를 들면 장기이식을 부인의 상대남이 제공하면, 부인과의 통정을 허락한다는 조건과 함께 재산분배까지 약속을 한다. 할 일없이 빈둥거리던 남성은 이게 웬 떡이나 하고 상대 여인 남편의 제시에 선뜻 응한다. 세 사람은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세상에 더 이상 즐거울 게 없다. 드디어 장기이식 시각이 다가오고, 밖으로 퇴장했다가 다시 들어서는 통정 남은 두 눈이 뽑힌 채 피투성이의 모습이다. 항의하는 통정 남과 남편의 싸움이 시작되고 결국 통정 남은 목을 졸린 채 목숨을 잃는다.
장면이 바뀌면 천정에 두 개의 해골이 매달려 있고, 남편이 혼자 기다리는 집에 아내가 여행 가방을 들고 들어온다. 충격 때문에 장거리 여행이나 외국여행을 다녀오는 듯싶은 모습이다. 물론 남편은 아내를 반갑게 맞이한다. 두 사람은 음주를 하며 재회를 즐긴다. 그런데 그 술 속에 독약이 들어있는지 남편과 아내가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남편이 다가가 아내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암전이 되고 조명이 들어오면 탁자 위에 놓인 빈 그릇인지 식충식물인지에 조명이 집중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양동탁이 여인의 첫사랑 남, 송인성이 아내, 한규남이 남편으로 출연해 속사포 같은 대사와 부드러운 노래, 그리고 유연한 동작으로 연극을 이끌어 가다가 결투를 벌이며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음악감독 이호근, 움직임 최 희, 무대디자인 김준성, 의상디자인 김우성, 조명디자인 김상호, 조연출 김민경 송은혜, 조명오퍼 황교성 등 스텝 진의 기량이 돋보여, 극단 인어의 최원석 작, 오유경 연출의 <인어를 사랑하다>를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가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18일
8, 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를 관극했다.
김성민은 희곡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술에 취한 두 남자><안심> <최선의 목적> <훨훨> <우주의 물방울 너는 영원해> <표절작가> 등을 발표 공연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당선(2004), 신작희곡페스티벌당선(2006), 창작 팩토리 희곡당선(2012), 아르코창작기금 수혜(2015),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에 당선한 미모의 여류 극작가이자 극단 피오르의 대표다.
임후성은 희곡 <저쪽 풍경> <터널 아래 카페> <3일> <소나기> <물 위의 글씨> <단 한 번의 아이>를 발표공연하고, <저쪽 풍경>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라르고> <우주의 물방울 너는 영원해> 등을 연출해, 2013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되고, 2014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 재공연지원에 선정, 2015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 2015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우수작품재공연지원에 선정된 연출가다.
무대는 무대 중앙에 다섯 자 폭과 이십 여 자 길이와 세자 높이의 높은 대를 세로로 놓고 대 앞에는 투명한 아크릴 판을 벽처럼 부착시켰다. 이 긴 대는 출연자들이 회전을 시켜가며 장면변화에 따라 사용을 한다. 삼면 벽은 촘촘한 테이프 같은 재질로 둘러싸여 그 테이프를 열어젖히고 출연자들의 등퇴장을 한다.
극의 도입에 초로의 노벨상수상작가와 부인의 등장, 그리고 작가와 인터뷰를 하려는 여기자의 질의와 작가의 귀찮아하는 듯한, 응답에 관객의 관심이 집중된다. 작가는 부인과 20여 년 전에 사별한 것으로 소개가 되지만, 무대에는 부인이 등장해, 작가와 대화를 하고, 계절과 날씨는 물론 주변 해변의 풍경까지 묘사가 된다. 여기에 작가 자신 같기도 하고, 다른 인물 같기도 한 젊은 작가가 등장한다. 그는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야심을 갖고 있고, 그도 부인이 있지만, 부인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듯싶고, 작가는 외출중 공원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을 한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꽃 모자까지 쓴 미모의 여인과 만난다. 서로 상대에게 호감을 느껴 두 사람은 가까이 다가서지만, 사실 그 여인은 와병중인 남편을 살해해, 그의 시신을 분쇄해 트렁크에 넣어, 바닷물에 버리려고 나타난 것으로 설정이 된다.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와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작가는 서로 마주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두 인물 다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는 듯, 노 작가는 20년 전 사별한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게다가 첫사랑의 소녀까지 대면을 하면서, 그 모습 그대로라느니, 여전히 예쁘다느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는다. 젊은 작가 역시, 부인 이외의 여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도록 연출된다. 그리고 과거 첫사랑의 소녀 역시 이미 저 세상으로 간 것으로 소개가 되니, 죽음이 비극의 소재인지, 죽음을 비극의 소재 일위로 삼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단원에서 젊은 작가는 죽은 부인의 일로 가슴아파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 부인과 포옹을 한다. 노벨상 수상자는 부인과 마찬가지로 죽은 인물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연극은 끝을 맺는다.
상처(喪妻)를 한 경험이 있는 인물에게나, 오랜 병마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하직한 부인이 있는 관객에게는 이 연극은 비극이라기보다는 가슴을 파고드는 슬픔으로 다가서는 공연이다.
김태훈과 김준삼이 노작가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해 더할 나위 없는 호연을 보인다. 주수정이 노작가의 부인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과 호연으로 극의 분위기를 환상처럼 이끌어 간다. 문형주가 여자 1과 2로 출연해 역시 발군의 기량과 관능적인 몸매로 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다. 장우정이 첫사랑의 여인으로 출연해 이른 봄에 핀 예쁜 꽃망울 같은 모습과 상큼 발랄한 연기로 남성관객의 시정을 끌어들인다. 김나미가 젊은 작가의 병든 아내로 출연해, 상처한 남성들의 서글픈 추억을 이끌어 내지만 그 아픔이 비극이 아닌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간직되기를 바라는 듯 치유 적 표현을 한다. 노창균…이렇게 젊고 미남에다가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있었다니…젊은 여성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킴은 물론 연모의 숨결소리가 극장 여기저기에서 들려나올 정도로 그의 등장은 주목과 찬탄을 받는다.
무대디자이너 이윤수, 조명디자이너 유은경, 조명크루 김보미 장효철 염광일 윤희원 황성희, 의상디자이너 강기정, 분장디자이너 김수연, 프로듀서 김성민, 음향 임후성, 조연출 김동형, 소품 임서현, 영상 하형주, 사진 박종명, 그래픽디자인 김우연, 기획 공연기획 감탄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를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1월 19일
9, 극단 북새통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남인우 각색 연출의 겨울이야기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극단 북새통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남인우 각색 연출의 <겨울이야기>를 관극했다.
남인우는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전문사 MFA (아동청소년 연극 전공) 출신의 연출가다. 극단 북새통 예술감독 및 상임연출, 연극놀이 강사, 국립극단 어린이 청소년 극 연구소 책임연구원 역임, 판소리 만들기 ‘자’ 예술감독, 한양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호원대 산학협력교수다. <사천가> <국립극단 가을마당 구름> <그늘에서 추다> <가믄장 아기> <사소한> <부루스니까 숲의 노래> <러브> <봉장취> <북새통의 겨울이야기> 등을 연출했다.
오키나와 국제 어린이청소년연극제,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제페스티벌,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국제연극페스티벌, 러시아국제연극페스티벌, 세계아시테지호주총회, 카메룬 아프리카 연극제 등에 초청공연, 현재 서울문화재단 AiE 과정 미적체험 에술교육 프로그램 커리큘럼 연구 및 강의를 하고 있는 미녀 연출가다.
<겨울 이야기>의 영화로는 타이터스 앤드루니커스(1985)와 헨리 6세(1982)를 감독한 제인 제인 호웰(Jane Howell)이 감독하고, 제레미 켐프(Jeremy Kemp)가 레온테스, 안나 칼더-마샬(Anna Calder-Marshall)헤르미온, 로버트 스티븐스(Robert Stephens) 폴리세네스 역 데비 패링톤(Debbie Farrington) 페르디타 역 마거렛 타이잭(Margaret Tyzack) 폴리나 역 존 웰쉬(John Welsh) 아르키다무스 역 데이빗 버크(David Burke) 카밀로 역 등으로 호연을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연극으로는 2005년 11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공연한 김미희 번역, 김석만 연출의 <겨울 이야기>와 2008년 12월 극단 중앙연극 창단공연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양구 각색, 최치림 연출, 오경택 협력연출의 <겨울 이야기>, 그리고 2009년 서울시극단의 <어린이를 위한 셰익스피어 시리즈> 김석만 연출의 <겨울 이야기>, 2016년 1월 (재)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우르반 알렉산드라 에스테르(Urban Alexandra Eszter) 번역 통역, 이경후 윤색, 로버트 알폴디(Robert Alfoldi)각색 연출의 <겨울 이야기> 등이 성공적인 공연을 한 것으로 기억된다.
<겨울 이야기>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1막은 시칠리의 국왕인 레온테스는 오랜 친구였던 보헤미아의 국왕인 폴리세네스를 초대한다. 폴리세네스는 오랜동안 시칠리아에 머물러 있었기 귀국하려 하고, 레온테스와 그의 임신중인 왕비 헤르미오네는 남편을 위해 폴리세네스 에게 더 머물러 달라고 설득을 한다. 레온테스는 자신보다도 아내의 설득에 금방 마음을 돌리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아내와 친구 사이를 의심한다. 그리고 그 의심이 커져서 결국 친구를 독살하려 하고 아내를 부정한 여자로 몰아 감금하려든다. 레온테스의 명령을 받은 신하 카밀로는 폴리세네스를 독살하는 대신 그를 도와 보헤미아로 함께 도망한다. 레온테스의 아내인 헤르미오네는 감옥에서 딸을 낳고, 국왕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왕비의 친구이자 시녀였던 파울리나는 국왕에게 딸을 데려가지만 국왕은 그 아이를 갖다버리라고 명한다. 그리고 왕비의 부정에 대한 재판을 시작한다. 왕비의 부정을 심판하기 위해 델포이의 신탁을 받아오라고 했는데 재판에서 신탁의 봉인을 열어보니 “버린 딸을 찾지 않는다면 후계자도 없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읽게 된다. 신탁마저 부정하는 레온테스에게 어린왕자의 사망소식이 들려오고 아들의 죽음을 전해들은 헤르미오네 역시 실신한다. 그리고 레온테스는 왕비인 아내마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2막은 16년이 경과한 후의 이야기다. 가난한 목동처녀로 자란 레온테스의 딸인 페르디타는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성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감춘 보헤미아의 왕자 플로리젤과 사랑에 빠진다. 폴리세네스는 아들이 목동처녀와 사랑에 빠진 것에 대노한다. 이제 폴리세네스 곁을 떠나 고국인 시칠리로 돌아가고 싶은 카밀로는 왕자 플로리젤과 함께 페르디타를 데리고 시칠리로 돌아간다. 그곳에는 아들과 아내를 잃고 난 뒤 계속 후회를 하면서 살고 있는 국왕 레온테스가 성성한 백발의 모습이 되어 쭈그리고 있다. 플로리젤은 레온테스에게 아버지의 폴리세네스 왕의 사절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 거짓말이 어찌 오래가랴? 게다가 페르디타가 레온테스의 딸이라는 사실도 밝혀지게 된다. 폴리세네스 역시 아들 때문에 시칠리로 오게 되고, 레온테스가 자신의 딸과 친구였던 폴리세네스의 아들과의 결혼을 축복해 주는 모습에, 폴리세네스도 오랜 우정단절을 청산하고 레온테스를 용서한다.
대단원에서 파울리나는 레온테스에게 왕비의 조각상을 새로 만들었으니 자신의 집에 구경오라고 청한다. 모두가 함께 왕비의 조각상을 보러가고, 그곳에서 레온테스는 왕비와 너무나도 닮은 조각상에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그때 조각상은 다시 되살아나고 결국 레온테스는 아내와 딸을 다시 찾으므로 해서 연극은 행복한 마무리로 끝이 난다.
북새통의 <겨울이야기>는 6인의 출연자가 엷은 갈색의 의상을 착용하고 1인 다 역을 해가며 노래와 춤, 그리고 인형극과 그림자극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2인의 연주자가 현악기와 타악기를 연주해 극적 분위기 창출에 기여한다. 무대는 취급주의라는 영문글자를 쓴 커다란 나무상자를 움직여 세계의 칸으로 된 상자의 속에서 출연자들이 등장을 하고, 무대 상수 쪽에 마루를 깔고 의자를 놓은 공간으로 이동하며 연기를 편다.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율동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대단원에 원작의 조각상 대신 전신상의 그림을 세워 그 팔이 움직임으로 해서 여주인공의 생존을 나타내는 장면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출연자의 열연과 연주자의 연주가 조화를 이루어 한편의 흥겨운 마당놀이 공연 같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창춝시켰다.
전영, 박재현, 정새별, 황아름, 김솔지, 안창현,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창과 율동, 그리고 연주자인 이용창의 드럼과 윤혜진의 가야금 연주는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투르크 우수진, 조연출 김수정, 제작피디 한영선, 움직임디자인 이윤정, 시각디자인 정민선, 조명디자인 이유진, 음악디자인 박소연, 민요지도 신승태, 음향감독 장태순, 의상제작감독 정규현, 미술팀 고지은 유형석, 의장제작팀 김제홍 이용희, 조명크루 유성욱 김지원 한종엽 유지영, 무디감독 박진아, 진행 김소리 이진아 서시라 등 스텝 징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북새통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남인우 각색 연출의 <겨울이야기>를 친 대중적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걸작 연희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21일
10, 예술의전당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 김세한 각색 양정웅 연출의 페리클레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김세한 각색, 양정웅 연출의 <페리클레스>를 관람했다.
양정웅(1968~)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극단 여행자의 대표이자 상임연출가다.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월간 문학 신인작가상, 히서 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 아름다운 연극인상 최고 스텝상, 제15회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연극부문, 한국연극협회 우수공연 베스트 7,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우수작품상,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대상, 인기상,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 셰익스피어 연출공로상, 제2회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공연부문 기자상 등을 수상했다. 문예진흥원 신진연극인,평론가 협회 21세기 기대주 선정되었고, 페스티발 <99마임페스티벌>총무대감독을 했고 국립오페라단 <천생연분 soul mate>2007 <보체크 wozzeck>2007 유니버셜 발레단의 발레뮤지컬 <심청 Shim Chung>2007 을 통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담아낸 작품들로 평단과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연극 외 장르에서도 재능을 인정받았다.
연출작은 <해롤드와 모드>, <오페라 처용>, <내 아내의 모든 것>, <최막심>, <나의 젊은 날개>, <로맨티스트 죽이기>, <페르귄트>, <십이야>, <연서>, <뷰티풀 번아웃> <소풍> 그 외 다수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연출가다.
페리클레스(Pericles, BC 495~BC 429)는 최고의 명문가문의 출신이었으나 키몬에 대항하기 위하여 귀족파가 아닌 민주파의 지도자가 되어 BC 462년 에피알테스와 함께 귀족세력의 거점인 아레오스파고스 회의의 권리를 박탈, 평의회 ·민중재판소 ·민회에 실권을 가지도록 하는 법안을 민회에 제출하였다. 이듬해 에피알테스가 정적에게 살해당하고, 키몬이 도편 추방되자, 정계에서 그의 지도권은 확고하게 되었다. 그 결과 제3신분에 있던 자들까지도 최고관인 아르콘에 취임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배심관 ·관리의 일급(日給), 연극관람수당을 비롯하여, 관리를 희망자 중에서 추첨으로 선출하는 등 민주정치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BC 454년 그의 제안으로 델로스동맹의 기금을 델로스 섬에서 아테네로 옮겼는데, 이때부터 동맹의 여러 도시는 거의 모두 아테네의 속국(屬國)이 되었고, 아테네는 제국(帝國)으로 불리게 되었다. 또 BC 447년부터는 파르테논신전의 건조를 시작하였고, 아테네 시가의 미화(美化)에도 힘썼다. 외교상으로는 페르시아와 ‘카리아스의 화약(和約)’을 맺고, BC 446년 스파르타와 향후 30년간의 화약을 맺는 등, 강국과는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델로스동맹의 지배를 강화하였다. BC 443년에는 정적인 투키디데스(역사가와는 다른 사람)도 추방, 그 후 죽을 때까지 매년(만년의 극히 단기간 제외) 스토라테고스(장군직)에 선출되어 ‘지상의 제우스’라 불리게 되어 이름은 민주정(民主政)이나 사실은 1인 지배라 할 만큼 페리클레스의 시대를 구가하였으며, 또 이것은 아테네의 최성기이기도 하였다. BC 431년 펠로폰네소스전쟁이 시작되자 굳게 농성(籠城)하는 한편, 해군으로 하여금 펠로폰네소스반도를 위협하는 전술을 취하였다. 그 무렵 그를 권력으로부터 추방하려는 음모가 있어, 아낙사고라스 ·피디아스 등 그의 측근들이 기소 당하였으나 그를 실각시키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전쟁과 때를 같이하여 아테네에 유행한 질병에 걸려 병사하였다.
연극 <페리클레스>는 2010년 화동연우회에서 이현우 역, 김광림 연출로 공연되고, 신구, 이기용, 이관영, 이석희. 최용철, 이수문, 임진택, 최용민, 정한용, 강영건, 이근희, 김태범, 이현우, 김승환, 김재환, 손선근, 임대일, 윤동환, 이준원, 유태웅, 김현균, 김용균, 안석천, 이재준, 김명식, 이채상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페리클레스>는 1984년 영국 BBC에서 제작해, 데이빗 휴 존스가 감독하고, 마이크 그윌라임 (페리클레스 역), 아만다 레드만 (마리나 역), 존 우드빈 (안티오쿠스 왕 역), 아네트 크로스비 (디오니자 역)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두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타이어의 왕 페리클레스는 앤티어크의 공주를 부인으로 맞으려고 앤티어크에 갔다가 앤티어크의 왕 앤타이어커스의 적이 되고 만다. 페리클레스는 앤티어크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조국 타이어를 떠나 바다건너 타서스로 향한다. 타서스에 도착하여 머물던 페리클레스는 집요한 앤타이어커스의 추적을 피하여 다시 바다로 나간다. 폭풍을 만나 표류하던 페리클레스는 펜터포리스의 해안에서 어부들에게 구출된다. 페리클레스는 어부들의 도움으로 펜터포리스의 궁중무술대회에 참가하여 우승하고 그 나라의 공주 세이사와 결혼한다. 앤타이어커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페리클레스는 고국 타이어로 돌아가기 위해 왕비 세이사와 함께 다시 바다로 나간다. 그러나 다시 폭풍이 불고 왕비 세이사는 배 위에서 아기를 낳다가 죽는다. 페리클레스는 왕비를 바다에 수장하고, 갓 태어난 딸을 인근 타서스의 왕에게 맡기고 타이어로 떠난다. 수장되어 에피서스의 해안에 떠밀려온 된 왕비는 세리먼에게 발견되어 생명을 되찾았으나 간밤의 폭풍으로 남편이 죽었다고 판단하고 속세를 떠나 에피서스의 신전으로 들어간다. 타서스의 왕비 다이어나이저는 타서스에서 성장한 페리클레스의 딸 마리나를 시기하여 암살하려 한다. 마리나는 살해당할 위기에서 해적에게 납치되어 목숨은 건지나, 미틸리니의 유곽으로 팔려가게 된다. 딸을 데려가기 위해 타서스에 도착하여 마리나가 죽었다고 전해들은 페리클레스는 실의에 빠져 바다를 떠돌다가 식량을 보급받기 위하여 정박한 미틸리니에서 딸 마리나를 찾게되고, 이에 대해 신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찾아간 에피서스의 신전에서 죽은 줄 알았던 부인과 재회한다.
무대는 전체가 모래밭이다. 상수 쪽에는 비너스의 두상 같은 모습의 거대한 백색의 조형물을 옆으로 눕히고, 그 위에 난간을 설치해 출연자들이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 앞쪽에 촛불을 여러 개 꽂을 수 있는 샹들리에가 바닥에 놓이고, 그 앞쪽으로 백색의 고풍스런 관이 자리를 잡았다. 하수 쪽에는 선박의 앞부분이 돌출되어 있고 몸통을 모래 속에 파묻혀 있다. 그 뒤쪽으로 나침반을 확대시킨 형태의 조형물이 자리를 잡고, 배경 막에도 커다란 원형의 물체를 부착시켜 거기에 영상을 투사해, 파도라든가 시간과 세월의 흐름을 영상을 통해 표현한다. 플라스틱으로 된 원형의 작은 수조를 배치해, 출연자들이 그 안에 빠지기도 한다. 여러 개의 평상형태의 바퀴달린 조형물 세 개를 배우들의 이동시켜 장면변화에 따라 사용한다. 무대 오른쪽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이고, 장면에 따라 피아니스트가 등장해 연주를 한다. 배경 막을 올리면 토월극장의 무대 깊숙한 부분까지 확장되고, 그 부분은 극의 대미에 여제사장의 신전으로 설정된다. 페리클레스가 넓적한 나무가 끝에 달린 눈치우개 같은 도구로 모래바닥을 고르게 펴기도 하고, 모래먼지를 방비하기 위해 네 명의 출연자들이 물통을 짊어지고 분무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부분조명으로 원형의 공간을 만들어 동선을 강조하고, 마리나가 부르는 노래는 독특하고 신비스런 곡이라 기억에 남는다.
연극은 도입에 백발이 보이는 남성이 등장해 해설자 역할을 하고, 젊은 페리클레스가 나이가 든 후에는, 젊은이 대신 백발의 페리클레스 역을 맡아한다. 그런데 젊은 페리클레스 역을 하던 배우의 발가락 부상으로 다른 배우가 대역을 한다. 그러나 몸동작과 동 선만 따를 뿐 대사는 휠체어에 앉아 등장을 한 본래 페리클레스를 한 배우가 시종일관 대사를 한다. 후반부에는 나이든 백발의 연기자가 페리클레스 역을 하고, 연극의 도입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단원에서도 그 백발 남성의 해설로 연극은 마무리를 한다.
유인촌 남윤호 부자가 2인 1역으로 나이든 페리클레스와 젊은 페리클레스 역을 맡아 호연과 열연을 펼쳤으나 남윤호의 부상으로 김도완이 대역을 하는데 몸동작만 하고, 대사는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남윤호가 하는 독특한 공연이다. 같은 역을 하는 2인의 젊은 연기자의 독특하고 탁월한 연기가 오히려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고 관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느낌이다. 전성민이 페리클레스의 딸 마리나 역으로 출연해 호연과 독특한 노래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김은희, 이국호, 전중용, 한윤춘 등이 호연을 보이며, 연극의 기둥역할을 한다. 김대진, 정제우, 장현석, 김진곤, 조찬희, 장지아, 김도완, 한인수, 김상보, 이화정, 김호준, 김명연 등 출연자의 호연과 열연이 극의 주춧돌 역할을 해내고, 레슬링 경기라든가 무예대결, 그리고 군무와 합창을 하며 벌리는 동 선 활용은 관객을 흥미진진한 관극의 경지로 이끌어 간다. 김범진과 서동오가 대조되는 체구로 감초역할을 제대로 해 역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미술·감독 임일진, 조명 여국군, 의상 도연, 분장 전주영, 소품 이은규, 영상 김장연, 작곡 장영규·배승혜, 피아노 배승혜, 무술감독 이국호, 움직임 김도완·이화정, 드라마터그 이현우, 조연출 이현애 한소미, 무대미술 보조 오미연, 조명보조 이은주, 의상보조 권가용·김소현·최아람, 분장보조 이애리·이서진 노영주, 음향오퍼 방지연 그 외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양정웅·김세한 각색, 양정웅 연출의 <페리클레스>를 연출가와 연기자들의 기량이 돋보인 한편의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1월 25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