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예술인공연선정작 극단 시선의 홍란주 작 연출의 미롱
2021 원로예술인공연선정작 극단 시선의 홍란주 작 연출의 <미롱(媚弄)>을 관극했다.
홍란주(1972~)는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석사출신으로 극단 시선의 대표인 극작가 겸 연출가다. 연극 ‘울림’ ‘무무’ ‘사천의 착한사람’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일물’ ‘미롱’ ‘폐희’ ‘바보’ ‘청혼’, 무용극 ‘새’, 종합극 ‘술래야 술래야’ ‘나영이를 찾아주세요’ 그 외의 작품을 발표 공연했다.
2003 문예진흥원 신진예술가선정, 2013 일본 삿뽀로 씨어터 페스티발 공식초청 ‘폐희’, 2016 아비뇽 오프 페스티발 공식참가 ‘미롱’, 2016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 ‘일물’, 2018 여성연출가전 수상 ‘사천의 착한사람’ 등 보람찬 성과를 올리고 있는 미녀 연출가다.
미롱(媚弄)은 독무(獨舞)를 추며 미소를 짓는다는 의미다. 공연은 소재를 춘앵전(春鶯囀)에서 발췌했다. 춘앵전(春鶯囀)은 조선 순조 때 창작된 향악정재(鄕樂呈才)의 하나다. 순조 때 세자대리 익종(翼宗)이 어느 화창한 봄날 아침 버드나무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꾀꼬리 소리에 감동, 이를 무용화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전승되어오는 춤이다. 길이 여섯 자의 제한된 화문석(花文席) 위에서 한없이 느리게 추는 우아한 독무(獨舞)이다. 전통무용 가운데서 가장 많은 춤사위와 시적인 춤사위 용어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과교선(過橋仙)·낙화유수(落花流水)·대수(擡袖)·대섬수(大閃袖)·도수아(掉袖兒)·반수수불(半垂手拂)·번수(飜袖)·불화렴(拂花簾)·비금사(飛金沙)·비리(飛履)·사번(乍飜)·사예거(斜曳裾)·연귀소(燕歸巢)·전화지(轉花持)·절요이요(折腰理腰)·타원앙장(打鴛鴦場)·탑탑고(塔塔高)·풍류지(風流枝)·화전태(花前態)·회란(廻鸞)·회파신(廻波身)·후포수(後抛袖)·수수쌍불(垂手雙拂)·회두(回頭) 등이 있다.특히, 이 가운데서도 귀하고 값지게 평가하는 화전태는 높고 아름다운 교양을 나타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춤이 시작되자 부르는 창사는 순조 28년(己丑, 1828) 세자인 익종이 지은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반주음악은 「춘앵전」에 한해서는 평조회상(平調會相)의 느린 「상영산 上靈山」부터 시작하여 「중영산 中靈山」·「세영산 細靈山」·「삼현환입 三絃還入」·「타령 打令」 등의 점점 빠른 음악의 순으로 바꾸어 나간다. 이 춤은 독무이지만 여기(女妓)가 추는 것과 무동(舞童)이 추는 두 가지가 있다. 춤을 출 때 입는 무복(舞服)도 여기와 무동의 복식이 각각 다르다. 여기복식은 화관(花冠)을 머리에 쓰고, 황초삼(黃綃衫)·홍초상(紅綃裳)을 입는다. 초록하파(草綠霞波)에 홍단금수대(紅緞金繡帶)를 띠고, 오채한삼(五彩汗衫)을 매며, 홍금수구(紅錦繡鞲)에 초록혜(草綠鞋)를 신는다.무동복식은 아광모(砑光帽)를 쓰고, 백질흑선천수의(白質黑縇穿袖衣)·옥색질흑선상(玉色質黑縇裳)·녹사쾌자(綠紗快子)를 입는다. 홍한삼(紅汗衫)을 매고, 오사대(烏紗帶)를 띠며, 호화(胡靴)를 신는다. 지금은 무동, 즉 남성의 춤이 아니고 모두 여성이 추는 까닭에 예전의 여기복식이 전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익종(翼宗)이 아닌, 조선 순조 때 천재적인 작곡가이자 무용수인 김창하가 창작한 춘앵전의 절정 화전태에서 그의 여 제자가 마지막 장면에 짓는 미소가 미롱(媚弄)이다.
무대는 흑색배경에 백색의 스크린 같은 가리개로 정면과 하수 쪽을 가리고, 그 사이로 등퇴장 로를 만들고 상수 쪽에도 등퇴장 로가 있다. 장면변화에 따라 소프라노가 출연해 은쟁반에 옥구슬을 굴리는 듯싶은 노래를 부르고, 대금연주로 분위기를 창출시킨다.
연극은 도입에 중풍에 걸려 음식보다 음주벽에 빠진 김창하와 여 제자 초영의 모습이 펼쳐진다. 원래 창하에게는 의붓아들 도일이 있었으나, 도일은 춤을 배우며 초영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이에 분노한 창하는 도일과 검무를 추며 도일의 성기를 절단한다. 도일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초영과 혼례를 약식으로 올린 후 창하에게서 떠난다. 도일은 초영에게 한삼을 쥐어주고 떠난다. 도일은 사당패를 만나 그들의 가면극과 재주를 보고는 그들과 합류하게 된다. 혼자 남은 초영은 화전태의 극치를 배우며 미소를 지으려 애쓴다. 도일은 사당패의 일원이 되어 생계를 위해 갖은 일을 다한다. 창하와 초영은 혹독할 정도로 훈련을 계속한다. 그러다가 창하는 중풍에 걸려 쓰러진다. 자신의 운명이 다한 것을 감지한 창하는 마지막 춤사위를 제자 초영에게 보여주다 쓰러져 숨을 거둔다. 초영은 통곡하며 자신의 혀를 칼로 잘라버린다. 세월이 유수 같이 흐르고, 도일은 사당패의 뛰어난 일원이 되어 행각을 벌인다. 어느 날 반백에 장죽을 문 초영이 사당패의 놀이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춤에 미소를 띤다. 도일도 행각을 벌이다가 문득 초영을 보게 된다. 그리고 다가가 초영 임을 확인한다. 도일은 초영에게 춤을 추기를 권한다. 초영은 거절하는 듯 하다가 차츰 춤사위를 벌인다. 춤에 놀란 도일은 자신을 알리고 싶지만 차마 사당패 패거리가 되었다는 것을 초영에게 알리지 못 하고, 그녀를 홀로 둔 채 초영 곁을 떠난다. 홀로 남은 초영은 자신의 춤사위인 화전태의 절정에 이르러 미롱(媚弄)을 만면에 띠운다.
정태화가 김창하, 이태훈이 사당패 꼭두쇠, 신정혜가 소프라노, 박수정이 초영, 선영욱이 도일, 안대천이 사당패, 양동진이 사당패, 배정찬이 사당패, 김용훈이 사당패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탁월한 기량으로의 연기와 무용 그리고 노래와 곡예는 관객을 극 속으로 깊이 빠뜨리도록 만들고 우레보다 큰 갈채를 이끌어 낸다.
드라마투르크 신혜원 김 향, 음악감독 이용탁, 안무 이현주, 무대미술 의상 이유숙,조명 김경희, 소품 김선표, 협력연출 김종회, 연기감독 황연희, 액팅코치 이승훈, 영상 황규백, 분장 장경숙, 사진 김명집, 무대감독 최형윤, 배우장 성경선, 조연출 이은경 김동규, 진행 이민영, 그래픽디자인 마르카브, 기획 김수진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합하여,
2021 원로예술인공연선정작 극단 시선의 홍란주 작 연출의 <미롱(媚弄)>을 관객에 기억에 길이 남을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6월 19일 박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