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공연 총평/ 박정기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3년 6월 공연 총평

 – 박정기

 

필자가 6월에 관람한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더그 라이트 작, 강량원 연출의 <나는 나의 아내다>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 박근형 작·연출의 <빨간 버스>

극단 몽씨어터의 마이클 프레인 원작, 이동선 번역·연출의 <데모크라시>

충무 씨어터 컴퍼니의 이강백 작, 정대경 작곡·연출의 뮤지컬 <결혼>

산울림소극장에서 나가이 아이 작, 기무라 노리꼬 역, 박혜선 연출의 <나, 왔어요…엄마>

연우 뮤지컬 2, 한정석 작,이영선 작곡, 박소영 연출의 <여신님이 보고 계셔>

명동예술극장의 쓰쓰이 야스타카 원작, 노다 히데키·콜린 티번 합작, 노다 히데키 연출의 <THE BEE>

예술공간 서울에서 연극집단 반·극단 은세계의 박장렬 작·연출의 <신발>

극단 물리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한태숙 재창작·연출의 <레이디 맥베스>

2013 한일 공동제작 연극 정의신 작, 박현숙 역, 손진책 연출의 <아시아 온천>

극단 산수유의 안나 크로게루스 작, 홍이정 역, 류주연 연출의 <주모니 속 성인장>

게릴라극장에서 아이스 퀼로스 작, 김창화 역, 이윤택 극본, 김소희·김미숙·이승헌 공동연출의 <오레스테스 3부작>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조은 컴퍼니의 정의신 작, 명진숙 역, 김제훈 연출의 <가을 반딧불이>

대학로SH아트홀에서 (주)팍스컬쳐의 전미현·김민지 작, 김미숙·지신엽 작곡, 박정근 연출의 뮤지컬 <NEW사랑은 비를 타고>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현기영 원작, 이순재 예술감독, 김봉건 극본·연출의 <순이 삼촌>

한전아트센터에서 와룡풍류·극단 대중의 이태주 작·연출의 <흥남철수-정경숙 찾기>

국립극단의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 정민영 역, 최창근 윤색, 이병훈 연출의 <사천의 착한 영혼>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극단 실험극장의 강석호 작, 민복기 각색·연출의 <배웅>

서대문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조제 마우로 데 바스콘셀로스(José Mauro de Vasconcelos) 원작, 윤여성 예술감독, 박경희 극본, 유준기 연출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등이다.

 

위의 작품 중에서 특기할 만한 공연을 선정해 평하고, 2013 제2회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심사평은 별도로 게재하겠다.

 

1,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더그 라이트 작, 강량원 연출의 <나는 나의 아내다>를 보고

두산인문극장 2013 빅 히스토리, 더그 라이트(Doug Wright) 작, 강량원 연출의 <나는 나의 아내다(I am my own wife)>를 관람했다.

이 연극은 평생을 여장남자행세를 한 “샤로테 폰 말슈도르프(Chalotte von Mahlsdorf)”라는 골동품 수집가의 이야기다.

2차 대전 전후 나치독일에서 축음기, 레코드판, 시계, 고가구, 골동품 등을 수집하며 살다가 독일 패전 후 동부독일에서 거주하고, 독일통일시기까지 골동품상을 하며 같은 트랜스젠더와 우정을 펼친 한 인물의 이야기다.

무대는 중앙에 보관함이 아래에 달린 유리탁자가 있고, 무대 왼쪽에는 나무로 된 탁자와 의자가 있다. 무대 오른쪽에는 의자만 놓여있다. 중간 벽이 열리면 무대 안쪽이 드러나, 골동품 수집가의 소장품창고로 설정된다. 축음기, 고가구, 추가 달린 시계, 소파, 주방기구 등의 축소모형이 시대적, 역사적 분위기를 절묘하게 표현하고, 정면 벽에 영상을 투사해 장면변화에 대처하는가 하면, 부분 조명으로 감옥장면을 연출해 내기도 하고, 비행기 소리, 총소리, 폭발음 등의 음향효과나 축음기 소리나 2차 대전 전후의 유행한 음악도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극은 도입에 정면 벽이 양쪽으로 열리면서 검은색 수도사복장 같은 여성 드레스에 검은색 수도사 모자를 쓰고, 백색 진주목걸이를 한 여장남자 샤로테가 등장해, 잠시 객석을 바라보다가 다시 돌아들어간다. 잠시 후 벽이 다시 열리면서 샤로테가 최초의 축음기를 들고 나와 유리탁자위에 얹어놓고, 1877년,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한 이야기와 최초의 축음기는 레코드판에 바늘을 올려 소리가 나게 한 것과는 달리, 주석으로 된 박을 얇게 입힌 원통의 손잡이를 돌리면 소리가 나게 되는 원리를 소개한다. 계속해 건물형태의 조그만 모형을 비롯해 가구, 추가 달린 시계, 주방 그 외에 골동품을 유리탁자위에 하나하나 올려놓고, 그 모형을 수집한 내력도 소개한다.

소년시절부터 여장을 하게 된 경위도 이야기하고, 2차 대전 당시 나치독일의 유태인 학살과 텅 빈 유태인 집에서 고가구나 골동품을 가져오고, 전쟁으로 폐가가 된 집에서 몽땅 가져다 창고에 쌓아둔 이야기를 펼쳐간다. 그리고 1만 8000장의 레코드를 수집했는데, 1만 2천장을 수집한 트랜스젠더를 알게 되고, 두 사람이 가까워진 동기를 소개한다. 향후 전쟁의 진전과 패전, 동서독의 분단, 징병기피자로 몰려 죽음을 당할 고비에 15세라고 속여 죽음을 모면한 일, 그리고, 장물아비로 취급되어 감옥살이를 한 이야기, 그리고 1990년 동서독 통일이 된 이야기와 연관된 이야기를 펼치며, 트랜스젠더인 친구와의 엮인 우정과 골동품을 떠맡게 된 사연, 그리고 대단원에서 어린 시절의 사진 한 장을 봉투에 넣어 전하고 생을 마감한 이야기가, 배경에 영상으로 투사된 어린이와 어린 사자 한 쌍의 사진과 함께 연극이 마무리를 맺을 때까지, 관객은 마치 에픽 드라마(epic drama)형태의 1인 서사시극을 보는 느낌으로 시종일관 관극을 하게 된다.

남명렬이 35명의 역을 품격 높게 연기해 내, 객석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는다.

지현준이 더블 캐스트로 출연한다.

여신동의 무대도 기억에 남는다.

두산아트센터 기획·제작, 더그 라이트 작, 강량원 연출의 <나는 나의 아내다>를 연출기량이 돋보이고, 연기자의 기량 역시 탁월함이 드러난 우수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2, 극단 몽씨어터의 마이클 프레인 원작, 이동선 번역·연출의 <데모크라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몽씨어터의 마이클 프레인(Michael Frayn) 원작, 이동선 각색·연출의 <데모크라시(Democracy)>를 관람했다.

마이클 프레인은 극작가이자 소설가이며 번역가로, 1933년 런던에서 태어났케임브리지 대학 에마누엘 칼리지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이후 「가디언」지와 「옵서버」지에서 기자와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소설을 발표했다.
데뷔작 <양철 인간Tin Men>(1965)으로 서머싯 모옴 상(賞)을 받은 프레인은 런던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 그 이듬해 <러시아 통역관(The Russina Interpreter)>(1966)으로 또다시 호손덴 상을 받는 역량을 과시하며 영국 문학을 이끌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그 후 계속해 소설가로서 입지를 다져 가던 그는 장르를 바꿔 1970년에 단막극용 희곡 네 편을 묶어 펴낸 <우리 둘(The Two of Us)>을 시작으로 여러 편의 희곡을 발표했다. 2000년에는 토니상을 받기도 하는 등 소설과 희곡 두 분야 모두에서 성공한 작가가 되었고, 체호프와 톨스토이의 작품을 포함해 러시아 작품 상당수를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으로는 <양철 인간>(1965), <러시아 통역관>(1966), <태양에 착륙하기(A Landing on the Sun)>(1991, 선데이 익스프레스 북상), <스파이Spies>(2002, 코먼웰스 작가상) 등의 소설이 있고, 희곡으로 <알파벳순(Alphabetical Order)>(1975, 이브닝 스탠더드 상), <구름Clouds>(1976), <코펜하겐(Copenhagen)>(1998, 프릭스 몰리에르 상, 토니상) 등이 있으며, 그 외 희곡 모음 <우리 둘The Two of Us)>』(1970), 논픽션 <근교에서(On the Outskirts)>(1964), <신호가 울린 뒤에 말하기(Speak after the Beep)>(1995) <노이즈 오프(Noises Off)) 등이 있다.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1913~1992)는 독일 북부 항구도시 뤼벡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고등학생이던 1930년 사민당(SPD) 당원이 됐을 만큼 정치적 관심이 높았다.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자 지하에서 반독재투쟁을 벌여, 나치에 의한 체포 위험이 높아지자 노르웨이, 스웨덴으로 망명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를린으로 돌아와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한동안 사민당 집행위원회의 베를린 대표로 지내다가 1949년 연방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었다. 1957년 베를린 시장, 64년 사민당 총재 취임을 거쳐 66년 키싱어 총리 때는 외무장관을 맡아 ‘동방정책’으로 동서독 냉전을 완화시켰다. 1969년부터 72년까지는 최초의 사민당 출신 서독 총리가 돼 본격적인 동서화해 정책을 펼쳤다.

총리로 선출된 이듬해에 브란트는 외교문제에 전념했으며 특히 오스트폴리티크(동방정책)로 알려진 정책을 공식화하여 동독, 동유럽의 기타 공산국가들 그리고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했다. 1970년엔 폴란드 방문해 유대인 위령탑 앞에 무릎 꿇고 나치만행을 사죄하기도 했다.

그는 소련과의 기본조약(70년), 폴란드와의 바르샤바 조약(70년), 베를린에 대한 4강 협약(71년), 동독과의 기본 조약(73년), 체코슬로바키아와의 우호조약(73년) 등 동서화해 정책을 추구, 공로를 인정받아 외무장관 발터 쉘과 함께 7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은 이후 헬싱키 조약으로 이어지고 ‘유럽안보협력기구(ESZE)를 탄생시키며 동구권의 대변혁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하지만 빌리 브란트가 대외적으로 이런 동서화해의 동방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독일 사회 내부는 이념적으로 매우 분열되어 있었다. 그의 화해정책에 대해 보수정당 기민당(CDU)과 보수언론, 여론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72년에는 불신임 투표까지 행해졌다. 하지만 브란트는 다행히 불신임 투표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승리해 동방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격화하는 이념 대립과 경제 위기 등이 겹치면서 서독 사회 내부의 분열은 더욱 가속했고 브란트는 결국 74년 수상실 비서 기욤이 동독 국가안전국의 간첩이었다는 ‘기욤사건’으로 수상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는 이후 87년까지 사민당 총재로 있으면서 평화운동에 헌신했고 1990년의 동서독 통일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2년 79세로 사망했다.

연극 데모크라시(Democracy)는 빌리브란트의 동방정책의 진심을 파악하기 위해 동독에서 귀재(鬼才) 간첩 귄터 기욤(Günter Guillaume, 1927~ 1995을 파견하는데서 시작된다.

귄터 기욤은 1956년 동독 국가보안부 소속 중앙정보국(Hauptverwaltung Aufklärung,HVA)의 지령을 받고, “특수임무 장교”로 서독에 입국한다. 당시 슈타지 요원이던 기욤은 동독을 탈출한 망명자라고 속인다. 귀욤은 서독에 정착한 후 사민당 활동을 시작한다. 프랑크푸르트 사민당의 보수파에서 경력을 쌓는다. 그 후 기욤은 연방총리실 직원이 된다(1970년). 1972년 10월에는 총리의 당무비서가 된다. 기욤의 업무는 다른 직원과 함께 사민당 당대표를 겸직하고 있던 브란트 총리의 당내일정을 조직하고, 당 기관과 당원과의 문서유통을 담당하는 것이다. 기욤은 이 업무를 통해 브란트의 최측근 그룹이 되었고, 개인적으로 총리와 함께 휴가를 떠날 정도로 가까워진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속담처럼, 귀욤 부부에게 보낸 동독의 생일축하메시지가 서독의 중앙정보국에 의해 발견되면서 기욤 부부의 정체확인의 단서가 된다.

귄터 귀욤이 동독의 스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1974년 4월), 기욤의 부인 크리스텔 역시 스파이임이 밝혀진다. 이 일로 브란트 총리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게 된다(1974년 5월 7일). 기욤이 동독에 넘긴 정보가 안보에 결정적인 정보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브란트 사임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으나, 귀욤이 동독으로 보내는 문서에 브란트의 사생활에 관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고, 거기에 브란트의 음주와 섹스스캔들도 들어 있었기에 결정적인 사임근거가 된다.

연극은 배경 막에 영상으로, 빌리 브란트의 시대적 역사적 장면을 투사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배경 가까이 2단 높이의 대를 중앙과 무대 좌우에 만들고, 중앙에는 마이크를 세워놓았다. 무대좌우의 대에는 의자를 비치했다. 중간의 무대 좌우의 벽에도 의자를 놓고, 객석 가까이 무대 좌우 벽에도 의자가 있다.

무대 왼쪽 벽에는 와인 병을 잔뜩 진열한 장이 있고, 오른쪽 벽에는 책장이 있다. 무대중앙 객석 가까이에 천정에서 늘어뜨린 마이크가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중앙에는 탁자도 놓여있다.

배경 오른쪽에 등퇴장 로가 있고, 무대 왼쪽 벽면에도 등퇴장 로가 있다. 극장 입구도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가 된다.

연극은 도입에 헌팅캡을 쓴 남자가 귄터 기욤에게 지령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장면전환과 함께 의자가 배치된 곳마다 출연자들이 등장해 자리를 잡는다. 빌리 브란트가 정면의 단 마이크 앞에 서서 사민장, 기민당, 자민당 당수들에게 소신을 피력한다. 각 정당의 리더나, 국무위원, 수상실의 경호관, 비서관, 중앙정보국 책임자 등 차례로 등장하는 10인의 배우들이 인물도 출중하지만, 모두 발군의 기량을 지닌 연기자들이라, 연극이 계속되면서 연기의 각축장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일치된 호흡과 오케스트라의 화음 같은 조화가 이루어져, 모처럼 고품격 공연물을 감상하는 느낌이다.

향후 영상과 연극의 플롯이 병행되고, 조명의 적절한 변화와 광도 하나에 이르기까지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해, 마치 추리 극을 관람하는 듯한 심정이 들기도 한다. 대단원에서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빌리 브란트가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도, 누구를 원망하지 않고 탓하지도 않고, 언제나처럼 조용히 손을 저으며 퇴장하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김종태, 권태건, 선종남, 이승훈, 송영근, 이화룡, 이종무, 김하준, 황 건, 차스호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은 관객을 시종일관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극장을 가득채운 여성관객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조연출 임재하, 무대 임건수, 의상 우영주, 조명 김상호, 분장 장경숙, 영상 김재연, 음향 엄태훈, 사진 하정아, 그래픽 윤용석, 홍보 바나나문 프로젝트 등 스텝의 기량이 잘 들어나, 극단 몽씨어터의 마이클 프레인 원작, 이동선 번역·연출의 <데모크라시>를 명화 같은 명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3, 산울림 소극장의 나가이 아이(永井 愛) 작, 기무라 노리꼬(木村典子) 번역, 박혜선 연출의 <나, 왔어요… 엄마>

 

산울림 소극장에서 나가이 아이(永井 愛) 작, 기무라 노리꼬(木村典子) 번역, 박혜선 연출의 <나, 왔어요… 엄마>를 관람했다.

나가이 아이(永井 愛, 1951~)는 미혼모 문제를 다룬 영화 <싱글 마더즈>로 잘 알려져 있다.

내용은 정해진 주거지도 직장도 없이 무작정 남편을 떠나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온 주인공. 그녀를 도와준 사람은 선배 미혼모들이다. 사회의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자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연극 <나, 왔어요, 엄마>는 정리해고를 둘러싼 현대 일본서민사회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이 제일인양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지만, 일본에서는 직장마다 자신들이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

무대는 6조 다다미방에 조리대와 찻잔 진열장, 책상이 있고,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이층의 너덧 개의 창문, 그리고 옆집의 베란다가 이집과 잇대어 있고, 극 전개에 따라 거실의 커다란 여닫이 문밖으로 꽃이나, 옆집 베란다 난간에 늘어뜨린 장미꽃 넝쿨로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연극이 시작되면, 정리해고 담당자인 아들이, 해고를 당한 사람들의 항의에 못 이겨, 자신의 집을 떠나, 부모님의 집으로 찾아온다.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집이라, 어릴 때의 낙서그림부터, 공부하던 책상이 그대로 남아있다. 아버지는 저세상으로 가고 어머니만 남은 집이다. 어머니는 꽃 이름을 가진 모임의 회원이기에, 회원 간의 내방이 잦은 편이라, 늘 집을 열어두고 다닌다. 이층 방을 사용하는 중국 유학생이 소리 없이 등장한 이 집 아들과 서툰 일본어로 승강이를 벌인다. 역사문학을 가르치는 전직교수도 이 집에 들렀다가 두 사람의 승강이에 말려들고, 어머니의 등장으로 겨우 오해가 풀리지만, 정리해고 문제로 집으로 돌아왔다는 아들의 말과 찌푸린 얼굴모습에, 다들 아들이 해직된 것이로 생각한다. 바로 이웃에 사는 아들의 소학교 동창생 여인이 아들의 귀가를 누구보다도 반기고, 역시 이웃에 사는 또 한 명의 독거 여인도 이 집 일에 관심을 기울인다. 아들의 소시 적 친구이자 직장동료가 복직을 부탁하러 아들을 찾아옴으로써 비로소 아들이 정리해고 당당자이고, 동료들로부터 악마라는 호칭을 듣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그 동안 역사문학 교수에게 마음을 두고, 여생을 교수와 함께 할 의사임을 나타내고, 이 사실을 감지한 아들이 반대의사를 표하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이미 달리는 수레바퀴인 것을,,,,. 향후 아들의 소학교 동창여인이 달아오른 심정을 아들에게 보이는 장면이 연출되고, 항의 차 자주 이 집을 찾아오는 해직된 남성이 이웃 독거 여인과 정분이 싹트고, 교수 또한 가족과 절연하고, 이 집으로 짐을 싸 가지고 들어오는 결단을 보인다. 시아버지의 가출을 만류하려고 온 교수의 며느리가 뒤따라 등장하고 그녀의 모습에 첫눈에 반한 아들이, 딱지치기라는 어릴 적 놀이를 며느리와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을 살포시 열어놓는다. 물론 동창여인의 실망이 원망처럼 묘사되기도 해 폭소를 낳는다.

작은 내가 모여 강을 이루고, 강이 바다를 형성하듯 어머니는 이들 모두를 바다처럼 포용하고, 감싸 안는다. 그러나 어찌 바다가 잠잠함만 유지할 수 있으랴? 교수가 가족 일로 충격을 받고 쓰러지고, 아들은 정리해고자의 이익을 위해 앞장섰다는 이유로 해직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바다는 언제나처럼 평정을 되찾고, 그런 어머니의 머리칼은 백발이 늘어났지만, 영원한 핑크빛으로 물들여져, 그 핑크색 장미꽃 향이 계속 흩날리는 것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이현순이 어머니로 출연해 절제된 연기로 내면은 물론 체취까지 전달시켜 원작의 어머니를 200% 살려낸다. 임홍식은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개성과 탁월한 성격창출로 역사문학 교수로서의 역할과 지성적 노 연인의 풍모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정나진이 아들로 출연해 역시 독특한 성격창출로 극에서 뿐만 아니라, 여성관객의 시선까지 일신에 집중시킨다. 이선주는 어머니의 대화 상대로써, 또한 남성편력대가라는 엉뚱한 배역으로, 본래 능수능란하고 출중한 그녀의 연기력을 이번 공연에서도 잘 부각시킨다. 김난희는 아들을 흠모하는 동창 여인 역으로, 그녀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내면을 노래와 함께 전달시켜 폭소와 함께 갈채를 받는다. 정세라는 교수의 며느리 역 뿐 아니라, 다른 연극에서 보여주듯, 그녀가 등장하면 연극은 분위기가 쇄신된다. 남성관객의 시선이 늘 집중되고, 연극은 정념으로 물들어 가는 묘한 매력을 지닌 여배우이기에, 이 연극에서도 맡은 배역을 확실히 부각시킨다. 오민석, 그가 아니면 정리해고 된 근로자 역을 이토록 감칠맛 나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모든 해직근로자를 자신의 아들로, 식구로, 또한 동료로 느끼게 만들고, 동정과 애정을 쏠게끔 만든다. 곽홍진이 중국인 유학생으로 출연해 열과 성을 다해 기량을 발휘하고 극중 폭소창출자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기획 임수진, 무대 박동우, 조명 김종호, 음향 한 철, 의상 강태희, 소품 임은지, 조연출 양성희, 무대감독 김웅진, 조명오퍼 윤주영, 음향오퍼 김진아, 징행 오지영, 사진 김두호, 디다인 올디자인, 무대제작 지구무대, 협찬 윤선꽃예술중앙회 상춘화방 등 스텝 진의 기량도 잘 드러나, 극단 산울림의 나가이 아이(永井 愛) 작, 기무라 노리꼬(木村典子) 번역, 박혜선 연출의 <나, 왔어요… 엄마>를 상반기 우수작이자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4, 연우뮤지컬 2, 한정석 작, 이선영 작곡, 박소영 연출의 <여신님이 보고 계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우무대의 한정석 작, 이선영 작곡, 박소영 연출의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관람했다.

무대는 우리나라 남부해안지역의 지도를 막(幕) 대신 걸어놓고, 청군(靑軍)과 황군(黃軍)의 대첩(大捷)이라는 제목을 붙여놓았다. 공연이 시작되면 군용선(軍用船)으로 포로(捕虜)이송과 함께 막은 아래로 내려앉고, 장면전환과 함께 무인도(無人島)에 표류(漂流)한 것으로 설정이 된다. 섬에는 억새풀이 무성하고, 왼편 언덕에서 바다로 내려오는 길을 시멘트로 조성한 듯, 폭이 넓은 길이 바닷가로 연결되고, 철교(鐵橋)나 송전탑(送電塔)에서 볼 수 있는 파괴된 교각(橋脚)의 아래 부분이 보이고, 그 옆에 선박(船舶)의 일부분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 6 25사변인 것으로 보아 이 섬에는 도민(島民)이 살다가 피란을 해, 무인도가 된 듯하다.

육군 장교가 적군(赤軍) 포로를 이송하는 책임을 맡고, 선박에 탑승하지만 폭풍을 만나 이 섬에 표류해 벌이는 내용이다. 국군은 2명이고, 포로는 4명인데, 그중 장교가 포함되어 있어, 이들의 반란으로 입장이 뒤바뀐다. 게다가 국군 1명은 행방불명자로 설정이 되어 1인이 포로를 상대하다 적군에게 지배를 당하게 된다. 포로들은 당연히 북측(北側)으로 되돌아가기를 원한다. 파손된 선박을 수리하기 위한 기술자로 적군 1인이 있기는 하지만 전쟁으로 정신착란상태라 불가능하다. 행방불명된 국군 1명은 적군에게 붙잡혀 끌려온다. 적군 장교는 일정한 기일 안에 선박을 수리하지 않으면 처형하겠노라 위협을 해, 두 육군은 그러겠노라고 대답을 한다. 그러나 선박수리와는 무관한 인물이라, 정신착란자인 적군설득작전으로 섬에 여신(女神)이 있는 것으로 설정을 한다. 다행히 정신착란자인 적군은 여신님이 보고 계신 것으로 믿고, 선박수리를 시작한다.

적군 모두가 여신님이 보고 계신 것으로 행동통일을 한다. 이들의 꿈속에 사랑했던 누님의 모습이 등장하고, 어머니의 자애로우신 모습이 등장하는가 하면, 각자 나름대로의 여신을 상상하고, 꿈을 꾸는 장면이 전개된다. 이들은 목욕을 하기 시작하고, 군복도 깨끗이 빨아 입는다. 그리고 제단을 만들고 꽃도 꽂아놓는다, 적군 아군 할 것 없이 소년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되돌아간다. 오! 그러자 이들 모두에게 실제로 여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여신의 모습은 세상의 어느 천사나 여신보다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여신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이들에게 춤을 가르치기도 한다.

이들은 열광을 하고 동화세계속의 각자 주인공처럼 행동을 한다. 물론 적군아군의 구별도 없다. 선박수리가 끝이 나고, 육군은 감춰두었던 무전기로 타전을 한다. 곧이어 정찰비행기가 굉음을 울리며 지나가고, 순시선이 섬으로 다가온다. 적군은 발포를 해 순시선의 접근을 막는다. 천국 같고, 환상의 나라 같았던 섬은 일순 지옥의 위기에 당면한다. 그러나 육군의 타전과 박격포 발사로 순시선은 되돌아가고, 적군과 육군, 그리고 돌아가기를 거부한 적군은 섬에 남는다. 적군 장교와 사병 1인 그리고 정신착란 증세에서 벗어난 사병은 선박을 타고 북으로 떠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김종구, 윤소호, 박해수, 강정우, 안재영, 주민진, 이지숙이 출연해 어린이가 노래를 부르듯 곱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노래를 해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최호중, 이준혁, 정원영, 박정원, 임철수, 문상현, 최성원, 김남호, 김현식이 더불 캐스트나 트리플 캐스트로 출연한다.

프로듀서 유인수, 음악감독 편곡 양주인, 움직임구성 관고은, 음향 권지휘, 조명 이현규, 소품 김정란, 의상 한경인, 무대 김경희, 분장 김민경, 조연출 강 남, 무대감독 김한나, 음악조감독 양하나 채미현, 분장 조희연, 공연진행 박솔잎 최길리, 사투리코치 백경윤 외 스텝 모두의 열정이 합하여, 연우뮤지컬2 한정석 작 가사, 이선영 작곡, 박소영 연출의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세계시장 어디에 내 놓아도 좋을 걸작 뮤지컬로 만들어 냈다.

 

5, 명동예술극장에서 쓰쓰이 야스타카 원작, 노다 히대키·콜린 티번 합작, 노다 히데키 연출의 <THE BEE>를 보고

명동예술극장에서 도쿄예술극장·오리지날 프로덕션 NODA·MAP·소호씨어터 제작, 쓰쓰이 야스타카 원작, 노다 히데키·콜린 티번 합작, 노다 히데키 연출의 <THE BEE>를 관람했다.

쓰쓰이 야스타카(筒井康隆, 1934~)는 일본의 소설가 겸 배우이다. 고마쓰 사쿄, 호시 신이치 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SF소설가로 꼽힌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독서를 좋아했는데, 초등학생 시절에는 에드가 알란 포(Edgar Alan Poe)의 작품을 읽었다. 초등학교시절 IQ 178이라, 특별반에서 수업하고, 만화와 연극에 관심을 기울였다. 대학교에 재학시절 극단에 들어갔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며 극단에서 활동했다.

1960년 SF 동인지〈NULL〉을 창간했다.〈NULL〉은 고마쓰 사쿄 등 많은 SF작가를 발굴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여기 실린 그의 단편을 에드가 알란 포가 읽고, 소설가로 데뷔시켜 전업 작가가 된다.

1970년대부터 그는 SF 뿐만 아니라 순수문학적인 작품도 발표하기 시작했다. 80년대 들어서부터는 〈잔상에 립스틱을〉등 실험적 형식의 소설을 발표했다. 1993년 자신의 작품이 사후검열당한 것에 반발해 절필을 선언했다가, 97년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에는 라이트 노벨을 발표하기도 했다. 작품으로는<시간을 달리는 소녀(1967)>,<가족팔경(1972)>,<나나세 다시 한 번(1975)>,<오이디푸스의 연인(1977)>,<부호형사(1978)>,<일리야 무로메(1985)>,<파프리카(1993)>,<로트렉장 사건(1990)>,<아침의 가스파르(1997)>,<나의 할아버지(1999)>, 그리고 2005년에 <무시리아이(Plucking At Each Other)>를 집필했다. 바로 이 <무시리아이>가 <THE BEE>의 원작소설이다. <THE BEE>는2006년 6월에 런던에서 초연된 연극이다. 작중인물 중 남자배우가 여자 역을 하고, 여자배우가 남자 역을 해 호평을 받았다.

무대는 마분지로 만든 방이다. 그림자와 영상으로 창문, TV세트, 방문 등을 투사해 극적 효과를 높이고, 창문영상을 칼로 오려내어 사람이 들여다보도록 하고, 구멍 밖에서 마분지로 구멍을 막도록 하는 방법으로 창문 여닫기를 계속한다. 방바닥 역시 마분지이고, 객석 방향으로 들어올려 방안의 풍경을 차단하거나, 개방을 한다. 방안에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전화기가 비치되어 있다.

연극은 도입에 퇴근하는 샐러리맨 이도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달된다. 20년간 복역을 하던 죄수가 탈옥을 해 바로 샐러리맨의 집으로 들어가, 아내와 아이를 인질로 잡고, 탈주범의 처와 아이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탈옥수는 오고로인데, 그의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아내를 만나려고 벌인 사건임이 알려진다. 방송언론매체에서 특종사건으로 보도를 하고, 형사대가 급파된다. 하지만 인질의 목숨을 담보로 벌인 사건이라 형사대나, 기자의 접근이 수월하지 않다. 이도는 자신의 집 앞에 쳐 놓은 경찰의 접근 금지선 앞에서 자신이 가장이니 집안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지만, 형사의 제지로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자 이도는 인질범의 집으로 향한다. 인질범의 아내에게 남편을 만나도록 설득하기 위해 범인의 집을 방문한다. 배경음악으로 “My way”가 깔려 샐러리맨의 보행에 의미를 부여한다.

미모의 스트립댄서인 범인 오고로의 아내는 이도의 요구를 한마디로 거절한다. 이도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의 인질석방의 타결 책으로 오고로의 아내와 아들을 인질로 삼고, 오고로와 전화로 협상을 벌인다. 두 남자의 아들은 똑같은 여섯 살이고, 생일도 똑 같은 것으로 소개가 되고, 생일선물로 최고로 평가되는 카이사 회사의 계산기를 각기 마련한 것으로 상대에게 전해진다. 오고로의 처는 이혼결심의 불변으로, 남편과의 통화자체를 거부한다. 이도는 자신이 정한 기일 안에 자신의 처와 아들을 석방시키지 않으면, 인질범 오고로의 처를 욕보이고, 아이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자르겠노라고, 오고로에게 전화로 위협을 한다. 형사나 방송매체는 향후 사건의 추이를 관망할 뿐 어찌할 도리가 없다. 창문을 여닫는 사이에 벌이 날아 들어와 이도오가 신경을 쓰는 장면이 연출된다. 약정한 기일이 되어도 오고로 측에서 반응이 없자, 이도는 범인의 처를 욕보이고, 아이의 손가락을 절단해 오고로에게 보낸다.

이도가 오고로의 아내와 성행위를 할 때에는 마스카니 작곡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이 흘러나와 분위기를 고품격으로 상승시킨다. 그러나 오고로는 무반응이다. 다음날도 이도는 같은 행동을 한 후 아이 손가락 한 개를 다시 잘라 봉투에 담아 보낸다. 그러나 오고로는 역시 반응이 없다. 이도의 행동이 되풀이 되면서 오고로의 아내는 욕보게 되는 것을 달가워하는 행동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날자가 경과하면서 아이의 손가락은 모조리 잘리고, 오고로의 아내는 성 접촉에 보다 적극성을 띠기까지 한다. 오고로의 무반응에, 이도는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통째로 절단한다.

그때 벌떼가 밀어닥친다. 벌떼는 이도 뿐 아니라 오고로의 아내와 아이에게도 맹렬한 기세로 덮친다. 벌떼의 극성으로 마분지 집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샐러리 맨 이도 역으로 여배우 캐서린 헌터(Kathryn Hunter)가 출연해 출중한 기량으로 갈채를 받는다.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오고로의 아내로 출연해, 여성 못지않게 여성 역을 해내고, 색정적인 연기를 펼쳐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글린 프릿차드(Glyn Pritchard)가 오고로와 아들 역을 동시에 연기해 갈채를 받는다. 미르첼로 매그니(Marcello Magni)가 형사 역을 역시 탁월하게 연기해 갈채를 받는다. 이들 출연자는 커튼콜에서 다섯 차례나 불려나와 관객의 열렬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무대디자인 유키오 호리오, 의상디자인 미리엄 부에터, 조명 디자인 크리스토르 웨그너, 음향디자인 폴 아르디티, 시각효과 디자인 오쿠 슈타로 그 외 스텝진의 기량이 돋보여, 쓰쓰이 야스타카 원작, 노다 히데키·콜린 티번 합작, 노다 히데키 연출의 <THE BEE>를 새로운 표현형식의 독특하고 탁월한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6, 예술공간 서울에서 연극집단 반·극단 은세계의 박장렬 작·연출 <신발>

연극 <신발>은 일본 타이니아리스극장 개관30주년 아리스 페스티발 2012 초청공연작이다.

연극은 신발공장이 배경이다. 무대 정면, 커다란 암벽 중앙에 굴이 깊게 파여 있어 등퇴장 로 구실을 한다. 무대에는 긴 탁자형의 받침대가 두 개, 짧은 받침대가 한 개 마련되어 있고, 긴 받침대는 공장의 작업대나 진열대로 사용되고, 짧은 받침대는 바닷가 방파제 구실을 한다. 암벽 앞에는 잡동사니가 잔뜩 쌓여있고, 파도에 밀려와 쌓여가는 신발과 그 신발이 잔뜩 들어있는 상자를 출연자들이 가져다 무대에 쏟아놓기도 한다. 후반부에는 엄청난 양의 신발상자를 받침대 위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깨끗한 유니폼을 착용한 직공들의 작업광경도 보여준다.

내용은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가정을 버린 아버지와 어려운 가정의 살림살이와 아들의 학비까지 마련해야 하는 어머니, 그런 부모의 슬하에서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아들, 그러나 어머니의 기대와는 달리, 재수 삼수를 해야 했던 아들, 그리고 현시점에서 학문보다는 경제력을 중시하는 시대적 풍조에 따라 신발 끈을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하게 된 아들과 아들의 연인들, 거기에 고교생 남녀의 첫사랑 이야기가 복선으로 깔려 전게된다.

외국인 이주노동 여인과 사랑을 맺은 아들이 차츰 성공적인 사업가로 변신을 하면서, 육감적인 미모의 여인에게 빠져들게 되고, 이주노동 여인이 배반감으로 신발공장에 방화를 해, 공장이 전소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때 노동운동에 나섰던 아버지가 빈털터리로 되돌아오고, 아들 역시 빈손이 되어 바닷가 방파제에 올라가 바닷물에 투신하려는 정경이 벌어진다. 이를 적극 말리는 여인의 모습이 이모의 모습과 중첩되고, 대단원에서 파도에 밀려온 엄청난 양의 신발을 상자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주인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신발 끈 제조공장 직원들의 염원이 꿈처럼 펼쳐지는 작업현장으로 노숙자처럼 된 아들이 되돌아오고, 모두가 아들을 끌어안고 번쩍 들어 올리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담희가 어머니로 출연해 기타연주와 노래로 어머니의 심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낸다. 정성호가 아들로 출연해 열연으로 연극을 이끌어 가고, 권기대가 외국인 이주노동여인으로 출연해, 노래와 춤, 거기에다가 발군의 연기력과 미모로 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다. 김지은이 아름답고 육감적인 여인역과 이모로 출연해 남성관객의 주목을 받는다. 문창완이 노동운동가다운 분장과 의상으로 자신의 기량을 다하고, 원종철과 김진영이 고교생 단짝으로 출연해, 열연과 열창, 그리고 무용에다가 닭싸움까지 해, 땀으로 뒤범벅이 된 채 그야말로 열연을 한다.

무대 엄지선, 의상 양재영, 조명 하종기, 음악 박진규, 안무 박호빈, 시진 김명집, 조연출 김종훈, 인쇄디자인 김 솔, 음향 이가을, 진행 이재화·송현섭 등 모두의 기량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연극집단 반과 극단 은세계의 박장렬 작·연출의 <신발>을 시대를 거울에 비춰 보이는 문제작으로 창출시켰다.

 

7, 2013 한 일 공동제작 연극, 정의신 작, 박현숙 역, 손진책 연출의 <아시아 온천>을 보고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013 한·일 공동제작 정의신 작, 박현숙 역, 손진책 연출의 <아시아 온천>을 관람했다.

정의신(鄭義信 1957~)은 극작가 겸 연출가다.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 출신으로 도시샤 대학 문학부를 중퇴한 뒤 요코하마 방송영화전문학원(현 일본영화대학) 미술과를 졸업했다. <인어전설> <더 테라야마> <겨울 선인장> <겨울 해바라기> <행임두부의 마음> <20세기 소년 소녀의 창가집> <바케렛타> <아시안 스위트> <적도 아래의 맥베스>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푸른 배 이야기> <가령 들판에 피는 꽃처럼> <야끼니꾸 드래곤> <쥐의 눈물> <스미레 미정원> <나에게 불의 전차를>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사탕수수나무 밭이 펼쳐져 있다. 그 앞으로 천정 한 가운데에서 수많은 흰 천이 길게 바닥까지 늘어뜨려져 있고. 무대 좌우에는 옷걸이에 옷이 잔뜩 걸려있다. 그 앞으로 무대 왼쪽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받침대 위에 놓여있고, 무대 오른쪽에는 기타를 비롯한 현악기와 드럼과 소북 같은 타악기가 트럼본 같은 관악기가 역시 받침대 위에 트렁크와 함께 놓여있다. 무대 끝 좌우에 객석을 향한 돌출부가 오케스트라 박스와 나란히 만들어져 돌출부 위에 수박을 실은 리어카가 한 대 놓여있다.

 

<아시아 온천>의 배경은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섬이다. 이 섬에 온천이 솟아오르리라는 소문과 함께 리조트 호텔을 들어서게 될 전망이기에, 외지에서 이 섬으로 찾아드는 사람이 증가한다. 환경파괴를 염려하는 섬 사람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원래 땅 소유자의 미망인과 현 거주자인 사탕수수 농장주 간의 소유권 다툼으로 등기부를 내보이기도 하면서, 과거 두 사람이 서로 불륜의 상대였고, 거기에서 태어난 아들은 후에 그러한 사실을 알고, 충격으로 바다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으나, 자살한 사람을 섬에 묻을 수 없다는 풍습 때문에 묘에 안장을 못했다는 사연과 함께, 미망인과 농장주 두 사람은 앙숙이 되어 현재에 이른 상태라는 것이 알려진다. 농장주의 부인은 자살 사건직후 말을 않고 벙어리처럼 지낸다. 투기를 목적으로 섬사람이 나서는가 하면, 온천을 개발하려는 삽질이 시작되고, 무더위 속에 리어카 행상 부부와 외지인 형제가 찾아오고, 섬사람들과 외지 사람들 간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도 농장주의 딸과 외지인 형제의 아우가 불꽃같은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그러나 농장주의 반대와 섬사람들의 방해로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남자는 실수로 칼을 심장에 꽂게 되고, 여자는 남자의 뒤를 따라 자살한다. 죽은 청년의 형이 찾아와 아우의 죽음의 원인을 밝히려 들고, 농장주가 살해한 것이라 주장한다. 농장주가 양심의 가책으로 죽이지도 않은 사실을 죽인 것으로 고백을 하니, 죽은 청년의 형이 농장주를 두드려 패기 시작한다. 그 때 벙어리처럼 보이던 농장주의 부인이 때리지 말라고 외치며, 형을 가로 막는다. 이 광경을 지켜본 미망인은 자신의 아들처럼 농장주의 딸 역시 자살을 한 것을 알고는 등기부를 내던지고, 아들의 유골을 들고 섬에서 떠난다.

대단원에서 죽은 남녀 두 사람의 영혼결혼식이 벌어지고, 섬의 금기사항이었던 자살자의 무덤을, 두 사람을 위해서만은 예외로 묘를 만들어 합장을 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극의 중간에 연주되는 현악기와 타악기의 연주, 그리고 트럼본과 피아노의 연주는 출연자들의 노래와 춤과 어우러져 극적 분위기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고, 온천을 개발하려고 삽질을 하는 장면이나,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행상 부부의 연기 장면이 관객의 폭소를 유발시키고, 대단원에서 영혼결혼식 장면과 천정에서 늘어뜨린 백색 천의 운용은 무녀의 푸닥거리와 함께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미술 이케다 토모유키, 조명 사와다 유지, 음악 쿠메 다이사쿠, 음향 후쿠자와 히로유키, 의상 마에다 아야코, 분장 카와바타 토미오, 안무 국수호, 노래지도 릉 향, 동작지도 이수미 히로시, 조연출 시로다 미키, 무대감독 호조 타카시, 통역 홍명화, 자막 송미행, 예술감독 미야타 케이코 등 그 외 스텝 모두의 기량이 돋보이는 공연이고, 김진태, 정태화, 서상원, 김문식, 김정영, 강학수, 이봉련, 정준태, 전애현, 김유리, 김시율 등 한국 측 출연자와 가츠무라 마사노부(勝村政信), 성 하(成河), 치바 테츠야(千葉哲也), 우매자와 마사요, 사코우 요시(酒向 芳), 모리사타 요시유키(森下能幸), 타니가와 쇼이치로(谷川昭一朗), 야마나카 다카시(山中 崇), 지 순, 에베 호쿠토(江部北斗) 등의 일본 출연자, 그리고 피아니스트 박승철과 함께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오케스트라의 화음 같은 조화가 이루어져, 정의신 작, 박현숙 역, 손진책 연출의 <아시아 온천>을 마당놀이 공연 같은 흥겹고도 감동만점의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8, 게릴라극장의 아이스퀼로스 작, 김창화 역, 이윤택 대본, 김소희·김미숙·이승헌 공동연출의 <오레스테스 3부작>

게릴라극장의 해외 극 페스티벌 희랍극 1, 우리극연구소 20주년 기념공연, 아이스퀼로스 원작, 김창화 번역, 이윤택 대본, 김소희·김미숙·이승헌 공동연출의 <오레스테스 3부작> 중 제1부 <아가멤논>을 6월6일, 2부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3부 <자비로운 여신들>을 6월14일, 양일에 관람했다.

 

아이스킬로스(Αἰσχύλος Aiskhúlos, Aischylos, Æschylus Aeschylus BC 524~BC456)는 아테나이에서 서쪽으로 떨어진 엘레우시스(오늘날의 엘레프시나)에서 귀족인 에우포리온(고대 그리스어: Εὐφορίων Euphoríōn)의 아들로 태어났다. 페르시아 전쟁에서 마라톤 전투와 살라미스 해전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471년에서 기원전 469년 사이에 히에론 왕의 초청으로 시켈리아 섬의 쉬라쿠사이로 여행하여 그 곳에서 비극 《페르시아인들》을 공연하고, 사튀로스 극을 포함 약 90편의 비극을 쓴 것으로 전해지지만 현존하는 작품은 일곱 편뿐이다. 그는 아테나이를 떠나 시켈리아의 겔라에서 살다가 그 곳에서 70세로 기원전 456년에 세상을 떠났다.

작품으로는 <페르시아인들>, <테바이를 공격한 일곱 장수><탄원하는 여인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사티로스극, <오레스테스> 3부작, <피네우스(Phineus)>, <포트니아이의 글라우코스(Glaukos Potnieus)>, <라이오스(Laios)>, <오이디푸스(Oidipus)>, <스핑크스(Sphinx)>: 사튀로스극, <아이귑토스의 아들들(Aigyptioi)>,<다나오스의 딸들(Danaides)>, <아뮈모네(Amymone)>,<불을 붙이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Pyrkaieus)>,<프로테우스(Proteus)>: 사튀로스극 등이 남아있다.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스 3부작’은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코에포로이)>, 그리고 <자비로운 여신들>이다. 이 작품은 트로이 전쟁의 주역 인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죽음, 그리고 그의 아들 오레스테스의 복수를 둘러싼 이야기가 소재다. 그리스 신화에서 미케네의 왕 아트레우스는 동생 티에스테스와의 불화로 인해 격분한 나머지, 조카들을 죽여서 자기 동생에게 먹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러서 대대로 저주를 받는 신세가 된다.

아트레우스의 아들인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 군의 총사령 관 으로 병력을 이끌고 전장으로 향한다. 중도에 그는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사고, 여신을 달래기 위해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친다. 남편의 행위에 격분한 클레테메스트라는 이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고, 티에스테스의 또 다른 아들 아이기스토스와 밀통하며 남편을 없애려는 흉계를 꾸민다.

<오레스테스 3부작>의 1부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리스 군의 영웅<아가멤논> 은 아내 클레테메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의 손에 암살당하고, 아이기스토스가 미케네의 새로운 지배자가 된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코에포로이)>은 타국에 머물던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이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고향을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버지의 무덤을 찾은 오레스테스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찾아온 여인들 사이에서 누이 엘렉트라를 알아본다. 남매는 부친의 무덤 앞에서 복수를 하기로 맹세한다. 궁전을 찾아간 오레스테스는 왕위를 빼앗은 아이기스토스를 먼저 죽이고, 나중에는 아버지에 대한 의무를 지키기 위해 친어머니인 클레테메스트라까지도 처단한다.

<자비로운 여신들>에서 오레스테스는 법정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인 행위가 논란의 핵심이 되고, 배심원의 투표에서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지만, 재판장인 아테나 여신이 아폴론의 의견에 동조해 무죄를 선언함으로써, 오레스테스는 결국 복수의 여신들의 위협에서 벗어난다. 복수의 여신들은 격분하지만, 결국 지혜의 여신에게 설득되어 아테네를 수호하는 <자비로운 여신들>이 되기로 맹세한다는 내용이다.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스 3부작>은 현대극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 <파리 떼(1943)>와 유진 오닐의 희곡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1931)>는 그의 작품의 현대적인 변형이라 할 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완결편인 <죽음의 성물>은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을 인용하기도 했다.

아이스퀼로스는 일찍이 자신의 작품을 “호메로스 잔칫상의 빵 한 조각”이라고 했지만, 지나친 겸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게릴라극장의 무대는 커다란 성문과 그리스신전의 기둥 하나만 상징적으로 세워놓았다.

1부는 성문 앞에 잔뜩 쌓아둔 종이상자 속에서 노숙자 모습의 사나이가 꿈틀대며 일어서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노숙자는 물병에서 몇 방울의 물을 꺼

내 세수를 하고, 이를 닦더니 그 물을 꿀꺽 삼킨다. 객석에서는 폭소가 나오며, 노숙자니까 그러나보다 하고 생각하는 눈치다. 그러자 노숙자는 자신을 성문지기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객석에 앉아있던 백발의 남성 3인도 합세를 한다. 젊은이들은 10년간의 트로이와의 전쟁에 모두 끌려가고, 남은 사람은 백발의 시민이자 코러스뿐이리라는 연출의 혜안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이들은 아가멤논의 아우 메넬라오스의 부인 헬렌을,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유혹을 해, 트로이로 데려간 일로, 그리스 동맹군이 트로이를 정벌하러 가게 된 역사적 사실을 노래와 해설로 객석에 전한다. 그리고 아가멤논 왕의 비 클레테메스트라가 등장한다.

원작에 음탕과 탐욕으로 빚어져 피둥피둥 살찐 모습과는 달리, 초저녁별처럼 어여쁜 왕비가 등장해 남편에 대한 증오심을 내비친다. 자신이 낳은 딸 이피게니아를 출항의 제물로 바쳐 죽도록 한 증오심이다. 또한 클레테메스트라는 코러스에게 아가멤논의 승전을 알린다, 코러스는 이 수륙만리나 떨어진 곳의 사실을 어찌 아느냐고 묻지만, 왕비는 자신은 아노라는 대답을 하며 퇴장한다. 코라스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그때 먼지투성이의 전령이 등장해 승전보를 전한다. 코러스는 환호한다. 책임을 다한 전령이 기절을 하니 모두 합세해 그를 들고 퇴장한다. 드디어 아가멤논이 개선장군처럼 입성을 한다. 수륙만리를 달려 온 왕답게 비옷처럼 생긴 검정색 의상에 터부룩한 수염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클레테메스트라가 치렁치렁한 붉은색 맨틀피스를 길게 끌고 입술연지도 같은 색으로 바르고 등장해 아가멤논을 환영한다. 그녀는 왕 앞에 꿇어앉아 머리를 깊이 조아리고 환영의사를 피력한다. 그런데 아가멤논 왕의 뒤로 수레에 올라선 반라의 젊은 여인의 모습에 눈이 쏠린다. 여인은 요염하기 그지없고 색정적이기도 하다. 아가멤논은 전리품이라고 소개한다. 클레테메스트라는 질투심을 감추고 카펫처럼 바닥에 깐 자신의 긴 맨틀피스를 밟고 입성을 하도록 아가멤논에게 권한다. 아가멤논은 붉은 카펫을 밟고 성문 안으로 들어간다.

뒤에 처진 요염한 여인은 바로 카산드라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태양과 예언 및 광명·의술·궁술·음악·시를 주관하는 신 아폴론의 애인이기도 했다.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의 죽음을 예언하면서 성안으로 들어간다. 코러스는 믿지 않지만, 배경 막에 아가멤논의 괴로워하는 모습이 천의 눌림 자국으로 나타나고 비명이 들린다. 잠시 후 도끼를 손에 든 피투성이 모습의 클레테메스트라가 성문 밖으로 뛰어나온다. 그녀의 끔찍한 모습에 객석에서는 충격으로 눈을 뚱그렇게 뜨고 숨소리 하나 없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을 한다.

클레테메스트라는 코러스에게, 아가멤논의 죽음은 자신의 딸 이피게니아를 죽인 대가를 치른 것이라는 변명과 함께, 제신의 왕 제우스의 뜻이라고 전한다. 코러스는 믿지를 않고 항의한다. 그러자 그녀의 젊고 매력적인 간부 아이기스토스가 등장한다. 아가멤논의 대를 이어 아이기스토스가 왕좌에 오르리라는 것을 코러스에게 선포하듯 전한다. 코러스가 왕자 오레스테스의 귀향을 염원하는 장면에서 <오레스테스 3부작>의 1부가 끝이 난다.

 

2부는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이다. 무녀들의 춤과 노래로 연극이 시작된다. 엘렉트라가 등장해 아가멤논의 무덤 앞에 선다. 무녀들이 그녀를 맞이한다. 그녀는 무녀들에게 오라비인 오레스테스가 돌아와 아버지 아가멤논의 원수를 갚아주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엘렉트라는 무덤 앞에서 자기의 머리칼과 똑같은 잘린 머리칼을 발견하고, 오레스테스가 돌아왔음을 알아차린다.

엘렉트라가 환호를 지르려 하자, 오레스테스가 뒤에서 나타나 그녀의 입을 막는다. 뒤돌아보고 오라비임을 확인한 엘렉트라는 오라비에게 매달린다.

남매가 결렬한 포옹을 하고, 무녀들이 다가와 오레스테스에게 향후 그의 동태를 묻는다. 오레스테스는 복수를 외치며 엘렉트라와 무녀들과 헤어진다. 오레스테스가 마스크를 쓰고 전령인 듯 성문 앞에서 외친다. 역시 종이박스 속에서 문지기가 꿈틀대며 일어서 오레스테스를 맞는다. 오레스테스를 전령으로 안 문지기는 성안에 전령이 온 것을 알린다. 클레테메스트라가 성 밖으로 나온다. 오레스테스의 유골함을 전달받은 클레테메스트라는 비통해 하며, 전령을 성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배경의 휘장에서 얼굴 눌림 자국을 통해 클레테메스트라의 비명과 그녀의 죽음이 객석에 전해진다. 잠시 후 마스크를 벗은 오레스테스가 피 묻은 얼굴과 손을 펼쳐 보이며 성문 밖으로 뛰어나온다. 기다리고 있던 무녀들이 그에게 다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천인공노할 죄악을 저질렀다고 욕설을 퍼 붇는다. 오레스테스는 아폴론의 예언을 따랐을 뿐이라고 부르짖는데서 2부가 끝이 난다.

 

3부는 <자비로운 여신들>이다. 성문과 신탁을 출연자들이 무대좌우로 이동시켜 아폴론의 신탁이 되고, 아테네 법정장면이 되기도 한다.

도입에 아폴론을 찾아간 오레스테스에게 아폴론은 정당성과 명예를 지킬 것을 주지시키고, 아테네로 돌아가라고 명한다.

장면이 바뀌면 클레테메스트라가 휘장 밖으로 칼에 찔린 상반신을 노출해, 오레스테스가 자신의 가슴에 칼을 찌른 것을 내보고, 그녀의 원통함을 무녀들에게 호소한다. 무녀들이 아폴론에게 항의한다. 자신을 낳은 어미를 어찌 죽일 수 있느냐고.

아폴론과 무녀들의 아비를 죽인 어미와 어미를 죽인 자식의 죄를 저울질하는 정경이 연출된다.

장면이 바뀌면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광장으로 소개가 되고, 아테나 여신의 재판장면과 극장관객이 아테네 법정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한다. 오레스테스의 변호인으로 아폴론이 등장한다. 죄질을 놓고, 무녀들과 아폴론의 입씨름이 전개된다. 결국 배심원단의 적색, 백색 돌 투표로 오레스테스의 유무죄를 결정하기로 한다. 객석에 적색과 백색의 돌이 쟁반에 가득 담겨 분배된다. 드디어 시민배심원단의 투표석이 다시 쟁반에 담겨 법정으로 되돌아오고, 집계에서 동수로 계산된다. 결정권자인 아테나 여신이 백색 돌을 던져, 오레스테스는 무죄로 결정된다. 무녀들의 빗발치는 항의가 계속되자 아테나 여신은 모든 것은 신의 왕 제우스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무녀들은 아테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 살겠다며 집단행동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나타내려 한다. 그러자 아테나 여신은 무녀들에게 시민권과 거주지를 마련해 주고, 어르신 대접을 받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으로 무녀의 집단행동을 제지하고, 화해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대접받는 사회로 만들어 아테네가 세상에서 으뜸가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설득한다. 아테나 여신의 발언에 무녀들은 자비로운 여신이 될 것임을 천명하는 장면에서 3부가 끝이 난다.

 

1부에서는 김소희가 클레테메스트라로 출연해 출중한 그녀의 기량을 다시 한 번 드러내 보인다. 이승헌, 김철영, 이승민이 백발의 코러스 역으로 출연해 역시 탁월한 기량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임현준이 문지기로 출연해 기타연주와 노래로 기량을 발휘하고, 홍민수가 전령 역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염석무가 아가멤논으로 출연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놓고, 배보람이 카산드라 역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황설하가 아이기스토스 역으로 등장해 여운을 남기고 제2부를 기대토록 한다.

 

2부에서는 김미숙이 무녀들의 우두머리로 등장해 발군의 연기로 임한다. 이승헌이 여장을 한 무녀로 등장해 폭소를 자아내도록 극을 이끈다. 손청강, 김아라나, 서민우, 이성숙이 무녀로 등장해 호연을 보인다. 이재현이 오레스테스로 등장해 열연을 하고, 김아영이 엘렉트라로 출연 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면모를 연기로 부각시킨다. 아폴론과 문지기 역으로 임현준이 출연해 1인2역을 완전히 색다르게 표현해 낸다. 가슴에 칼이 꽂힌 클레테메스트라 역을 김소희가 절묘하게 구현해 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3부에서는 무녀 겸 코러스로 김미숙, 이승헌, 손청강, 김아라나, 서민우, 김사이가 출연해 기량을 발휘하고, 이재현이 오레스테스로, 김아영이 엘렉트라로, 임현준이 아폴론으로 출연해, 깨끗한 백색 정장과 함께 호연으로 관객의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다. 아테나 여신으로 김태현이 출연해 재판관으로서의 품격 있는 연기를 제대로 발휘해 연극을 마무리한다.

작곡 및 무대감독 옴브레, 무대 김경수, 조명 조인곤, 무대감독 김한솔, 소품 김아라나, 디자인 황유진·손청강, 기획홍보 윤정섭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드러나, 아이스퀼로스 원작, 김창화 역, 이윤택 대본, 김소희·김미숙·이승헌 공동연출의 <오레스테스 3부작> 중 1부 <아가멤논>, 2부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그리고 제3부 <자비로운 여신들>을 기억에 길이 남을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게릴라극장과 우리극연구소 2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한 <오레스테스 3부작>은 원작의 중량감에 비해 감량으로 경쾌하다는 느낌이다.

연극인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에게도 관람을 권한다.

 

9, 국립극단의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 정민영 역, 최창근 윤색, 이병훈 연출의 <사천의 착한 영혼>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 정민영 역, 최창근 윤색, 이병훈 연출의 <사천의 착한 영혼>을 관람했다.

<사천의 착한 영혼(Der gute Mensch von Sezuan)>의 내용은 신의 계명을 지키는 착한 사람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세 명의 여신들에게, 물장수 왕은 숙소를 구해주려고 애쓰지만 가는 집마다 거절당한다. 그러다가 결국 창녀인 셴테의 집을 숙박하게 된다. 이에 신들은 착한 여인을 발견했다고 안심하며 떠난다.

신들이 숙박료로 준 돈으로 셴테는 작은 담배 가게를 마련한다. 하지만 그녀의 친지인 빈민들이 가게로 몰려들어 셴테에게 의지하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마음대로 가져간다. 그들에게 시달리게 된 셴테는 하는 수 없이 있지도 않은 사촌 오빠 슈이타라는 냉혈한으로 변장해 위기에 대처한다.

그러던 중 셴테는 직장이 없는 비행사 양순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져서 담배 가게까지 팔아 그를 돕지만, 돈을 목적으로 양순에게 접근한 그와의 애정 없는 결혼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양순의 아이를 임신한 셴테는 태어날 아이를 구하려는 생각에 다시 사촌오빠 슈이타로 변장하고 부자 이발사의 재산과 빈민들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마약상이 된다. 마약사업은 날로 번창하지만 셴테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자, 친지들은 슈이타가 돈 때문에 셴테를 감금하고 어쩌면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혐의로 고발한다.

결국 신들이 재판관으로 나온 법정에서 슈이타는 남자 옷을 벗어버리고, 자신이 셴테임을 드러낸다. 그 모습에 모두 충격을 받는다. 재판관인 신들 앞에서, 이 세상에서는 착하게 살아나가기가 힘들고, 불가능하다는 셴테의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신들은 되돌아 가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사천의 착한 영혼>은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가 1920년대 중반에 <사랑의 상품 Die Ware Liebe>이라는 제목의 5개 장면으로 시작한 작품이다. 1938년부터 1940년 사이에 본격 집필이 이루어져 1941년에 마지막으로 개작되었다. 1943년에 초연되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화 된 우화로서 브레히트는 주인공을 선인과 악인이라는 대립적인 두 존재로 등장시켜 한 여인의 삶을 무대 위에 형상화시켰다.

무대는 가로지른 비닐 막을 개폐하는 방법으로 장면전환을 하고, 장치는 나무기둥으로 된 담배 가게와 긴 등받이 없는 벤치를 대도구로 사용하고, 객석 왼쪽에서 피아노와 전자건반악기로 연주를 하면 출연자들이 독창과 합창을 한다. 무대 좌우에 1.5m 높이에 대를 만들어 법정장면에서 방청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분장은 셴테 이외에는 출연자들이 안면을 얇은 천으로 가리고 눈과 코와 입만을 구멍을 뚫어 노출시켰기에, 기괴한 느낌을 준다.

 

길윤이, 김다정, 김병건, 김성혁, 김시연, 박범규, 양한슬, 이강우, 이다빈, 정혜선, 최진혁, 허유미, 현슬기 등 출연자 전원의 앙상블이 돋보이고, 각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관객의 흥미를 배가시켜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터그 이은기, 움직임 연출 유진우, 보이스코치 류 미, 신체훈련 이상철, 안무 이경은, 움직임 지도 김정주, 무대 심채선, 조명 유성희, 의상 김상희, 작곡 박소연, 분장 강대영, 연습감독 신용한, 조연출 박홍근, 조연출보 이상희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돋보여, (재) 국립극단의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 정민영 역, 최창근 윤색, 이병훈 연출의 <사천의 착한 영혼>을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0, 극단 실험극장의 강석호 작 민복기 각색·연출의 <배웅>을 보고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극단 실험극장의 강석호 작, 민복기 각색·연출의 <배웅>을 관람했다.

무대는 노인 요양원이다. 배경 가까이 무대 왼쪽에는 직사각의 문짝 형태의 기둥이 있고, 무대 오른쪽에는 활엽수 한 그루가 서있다. 나무 기둥에 흰 테이프로 눈금처럼 차례차례 표시를 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무대 중앙에는 좌우에 침상이 한 대씩 놓여있다. 일반 요양원과는 달리, 병실바닥을 인조잔디로 깔아놓았고, 침상 밑에는 트렁크와 상자 곽이 보인다. 오른쪽 침상 위에는 포터블 한 대가 놓여있다. 배경에 낮과 밤, 달과 별 등의 영상을 투사해 시간의 변화와 극적효과를 상승시킨다.

연극은 도입에 노인요양원에 갓 입원한 노인이 딸과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노인은 입원한 사실을 숨기고, 여행 중인 것으로 딸에게 알린다. 노인에게는 휴대전화가 없는지, 친구의 것을 빌려 통화하는 것이라 전하고 통화를 끝낸다. 노인은 왼쪽 침대 앞에서 짐을 풀고 있다. 상의를 벗고 하의를 벗으려는데 간호사가 등장하자 주춤한다. 노인은 휴대전화기를 간호사에게 돌려준다. 간호사는 약을 전하고 퇴장한다.

잠시 후 노래 소리와 함께 붉은 운동복을 입은 노인이 등장한다, 먼저 입원한 노인인 듯, 요양원 생활이 몸에 밴 건강해 뵈는 노인이다. 나중에 등장한 노인은 침상에 달아놓은 환자표지판을 들여다보며, 자신과 동갑임을 알고는 대뜸 말을 놓는다. 향후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갓 입원한 노인은 평생 국어교사 노릇을 했고, 또 한 노인은 참치 잡이 외항선박의 선장이었음이 밝혀진다.

국어교사는 뚱한 성격이라 말을 아끼는 편이고, 선장은 다변한데다가 익살스럽기까지 하고, 자신의 침상의 포터블에 불경을 틀어놓는가 하면, 찬송가도 틀어놓아 어느 종교를 믿는 인물인지, 종잡을 수가 없는 인물이다. 게다가 불경을 틀어놓고는 우리나라 남쪽지역의 지명을 차례로 읊기 시작하다가 종당에는 멀리 모스크바나 유럽지역 지명까지 경을 외우듯 암송한다. 그러면서 치매예방으로는 이 방법이 최고라는 설명을 한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국어교사가 “해바라기”라는 소피아 로렌이 출연한 영화의 명장면을 묘사하듯 설명하고, 선장도 항해 도중 이국땅에서 만난 “나타샤”라는 잊지 못할 여인 이야기를 펼치면서 차츰 가까워진다. 두 사람은 선장이 감춰둔 담배를 나눠 피우기도 하고, 부근의 카페 마담과 관련된 이야기에 열을 올리면서 점차 더 가깝게 된다.

어느 날 국어교사는 심장에 이상이 있는지 가슴 통증으로 주저앉는 장면이 연출된다. 장면이 바뀌면 선장의 아들이 등장해 아버지에게 대들듯 대화하는 장면에서, 아들 때문에 재산을 날린 이야기가 객석에 전해지고, 국어교사의 딸이 휴대전화 주인인 간호사와의 통화로 아버지의 입원사실을 알게 되고, 요양원으로 찾아와 아버지에게 왜 입원사실을 숨겼느냐는 항의를 하는 장면이 펼쳐지기도 한다. 중병이냐고 묻는 딸에게 아픈 곳이 없다며 몸을 움직여 보이는 국어교사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장면도 연출된다.

두 노인은 싹싹한 간호사와 덤덤한 전문의를 짝지어 주려는 공동작전을 펴 두 사람이 맺어지는 결과를 보게 되고, 함께 경을 외우듯 우리나라 남쪽지역에서부터 대륙을 거쳐 모스크바와 유럽지역 지명을 함께 복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세월이 흐르고, 선장은 진료결과 몸에 별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요양하는 것으로 밝혀져 강제 퇴원을 할 입장에 놓이게 되고, 국어교사는 몸의 이상으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된다.

대단원에서 선장이 퇴원을 하게 되는 날, 국어교사는 휠체어에 앉은 채 운명을 한다. 잠시 밖으로 나갔다 돌아온 선장은 교사의 죽음을 알고는 침대 난간에 걸어놓은 흰색 양말을 교사에게 신겨주고, 배경에 언제나처럼 지명을 경처럼 외우며, 배경에 투사된 해바라기의 영상과 함께 교사의 시신을 실은 휠체어를 눈물을 쏟으며 이동시키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오영수가 외항선박의 선장으로 출연해 중후한 기량과 탁월한 성격창출로 객석을 극에 몰입시킨다. 이영석이 국어교사로 출연해 역시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오경선이 간호사와 교사의 딸로 출연해 갓 피어난 장미꽃처럼 객석에 그녀의 신선하고 달콤한 향을 전달한다. 강동수가 의사와 선장의 아들로 출연해 호연을 보여 갈채를 받는다. 송유헌이 간호사와 딸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기획·제작 이한승, 미술·의상 진송희, 음악 김태근, 조명디자인 박성희, 분장디자인 김선희, 음향 한 철, 사진 이동녕, 그래픽디자인 윤영준, 조명오퍼 이나현, 음향오퍼 배선화, 조연출 강동수 등 스텝진의 노력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극단 실험극장의 강석호 작, 민복기 각색·연출의 <배웅>을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6월30일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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