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후시딘/ 서울연극인대상 평가단

<젊은 후시딘>

작: 윤미현
연출: 윤한솔
단체: 극단 그린피그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공연일시: 2014/02/21 ~ 2014/03/02

 

* 전문평가단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는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처음부터 시종일관 계속되는 배우들의 샤우팅 대사는 관객들에게 의도치 못한 거부감과 함께 대사의 불분명한 전달과 시끄러운 소음의 외침이 되어버린듯합니다. 반복되는 영상과 동일한 극 형식의 반복은 자칫 지루할 수 있었으며 신선함과 창의적인 면에서 뒤떨어져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엔딩때 의 설운도의 잃어버린 삼십년까지 극 전체적으로 불필요하고 어수선한 느낌이었습니다.

– 서미영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프로그램을 일부러 읽지 않았다. 작품의 해석에 있어서 보충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극은 시작이 시끄러웠고 배우들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작품은 일관되게 정리된 예측 가능한 정서를 전혀 갖고 있지 않으며 그러한 저항적 삐딱함을 끝까지 유지하려 애쓴 것이 느껴졌다.

존재하는 공간의 혜택을 불안정하게 받고 있는 자들은 모든 것이 비정상이다.

연출자는 내러티브가 온전하지 않은 만큼 무대나 의상 조명 화술 연기 등 모든 것들을 일관되게 비틀었다.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엉뚱하게 후시딘, 마데카솔, 신신파스 등의 약 이름을 사용했다. 엄마는 돈을 위해 무당이 되려고 발악하는데 초등학생 어린이가 하는 연기로 보였다. 암전이 되고 슬며시 일어난 아빠와 아들은 동네 공원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녀의 정사를 즐기는 것이 공통된 낙이라는 것을 돌아온 뒤 말해 준다.

젊은 아들 후시딘이 나이차를 극복하고 할머니와 결혼을 결심하지만 결국 재정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진다. 하지만 배우의 선택과 연기에 있어서 있을법한 연상의 관계를 제시하지 않고, 그 순간을 위해 잠깐 등장한 할머니가 처음만나 들어오는 것처럼 어색하고 이질적인 조합의 날 것 그대로 둔다. 그래서 관객들은 그 관계가 안타깝지 않다. 그저 작가와 연출의 의도를 유추하는 단서로서 제공될 뿐이다.

무대는 불편하고, 소도구들은 쓰레기처럼 널려있다. 점을 보러 들어온 손님이 들어가고 싶은 공간이 아닌데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 점 값으로 오만원을 두고 나간다.

결국 공연이 끝난 후, 프로그램을 들추어 볼 수 밖에 없었다.

연출자는 프로그램 책을 통해, “화술 연습에 공을 들였다”고 했다. 최대한 아빠스러움, 엄마스러움, 아들스러움을 없애려고 했으며, “마치 중학교 연극반 발표회의 연극처럼 느껴지는 연극이라고 할까요?”라고 자신의 작품을 소개했다.

연극은 정말로 그랬다.

연출의도 따위는 없다고 썼지만 연출 의도는 그대로 잘 드러났다.
작가 윤미현의 이 작품을 이렇게 풀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쉽게 답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울 연극인 대상의 후보로 오를 만큼 메이저는 아니다.
언제나 기존의 틀을 흔드는 시도는 변방에 존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호불호가 극명할 작품이다.

– 송경옥

 

극이 시작되면서 처음 몇십분은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너무 허술해서 위험해보이는 무대장치,거칠다못해 불쾌하게 외쳐대는 배우들에 대사들, 몰입되기 힘든 아니 몰입을 거부하는 듯한 극의 흐름들.. 하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점점.. 거침이 절박함에 또 다른 표현으로,위험해 보이는 무대장치가 그들에 삶처럼 누군가에게 언제든 치일수 있는 비참함으로 느껴졌다.

자본주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치부해버리는 가짐과 못 가짐.

사회의 한 귀퉁이에 위태롭게 서있는 한 가정의 비루함과 가난을 단지 그들의 능력과 아둔함이 빚져낸 결과들이라고 경멸을 보내버렸던 내자신에게, 어떤 인간이든 최소한에 인간존엄성마저 배려되어 있지 않은 이 시대가, 얼마나 무력하고 애써 한 쪽 눈을 감은 정의에 부끄러움을 갖고 있는 지를 생각케 했다.

가끔은 감동보다도 낯섦, 거침이 우리의 내면을 꿰뚫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무대였다.

– 윤상호

 

집 없는 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의 극한 속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는 잘 보여주는 공연. 배우들의 발성부터 움직임까지 컨셉츄얼하게 연출되어 주제의식을 명확하게 드러냄. 컨셉에 의해 싸우는 것처럼 내지르는 화술로 계속 이어지고, 성기게 지어진 무대 위를 걸을 때마다 소음이 발생하는 등 청각적 요소가 중요한 상징으로 표현되는 작품임.  젊은 배우들은 충실하게 컨셉에 따른 연기만 보여주기에 정리되지 못한 거처럼 보임. 그렇기에 단순 상황만 받아들이면 시끄럽기만 한 거친 공연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있음.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장면을 계속 보여주는 것과 같은 직설적 표현이 가득해서 부담스런 지점도 적지 않았음. 하지만 연출의 의도를 수용하고 관극하면 꽤 흥미로운 작품임.

– 이은경

 

* 시민평가단

“젊은 후시딘” (부제: -어 러부 스토리 별점:★★★★☆) 제목 부터가 특이하다. 발칙한 상상력으로 언제나 새로움을 주는 그린피그 작품이다. 앳되 마데카솔과 신신파스 쌍둥이, 젊은 후시딘과 엄마, 아빠 이렇게 다섯 가족이 사는 집은 장마철이면 방바닥에 물이 시냇물처럼 고여 있는 단칸 지하 월세방이다. 집주인은 매달 월세를 받으러 오고 가족들은 살길이 막막하다. 결국 집을 버리고 떠나게 되는데… 공연 중반까지 소리를 지르면서 대사를 하는 것이 막막한 현실의 울분을 토하는 것같다. 과장된 몸짓과 엉뚱한 상황 설정이 웃음을 주지만 마음은 씁쓸하다. 현재를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후시딘처럼 상처를 치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 이동길

 

제목부터 재미난 상큼한 작품이다. 웃으면서 눈물이 나는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다.

공연장 탓인지 배우들이 시종 희극적으로 언성 높여 부르짖는 듯한 대사가 큰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드문드문 있었다. 대사가 확실히 전달된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시종 어수선한 무대도 의도된 것일 가능성이 높지만 좀 너무 어수선한 느낌이어서 약간 다듬어 주면 어떨까 싶었다.

– 정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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