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인대상] 다정도 병인양하여

<다정도 병인양하여>

작/연출: 성기웅
단체명: 제12언어연극 스튜디오
공연일시: 2013/12/06 ~ 2013/12/29
공연장소: 국립극단 소극장 판

 

***전문평가단

요즘 연극에서는 스크린을 비롯한 다양한 영상효과를 시도합니다. 최근 여러작품에서 사용되고 있는 스크린과 영상효과는 이제 연극에서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다만 연극무대라는 고유성을 지키고 얼만큼의 효과적인 기여를 할 수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연극에서는 스크린과 영상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 훨씬 더 극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 ‘다정도 병인양하여’ 에서는 스크린의 사용이 매우 효과적이고 독특했다고 봅니다. 현대적인 스마트폰과 컴퓨터와 ppt의 효과는 이 연극의 스토리와 구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작품의 차별화에 기여했습니다. 다만 관객들을 안정적으로 집중하여 몰입하고 본질적인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템포는 주지 않고  고조된 분위기와 빠른템포로 진행되어 조금은 산만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취향에 맡기어 공연을 본 후 집에 돌아가는 길에 조금 더 깊이 빠져 볼 수 있을 수도 있겠지요. 전체적으로 관객들에게 많이 열려 있어서 좋았습니다. 관객들에게 노출된 연출자와 그의 사랑이야기로 구성되는 스토리는 진짜인지 연극인지 아이러닉한 호기심을 계속 유발하면서 극의 긴장도를 놓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 서미영

 

성기웅 개인의 실제 연애사이든 허구이든 진위여부는 중요치 않다. 한 사람의 기억과 기록이 진짜 실체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진실과 더불어 연극이 재현인가 제시인가, 실제와 허구 사이, 그리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물음을 던지는 공연이었던 것 같다. 현재의 관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선 주제와 방식이 더욱 흥미롭고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되게 한다.

– 이유라

 

2012년 1차 공연을 못 보아서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도 배우도 안정감 있고, 극 흐름이 매끄럽다고 느껴졌다. 리얼이면서 연극이기도 한 이 연극, 연출이 직접 배우로 무대에 등장하는 점이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며 호감을 갖게 한다. 순간순간 ‘이건 연극인 점을 기억하시오’하고 관객의 몰입을 경계하는 브레히트와 반대로 이 극은 순간순간 ‘이건 리얼 제 스토리입니다’함으로써, 관객은 조금 의아하면서도 등장인물들에게 호감과 공감으로 다가가게 된다. 그런데 ‘다정’은 기웅에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짐작하기 어려운, 섬세한 감성의 여자이다. 따라서 리얼이라는 기웅과 다정의 사랑의 줄다리기에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관객은 그들을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브레이트와 반대 장치를 해도 ‘거리’는 여전히 느껴지고, 결국 관객은 ‘그래도 연극이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 새롭고 흥미로운 연극을 보여주는 성기웅 연출(작가)의 모험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두 기웅, 두 다정이 무대에 등장하는 구조도 재미있고, 무대에 환상을 불어넣는 양념으로 탱고가 개입되는 것도 볼거리였다.

– 정희수

 

*** 시민평가단

성기웅 연출의 실제 경험담이라고 처음에 말하고 있는데 정말일까 아닐까 호기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다정’이란 이름의 다중연애를 즐기는 여인과의 연애담이 펼쳐졌다. 전에 ‘미실’을 보면서도 무척이나 부러웠는데 ‘다정’이란 여인에 대해서도 부러운 마음이 먼저 든다. 초연은 여름에 했던 것같은데 재공연인 이번은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솔로들의 염장을 마구 지르는 느낌. 극중에서 성연출이 선배A씨에게 하는 말을 들을 때 다정이란 여인이 자기중심적인가? 라는 생각이 들다가 후반에 카페에서 다정과 성연출이 나눈 이야기를 들려줄때는 성연출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가 마치 딴고홀에 와 있는 듯 옆으로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어 사교클럽같은 분위기라 재밌있고 배우들이 딴고를 추는걸 보니 갑자기 춤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솟구친다. 2시간40여분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 류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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