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21년의 성과와 보람/ 정한룡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21년의 성과와 보람

정한룡 (어린이연극잔치 운영위원장)

 

Ⅰ. 들어가며

1911년 12월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가 20회를 맞이하였고 작년에 제21회 대회까지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는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어린이연극잔치운영위원회가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경연대회운영위원회가 아니라 잔치운영위원회이다. ‘경연’과 ‘잔치’, ‘경연’은 살벌한 싸움이 연상되는 반면 ‘잔치’는 부드러운 화합 분위기가 느껴져서 서로 어울리기 힘든 말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경연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초기에 ‘경연’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았었다.

‘경연’을 의식하다 보면 아무래도 아이들을 위한다는 기본취지에서 벗어나 경쟁을 위한, 보여주기 위한 연극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잔치’ 형식으로 바뀌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학교 또는 교사의 참여의지를 높이는데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초등교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았는데 결국은 ‘경연’으로 결론이 나게 되었고 그렇지만 ‘경연’의 형식을 보완하기 위해 내용적으로는 ‘잔치’분위기를 살리기로 하고 “재미있는 연극, 우리들의 잔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채택하기도 하였다.

그럼 어린이연극은 왜 필요한가? 아이들에게 연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초대 운영위원장이셨던 차범석 선생님은 제1회 팜플렛에서 이렇게 밝히셨다.

“나는 연극을 어린이들로 하여금 바른말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가운데 아름다운 마음가짐을 키우는데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어교육의 연장이자 인간교육의 기본이라고 할 수가 있다.”

여하튼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는 초등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들에게는 어린이연극에 대한 관심을 높여 어린이연극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린이연극의 불모지에 씨앗을 뿌린지 21년,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의 활동을 되돌아보면서 어린이연극의 발전 양상을 살펴보고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Ⅱ. 가운데 

1. 어린이연극 21년

(1) 개척 시절 (제1회~제5회)

1991년 봄 (주)계몽사에서는 <제1회 계몽어린이연극제(가칭)>를 기획하고 있었다. 계몽사는 대외적 명분을 고려하여 한국연극협회를 공동주최자로 받아들이고 전국 규모의 경연대회로 추진하면서 대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계몽어린이연극잔치운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운영위원장에는 연극계의 원로 차범석 선생이 추대되어 계몽사의 예산에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금을 합해 대회 준비에 착수하였고 문화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후원을 받아 드디어 1992년 5월, 계몽아트홀에서 제 1회 대회의 막을 열게 되었다.

1970년대에 열렸던 <아동극경연대회>가 막을 내린지 십 수 년, ‘어린이연극’에 대한 관심이 바닥을 쳤던 시기인 만큼 높은 수준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축하 공연차 참가한 일반극단의 무성의한 공연보다는 학교에서 만들어 나온 연극이 오히려 진솔한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중에서 특히 이명분 선생이 지도한 금상수상작 「무지개를 찾아서」는 어린이 연극의 귀감이 되는 공연으로 주목받았다.

제 2회 대회부터는 참가교사들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10월로 옮겨 거행되었는데 2회의 금상작 「지구도 하나 우리도 하나」는 역시 이명분 선생이 지도한 작품이었고 현재까지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어린이연극경연대회>는 짧은 기간 내에 자리를 잡고 순항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 시절은 계몽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전국 6천여 초등학교에 일일이 참가안내 공문을 보내는 홍보 활동 등 대회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등 활발한 개척활동을 벌인 시기였다.

 

(2) 유랑 시절 (제6회~제12회)

그러다 <어린이연극경연대회>의 산파격이며 주역이었던 계몽사에 문제가 생겼다. 공동주최자로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회사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6회부터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한국연극협회의 단독 주최에 주관단체도 <어린이연극잔치운영위원회>로 바뀌었고 차범석 선생의 후임으로 정한룡이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계몽아트홀이라는 공연장을 함께 잃은 대회는 동숭아트센타, 문예회관, 여해문화공간, 바탕골소극장 등으로 공연장을 전전하였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도 차츰 축소되어 불과 1천만원의 지원금을 중심으로 전국 규모의 행사를 운영해야 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참가 학교의 연극 지도교사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응원이 없었으면 그대로 좌초되었을지도 모를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어린이연극은 더욱 끈질긴 생명력을 키웠다.

 

(3) 정착 시절

그러다 국립극장과의 공동주최 그리고 지역대회의 활성화로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2004년 당시 김명곤 극장장과 합의하고 별오름극장에서 대회가 열렸는데 우선 ‘어린이연극’에 맞는 공연장을 찾은 것이 반가웠고 떠돌이 신세를 벗어나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고 한동안 국립극장과 대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갈 수 있었다.

또, 2005년부터 지역 대회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는데 기존의 인천지역 외에 서울, 경기, 전남, 전북, 경남, 울산 지역에서 자율적인 어린이연극대회가 열린 것은 어린이연극 발전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고, 양적인 발전을 이룩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표1>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연보

대회 본선일정 시상식 장소 공동주최
제1회 1992년 5월 20일~26일 5월 26일 계몽 아트홀 계몽사
제2회 1993년 10월 18일~22일 10월 26일 계몽 아트홀 계몽사
제3회 1994년 10월 24일~28일 11월 1일 계몽 아트홀 계몽사
제4회 1995년 10월 31일 ~11월4일 11월 7일 계몽 아트홀 계몽사
제5회 1996년 10월 29일 ~11월2일 11월 5일 계몽 아트홀 계몽사
제6회 1997년 11월 11일~19일 11월 22일 동숭 소극장
제7회 1998년 10월 31일~11월10일 11월 12일 문예회관 소극장
제8회 1999년 11월 3일~8일 11월 9일 동숭홀
제9회 2000년 11월 11일~17일 11월 19일 문예회관 소극장
제10회 2001년 11월 8일~16일 11월 18일 여해문화공간
제11회 2002년 11월 4일~8일 11월 10일 여해문화공간
제12회 2003년 11월 3일~7일 11월 9일 바탕골소극장
제13회 2004년 11월 9일~13일 11월 15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국립극장
제14회 2005년 11월 5일~11일 11월 13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국립극장
제15회 2006년 11월 4일~11일 11월 12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국립극장
제16회 2007년 11월 2일~9일 11월 11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국립극장
제17회 2008년 11월 5일~9일 11월 1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국립극장
제18회 2009년 11월 4일~8일 11월 10일 대학로예술극장 4관
제19회 2010년 11월 9일~13일 11월 14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제20회 2011년 12월 2일~9일 12월 11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제21회 2012년 11월 22 ~28일 12월 1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시상식-우석레파토리극장)

 

2.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개관

(1) 목적

․교사가 지도하고 학생이 만드는 어린이 연극의 잔치를 벌임으로써 어린이연극의 기반을 확대시키고 어린이연극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어린이에게 자유로운 표현의 장을 마련해 주어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개발한다.

․ 어린이 연극의 놀이성을 회복하고 ‘연극놀이’가 갖는 교육매체로서의 역할과 효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 지도교사를 위한 연극교실 등의 지원활동으로 어린이연극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

(2) 주제/캐치프레이즈

“재미있는 연극, 우리들의 잔치”

(3) 전국어린이연극경연 지역예선 및 지역대회

가) 참가대상 : 전국의 초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법인체의 연극부

나) 참가신청 마감 : 매년 6월 중순

다) 예선 일정 : 매년 9월 초순~하순

라) 예선 방법 : 심사위원이 해당학교를 방문, 강당 또는 교실에서 심사,

연극경험이 부족한 지도교사에 조언 및 자문

* 2005년부터 지역대회가 활성화되어 지역대회에서 선발된 지역대표학교와 지역대회가 없는 지역은 예선을 통과한 학교가 전국대회에 참가

(4)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본선

가) 지역대회 및 예선을 거친 10편 내외의 학교 참가

나) 공연지원금 지급 : 서울 및 인근지역과 원거리 지역을 구분하여 차등지급 (1996년까지는 100~140만원을 지급했으나 그 이후로 축소 운영)

다) 공연시간 : 매일 오후 3시 30분부터 2개 학교 공연 (한 학교 당 30~50분) 소극장의 경우 1일 1편 학교 공연도 하였음.

라) 관람 인원 : 초기 – 학부모 포함 2천~3천 명 (매 대회 당)

소극장 특히 별오름극장의 경우 1천명 이하

3. 경연대회 21년간의 시상

(1) 단체상

․금상 : 1개 초등학교 (문화부, 문화체육부, 문화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은상 : 1~2개 학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상,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 국립극장 극장장상)

․동상 : 1~2개 학교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상 등)

※ 특별상 – 14회 대회부터 특별초청팀에게 시상,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상

2005년  인천 강화 서도초교 볼음분교 최근호 – 외딴 섬 분교생 6명 전원을 이끌고 참가

2007년  강원 위스타트 속초마을 – 사회복지기관으로 어린이연극 참여

2011년  태국 치앙마이 한글학교

<표2>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단체상 수상내역

연도 금상 수상학교 (지도교사) 작품 은상 수상학교 동상 수상학교
제1회 (1992) 인천 청천 (이명분) 「무지개를 찾아서」 전북 익산 성당

경남 거제 능포전남 여수 여도

서울 예일제2회 (1993)인천 청천 (이명분) 「지구도 하나 우리도 하나」전남 여수 여도

인천 서흥인천교대부속

경남 거제 대우제3회 (1994)전북 익산 성당 (김기윤) 「욕심의 끝」경북 포항 제철 서

전남 여수 여도인천교대부속

서울 문교제4회 (1995)서울 상수 (박상철) 「연극놀이- 토끼전」경북 포항 연일,

경북 포항 제철 동인천 개흥

서울 숭의제5회 (1996)서울 경희 (이응률) 「내일은 파란 깃발」인천 부곡

전남 여수 여도서울 숭의

인천 십정제6회 (1997)인천 개흥 (신성숙) 「동네북」서울 상수전남 여수 경호제7회 (1998)서울 숭의 (박재현) 「친구야 안녕」인천 십정서울 상명

경북 포항 제철 동제8회 (1999)인천 부일 (최근호) 「난파선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경북 포항 제철 서서울 경희

전북 남원 덕과제9회 (2000)서울 숭의 (박재현) 「팥죽할머니」경북 포항 제철 서

강원 철원 문혜인천 구월서

전북 남원 주생제10회 (2001)경북 포항 제철 서 (최운철) 「아저씨 참으세요」전남 여수 여도

서울 숭의인천 대명

인천 용마제11회 (2002)전남 여수 여도 (오정석) 「풀잎- 우리들의 이웃」인천 부일

경기 부천 부안경기 김포

인천 연안제12회 (2003)인천 강화 내가 (최근호) 「우리 마음에 가장 예쁜 그림」전남 나주

경북 포항 제철 지곡경기 포천 관인

서울 은석제13회 (2004)전남 익산 함열 (최진호) 「내 짝꿍 최영대」경남 함양 위성

인천 청천경기 부천 부안

경기 포천 관인제14회 (2005)울산 양사 (심지현) 「치우이야기」경기 포천 관인

전북 고창경기 파주 천현

전남 나주제15회 (2006)경기 포천 관인 (심은행) 「우렁이각시」울산 전하

경남 함양 위성경기 김포 옹정

전북 군산 옥봉제16회 (2007)인천 경인교대부설 (최선순) 「여자다운 게 뭐야」울산 강동

광주 효광전북 고창

경기 하일제17회 (2008)경남 함양 위성 (김양호) 「왕따놀이」경기 안양 신안

경기 수원 수일인천 경인교대부설

광주 효광제18회 (2009)서울 성자 (나수영) 「옆집 아이」인천 서도초 볼음분교장

광주 효광전북 군산 선연

인천 소래제19회 (2010)인천 서도초 볼음분교장  (인경훈) 「사랑으로 내리는 비」경기 수일

부산 서동인천 심곡

서울 알로이시오제20회 (2011)경기 포천 중리 (심은행) 「아름다운 세상」인천 서도초 볼음분교장

경남 위성서울 알로이시오

경기 수원 수일제21회 (2012)서울 연천 (이지은) 「좋은 엄마 학원」강원 인제 남초

광주 불로인천 강화 대월

경기 김포 장기

(2) 개인상

․4회 대회부터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상)

<표 3>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개인상 수상내역

연도 최우수 지도상 최우수 창작상
4회 (1995) 박상철 (서울 상수) 이응률 「종이배」
5회 (1996) 이명분 (인천 부곡) 이응률 「내일은 파란 깃발」
6회 (1997) 신성숙 (인천 개흥) 박종달 「우리들의 놀이터」
7회 (1998) 박은수 (서울 상명) 박재현 「친구야 안녕」
8회 (1999) 최근호 (인천 부일) 신은영 「21세기 놀부전」
9회 (2000) 박재현 (서울 숭의) 신은영 「어린이 춘향전」
10회 (2001) 오정석 (전남 여도) 최운철 「아저씨 참으세요」
11회 (2002) 오정석 (전남 여도) 최근호 「돌멩이의 바다여행」
12회 (2003) 최운철 (경북 포철지곡) 박재현 「강아지 똥」
13회 (2004) 최진호 (전북 함열) 김영균 「꽃잎으로 쓴 글자」
14회 (2005) 심은행 (경기 관인) 심지현 「치우이야기」
15회 (2006) 정육진 (울산 전하) 심은행 「우렁이각시」
16회 (2007) 최선순 (인천 경인교대부설초)
17회 (2008) 김양호 (경남 위성) 허 성 「아름답고 슬픈 세상」
18회 (2009) 나수영 (서울 성자) 인경훈 「사랑의 북소리」
19회 (2010) 인경훈 (인천 서도초 볼음분교) 김생곤 「친구」
20회 (2011) 심은행 (경기 중리) 송희진 「행복한 비밀」
21회 (2012) 이지은 (서울 연천)

(3) 심사기준

가) 어린이들의 생활이 연극 속에 반영되어 있는가?

나) 국어교육의 일환으로서 우리말이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는가?

다) 장치, 분장 등의 기술적인 지원보다는 어린이 특유의 순수하고 진솔한 표현은 얼마나 구현되었는가?

라) 교사의 지도방법에 대해 참가어린이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또 참가어린이들의 협동심이 충분히 발휘되었는가?

마) 교육적인 측면과 연극적 완성도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4. 참가작품 및 참가학교

어린이 연극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 힘겹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쓸 만한 극본을 구하는 일’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톰소야」, 「백설공주」가 공연되고 심지어는 성인극 극본으로 공연하는 사례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도교사들은 극본 부족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갔다. 연극을  접하기 힘든 지역에서도 지도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극본을 만들거나 창작동화를 각색했다. 또는 학교 주변의 현실에 눈을 돌려 ‘공부 위주의 현실비판’에서 ‘학교폭력’ ‘이성 관계’ 그리고 ‘공해’, ‘밀렵’ 등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를 진솔하게 다루어 가고 있다.

<표 4> 본선참가작품 분석

구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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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창작극본367865844454410111076788135각색

(번안)창작동화 1  22 421444111 2 2233전래동화4221121112   1123121 28외국동화2 1 1   12 221 1   1115성인/

청소년 극본11 1   1         111 7

<어린이연극경연대회>가 질적인 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양적인 면에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없지 않지만 점차 전국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문화예술, 그중에서도 연극부문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만한 호응은 대단한 일이며 특히 인천지역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이다.

20년간 본선에 참가한 학교는 203개교(중복학교 포함).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인천이 단연 앞서 가고 있는 가운데 지역대회가 있는 울산, 경기, 경남, 전남, 전북이 활발하고 부산, 광주, 강원, 경북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구, 대전, 제주, 충남, 충북이 저조한 상황이다.

지역대회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제14회 대회부터 참가학교가 눈에 띄게 증가된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제13회 대회 이전에는 지역대회의 상황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음)

<표 5> 대회별 참가학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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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예선1110131620991312101110104536484656485850-본선10101010109910899101011

(2)12

(1)13

(1)1010101311214

(4)

(괄호 안은 특별초청공연)

5. 어린이 연극의 자료화

(1) 어린이 연극 극본집 발간

–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본선참가작 극본집’ 매년 발간(제2회~제5회 대회)

– ‘어린이연극 극본집’(제1회~제8회 사이의 12편 선정) 발간

– 문예진흥원 부설 예술자료관에 제공/참가교사 및 희망자에 실비로 보급

– 현재 참가작품 CD로 정리 중

※ 어린연극경연대회 수상작 선집 발간 (2012년 5월)

‘학교야! 연극하자’

별책 포함 총 23편 작품 수록, 정한룡, 장성희 편, 도서출판 ‘연극과 인간’

(2) 영상자료 배포

– 본선 실황을 2대의 카메라로 촬영/편집→VHS로 복사

– 희망자에 실비로 보급 (제2회~제5회 대회)

– 제6회 대회(1997년)부터 중단

– 제13회부터 금상수상작 DVD 제작 배포

– 제15회부터 전체참가작 DVD 제작 배포

6. 어린이 연극 21년의 성과

(1) 어린이와 함께 만드는 어린이연극 정착

어린이연극경연대회의 또 하나의 성과는 지도교사와 참가 어린이들의 공동 작업이다. 어린이들의 능력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지도’의 방식을 고집하는 교사들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들도 공동작업의 방식을 알고 나서는 지도방법을 바꾸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많은 학교에서 주어진 극본이나 소재를 어린이들과 함께 해체하여 재구성함으로써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발랄함이 작품 속에 반영되고 있다. 또한 연극놀이, 즉흥극 등을 통해 구축된 어린이들의 표현(연기)도 가식적이며 기계적인 것에서 벗어나 정확한 우리말 구사와 함께 자연스러움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움을 추구해 온 일선교사들의 꾸준한 노력의 열매로 어린이 연극의 소중한 재산으로 생각된다.

(2) 연극교실을 통한 ‘연극놀이’의 보급

경연대회의 지원행사로 <교사를 위한 연극교실>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일선  교사들에 기본적인 연극지식을 전달하고 함께 어린이 연극의 방향과 이념을 토의하기 위해서였다. 방학을 이용해 실시한 연극교실은 극단 연우무대의 사업으로 시작되었다가 경연대회와 연계되었으며 특히 초기에 김석만, 최영애(이상 연극원 교수)의 노력에 힘입어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2012년까지 총 18회, 500여명의 교사 참가)

연극교실의 핵심은 조별활동을 통한 자유로운 토론 그리고 연극놀이라고 할 수 있다. 연극교실에 참가한 교사들은 연극놀이가 역할놀이(극화학습)와 함께 뛰어난 교육적 효과를 갖고 있음을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연극교실은 연극놀이를 교육현장에 보급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하였는데 1999년 1월에는 처음으로 교육부의 인가를 받는 연수로 5박 6일간(63시간) 진행되었으며 2000년부터는 서울시 교육청이 인정하는 직무연수 프로그램으로 진행 중이다.

또한 연극교실 출신의 교사들이 모여 초등교사연극놀이연구회 <꼬마야꼬마야>를 결성하여 10년 동안 (1996년~2005년) 활동하면서 경연대회 축하공연으로 매년 그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였고 지금은 잠시 숨 고르는 기간을 갖고 있다. 인천교사극회 그리고 ‘소꿉놀이’ 등의 교사모임들도 연극교실의 영향을 받고 연극놀이, 교육연극을 교육현장에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연극교실 도우미로 교육연극 및 연극놀이를 처음 접한 김선, 최지영, 조경향 등은 이후 교육연극을 공부하고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 등을 통해 교육연극 지도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 역시 연극교실의 괄목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2005년의 지역대회 활성화에도 기여하였는데 특히 전북대회와 경남대회는 연극교실 출신 교사들이 중심적 역할을 하였다.

3) 어린이연극의 전국적 확산

3-1) 참가교사들의 지역활동

초등학교에서 교육과 연극을 접목하려는 어린이연극 운동은 어린이연극경연대회 및 연극교실에 참가한 교사들에 의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인천교사극회의 예를 들 수 있는데 경연대회가 시작되면서 어린이연극의 바람직한 모습을 만들어 내는데 앞장서 온 인천교사극회는 이명분, 최근호를 주축으로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만들어 나가는 모범을 보이는 한편 교육극단 <흐름새>를 창단하여 ‘어린이를 위한 연극‘을 제작하는 등 교육연극의 실현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전남의 교육연극연구회 <콩돌>을 결성한 오정석은 동료교사들과 함께 현장사례를 창출해 내면서 서울의 우수 어린이연극을 초청하는 등 지역의 어린이문화 고양을 위해 노력하였다.

경남 함양군의 경우 조현우가 앞장서 초등교사를 주축으로 한 한국연극협회 지부를 결성하고 극단 <광대>를 통해 어린이를 위한 연극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밖에 전북에서는 최진호(익산)가 전북대회의 결성에 앞장 서 왔으며, 경북 포항의 최운철 역시 교내활동 외에 <포항어린이극단> 및 극단 <형영>을 통해 지역문화활동에 앞장 서는 등 전국적으로 어린이연극 운동이 확산되게 된 것이다.

3-2) 지역 어린이연극대회의 활성화

어린이연극에 애정을 가진 지역교사들의 활발한 활동은 자연스럽게 지역의 자율적 어린이연극대회로 이어졌다. 지역대회의 활성화가 시작된 것은 2005년부터였는데 그 모델이 되었던 것은 인천대회였다. 사실 인천대회는 전국대회 이전부터 있어오다가 전국대회를 계기로 확실한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경남대회는 함양군이라는 작은 지역사회에서 일궈낸 쾌거이었고 전북대회가 시작된 같은 해 울산대회도 발족하였는데 독자적으로 태동되었다가 나중에 전국대회 연결되었다.

서울대회는 오히려 뒤늦게 만들어졌지만 경기, 강원 지역을 포용하면서 독자적인 대회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고 전남대회는 여수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편 경기대회는 몇 번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다가 고양문화재단의 참여로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지역대회의 활성화는 우선 어린이연극의 양적인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전국에서 10개 학교 모으기도 힘든 상황에서 제1회가 시작되었는데 제5회에 22개 학교로 확대되었다가 주춤하던 것이 20회의 경우 58개 학교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의 형식이 다양해지면서 어린이연극 특유의 잔치분위기를 고양하고 있는 것이다. ‘경연’이란 형식을 갖기도 하지만 시상의 주목적은 참가교사들을 격려하면서 전국대회로 보낼 대표팀을 선정하는 것이고 이는 ‘경연’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교육연극적 취지를 살리는 것이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16개 시, 도에서 모두 지역대회가 열리는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으며 어린이연극도 이 땅에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표 6> 2012 시/도별 어린이연극대회

지역 대 회 명 일 정 장 소 주최/주관 참가 학교/팀
인천 제23회 인천어린이연극경연대회 10.28~ 23 인천문화회관 소극장 인천시교육청, 교사극회 ‘흐름새’ 9
경남 제16회 경남어린이연극페스티발 10.29~ 11.6 함양 학생공연장 한국연극협회 함양지부 9
전북 제8회 전북어린이연극경연대회 10.16,17 전주교대 소극장 전북교육연극연구회, 전주교대(국어과) 6
울산 제8회 울산아동극경연대회 9.17~24 참가학교 강당 등 울산 교육연극연구회 5
서울/강원 2012 어린이연극한마당 7.4,5 국립극단 백장극장 어린이연극잔치 운영위원회 4
전남 제4회 전남어린이연극잔치 7.14 전남학생교육 문화회관 전남어린이연극 운영위원회 5
경기 2012 경기고양 어린이연극한마당 10.17~21 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 고양문화재단 9

Ⅲ. 나오며

<전국어린이연극경연대회> 21년을 돌아보면 교사 중심의 일방적인 지도방식을 탈피하고 교육연극적 마인드의 확산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겠다.

“초등학생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고 타인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를 지닐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사회성을 키우는 데도 긍정적임. 또한 초등교육에서의 연극교육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봄.” (‘2010 정부시상지원 공연예술경연대회 평가보고서’에서)

21년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을 다지면서 과연 우리는 어떤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까? ‘16개 시도에서 100개 이상의 학교 참가’ 등 양적인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근사한 극장에서 많은 관객의 호응 속에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는 근사한 행사’도 아닐 것이다.

섣불리 발전방향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또한 우리들의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마침 제20회 대회에 멀리 태국에서 치앙마이 한글학교가 참가하였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하튼 어린이연극은 교육현장에서 작지만 큰 변화를 이룩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이 작은 불씨가 계속 타올라 어린이 연극이 열매를 맺는 날 연극계 또는 교육현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결코 작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며 글을 맺는다.

 

“연극에서 어린이들이 배우고 익혔던 크고 작은 추억들이 먼 훗날 그들에게 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렸을 때 그것은 곧 이 땅의 근원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연극놀이는 놀이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사랑과 이해와 화합을 익혀주는 놀이 일진데 그것은 영원하고도 값진 먼 길이다.”

차범석 (극작가, 작고)

 

“정리되지 않은 외국어, 의미가 굴절된 채로 횡행하는 외래의 각종 표현기호들이 난무하는 우리의 어지러운 교육환경 속에서 어린이 연극은 우리말, 우리의 표현을 바로잡아 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참으로 어린이를 생각한다면, 그들이 당당한 ‘나’로 행복하게 바로 설 수 있기를 바란다면 어린이 연극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구히서 (연극평론가)

“화려한 무대와 어른들에게 보이기 위한 식의 어린이 연극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 표현력을 개발할 수 있는 창의적 무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어린이연극은 교육의 현장에서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영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소장)

“<연극교실>은 나에게 어린이연극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나 하나의 작은 변화 같지만 사실은 보다 큰 변화가 되었다. 나의 교실이 바뀌었고 나의 학교가 그리고 ‘인천교사극회’가 변화되었고 인천시의 어린이 연극 방향이 변화되는 것이다. 어린이연극의 불모지인 이 땅에 어린이 연극이 꽃 피울 때까지 이 작은 불씨가 계속 타오르기를 바란다. 작지만 큰 변화에 기대를 걸면서….”

이명분 (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 인천 경인교대 부설 초등학교 교장)

“‘연극과의 만남은 나를 뒤바꾸어 놓았다. 나는 16년 동안 고수했던 그 이전의 전통적인 교수-학습 방법을 버렸다.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었음을 고백한다. 나는 모든 수업장면에서 ‘창의적인 연극놀이’ 기법을 즐겨 쓰며, 교사는 수업 연출가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어린이들이 무한한 상상력과 잠재된 창의력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거침없는 표현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연극을 가르치는 나는 어린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이응률 (초등교사, 극작가)

“굳이 인성교육 측면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연극하기의 이로움은 널리 알려져 있다. 말하기, 듣기 능력의 향상,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 예술에 대한 이해, 협동심, 자발성, 주체의식, 창의적인 사고 성장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

신동구 (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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