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단막극전, 대한민국연극제 서울 예선, 국공립극단 공연총평/ 박정기

신춘문예 단막극전, 대한민국연극제 서울 예선, 국공립극단 공연총평

 

박정기(朴精機)

 

2017 신춘문예 단막극전 공연총평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한국연극연출가협회의 2017년 제26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7개 작품이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공연되었다.

동아일보 당선작 김명진 작 정형석 연출의 <루비>, 서울신문 당선작 조현주 작, 송훈상 연출의 <오늘만 같지 않기를>, 한국극작가협회 당선작 임진현 작, 윤우영 연출의 <횃불>, 경상일보 당선작 김연민 작, 김성노 연출의 <명예로울지 몰라, 퇴직>, 부산일보 당선작 양예준 작, 황태선 연출의 <달팽이의 더듬이>, 한국일보 당선작 주수철 작, 양흥렬 연출의 <그린피아 305동 1005호>, 그리고 조선일보 당선작 고군일 작, 박정석 연출의 <자울아배 하얘> 등을 차례로 평한다.

1, 동아일보 당선작 김명진 작, 정형석 연출의 <루비> (심사 배삼식, 장우재)

김명진(1982~)은 서울생으로 고려대학교 영문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출신으로 현재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 중인 미모의 여성작가다.

연출을 한 정형석은 배우 겸 작가와 연출가로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이자 현 ㈜GEP 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현 극단 ‘드림 시어터컴퍼니’ 대표다. 1988년 극단 현대극장에 배우로 입문했다.

    

KBS TV 주말시추에이션 드라마 <반쪽이네> 극본, 뮤지컬 <들풀의 노래> 각색, 영화 <친구 애인 뺏기>를 집필하고, 연출작으로는 <어둠속의 햄릿> <사랑에 스치다> <뱅커맨> <우리읍내>, <굿닥터>, <우당필>, <포에버>, <그놈을 잡아라>, 출연작으로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장보고의 꿈>, <에비타>, 영화 <여수 밤바다> 각본 감독, 영화출연작으로는<서울 에비타>, <연산군>, <유아독존>, <최강로맨스>, <용서는 없다> 외 다수다.

무대는 사각의 입체조형물을 십자형으로 쌓아놓고 그 위에 컴퓨터 노트북이 놓였다. 하수 쪽에 커다란 비닐봉투와 그 앞에 조그만 상자 곽이 놓여있다. 배경 쪽에는 스크린과 그 앞에 마술사가 등장해 매직 쇼를 할 자리가 마련되고, 상수 쪽에는 트렁크 형태의 좌판과 그 앞으로 객석 가까이 푸른 잎 모양의 조형물이 철제 받침대 위에 놓여있다.

방송에서 매직 쇼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마술사의 빨간 눈의 흰색 비술기가 갑자기 사라진다. 지방공연을 떠나는 마술사는 방송국 담당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비둘기를 찾아달라고 한다.

매직 쇼 담당 남성작가는 방송국에 남아 매직 쇼 관련 해설 자막을 집필한다. 작가의 여자 친구가 찾아와 바닥에 놓인 흰색 상자 곽을 열자 그 속에 비둘기가 들어있고 꿈틀거린다. 여자 친구는 커다란 봉투와 함께 비둘기 상자 곽도 챙긴다. 한편 방송담당 여직원은 매직 쇼에서의 비둘기 분실이 자신의 악몽과 연관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마술사가 사라진 비둘기의 이름이 <루비>라는 것을 알려준다. 남성작가의 여자 친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가져온 상자 곽을 열고 비둘기에게 모이를 준다. 비둘기가 상자 곽 안에서 모이를 쪼아 먹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방송이건 연극이 끝나면 무대감독이나 조연출에 의해 소품이 정리가 된다. 그 과정에 잘못 정리된 소품, 그것도 살아있는 적안(赤眼)의 백구(白鷗)에 초점을 맞추다니, 창아기발(創雅奇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작가의 차기 작품에도 기대를 한다.

강승민이 마술사로 출연해 다양한 매직 쇼를 펼쳐 갈채를 받는다. 최영신이 방송사 여직원, 허병필이 작가, 김세진이 여자친구, 김지영이 여자 친구로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하고, 이정민이 어머니, 정은주가 아이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역시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 투르크 이양숙, 조연출 김 솔, 크루 이다슬 이우정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동아일보 당선작 김명진 작, 정형석 연출의 <루비>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2, 서울신문 당선작 조현주 작, 송훈상 연출의 <오늘만 같지 않기를> (심사 장성희, 고연옥)

조현주(1978~)는 대전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국어국문학부 출신이다. 평소 타인의 삶에 무관심한 편이고 이해하려고 한 적도 없었지만 늦게나마 작품을 통해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고 전한다. 2017년 4월 제3회 윤대성 희곡상 공모에 당선된 장래가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신예작가다.

송훈상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현 극단 성좌 상임연출, 2009년 현재 약 200여편의 연극,무용, 뮤지컬, 축제에서 연출 및 무대 조명감독으로 활동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욕망이라는 이름의전차>,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리타 길들이기>, <라생문><탱고> , <아카시아 흰 꽃은 바람에 날리고><신의 아그네스>,<프랑스뮤지컬 콘서트 무대감독(KBS홀)> 등에 무대감독 조명감독으로 참가했다.

강릉 국제 관광 민속제, 공주 아시아 1인극 제 무대, 운현궁 청소년 축제 무대감독, 크루즈여객선, 우크라이나 공연 팀 연출, 춘천 국제마임축제 기술 감독, 양천구 청소년축제 (쉼터) 감독, 진주 드라마 페스티발 연출팀, 한강 청소년동아리 문화축제 연출, 청소년동아리문화마당 연출, 블랙 코미디 연출, 과천 한마당 축제 기술 감독을 했다.

2016년에는 원로예술인 지원공연 <당신안녕> 무대감독, <엘렉트라 인 서울>, 2017년 에는 <분장실>과 <마요네즈>를 연출 한 훤칠한 미남 연극인이다.

무대는 한 주택의 거실이다. 나이든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손자가 등장한다. 연극은 도입에 발톱을 깎고 있는 나이든 아버지 앞에 중년의 아들이 등장한다. 아들은 택시기사를 하며, 자주 노름을 해 빚이 많은 것으로 설정이 되고, 집까지 저당 잡힌 것으로 소개가 된다. 당연히 아들을 나무라는 아버지의 모습이 여느 다른 집과 다를 바 없이 펼쳐진다. 손자는 택배를 한다. 그런데 손자에게 수취인 불명의 배달물이 도착한다. 거기에는 갓난아기가 들어 있다. 당연히 손자는 아기를 집으로 데려온다. 어머니…. 비록 암 투병을 하지만, 자애롭기가 부처님 어머니 같고 반백의 모습 또한 그렇기 때문인지, 어머니는 아기를 직접 기르겠노라 한다. 그러나 집 형편이 그러하지를 못하니, 가족의 반대로 결국 보육시설로 보낸다는 설정이다. 아버지와 아들간의 불화, 아들과 손자라고 화목할 리가 없다. 그러나 그러한 불화는 가족 사랑이라는 범주 안에서 펼쳐지기에 각기의 다툼은 불쾌하거나 미워보이지가 않는다. 아버지와 아들 손자간의 갈등 속에서 병든 어머니의 온정이 새봄의 훈풍처럼 관객에게 스며든다. 대단원에서 친지의 장례식에를 가는 상복차림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기를 소중히 안고 함께 나가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민경록이 아버지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박 용이 아버지로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한다. 어머니로 장연익이 출연해 자애로움의 화신 같은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아들로 김동일이 출연하고 윤돈선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현해 발군의 기량으로 호연을 해 역시 갈채를 받는다. 손자로 김영혁이 출연해 역시 호연을 보인다.

드라마 투르크 주소형, 조연출 허정은, 음악감독 김휘원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서울신문 당선작 조현주 작, 송훈상 연출의 <오늘만 같지 않기를>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3, 한국극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작 임진현 작, 윤우영 연출의 <횃불> (심사 홍원기, 홍창수)

임진현(1990~)은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재학생이다. 전쟁에 대한 공포라는 감각과 실재를 무대 위에 구현해 내려고 애썼다.

연출가 윤우영(1961~)은 브리스틀대학교 대학원 연극학과 출신으로 현재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이자 극단 청맥의 대표 겸 예술감독이다.

연출작으로는 <코펜하겐> <마로윗츠 햄릿> <신의 아그네스> <화장> <영상도시>, 뮤지컬 <렌트>, 창작무용극 <귀천>, 오페라 <이순신>외 다수다.

1997 문화체육부장관 표창 제27차 ITI세계총회 및 세계 연극제, 1997 제33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1998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장, 2000 제36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2009 대한민국 연극대상 베스트7 등을 수상했다.

무대는 전쟁터다. 텐트가 보이고 벌판에 시체가 여기 저기 쓰러져 있다. 오래된 시체인 듯 옷가지와 신발이 낡을 것이 보인다. 시체는 인체 크기의 조형물로 대치된다.

내용은 시체에서 금 은 이빨을 뽑는 치과의사와 아버지 대신 치과의사를 의지하고 전쟁터를 헤매는 소년이다.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동행을 한 듯 친숙해 보이기도 한다. 전시라, 대낮에는 작업을 할 수 없고, 야간에만 하니, 불을 밝히면 아군이나 적군에게 사격을 당하기에, 달도 뜨지 않은 밤에만 작업을 한다. 두 사람은 시체를 물건 다루듯 익숙한 행태를 보이고, 시체를 베거나 시체 옆에 들어누워 잠을 청하기도 한다. 치과의사나 소년이나 이를 뽑는 데에는 이력이 난 듯싶다. 그러다가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불을 밝히게 되고, 총격을 당해 소년이 사망을 하니, 치과의사는 소년의 이까지 뽑아들고 퇴장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비교되는 독특한 발상의 연극이다.

김충근이 치과의사, 안승균이 소년으로 출연해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터그 강양은, 조연출 신희존 등의 기량이 드러나, 한국극작가협회(대표 김수미) 당선작 임진현 작, 윤우영 연출의 <횃불>을 기억에 오래 남을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4, 경상일보 당선작 김연민 작 김성노 연출의 <명예로울지도 몰라, 퇴직> (심사 김삼일)

김연민(1983~)은 경기도 안산출생이다. 극단 드림플레이 연출부와 연극열전 작품들의 조연출을 거친 김연민은 2009년 2월 직접 쓰고 연출한 <초록비가 내리던 그 곳>으로 데뷔했다. 2010년엔 안톤 체홉의 4대 장막 중 한 작품인 <세자매>를 연출했다. 2011년에는 안산 창작희곡공모 수상, 2016년 대한민국 신진 연출가전 연출상 수상했다.

연출작으로는 <이카이노 이야기> <쓰루하시 세자매> <종로 갈매기>가 있고, 극작으로는 <염전이야기> <초록비가 내리던 그곳> 등이다.

연출을 한 김성노는 홍익대학교, 방송통신대학교, 경기대학교 공연예술학 석사출신으로<리틀 말콤>, <등신과 머저리>, <에쿠우스>, <검정고무신>, <홍어> <아버지> <두 영웅>등 활발한 연출활동을 이어오며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동아 연극상 작품상, 서울연극제 연출상 등을 수상하고 ‘신춘문예 단막극 제’, ‘아시아연출가전’, ‘연출가포럼’ 등 기존 사업과 더불어 ‘한국연극100년 시리즈’, ‘차세대 연출가 인큐베이팅’ 등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고 한국연출가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서울연극협회 산악대 대장으로 활약한 건강하고 훤칠한 미남인 중견 연출가다. 현재 동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무대는 중앙에 긴 탁자가 하나 객석 가까이에 가로 놓여있고 의자 세 개가 나란히 놓였다. 연극 중간에 폐지를 수집해 생활하는 인물이 카터 카를 끌고 지나가면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부르는 러시아 민요이자, 드라마 ‘모래시계’ 삽입곡 ‘백학(Cranes)’-전우에게 바치는 노래‘가 효과음악으로 흘러나오기도 한다.

한 회사의 구조조정을 앞에 두고, 과장과 대리 그리고 인턴이 퇴직과 관련해 서로 티격태격하는 광경을 열거한 작품이다. 먼저 도입에 이십대의 인턴이 등장하고, 다음이 30대의 대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40대의 과장이 등장해 탁자에 나란히 앉아 구조조정에 대비해 각자 자신의 처지와 입장을 밝힌다. 흔히 있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자신은 조정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상대가 바로 그 대상으로 퇴직을 하게 되리라며 그 이유를 들어 공격하는 모습이 희극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되어 회사를 그만 둘 경우에 폐지 줍는 실직자로 설정되어 카터 카에 빈 박스와 휴지를 잔뜩 싣고 거리를 헤매는 모습이 비장 침울한 노래와 함께 연출된다. 세 사람이 각자 자신은 대상이 아니기를 바라며 구조조정의 결과와 명예퇴직을 할 경우를 상상하며 끝없이 기다리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춘식이 폐지 줍는 실직자, 배상돈이 과장, 이 준이 과장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양대국이 대리, 김민진이 대리로 역시 더블 캐스팅 되어 출연한다. 임상현이 인턴, 김대희가 인턴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출연자들의 호연과 희극적 연기로 객석은 폭소가 계속되고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터그 최은옥, 예술감독 김종구, 연기지도 이정하, 조연출 김성은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경상일보 당선작 김연민 작, 김성노 연출의 <명예로울지 몰라, 퇴직>을 걸작연극으로 만들어냈다.

5,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양예준 작, 황태선 연출의 <달팽이의 더듬이> (심사 이윤택)

양예준(1966~)은 서울출생으로 2010년 불교문예 동화당선, 2012년 아동문예 동극당선, 장생포고래창작동화공모전 당선, 014년 경상일보 동시 당선, 여수해양문학상 소설 대상 당선, 인간과 문학 희곡 당선, 2015뇬 산림문학 동시 당선작가다.

황태선은 現 창작집단‘CreativeTeam GO’상임연출로 연극‘해후’- 작 연출, 뮤지컬 ‘하트 앤 하트’- 협력 연출, 연극‘노부인의 방문’ – 각색 연출, 무용극‘호명산 범인’-  작 연출, 뮤지컬 ‘쿵 페스티벌’  외 다수작을 연출했다. 2015 대한민국 신진연출가전 공식참가작 정의-작 연출, 2016 부산국제연극제 다이나믹 프린지 ‘좀비가 된 사람들’ 연출, 2016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정의’-작 연출, 2017 창작집단 지오 정기공연 ‘괴물의 얼굴’을 작 연출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정사각의 크고 작은 입체 조형물이 가득 쌓여있고, 상수 쪽에는 사각의 단 위에 출연자가 인체 조각 작품처럼 서 있다. 무대중앙에는 현관의 비밀번호를 누르면 문이 열리듯이 역시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출연자가 앉아 있고, 하수 쪽이 일반 주택의 내실이다.

한 집의 가장이 하던 일을 마치고 술 한 잔 걸친 채 귀가한다. 골목에 서있는 조각상 앞에서 늘 상 하던 손짓과 인사를 하고 집 앞에서 역시 현관 앞 버튼 역할을 하는 조각상의 손바닥을 눌러 번호를 맞춘 후 방으로 들어선다. 음주상태의 가장의 귀가를 반기는 아내가 있을까? 아내는 싫은 소리를 하며 어서 잠이나 자라고 한다. 가장은 침대인지 소파인지 모를 조형물에 쓰러져 잠이 든다. 잠이 들면 항상 마녀가 나타난다. 백설 공주의 여왕처럼 거울아 거울아를 외치며…. 꿈속에서인지 생시인지 마녀나라의 백성들은 삶 자체가 어려움으로 설정된다. 마녀 여왕의 부패와 국정농단으로 백성들은 마녀를 규탄하는 궐기를 한다. 당연히 경찰도 등장을 한다. 이러한 가장의 꿈은 반복이 되고, 마녀는 결국 퇴출된다. 그래도 나아질 것 없는 현실은 똑 같이 반복되고 이제는 아내까지 직장에 나가 일을 해야 생활이 된다. 늘 상 하던 대로 가장의 귀가가 반복이 되면서 골목 앞 인체 조형물에게 손짓을 하고, 집 앞 인체 조형물의 손바닥 번호를 누르며 집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이번에는 아내가 똑 같은 음주상태로 귀가를 하고, 똑 같이 인체조형물에 손짓을 하고 똑 같이 손바닥 번호를 누른 후 집안으로 들어와 항상 남편이 쓰러져 잠이 드는 장소에 아내도 쓰러져 잠이 드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동민, 박연주, 손현규, 강진수, 김화영, 조용근, 전송이, 김해린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투르크 양근애, 조연출 손현규, 무대지자이너 유주영, 조명디자이너 조철민, 조명오퍼 한은성, 음향오퍼 한송이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부산일보 당선작 양예준 작, 황태선 연출의 <달팽이의 더듬이>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6, 한국일보 당선작 주수철 작 양흥렬 연출의 <그린피아 305동 1005호> (심사 장 진, 김은성)

주수철(1968~)은 전남 영광 출생으로 경희 사이버대 문예창작과 출신이다. 2015년 월간문학 신인문학상, 201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가다.

주수철 작가는 “글을 쓴다는 것의 참다운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아가는 시기에 중요한 성과를 거둬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글을 계속 쓰는 한 영원히 따라다닐 것이 분명하므로 이러한 걱정 또한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당찬 각오를 다졌다.

양흥렬은 배우 겸 연출가로 씨어터 컴퍼니 아름드리의 대표다.  러시아 기치스 국립 연극대학에서 수학하고, 연출작으로는 <오셀로> <꿈과 백조의 노래> <The game of love and chance> <꽃순이를 아시나요> <유령> <별난 한 쌍> <위기의 여자>등이 있고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연극인이다.

무대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사무실이다.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소파가 놓여있다. 공인중개사는 미모의 여성이고, 사무실 여직원 또한 예쁘다. 외국에 체류 중인 집주인을 대신해서 훤칠한 미남의 대리인이 계약을 성사시키고 전세계약금을 수령하기 위해 등장한다. 그 때 세입자의 모친과 세입자인 아들이 함께 등장을 하고, 계약과 관련된 문서를 조목조목 따지고 점검한다. 지나치다 싶은 검증에 미남 대리인은 성질 폭발 일보 직전이지만 결국 계약을 성사시키고 계약금을 수령하려 한다. 바로 그 때 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았던 집주인이 등장을 한다. 집주인은 대리인에게 “자네가 여기 웬일인가?”하고 천만 뜻밖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대리인은 허둥지둥 퇴장을 한다. 훤칠한 미남 대리인은 결국 사기꾼으로 밝혀진다. 현재 살고 있는 세입자가 등장을 하니, 집주인은 현재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기에 수표로 전달하려 하만, 세입자가 수표를 받을 수 없다고 하니, 공인중개사가 대신 입금을 시키고 집주인에게 수표를 받는다. 집주인은 인사를 하고 퇴장한다. 그런데 은행으로 갔던 여직원이 허둥지둥 되돌아온다. 중개사가 까닭을 물으니 여직원은 수표입금과정에서 그 수표는 분실수표이고, 지불 정지된 수표임이 밝혀진다. 중개사와 여직원이 집주인을 찾으러 뛰어 나가는 장명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양희선이 중개사, 윤상현이 대리인, 유정숙이 세입자의 모친, 김기태가 아들, 이영태가 집주인, 전지희가 여직원, 민아람이 여직원, 세입자 최종익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과 호연은 시종일관 관객을 연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드라마투르크 장윤정, 무대감독 안지애, 무대미술 김우권, 조연출 김유경, 기획 김진현 서예희 김은수 등 스텝진의 기량과 열정이 돋보여, 한국일보 당선작 주수철 작, 양흥렬 연출의 <그린피아 305동 1005호>를 우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7, 조선일보 당선작 고군일 작, 박정석 연출의 <자울아배 하얘> (심사 이병훈, 김윤철)

고군일은 전남 순천중 입학, 서울 동도중 졸업, 서울공업고등학교,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와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문창과 출신이다. 2005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9년 제3회 청소년희곡제 교사 및 일반부 당선, 2009년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신인상,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가다.

.박정석(1969~)는 단국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졸업한 연출가이자 극단 바람풀 대표다.

연출작으로는 제1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박상륭 원작 <남도>, 제2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이외수 원작 <들개>, 혜화동1번지 4기동인페스티벌 “대학로컴플렉스” -<산양섬의 범죄>, 혜화동1번지 4기동인 페스티벌 “미스터,리가 수상하다”-<아버지를 죽여라>, 21세기 변주곡-드라마리딩페스티발 <남도>, <추사 김정희>, <성인오락실#여자이야기>,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다홍치마> <크리스마스 캐롤> <사막에 눈이 내릴거야> <저승> <마냥 씩씩한 로맨스> <2014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서울연극제 <씨름> 등을 연출한 중견 연출가다.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청주대회에서 이중세 작 박정석 연출의 파국으로 은상을 수상했디.

무대는 경찰서의 수사실이다. 긴 테이블과 의자가 놓이고 배경에는 스크린이 있어 영상투사로 시대적 배경과 사건현장, 단체사진이 그리고 손가락과 팔뚝의 영상이 투사가 된다.

학생들의 시위를 부추기고 지도한 혐의로 국문학과의 신라시대 향가연구박사인 교수를 경찰서에서 수사관들이 조사 심문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모죽지랑가, 혜성가, 제망매가, 원앙생가가 등장하고 혜성가에서의 민초들의 난을 교수에 의해 현재 대학생 시위를 부추기는 교재로 사용되었다는 혐의에 교수는 왜구의 침입에 대항한 화랑의 공적을 상징적으로 노래한 것이라며 반박을 한다. 향후 교수와 수사관의 향가의 대한 견해차가 한동안 지속이 된다. 결국 수사관은 영상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시위대에 전달한 손목과 손가락의 사진을 스크린 영상으로 제시를 하고, 그 손이 교수의 손이라는 것을 교수가 여 제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통해 증명하려 든다. 물론 교수의 부인과 반박이 계속된다. 그러자 교수의 제자이자 시위주동자의 손이라는 수사관의 억지 주장과 교수의 휴대폰 통화기록까지 들춰내어 시위 주동자의 목소리가 교수의 음성이라는 주장도 펼친다. 그러나 그 음성은 일개인의 음성이 아니라 사람의 음성이 아니라는 판독결과가 나온다. 연극에서는 복선으로 학생들의 처용무가 펼쳐진다. 처용부인의 역신과의 불륜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용으로 대한 처용을 영웅으로 묘사한다. 처용이 외지 사람이기에 당시의 성적문란과 성도덕을 깨우치고 사회를 정화하려는 처용의 행위가 교수의 시위 부추기는 행위에 비견되느냐는 질문에 교수는 대답을 거부한다. 그리고 장시간 심문에 이기지 못하고 괴로워 한다. 의사가 등장해 더 이상 심문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며 나간다. 수사관은 분노로 부들부들 떤다. 그리고 교수의 멱살을 잡는다. 교수도 수사관의 멱살을 잡는다. 그리고 소리친다. 우리 사회에 통용하는 양심,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우리 삶의 지표로 삼는 것이 시대적 진리다 라고…..

강학수가 교수, 김용준이 수사관 1, 정명원이 수사관 2, 이재인이 수사관 3, 김지현이 처용부인, 김규도가 제자, 박훈정이 역신 , 황사무엘이 처용으로 등장해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탁월한 성격창출은 극적 분위기를 100% 상승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드라마투르크 정낙현, 조연출 윤혜리, 무대 서정인, 영상 김제민, 총괄분장 박팔영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조선일보 당선작 고군일 작, 박정석 연출의 <자울아배 하얘>를 신춘문예공연보다 한 단계 월등한 고수준 고품격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이상 7개의 신춘문예 등단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신진작가의 기량과 저력이 예년에 비해 상승되었음을 알 수가 있어 흐뭇한 마음이다. 장차 이 작가들이 한국연극의 발전은 물론 세계정상급 공연을 주도할 작가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마음과 바람이다.

4월 2일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예선 참가작 공연총평

서울연극협회(서울연극협회장 송형종)와 강동아트센터(관장 노재천)가 공동주최하는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예술감독 정상철)가 오는 4월8일(토)부터 27일(목)까지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강동지부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을 시작으로 6월에 있을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의 본선티켓을 두고 서울시 9개 지역구 대표 작품들이 벌이는 예선대회다. 서울연극협회 산하 9개 지부(강동, 서대문, 서초, 강북, 금천, 구로, 동작, 노원, 양천)가 각 작품 활동을 지원, 운영한다.

1, 강동지부(지부장 윤주상)의 김수미 작, 이성구 연출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

김수미는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1997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1999년 제1회 옥랑 희곡상 수상, 2000년 제19회 한국 희곡 신인 문학상, 2002년에는 한국연극협회선정 우수공연 ‘BEST 7’ 수상, 2004년 경기도 연극제 동상 수상, 200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2005년 日本劇作家大會 심사위원상 수상, 2005년 제8회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 2005년 마포구 (양화진 성지화 사업) 희곡공모 당선,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공모 우수상 수상, 2008년 제1회 동랑 희곡상 수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작가창작활동지원 선정, 2010년 제1회 명동예술극장 창작희곡 공모 당선, 2011년에는 제5회 차범석 희곡상, 2014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희곡상, 2015 서울연극제 그룹 動 시대의 <그녀들의 집>으로 자유참가작 대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나는 꽃이 싫다>로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 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 서울연극협회 강동지부의 실제 책임을 맡고 있는 미녀 작가다.

  연출가 이성구는 대학로의 다음 세대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2010 차세대 연출가 인큐베이팅”, “2011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2012 서울연극제 기획초청작”, “2013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월요극장 시즌 0~2”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작품 “변신”은 지난 봄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詩)”로 작품상을 거머쥔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평론가들의 집중조명과 분석을 기다리고 있다. 대표작은 <사라-0>, <찬란한 오후>, <유실물 보관소와 바람개비>, <햄릿 이야기>, <끔찍한 메데이아의 시(詩)> 외 다수 작품이 있는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연출가다.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은 나이 들어 처음으로 연극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전문 연극배우들과는 다르지만, 살아온 경륜에서 얻은 열정과 감성표현으로 무대에서의 형성된 공연이 독특하고 친 대중적인데다가 감동이 따른다.

  무대는 객석을 무대 배경 쪽에 계단식으로 만들고 관객은 원래 극장의 객석방향을 향해 앉아서 관극을 한다. 극장의 막이 배경 역할을 한다. 긴 탁자와 의자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탁자는 쓰러져 있고, 의자도 몇 개는 쓰러져 있다. 무대 상 하수에 설치된 조명과 천정에 부착된 조명, 그리고 커튼 쪽 조명은 극의 말미에 역광으로 비추어 장면변화에 따라 조명으로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음악과 음향은 출연자 중 손 건반악기와 음향으로 역시 극 분위기에 대처한다. 의상 역시 출연자의 성격과 나이든 배역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등장하고 의상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반백의 미녀가 등장해 무대를 둘러보며 막을 어루만지고 쓰러진 의자를 바로 놓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긴 탁자를 일으켜 세우려는데 젊은 여인이 등장해 여기가 연극 오디션을 보는 장소냐고 묻는다. 반백 미녀의 요청으로 젊은 여인은 탁자를 바로 놓는데 협력한다.

  반백의 여인은 연극의 제작자, 젊은 여인은 연출가로 상대에게 소개가 된다. 나이든 남녀 인물들이 오디션을 보기 위해 등장을 하고, 하나하나 자신의 기량을 드러내 보인다. 시를 낭독하는 멋진 남성, 손 건반악기를 연주하는 재주가 철철 넘쳐 보이는 남성, 친구와 함께 온 수다스러운 여성, 그러나 오디션을 보겠다고 찾아오는 인물이 몇 명 아니 되어, 작품으로 선정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하기에는 인원이 절대 부족하다.

  연습에 들어가면서 연출가와 남녀 참가자들의 성격과 형편 그리고 장끼가 소개가 되고, 자신은 감추려 들지만 앓고 있는 질병이 은연중 드러나기도 한다.

  연습이 고조를 이룰 때 난데없는 젊은 부인이 등장을 해, 자신의 남편과의 관계를 이유로 발악하듯 소리치며 여성연출가의 따귀를 때린다. 그러나 연출가는 부인에게 미안하다거나, 잘 못했다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연습을 하던 인물들이 경악을 하고, 그 중 가장 젊잖게 보이던 남성이 따귀를 때린 젊은 부인에게 “얘야” 하며 다가간다. 젊은 부인은 바로 이 남성의 딸로 밝혀진다. 젊은 부인의 남편과 여성연출가의 불륜, 그리고 아버지가 이 여성연출가와 연극연습을 하는 미묘한 관계가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젊은 부인의 부친은 연극을 그만두겠노라 하며 퇴장을 하고, 젊은 여인도 증오의 눈빛을 보이며 퇴장을 한다. 연출가도 더 이상 연출을 할 수 없다고 퇴장을 하려 하니, 반백의 미녀 제작자와 공연에 참가한 인물들 모두가 연출가에게 생활과 예술 활동은 별개라며 연극연습을 계속하자고 종용을 한다.

  한여름 밤의 꿈의 연습장면이 다시 펼쳐진다. 그런데 몸의 질병을 숨기고 손 건반악기를 연주하던 인물의 별세소식이 전해지고, 연습은 중단의 위기를 맞는다. 그 때 연극을 그만두겠다고 떠난 젊잖게 생긴 남성이 다시 찾아오면서 연습장은 활기를 되찾는다. 연출가는 극의 대단원을 재 각색을 해 왈츠의 군무장면으로 마무리를 맺겠다고 알린다. 그때 젊고 잘생긴 남성이 편지를 들고 등장을 한다. 부친의 장례소식과 부친의 편지를 제작자에게 전한다. 편지는 자신의 부인보다 제작자인 여인을 더 사랑했다는 내용이다. 평생을 홀로 보낸 여인은 그 편지로 인해, 에드몽 로스땅의 “시라노 드 벨쥬락”의 마지막 편지장면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드디어 공연이 펼쳐지고 군무장면으로 연극은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서 성공적인 마무리를 한다. 그 때 연출가에게 따귀를 때렸던 젊은 부인이 꽃다발을 들고 등장한다. 그리고 부친에게 드리려고 가져온 것이 아니라며, 여성연출가에게 꽃다발을 쥐어준다. 연출가는 젊은 부인에게 비로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한다. 두 사람의 미소와 젊은 부인이 분장실로 부친을 찾아 들어가는 장면에서 조명이 꺼진다.

  대단원은 제작자 미녀가 연출가와 만나는 장면이다. 이제는 공연을 더 이상 않겠다는 그녀에게 연출가가 남은 생애를 함께 연극을 하자고 설득을 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제작자의 모습에 연출가는 기쁜 마음으로 퇴장을 한다. 반백의 미녀 제작자가 무대에 홀로 남아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감동어린 눈빛으로 무대를 둘러보고, 막에 손을 대자, 막 천체가 천정으로 올라가고, 수천의 객석이 노출되면서 무대와 객석의 모든 조명이 켜지고 대낮처럼 밝아지는 장면에서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 속에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전국향, 신현종, 조영선, 손성호, 장용철, 이경미, 김담희, 김경숙, 김지선, 황순미 등 출연자 정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과 군무와 연주는 관객을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강동지부(대표 윤주상)의 김수미 작, 이성구 연출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은 작가와 연출가 그리고 연기자들의 기량이 감지되고, 연극성 작품성 대중성이 제대로 드러나는 성공적인 공연이라 평하겠다.

4월 8일

2, 서대문지부(지부장 윤여성)의 국민성 작, 손정우 연출의 <국군의 작별식>

국민성 작가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아버님 전상서> <탄금대의 소리별> <여자의 일생> <정조의 꿈> <어린이 난타> <악극 유랑극단> <뮤지컬 천도 헌향가> <잃어버린 세월> <뮤지컬 영원지애> <태자 햄릿> <장금이의 꿈> <불명의 처> <애수의 소야곡> <충무로 국제영화제 개막식 시나리오> <레미제라블> <문> <6 29가 보낸 예고 부고장> <장마전선 이상없다> 그 외의 다수 작을 집필, 또는 각색 공연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손정우(1960~)는 경남 마산출신의 연출가다. ‘혜화동1번지’ 동인 2기 출신으로 극단 상상과 표현을 이끌었고, 현재 극단 유목민의 대표다.

  연출작으로는 <인형의 집> <체어> <사슬> <사랑의 기원> <빅토르 최> <서민귀족> <낙타풀> <레몬> <만화방 미숙이> <크리스마스에 소꿉놀이를> <병자삼인> <해뜨기 70분전> <유목민 리어> <끝나지 않는 연극>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장이다.

  무대는 정면에 촘촘한 판자로 벽을 세우고 아래위로 문을 만들어 놓았다. 하수 쪽에 등퇴장 로가 있고 탁자와 의자를 배치하고 상수 쪽에는 내실로 들어가는 길이 있고 긴 안락의자와 가구가 보인다. 손수레, 악사들의 악기, 양동이, 그 외의 대소도구가 사용된다.

  <국군의 작별식>은 한 퇴역군인의 만년의 삶과 투병을 그린 연극이다. 원래 애국심이 투철한 국민성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빗대어 표현하려 애썼다. 중국 발 미세먼지로 인해 대한민국은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처럼 되어가고, 중국의 어선이 우리나라 해역까지 침범해 고기를 싹쓸이 해가고, 중국이 경재대국이 된 것도 우리의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로 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북 핵 방관과 이 땅에 사드배치에 대한 반대는 물론 기업들에 해한 각종 보복조치에 대해, 이에 동조하는 우리의 정치집단이 있는가 하면, 국토방위와 어로구역을 보호할 해군기지까지 반대하는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제재하지 않고 방관하는 듯한 국군의 모습이 마치 암 투병을 하는 퇴역군인으로 묘사가 되는 연극이다. 그러나 밟으면 지뢰처럼 터질 듯싶은 작품을 탁월한 기량의 손정우 연출가는 애써 다독거려 한편의 가족 극으로 구현하려 애썼다. 그리고 도입에 마을 장끼자랑을 삽입해, 비극적인 결말에 앞서 희극적인 요소를 가미했다.

  퇴역군인의 가족들의 삶이 윤택할 리 만무하다. 반정부 시위를 해 제재를 당한 정치적 인물들이 후에 정권이 바뀌고 석방이 되어 받는 거액의 보상금의 비하면, 6 25사변 전사자나, 월남전 참가자, 북괴의 도끼만행 희생자, 천안 함 희생자의 보상금이나 연금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현재 미수당 군인 유가족은 미미한 연금문제로 현재도 시위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연극은 도입에 마을의 장끼자랑의 펼쳐지고, 퇴역군인의 부인은 장끼자랑에서 우승을 해 이장과 축배를 하러 떠난다. 퇴역군인에게는 아들 두 명과 딸 세 명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장남과 차녀는 효성심이 강하다. 차녀는 아버지가 봉변을 당하기라도 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어 아버지를 보호하는 당찬 성격이다. 장남은 효성 심은 강하지만, 무능한 편이다. 차남은 성격도 쾌활하고 인물이 훤칠하다, 장녀는 순박한 성격이고 막내 또한 그러하다. 미모에 장끼를 갖춘 부인은 남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남편의 암 발병과 중풍으로 인한 신체장애, 그리고 남편이 그 사실을 숨기고, 치매환자로 보이려 애쓰는 것을 부인은 눈치 채지 못 하고 더욱 남편을 홀대한다. 가족 간의 다툼으로 차녀는 가출을 한 뒤 십 여 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차녀를 환대하기는커녕, 형제간 주먹다툼까지 벌어진다. 이를 보다 못해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경상도지방의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인 것으로 보아, 작가 자신이 소시 적 공부를 하러 가출을 한 이래 작가등단 후 장기간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한 작가자신을 둘 째 딸로 묘사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박정순이 아버지, 이정미가 부인, 권남희가 장녀, 홍은정이 차녀, 이승기가 장남, 정가람이 삼녀, 이승현이 차남, 강희영이 이장, 그리고 도영희, 정슬기, 임종원, 김선용 등이 출연해 호연을 펼친다. 대극장인데 비해 출연자들의 발성이 다소 약한 게 흠이다.

  무대 엄진선, 조명 김종호, 음악 이용경, 영상 최종찬, 안무 이경은, 의상 김정향, 분장 김정숙, 조연출 심현우 정지은 등 스텝진의 열정이 조화를 이루어, 서대문지부의 국민성 작, 손정우 연출의 <국군의 작별식>을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4월 10일

3, 서초지부(지부장 박정기)의 김대현 작 연출 <주막>

작가 겸 연출가인 김대현은 1994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 <외등아래> 당선, 2000년 한국희곡문학상 수상, 2001년 중구문화예술상, 소설<발목 없는 달빛>으로 탐미문학상을 수상했다.

  1998~2004 명동창고극장 운영, 2001~2002 제3대 학교극·청소년 극 연구회 회장, 1993~현재 전문예술법인 제7호 (주)창작마을 대표이사, 1998~현재 강남문인협회 희곡분과 회장 겸 이사, 2001~2006. (사)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장 (계간 한국희곡 발행인)을 역임했다.

  작품집으로는 1986 시 작품집 <손바닥>, 1995 장편소설 <내린 하늘>, 2000 희곡집 <라구요> 등이 있다.

  공연희곡은 1994 <외등아래> 공연 문예회관 소극장, 1995 <라구요> 공연 연우무대/문예회관 뚜레박 외, 1996 <라구요> 지방자치1주년 포항시립극단 정기공연, 1997 여성국극 <아리수별곡> 공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1997 <립스틱 바른 꽁치>공연 꼼빠홀, 1997 <그림자를 찾아서> 충돌소극장 / 명동창고극장, 1998 <환승역> 공연 명동창고극장, 1999 <강삼삼고삼삼> 공연 연강홀, 2000~ <하구요> 공연 명동창고극장, 2003~ <봉급쟁이 일기-그림자를 찾아서> 명동예술극장,

  연출작은 1996 <미혼부> 고옥화 작 연우무대, 1998 <나도 부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옥화 작 동숭아트센터, 1998 <환승역> 김대현 작 명동창고극장, 1999 <실타래> 김지숙 작 명동창고극장, 2000 <화부> 최용근 작 문예회관 / 명동창고극장, 2001 <여자의 성> 박현숙 작 명동창고극장 / 대구연인씨어터, 2002 <내가 없는 방> 강성희 작 명동창고극장, 2002 <하구요> 김대현 작 명동예술극장, 2002 <사모곡> 장성임 작 명동예술극장, 2003 <노가리> 마미성 작 명동예술극장, 2003 <구두코와 구두굽> 김지숙 작 명동예술극장, 2005 <택견아리랑> 김대현 작 성암아트센터, 2006 <명창 박록주 탄신100주년 공연> 국립국악원 그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주막(酒幕)>은 이승과 저승을 가로지르는 망각(忘却)의 강 앞에 놓인 주막이라는 설정이다. 저승으로 향하는 인물들이 주막에서 이승에서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려야 배를 타고 강을 건너 갈 수 있고, 주막에서 방장이 제공하는 세월차, 세월탕, 안심탕, 골빈탕 등을 먹고 마음과 정신을 비운 상태에서 선장의 인도 하에 저승으로 가는 배를 타고 떠나게 된다. 이 주막에는 많은 인물들이 도착해 대기 중이다. 골프를 치다가 이곳으로 온 국회의원과 대기업 회장, 40년간 청소를 하던 아줌마, 왕따를 당하다 죽은 학생, 싫다고 하는 여행을 엄마가 떠 밀어 보내 사고사를 당한 딸, 연로해 이곳으로 온 할머니들, 조직폭력배의 두목 등이 있다. 물론 저승사자에 의해 끌려온 인물들이지만, 이 인물들 중에는 잘못 끌려온 노래하는 가수도 있다. 2박이나 3박 후에 저승으로 가게 된다는 설정이지만, 의료시설이나 의약품 덕분에 목숨이 끊어진 것 같이 보였다가 다시 깨어나 이승으로 돌아가는 인물도 있고, 의원과 대기업 회장은 이승으로 다시 되돌아가려고 일을 벌이지만 실패로 끝이 나고, 잘못 끌려온 가수의 경우에는 타인의 몸을 통해 환생한다는 설정이다.

  연극은 도입에 엄마가 딸의 등을 떠 밀어 보내다시피 해서 여행을 보냈는데, 세월호의 경우처럼 딸이 사고사를 당하자, 딸을 찾아 저승길을 찾아온 엄마가 대단원에서 딸과 만나 함께 저승으로 간다는 내용이다.

  무대는 색색의 광목을 천정에서 바닥까지 늘어뜨리고, 그 앞쪽에 주막이라는 커다란 글씨와 음식의 각자지 식단을 적어 달아놓았다. 주황색 계열의 조형물이 식탁과 의자 구실을 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배는 중간 중간을 얽어맨 긴 광목천을 20여명의 출연자가 함께 끌면서 선장의 구호와 함께 등장을 하고 또 퇴장도 한다. 방장은 음식을 만들 뿐 아니라, 명창과 다름없는 소리꾼이라, 주막에 온 사람들을 위해 북을 두드리며 소리를 하거나, 장면 전환 시에도 창을 하고 선장의 우렁찬 구호와 함께 마무리를 한다.

  박정기, 유태균, 변은영, 성인자, 박영화, 김대현, 강선숙, 김민경, 이금주, 박철완, 한명헌, 한윤섭, 신현승, 김성엽, 최석현, 조하은, 장용석, 김성훈, 신리희, 송정수, 문유진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과 호연과 열연은 갈채를 받는다. 방장으로 출연한 강성숙은 명창과 다름없는 소리로 역시 갈채를 받는다. 경륜이 있는 나이든 출연자들의 호연이 기억에 남고, 저증사자 한명헌, 대기업 회장 신현승, 조폭두목 최석현, 사고사를 당한 딸 조하은, 가수 역의 김성엽, 그리고 장용석과 김성훈 등 젊은 출연자들의 기량 역시 돋보인 공연이다.

  조연출 한명헌, 액터디렉터 신현승, 무대조명 유은경, 작곡 김티모, 분장 전예출분장연구소, 분장팀장 이선화, 분장팀원 최혜정 최솔 등 스텝진의 기량이 드러나,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예선 참가작 서초지부의 김대현 작 연출의 <주막(酒幕)>을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력 그리고 출연자들의 경륜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괜찮은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4월 12일

4, 강북지구(지부장 장미자) 극단 삼각산의 장미자 예술감독, 김나정 작, 문선주 연출, 채동훈 협력연출의 <화>

김나정은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상명여자대학교 교육학과, 서울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고려대학교 문예창작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비틀스의 다섯 번째 멤버」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06년 『문학동네』 평론 부문에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말라」가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201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여기서 먼가요?』로 등단해 희곡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 소설집 『내 지하실의 애완동물』, 『멸종 직전의 우리』,청소년평전 『꿈꾸는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 공저 『공포』 『설렘』 『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수업』 『30Thirty』 등이 있다.

문선주는 혜화동1번지 4기, 극단 바람풀 소속의 작가 겸 연출가로 <달콤한 편지> <밥을 먹다> <빈자리에 멈추다> <위험한 독신녀> <어머니가 부르는 노래> <사랑… 소리나다> <마일 거리 공연>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그리움을 위하여> <안나 카레니나> 등을 연출했다.

  <화>는 1960년 4 19의거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사건과 당시 자유당 정권을 배경으로 구성한 연극이다. 4·19 혁명(四一九革命) 또는 4월 혁명(四月革命)은 1960년 당시 제1공화국 자유당 정권이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개표조작을 하자, 이에 반발하여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시위에서 비롯된 혁명이다.

  3·15 부정 선거의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던 마산 3·15 의거에 참여한 마산상업고등학교 입학생 김주열이 실종된 지 27일 후인 4월 11일 아침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서 왼쪽 눈에 경찰이 쏜 최루탄이 박힌 채 시신으로 떠오른 것이 부산일보를 통해 보도되면서 시위는 전국적으로 격화되었다.

  4월 19일 경찰이 대통령 관저인 경무대로 몰려드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였고, 발포 이후 시위대는 무장하여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맞섰다. 전 국민적 저항과 군 지휘부의 무력동원 거부에 봉착한 대통령 이승만이 4월 26일 하야를 발표함으로써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은 몰락하였고, 이 혁명의 결과로 과도 정부를 거쳐 6월 15일(6·15 개헌)에 제2공화국이 출범하였다.

  김주열(金朱烈, 1944~1960)은 전라북도 남원군 금지면 옹정리에서 아버지 김재계와 어머니 권찬주 사이의 3남 2녀 중 둘째 아들, 넷째로 태어났다.

  할아버지 김태종은 해방의 혼란기에 면장을 지냈으며 아버지는 조합장을 지낸 천석꾼 부잣집이었다. 김주열이 어린 나이에 죽었으면서도 비교적 많은 사진이 남아 있는 것은 이미 사진기와 전축을 가진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이다. 어머니 권씨는 함양 사람으로 ‘함양댁’이라 불렸으며, 이는 김주열의 영남 지방과의 인연을 암시하고 있다.

  1956년에는 용지국민학교(현 금지동초등학교)를, 1960년 남원 금지중학교를 졸업하여 마산상업고등학교(현 마산용마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이어 진주고등학교 시험에 합격하였으나 거리가 너무 멀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반대해 남원농업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았는지 몇 달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재수를 시작했다.

  1년 후, 아버지의 병환이 깊어져 가세가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이에 서울로 올라가 학비가 별로 들지 않는 철도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치르지만 실패하고, 서울고등학교에 원서를 냈다. 그러나 형 김광렬의 친구이며 형같이 따르던 하용웅의 “집안을 일으켜 세우려면 은행원을 하는 것이 지름길이다.”라는 권유를 받고 마산상업고등학교에 다시 원서를 내게 된다.

  그렇게 마산상고 입시를 치르고 돌아와 3월 14일로 예정된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형 김광렬과 함께 마산으로 갔으나, 3.15 부정선거를 앞두고 군중이 모이는 것을 극도로 꺼린 교육청에서 합격자 발표의 연기를 종용해서 16일로 연기되어 있었다. 그래도 하용웅 선배의 담임 선생님을 통해 합격했음을 확인하였지만, 당시에는 마산에서 남원까지 꼬박 하루가 걸려서 첫차를 타지 못하면 도중에서 유숙해야 했기 때문에 곧장 남원으로 귀향하지 못했다.

  이 당시 김주열의 이모할머니는 열렬한 민주당 당원이었는데, 자유당의 부정선거로 인해 당연히 투표 통지표가 전달되지 않아 종일 울분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산에서의 부정 선거가 들통이 났고,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자 이를 목격한 이모할머니가 집으로 와 두 형제에게 시내에 나가보라고 한다. 이에 합류하게 된 두 형제 중 김주열이 돌아오지 않은 채 행방불명으로 처리되었다.

  아들의 행방불명 소식을 들은 어머니 권 씨는 마산으로 달려가 아들을 계속 찾아 헤맸으나, 끝내 아들을 찾지 못하고 4월 11일 남원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날 11시 경, 마산의 중앙부두에 미국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시신이 떠오르고, 이 주검이 김주열로 확인되자 용공 분자의 난동, 좌익 폭등으로 내몰린 마산 시민들의 울분이 다시 터져 올랐다. 이는 곧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

  무대는 배경 가까운 상수 쪽에 연주석을 마련하고, 타악기와 현악기 그리고 건반악기를 극 분위기에 맞춰 연주한다. 하수 쪽에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높은 단을 마련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경무대(景武臺)의 일실로 설정을 했다. 중앙에 사각의 움푹 들어간 공간을 마련해 연못으로 설정을 하고, 조명이 비추어진 공간에 따라, 장소, 지역, 시위대의 무대로 연출된다.

  연극은 도입에 건반악기의 비장 침울한 연주음이 들리면서 나이든 여인이 등장해 1960년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승만과 이기붕 그리고 이기붕의 부인 박 마리아가 등장을 하고,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최인규가 등장을 한다. 이기붕과 최인규는 부정선거를 해서라도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리고 그 부정투표방법까지 제시하는 과정이 소개가 된다. 김주열과 그의 형, 모친, 이모할머니가 등장을 하면서 당시의 민심이 묘사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각가지 부정투표와 개표조작으로 대통령에 이승만 부통령에 이기붕이 당선된다. 그러자 국민의 동요가 파도처럼 일어나고, 학생들의 시위가 방방곡곡에서 해일처럼 치솟는다. 그러던 중 김주열의 실종사건이 발생하고, 실종 27일 만에 마산 중앙부두에 눈에 알루미늄 최루탄이 박혀 떠오른 시신이 발견된다. 부산일보에 이 사실이 보도되자,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중고등 학생 뿐 아니라 대학생과 교수를 포함한 4 19라는 혁명적 의거가 핵폭탄처럼 폭발한다. 결국 이승만 정권을 붕괴된다. 그리고 김주열의 애국정신은 민주화의 역정에 길이 남게 된다.

  송정바우가 이승만, 유준원이 이기붕, 문경민이 최인규, 이미애가 박 마리아, 현대철이 박종표, 강운이 임화수, 선종남의 국화의원, 이선주가 이모 할머니, 류지애가 김주열의 모친 권찬주, 서민균이 김주열의 형, 백효성이 김주열, 하덕성이 학교선생, 박시화가 기자, 그리고 이원재, 함수연, 양신우, 공주성, 홍하영, 주선옥, 김용운, 송민석, 송은석, 최영미, 김송이, 나현준, 류영주, 승리배, 조승민 등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 서정인, 조명 김용주, 작곡 음악감독 신사빈, 연주진 신사빈 채수경 정현유 권미림 김비오, 의상 홍정희 이원영, 움직임 이성철, 안무 박무영, 영상 김균열, 음향 이강욱, 조연출 최지수, 오퍼 오출근 박솔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일치되어,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예선 강북지구 극단 삼각산의 장미자 예술감독, 김나정 작, 문선주 연출, 채동훈 협력연출의 <화>를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4월 14일

5, 금천지부(지부장 오세곤)의 양 붕 작, 오세곤 연출의 <보이지 않는 하늘>

양 붕(梁 鵬)은 차범석과 동시대 작가다. <보이지 않는 하늘>은 이번에 새로 발굴된 희곡으로 <산불>과 견줄 또 하나의 전쟁 소재 작품이다. 작가 양붕은 유신정권의 압박을 받아 상아탑으로 피신했고, 그 때문에 작품이 미발표된 것으로 추정되나, 명배우 이순재의 소개로 빛을 보게 되었다.

  연출가 오세곤(61) 교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개발 사업에 참가해 예술교과 교육과정 개발 연구책임자로 활동, 교육과정 내실화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순천향대에 따르면 오 교수는 지난해 9월 24일에 고시된 초·중·고 대상 ‘2015개정 교육과정’개발에서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연극·영화·무용·문예창작·사진 등 5개 분야 예술전문교과와 일반선택 연구에 총책임 연구자로 참여해 국가 수준 교육과정 개발은 물론 이를 통해 안정적 정착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1999년 3월 순천향대 연극무용학과 교수로 부임해 후학양성에 매진해 오면서, 2007년 한국연극교육학회 회장, 2006년 서울문화포럼 이사, 2004년 한국문화예술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상임이사로 왕성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예술교육에 필요한 제도개선은 물론 교육혁신을 통한 올바른 가치관과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연극연출가다.

  무대는 세 개의 벽 형상의 가리개 조형물이 팔(八)자 형으로 자리를 잡았다. 농촌마을 의 한 주택으로 툇마루가 놓이고, 방문이 나 있으며, 오양 간으로 설정된 가리개에는 여러 가닥의 천을 늘여뜨려 그 안쪽에 소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벽 앞에는 볏짚 단이 놓이고, 지게도 놓여있다. 무대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는 것으로 설정되고, 시대적 배경은 전쟁 직후로 설정이 되는데,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휴전이라는 대사로 보아 6 25 사변 직후로 추측된다. 기상변화는 영상과 음향으로 연출되고, 주인공은 이 농촌마을로 시집을 온 젊은 새댁이다. 남편은 전쟁에 나갔으나, 휴전이 되고 1년이 넘도록 소식이 끊겨 생사여부를 알 수가 없다. 새댁은 시어머니와 아버지 밑에서 가사를 돕고 살고, 텃밭에 나가 농사도 짓는다. 황소 한 마리가 늘 새댁을 따라 나가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혹여 남정네들에게 봉변을 당할라 치면, 황소가 남정네를 물리친다. 시어머니는 여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대하 듯 까탈스러운 면모를 보이지만, 시 아버지는 친부처럼 자애롭기 그지없다.

  연극은 도입에 한 제대군인 청년의 해설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바로 이 농촌가정이 소개가 된다. 소반에 정화수를 떠놓고, 아들의 무사 귀가를 치성 드리는 시어머니, 집안 일을 거드는 시아버지, 그리고 밭농사를 짓는 며느리, 그 옆에서 울음소리를 내는 황소, 황소는 출연배우가 황소 탈을 쓰고 출연한다.

  제대군인은 편지 한 통을 입수한다. 글씨가 지워져 명확하지는 않지만, 충청도의 한 마을이다. 발신인은 박 모라는 인물인데, 그 또한 참전용사지만 죽은 것으로 설정된다. 제대군인은 소반에 떠 놓은 냉수 한 대접의 치성 때문인지, 출신이 서울인데도 전쟁으로 집이 파괴되고 가족도 사망을 해, 갈 곳이 없어 헤매다가 바로 이 집으로 찾아들게 된다. 새댁의 물 한잔, 이 집 아버지의 친절함, 그리고 이 고장이 편지에 적힌 바로 그곳임을 알고, 제대군인은 박 모의 편지를 내놓고, 이 집 아들의 죽음을 전한다. 아들의 죽음과 남편의 죽음을 안 가족들의 오열이 시작되고, 떠나기를 제지하는 가족들 때문에 제대군인은 이 집에 머무르게 된다. 그런데 아이를 배어보지도 못한 젊은 며느리가 과부가 된 것이 애처로워 시아버지는 제대군인에게 며느리를 데리고 떠나주기를 부탁한다. 젊고 예쁜 며느리, 호감이 가는 모습의 제대군인, 두 사람이 맺어질 듯 연극이 전개된다. 그러나 대단원에서 새댁은 일순간 제대군인을 따라가는 듯싶은 동태를 보이기도 하지만, 다시 되돌아 와 시부모를 평생 모시기로 마음을 다진다. 황소가 반가워하고,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제대군인의 해설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인수가 시아버지, 박지우가 봉이어머니, 윤미경이 시어머니, 김남수가 제대군인, 이일균이 황소, 박새롬이 며느리, 박용진이 이웃남자로 출연해 성격설정과 호연 그리고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트루크 백승무, 조연출 윤미경, 제작감독 서연석, 무대제작 최현서, 무대감독 송영재, 영상 강경호, 음악 박진영, 음향 이상규, 조명 박상준, 의상 소품 경상현 김정희 허정애 하인규, 기획 김아름, 음향오퍼 손정윤, 조명오퍼 움연진, 무대크루 김기태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합하여, 금천지부(지부장 오세곤)의 양 붕 작, 오세곤 연출의 <보이지 않는 하늘>을 성공작으로 만들어 냈다.

4월 16일

6, 구로지부(지부장 채정규)의 송윤석 작 연출의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

송윤석(1964~)는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예술경영 전공 석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석사과정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박사 출신의 배우, 극작가 겸 연출가로 현재 극단 예휘의 대표이자 서일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다.

  극단 예휘의 <니나의 스탠드마이크> <로라의 유리동물원> <택배상자> <카페 꽃타로> <사리타>, <네 여자 이야기>, <헝겊인형의 꿈>, <황금도자기>, <슬픈 무녜까>, <유리동물원>,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 극단 여인극장의 <아름다운 여인의 작별>, 극단 김금지의 창단공연 <다섯 하늘과 네 구름 동안의 이별>, <선셋 대로>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는 일제강점기가 시대적 배경이고, 거리에서 작업을 하는 조선의 시인, 화가, 무용가들의 처지와 일상을 그려낸 작품인데 마치 무성영화시대의 찰리 채플린 영화를 보는 듯싶은 느낌의 연극이다.

  무대는 일제 강점기에 적산가옥을 닮은 나무판자로 된 벽과 창문 하나 그리고 지붕을 뜯어내어 세운 것 같은 조형물을 무대 여기저기에 배치하고, 가지가 여럿 달린 나무, 방향표지가 여러 개 달린 막대, 그리고 목제 개나 고양이 인형이 배치되고, 나무 봉에 여러 폭의 글자를 적은 종이를 달아놓고 출연자가 한 장 한 장 젖혀 장면변화를 알린다. 무대 앞쪽 중앙에는 원형의 무대가 자리를 잡았다. 하늘에는 날짐승 같기도 하고, 자라나 거북이 모습을 닮은 둥근 달이 걸려있다. 소형 거북선 모양에다 닭 머리가 달린 수레를 끈을 당겨 끌고 다니고, 기상의 변화나 감옥의 철문 여닫는 소리는 녹음으로 처리된다. 조선 사람은 간편한 한복이나 두루마기를 입었고, 일본인 순사나 헌병은 정복차림으로 등장한다.

  도입에 유럽의 집시음악이 들려나오면서 조선 땅의 집시 여인이 등장해 춤과 기이한 발성의 노래를 부르며 무대중앙 객석 가까이에 있는 소형의 원형무대로 올라간다. 무대 좌우로는 한지로 된 고 책자 같은 시집을 들고 시인이 자리를 잡고, 무성으로 시를 읊는 동작을 취한다. 그 건너편에는 화가가 이젤과 물감 통 그리고 붓통을 들고 등장해 역시 캔버스가 아닌 황색 한지에 그림을 그린다. 3인 3색의 특색과 개성이 창출이 되면서 행인이 등장해 무대를 가로지르며 시인 가까이에 놓인 구걸 통에 돈을 꽂아 넣고 지나간다. 시인이 돈을 챙기면, 집시 여인은 자신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기 때문에 준 돈이라며 시인에게 손을 내민다. 그러나 시인은 고개를 젓고 돈을 주머니에 챙기려 든다. 바로 그 때 집시여인의 모친인 듯싶은 인물이 주걱을 휘두르고 등장한다. 집시여인은 모친을 보자마자 번개 같이 도망을 치니, 모친은 화가와 시인의 머리를 주걱으로 구타를 한 후 집시여인이 도망을 한 방향으로 뒤따라간다.

  3인의 거리예술가의 동태를 살피는 순사가 등장을 하고, 뒤 따라 헌병도 등장한다. 기미년 독립만세운동을 필두로 방방곡곡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도시락 폭탄을 품고 다니며 이를 기회가 닿으면 적장이나 적 수뇌에게 투척하려는 인물이 등장을 하니, 이에 대한 감시가 강화된 듯 검문검색이 시작된다. 집시 여인은 모친이 등장하면 도망을 치듯 순사와 헌병이 등장하면 마찬가지로 재빨리 행방을 감춘다. 순사와 헌병은 집시여인이 독립운동가인 것으로 오인하고 추적을 시작한다. 거기에 집시여인이 미모를 갖춘 여인이기에 음심까지 품고 뒤를 쫓는다. 이런 모습을 찍는 외국인 사진기자의 모습도 보인다. 극의 종반에 집시여인은 잡혀 들어가 고초를 겪는다. 대단원에서 출연자가 해방을 알리는 종이표지를 내보이지만 집시여인은 옥사를 했는지, 처형을 당했는지,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도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를 않는다, 허공에 뜬 둥근달만 커다랗게 빛을 발하는 모습을 시인, 화가, 독립운동가, 집시여인의 모친, 동료, 그 외의 출연자들이 관객과 함께 쳐다보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엄지용, 윤석호, 이은정, 김태윤, 김종대, 임상성, 전덕배, 조경숙, 김종섭, 김혜영, 출연진들이 무성영화시대 동작, 또는 곡예단의 피에로와 흡사한 연기로 일관하며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다만 연기자들의 대사만 명확했다면 극의 금상첨화가 되었을 텐데 불명확해 아쉬운 느낌이다.

  무대감독 공인식, 조연출 황태선 김민주, 조명 윤용현, 음향감독 김강운, 무대디자인 정갑희, 의상 라키, 분장 박팔영, 기획 심경숙 장미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합하여, 구로지부(지부장 채정규)의 송윤석 작 연출의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를 창아기발(創雅奇拔)한 연출력으로 해서 기억에 길이 남을 한편의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4월 18일

7, 동작지부(지부장 김은경)의 차범석 작, 윤현식 연출의 <산불>

차범석 선생은 1955년<밀주>와 1956년 <귀향>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창작극, 창극, 번역극, 무용극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작품마다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관객들의 정서와 부합되어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가장 많은 작품이 공연된 작가로, 방송극을 집필하고 연출과 평론, 그리고 행정가로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과 예총 부회장, 그리고 예술원장을 역임했다. 차범석 선생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자 하는 작가의식’은 사실주의 연극의 완성이라는 업적도 남겼다.

  <산불>은 1962년 12월 이진순 선생 연출로 명동국립극장에서의 초연이 필자의 기억에 남는다. 박상익, 백성희, 나옥주, 백수련, 박성대, 김금지, 이진수, 김순철, 박경득, 조현배 그 외 많은 배우들이 출연해 호연을 했고, 특히 규복역으로 출연한 박상대를 잊지 못한다. 그 후 규복역으로 김성옥, 이묵원,,,,,,,,,이상직, 조민기로 이어졌고, 영화에서는 신성일이 호연했다.

  연극은 도입에 무대하수 쪽에 자리한 타악과 대금 그리고 현악 소리에 맞춰 막이 오르면, 무대 위에 아름다운 산골 대나무 숲속에 자리 잡은 너와지붕의 조그마한 집 두 채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져 있다. 옛 꾀죄죄한 한복차림의 여인네들의 모습과 대수롭지 않은 일로 언성을 높여 다투는 장면이 전개가 된다. 곧이어 무대 하수 쪽에 중간에 마련된 언덕길을 통해 등장한 인민군 복장의 군인과 그들이 공출해 가는 잡곡, 그리고 여인네들의 사투리로, 시대적 배경이 6·25동란 중이고, 전라도 산골마을에서 대부분이 홀로 된, 젊거나 나이든 여인들이 전쟁을 겪으며 엮어가는 연극임을 감지하게 된다.

  곧 들어 닥칠 춘궁기와 보릿고개가 예견되는 상황과 할아버지의 음식투정에 이어 원작의 인민군 소속부대에서 탈출한 부상병 규복 대신 인민군 점령지에서 도망 다니는 청년으로 설정된 규복이 과수댁 마을로 숨어들고, 주인공 점례의 구원과 보살핌이 전개된다. 장면이 전환될 때 흘러나오는 애절하고 처연한 반주와 노래는 연극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배경음악이 되고, 부녀자들의 다툼이나 극적 긴장감이 높아갈 때 문을 열고 밥투정을 하는 치매노인의 고성은 객석의 폭소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경상도 여자 필목행상이 색색가지 옷감 보따리를 이고 등장을 하고,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치장에 마음을 두는 여인네들의 심정이 은연중에 드러나는가 하면, 상수 쪽에 설정된 산속 규복의 은신처에서 벌어지는 점례와 규복의 마음과 몸을 엮어가는 장면은 관객의 평상심을 은근히 동요시키며 극 속으로 몰입을 시킨다. 기아로 주린 몸인데도 욕정은 식지를 않는지 이웃 여인 사월이가 점례와 규복의 관계를 눈치 채고, 규복의 주린 배를 점례와 나누어 채워주기로 하고, 대신 규복의 육체를 공유하기로 한다. 규복은 주린 배 때문에 점례의 집에 나타나자 치매노인 그를 젊은 머슴으로 오인한다.

계절이 변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월의 헛구역질로 임신사실이 들어나고, 국군은 공비의 출몰지역의 시계정리조치에 따라, 여인네들의 결사저지에도 불구하고, 대나무 숲에 불을 지른다. 대단원에서 연극 제목처럼 <산불>은 무대를 온통 불꽃과 매연으로 뒤덮고, 불을 피해 도망하려던 규복은 사살되어 시체로 끌려 들어와 무대 한가운데에 내 동댕이쳐진다. 치매노인 자신의 집 머슴인데 죽었다며 아는 체를 한다. 가족은 이런 할아버지의 행동에 노망에 치매까지 겹쳤다는 소리를 한다.

  사월은 양잿물을 마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점례가 규복의 시신을 메 만지며 들썩이는 소리 없는 통곡은, 연주자의 처연한 반주와 애절한 노래와 어우러져 관객의 가슴에 깊은 멍울을 새겨 넣는다.

  차범석 원작을 고스란히 살려 각색을 한 윤현식 연출가의 공연은 연극 <산불>의 연극성, 작품성, 대중성을 부각시켰고, 김선화와 오민애의 열연과 권병길의 독특한 성격설정, 김연진과 류진현의 미모와 호연, 배우진의 성적매력, 그리고 장영주, 이애경, 김은경, 리우진, 진이자, 장지은, 이한희, 홍지인, 김희경, 정유미, 유옥주, 김지원, 주진혁 손혁, 윤지태, 류수현, 조원석, 최재희, 조혜림, 구자경, 강한솔, 박은희 등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이 조화를 이루어 관객의 환호와 갈채를 이끌어 내는 성공적인 공연이 되었다.

  무대는 극단 명장의 탁월한 장치와 류수현의 조명, 최해리의 음향, 이훈경의 의상과 분장이 어우러져 극적 분위기를 100% 상승시키는 역할을 했다.

  드라마터그 한지훈, 기획 원종선, 진행 이종호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제2회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예선 참가작 동작지부의 차범석 작, 윤현식 연출의 <산불>을 수준급 공연작으로 창출시켰다.

다만 국공립극단 뿐 아니라 각 개별 극단에서 수많은 공연이 이루어진 작품을 새로 출발하는 대한민국연극제 출품작으로 바람직한가는 고려해 볼 문제다.

4월 20일

8, 노원지부(지부장 김도형)의 최해주 작, 신동인 연출의 <산송(山訟)>

최해주는 2010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1동 28번지 차숙이네> 무대감독, 2010년 <갈라파고스 생물노트> 연출, 2010년 희곡인큐베이팅 최종당선작 <멧밥 묵고 가소> 작가, 2010 창작희곡 인큐베이팅 최종 당선, 2012 희곡페스티벌 최종당선된 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광대모둠 대표다.

  2010 <갈라파고스 생물노트>, 2011 <휘소 그 휘소성>, 2012 <멧밥 묵고 가소>, 2013 <이상없다>, 2014 <젊은연출가전 – 동물농장> <제14회 2인극 페스티벌 – 섹션B>, 2015 <멧밥 묵고 가소> <바다 한 가운데서>, 2016 <결혼전야>, 2017 <일번출구 연극제>를 집필 연출했다.

  신동인은 서일대학 연극과 교수, 극단 작은신화 연출이다. <두더지의 태양>, <만선>, <꿈속의 꿈>, <모든 이에게 모든 것>, <블루하츠>, <봄이 사라진 계절>, <거울속의 은하수>, <달빛 안개길> 등을 연출한 장래가 기대되는 연출가다.

  <산송(山訟)>은 조상의 무덤을 두고 벌이는 경주 최씨(慶州崔氏)와 남평 문씨(南平文氏)의 다툼을 극화한 작품이다.

  경주최씨(慶州崔氏)의 시조 최치원(崔致遠)은 진한(辰韓) 사로(斯盧) 돌산고허촌 촌장 소벌도리(蘇伐都利)의 24세손이며 신라 말기의 대 문장가다. 최치원은 869년(신라 경문왕 9) 12살의 나이로 당나라에 유학을 간지 5년후 17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승무랑시어사에 이르고 자금어의를 하사받았으며, 제도행영 병마도총 고변의종사관을 역임하고 귀국하여 시독 겸 한림학사 병부시랑 지서서감이 되었으나 외직을 원하여 대산, 천령, 부성 등지의 태수를 역임하고 아손이 되었다. 그 후 난세를 비관하여 전국을 유랑하다가 해인사로 들어가 은거하며 수도하다 생을 마쳤다. 그는 한시문집으로 ‘계원필경(桂苑筆耕)'(20권) 등의 명저를 남겼다.

  남평문씨(南平文氏)는 전라남도 나주시 남평읍을 본관으로 한다. 문씨 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감천 문씨와 정선 문씨를 제외한 대다수의 다른 문씨들은 남평 문씨의 세거지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감천 문씨의 일부도 남평 문씨의 분파이며 정선 문씨는 2000년 통계청 조사상 106명에 불과한 소수성이므로 사실상 한국의 거의 모든 문씨는 남평 문씨라고 할 수 있다.

  지역 별 인구 분포로는 전라도에 본관을 둔 성씨답게 전라도에 많이 분포한다. 하지만 경남과 경북의 일부 지역에도 남평 문씨가 많은 편이다.

  남평 문씨의 시조 문다성(文多省)은 신라 말에 남평에서 출생하였는데, 서기 472년(신라 자비왕 15) 전남 나주군 남평현 동쪽에 장자지(長者池)라는 큰 못이 있고 그 못가에는 큰 바위가 솟아 있었다. 하루는 군주(郡主)가 그 바위 아래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바위에 오색구름이 감돌면서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신기하게 여긴 군주가 사다리를 가져오게 하여 바위 위에 올라가 보니 석함(石函)이 놓여 있었다. 함을 열어보니 그 속에는 피부가 옥설(玉雪) 같이 맑고 용모가 아름다운 갓난아이가 있었다. 기이하게 생각된 군주(郡主)가 아이를 거두어 기르니 나이 불과 5세에 문사(文思)에 저절로 통달하고 무략(武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총명(聰明)하여 사물(事物)의 이치를 스스로 깨닫는지라 문(文)을 성(姓)으로 삼게 하고 이름을 다성(多省)으로 지어주었다고 한다.

  남평 문씨의 시조 문다성(文多省)은 고려태조 왕건의 밑에서 무신으로 봉직하였으며 고려가 후삼국의 통일을 이룬 후 삼중대광 고려 개국 벽상공신 남평 백으로 봉함을 받고, 식읍 3천호를 하사받았다. 그런데 묘소가 유실되었는지 소재는 불명이라, 시조 단을 만들어 종중에서 제사를 지낸다. 유명한 인물로는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文益漸), 대통령부인 저격범 문세광, 문익환 목사, 통일교 교주 문선명, 민주당 문재인, 문규현과 문부식 신부 등 다수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무대 좌우를 가로지른 세자 높이의 단을 만들어 계단으로 오르도록 해 놓았다. 계단 아래는 선산의 묘역으로 사용되고, 비치파라솔 같은 조형물과 의자들을 나란히 배치해 출연자들이 앉도록 했다. 오케스트라 박스 중앙에 통로를 가설해 무덤으로 내려가는 길로 설정을 하고, 오케스트라 박스 하수 쪽에는 연주석이 있어 타악기와 목관악기를 연주한다. 출연자들은 대부분 베옷으로 된 상복차림으로 출연하고 검은 상복도 눈에 띤다. 상여와 만장을 들고 등장하고. 측량 기구를 가지고 등장해 선산을 측량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경주최씨의 후손인 주인공이 죽어 선산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혼백이 된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그 외의 친척들을 만난다. 아버지는 화장(火葬)을 해 얼룩덜룩한 상복차림으로 등장하고, 나이도 늙수그레해 보이는데,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작고했는지 아버지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부녀자들도 마찬가지다. 할머니는 젊어 보이는데, 딸은 꼬부랑 할머니다. 주인공이 혼령들과 조우하던 중 경주 최씨 가문의 선산을 남평문씨 가문에서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는 일이 발생한다. 연극에서는 남평 문씨는 경주최씨의 하인이나 종복이었던 것으로 설정이 된다. 경주최씨의 주장에 남평 문씨는 반대와 분노를 한다. 그러나 남평 문씨의 주장과 행동이 만만치 않다. 양 가문의 혼백<魂魄)들이 선산에 떼 지어 등장한다. 남평 문씨 측에서는 소유권 증명을 위해 생존자를 죽도록 만들어 등장시킨다. 양 가문의 혼백들의 대결이 생사람 싸움에 못지않고, 희극적으로 전개되기에 객석에서는 폭소가 끊이지를 않는다. 거기에 출연자들의 열연과 호연은 물론 익살스러운 동작과 대사 그리고 독특한 웃음이 이어지고, 혼백 중에 애교가 철철 넘치는 미모의 부녀자 혼백은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양가의 대결에서 만장이 폭력의 도구로 사용되는가 하면, 생존자를 죽도록 해 합류시킨 결과 경주 최씨나 남평 문씨나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가문이라는 결론에서 주인공의 분노가 폭발하고, 주인공이 봉분을 파헤쳐 해골 같은 유골을 꺼내 사면팔방에 던지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도형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공호석이 아버지, 민충석이 할아버지, 깅용선이 어머니, 조은경이 할머니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와 폭소를 이끌어 낸다. 차승호, 신승용, 김세환, 조문경, 이형주, 권혁풍, 박주원, 김혜진, 조우현, 김대엄, 신혜정, 이경열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고른 연기 기량은 관객을 시종일관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푸로듀서 김도형, 기획 김 현, 드라마트루크 배선애, 움직임 오충섭, 음악감독 김승덕, 무대 임 민, 조명 이상근, 의상 소품 김경아, 분장 최정아 조미영, 사진 윤준섭, 조연출 전정욱, 조명오퍼 송지예, 음향오퍼 김지아, 공연진행 함유운 손규홍 이람 권동렬 문정원 등 제작진과 기술징의 기량이 드러나, 노원지부(지부장 김도형)의 최해주 작, 신동인 연출의 <산송(山訟)>을 다소 어두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개그 코미디에 비견되는 성공적인 희극으로 창출시켰다.

4월 24일

9, 양천지부(지부장 이기석)의 이재상 작, 이기석 연출의 <안개섬>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양천지부(지부장 이기석)의 이재상 작, 이기석 연출의 <안개섬>을 관람했다.

  이재상(1964~)은 인천 출신의 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MIR레퍼토리 대표이자 극단 ATMAN(일) 예술감독이다. 1990~1993 인천시립극단상임단원 2006~2010 인천비타민연극축제 집행위원장 역임, 2012~2014 인천연극협회지회장 역임했다. 또한 도쿄노비레퍼토리 시어터에서의 수년간의 워크숍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일본 제자들과 극단 M.J.T ATMAN을 꾸려 가고 있다.

연출로는 <타인의 눈> <엉클 바냐> <갈매기> <바다의 꿈> <당신 어디 계셔요?> <물의 기억> <꿈꾸는 나무와 세계의 끝, 그리고 춤추는 그녀> <새, 날아오르다> <투명인간을 꿈꾸다> <미드나이트 포장마차> <보이체크> <늙은 배우의 노래> <Bridge> <별이 내려온다!> <오페라“세빌리아의 이발사”> <시민 뮤지컬 “꿈스 꿈스”>를 집필 연출했다.

연출을 한 이기석은 서울예대 출신의 배우이자 연출가다. 전 인천시립 극단 상임단원, 전 경기도립극단 상임단원, 현 극단 <은행 木> 상임연출로 활동하고 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라스트 게임> <내 생愛 마지막 비가(悲歌)> <동치미> <마술가게> 그 외 다수 작품에 출연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을 연출했다.

무대는 중간 막에 고층건물과 바다의 영상을 투사해 장소변화를 나타낸다. 상수에 가리개와 의자를 배치해 정신과 병원으로 설정하고, 중간 막을 올리면 블록 담장과 그 앞 좌우로 길게 놓인 단에서 요양원 환자들의 연극연습장면이 펼쳐진다. 역시 상수 쪽에 배치된 탁자와 의자로 요양원 원장의 집무실로 설정된다. 블록 담장 뒤의 배경은 하늘이고, 마지막 장면에 영상투사와 조명효과로 불길이 번지고 치솟는 장면이 연출된다.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정신과 병원에서 끝이 난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안개 낀 섬이라는 설정이고, 정신과 의사인 주인공이 정신병을 앓는 환자들을 위한 요양원에 파견된다. 요양원에서는 환자들이 매일 연극연습을 하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작품은 역사극이다. 역사극에 맞는 의상과 분장을 하고 나라가 위기에 처해 이를 구하려는 출연자들의 연기가 진지하기 그지없다. 허리를 다쳤는지 복대를 두른 여인이 등장하고, 연습과정에 다툼이 일면 호각소리와 함께 직원이 달려와 이를 말리기도 한다. 가끔 자애로운 모습의 원장이 등장해 전체 환자들을 대하고 성직자처럼 훈계를 한다. 연극연습이 매일 되풀이 되면서 환자들의 성격이라든가 정신질환의 높낮이가 짐작이 되고, 환자들 간의 싸움 역시 반복되지만, 그들 중에는 남녀환자간의 연정이 싹 튼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나 극의 후반에 여자의사와 담당직원 간의 연민의 정이 부드러운 봄바람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새로 부임한 정신과 의사는 환자 개개인의 신상과 정신질환을 알기 위해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진료를 시작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낙원 같고 천국 같아 보이던 요양원이 주인공인 의사가 바싹 다가서서 보면서 실제로는 환자들이 일종의 포로수용소나 교도소의 죄수처럼 취급되고 학대를 받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게다가 원장의 위선과 원장과 직원들의 비리와 부정, 그리고 원장을 조정하는 검은 세력과 연관된 괴한들과 접하게 된다. 이에 항의를 하는 주인공 의사는 검은 세력의 괴한들에게 제압을 당하고, 정신을 잃는 약물주사까지 맞고 정신을 잃는다. 누구의 짓인지 요양원에 불길이 번지고 치솟는다. 환자들의 동요가 일고 대피를 하려 한다. 원장이 등장을 하고 총성이 일면서 원장이 쓰러진다. 장면전환이 되면 주인공 의사가 극의 도입에서처럼 정신과 병원에 되돌아 와 요양원을 떠나면서 여의사로부터 받는 기념목걸이를 동료의사에게 내어 보인다. 그러자 동료는 깜짝 놀라며 자신의 모친의 목걸이라고 부르짖는다. 두 사람이 함께 충격을 받고 놀라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하성민, 이경영, 박경근, 이정성, 서병철, 김영인, 이명희, 정영신, 양은영, 강경석, 강륜석, 우석원, 최병철, 남상백, 반혜라, 오인순, 송현창, 남기봉, 이윤상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극의 도입에서부터 관객을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감독 고명오, 무대제작 이종길, 종연출 양은영, 음악 김용규, 음향 양주현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양천지부의 이재상 작, 이기석 연출의 <안개섬>을 국공립극단의 공연작으로도 권장할만한 창아기발(創雅奇拔)한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4월 26일

10,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예선 수상내역

4월 27일 강동아트센터 스튜디오 1에서 이해식 강동구청장과 노재천 강동아트센터 관장, 서울연극협회 송형종 회장, 방지영 부회장, 공재민 연극제 기술총감독, 강동지부 윤주상 대표, 서대문지부 윤여성 대표, 서초지부 박정기 대표와 김대현 부대표, 강북지부 송정바우 부대표, 구로지부 채정규 대표, 동작지부 김은경 대표, 노원지부 김도형 대표, 양천지부 이기석 대표와 각 지부 연극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정현, 정상철, 윤예인, 위기훈 등 심사위원과 김창화 심사위원장의 심사총평과 결과 발표가 있었다. 장용철과 권나연의 능숙한 사회로 진행되고, 특별상, 신인연기상, 최우수연기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희곡상, 은상, 금상, 대상 등의 발표와 시상식이 있었다.

특별상은 강동지부 시민연극 팀, 신인연기상은 금천지부의 박새롬과 서대문지부의 홍은정, 최우수연기상은 강동지부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에서 감동적인 연기를 보인 전국향, 노원지부의 <산송(山訟)>에서 주인공 역을 한 김도형, 희곡상은 서대문지부의 <국군의 작별식>을 집필한 국민성, 무대예술상은 구로지부의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의 무대장치를 맡은 정갑희, 연출상은 강동지부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을 연출한 이성구, 은상은 동작지부의 <산불>과 강북지부의 <화>가 수상했고, 금상은 강동지부의 <인생 오후 그리고 꿈>, 그리고 대상은 노원지부의 <산송(山訟)>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 팀은 금년 6월에 대구시에서 개최되는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서울대표로 참가한다. 4월 8일부터 26일까지 열정과 노력을 다한 서울연극협회 관계자, 그리고 강동아트센터의 담당자와 기술진에게 감사하고, 서울예선 참가자와 수상자 전원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대상 수상자는 대구본선에서의 진전된 공연으로 우수한 성적을 올리기를 기대한다.

4월 27일

4월 국공립극단의 공연작 총평

(재)국립극단의 윤미현 작, 김광보 연출의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와 (재)국립극단의 이용찬 작, 구태환 연출의 <가족> 그리고 서울시극단의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원작, 김미혜 번역, 고연옥 각색, 김광보 연출의 <왕위주장자들(Kongs Emnerne)> 등 세편의 명작공연을 차례로 평한다.

1,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윤미현 작, 최용훈 연출의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재)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 윤미현 작, 최용훈 연출의 <광주리를 이고 가시네요, 또>를 관람했다.

  윤미현은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출신이다. 2004년 <통조림> 세계의 문학 중편소설등단, 2012년 <우리 면회 좀 할까요?>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 2012년 <텃밭킬러> 한국공연예술센터 <봄작가, 겨울무대> 작품 선정, 2012년 <평상> 서울연극협회 <2012 희곡아 솟아라> 공모당선, 2013 한국문화예술위 차세대예술가선정 <경복궁에서 만난 빨간 여자>, 2014 문화예술위 우수작품지원 <팬티입은 소년> 제작지원 <경복궁에서 만난 빨간 여자>, 2015 대전 창작 희곡 당선 <철수의 난>, 2016 전국창작희곡당선 <크림빵을 먹고 싶었던 영희> 서울문화재단 지원 <궤짝> 서울연극제 희곡선정 <장판>,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철수의 난> 등을 집필 발표 공연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여류작가다.

  최용훈 연출은 <극단 작은신화>의 대표로 1986년 <극단 작은신화>를 창단하여 진지한 자세와 열정을 생명으로 순수 연극만을 지향하며 30년간 극단을 이끌어 왔다.

  또한 우리 창작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하는 우리연극 만들기, 실험 단편연극제인 자유무대, 고전을 새롭게 해석함과 동시에 그 가치를 발견하는 고전 넘나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극단을 운영하면서 질적인 측면에서 한국연극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2016년 2월 공연된 <토일릿 피플>을 연출하며 변기 타고 탈출한 탈북난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부조리 하고 모순에 찬 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냈으며 10월에 공연된 <싸지르는 것들>을 통해 현대사회 상류층의 속물근성과 이기주의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판하는 등 활발한 연출 활동으로 한국연극연출가협회로부터 올해의 연출가 상을 수상한 중견 연극연출가다.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은 노인문제를 필두로, 청소년 실업문제, 독거노인의 지원문제 등 그늘 속에 가려져 있는 난제를 발췌해 희극적으로 그려냈다.

  무대는 마치 조형예술작품 같이 보이는 한 주택의 거실이다. 무대바닥을 1m 정도로 높이고, 그 위에 촘촘한 나무로 연결된 마루를 깔았다, 다섯 개의 장을 정면에 나란히 붙여 놓고 그 안에 책들을 꽂아놓았고, 사진틀, 꽃병, 장식품을 올려놓았다. 장 앞으로는 긴 안락의자가 놓였고, 마루의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는 텔레비전 수상기를 객석에 등을 보이도록 비치하고, 마루 상수 쪽에는 포근해 뵈는 이불을 깔아놓았다. 장위로 출연자가 올라갈 수 있도록 했고, 장 뒤쪽은 산동네 골목으로 설정되고, 교회에서 노인들에게 동전을 나누어 줄 때 열을 서는 긴 복도로도 사용된다. 배경은 중간이 벌어져, 구름, 희뿌연 하늘, 천둥과 번개 같은 하늘의 변화를 영상을 투사해 나타내고, 배경전체에도 투사된 영상으로 산동네, 전원 등을 나타낸다.

  주인공인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작고한 것으로 설정이 되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나 김 지미 못 지 않은 미인이라, 여러 번 결혼을 해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할머니처럼 정절을 굳게 지키고, 독거노인을 돌보는 할머니로 설정이 된다. 자식이 없거나 따돌림을 받은 많은 노인들이 빈 병이나, 폐지를 수거하거나, 교회에서 주는 동전을 받아 용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듯, 이 연극에서도 주인공 할머니는 광주리를 이고 다니며, 소외되거나 혼자가 된 노인들을 위한 행상을 벌인다. 할머니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원인 제공자는 자식들이다. 생신날 자식들이 어머니를 모시지 못하겠노라 싸움판을 벌인데서 실망한 할머니는 자존과 자립의 길을 택한다. 아들은 집에서 빈둥거리며 텔레비전만 들여다보는 인물이고, 며느리가 오히려 집안 살림에 열정을 보인다. 40세가 다 되어가는 손녀딸은 무직이라, 매일 방바닥에 이불을 덮고 누워 눈치만 보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딸의 쌍둥이 같은 분신이 행동을 같이 한다. 할머니가 달동네 거주 독거노인 하나하나를 찾아다니며 그들이 필요한 물건을 헐값에 공급하는 것으로 연출이 되고, 손녀 딸 역시 방바닥 생활이 무료해 머리칼에 백색염색을 하고, 노인들처럼 교회 앞에 줄을 서 동전받기를 한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여러 벌의 옷을 바꿔입어가며 여러 차례 동전을 받는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할머니는 며느리가 위기에 대처해 준비한 쌀이나 라면을 조금씩 내다 독거노인에게 공급한다. 물론 며느리는 없어지는 식량을 남편에게 혐의를 두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할머니가 조금씩 광주리에 담아가는 것이 발각이 나고 아들과 며느리의 증오의 시선을 받게 되니, 원래 할머니 소유인 이 집과 가구 등의 가재를 송두리째 팔아버리고 할머니가 행방을 감추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홍윤희가 할머니로 출연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친다. 미모를 감추려 해도 미녀 바탕이 어디를 가랴만 연기력으로 모습을 지워나간다. 오영수가 고시원 독거노인, 이영석이 빈둥거리는 아들, 박혜진이 생활 때문에 안간힘을 쓰는 며느리, 이지혜가 손녀, 조영은이 손녀의 분신, 신안진이 독거노인, 박지아 역시 독거노인으로 출현해 각자 개성 넘치는 연기 설정으로 관객을 시종일관 연극에 몰입시키고 폭소를 유발시킨다. 이현주, 김장동, 성동한, 김미란, 이서연, 곽정화, 조민교, 박현주가 앙상블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이엄지가 한 폭의 조형예술 같은 무대를 선보인다. 나한수의 조명, 강기정의 의상, 고재하의 소품, 백지영의 분장, 장윤석의 음향, 조연출 김정민, 무대감독 구준호 그 외의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재)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윤미현 작, 최용훈 연출의 <광주리를 이고 가시네요, 또>를 작가와 연출가 그리고 연기자와 스텝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친 대중적인 현실비판 걸작희극으로 탄생시켰다.

4월 16일

2,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용찬 작, 구태환 연출의 <가족>

명동예술극장에서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용찬 작, 구태환 연출의 <가족>을 관람했다.

  이용찬(1927~2003) 선생은 극작가. 우리나라 방송작가 1세대이다. 서울 생.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1956년 국립극장이 공모한 장막희곡 공모에 <가족> 입선, 데뷔했다.

  선생은 전쟁으로 인한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와 새로운 가치관의 대두를 작품의 주제로 삼은 1950년대 등장한 대표적인 신진 극작가 중 한 명이었다.

  일제시대에 태어나 중학시절을 보냈고, 해방 후부터 오늘날까지의 모든 사회적 혼란의 시대를 예민하게 살아왔던 증인의 한 사람으로, 해방으로부터 6ㆍ25, 4ㆍ19, 5ㆍ16에 이르는 격변기, 그리고 암담했던 유신체제를 겪기까지 한국사회의 모든 크나큰 변혁과 혼란을 직접 목격하였으며, 동시에 그가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전통적인 가치와 질서가 새롭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점차 와해되고 붕괴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하였다.

  이용찬 선생은 50년대 후반에 극계에 데뷔했다. 그 당시 창작극 계는 유치진, 오영진 등, 불과 극소수의 선배 작가들이 겨우 창작극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을 뿐이며,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감각을 보여 줄 희곡은 오직 새로 등장하는 극작가에게서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선생의 데뷔는 바로 그러한 새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극계의 촉망을 받을 수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중학시절에 이미 주위로부터 문재(文才)를 인정받았고, 그때부터 장차 작가가 되리라는 마음을 품고 작가수업을 시작하였다.

  1957년 <가족>이 국립극장 장막희곡 공모에 당선됨으로써 연극계에 정식으로 첫 발을 내디딘 선생은 1958년 단막 <모자>, 1959년 장막 <기로>, 1960년 장막 <삼중인격>, <피는 밤에도 자지 않는다>와 단막 <부부>, 1962년에 장막 <젊음의 찬가>, <고독은 외롭지 않은 것>과 단막 <표리>, 1963년에 장막 <푸른 명백>에 이르기까지 장막 6편, 단막 3편을 발표하였고, 라디오와 TV극을 쓰기도 했다.

  구태환은 극단 수의 대표이자 연출가로 오클라호마대학교 대학원 석사출신이고 국립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다. <딸들의 연인> <나생문> <아일랜드> <북어대가리> <심판> <마땅한 대책도 없이> <친정엄마> <이름을 찾습니다> <러브이즈매직> <벚꽃동산> <선물> <친정엄마와 2박 3일> <기막힌 사내들> <휘가로의 결혼> <전설의 달밤> <삽 아니면 도끼> <달의 목소리>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2005 <나생문> 서울연극제 인기상 수상, 2006 <이름을 찾습니다> 거창연극제 대상작, 희곡상, 여자연기상 수상, 2007 <심판> 한국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2007 BEST3, 2008 <고곤의 선물> 대한민국연극대상 무대예술상, 2009 대한민국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상 <친정엄마와 2박3일> 등을 수상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미남 연출가다.

  무대는 이층가옥 형태의 조형물을 완만한 경사로 쓰러뜨려 설치해 출연자들이 딛고 연기를 한다. 네 개의 창문과 중앙에 현관문이 있고, 이층 쪽의 창문을 열고 마치 지하에서 올라오듯 출연자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가옥 앞쪽의 객석과 가까운 무대는 길거리나 통행로로 사용된다.

  연극은 도입에 현관문에 등을 대고 누워 충격사를 한 아버지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이를 들여다보는 가족과 형사, 훤칠하고 잘 차려입은 형사가 모든 것을 덮을 수밖에 없다는 부르짖음 같은 대화에서 전체 조명이 암전되면서 아버지에게로 부분조명이 들어가면, 아버지가 일어나 생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연극이 시작된다. 시대적 배경은 해방 직후에서 6, 25사변, 그리고 초대 제헌의원선거와 제2대 국회의원 선거결과까지이다. 5, 60년 전 한국사회의 가부장적인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예나 지금이나 출세지향적인 아버지의 성격이 잘 묘사가 된다. 당시의 가족의 삶과 생각이 현재와 별로 다를 바는 없지만, 현재는 부모를 포함한 가족이 아닌 개개인의 삶 위주로 변화하고 있기에, 절대군주 같은 아버지의 권위와 그 앞에 복종하는 신하들 같은 자녀들의 모습에서 다소 답답함과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진학문제, 취직문제가 다루어지고, 아들의 연애모습이 생생하고 아름답게 펼쳐지지만, 모든 것을 부모의 뜻에 따라야 하는 당시의 세태로 인해 결혼까지 예견되었던 아들의 연애는 부친의 일갈로 성사되지 않는다. 사변 발발과 괴뢰군의 등장, 당연히 피신을 해야 하는 아버지, 동란을 거치면서 경제적인 문제가 대두가 되고, 거기에 두 번째 국회의원 출마에서도 고배를 마시는 아버지가 선거비용 때문에 엄청난 빚을 지게 되니, 빚 갚기를 독촉하는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와 빚 독촉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이 그려진다. 그런데 그 고리대금업자가 건물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한다. 형사는 아버지에게 혐의를 둔다. 그러나 범행을 저지른 인물은 의외의 인물이다.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연극의 도입에서 쓰러진 위치에서 사망한다. 형사가 찾아와 부친사망사실에 모든 것을 덮기로 하겠다고 선언하듯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커튼 콜 후에 출연진과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 집형태의 조형물이 서서히 일어서는 장면에서 갈채와 함께 연극은 끝이 난다.

  김정호의 아버지 연기가 명연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기돈의 장남 역 성격창출도 탁월하다. 박현미의 어머니 역, 홍아론의 차남 역, 정새별의 딸 역 역시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김정환의 고리대금업자 역, 김희창의 아들친구 역, 조판수의 점포주인 역도 성격창출과 연기기량에서 수준급이다. 박완규….기억에 남는 형사 역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우정원….우울한 극에 생동감과 봄꽃 같은 향기를 흩날려 기억에 남는다. 문현정, 박초롱, 노상원, 나성우, 박소진 열정을 다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기억에 남는다.

  무대 박동우, 조명 구태환, 의상 임예진, 음악 김태근 소품 송미영, 움직임 이영일, 분장 임영희, 음향 지미 세르(Jimmy Sert), 조명협력 박유진, 조연출 노현열, 조연출보 박종호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용찬 작, 구태환 연출의 <가족>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4월 23일

3,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헨리크 입센 원작, 김미혜 번역, 고연옥 각색, 김광보 연출의 <왕위주장자들>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에서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원작, 김미혜 번역, 고연옥 각색, 김광보 연출의 <왕위주장자들(Kongs Emnerne)>을 관극했다.

  헨리크 요한 입센(Henrik Johan Ibsen, 1828~1906)은 노르웨이의 극작가이자 시인이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극작가 중의 하나로, 근대 시민극 및 현대의 현실주의극을 세우는 데 공헌하였다. 따라서 그를 “현대극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20세의 겨울 첫 작품 <카틸리나>를 썼다. 고대 로마의 혁명아 카틸리나에서 소재를 구한 시극(詩劇)으로서 1848년의 프랑스 혁명에 자극을 받았음은 확실하나 작품의 테마는 오히려 빛과 어둠을 상징하는 두 여성에게 동시에 마음이 끌리는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라고 하겠다. 같은 해에 쓴 1막물 <전사의 무덤>은 크리스티아니아에서 공연되었다.

  의학에 뜻을 두고 크리스티아니아의 저명한 예비학교에 다녔으나 학업을 중도에서 포기하고 만다. 수도에서 입센은 갖가지 저널리스틱한 활동에 종사했으며 조합운동에도 관계하여 자칫하면 검거될 번 하기도 했다. 이후 입센은 정치적 실제 활동에는 참여하려고 하지 않았다.

  1851년 가을, 서해안의 중심도시인 베르겐에서 새로 생겨난 국민극장의 무대감독 겸 극작가로 초빙되었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 <외스트로트의 잉게르 부인(Fru Inger til Østeraad, 1854)> <솔하우그의 축제(Gildet paa Solhoug, 1855)> <헬게란의 용사들(Hærmændene paa Helgeland, 1857)>을 썼다.

  1857년, 입센은 크리스티아니아의 노르웨이 극장으로 옮겨 <헬겔란트의 해적(1858)> <사랑의 희극(Kjærlighedens Komedie, 1862)>을 발표 공연했다.

  1862년 노르웨이 극장은 경영난으로 폐쇄 당하였고 입센은 1864년 4월에 조국을 떠나 이탈리아로 향했다.

  노르웨이를 떠나기 전에 쓴 <왕위주장자들(Kongs-Emnerne, 1863)>은 셰익스피어 적 수법이 엿보이는 역사극으로서 그때까지의 입센 작품 가운데 최고 걸작이다.

  이탈리아에서의 입센의 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빈곤했다. 그러나 1965년에 써서 이듬해 덴마크에서 출판된 극시 <브랜드>는 덴마크-프로이센 전쟁에 즈음한 노르웨이 국민의 배신행위를 비난한 것이라 하여 청년층을 매혹시켜 순식간에 여러 판을 거듭했다.

이듬해 67년에 <브랜드>와 한 쌍을 이루는 <페르귄트>를 발표했다. 이 작품이야말로 노르웨이 문학의 최고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69년에는 <청년동맹(靑年同盟)> 1877년에 <사회의 기둥(Samfundets Støtter, 1877>을 발표했다.

  <인형의 집(Et Dukkehjem, 1879)>, <유령(Gengangere, 1881)>, <민중의 적(En Folkefiende, 1882)>을 발표 공연했다.

  <물오리(Vildanden, 1884)> <로스메르스흘름>(1886) <바다의 부인(夫人)>(1888), <헤더 가블러>(1890)를 발표공연한 후 1891년에 입센은 오랜 외국생활을 청산하고 조국으로 돌아왔다. 귀향작 <건축가 솔네스>(1892)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노(老)예술가의 만년에 볼 수 있는 일련의 자기고백이다. 이 후 입센은 <조그만 에이올프>(1894), <욘 가브리엘 보르크만>(1896), 그리고 마지막 작품인 <우리들 사자(死者)가 눈뜰 때>(1899)를 발표한다. 그리고 1906년 5월 23일, 입센은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졌다.

  번역을 한 김미혜 는 고려대학교영문학과를 졸업하고 Austria Vienna 대학교에서 연극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양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주요저서로는 ‘대본분석’, ‘20세기 위대한 연극인들’이 있으며 연극학의 유일한 학술지 한국연극학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많은 대학 연극학과에서 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의 연극 이론서들을 다수 번역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제 4회 대산문학상 번역부분에서 수상하였고 어려운 외국의 대작 연극의 프로덕션에서 드라마 투르그로 활약하기도 하였다.

국제극예술협회 사무국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전문위원, 한국연극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연극> 편집주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책임심의관, 국립극장 운영․자문․심의․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각색을 한 고연옥(1971~)은 동아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부산MBC아동문학대상 소년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동화작가로 활동하였으며,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꿈이라면 좋았겠지>가 당선되어 희곡작가로 첫 발을 내딛었다.시사월간지의 기자로, 방송국 시사프로 구성작가로 일했다. 2000년 결혼 후 서울로 이사하였고, 2001년 청송보호감호소의 수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해 다룬 <인류 최초의 키스>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올해의 우수희곡에 선정되었다.2003년, 한 독거노인의 죽음을 통해 물질만능시대의 단면과 죽음의 의미를 짚은 <웃어라 무덤아>가 역시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공연되어 올해의 예술상 연극부문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03 대산창작기금 희곡부문에 선정되었다. 2006년에는 극단 배우세상, 박근형 연출로, 제도권에서 일탈해 있다는 이유로 강간치사사건의 주범이 된 소년들의 이야기 <일주일>이, 극단 제이티컬쳐, 문삼화 연출로 한 하급장교를 통해 계급과 구조 속에 자아를 상실해 가는 군대 구성원들에 대한 <백중사 이야기>가 공연되었다. 그리하여 <인류 최초의 키스>, <일주일>, <백중사 이야기> 세 작품에 대해 ‘사회극 삼부작’, 혹은 ‘남성 삼부작’이라고 회자되었다. 2007년, 현대사회 공간의 이질성과 위험성을 다룬 <발자국 안에서>가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로 서울연극제에 출품되어 대상, 연출상, 희곡상을 수상하였고, 그 해 고연옥의 첫 희곡집 <인류 최초의 키스>(연극과 인간)가 출판되었다.

  연출가 김광보는 서울시극단 단장이자 예술감독이다. 그가 연극을 만드는 방식이란 희곡을 성실하게 섬기면서 그 의미를 무대에 드러내는 것에 최종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는 텍스트를 꼼꼼히 읽으며 그 안의 인간들의 생각과 행위를 좇아 삶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기에 그의 무대에는 언제나 배우가 중심에 있어 왔다. 희곡 텍스트에 대한 의미 부여와 작품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모하는 전업 연출가의 자유로움이 그의 연출 방식을 일괄할 수 있는 설명인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사실 비슷한 연배의 어느 연출가보다도 부피감 있는 굵직한 많은 작품들을 만나왔고 끊임없는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흔히들 세간의 평들은 김광보의 무대에서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인한다. 그의 무대는 정련된 배우들에게서 발산되는 집중된 에너지를 토대로 하며 연기와 조명을 철저히 통제하고 조정하며 자신의 의도대로 무대를 만들어 간다. 거기에 관객을 넘겨보며 그들마저도 자신의 의도로 끌어당길 수 있는 시야까지 갖춘 상태이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희곡을 진지하게 섬기되 거기에 결박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14여 년의 연출 경력이 만들어낸 희곡의 의미와 관객의 재미를 동시에 쫓는 그만의 전략이다.

  1996 한국연극협회 선정 96년을 이끌어갈 젊은 연극인 연출 분야 1위, 1996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체육부), 1998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신인 연출상 <뙤약볕>, 1999 한국일보사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뙤약볕>, 2000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5’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 2001 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인류 최초의 키스>, 2004 포항 바다국제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웃어라 무덤아>, 2004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올해의 예술상’ – 연극부문 우수상 <웃어라 무덤아>, 2007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비경연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서울연극제 대상, 연출상 <발자국 안에서>, 2007 삿포로씨어터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발자국 안에서), 2008 일본 타이니 알리스 페스티벌 특별상 <발자국 안에서>, 2009 일본 삿포로 씨어터 페스티벌 연출상 <게와 무언가>, 2011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주인이 오셨다>, 201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12 제 49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2 대한민국연극대상 – 대상, 연출상 <그게 아닌데>, 2012 연극평론가협회 – 올해의 연극 베스트3 <그게 아닌데>, 2012 히서 연극상 – 올해의 연극인상, 2012 월간 한국연극 ‘올해의 연극 베스트7’ <그게 아닌데>, 2014 PAF 예술상 – 연극연출상 <사회의 기둥들>, 2014 제 51회 동아연극상 – 작품상, 연출상 <줄리어스 시저>, 2016 이해랑 연극상 등을 수상한 한국연극의 주춧돌이다.

  무대는 천정에 커다란 나무를 뿌리 채 뽑아 매단 형태의 조형물이 자리를 잡았다. 무대는 성곽 안으로 설정이 되고, 삼면 벽에 여러 개의 등퇴장 로를 만들어 놓았다. 출연자 전원이 등퇴장 로의 문을 열고 닫으며 출입을 하도록 연출이 되고, 환자이동의자나, 장검 어린이 인형이 대소도구로 사용이 된다. 성가곡이라든가 군중들의 함성은 음향효과로 처리된다. 커다란 나무뿌리에 비춘 조명의 변화로 극 분위기를 100%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연극은 도입에 출연자들이 떼 지어 무대를 겹겹이 가로로 보행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중세 13세기가 시대적 배경이지만, 의상은 현대로 설정이 되기에 마치 현재 놀웨이가 아닌 어느 특정국가에서 벌어진 정권다툼처럼 느껴진다. 가톨릭을 신봉하는 국가라서 주교가 등장하지만, 의상이나 분장은 대주교 차림이다. 서로 왕통을 잇는 핏줄을 계승 했노라며, 젊은 왕과 왕좌를 노리는 나이든 대신, 그리고 주교까지 적통임을 강조하고, 왕권의 상징인 옥새가 등장을 한다. 반목과 갈등 그리고 왕권다툼을 해소하기 위해, 젊은 왕은 나이든 대신의 딸을 왕비로 맞이한다. 그러나 왕권탈취를 위한 야욕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주교까지 합세해 탈취를 부추긴다. 하지만 나이든 대신은 왕통을 이을 아들이 없기에 본격적인 행보를 펼치지 못하지만, 극의 후반에 첫사랑의 여인에게서 태어난 장성한 아들이 등장함으로써 대신은 왕권 탈취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펼치게 된다. 무대는 젊은 왕과 나이든 대신의 병사들이 대결하는 장면이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이고, 모든 출연자들의 보행은 물결을 이루고 파도를 형성하고 또 그 파고가 높아진다. 초반부에는 왕권을 향한 이해관계자들끼리만 합세 하는 듯하더니, 차츰 민중들의 봉기로 이어지고, 급기야 민중들의 편을 나눈 전투가 벌어진다. 나이든 대신의 아들이 등장한 후에는 무모하다시피 용맹한 대신의 아들에 의해 전쟁이 대신의 승리의 길로 방향을 잡은 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주교의 영면이후 민심의 동향이 대신에게서 떠나고 있음을 어쩌랴? 대단원에서 전세는 젊은 왕의 승리로 끝이 나면서 대신과 그의 아들은 죽음의 길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창직, 강신구, 최나라, 이지연, 유연수, 김 현, 유성주, 문호진, 최우성, 김주헌, 이정주, 박진호, 호효훈, 장석환, 정유진, 유원준, 한정훈, 박 현, 송종현, 강주희, 정대곤, 신정웅, 김유민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이 여느 극보다 출중하고, 호연과 열연이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관객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미술 박동우, 무대제작 소앤아트, 조명디자인 김학철, 조명감독 설정식, ㅇ음악 장한솔, 의상디자인 홍문기, 분장디자인 이동민, 소품디자인 정윤정, 안무 금배섭, 무술 이국호, 음향디자인 김경민, 무대감독 장연희, 조연출 김하늬 이지윤, 제작감독 이재진, 기획 최상윤, 홍보 행정 김수진, 그래픽 디자인 원승락 방정인, 사진 윤문성, 홍보스팟 박영민, 후원 노르웨이 대사관 등 제작진과 스텝진 그리고 후원진의 열정과 노력이 일치되어,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헨리크 입센(Henrik Ibsen) 원작, 김미혜 번역, 고연옥 각색, 김광보 연출의 <왕위주장자들(Kongs Emnerne)>을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잘 드러나, 남녀노소 누구나 보아도 좋을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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