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적 <4분 12초>

글_박정기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 제44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적의 제임스 프리츠 작, 마정화 역, 이곤 연출의 4분 12초를 관람했다.

 

제임스 프리츠(James Fritz)는영국의 유망한 젊은 작가다. 첫 장편 희곡 『4분 12초』는 2013년 Verity Bargate Award의 결선 후보작이었으며, 2014년 초연으로 Olivier Award for Outstanding Achievement의 후보에 올랐다. 2015년 연극비평가상을 수상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았다. 『Ross and Rachel』 에딘버러 페스티벌 호평, 『Parliament Square』 Bruntwood Prize 수상, 『The Fal』 영국 내셔널유스씨어터의 60주년 기념공연, 라디오극 『Comment is Free』 Imison Award와 영국 BBC 드라마상 부분 Tinniswood Awards 동시 수상했다,

 

마정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전문사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학교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였다. 번역서로는 『오스카 와일드 단편집』이 있고, 공저로는 『오래된 예술, 새로운 무대: 한·중·일 공연예술 찾기』, 『오래된 무대, 새 길을 찾다』, 『예술과 과학, 서로 넘겨다 보다: 현대 과학과 예술』이 있고, 번역 작품은 『4분 12초』 『햄릿의 비극』 『한여름 밤의 꿈』 『랭귀지 아카이브』 『보이 게치 걸』 『단편소설집』 『러브』 『퍼디미어스』 『마리아와 함께 아 아 아 아』 『상처투상이 운동장』 『네더』 등이 있다.

 

이곤은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전문사, 뉴욕 콜롬비아 대학교 연극 연출 MFA 출신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4분 12초> <트루 러브> <알세스터스> <맨해탄 1번지> <맥베드> <당통의 죽음> <마리아와 함께 아 아 아 아> <퍼디미어스> <벚꽃동산> <단편소설집> <우주인> <밀크우드> <네더>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사진 제공: 극단 적 ©양동민

 

열일곱 살 잭은 어머니 다이와 아버지 데이빗의 기대와 사랑을 한몸에 받고 사는 소중한 아들이다. 원하는 명문대 법학과 입학시험을 치루기 직전에 와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잭이 여자 친구의 오빠에게 구타를 당하고 돌아오면서 모든 것이 예측에서 벗어난다. 다이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지만, 파고들수록 잭은 그가 아는 아들 잭이 아니다. 남편 데이빗과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으로 갈등이 생겨나고, 그녀는 남편 또한 자신이 현재까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님을 깨닫는다.

 

<4분 12초>는 십대 아들을 키우는 부모의 이야기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와 계급적 사회, 그리고 그 계급이 교육에 대해 가지는 환상과 기대, 그리고 청소년들이 받는 고통과 억압을 펼쳐보이고 이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제시한다.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의 무고함을 밝히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엄마 다이. 무대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아들 잭. 다이가 생각했던 것처럼 잭은 순수한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다. 누구나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해온 그런 인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아들 잭의 피묻은 셔츠를 발견하기 전까지 어미인 다이에게 그야말로 세상은 자신이나 아들에게 미래가 보장된 곳이라는 생각으로, 단지 복된 상황을 즐기기만 하면 될 듯싶은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이는 어떤 것도 기대하거나 예측하지 않고 아들이나 남편을 제외한 다른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으로 해서 다이는 아들에 대한 믿음 하나로 진실을 알아내려 달려든다.

 

사진 제공: 극단 적 ©양동민

 

잭의 아버지는 소시적부터 온순한 성격이라 누구와 다투지도 않고 이기려 한 적도 없다. 그렇기에 아내 다이는 남편의 온순한 성격을 마을 뿐 아니라 어디에서건 보기 드문 호인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무력으로 순위가 정해지는 마을이나, 실력으로 계급이 정해지는 사회에서 그는 단지 열등한 한 사람의 나약한 인물일 뿐이다. 게다가 그의 열등감은 때가 닥치면 삐뚤어진 행동으로 나타난다.

 

잭의 친구 닉은 머리가 나쁘지 않다. 단지 기회가 없었다. 그는 그저 가난한 동네의 평범한 십대였다. 공부 잘하는 잭 옆에서 항상 모자란 취급을 받지만, 누구도 그가 얼마나 반듯하고 좋은 사람인지 모른다. 약간 느리고 둔감한 그는 모든 것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했는지도 모른다.

 

잭의 옛 여자 친구인 카라는 모든 걸 힘으로 해결하려는 놀고 먹는 아버지와 오빠 사이에서 컸다. 아무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예쁘기 때문에 아무도 그 이상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는 잭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이지만 이 이야기에 나오는 누구보다도 현명하다. 사건 후 카라는 끝까지 싸운다. 결국…….

 

무대는 동서로 나뉘어 자리 잡은 개석 한 가운데에 1m 높이의 사각의 널찍한 무대를 조성하고 난간과 계단을 부착시켰다. 천정에도 사각의 이중으로 된 LED 조명장치를 달아놓고, 조명효과로 장면변화와 분위기 창출을 한다. 당연히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강렬한 소음으로 극적 분위기 창출과 효과를 발생시킨다. 네 개의 의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잭의 친구 닉에 이해 무대 아래로 이동 정리가 된다.

 

곽지숙이 다이, 남수현이 데이빗, 성근창이 닉, 박수빈이 카라로 출연하여 성격 창출에서부터 감정 설정은 물론 호연과 열연으로 관객을 공연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정 영, 조명 성미림, 음악 이승호, 보이스 코치 최정선, 의상 고혜영, 분장 김근영, 사진 그래픽 김 솔, 무대감독 이라임, 무대감독 곽동우, 홍보 정유경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어우러져 제44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적의 제임스 프리츠 작, 마정화 역, 이곤 연출의 <4분 12초>를 한 시대의 정곡을 찌르는 한편의 우수걸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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