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의 유수정 예술감독 김춘봉 작 배요섭 작 연출 이자람 작창 작곡 예술감독 <나무, 물고기, 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국립창극단의 유수정 예술감독, 김춘봉 작, 배요섭 연출, 이자람 작창 작곡 예술감독 <나무, 물고기, 달>을 관람했다.
유수정은 현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다. 1987년 국립창극단 입단, 다수 작품에서 주역을 맡으며 30여 년간 국립창극단원으로 활동하며 창악부장과 수석단원을 역임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아온 이력으로 2019년 4월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에 임명됐다. 창극이 동시대에 맞춰 변화하되 뿌리인 판소리는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창작방향을 담아, 감독 부임 후의 첫 신작 ‘춘향’의 작창을 직접 맡았다.
배요섭(1970~)은 포항공대 물리학과 출신의 연출가다. 2002 서울어린이 연극상, 작품상 극본상, 2005 PAF 연극예술상 연출상. 2009 king’s Festival 작품상, 젊음 비평가상. 노래하듯 햄릿, 할머니의 그림자 상자, 너는 똥을 누고 나는 물고기를 누었다. 화천 그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김춘봉은 배요섭과 같은 인물이다.
이자람은 국악고등학교에 학생이던 1997년 4시간에 걸쳐 판소리 심청가를 완창하여 주위를 놀라게 했고, 1999년에는 최연소 최장시간 (20세), 8시간 춘향가 완창으로 세계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자람은 단순한 젊은 명창이 아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판소리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대 국악과 재학시절 국악뮤지컬집단 타루를 이끌면서 남녀의 성역할을 뒤바꾼 풍자적 창작판소리 구지이야기 등으로 크게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아마도 이자람 밴드의 리드보컬, 라디오 방송 D J, 가야금 연주자, 기타리스트, 작곡가, 작사가, 영화 OST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2008년에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에서 착안한 사천가를, 2011년에는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자식들>을 모티브로 하는 억척가를 각각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고 미녀인 국악인이다. 2014년에는 주요섭의 <추물>, <살인>을 소재로 한 <판소리단편선1_주요섭>을 작창하여 공연하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이방의 순례자들》에 수록되어 있는 <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 Bon Voyage, Mr.President!)>의 내용을 기초로 한 <이방인의 노래>를 공연하였다. 이자람은 뮤지컬에도 참여하여, 2010.부터 뮤지컬 《서편제》의 여주인공 ‘송화’역을 맡아 연기하고, 2014.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자람을 언급할 때 1984년도의 <내 이름(예솔아!)>가 빠지지 않는데, 위 노래에서 등장하는 예솔이가 지금의 이자람이다.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은 소원을 이뤄주는 존재에 대한 동양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 창극으로 수미산의 소원나무로 향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수미산(須彌山)은 인도 신화에서 언급하는 상상 속의 성산(聖山)이다. 문헌상으로는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수미산이 최초로 언급되었지만, 아마 <마하바라타> 이전부터 수미산이라는 개념은 있었다. 힌두교나 불교 등 인도에서 유래한 종교들은 저마다 수미산 개념을 받아들였다.
불교의 우주관에 따르면 세계의 중앙에 있는 우주산으로, 인간에게 정복된 적이 없는 산이자 선성불(Dhyani Budha)의 성소라고 한다. 힌두교의 경우엔 시바신의 거주지로 받아들여진다. 수미산이라는 명칭은 중국에서 번역한 명칭이다.
창극 <나무, 물고기, 달>은 어떤 소원이든 이뤄준다는 나무를 찾아가는 소녀와 소년, 순례자, 사슴나무, 물고기 등 출연진의 사연과 고난을 이겨내려는 소망이 펼쳐진다. 소녀는 제대로 된 쌀밥 한끼를 먹는 게 소원이고, 물고기를 구해 준 덕분에 수미산 소원나무를 찾아 나서게 된다. 소년은 108마리의 소떼를 돌보는 목동이라는 설정이고, 여기에 고행을 하는 순례자가 등장하고, 순례자의 구슬의 힘으로 사슴나무 1, 2는 다리가 생겨 수미산에 동행하게 된다. 이들 주변에는 소리꾼 1, 2, 3이 배회를 하고, 함께 산행을 하게 되지만, 수미산 앞에 놓인 천길 이나 되는 폭포에 물고기는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고, 나머지 출연진이 도착한다, 각자 작은 소망은 이루어지지만 큰 소망 기원에 앞서 밀려오는 공포로 해서 참다운 소망을 빌지 못하게 되고, 순례자는 피로에 지쳐 저세상 행이 되고, 소년과 소녀만 결국 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무대는 하늘극장의 원형무대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사방의 객석 계단에서 등장을 하고, 배경 좌우로 퇴장을 한다. 원형무대 주변에 적색 백색 원을 조성해 극 분위기 창출은 물론 조명변화로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출연진의 의상 또한 작품과 어울려 관객의 시선이 집중된다.
서정금, 민은경, 이소연, 최호성, 조유아, 유태평양, 왕윤정, 김수인, 김우정 등 출연진이 날자 별로 출연해 호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으로 공연을 이끌어 갈채를 받는다.
이원왕, 박희정, 이성도, 최영훈, 조용수, 황소라, 한솔잎(객원) 김정민(객원) 등 연주진의 열정과 기량이 극 분위기 창출에 기여한다.
안무 허창열, 드라마트루그 정종임, 무대디자인 신승렬, 조명디자인 강정희, 의상디자인 우영주, 조연출 한유주, 음악조감독 김정민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국립창극단의 유수정 예술감독, 김춘봉 작, 배요섭 연출, 이자람 작창 작곡 예술감독 <나무, 물고기, 달>을 한편의 동화 같은 창극으로 만들어 냈다.
3월 14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