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연극과 선교연극 공연평/ 박정기

 박정기의 공연산책 실버연극과 선교연극공연 평

 

박정기

1, 극단 그림연극의 시니어 씨어터, 이현찬 작 연출, <내 나이가 어때서?>

 

대학로 스타시티 시어터 7층 예술공간 SM에서 극단 그림연극의 시니어 씨어터 이현찬 작 연출, 김영아 프로듀서 연기지도 <내 나이가 어때서?>를 관람했다.

이 연극은 출연자들의 평균 연령이 73세다. 90세로부터 66세까지 9명의 고령의 출연자들이 펼치는 공연이다.

무대 좌우 벽 가까이에 출연자 전원이 앉을 의자를 마련하고, 공연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의자에 대기하고 있다가 극 전개에 따라 등장한다.

내용은 100세 생신을 맞은 어머니와 그 자녀들의 이야기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별 이상이 없고 모습까지도 예뻐 보이는 어머니라, 자녀들이 마련한 잔치에서 어머니는 자랑스레 이야기를 한다. 길에서 누가 자신에게 “같이 가요 처녀”라고 했다고. 그 연세에 처녀소리를 들었다는 자랑이다. 그러나 60대의 막내딸의 말로는 보청기 없이 외출을 한 어머니가 생선을 파는 행상이 “칼치가 천원, 칼치 한 마리 천원”하는 소리를 “같이 가요 처녀”로 들은 것이라는 해명으로 객석은 폭소를 일으킨다. 곧이어 가족들의 어린시절의 꿈이 펼쳐진다. 막내딸은 배우가 되기를 원해서 연극연습을 하던 장면을 떠올린다. 올리비아 핫세이가 출연했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제가가 흘러나오고, 막내는 대사를 읊기 시작한다. 그런데 햄릿 3막1장의 “사느냐 죽느냐”가 튀어나온다. 가족들이 “그건 햄릿 대사야”하니까 다시 로미오와 줄리엣의 마지막 무덤장면, 로미오는 절명하고 줄리엣이 그 뒤를 따라가는 장면을 연기하는 막내의 모습에 가족들이 열광하며, 뮤지컬 “맘마미아”의 노래를 합창하는 등 재능을 펼친다. 가운데 딸의 사연이 펼쳐지면, 건달 같은 삼촌이 등장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조카딸에게 전망 좋은 지역의 부동산에 투자를 하라고 권한다. 조카딸은 반신반의한다. 그동안 삼촌으로 해서 허탕을 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거절을 하는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연극으로 펼쳐진다. 둘째딸의 사연은 사랑이 테마다. 살다보면 부부가 다투는 일이 있게 되고, 그 다툼을 사랑으로 해결하는 아름답고 감동스런 내용을 펼쳐갈채를 받는다. 첫째 딸의 사연은 70대라는 것이 사실인가 할 정도로 20년이나 젊게 보이는 첫째의 모습에서 이야기보다는 모습과 애교스러움에 관객은 환호를 한다. 첫째는 공연 중간에 나오는 영화 “남과 여”의 주제가를 흥얼거리는가 하면, 영화“라 콤파르씨타”의 멜로디와 함께 율동을 보이니, 관객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다시 이를 말이 없다. 아들로 출연하는 시니어는 배우 못지않은 대사전달과 날렵한 동작으로 갈채를 받고, 남편으로 등장하는 시니어도 순수하고 진실해 뵈는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삼촌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조카딸과 함께 동춘 서커스단 못지않은 접시돌리기와 세 개의 원 던져 받기, 그 외 재주를 관객에 선보여 갈채를 받는다.

대단원에서 가족들이 무대로 내려와 관객 중 연세가 듬직하고 정장을 한 남성분을 무대로 인도하고, 자신들의 100세 어머니와 짝을 짓게 해, 혼례를 하도록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하균(90), 박경식(77), 박영자(73), 목균자(73), 최순자(72), 박남신(71), 이청자(69), 권지희(68), 서병학(68)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은 관객의 환호와 갈채를 받는다.

 

프로듀서 연기지도 김영아, 조명디자인 한충희, 조연출 손민채, 기획 최나영 강나래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잘 반영된, 극단 그림연극의 열세번째 작 품 이현찬 작 연출의 시니어 씨어터 <내 나이가 어때서?>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2, 당산동 남서울교회 선교국 늘 푸른 노인대학 주관, 엄동환 작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 <하나님은 어디에?>

 

당산동 남서울교회 애찬관에서 엄동환 작, 연출, 출연의 모노드라마<하나님은 어디에?>를 관람했다.

엄동환(1941년~)은 연극과 영화, 그리고 TV드라마에 출연한 극단 신협 소속의 원로 연기자다.

현재 만성 신부전증으로 일주일에 세 번 병원에서 투석치료를 받는 중환자다. 그가 병상에서 일어나 모노드라마를 한다기에 당산동 남서울교회에 가서 엄동환의 모노드라마를 관람했다. 그런데 연기를 하는 그를 보니, 전혀 환자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기량을 다해 열연을 하고, 관객에게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았다. 공연 후 그의 간증시간이 있었는데, 그는 신의 계시로 선교연극을 하게 되었고, 그의 철저한 믿음 때문이었는지, 연극연습과정에서 거의 실명상태에 이르렀던 시력이 점차회복이 되었고, 지하철을 탈 엄두도 못 내었는데, 이제는 지하철 뿐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었으며, 식욕이 늘어나 식사도 잘 하게 되고, 건강이 예전상태로 회복되고 있다면서 신께 감사하고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해, 다시 한 번 갈채를 받았다.

엄동환의 모노드라마 <하나님은 어디에?>의 내용은, 한 노숙자의 이야기다.

자신의 허랑방탕한 생활로 인해 가정 파탄이 일어나고, 하나 뿐이 딸자식과도 헤어져 행방을 알 수도 없어, 어느 한적한 공원에서 기진맥진해 쓰러졌을 때, 다행히 한 교회 목사의 도움으로 여원장이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어 겨우 원기회복이 된다. 그런데 그를 입원시킨 목사가 신을 믿고 의지하라는 말에, 평생 살아왔던 대로 신을 믿지 않겠다며, 신의 존재까지 부정하고 병상을 박차고 나와 바로 이 한적한 공원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을 때, 그 목사가 따라와 설득하는 장면과 그 노숙자의 변명 같은 과거가 극 속에 소개가 된다. 노숙자는 마지막 호구지책으로 뱀 장사를 한 사연을 털어놓는다, 실제 뱀이 아닌 곰 장어를 뱀으로 속이고, 곰 장어 알을 마치 뱀의 알인 양 팔아먹은 이야기를 자랑스레 털어놓는다. 목사가 질책을 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털어 놓는다. 깡패였던 시절과 폭력전과자가 되어 별을 다섯 개나 달았던 일, 사회에서 냉대를 받아 일자리 하나 얻을 수 없고, 마약을 가까이 해 거의 폐인이 되어 죽어가고 있을 때, 누군가의 도움으로 눈을 다시 뜨니 어떤 여인이 자신을 돌보고, 자신을 위해 기도를 하는 천사 같은 모습을 보고, 자신의 삶을 이렇게 마무리해서는 아니 되겠다는 생각과 회개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 신을 믿고 의지함으로써 자신을 구원해 준 여인과 새 삶을 살게 되고 목회를 주관하게 되었다며 노숙자에게 진심으로 신앙생활을 할 것을 권유한다. 그래야 신의 도움으로 헤어진 딸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이야기와 함께.

노숙자는 목사의 말에 감동을 받아 목사의 뜻에 따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여직 것 삶을 후회하고, 회개하며 신을 믿겠노라 고 마음을 활짝 열어놓는다. 그러자 목사가 이야기를 한다. 사실 노숙자가 입원한 병원의 원장이 바로 노숙자가 애타게 찾던 그의 딸이며, 기진맥진해 쓰러진 환자가 바로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고, 입원치료토록하고, 마침 외국으로 가는 약속 때문에, 목사에게 아버지를 부탁하고 출국을 한 사실을 털어놓는다. 노숙자는 기쁨으로 눈물콧물 범벅이 되어 신을 찬양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감동적인 마무리를 한다.

목사 역은 녹음으로 처리해, 원래 2인극이어야 하는데, 1인극으로 재구성해 공연했다.

엄동환이 노숙자로 출연해 건강한 연기자 못지않게 발군의 기량으로 열연을 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원로 연기자 박정웅이 목사 역을 녹음해, 극의 전개와 분위기 상승에 일조를 한다.

김원구 장로의 예술감독과 교회 청년부의 기술협력은 물론, 한적한 가을 공원과 흐트러진 낙엽을 묘사한 배경그림도 극의 내용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연극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가 되었다.

당산동 남서울교회 늘 푸른 노인대학 주관 엄동환 작 연출의 모노드라마 <하나님은 어디에?>는 감동적인 선교연극으로 장기공연을 해도 좋으리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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