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인대상] 꽃상여

꽃상여

 

 

작, 연출: 임형택
단체: 극단 서울공장
공연일시: 2013/11/01 ~ 2013/11/13
공연장소: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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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평가단

 

공연 <꽃상여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꽃가마를 타고 시집을 왔다가 꽃상여를 타고 집을 떠나는(죽음) 옛 한국 여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여인이 남편을 여의고 나면 끝까지 정조를 지켜야한다는 인식이 사라졌다. 하지만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여인의 절개에 대한 인식은 고지식한 편이였다. 이러한 시대 배경 속에 진행되는 공연은 다소 현대인들의 공감대를 끓어내지 못할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이 이야기를 끓어가는 주 주제는 그러한 전통을 벗어나고자 하는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알게 모르게 인습되어오고 있는 한국 여성에 대한 차별과 그에 대한 해방을 이끌어내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공연에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성악과 판소리가 어우러져 여인의 한스러운 삶을 선율에 담아내어 진한 감동을 이끌어낸 점이다. 선율과 함께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펼치는 자유를 표출하는 움직임은 극의 감동을 극대화하였다.

공연의 이야기를 단지 말로만 풀어내지 않고 노래와 소리, 움직임, 무용 등 다채로운 장르를 융합해 이를 극에 적절하게 사용해서 자칫 지루하거나 진부해질 수 있었던 내용에 활기를 주어 좋았던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등퇴장이 많고 퇴장하더라도 소리를 직접 입으로 효과음을 표현하는 등 여러 역할을 소화했는데 이러한 것들을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해낸 것 같다.

공연을 보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이야기에 포커스가 너무 로맨스적인 부분에 맞춰져 여인의 삶을 나타내는 주제에서 조금 벗어난 듯했다는 것과 주제의식을 표현하는 방식이 후반부에 진부한 면이 있었고 대놓고 드러내보인 점 등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왠지 모르게 멜로드라마나 신파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어나 보는 내내 앞부분에 잘 끌어온 분위기가 와해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전통과 근대 의식이 부딪히면서 과도기를 겪은 옛 한국 여인들의 삶의 애환이 지금 시대의 여인들에게 어떠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것인지 그것이 잘 드러나지 못한 듯싶다.

– 이원선

 

대극장 공연은 자칫하면 관객이 흐름을 잃기가 쉬운데, 그럴 틈 없이 공연이 아주 재미있었다. 라이브 연주와 노래들이 공연의 빛을 더했고, 배우들의 춤사위가 무대에서 잘 펼쳐졌다. 동물 울음 소리나 기타 음향들을 라이브로 전하면서 웃음을 유발했고, 주연배우를 제외한 배우들은 여러 가지 역할을 병행하면서 쉴틈없이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절을 지키며 고집을 피우던 할머니가 마지막에 입장을 바꾸는 내용은 다소 식상한 스토리이긴 했으나 그 시절 우리 여인네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담고 있어서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한몫 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정희영

 

 

*** 전문평가단

 

오케스트라가 있는 음악극으로 공들인 대공연이었다. 자유를 상징하는 물고기 춤 배경이 되는 연주가 극 전반을 흐르며 무대를 경쾌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연주를 살리기 위해 배우들이 무대에 서 있는 씬이 중첩되면서 극이 진행이 끊기는 느낌이 있었다. 한국 여인의 ‘한’의 관점에서 할머니-어머니-딸의 3대 이야기를 그리고자 하였으나 극중 유일한 사건이 신분 낮은 만득이와의 사랑을 못 이룬 딸의 자살이고 보니, 숙희와 만득의 죽음, 둘의 꽃상여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주제는 엄격한 신분제도인가? 무대에서는 숙희보다 만득이 더 비극적 희생양으로 보인다. 물론 양가집 규수를 포기하고 밤의 여인이 된 숙희의 언니,영희를 할머니가 기꺼이 포용하여 영희의 선물인 빨간 가죽 쟈켓을 입고 춤을 추는 마지막 씬이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진정 ‘여인의 이야기‘을 하려 했다면 하인인 만득이 어머니를 포함하여 여인들끼리의 갈등을 좀 더 심화시켰어야 하는 게 아닐까?

‘오늘의 소녀’역의 남궁혜윤으로 하여금 첫 장면과 끝부분에서 스팟라이트를 받으며 전통춤 동작을 하여 단아한 한국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주게 함으로써 연출은 이 극을 격조있는 음악극이라 부를 수 있게 하는데 일조했다.

– 정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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