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죽어가다/ 서울연극인대상 총평

<왕은 죽어가다> 서울연극인대상 총평

– 전문평가단, 시민평가단

공연일시: 2013/07/18 ~ 2013/07/28
공연장소: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번역: 오세곤
각색: 조정일
연출: 전인철
극단: 극단 맨씨어터

 

***전문평가단

“죽음이란 주제를 다룬 이오네스코의 희곡을 지금 이곳으로 가져와 한 상 떡 벌어지게 차려놓았다. 희곡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또한 가볍지 않게 무대에 형상화한 연출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배우들 또한 자신이 맡은 인물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잘 표현하였기에 극에 집중할 수 있었다. 수조를 비롯하여 왕좌가 놓인 높은 단 등 무대 장치와 의상 등이 흥미로웠고, 독창적이어서 신선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 오판진

 

“간결한 무대와 극의 주제를 얘기해주는 것 같은, 휑한 공간을 비춰주는 조명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무대 한켠에 있는 거대한 수족관에 물고기는 왕인 듯 마음껏 휘젓고 다니지만 그저 수족관 속 물고기,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려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극의 주제를 내포하고 있고, 표현하고 있다하더라도, 이것이 관객의 머리를 넘어 가슴에 와 닿았을 지에는 의문이 남습니다.”

– 윤상호

 

 

***시민평가단

“많은 다른 공연을 통해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신 배우들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한 명제를 풀어가는 흐름 안에서 부조리극의 문학적인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커다란 어항속의 물고기가 죽음을 앞에 둔 절대 권력의 왕에 대한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아닐까 예상했지만 공연이 진행되며 딱히 의도한 바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캐릭터들이 무척 코믹하게 그려지긴 했지만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정형적인 이미지 이외의 기여도가 없어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작품이 점점 지루하게 느껴지고 결말도 평이하게 맺어진 듯합니다. 기대가 커서 아쉬움도 더 컸습니다.”

– 김승원

 

“너무 기대를 하고 공연을 보았던 것일까? 너무 가볍게 만들어지진 않았는지 의구심이 드는 작품이었다. 배우들의 기량이나 연기력은 물론 좋았다. 잘한다는 배우들을 뽑아서 무대에 올려놓았으니. 하지만 그러다보니 배우들 개개인의 색깔이 너무 짙어서 전체적인 앙상블이 많이 부족해진 느낌이다. 연기 톤이나, 감정의 증폭 등.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지 않고 모두 다른 연극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무대 활용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수족관도 있었고, 조명도 좋았지만 그 좋은 무대와 대도구들을 사실상 많이 사용하지 않았고, 노는 공간이 너무 많이 보였다. 이 작품을 보면서 새삼 프로젝트 식으로 잘하는 배우들을 모아서 하는 작품은 극단에서 제작하는 작품과 달리 앙상블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특히, 하녀 역할을 한 배우는 보는 내내 너무 거슬렸다. 그것이 캐릭터인건지, 화술을 그렇게 밖에 못하는 건지, 감정을 일부러 무미건조하게 하는 것인지. 연출의 의도라기 보단, 배우가 그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책만 읽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며, 연구를 열심히 하지 않은 티가 너무 많이 나서 관객이 보기에 민망했다. 작품 자체는 재밌는 요소들도 많고, 찾을 것도 정말 많았다. 하지만 원작을 읽는 것보다 무대 위에서 그려진 모습들은 실망스러웠다.”

– 정수연

 

“죽어가는 왕의 모습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 공연이었다.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가 극의 무게감을 더해주었고, 제목이 과거시제인 ‘왕이 죽었다’가 아닌 현재진행형인 ‘왕은 죽어가다’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공감하게 만든 작품 구성이었다.”

– 정희영

 

“적당한 유머가 연극을 더 빛나게 했다. 부조리극은 처음 봤는데, 배우들이 유머를 가장한 극의 흐름을 끊는 대사와 행동을 하는 세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또한 대사의 표현법이 은유법이 많았다. 연극을 보면서 표현이 좋다고 생각한 대사가 한 두 문장이 아니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무대 위에 수족관이 있었고, 꽤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있었다. 배우들은 수족관의 앞뒤를 오고가며 연기했다. 수족관 뒤에서 연기할 때 희미한 배우들 얼굴위로 물고기가 헤엄쳤다. 그 모습이 몽환적이고,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점이 좋았다.”

– 황미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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