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술대학 ․ 학회 총연합 성명서
예술의 싹을 뭉개는 폭력에 분연히 맞서 싸우리라!
우리는 2013년 7월 13일 한국 예술대학 ․ 학회 총연합 명의의 성명을 통해 당시 대통령의 국무회의 지시와 그에 의거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천명한 “대학평가 시 인문, 예체능계열 취업률 제외 방침”을 환영하면서 그 실천 여부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지금 그것은 완전한 거짓으로 드러났고 이 땅의 예술은 처참하게 그 싹부터 뭉개지는 국가적 폭력 앞에 노출되고 말았다.
이미 2013년 9월 나승일 교육부 차관이 “전문대는 예술계라도 취업률 적용에 예외가 없다”는 발언으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더니, 2014년 전문대 포함 모든 대학에 휘몰아친 ‘정원축소 및 구조조정’의 광풍 속에서 취업률은 예외 없이 모든 예술계 학과들의 목을 옥죄기 시작하였다.
정교한 국가 인력 수급 계획도 없이 총량적 목표 수치만을 제시하는 정부의 조악하고 무책임한 태도는 이 김에 평가지표가 불리한 학과들을 정리하겠다는 일부 대학의 치졸한 욕심과 맞물리면서 천지사방 미쳐 날뛰는 무시무시한 망나니의 칼날이 되고 말았다.
이에 우리는 규탄한다.
-대통령의 지시마저 공염불로 변질시키는 교육부의 무책임과 무능력을 규탄한다.
-문화융성이라는 국정과제마저 무시하는 교육부의 교만과 독선을 규탄한다.
-오로지 금전적 가치만으로 교육을 재단하는 대학들의 몰지각과 탐욕을 규탄한다.
-예술의 절멸 위기를 방치하는 문화부의 무감각과 무관심을 규탄한다.
동시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대통령은 중요한 국정과제를 무시하는 교육부 장관과 차관을 즉각 해임하라.
-정부는 국가 인력 정책 실패 책임을 대학에 전가하는 취업률 평가 정책을 당장 철폐하라.
-정부는 획일적 ‘정원축소 및 구조조정 계획’을 즉시 폐기하고 국가 백년대계로서 확고한 대학 정책을 수립하라.
-정부는 예술계와 함께 문화융성에 맞는 정교한 예술 관련 인력 수급 계획을 마련하라.
-정부는 대학 내 예술전공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
이상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전국의 예술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은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을 선언한다.
2014년 3월 31일
한국 예술대학 ․ 학회 총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