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공연 총평/ 박정기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3년 8월 공연 총평

 

– 박정기

필자가 8월에 관람한 공연은

서울시 뮤지컬단의 최일도 원작, 이다윗 극본, 김덕남 대본, 박경일 이진숙 임선빈 각색, 황규동 작곡, 박경일 이진숙 연출의 <뮤지컬 밥퍼>

극단 서울공장의 유리피데스 원작, 임형택 각색 연출의 <두 메데아>

남해섬 공연예술제 대전극단 떼아뜨르 고도의 김영근 작, 박찬조 연출의 <조선으로 베다>

극단 같이 창단공연 김이경 작 연출의 <Thirty Years>

(주)기억속의 매미의 이시원 작, 윤택순 연출의 <8월의 축제>

예그린 앙코르 뮤지컬 전미현 작 작사, 조미연 작곡, 정태영 연출의 <라스트 로얄 패밀리>

극단 백수광부의 윤영선 작, 최치언 재창작, 이성열 연출의 <죽음의 집 2>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닐로 크루즈 작, 정지윤 역, 황준형 연출의 <열대의 안나>

혜화동1번지 5기동인 프란츠 카프카 작, 김미란 구성 연출의 간이연극 <그레고르 잠자>

연희단거리패의 테네시 윌리암즈 작, 이채경 역, 채윤일 연출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한팩 제3회 코미디페스티벌 극단 창작공간 스튜디오 블루의 김시번 작 연출 <안진사가 죽었다>

한팩 제3회 코미디페스티벌 극단 이안의 안톤 체홉 작, 오경택 연출의 <14인의 체홉>

창작집단 LAS의 이기쁨 작 연출 <호랑이를 부탁해!>

극단 노을 제30회 정기공연 오세곤 예술감독, 최명숙 작, 최명숙 송희연 연출의 <안녕, 피아노>

한팩 제3회 코미디페스티벌 극단 청국장의 김신후 작, 김한길 연출의 <삼도봉 미스터리>

극단 사개탐사 창단공연 리차드 빈 작, 박혜선 연출의 <이단자들>

등이다.

위의 작품 가운데서 우수작을 골라 평하고, 한팩 제3회 코미디페스티발 참가작은 별도로 평하겠다.

 

1, 서울시 뮤지컬단의 최일도 원작 이다윗 극본 김덕남 대본 박경일 이진숙 임선빈 각색 황규동 작곡 박경일 이진숙 연출 뮤지컬 <밥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시 뮤지컬단의 최일도 원작, 이다윗 극본, 김덕남 대본, 박경일 이진숙 임선빈 각색, 황규동 작곡, 박경일 이진숙 연출의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을 관람했다.

이 작품은 25년전 청량리역과 쌍굴다리 부근에서 무의탁 노인과 노숙자에게 한 끼 급식을 한 최일도 목사와 그의 부인 김연수 시인의 눈물과 감동의 일대기다.

최목사 부부의 급식이 효시가 되어 향후 우리나라에서 각 종교단체나 교회에서의 노숙자나 독거노인의 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무대는 좌우 끝에 마치 이층에 있는 전철역 역사로 보이는 골조 구조물과 계단이 만들어져 있고, 배경 막 가까이로 유럽풍의 건물과 성당으로 보이는 건물의 벽면과 예수의 십자가상, 그리고 수녀들의 공부방이 의자와 함께 펼쳐지고 오른쪽 끝에는 주점건물이 보인다. 장면이 바뀔 때 마다 새로운 건물이 회전을 하며 이동 배치되고, 과거 청량리 역 부근 집단 성매매장소의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또한 무대를 목포 해변으로 만들어, 안개 자욱한 바다에서 작은 선박 한척이 실제로 거친 바다를 헤쳐 가는 장면을 연출해 내는가 하면, 배경 막에 영상을 투사해, 구름 낀 하늘에 벼락 치는 광경을 보여주고, 중간 스크린 막에 열차가 굉음을 울리고 객석방향으로 돌진하는 영상은 극적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오케스트라 박스 안에서의 연주자들의 음악 역시 뮤지컬에 어울리는 적절한 구실을 해, 서울시 뮤지컬 단의 발전적 향상을 입증하는 뮤지컬이었다.

뮤지컬은 도입에 김연수 수녀의 시인 등단 축하와 함께 수녀들의 성경강독이 시작된다. 이 때 최일도라는 사제지망 청년이 등장해 성경강독에 참여한다. 그러나 당시 유신정국의 시위대의 함성 때문에 성경강독을 할 수 없어 수녀들은 자리를 정돈하고 흩어진다. 마지막까지 남아 좌석을 정돈하는 김연수 수녀에게 최일도는 시집 한권을 건네고, 그 시집 속 아름다운 시 한편을 읽어준다. 김연수 수녀는 시집을 받아 남은 구절을 암송한다. 최일도는 김연수가 바로 시집을 낸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녀의 미모와 문학적 재능에 마음이 이끌린다. 향후 최일도의 김연수 수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노출되고, 이를 감지한 원장수녀는 김연수를 어느 조용한 수녀원으로 보낸다. 그러나 최일도는 변함없는 사랑으로 김연수를 찾고, 한 수녀의 도움으로 김연수에게 연서가 전달된다. 넘치는 사랑에 감동한 김연수는 수녀 복을 벗고 최일도에게 다가가 부부가 된다. 소원을 이룬 최일도는 신혼 중 한 빈사지경의 독거노인과 노숙자를 접하게 되고, 그들에게 급식을 하기로 결심을 한다. 급식 현장에 김연수가 등장을 하면서 부부의 한국최초의 길거리 급식이 시작된다. 향후 노숙자의 차례로 줄서기, 식기정리하기가 체제를 잡기 시작하면서 최일도 부부는 청량리에 다일공동체라는 작은 교회를 설립하게 된다. 교회가 설립되고 청량리 역 주변이 정화되기 시작하니, 청량리 역 주변의 성매매장소 관련 폭력조직이 최일도의 급식행위를 중단 저지하려는 행위가 펼쳐진다, 폭력배가 동원이 되고, 폭력배와 노숙자와의 대결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급식은 중단되지 않는다.  최일도 부부의 급식내용과 복선으로 한 성매매 여인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향숙에게 성매매 장소로 인도하는 흉수가 펼쳐지고, 그럴듯한 일자리로 오인한 향숙은 향후 성매매 여인이 된다. 향숙이 최일도 목사 부부와 다일공동체 교회를 알게 되면서, 새 삶을 살려는 의지가 표출된다. 노숙인 대장도 그녀의 의지를 격려한다. 그러나 폭력조직과 포주의 굴레를 벗어나기란 지옥을 탈출하는 것과 맞먹는다. 그러나 그녀는 최일도 목사의 권유로 실천에 옮긴다. 포주와 폭력조직은 최일도 목사의 권유임을 의심치 않고 그를 데려다 폭력을 가한다. 노숙자 대장도 그들의 몽둥이세례에 의식을 잃는다. 그러나 최목사는 폭력배와 포주에게 새 삶을 살기를 권한다. 달아난 향숙이 최일도 목사와 노숙인 대장의 감금구타소식에 되돌아오고, 절망한 그녀는 열차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는다. 노숙인들이 폭력배와 죽기를 각오한 대결이 펼쳐진다.

대단원에서 최일도 목사부부는 모든 사람에게 꿈을 심어주는 장면에서 뮤지컬은 마무리가 된다.

강필석이 최일도, 강성연이 김연수로 출연해 열연과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박봉진과 유 미가 더블 캐스트로 출연한다. 곽은태, 왕은숙, 권명현, 원유석, 박선옥, 이경준, 박정아 등이 발군의 기량으로 극의 대들보 역할을 한다. 우현아와 김은혜가 향숙으로 더블 캐스트되어 호연과 가창력으로 갈채를 받는다. 주성중, 임승연, 이신미, 고준식, 신대성, 박원진, 한일경, 정선영, 박은영, 김태훈, 정인아, 주홍균, 권민수, 주경환, 홍인아, 유 연, 김창현, 앙병철, 양창규, 조재웅, 권정은, 권오현, 백우궁, 최윤석, 최윤우, 이헌익, 이찬열, 김연진, 김희정, 조현이, 강라원, 이영은 등 출연자 전원의 호흡일치와 일사불란한 동작 그리고 조화가 뮤지컬의 수준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오케스트라 지휘 허수현, 연주자 박혜성, 서지은, 박승경, 송소림, 신지혜, 최정윤, 권지현, 사미례, 박종석, 노성민, 황교진, 박승은, 이찬희, 최명환, 박찬혁, 성수용, 김치열, 안주영, 이민정, 미미, 박지영, 이정 등의 연주도 일품임이 감지할 수 있었다.

예술감독 유인택, 조연출 윤수희, 편곡·음악감독 허수현, 조감독 박지영, 안무 오재익, 조안무 바은준 정선영, 무대감독 이민재, 조감독 허한중, 무대디자인 정성주, 미술감독 김광수, 제작감독 백경범, 조명디자인 이중우, 어시스트 김정태, 탐장 조세현, 음향디자인 조영진, 감독 송선혁, 영상디자인 이경필, 팀 정하영 김지선, 오퍼 정하영, 자막 김유나, 의상디자인 임경미, 분장디자인 강대영, 소품디자인 조윤형, 특수효과 하동선 그 외 스텝 전원의 기량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최일도 원작, 이다윗 극본, 김덕남 대본, 황규동 작곡, 박경일 이진숙 임선빈 각색, 박경일 이진숙 연출의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을 감동적인 걸작 뮤지컬로 만들어 냈다.

 

2, 극단 서울공장의 유리피데스 원작 임형택 각색 연출 <두 메데아>

 

게릴라극장의 해외극 페스티발 희랍극 4 극단 서울공장의 유리피데스 원작, 임형택 각색 연출의 <두 메데아(Medea and it’s Double)>을 관람했다.

 

에우리피데스(Euripides)는 그리이스 3대 비극시인 중 세 번째 인물. 기원전 480년경에 태어난 아테나이의 명문가 출신이다. 두 번 결혼하였으나, 상대는 모두가 음란 다정한 여성이었다. 그의 작품 중 여성을 매도하는 말이 많은 것으로 보아, 미소지니(misogyny : 여성혐오)라는 세평을 받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누구도 감히 따르지 못하는 여성 심리의 예리한 통찰 자였다. 성격은 비사교적이고, 고독 속에서 서적에 싸여, 사라미스 섬의 동굴에서 집필하였다. 작품은 19편이 현존하고 있는데, <히폴리토스> <트로이아의 여인> <메데아> <헬레네> <오레스테스> <바카이> 등이 유명하다. 현실과 인간에 대한 확실한 인식에 의거하여, 일상적 인간관계를 대담하게 신화 속에 그려 넣음으로써, 일종의 심리적 사실주의를 확립하였으나, 니체는 그를 비극적 죽음의 하수인으로 보고 있다. 기원전 406년에 세상을 떠났다.

 

<메데아>의 내용은 희랍신화대로 전개된다. 이아손은 아르고호라는 커다란 배를 건조하여 그리스의 이름난 영웅들을 이끌고 갖가지 난관을 극복한 끝에 콜키스에 도착한다. 그러나 콜키스의 왕인 아이에테스는 그에게 입에서 불을 내뿜는 황소로 밭을 갈고, 거기에 용의 어금니를 뽑아 뿌리면 그가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낸다. 그런데 이 용의 이빨을 땅에 뿌리면 땅에서 병사들이 솟구치고, 이 병사들은 용의 이빨을 뿌린 사람을 죽이려 달려든다. 이때 아이에테스의 딸인 <메데아>가 등장해 이 일을 해결한다. 하지만 왕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이때에 또 다시 <메데아>의 도움으로 이아손은 자신이 원하던 황금의 양털을 얻게 된다. 황금의 양털을 얻고 아르고호를 이끌고 콜키스를 도망가려는 그들에게 아이에테스 왕이 보낸 추격자들이 따라붙는다, 이때 <메데아>는 자신의 동생을 갈가리 찢어 바다에 뿌림으로써 추격자들을 피한다. 그 후 이아손은 황금의 양털을 가져왔지만 이일을 시킨 장본인인 펠리아스가 그를 죽이려 하니, 이번에는 <메데아>가 그를 도와  펠리아스를 죽인다. <메데아>가 펠리아스를 죽인 방법은 그의 두 딸에게 끓는 가마솥에 늙은 양을 토막 내어 넣게 하고, 그 양이 젊은 양이 되어 가마솥에서 뛰쳐나오는 마술을 보여준 다음 그 두 딸에게 아버지 펠리아스를 젊게 만들 수 있으니, 같은 방법으로 청춘을 되찾게 하자고 부추겨, 결국 그 말에 속은 두 딸에 의해 펠리아스는 죽게 된다. 펠리아스를 죽이고 도망치는 <메데아>와 이아손에게 추적자가 뒤를 쫒으니, <메데아>는 동생의 시체를 바다에 뿌려 추적자를 따돌린다.

<메데아>와 이아손은 두 아들을 낳고, 코린트로 오게 된다. 하지만 이아손은 추격자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자신의 동생을 죽이고 딸들을 속여 펠리아스를 죽이게 한 <메데아>를 조금씩 멀리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코린트의 왕의 딸과 결혼을 하려 하는데 이에 격분한 <메데아>는 왕과 공주, 그리고 자신의 두 아들까지 죽이고 이아손을 떠난다. <메데아>는 후에 테세우스의 이야기에 다시 등장하고. 테세우스의 아버지인 아이게우스 왕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민다.

 

무대는 배경 막에 붉은 바탕에 지도 같기도 하고, 구름처럼 보이는 그림 위로 커다란 곤충의 망막 같은 원형의 발광체가 마치 태양이나 달처럼 빛을 발하고 있다. 무대 바닥에는 긴 직사각의 움푹 파인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 물을 채우고, 놋 사발을 띄워놓았다. 놋 사발마다 키가 낮은 초를 한 개씩 넣어 후에 불을 켜도록 해놓았다. 무대 좌우에 타악기 연주석이 있고, 무대 왼쪽 객석 가까이에 기타 연주자가 착석을 하고 있다.

 

연극이 시작되면 연주석으로 소복을 한 연주자들이 차례로 등장을 해 착석을 한다. 연주자들은 한 동안 우리 귀에 익은 전래동요를 부르며 실제로 술래잡기나, 유희를 하고, 또 타악기를 두드리며 구음으로 구성지게 극의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원작에 따른 극 전개가 시작되지만, 팬터마임을 하듯 무용을 하듯 또는 유희를 하듯 하는 연기자들의 움직임이 때로는 희극적으로 때로는 비극적인 양상을 띠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고대 복장과 장비, 특히 무기나 지우산, 놋그릇과 그 안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는 촛불에 이르기까지,

마치 우리의 전래동화나 신화 속 이야기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으로 시종일관 관극을 하게 된다. 특히 연기자들이 타악 연주를 하면서 작중인물로 등장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무언극처럼 연극을 이끌어 갈 때에는 관객은 꿈처럼 환상처럼 연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빨려들게 되고, <메데아>의 두 아들 대신 아기 인형을 등장시켜, 인형놀이나 인형극을 하듯 연희마당을 펼칠 때에는 완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극에 몰입하기도 한다. 두 명의 <메데아>를 등장시켜 잔인의 극치를 발하는 일방과 자애롭고 따사로운 일방이 대조적인연기를 펼치는 장면이라든가, 만난을 무릅쓰고 <메데아>와 고락을 함께한 훤칠하고 늠름한 모습의 사나이 이아손이 <메데아>를 외면하고, 크레온의 딸과 결혼을 하기로 하는 장면에서는 관객의 분노로 배경의 붉은 색조가 더욱 붉게 느껴지기도 했으며, 물이 가득 찬 수조 속으로 또 한 명의 <메데아>가 들어가 거닐 때에는, 함께 거니는 듯싶은 심정이 되기도 한, 심리극적 효과까지 깃들인 공연이었다. 구음과 타악 연주, 그리고 기타반주 또한 극의 분위기를 숙성시키고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도록 만든 일품 연주라 평하겠다.

메데아 1 이경, 메데아 2 구시연, 유모 광대 윤가현, 이아손 김사련, 크레온 이홍재, 아이게우스 교사 정한솔, 정가 김민정, 판소리 조연주 김채현, 하모니카 김여래, 기타 박신원 윤경로 등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연주자들의 기량이 모두 어루러지고 돋보인 공연이다.

 

기술감독 정태진, 음악감독 윤경로, 드라마투르기 김재권, 안무 김소이, 소리구성 차희, 조명 정태진, 무대 배석영, 무대제작 임민, 의상 최순화, 음향 안창용, 사진 홍웅기, 영상 김민, 포스터디자인 윤용석, 조연출 고해종 김연주 임주은, 무대감독 고해종, 조명오퍼 임주은, 음향오퍼 김연주, 홈페이지 김재진, 블로그 홍보 홍웅기, 그래픽디자인 신은혜, 진행 권미나 배수진, 프로덕션 매니저 이수연, 기획 신은혜 하승연, 기획총괄 정승연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잘 드러나, 극단 서울공장의 유리피데스 원작, 임형택 각색 연출의 <두 메데아(Medea and it’s Double)>를 명작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3, 제6회 남해섬공연예술제 대전극단 떼아뜨르고도의 김영근 작 박찬조 연출 <조선으로 베다>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관장 김흥우) 실험극장에서 제6회 남해섬공연예술제(2013년7월12일~8월17일) 참가작 대전극단 떼아뜨르고도의 김영근 작, 박찬조 연출의 <조선으로 베다>를 관람했다.

<조선으로 베다>는 남해군이 남해 유배문학관을 건립하고 제정한 김만중문학상 제3회 희곡부문 은상수상작이다.

내용은 조선조 효종의 북벌(北伐)에 대한 집념과 이를 실천하려는 열망이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지 못하고, 숙환이라는 칼날에 잘려 떨어지고야 마는 과정을 그린 희곡이다.

 

무대는 배경 막과 천정에 효종의 북벌을 상징하는 듯한, 북두칠성이 들어간 깃발 여러 개가 드리워져 있고, 검은 차일 모양의 3개의 가리개가 배경 가까이 세워지고, 그 앞으로 옥좌가 있다. 옥좌 앞으로 과녁을 마련해 왕이 돌아서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기도 하고, 어의 강선이 소반이나 쟁반에 약탕기를 드려오면 왕이 자주 약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옥좌 좌우에 장검을 꽂아두는 칼 걸이도 마련되어 있다. 음악은 극에 적절하게 부합되도록 작곡을 해,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비장 침울한 마무리까지 서정적으로 이끈다.

연극은 도입에 효종의 북벌의지를 천명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김자점과 송시열이 등장해 각기 청국을 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두 대신의 청을 대하는 시각과 갈등이 효종의 의지와 반대로 나타난다. 오랑캐국인 청나라 황제 홍타시에게 선왕 인조가 삼전도에서 항복을 했던 국치와 오욕을 씻으려고, 북벌이라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는 효종의 의지는, 두 대신, 김자점과 송시열의 천하의 대세를 거스르지 못한다는 간언과 함께, 효종의 의지와  대립되어 극렬한 갈등이 야기된다. 갈등이 노정되면서 심양에 볼모로 가 있던 임금의 형님인 소현세자의 모습이 효종의 눈앞에 자주 등장하고, 김자점의 손녀이자 청에 인질로 끌려갔다가 되돌아 온 환향 여의 혀를 자른 후, 효종은 후궁 겸 측실로 그 여인을 곁에 둔다. 효종이 북벌의 의지를 강하게 표현할 때마다 기침이 점차 격렬해 지고, 그것은 효종이 궁술연마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부각된다. 점차 지병에 대한 두려움과 북벌의지가 김자점의 반대의지와 충돌하면서 효종은 급기야 인내심을 잃고, 김자점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신뢰했던 송시열 역시 북벌을 만류하기는 마찬가지이고, 대단원에서 효종은 결국 지병 때문에 쓰러져 칼에 베인 꽃처럼 운명을 맞게 된다. 그의 죽음 위에 흘러나오는 노래는 극과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전한다.

 

방재윤, 이승희, 송형영, 박찬조, 권영국, 신현지, 오형준, 정다운, 김용엽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호연은 극의 수준을 상승시키고, 관객을 시종일관 긴장감과 함께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총감독 김용관, 예술감독 송재일, 조명감독 윤진영, 음악감독 신성우, 의상감독 이은희, 무대미술 김혁민 등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잘 드러나, 대전극단 떼아뜨르고도의 김영근 작, 박찬조 연출의 <조선으로 베다>를. 제6회 남해섬공연예술제 참가작이자 제3회 김만중문학상 희곡부분수상작에 걸 맞는 우수작이자 기억에 길이 남을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4, 예그린 앙코르 뮤지컬 <라스트 로얄 패밀리>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주) 알앤디웍스의 전미현 작·작사, 조미연 작곡, 정태영 연출의 뮤지컬 <라스트 로얄 패밀리>를 관람했다.

이 뮤지컬은 제2회 서울뮤지컬페스티발 “예그린 앙코르” 참가작이다.

무대는 정면에 직사각의 입체조형물 두 개를 무대 좌우에 세워놓고, 출연자들이 그 조형물의 문을 열고, 등퇴장을 하고, 그 안에 몸을 숨기기도 한다. 배경 막 안쪽에 첼로, 전자건반악기, 드럼, 기타, 베이스 등의 연주석이 마련되어 있다.

조선의 마지막 왕 순종과 관련된 내용으로 한 환관이 집필한 서적을 근거로 하여 해설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황제 고종이 자애롭고 다정한 아버지로 묘사되고, 그와는 반대로 엄격하고, 기질이 강한 성격으로 명성황후가 그려져, 순종은 황실의 대를 이을 황태자로서의 책무가 지구를 번쩍 들어 올리는 것처럼 벅차게만 느껴진다.

독일 음악인 에케르트가 등장해 조선의 국가를 작곡을 하고, 황태자의 친구가 되어 비틀즈의 1원인 폴 매카트니의 역을 하기도 하면서, 황태자에게 음악상자 오르골을 선물해, 순종은 종일 오르골을 애지중지하고 음악상자의 음률에 빠져 학업을 등한시한다.

명성황후는 이러한 황태자의 모습에 격노하고 오르골을 부숴버리며 질책을 한다.

순종은 황제의 자리를 계승하느니, 차라리 황궁을 뛰쳐나가 자유인이 되기를 원하고, 실행에 옮긴다. 폴 매카트니는 그에게 동조하듯 기타를 선사한다. 그러나 황태자의 궁 밖 외출은 첫걸음에서부터 헛딛는다. 자신과 동행하기로 한 내관이 아닌, 남사당패와 어울리게 된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황태자는 비로소 이 나라 백성들의 밑바닥 같은 삶을 하나하나 체험하며 깨닫게 된다.

황태자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황실이 벌컥 뒤집어지고, 이를 공개해 황태자를 찾자는 황제 고종의 의견과 극비리에 찾자는 명성황후의 의지가 대립되지만, 어찌 고종이 황후의 의지를 꺾을 수 있으랴?

내관들이 백방으로 순종의 행방을 탐색하고, 드디어 남사당 패 속에서 황태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침 남사당패는 큼지막한 상금이 걸린 장끼 경연대회에 나가 노래를 부르기로 하고, 결승 날자만 기다리는 참이었다.

내관이 황궁으로 되돌아 와 황태자의 동태를 명성황후에게 상세히 보고한다.

황후는 황태자도포와 평생 사용하고도 남을 금일봉을 황태자에게 전하라고 내관을 보내며, 둘 중 한 가지만을 선택하도록 하라고 하명한다.

내관은 황태자에게 가 명성황후의 뜻을 전한다.

장끼자랑 결승에 남사당패 순서가 되었는데도 황태자가 보이지 않으니, 사당패는 자신들만 올라가 노래를 부른다. 황태자가 빠진 남사당패의 노래가 평범하기 그지없다. 바로 그 때 황태자가 무대로 뛰어올라 남사당패와 합류해 열창을 한다.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가 터져 나왔음은 다시 이를 것도 없다.

대단원에서 황태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자기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띄워준 남사당패에게 금일봉을 전하고, 자신은 황태자도포를 착용하고 황궁으로 향한다.

해설자는 자신의 할아버지인 환관의 저서를 덮으며, 내용을 “믿거나 말거나”는 관객의 자유라며,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황태자인 순종으로 이충주가 출연해 열연과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고종과 에케르트로 지혜근이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관객을 이끌어 간다. 명성황후로 구원영이 출연해 실제 명성황후가 환생을 한 듯한, 모습과 열연, 그리고 열창으로 그녀의 탁월한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꼭지 역의 이봉련과 꼭도역의 조정환이 출연해 열과 성을 다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첼로 김다혜, 건반 채미현, 드럼 김준호, 기타 박경호, 베이스 유승범 등 연주자의 기량이 잘 드러난 공연이다.

 

프로듀서 오훈식, 음악감독 박지훈, 안무 정도영, 기술감독 임종민, 무대감독 이형진, 무대디자이너 오필영, 조명디자이너 원유섭, 음향디자이너 김필수, 의상디자이너 김영지, 소품디자이너 임희정, 분장디자이너 채송화, 조연출 승승진·임예슬, 음악조감독 채미현, 기술조감독 박효정, 조명감독 이재만, 음향감독 한문규, 협력프로듀서 최재혁, 컴퍼니 매니저 우동훈 등 모두의 노력과 기량이 일치되어 (주) 일앤디웍스의 전미현 작·작사, 조미연 작곡, 정태영 연출의 <라스트 로얄 패밀리>를 걸작 뮤지컬로 탄생시켰다.

 

5,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닐로 크루즈 작 정지윤 역 황준형 연출 <열대의 안나>

 

알과핵 소극장에서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닐로 크루즈 작, 정지윤 역, 황준형 연출의 <열대의 안나>를 관람했다.

닐로 크루즈(Nilo Curuz 1960~)는 쿠바태생으로 1970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2002년에 열대의 안나(Anna in the Tropics)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무릎으로 춤추기 (Dancing on Her Knees 1994)> <볼리나로 가는 야간열차 (Night Train to Bolina 1995)> <우리집 정원 (A Park in Our House 1995)> <두 자매와 피아노 (Two Sisters and a Piano 1998)> <자전거 마을(A Bicycle Country 1999)> <꿈 박물관의 수국 (Hortensia and the Museum of Dreams 2001)> <열대의 안나 (Anna in the Tropics 2002)> <초록 드레스의 로르카 (Lorca in a Green Dress 2003)> <카프리초스 Caprichos (2003)> <아빠의 미녀 (Beauty of the Father 2006)> <욕망의 색깔 (The Color of Desire 2010)> <허리케인(Hurricane 2010)> 등이 있다.

<열대의 안나(Anna in the Tropics)>는 시가 공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어주는 사람의 이야기다. 요즘에는 공장마다 라디오나 오디오기계가 있어 직공들에게 다양한 음악을 틀어주지만 1920년대에는 담배공장마다 책을 큰소리로 낭독하는 사람을 데려다 쓴 모양이다.

무대는 배경 막에 커다란 스크린을 걸어놓고, 영상을 투사해 야자수와 열대풍경 등으로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3면벽에 말린 담배 잎을 걸이에 잔뜩 널어두었고, 무대전체에 담배 말이 작업책상과 의자가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고, 무대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다.

무대 왼쪽 구석은 도박장으로 사용이 되고, 오른쪽 객석 가까운 곳은 선착장인 듯싶다. 장면이 바뀌면 무대는 술집의 커다란 홀이 되기도 한다.

 

연극은 도입에 담배공장주가 도박판에 돈을 거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공장주는 계속 돈을 잃고, 공장주의 배다른 아우는 계속 따니, 공장주는 공장의 지분을 주는 조건으로 돈을 빌리고, 아우의 구두창에 글씨를 써서 증거로 남긴다. 무대 대각선 방향으로 여자 세 사람이 등장해 책을 읽어주는 남자를 기다린다. 흰 모자에 치자 꽃을 꽂은 공장주의 부인과 두 딸이 낭독자를 애타게 기다린다. 공장주는 일진이 나쁜지 빌린 돈까지 다 날린다.

무대 왼쪽 객석 가까운 곳에서 훤칠한 키에 출중한 외모를 지닌 백색정장차림의 낭독자가 등장한다. 여인들의 반가워함은 비명에 가깝다.

장면이 바뀌면 작업장에 구두를 벗어 소중하게 옆구리에 낀 공장주의 아우가 등장한다. 아우는 직공들에게 시가 말이 수작업보다, 능률이 높은 기계를 드려놓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시가인 여송연 시대가 가고 권연시대가 왔다는 설명과 함께… 그때 공장주 부인이 등장해 누구 마음대로 기계를 갖다 놓느냐고 소리친다. 아우가 도박 빚으로 형님이 자기에게 공장의 지분을 양도했다는 사연을 설명하자, 부인은 내 공장이지 형님공장이 아니라며 고함을 지른다. 형수의 기에 눌려 아우는 일단 물러간다.

장면이 바뀌면 낭독자가 등장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낭독한다. 남녀직공들이 즐겨 경청을 하며 시가 말이 작업을 한다. 공장주의 딸 중, 언니가 낭독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언니의 남편도 몇 사람 떨어져 작업을 하고 있다. 일과가 끝나고 직공들은 공장을 나선다. 그런데 언니는 집에 가려들지를 않는다. 그리고 낭독자에게 다가간다.

한편 공장주는 도박으로 공장지분까지 날린 것에 책임을 느끼고 자숙하는 지, 면구스러워서인지, 방에 틀어박혀 있다. 부인이 등장해 이번 일을 기회삼아 술과 도박을 끊으라고 남편을 다그친다. 남편은 그렇게 하겠다며 고개를 떨어뜨린다.

장면이 바뀌면 낭독자가 <안나 카레니나>의 불륜대목 바로 앞에서 낭독을 멈춘다. 모두 자리를 비운다. 언니가 낭독자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그를 껴안는다. 그녀의 남편이 지켜보는 것도 모르고….

장면이 바뀌면 아우의 의견인 담배 기계를 들여 놓을 것인가를 가지고, 직공들의 찬반 투표가 벌어진다. 찬성은 아우와 언니의 남편 두 사람 뿐이라, 기계 들여오는 일은 무산된다. 낭독자는 시가도 품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모두 찬성하며 일을 마치고 귀가를 한다. 막내가 낭독자와 이야기를 하다 공장에 마지막으로 남게 된다. 낭독자도 퇴장한 텅 빈 공장에서 아우가 형의 막내딸에게 다가가 불측한 행동을 하려 덤벼든다. 막내는 결사적으로 항거하고 팔을 물어뜯어 봉변을 면한다.

공장주가 작업 중인 공장에 모처럼 등장해, 은행융자금으로 아우에게 빚진 돈을 갚고, 새로운 시가를 만들겠다고 발표한다. 모두들 환호하며 일을 마치고 퇴장한다. 낭독자는 막내에게 자신의 책을 선물하고 퇴장한다. 막내는 책을 들고 기뻐한다. 그 때 공장주의 아우가 등장해 막내를 강제로 범한다.

장면전환과 함께 새로운 여송연이 만들어지고 이름은 <안나 카레니나>다. 막내가 뒤늦게 참석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굳은 표정이다. 축하연이 벌어지고, 모두들 술을 마시며 타악기 소리에 맞춰 춤을 춘다. 모두 거나하게 취해 공장주와 부인, 언니와 남편이 예전의 정든 부부사이로 회복된다.

새로운 여송연 시대에 어울리는 낭독자의 변화된 낭독이 공장에서 시작된다. 그때 공장주의 아우가 등장해 피스톨로 낭독자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낭독자는 쓰러진다.

대단원에서 직공들은 낭독자의 빈자리를 지켜본다. 그때 언니의 남편이 책을 펴든다. 그리고 낭독자 대신 낭독을 시작하고 직공들이 경청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공장주로 김지운, 배다른 아우로 김종식, 공장주 부인으로 정지인, 막내로 오다정, 언니로 한지혜, 언니 남편으로 이기복, 낭독자로 신한울, 역시 낭독자로 한기현이 더블 캐스팅되고, 황석용, 배정웅, 이성수, 이효상, 장지환 등이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열연, 그리고 호연으로 극을 이끌어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한명구, 조명 신동선, 무대 김지운, 의상 정지인, 소품 최재형, 영상 황석용, 그래픽 김빛나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일치되어, 극단 해를 보는 마음의 닐로 크루즈 작, 정지윤 역, 황준형 연출의 <열대의 안나>를 한여름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용광로 같은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6, 명동예술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의 테네시 윌리암스 작 이채경 역 채윤일 연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명동예술극장에서 연희단거리패의 테네시 윌리암스 (Tennessee Williams,)작, 이채경 역, 채윤일 연출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를 관람했다.

테네시 윌리암스(Tennessee Williams, 1911~1983)가 집필해 1947년에 초연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는 말론 브랜도(Marlon Brando)와 제시카 탠디(Jessica Tandy), 킴 헌터(Kim Hunter)가 출연하여 1949년까지 855회의 공연을 이어갔고, 1948년에는 퓰리쳐 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하였다. 이후 1951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에는 말론 브랜도와 함께 비비안 리(Vivien Leigh)가 출연해 아카데미 어워즈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비비안 리와 킴 헌터가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칼 말든(Karl Malden)의 미치 역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향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랜도는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상징처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었다.

1983년 텔레비젼 리메이크판에서는 안 마가렛 (Ann-Margret) 월터 매튜, 진 해크만, 글렌다 잭슨이 출연했고, 1984년 제작된 영화에서는 안 마그렛 트리트 윌리암스(Treat Williams), 비버리 단젤로(Beverly D’Angelo), 랜디 퀘이드(Randy Quaid) 등이 출연했으나 전작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었다.

1995년 글렌 조단(Glenn Jordan)이 감독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는 알렉 볼드윈(Alec Baldwin)과 제시카 랭(Jessica Lange), 존 굿맨(John Goodman), 다이안 레인( Diane Lane), 패트리시아 허드(Patricia Herd)가 출연했으나 역시 평은 전작을 추월하지 못했다.

2008년에는 <더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로 2005년 아카데미 어워즈 수상경력의 여배우 레이첼 와이즈(Rachel Weisz)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블랑쉬 뒤부아(Blanche DuBois) 역으로 런던의 돈마 웨어하우스(Donmar Warehouse) 무대에서 열연해 비비안 리(Vivien Leigh) 이후 새로운 블랑쉬로 절찬을 받는다.  레이첼 와이즈는 2002년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더 쉐이프 오브 씽스, The Shape of Things>에서 에블린 역할을 맡아 시어터 월드 어워드(Theatre World Award)를 수상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여주인공 블랑쉬는 미국 남부의 몰락한 지주의 딸 출신으로 결혼에 실패한 후, 방탕한 생활을 하다 동네에서 쫓겨나 뉴올리언스의 동생 스텔라를 찾아온다. 블랑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와 <묘지>라는 선으로 갈아탄 후 <낙원>역에서 내려 동생의 집에 도착한다. 동생 집에서 자신은 교직에 있다가 휴가차 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귀부인 행세를 한다. 한편 동생 스텔라는 난폭한 남편 스탠리에게 혹사당하지만 남편과의 성생활에 만족해 참아가고 있다. 저녁마다 이 집 식탁에서는 노동자들의 포커 판이 벌어지고, 술 마시고 떠드는 소리로 늘 왁자지껄하다. 블랑쉬는 밝은 빛 아래 얼굴을 들어내기를 꺼려하고, 늘 조명이 어둡거나 붉은 갓을 씌운 불빛 아래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모습으로 스탠리의 포커친구 노총각 미치를 유혹해, 결혼하려 하지만 스탠리가 그녀의 행실 나쁜 과거를 폭로하면서 두 사람의 결혼약속은 깨지고 만다. 블랑쉬는 음주로 차츰 신경이 쇠약해져가고, 스텔라가 출산하러 병원에 입원한 날 스탠리는 술에 취한 블랑쉬를 강제로 범한다. 향후 블랑쉬는 정신이상 증세가 심해지고, 사람들이 지켜보는데서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면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거실과 침실이 커튼 하나로 가려지고, 무대오른쪽에 마련된 거실은 조리대와 그 앞에 식탁과 의자들이 놓여있고, 조리대 옆으로 소파 하나만 달랑 놓인 비좁은 방이 있다. 한단 높이의 무대왼쪽의 침실 쪽은 침대와 화장대가 있고, 욕실 겸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문은 전체가 거울이다. 거실에는 천정에서 선풍기가 내려와 돌고, 침실 쪽에는 백열등이 천정에서 내려와 달려있다. 이 집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거실 오른쪽에 보이고, 그 옆은 골목길로 등퇴장 로가 된다. 골목길은 집 뒤, 배경 막 바로 앞으로 해서 한 바퀴 돌아 무대 정면으로 나오기도 한다. 무대 맨 오른쪽에는 남녀악사들이 피아노와 테너 섹소폰 연주를 한다.

 

연극은 도입에서부터 장면변화마다, 그리고 극의 중간에 남녀 악사의 5, 60년대 재즈음악연주가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또한 극의 열기를 고조시키며 열정적인 색깔로 칠을 해 나간다. 또한 열차의 굉음, 벼락 치는 소리, 권총소리가 효과음으로 적절하게 사용된다.

블랑쉬 역의 김소희는 걸음걸이, 대사, 눈빛, 흐느적거리는 동작과 춤. 온전한 정신 상태에서 정신이상으로 변할 때까지의 전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냈을 뿐 아니라, 그녀의 체취까지 객석으로 전달시키며 김소희의 새로운 블랑쉬로 탄생시켰다.

스탠리 역의 이승헌은 미켈란젤로의 다윗 상 같은 잘 다져진 몸매, 준마의 발길 같은 걸음걸이, 쏘아보는 눈빛, 취해 건들거리는 동작, 차분하다가도 발악하듯 퍼붓는 대사 등 철저하게 계산되고 절제된 연기로 21세기형 스탠리모습을 무대 위에 구현해 냈다.

스텔라 역의 김하영은 블랑쉬와 대비되어, 온전하고 부드럽고 이성적인 여성상을 제대로 부각시키고, 블랑쉬의 버팀목으로서의 역할까지 100% 해내는 기량을 드러냈다. 미치 역의 윤정섭은 작중인물의 성격을 제대로 부각시킨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켰고, 김아라나, 황지하의 연기와 연주, 이동준, 이창섭, 이혜민의 호연은 객석의 갈채를 이끌어냈다.

연출가 채윤일은 무대전체를 평면, 입체, 모서리까지 한 군데도 빠뜨리지 않는 동선운용과 끈적거리고 후덥지근한 뉴 올리안즈 뒷골목 서민가정의 삶의 모습을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재현시켜 한 폭의 생생하고 색채 창연(蒼然)한 풍경화가 되었고, 상기 열거한 영화나 공연작들을 능가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창출시켰다.

무대디자인 김경수, 조명디자인 조인곤, 미술감독 작화 이가영, 의상 김미숙, 소품 이혜민, 분장팀 유혜미, 무대감독 김한솔, 음향오퍼 김태현, 조명오펴 김세영, 자막오퍼 황혜신 그래픽디자인 이재민 이혜현, 연희단거리패 기획 노심동 손청강 황유진, 기술총괄 정명주, 담당피디 김옥경, 마케팅 박보영김세영 김태은 연출홍보 정현주 등 모두의 기량이 작품 속에 다져져, 연희단거리패의 테네시 윌리암스 원작, 이청강 역, 채윤일 연출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21세기 가장 걸출한 <A streetcar named desire>로 명동예술극장 무대 위에 새롭게 탄생시켰다.

 

7, 극단 노을 제30회 정기공연 오세곤 예술감독 최명숙 작 최명숙  송희연 공동연출 <안녕, 피아노>

 

노을 소극장에서 극단 노을의 오세곤 예술감독, 최명숙 작, 최명숙 송희연 공동연출 <안녕, 피아노>를 관람했다.

희곡작가 최명숙은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2012년 서울연극제에서 최명숙이 쓴 <그리고 또 하루>가 안경모 연출로 서울연극제대상과 희곡상을 수상했다.

<안녕, 피아노>는 그랜드 피아노가 특실에 비치되어 있는 한 모텔의 이야기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고, 유리가 없는 커다란 문틀 안쪽에 피아노가 있는 것으로 실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오른편에 이 방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있고, 무대 왼쪽이 이 피아노가 있는 모텔의 입구다. 무대는 호텔의 로비이고, 무대 오른쪽 객석 가까이에 프론트 데스크가 있다. 데스크 앞으로도 통로가 있어 이곳을 통해 이층으로 돌아 올라간다.

로비 앞 마당 객석 가까이에 낮은 담장과 꽃밭, 그리고 이 모텔의 미니어처가 놓여 있고, 축소모형 내부에 전구로 불을 밝혀 놓았다. 이 미니어처는 후에 출연자가 프론트 데스크 위로 가져다 놓는다.

 

연극은 도입에 피아노를 전공한 이 집 딸의 해설에서 시작된다. 딸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한 지방 소도시로 이사를 해, 오빠 소유의 모텔을 관리하게 되고, 모텔의 이층 방 하나에 딸이 사용하던 그랜드 피아노를 들여놓으면서 모텔의 이름을 피아노 모텔이라 짓는다. 그런데 다른 모텔이나 러브호텔과는 달리 시간손님은 받지 않고, 숙박할 손님만 받는다는 설정이다. 게다가 정작 딸에게는 피아노를 연주하지 못하게 하고, 피아노가 있는 특실손님은 마음대로 연주를 하도록 하는 일종의 규율을 아버지가 정했기 때문에, 딸과 아버지가 자주 다투는 정경이 연출된다. 어머니는 두 사람의 다툼을 말리지만, 역부족이라, 앞마당에서 꽃밭을 가꾸며 심기를 다스린다. 가끔 잠시 머무르다 가려는 시작손님이 들어오지만, 아버지는 완강히 거절하고 돌려보낸다. 아버지는 모텔의 어원을 손님들에게 설명하기도 하고, 피아노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레 소개하고, 고품격 모텔임을 강조한다. 어느 날 한 대머리 남성이 이 모텔에 들려, 피아노가 있는 방에 머문다. 이 남성은 사진작가라 근처 숲과 풍경을 촬영한다. 피아노를 전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집의 딸과 어느 정도 가까워진다. 두 사람의 키스하는 장면도 연출된다. 이 남성을 딸의 연주하는 모습을 이 모텔과 떨어진 나무 위에서 촬영하겠노라며 딸에게 연주를 부탁한다. 일을 마친 남성을 모텔을 떠난다. 그런데 딸은 그 남성을 그리워한다.

남녀 한 쌍이 피아노가 있는 특실에 머물고, 피아노 위에서 정사를 벌이는 장면이 잠시 펼쳐지기도 한다. 딸이 피아노를 마음대로 연주하지 못하는 입장이 아버지와의 갈등요소가 되어 부녀의 다툼이 증가되면서 딸은 아버지를 증오하게 된다. 부녀의 다툼을 말리는 어머니까지 아버지는 주먹을 휘두를 정도로 갈등이 증폭된다. 어느 날 한 장의 소포가 배달된다. 거기에는 이 모텔 피아노 특실에서 연주를 하는 딸의 모습이 촬영된 사진이다. 이 배달된 사진을 계기로 딸은 서울로 떠나게 된다. 아마 사진을 보낸 대머리 남성을 찾아 가는지도 모른다. 피아노도 이 모텔에서 처분되고, 피아노는 없지만 모텔이름은 여전히 피아노 모텔로 남는다.

극 도입과 중간 중간에 귀에 익은 슈베르트 작곡의 노래가 이어지고, 쇼팽의 피아노곡도 연주되어 공연 내내 아름답고 감미로운 노래를 감상 만끽할 수 있다.

 

천정하가 어머니, 김용준이 아버지로 출연해 출중한 기량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이승연이 딸로 출연해, 초가을에 피어오른 코스모스 같은 자태로, 극을 한 폭의 수채화로 채색한다. 사진가 남성역으로 송준혁이 출연해, 딸의 연모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관객을 상상의 세계로 꿈의 세계로 인도한다.

박근형과 최유진이 여자 손님과 남자손님으로 출연해 각자 1인 다 역으로 호연을 펴고, 극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기획 박소연, 무대 송희연, 조명 류백희, 음악 전송이, 사진 김성훈, 소품 김정란, 조명오퍼 김다솜 서현석, 음향오퍼 구선모 김정은, 프로그램디자인 박세영, 조연출 박병교 등 모두의 기량과 열정이 일치되어, 극단 노을(대표 이신영)의 제30회 정기공연, 오세곤 예술감독, 최명숙 작, 최명숙 송희연 공동연출의 <안녕, 피아노>를, 초가을을 장식하는 서정적이고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작품으로, 무대 위에 펼쳐놓았다.

 

8, 극단 사개탐사 창단공연 리차드 빈 작 박혜선 연출 <이단자들>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극단 사개탐사 창단공연 리차드 빈(Richard Bean)작, 박혜선 연출의 이단자들(The Heretic)을 관람했다.

 

리차드 빈(Richard Bean 1956~)은, 영국작가다. 루부르 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을 전공했다. 1989년~1994년까지 코메디안으로 활약했다.

1995년 리차드 빈이 집필한 바보들의 낙원(Paradise of Fools)이라는 스테픈 맥네프의 오페라(Stephen McNeff’s opera)가 유니콘 시어터(Unicorn Theatre)에서 공연되고, 1996년에는 장막극 쥐새끼들과 남자들(Rats and Men)이 캐널 카페 시어터에서 공연된 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BBC Radio에 들어가 소니 어워드(Sony Award) 수상후보로 지명된다.

향후 <한 사람과 두 주인(One Man, Two Guvnors 2011)> <이단자(The Heretic 2011)><체구가 큰 노동자(The Big Fellah 2010)> <게임 집(House of Games 2010)> <영국인은 아주 좋아(England People Very Nice 2009)> <지붕위에 오르기(Up On Roof 2006)> <우울증 환자(The Hypochondriac 2005)), <밀월의상(Honeymoon Suite 2004)> <고래 등 밑에서(Under the Whaleback 2003)> <스맥 패밀리 라빈슨(Smack Family Robinson 2003)><갓 바더러스The God Botherers 2003)> <유심론자들(The Mentalists 2002)> <미스터 잉글랜드(Mr England 2000)><토스트(Toast 1999)> 등을 집필했다.

한 사람과 두 주인(One Man, Two Guvnors)과 이단자(The Heretic)로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즈(Evening Standard Awards 2011)의 베스트 뉴 플레이(Best New Play)로 선정되어 두 작품이 공동수상되고,

<지붕 기어오르기(Up On Roof)>로 TMA Awards 2006, : Best New Play <수확(Harvest)>으로 비평가그룹 상(Critics’ Circle Theatre Awards 2005), 로렌스 올리비에 상 (Olivier Awards 2005), <고래 등 아래에서(Under the Whaleback)로 조지 디바인 상(George Devine Award 2002),

밀월의상(Honeymoon Suite)으로 피어슨 어워드(Pearson Award 2002)상을 수상했다.

 

이단자(The Heretic)는 지구환경문제를 다룬 연극이다. 독특한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른 각도에서 환경문제에 접근을 했다. 현재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의 상승으로 해발높이가 얼마 아니 되는 섬이나 저지대의 육지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고, 자동차의 증가로 일산화탄소가 급증해 각종 공해와 질병이 만연하고, 음식도 유기농 식품이 아니면 입에 대서는 아니 된다는 각종 여론과 미디어 매체의 선전이라든가, 마치 곧 지구의 종말이 닥칠 것  처럼 떠들어 대는 일부종교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실제로는 지구 온난화 현상은 주기적으로 다가오는 현상이고, 북극의 빙산이나 에베레스트의 빙하가 많이 녹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고, 한 냉 대가 도래하면 자연스럽게 정상을 회복하리라는 기후관련 과학자이자 여주인공인 요크과학기술대학 교수의 주장을 두고, 학교와 여교수의 갈등, 지구 온난화와 공해문제로 각종장비와 유기농 식품 판매로 거부가 된 기업체가 여교수의 온난화관련 논문발표를 적극 방해하면서, 학과장과 여교수와의 수십 년 간 이어온 연정 같은 인연, 학교직원의 돌출행위, 그리고 자녀와 제자의 사랑이 절묘하게 작품에 그려지고, 작품을 다룬 연출가의 비범한 연출력과 함께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도록 만든 공연이다.

 

무대는 1부가 교수의 연구실 겸 숙소이다. 정면에 책장과 장식장이 벽에 부착되어 있고, 그 오른쪽에 문이 있다. 왼쪽에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칠판이 있다. 벽돌색 타일과 화려하지 않은 벽의 채색이 오래된 건물임을 드러낸다.

2부에는 별장인 듯 보이는 주택의 거실이다. 정면의 창밖으로 눈 덮인 나무들이 보이고, 정면 오른쪽에 출입문이 있다. 오른쪽 벽에 조리대와 찬장, 그리고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고, 정면의 창 아래 책장과 낮은 장식장이 있고, 왼쪽에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중앙에 소파와 탁자가 있고, 컴퓨터 노트북이 놓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여교수와 그녀를 찾아온 딸의 기후관련 대화에서 시작된다. 새로 입학한 남학생이 기타를 메고 교수실을 찾아오고, 딸과 남학생의 마주보는 눈길이 심상치가 않다. 곧이어 학과장이 등장하고, 여교수의 온난화가 지구의 주기적인 현상일 뿐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논문발표를 중지하라고 한다. 장면이 바뀌면 여교수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연구내용을 대담형식으로 발표한다. 대학에서 이 사실을 알고 여교수에게 징계처분을 내린다. 여교수는 울음을 터뜨린다.

 

2부는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겨울이다. 별장에 묵고 있는 여교수와 딸의 일상이 펼쳐진다. 딸은 거식증과 신경과민, 그리고 폭발적인 감정변화를 보이는 문제처녀다. 딸에게 이끌려 모녀는 잠시 밖으로 나간다. 그 사이에 학교직원이 등장해 이층으로 올라간다. 모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학과장이 찾아온다. 학과장도 여교수의 연구에 동조를 한 것으로 퇴직을 당하고, 이혼까지 한 것이 알려진다. 두 사람이 젊은 시절 연인관계였음이 밝혀진다. 젊은 남학생이 찾아오고, 딸과 남학생의 사이가 급진전된다. 딸과 남학생은 함께 다른 장소로 옮겨가려 한다. 어머니지만 딸의 격한 감정변화를 다스리지 못 한다. 그러다가 어머니로서 딸에게 자중하라는 당연한 말을 하는데도, 딸의 감정은 폭발하듯 격렬해지고, 심장마비로 호흡중단상태에 이른다. 이층에 있던 교직원이 내려와 인공호흡을 시키지만 별 효과를 보이지 않으니, 응급차를 부른다. 과연 딸은 절명한 것일까?

 

3부는 딸의 혼례식 날이다. 젊은 남학생이 물론 신랑이다. 여교수와 학과장도 부부처럼 가깝고 다정하게 보인다. 그 때 학교에서 여교수의 복직연락이 온다. 여교수가 눈물을 펑펑 쏟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서이숙이 합리적인 과학자이자 여교수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모처럼 적역을 맡아 그녀의 기량을 잘 드러내 갈채를 받는다. 류태호가 학과장으로 출연해 품격 높고 자상스러운 학과장으로서의 역할을 100% 연기해 낸다. 신사랑이 딸로 출연해 현재 우리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폭발성 감성변화의 젊은이 역을 제대로 표현해 낸다. 장선우가 남학생으로 출연해 훤칠하고 잘생긴 모습과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신문성이 학교직원으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관객을 폭소로 이끈다. 이태린이 아나운서와 안경 쓴 젊은 여인으로 출연해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과학자문 이승호, 무대디자인 하성옥, 조명디자인 황종량, 음악 김철환, 의상디자인 강태희, 분장 백지영, 소품디자인 서정인, 사진 최용석, 조연출 김연진 등 스텝 모두의 기량도 잘 드러나, 극단 사개탐사의 창단공연 리차드 빈 (Richard Bean)작, 박혜선 연출의 <이단자들(The Heretic)>을 성공적인 창단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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