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세상의 끝/ 나도은

관극 일시: 2013/04/06 19:00
공연 장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작: 장-뤽 라갸르스
연출: 까띠 라뺑
번역/드라마트루기: 임혜경
극단: 프랑코포니

 

프랑스 현대문학을 소개한다고 하는데 있어서는 그 취지가 좋다고 본다. 그러나 어려운 현대 희곡의, 특히 언어의 무의미성, 유의미성을 다루는 그리고 언어를 통해 표현하는 부분에 대한 미세한 감정과 의식의 흐름을 다루는데 있어서 그와 유사한 한국인의 감성과 의식을 이어주는 번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작품세계의 근간을 유지할 수 있는 번역이 일반 문학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음에 원작의 언어가 가지고 있는 작가의 정신세계의 흐름을 정밀하게 우리말로 대사화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연출과 연기자에게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제공했으리라고 여겨진다. 현대 프랑스인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신세계와 삶의 방식은 1,2차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경제발전과정에서 발생한 혼란과 혼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데, 이는 우리나라 역시 일제와 6.25 그리고 군사독재정권당시의 억압과 압축적 성장을 통한 급격한 사회의 변화를 겪은 오늘의 신구세대갈등과 신세대들의 혼란스런 정신세계와 맞닿을 수 있다. 그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유사사례를 통한 언어의 동화과정을 통해 번역문이 완성되었다고 한다면 나름의 우리의 정신세계와 동화될 수 있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작품이 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연기자들이 작품 속에 깊이 동화되지 못하고 분절된 이유가 거기에서 유인된다고 보고, .또한 그러한 부족한 요소를 외부의 무대장치나 미술, 조명과 음향의 효과들을 세밀하게 차용하여 한층 더 보완되었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모두가 많은 수고를 더한 작품으로, 참여한 모두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다.

– 나도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