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뮤지컬 <블루 사이공>-

 

글_박정기 (연극평론가)

작가 : 김정숙
작곡/연출 : 권호성
음악감독 : 이술아
단체 : 극단 모시는 사람들
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일시 : 2019년 6월 28일 ~ 30일
관람 : 2019년 6월 29일 오후 3시

 

 

 

김정숙(1960~)은 서울출생으로 1982년 극단 에저또에 입단 <농녀> 진행을 담당하고, 1984년 <마지막 키스를 당신께> 윌리엄인지 작으로 연출로 데뷔한 후 1989년 5월 모시는 사람들 <반쪽이전 김정숙 작>으로 극단창단을 주도했다. 창작뮤지컬 <우리로 서는 소리,1990> <꿈꾸는 기차,1992> <들풀,1994> <뮤지컬 블루 사이공,1996> <바리> <7인의 천사, 2004> 외 作 악극 <비 내리는 고모령> <아빠의 청춘, 2001> <과거를 묻지 마세요>등 作 드라마 <병국이 아저씨, 1993> <몽연>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2003> 외 作 <몽실언니, 2004> 각색 및 연출을 하고, 어린이 연극 <반쪽이전, 1989> <불효자 꺼꿀이전, 1990> <사랑의 선물 방정환, 1999> <쌀밥에 고깃국, 1997> <콩쥐랑, 팥쥐랑, 2001> <나 어렸을적에> <신데룰라이야기> 외 作, <강아지똥, 2001> <박물관은 살아있다, 2009>재구성 연출했다.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스포츠조선 뮤지컬 희곡부문 대상,1996, 서울연극제 현대소나타상,1996, 백상예술상 대상,작품상,희곡상,1996, 한국기독교 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2000, 국회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 2002, 희곡작가협회 올해의 작가상 수상, 2003 <쌀밥의 고기국>, 97 서울국제어린이공연예술제 작품상,극본상,연기상 <뒷동산에 할미꽃>, 98 서울국제어린이공연예술제 우수상 <오아이스 세탁소 습격사건>, 연극협회 선정 베스트 연극 7, 2003, 동아연극상 희곡작가상, 2003 <사랑의 선물 방정환> 서울 어린이 연극제 작품상, 제작상, 희곡상, 연기상 수상한 미모의 연극인이다.

 

 

권호성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상임연출이자 뮤지컬 기획사인 쇼앤라이프의 대표이사다.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1996년과 1997년 서울연극제 현대소나타상·연기상, 한국뮤지컬대상 희곡상,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대상·작품상·희곡상, 전국연극제 우수상을 받았고, 2002년엔 국회문화대상을 받았다. 또한, 2003년 초연된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올해의 베스트 연극과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받기도 했다. 뮤지컬 연출로 우리로 서는 소리, 꿈꾸는 기차, 들풀, 블루 사이공, 아빠의 청춘,7인의천사, 페퍼민트, 더 카르멘, 신데룰라, , 달콤한 안녕, 황진이, 화려한휴가 외 다수이고, 연극 연출은 황야의 물고기, 몽연, 병국이 아저씨, 줄넘기, 피카소 돈년 두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발칙한 미망인 외 다수 작을 연출했다. 광주비엔날레 폐막공연 <장벽을 넘어>연출(1994) ‘세계환경박람회 ENEXPO’ 주제상영관 총연출(1999) 제주세계섬축제 주제공연 뮤지컬 <둥그대 당실 여도 당실>연출(2001) 광주비엔날레 개막식 총연출(2002) 프랑스 아비뇽 국제연극제 참가 <반쪽이전>(2005) 캐나다 밴쿠버 극단 하누리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연출(2006) 등을 연출한 연극계의 대들보다.

 

 

이 연극의 배경인 베트남 전쟁은 1964년 8월 2일 북베트남통킹만에서 미국 해군 구축함 매독스 호가 북베트남에 의해 공격을 받는 통킹만 사건이 일어남으로써 시작된다. 미국은 이를 빌미로 베트남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강화하여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전 세계가 공산화 도미노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 베트남 파병을 3200명으로 확대했다.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집권한 뒤 미국을 방문한 박정희를 케네디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1964년 미국은 한국에게 베트남 파병 지원 요청을 하였고, 미국은 베트남에 한국군을 파병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베트남전 파병이 이루어졌다. 대한민국군의 참전은 조약상의 의무에서가 아니라 미국 측이 파병의 대가로 한국군의 전력증강과 경제발전에 소요되는 차관공여를 약속함으로써 이루어졌고, 미국이 한국군을 참전시킨 이유는 1차적으로 미국 내에서 광범위하게 일고 있던 반전여론을 무마시키고 미국군 봉급의 1/3 수준인 한국군을 전선에 투입함으로써 전비절감을 꾀하고자 한 계산에서였다. 이에 따라 당시 일부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1964년 10월 대한민국군의 베트남 파병을 단행하였으며, 1964년 8월 제1이동외과병원(130명)과 태권도 교관단(10명) 파월을 시작으로 주월 한국군사원조단(비둘기부대), 방공포병대대(호크유도탄부대)를 창설하고 백마부대 등 한국군을 파견하였다. 이후 8년간의 전쟁 끝에 1973년 1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평화 협정이 체결되어 그 해 3월 말까지 미군이 전부 철수하였고, 1975년 4월 30일사이공 함락으로 북베트남이 무력 통일을 이뤄 1976년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 선포되었다. 이 전쟁은 제공권을 장악한 압도적 군사력의 미군이 폭격공습, 포격, 수색 섬멸 작전 과정에서 네이팜탄과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투하하고 고엽제화학 무기를 사용하여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희생시킴으로써, 미국 내에서 반전 운동을 촉발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제적 군사개입에 대한 정당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무대는 배경 깊숙이 미녀 오케스트라가 자리를 잡았다. 그 앞으로 중간 막을 드리우고, 영상을 투사해 장면변화와 극 분위기 창출을 돕는다. 중간 막 앞 쪽으로 천정에서 수많은 천으로 된 중간 막을 반 쯤 드리우고, 거기에도 영상을 투사해 극적 효과를 높인다. 후반부에는 수많은 등롱이 천정에서 내린 줄에 매달리고, 축제장면에도 등롱과 풍선 그리고 삼각형의 조형물이 등장한다.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고, 백설이 내리는 장면도 연출된다. 하수 쪽에 작은 집 형태의 무대를 만들어 베트남 민가로 설정하고, 원형의 탁자와 의자를 이동 배치해 카바레 같은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 쓰는 삼각모자와 전통의상을 입고 등장하고, 맹호부대 용사들의 군복, 그리고 배트남 군인복을 착용하고, 카바레에서는 체격이 미끈한 여성들이 몸매를 자랑하듯 등장하고, 노래하는 해설자가 등장해 도입부터 대단원까지 열창으로 장면을 이끌어 간다.

 

 

1964년 월남에 파병된 맹호부대원인 주인공 김상사의 고향은 함경북도 북청군 신창면 토속읍 1구 1033번지라는 설정이다. 주인공의 어린시절인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북한이 적화야욕으로 기습 남침을 하니, 유엔총회에서 북을 만장일치로 침략자로 규정한 후 유엔군을 파견, 유엔군이 인민군을 몰아내면서 압록강까지 진격해 거의 통일을 목전에 두었으나, 중공군이 유엔총회의 의결을 무시하고 1951년 1월 전쟁에 불법 개입해, 인해전술로 공격을 가하니, 유엔군은 부득이 남쪽으로 후퇴를 하게 된다. 겨우 목숨을 부지하게 된 인민군은 유엔군과 한국군이 북청을 점령했을 당시, 한국군에게 협조한 고향사람을 대라고 주인공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발총으로 겨누고 위협한다. 놀란 주인공은 어린마음에 분별없이 협조한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자 인민군은 그들을 모조리 사살한다. 이로 인해 10세의 주인공은 심한 충격을 받고 이로 인한 기억이 평생 뇌리에 자리를 잡는다. 월남한 주인공은 군사정권시절, 공장노동자인 공돌이와 공순이들을 위해 한 전자회사에서 시위를 주도하다가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바로 그때 한미동맹관계로 인해 한국은 월남에 파병을 약속하고, 주인공도 맹호부대의 일원이 된다. 전쟁터에서 주인공   김상사는 동료 병사들과 카바레에서 어울리고, 그곳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인물을 물리치고 봉변을 당할 뻔 한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의상 여인과 운명적으로 가까워진다.

 

 

베트남에서는 교복이나 처녀들의 복장은 흰색 아오자이를 입고, 결혼한 후에는 검은색이나 색깔 있는 아오자이를 입는다. 그런데 그 여성은 바로 베트남군에 소속된 병사의 누이인 처녀이고, 부친은 프랑스로부터 베트남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가 사망을 했고, 이 여인은 베트남군의 스파이로 카바레에서 일을 하며 첩자노릇을 하고 있다. 누이가 한국군과 가까워지는 것을 본 베트남군인인 동생은 격노한다. 그러나 누이의 제지로 주인공에게 해를 가하지 못한다. 주인공 김상사는 추석명절에 늘어뜨린 수많은 등불 아래에서 베트남 여인과 몸과 마음을 하나로 합하게 된다. 곧 격전이 벌어질 것을 안 베트남 여인은 주인공을 참전하지 말라고 말리지만 주인공은 당연히 참전한다. 드디어 전투가 벌어지고, 주인공의 부대는 대패하고 주인공 김상사는 포로로 잡힌다. 베트남군은 주인공인 한국군을 죽이려고 총을 겨누자 누이는 주인공의 아기를 잉태했다며 적극 말린다. 그리고 주인공을 부상자로 만들어 귀국시키려고, 주인공에 발에 총격을 가한다. 총소리에 몰려온 베트남 군인들은 이 광경을 보고 모두 돌아간다. 헬리콥터 소리와 함께 주인공은 실려 가게 된다.

 

 

전쟁터에서 귀국한 주인공은 한국여인과 결혼을 하고 딸도 낳았으나, 부인은 딸을 남기고 주인공에게서 떠나버린다. 게다가 딸은 어릴 적의 주인공처럼 정신질환을 앓고 반 푼인 것으로 설정된다. 주인공은 전쟁터에서의 고엽제 후유증으로 해서 보훈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병원에서 주인공은 함경도에서의 어린 시절, 자신으로 해서 사살당한 사람들을 떠 올리고, 베트남에서 사랑하는 여인에게 함경북도 북청군 신창면 토속읍 1구 133번지를 암기시키던 일을 회상한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자신의 정신질환이 더 이상 회복될 가망이 없어 보이자 결국 권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쏘아 자결한다. 마지막 장면은 베트남에서 온 아들 김 북청과 반 푼인 딸이 해후를 하고,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자신과 함께 배경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도입부터 미모의 노래하는 해설자가 등장하고 대단원에서 미녀의 노래로 마무리를 하기 까지 장면변화마다 미녀 해설자가 혼신의 열정으로 뮤지컬을 이끌어 간다.

 

 

안덕용과 박영수가 주인공 김 상사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정재은이 베트남 여인, 문혜원이 노래하는 미녀 해설자, 김준겸과 정승원이 베트남 여인의 동생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박지아가 한국인 부인, 이미선이 반 푼인 딸, 최동호 이민준 김일교 신윤철 황승빈 안중현이 맹호부대병사로 출연한다. 윤영걸 이재훤 정래석이 주인공의 아버지로 트리플 캐스팅되어 출연하고, 김명애 김 현 박옥칠이 동네아낙, 정연심이 주인공의 어머니, 신문성이 서영춘 역, 임정은이 베트남 엄마, 고훈목이 미군병사, 조민희 윤미소 이여운이 여고생 역과 이 씨스터즈 역을 한다. 조한결이 인민군, 박은미가 간호사, 박현호가 의사2, 라명숙과 이성희가 핏강여인, 조민호와 이광영이 베트콩, 신미람이 환송객, 이예진이 핏강여인, 이정은이 다트걸, 나준연이 김상사의 남동생, 박주용 조민수가 군악대, 표정일 임준영 안태웅이 베트콩, 홍정연이 김상사의 여동생, 손다정이 핏강여인, 김지안이 베트남 소녀, 안채준이 어린 시절의 김상사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열과 성을 다한 호연과 열연은 물론 열창과 율동에서 놀라운 기량을 발휘한다. 정재은과 문혜원의 노래는 감성까지 전달해 관객을 감상에 젖도록 만든다.

 

 

이슬아가 음악감독 겸 지휘자, 김건희가 클라리넷, 최시은이 오보에, 조준성이 바이올린, Konstantin Drobitko 트럼펫, 김창덕 트럼본, 이장원 드럼, 김유빈 베이스, 이종원 기타, 이혜원 이종민 김여름 건반 등 오케스트라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 분위기 창출과 출연진의 노래의 품격을 상승시킨다.

 

 

편곡 양승환 정신혜, 안무 최병규, 협력안무 김준태, 연기지도 드라마트루기 진남수, 무대감독 손지영, 조연출 송윤주 김여름, 채보 조서희, 음악조감독 이종민, 안무조감독 이성희, 무대조감독 김기정 최성선, 제작부 허정진, 기획PD 조혜랑(잘한다 프로젝트) 홍보팀장 유지연(팔복상회), SNS관리 이보람, 기획 강현아, 컴퍼니매니저 유향미, 무대디자인 이인애, 무대제작 토멘터 대표 김영호, 무대제작 정수미 최서우 이종승 김태환, 영상디자인 김장연, 영상오퍼 장기범 신은지, 조명디자인 김민재, 음향디자인 김세선, 의상디자인 박현주, 소품디자인 송미영, 스타일그래퍼 이사금, 포스터 인쇄디자인 김민철 이지현, 프로필 사진 옥상훈, 공연사진 신예진, 공연영상제작 신정철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모시는 사람들 30주년기념 뮤지컬 김정숙 작, 권호성 작곡 연출, 이술아 음악감독의 뮤지컬 <블루 사이공>을 전국 문예회관 순회공연은 물론 베트남 공연도 권장할만한 한국과 베트남의 격동의 현대사를 그린 한편의 명작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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