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살 충남학생연극축제, 쉰 살을 향하여

글_전장곤(천안월봉고 교사, 충남교육연극협회 회장)

 

연극 뮤지컬 무대 위에 핀 학생들의 희망 꽃

-스물일곱 살 충남학생연극축제, 쉰 살을 향하여-

 

. 충남학생연극축제 이야기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해 온 시간을 돌아보면, 나의 교직 생활은 대부분 학생연극을 통해 연극의 교육적 효과를 고민하고 공유해 온 시간이었다. 때로는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동료 교사들도 있었다. 솔직히 몇몇 학부모는 학생연극 활동이 학력 향상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그 시절에는 그런 시선이 참 서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분명히 알게 되었다. 학생연극은 학교생활의 만족도와 학생의 전인적 성장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대 위에서 학생들은 감정을 표현하고, 자기표현력을 키우며, 자존감과 협동심을 높인다. 나아가 연극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친구들과의 교감을 나누면서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공감 능력을 키워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학생연극의 진정한 교육적 가치이다.

특히 충남에서는 타 시·도에 비해 학생연극의 꽃이 유난히 활짝 피었다. 올해로 스물일곱 번째 생일을 맞은 충남학생연극축제는 그 증거이다. 나 역시 이 축제와 함께 교직의 대부분을 걸어왔고, 그 무대에서 학생들이 피워낸 예술꽃을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다른 시·도에서도 학생연극의 꽃을 피우고 있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쌓아온 충남학생연극축제의 발자취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 그것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었는지, 어떤 학생들이 참여했는지, 또 어떤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는지, 그리고 축제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며, 연극을 통한 바른 인성 함양과 행복한 학교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 충남학생연극축제의 운영 과정

  1. 어떻게 지속 가능했는가?

씨앗기: 열정 교사들이 만든 첫 무대 (1999~2017, 1~19)

1999년, 충남학생연극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충청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학생교육문화원이 주관한 이 대회는, 해마다 약 30여 개교(중학교 10개, 고등학교 20개)가 참가하며 본격적인 학생연극의 뿌리를 내렸다.

19년 동안 중복 참가를 포함해 약 500명의 교사가 연극동아리를 이끌며 학생들과 함께 무대 위 희망의 꽃을 피워냈다. 이들은 학교를 옮겨도 새로운 연극동아리를 만들며 ‘학생연극의 씨앗’을 지역 곳곳에 퍼뜨렸다.

당시 충남학생연극제는 ‘전국청소년연극제 충남예선대회(연극협회 주관)’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후자가 경연 중심의 고등학교 대회였다면, 충남학생연극제는 교육청이 주최하는 교육적 연극 축제로서 학교현장 속 예술교육의 실험장이었다.

19년간 공연된 작품은 약 600여 편에 이르며, 「죽은 시인의 사회」(20회), 「아름다운 사인」(18회) 등 기존 청소년극1)이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교사들이 직접 창작한 대본도 점차 늘어났고, 특히 태안 지역의 가덕현, 이인호 교사를 중심으로 창작극의 물결이 일었다. 그들의 열정이 서산, 홍성, 아산, 공주, 논산 등으로 번지며 충남 전역에 연극의 불씨가 퍼졌다.

결국, ‘열정 교사 네트워크’가 충남학생연극의 첫 19년을 지탱한 가장 큰 힘이었다.

 

전환기: 예술을 통한 인성교육, 학교로 들어오다 (2016~2017)

2014년 김지철 교육감 취임 이후, 충남교육은 ‘연극·뮤지컬로 바른 인성 함양, 행복한 학교 만들기’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이 시기 연극은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학생 인성교육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16년 ‘충남학생인성연극발표회’2)가 열리며, 기존 경연 중심의 틀을 벗어나 학교와 지역을 순회하는 형태로 확장되었다. 천안, 서산, 태안, 부여 등 6개 지역에서 학생들이 학교 강당, 박물관, 예술회관 등에서 무대를 꾸몄고, 연극을 접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 교사들이 중심이 된 ‘인성연극지원 TF팀’(후일 충남학생교육연극협의회)이 꾸려져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했다.

이듬해 2017년에는 ‘충남바른인성함양 연극·뮤지컬 발표회’3)가 개최되며 천안, 아산, 금산, 논산, 보령, 태안 등 6개 권역 합동 발표회로 발전했다. 이 행사는 지역 청소년 문화예술의 ‘분권화’를 시도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 시기부터 연극과 뮤지컬은 학교문화예술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학생 간 교류와 예술동아리 운영이 활발해졌다. 전환기의 지속 요인은 ‘교육 정책과 현장 교사의 결합’, 그리고 ‘지역 균형 발전형 예술교육 모델’이었다.

 

성장기: 지역 발표대회와 축제의 결합 (2018~현재, 20~27)

2018년 이후, 충남학생연극축제4)는 지역별 발표대회와 도 단위 본 축제의 이중 구조로 새롭게 개편되었다. 초·중·고 어느 학교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고, 참여 학교는 90여 개교를 넘어섰다. 10개 지역에서 시작된 지역발표대회는 점차 14개 시·군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초·중·고 급별 참가 학교에 따른 단체상(교육감상 40%)을 수여함으로써 단위 학교의 자발적 참여를 장려했다. 각 지역의 우수 작품은 매년 10월에 충남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무대에서 다시 축제형식으로 공연을 진행하였고, 지역발표대회에 참가한 연극동아리는 우수 작품 한 편씩 관람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2024년 제26회 축제에는 무려 100개 학교 103개 팀이 참가했고, 2025년 제27회에는 87개교가 무대를 꾸몄다. 2026년 사업 신청은 이미 95개 학교를 넘었다.

이러한 비약적 성장은 집중 경연에서 지역 문화예술 축제로의 전환, 그리고 초등학생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한 포용성 덕분이다.5)

 

이제 충남학생연극축제는 단순한 공연 행사가 아니라,

작은 학교의 공동체를 하나로 모으는 화합의 장,

협력과 소통의 교육 마당,

··고 학생들이 함께 꿈꾸는 문화예술의 종합선물세트

로 자리매김했다.

 

결국, 충남학생연극이 27년간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열정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 교육청의 정책적 지원, 지역 분권형 운영 체계, 초·중·고 통합의 포용 구조, 그리고 연극이 가진 교육적 감동의 힘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1. 어떤 학생들이 참여하는가?

충남교육은 ‘배움이 즐거운 행복교육’6)을 지향하며, 그 출발점을 학생에 두고, 도착점을 행복에 둔다. 이러한 철학 아래 충청남도교육청은 학교예술교육 활성화를 중요한 정책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연극·뮤지컬 동아리 활동은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예술교육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충남학생연극축제는 연극과 뮤지컬 공연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적 예술성과 표현력을 키우는 무대이다. 제27회를 맞는 올해 축제는 ‘초·중·고 학생이 함께하는 예술축제’로 운영된다. 19회까지는 중등 중심이었으나, 20회부터는 초등, 중등, 고등학생이 함께 무대에 오르며 세대 간 예술적 성장의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중등학생들의 공연을 보며 움직임과 표현의 전문성을 배우고, 중등학생들은 초등학생 공연을 통해 순수성과 창의성을 되찾는다. 이러한 세대 간 상호 학습 구조는 학교 급별로 분리된 교육환경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귀중한 예술교육의 장을 제공한다.

 

지난 27년 동안 충남학생연극축제에는

배우로 참여한 초··고 학생 약 10,500,

관객 약 90,000,

10만여 명이 함께 참여하여 무대 위의 희망 꽃을 피워왔다.

 

초등학생의 연극·뮤지컬은 주로 환경, 인성, 역사, 평화·통일교육 등 교육과정과 연계된 주제를 다루며, 이를 관람하는 중등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성장 과정과 순수함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이렇게 충남학생연극은 단순한 공연 행사가 아니라, 예술을 통한 성장의 관계망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공주지역의 사례는 그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제26회 공주지역 발표대회에서는 초등 4팀, 중등 2팀이 이틀간 리허설과 본공연을 함께 진행하였다. 사회는 중학생이 맡고, 초·중학생이 서로의 공연을 관람하며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넘나드는 협력의 장을 이루었다. 이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관객과 배우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적 현장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공주뿐 아니라 충남의 14개 시·군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충남학생연극의 정체성과 특징을 분명히 보여준다. 즉, 충남학생연극은 초·중·고 학생 모두가 함께 성장하며, 무대 위에서 삶의 희망과 예술적 감수성을 키워가는 축제이다.

 

  1. 어떤 연극과 뮤지컬을 공연하는가?

(1) 우리들이 꾸민 이야기

충남학생연극축제는 초‧중‧고 학생 모두가 참가하는 축제로, 작품의 주제와 형식이 매우 다양하다. 2024년 제26회 축제에 참가한 학교의 작품을 중심으로 그 경향을 살펴보면, 학생들의 성장 단계에 따라 주제 의식과 표현 양식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① 초등학교 작품의 특징

초등학교 작품은 동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꿈과 우정, 자존감, 소통, 학교생활의 갈등과 화해, 외모지상주의 비판, AI와 함께 살기, 진정한 자아 찾기, 헌법과 인권 이야기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었다.

형식적으로는 노래와 율동을 곁들인 뮤지컬 형식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부 작품에서는 색채와 의상이 조화된 순수연극적 무대미학도 엿볼 수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직접 창작하기보다는 지역 이야기나 전래동화를 각색하여 자신들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사례가 많았고, 학교에서의 일상을 생기 있고 유쾌하게 표현한 작품들이 관객의 미소를 자아냈다.

초등학생들의 무대는 배움과 가르침이 하나 되어 몸짓과 노래로 피어나는 예술의 꽃이었다.

 

 

사진 제공: 필자

 

② 중학교 작품의 특징

중학교 작품은 1980년대 학창 시절의 향수, 지역의 역사와 삶, 입시와 관계의 갈등, 학교폭력, 다문화와 소문, 청소년의 방황과 꿈 등 현실적 주제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담아냈다.

초등학교 무대의 순수함에서 한 단계 성장하여, 공동창작이나 학생 참여 각색이 늘어났으며, 극중극 구조나 코러스 활용 등 연극적 장치를 통해 무대의 활기를 높였다. 일제강점기나 IMF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시대적 고통을 청소년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연극이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회적 성찰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③ 고등학교 작품의 특징

고등학교 작품은 가장 성숙한 연극적 성취를 보여주었다. 타임슬립, 자아와 욕망, 가족 갈등, 입시 스트레스, 학교폭력, 약물 중독, 교권 침해, 역사적 여성 인물, 세월호, 전통 고전 각색 등 주제가 폭넓고 깊이 있었다.

형식적으로는 학생 창작 대본과 학생 연출이 많았으며, 현실과 상상,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 구성과 극중극, 음악·율동의 결합 등 복합적인 연극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했다.

사진 제공: 필자

 

특히 2025년 충남대표로 대한민국청소년연극제에 참가한 예산예화여고의 「무서워도 괜찮아?」는 대상을 수상하며, 충남학생연극제의 수준과 가능성을 전국적으로 입증하였다. 이는 지난 27년간의 꾸준한 축제 운영이 빚어낸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사진 제공: 필자

 

또한 매년 특수학교나 일반학교의 도움반 친구(보령정심학교, 온양여고 목련반)들이 공연에 참가하여 학생연극축제의 무대를 배려와 나눔의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올해 우수 작품 공연의 자리에 온양여고 목련반 친구들의 ‘신별주전’을 초대했다.

요컨대, 초등은 상상과 순수함, 중등은 관계와 성장, 고등은 현실 인식과 예술적 성숙이라는 층위를 보이며, 충남학생연극축제는 그 자체로 학생 발달 단계에 맞는 예술교육의 살아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 충남 지역 인프라와 함께 하는 지역 이야기

이승원은 충남 연극사에서 2021년 당시 충남 지역 극단 현황<표-2>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7)

 

 

이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충남 지역에만 22개의 전문 또는 준전문 극단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극단이 지역의 역사와 인물을 중심으로 한 창작공연을 정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충남의 연극예술은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극단의 공연 주제는 지역의 문화자원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공주는 무령왕과 곰나루 이야기,

보령은 도미부인설화,

홍성은 김좌진 장군과 홍주의병, 한용운,

예산은 임존성과 윤봉길 의사,

청양은 의병 이야기 등,

각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설화를 연극의 형식으로 재현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기반 창작극의 활성화는 학생들의 지역 정체성 교육과 문화예술 감수성 함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역 극단의 공연을 관람하며 자신의 고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지역문화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한다. 이는 단순한 예술 체험을 넘어 ‘삶과 공동체를 이해하는 교육적 과정’으로 기능한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극단과 학교가 협력하여 학생 주도형 공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홍성과 태안의 경우, 지역 설화를 바탕으로 한 학생 연극 공연이 정례화되어 있으며, 지역 예술인과 지도교사가 협력하는 구조가 정착되어 있다. 이러한 협력 체계는 지역의 공연예술을 학교문화예술교육의 프로그램으로 융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며, 지역문화예술교육과정의 실질적 구현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충남 지역 극단의 활동은 학생연극축제와 같은 학교 예술교육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의 예술 역량이 학교 교육으로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앞으로 지역발표대회와 축제 운영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지역 전문 연극인과 예술강사, 학교 지도교사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은 지역문화예술교육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충남형 교육연극 생태계를 공고히 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1. 어떻게 축제를 운영하였는가?

충남학생연극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가능케 한 또 하나의 핵심 요인은 체계적인 운영 구조와 협력적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축제는 충청남도교육청의 정책적 지원 아래, 현장 교사 중심의 실무 조직인 충남교육연극협회 [당연] (회원 28명, 2025년 기준)이 주관하여 운영하고 있다.

 

(1) 운영 주체와 목적

충남교육연극협회 [당연]은 “학생들에게 예술체험의 기회를 넓혀주고, 연극·뮤지컬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여 학생교육연극 활성화에 기여하며, 교사 비영리단체 활동을 통해 충남 문화예술교육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 아래 설립되었다. 협회 산하에는 교육연극연구소와 연극교과연구회가 운영되고 있다.

교육연극연구소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육연극 수업을 연구하며, 교육연극 전문가 및 전문 교사를 양성한다. 연극교과연구회는 뮤지컬을 포함한 공연 교과 운영 및 수업 적용 연구를 담당한다.

이 두 조직은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실천적 연구기구로, 연극축제의 교육적 방향성을 유지하고 현장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 운영 계획 및 추진 체계

충남학생연극축제는 매년 5월경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주관으로 운영 계획이 수립·공고되며, 충남교육연극협회가 세부 매뉴얼을 마련한다. 기본 절차는 계획 수립 → 참가 신청 → 지역 발표대회 운영 → 본축제(도 단위 축제) 개최 → 평가 및 환류의 다섯 단계로 이루어진다.

2025년 제27회 축제 추진 일정에 따르면, 5월 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6~7월 지역별 세부계획 수립, 8~9월 지역별 발표대회, 10월 본축제, 11월 시상, 12월 결과 보고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 교육지원청, 중심학교, 협회가 긴밀하게 협력하며 역할을 분담한다.

 

(3) 기관별 역할 분담

충남학생연극축제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각 기관과 단체를 <표-1>과 같이 역할을 분담하였다.

이와 같은 다층적 역할 구조는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려 협력적 운영을 가능하게 하였고, 결과적으로 축제의 행정 효율성과 교육 효과를 동시에 높였다.

 

(4) 도 중심학교 및 지역 중심학교 운영

충남교육연극협회는 매년 도 중심학교 3개교를 지정하여 축제 운영을 지원한다. 아산배방고는 지도교사 연수를 담당하며, 천안월봉고는 컨설턴트 및 심사위원 연수를 운영한다. 서산초등학교는 교육연극연구소를 중심으로 교육연극의 교수학습 모델을 개발한다.

또한 각 시군별 지역 중심학교를 선정하여 지역발표대회의 실질적 운영을 맡기며, 지역교육지원청과 협력해 공연장 대관, 무대기술 지원, 학생상장 발급 등을 수행한다. 이러한 도–지역–학교 간 연계 구조는 축제 운영의 안정성을 높였으며, 자발적인 교사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5) 컨설턴트 운영과 평가 시스템

충남학생연극축제의 또 하나의 특징은 컨설턴트(심사위원) 제도이다. 협회는 지역별로 연극·뮤지컬 경험이 풍부한 교사를 컨설턴트로 위촉하여, 참가 학교의 대본 선정 단계부터 공연 준비, 무대 리허설, 공연 후 피드백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들은 단순한 심사위원이 아니라 교육적 멘토이자 예술교육 컨설턴트로서 기능한다.

축제 종료 후에는 각 학교별 공연 평가서를 취합하여 ‘충남학생연극축제 평가서’를 제작한다. 평가서는 작품 총평, 특이점, 학교별 감상평 등으로 구성되며, 매년 보고서 형태로 제작되어 동아리 지도교사에게 배포된다. 이 자료는 연극교육의 현장 자료이자, 학생연극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기록으로 활용되고 있다.

 

(6) 협력적 운영의 의의

충남학생연극축제의 운영 체계는 ‘교사 주도 – 지역 연계 – 행정 지원 – 평가 환류’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현장 교사가 축제의 실무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함으로써, 예술교육이 ‘위로부터의 정책’이 아니라 ‘현장으로부터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단순히 한 해의 행사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학습공동체로서의 연극축제 문화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 충남학생연극축제의 성과와 발전 전망

 

27년간 지속되어 온 충남학생연극축제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그 속에는 예술교육의 철학적 기반과 지역 교육공동체의 실천적 노력이 응축되어 있다. 축제가 단순한 연극 경연의 장을 넘어, 학생 중심의 예술교육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성과와 발전적 전망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충남교육청의 흔들림 없는 예술교육 지원 시스템 구축이다. 축제의 초기에는 충남학생교육문화원이 예술교육의 확장 차원에서 학생연극경연대회를 주관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충남교육청은 예술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인식하고, 제도적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행정적·예산적 지원체계를 마련하였다. 이로써 충남학생연극축제는 단순한 경연대회를 넘어 지역의 대표적인 교육문화축제로 성장하게 되었다. 특히 교육청 차원의 지속적 예산 지원과 담당 부서의 전담 운영은 축제의 제도화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예술교육을 통한 학생 성장이라는 교육적 비전을 현실로 구현하는 기반이 되었다.

둘째, 연극·뮤지컬을 통한 바른 인성 함양과 행복한 학교 만들기 실천이다. 충남학생연극축제는 단순한 공연 중심의 활동을 넘어 ‘바른 인성 함양 프로젝트’로서의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 2015년까지는 학생교육문화원 중심의 단독 운영 체제였으나, 이후 충남교육청이 ‘바른 인성 함양 연극·뮤지컬 사업’을 병행하면서 지역별 발표회가 활성화되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며 연극적 체험을 확장하였고, 지역 단위의 무대 경험을 통해 자존감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였다. 이 과정에서 충남학생연극축제는 단순히 예술교육의 장이 아니라, 학교 문화의 변화를 이끄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로 기능하게 되었다.

셋째, 바른인성연극팀 운영을 통한 지역 예술교육 인적 자원 구축이다. 초기에는 지도교사 중심의 비공식 네트워크만 존재하였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미비하여 연극 교육이 개별적·산발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2016년 ‘충남학생인성연극발표회’를 계기로 연극·뮤지컬 중심의 발표 활동이 제도화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역 간의 연계와 협력이 강화되었다. 동아리 활동 경험의 공유는 자연스러운 교사 네트워크 형성을 촉진하였고, 현재는 13개 시군에서 지역 중심학교를 기반으로 학생연극 활동을 주도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구축되었다. 또한, 충남교육연극협회의 조직적 활동은 충남문화예술교육과정의 체계적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지역 예술교육의 자립적 운영 구조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넷째, 지속성과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융합형 교육모델로의 발전 가능성이다. 충남학생연극축제는 지역별 발표대회를 누적하여 운영하면서 ‘지역 문화축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의 참여 확대는 예술교육의 단계적 성장 구조를 마련하였으며, 이를 통해 유·초·중·고로 이어지는 통합형 예술교육 모델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지속성과 지역성은 충남학생연극축제를 지역 맞춤형 예술교육과정, 즉 융합형 충남문화예술교육과정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결국, 충남학생연극축제의 성과는 단순히 공연의 축적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학교 예술교육의 제도화, 인성교육의 내실화, 지역 예술 생태계의 형성이라는 세 가지 교육적 가치가 결합된 총체적 결과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축제의 교육적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예술과 교육,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충남학생연극축제 사진]

사진1] 제1회 충남학생연극제(1999) 사진2] 제4회 충남학생연극제(2002)
사진3] 제5회 충남학생연극제(2003) 사진4] 제6회 충남학생연극제(2004)
사진5] 충남바른인성연극발표회(2016) 사진6] 충남바른인성연극발표회(2016)
사진7] 충남바른인성연극발표회(2017) 사진8] 충남바른인성연극발표회(2017)
사진9] 제21회 충남학생연극제(2022) 사진10] 제25회 충남학생연극제(2023)
사진11] 제26회 충남학생연극제(2024) 사진12] 제27회 충남학생연극제(2025)
사진13] 제25회 충남학생연극제(2023) 사진14] 제26회 충남학생연극제평가서(2024)

 

 


1) 기존 작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윤대성의 ‘별시리즈(방황하는 별들, 꿈꾸는 별들, 불타는 별들)’ 작품뿐 아니라 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순수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학교 교육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는 작품이 많다.

2) 2016년 12월 8일부터 12월 28일까지 학년도 학사일정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활용하여 이미 제18회 충남학생연극제에서 공연한 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각 학교에서 직접 공연하거나 학생연극 공연 관람 기회가 없었던 학교를 중심으로 순회가 이루어진다. 아산고는 ‘띠아모 점순’작품으로 대천고 강당과 당진고 시청각실에서, 온양여고는 ‘저 하늘을 봐’작품으로 목천고 강당에서, 온양고는 ‘삼봉 이발소’작품으로 부여박물관 사비마루에서, 설화고는 ‘죽은 시인의 사회’작품으로 도교육청 강당에서 각각 공연한 것이다.

 

3) [천안] 제1회 천안학생연극뮤지컬축제(2017.12.21.~12.28)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아산] 제17회 아산학생연극제(2017.11.20.~11.24) 아산시청시민홀

[금산] 제5회 금산 청소년연극제(2017.12.22.) 금산다락원 대공연장

[논산] 제1회 논산학생연극동아리 합동발표회(2017.12.20.) 소극장 마당

[보령/서천/청양] 보령서천청양 지역순회발표(2017.12.27.) 보령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서산/태안/당진/예산/홍성] 서산․태안․당진․예산․홍성 학생연극뮤지컬합동발표회(2017.10.27.)와 순회발표(2017.11.24.~2018.1.3. 총 5회)

 

4) 학교 예술교육 기회 확대-공연과 전시로 생동감 있는 학교문화 지원-감성으로 다가가는 문화예술공연-[충남학생연극축제]

◦ 목적 ⇒ 연극·뮤지컬 공연으로 학생들의 잠재적 예술성과 표현력 향상

◦ 제27회 충청남도 학생연극축제 지역별 연극․뮤지컬 발표대회

– 주관: 교육지원청, 충남교육연극협회

– 기간: [충남예술교육 경연 5주간] 2025.8.25.(월) ~ 9.26.(금) 교육지원청별 운영

◦ 제27회 충청남도 학생연극축제

– 주관: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 기간: 2025. 10. 22.(수) ~ 10. 27.(월)

 

5) 충남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에서 주관한 집중 경연대회 형식에서 지역발표대회로 전환되어 지역별 연극․뮤지컬 공연예술 축제로 변화․성장한다. 중등 중심의 참가 범위를 초등까지 넓혀 초등학생들의 연극․뮤지컬 공연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며 문화예술교육의 현장 적용이 확대된 것이다.

 

6) 충남교육은 출발점을 ‘학생’에, 도착점은 ‘행복’에 두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학생과 배움을 교육과정의 중심에 두고 학습자의 주도성을 일깨워 참학력 실현과 함께 교육공동체 모두의 성장으로 배움이 즐거운 행복교육을 실현합니다.

 

7) 이승원, 충남 연극사, 연극과 인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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