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서울연극제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최치언 작 연출의 다른 여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제42회 서울연극제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최치언 작 연출의 <다른 여름>을 관람했다
최치언(1970~)은 전남 영암군에서 태어났다. 서울산업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1학년이던 1999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당선돼 등단했다. 2001년에는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으로, 2003년에는 우진 문화재단 장막희곡 공모에 각각 당선되기도 했다. 시집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 할 수 있다’ 시화집 ‘레몬트리’ 외에 희곡 ‘코리아 환타지’, ‘밤비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언니들’ 등을 집필하였으며 극작가 및 총체극 연출가로 활동했다. 2009년 대한민국연극대상 희곡상을 수상하였다. 2011년 대산문학 희곡상, 2012년 전주영상위원회 시나리오 우수상, 2014년 대한민국연극대상 및 작품상 수상했다. 바로 이 수상작이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이다. 작품으로는 <코리아 환타지> <연두식 사망사건> <너 때문에 산다>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사랑해줘, 제발> <언니들> <미친극> <꽃과 건달과 피자와 사자> <삼국유사 프로젝트-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 <숲속의 잠자는 옥희> <소뿔 자르고 주인이 오기 전에 도망가 선생>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등이 있다.
이 연극은 핸드볼 경기와 관련이 있다. 핸드볼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까지 소급할 수 있으나, 현재와 유사한 형태의 경기는 1898년경부터 덴마크, 체코 등 유럽 각지에서 널리 행하여지던 것을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인 1915년에 독일에서 도어볼(door ball)이란 여자 경기를 시초로 장려·발전시킨 것이다. 올림픽에서는 시범종목 지정을 거쳐 1972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핸드볼 경기는 처음에 한 팀당 11명씩 뛰다가 1934년 국제핸드볼연맹 총회에서 7인제 경기를 정식 승인하였고, 이후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이 되었다. 한국에는 1922년 ‘송구(送球)’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되어 1936년경부터 차츰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1941년 처음으로 공식 경기가 개최되고, 1952년 제33회 전국체육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발전을 거듭하였다.
표준 경기장은 길이 40m, 너비 20m이며, 양끝 골라인의 중간에는 가로 3m, 세로 2m인 골대가 설치되어 있다. 경기는 전반 · 후반 30분으로 운영되며, 중간에 10분의 휴식 시간이 있다. 각 팀당 총 세번(전반 1회, 후반 2회 또는 전반 2회, 후반 1회)의 타임 아웃을 요청할 수 있으며, 심판은 선수의 부상 등 경기 운영상의 여러 이유로 타임아웃을 요청하게 된다.
득점은 1골당 1점으로, 골 에어리어 밖에서 던진 공이 골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 인정된다. 전·후반의 경기로 득점이 많은 팀이 승리한다.
공을 갖고 있는 선수는 3초 동안만 같은 자리에 머무를 수 있으며, 세 걸음만 허용된다. 공은 무릎 위의 모든 신체 부위를 이용하여 슈팅, 패스, 드리블이 가능하며, 바닥에 튄 공은 손으로 잡아야 한다.
연극에서는 경기마다 연패한 공고 핸드볼 팀이 혼신의 열정을 다해 승리를 거두었지만, 문제아들의 집합체로 평가되고 있어 결국 핸드볼 팀은 해체를 당하게 된다. 그러자 학교 체육관에 화재가 발생하고, 방화 용의자로 핸드볼 팀의 선배 격인 선수가 지목된다. cctv 영상에 모습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배선수와 동료는 방화를 부인한다. 형사가 출연하고, 감독, 여성 코치 겸 주심이 등장해, 당사자임을 지적하지만, 당치 않은 이론을 펼치며 2인의 학생은 방화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을 한다. 결국 과거로 돌아가 핸드볼 경기장에서의 모습, 한 여름 매미가 울 때의 선배 선수의 매미 소리 흉내 내기 등으로 이어지며 핸드볼 팀 학생들의 경기하는 모습이 재현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용의자가 아님을 거듭 밝히려 애쓴다. 화재검사에서 체육관은 자연발화로 발생한 화재라는 결론이 나오자, 형사는 그 결론을 신뢰하지 않지만 자연발생 화재라고 두 학생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이제 혐의를 벗었으니 솔직히 이야기 하라고 타이른다. 여성 코치도 동조한다. 결국 5년이나 전국예선에서 탈락한 핸드볼 팀을 혼신의 열정으로 우승으로 몰고 갔는데도, 팀의 해체소식에 방화를 한 것임을 고백한다. 그러나 형사는 두 학생을 자유롭게 내버려 둔 채 되돌아간다.
무대는 핸드볼 경기장에서의 골대라든가, 공이 튀어나가지 못하도록 만든 망사그물, 중간 차단막, 철사망사 등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조형물을 장면전환에 따라 배치한다. 회전무대를 사용하고, 선수도 실제 선수를 출연시켜 능숙한 경기모습을 보여준다. 배경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있어 문자를 투사하거나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롤러 스케이트를 탄 해설자가 등장하고, 여고생 응원단도 등장하고, 경기장면은 실제에 방불하다.
김선미가 상담사, 이준혁이 오덕구 형사, 홍철희가 정신과 의사, 김덕환이 허감독, 한동훈이 골키퍼 외, 원인진이 여학생 1, 문경태가 선수 1 외, 이정진이 고곽대, 이주형이 최고작, 이서한이 선수 2 외, 고민지가 주심, 사현명이 선수 3 외, 유은지가 부심, 정지아가 여학생 2, 이선재와 서민재가 특별출연한다. 출연진의 열정과 기량을 다한 호연과 열연은 물론 성격설정에서도 뛰어남을 보여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디자인 손호성, 조명디자인 김성구, 분장디자인 이동민, 음악디자인 김은정, 안무디자인 양은숙, 프로듀서 손신형, 기획 홍보 그래픽 구한민, 조연출 무대감독 임지성, 조명오퍼 신은경, 음향오퍼 송미룡, 영상오퍼 김보경, 무대보 김민소 이건회, 사진 심회은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제42회 서울연극제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최치언 작 연출의 <다른 여름>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한편의 창아기발(創雅奇拔)한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15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