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제17회 충청남도 학생연극제 심사총평/ 박정기

2015 17회 충청남도 학생연극제 심사총평

 

천안학생교육문화회관 소극장과 대극장에서 충남지역 중고교생들의 연극 32개 작품을 관람 심사를 했다. 학교마다 교사와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고르게 드러난 공연이기에 한국 연극의 발전적 장래를 예측하기에 충분했다.

 

심사기준으로는 우선 학생연극에 알맞은 건강한 내용인가,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내용인가, 연습과정에서의 열정과 노력을 짐작케 하는 명확한 대사전달과 동작이 무대 위에 표현이 되었는가, 전체적인 조화가 이루어져 작품에 서 예술성을 감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적절한 내용인가 등이다.

 

1, 충남외국어고등학교의 <진심은 손수건을 타고>

 

무대는 배경 막 가까이에 밝은 색감의 천을 여러 개 이어서 늘어뜨리고, 작은 상을 방 한 가운데에 놓은 게 보인다. 조명전환으로 과거 일제치하시대로 되돌아간다.

 

할머니의 목에 두른 손수건을 소재로 주인공이 할머니를 쫓아 할머니의 어린 시절인 일제치하로 되돌아가고, 할머니의 오라버니라는 어떤 시인을 대면하게 된다. 젊은 모습의 할머니와 함께 할머니의 오라버니가 읊는 윤동주 시인의 명시 낭독 장면 보게 되고, 할머니의 손수건을 잡아당겨 젊은 할머니와 함께 다시 현재로 되돌아오면, 당시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변해버린 모습의 할머니를 접하게 된다.

 

할머니의 손수건이라는 독특한 소재, 주인공 소녀와 할머니, 그리고 소녀시절 할머니 역을 한 학생의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2 천안두정고의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는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진작시키려는 새로 부임한 교사와 학생들의 이야기다. 물론 전통적인 교육방법도 중요하지만 예능교육을 통한 발전적인 방향으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교사의 가르침에 학생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러나 입시위주의 교육에 따른 학교당국과 학부형의 반대로 인해 새로 부임한 교사는 학교를 떠나게 된다. 교사가 떠나면서 학생들은 모두 교사에게 존경과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신임 교사역의 남학생과 교사의 뜻대로 시를 쓰게 되는 여학생의 호연이 가슴에 다가온다.

 

3 금산고의 <이웃>

 

무대는 아파트다. 행복 아파트의 각 입주자들의 출입문 네 개가 나란히 있고, 무대 왼쪽이 등퇴장 로로 설정된다.

 

신문배달 소년이 네 개의 문 앞에 신문을 던져놓고 간다. 문을 열고 신문을 집는 인물들의 모습과 표정이 서로 다르다. 이웃을 대하는 모습도 다정해 뵈지 않는다.

 

노인 한 사람이 음식을 나누는 장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받은 음식을 먹지 않고 아파트 입구 쓰레기통에 내다 버리기까지 한다. 우연히 아파트 복도에 누가 가방을 놓고 간다. 그 가방의 내용물을 가지고 서로 상상을 한다.

 

마침 방송뉴스에서 잃어버린 가방과 그와 관련된 보상금 이야기가 나오자, 바로 복도에 놓인 바로 그 가방이라며 보상금을 타서 자신들만의 속셈을 차리려는 모습과 다투는 장면이 펼쳐진다. 결국 노인에 의해 사건이 정리가 되고, 노인이 나누는 방울토마토를 고마운 마음으로 받고, 향후 다정한 이웃으로 변모해 가는 아파트 사람들의 이야기가 출연학생들의 호연으로 펼쳐다.

 

노인역과 노인에게 시종일관 잘 대하는 203호 아파트의 듬직한 청년이 호연을 보인다.

 

4 태안중의 <기타 블루>

 

태안 유조선 조난 당시의 이야기다. 마을 사람들이 기름이 바다에 대량으로 유출된 것에 걱정을 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정사각의 스티로폼으로 입체조형물 16개를 한꺼번에 쌓아놓거나 이동시켜 장면변화에 대처한다.

 

배경 가까이에 타악기와 기타 연주석이 있고, 학생들이 앉아 연주를 한다. 연주 동아리가 모여 행사계획을 하고, 그 중 주인공인 학생의 가정이 소개가 된다. 치매증세가 있는 할머니, 기름유출사고로 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지을 수가 없게 되니, 음주로 나날을 보내는 아버지, 음식점에 나가 거들면서 가계비를 벌려는 어머니의 모습이 당시의 사건사고 후에 마을사람들의 생활고를 짐작케 한다.

 

연주 동아리 모임은 그런 사정도 모르는 듯 이 주인공 학생에게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제의를 한다. 곤란한 입장에 빠진 주인공… 그런데 한 술 더 떠서 주인공은 불량배에게 기타까지 빼앗긴다.

 

대단원에서 치매증세가 있는 할머니가 품에 숨겨둔 돈으로 기타를 다시 사주는 장면과 주인공이 연주 동아리와 더불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되기까지 수준급 연주와 열창, 그리고 열연이 극 전개에 따라 펼쳐진다.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 주인공의 호연, 그리고 출연자 모두의 열창이 기억에 남는다.

 

작품의 소재와 내용은 물론, 그리고 창의력까지 돋보인 수준급 공연이다.

 

5 천안신당고의 <판도라의 상자>

 

무대는 전철 역 앞 사물함, 그리고 전철의 스크린도어, 그리고 사물함 좌우의 벽돌 벽, 그리고 중앙에 놓인 벤치가 장면설정을 제대로 해 보인다.

 

백발의 노인부부, 그리고 여행객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등장해, 사물함에 소유물을 집어넣고 열쇠로 잠근다. 사물함 앞에서 펼쳐지는 등장인물들의 동태가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꿀단지, 유골함, 생활용품 등등…. 그런데 경찰과 사물함 담당자가 나타나 사물함 하나하나를 열고, 내용물을 점검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고 나서 내용물을 제자리에 넣지 않고 뒤죽박죽 집어넣고는 잠그고 떠나간다. 향후 사물함에 소유물을 넣은 사람들이 등장해 사물함 속 바뀐 물건을 꺼내놓고 황당해 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유골함인줄 알고 꺼낸 모녀가 꿀단지를 발견하고 놀라는 모습이 관객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는 독특한 내용이다.

 

출연자들의 호연, 특히 노부부의 호연이 인상적이다. 다만 극적 귀결이 약한 것이 아쉽다.

 

6 삽교고등학교의 <수학여행>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알바를 하지만 월급을 받지 못해 불참한 남학생의 이야기다.

 

무대는 의자와 벤치, 그리고 수십 개의 과일상자, 새 운동화가 소품으로 등장한다.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를 때에는 기타로 연주를 한다.

 

수학여행을 간다는 소식에 들뜬 여학생과 남학생의 모습이 관객의 눈길을 끈다. 그리고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하는 학생과 그 학생에게 여러 가지 명목을 붙여 월급을 주지 않는 업체 대표의 모습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시키는 듯싶다.

 

결국 수학여행을 떠나지 못한 학생들과 그 학생들과 함께한 젊은 선생의 마음이 객석에 전달된다. 대천 해수욕장 바다에서의 대단원은 인상적이기도 하다.

 

다만 극적구성과 연출에서 좀 더 두드러졌으면 하는 느낌이다.

 

7, 홍성여자고등학교 <탑과 그림자>

 

정신병동의 환자들과 의사가 손목시계의 임자를 놓고 벌이는 모의재판이다.

 

도입에 환자의 독백이 관객을 연극으로 이끌어드리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이 여성 환자들이고 남자환자는 한명 뿐이다. 환자 개개인의 성격설정이나, 개성이 두드러지고, 호연과 열연으로 극적 분위기가 상승된다. 후반부에 재판과정도 판사, 검사, 변호인, 원고, 피고, 배심원 등의 성격창출이 돋보인다.

 

전문연극인의 지도를 받으면 일취월장할 가능성을 보인 연극이다.

 

8, 천안북중의 <춤추는 청 미운 오리새끼>

 

심청전을 현대로 변형시켜 만든 작품이다. 배경에 아름다운 동화나라의 영상이 투사된다. 학생들의 춤과 노래가 극 내용과 조화를 이루고, 바다 속 요정들의 설정이 눈길을 끈다. 바다 속 권력자의 억압적 자세와 노예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생물들 설정이라든가, 왕자와 청과 사랑, 그리고 용왕을 여성으로 설정한 것은 평가할만하다.

 

이 연극 역시 전문연극인의 지도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9, 광천중학교의 <우리는 오늘도 꿈을 꾼다.>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려는 교사와 이것을 반대하는 학부모, 그리고 교장간의 갈등이다. 선생과는 반대로 학부모는 연극을 하겠다는 학생을 꾸중하고, 학생이 말을 듣지 않자 교장에게 항의를 한다. 결국 담당선생은 파면을 당하게 되면서, 학생들 모두가 책상위에 올라서서 “마이 캡틴”하며 선생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며 단체로 선생퇴출에 반대를 표하는 모습은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다만 대극장 공연물로는 발성이나 대사전달이 약한 것이 흠이다.

 

10, 합덕여자고등학교의 <내일이 있어>

 

여고생들의 학교내의서의 왕따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매일 돈을 강요하는 집단과 응할 수밖에 없는 학생의 정경이 펼쳐진다. 왕따 패거리의 우두머리 여고생은 컴퓨터 게임 광이다. 게임중독으로 인해 건강까지 위험상태인 것으로 설정이 된다.

 

그런데 왕따를 당한 여고생은 자신의 현실을 극복하려고 노력을 한다. 그리고 왕따를 가하는 여고생 우두머리에게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처럼 합창연습을 하자고 권한다. 물론 우두머리에게는 당나귀 귀에 찬송가 부르기다. 그러나 왕따 당한 여고생은 우두머리를 설득하려고 노력을 한다. 우두머리는 게임중독으로 정신과 육체에 마비상태가 생겨 마귀형상의 헛것이 보이고,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러나 계속된 여고생의 간병과 합창단원의 보살핌으로 우두머리 여학생은 말을 다시 하게 되면서 비록 휠체어에 앉기는 했지만, 합창단원의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된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우두머리 여학생의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훈련을 더 쌓고 내용을 보강하면 순회공연을 해도 좋을 수준급 공연물이다.

 

11, 금산여고의 <꺼지지 않는 촛불>

 

대구 지하철 참사를 소재로 만든 연극이다.

 

연극은 도입에 분향소를 차려놓고 지하철 화재로 죽은 사람들의 영정을 모셔놓았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장애인이 된 남성, 맹인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여학생, 조그만 슈퍼마켓을 하며 임산부인 아내와 사는 남성,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학생 등 어려운 지경에 있는 인물들이 지하철 화재로 목숨을 잃게 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다리를 다친 남성이 자신에게 대하는 냉대와 멸시에 분노를 일으켜 화재를 일으키는 장면이 펼쳐진다.

 

대단원에서 가해자인 인물들이 분향소에 등장해 반성이나 회개하기는커녕, 화재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는 모습에서 현 세태와 우리 마음을 꼬집는 듯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작품의 소재가 살만하다. 출연학생들의 성격창출이나 연기력, 그리고 창의력에서 우수성이 드러나 보이는 수준작이다.

 

12, 태안고등학교의 <우리가 꿈꾸는 세상>

 

정면에 교실의 창이 배경 양쪽에 있다. 왼쪽은 여학생들의 교실이고 오른쪽은 남학생들의 교실이다. 동시에 수업을 받는 장면이 펼쳐진다.

 

현재 고등학교에서의 학생들 간의 왕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그려낸 연극이다. 학생들 간의 금전갈취가 극 속에 묘사되고, 폭력을 휘두르는 건 예사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도전 황금 벨에 참가하게 되고, 왕따를 가한 학생과 당한 학생이 황금 벨 결선에 오른다. 그런데 왕따를 당하던 학생이 일부러 오답을 적어 자신에게 왕따를 가하던 학생을 최종결선에 오르도록 하고, 마지막 찬스에서 정답을 비행기에 적어 그 학생에게 날려 보내, 결국 황금 벨을 울리도록 만든다.

 

환호와 갈채 속에 두 학생의 우정이 회복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고른 연기력과 호연이 그들의 연습과정과 열정을 짐작케 한다.

 

13, 천안 중앙고의 <모범생>

 

무대는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가 배경에 그려져 있다. 무대 앞부분은 손 씻는 장소이고 객석에 거울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남학생 셋이 전학을 온 학생과 모의를 한다. 제스처로 객관식 문제의 순번을 알려, 그것이 정답이라는 커닝과 관계된 모의다. 타교에서 전학을 온 고교유명야구선수가 동참한다. 이 커닝모의를 우등생이 엿듣는다. 모의학생들이 우등생까지도 동참시키려 들지만 우등생은 거절한다. 당연히 폭력행사가 뒤따른다. 시험을 치르게 되고 공동만점을 받지만, 커닝한 사실이 탄로가 나서 퇴학을 당할 지경에 이른다. 그러자 야구선수인 학생이 모의를 주도한 것으로 꾸며 그 학생이 퇴학을 당한다.

 

세월이 흐르고 그들은 결혼식장에서 야구선수와 다시 만나, 그 당시의 일을 상기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전문연극인에게 지도를 받았으면 뛰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 공연이다.

 

14, 쌘뽈여중의 <경로당 폰팅사건>

 

무대중앙에 탁자와 전화기가 놓여있다. 할머니는 할머니들끼리 바닥에 담요를 깔고 화투를 치고, 할아버지들은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 부인회장이 등장해 경로당 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간다. 경로당에서는 처음 찾아온 노인에게 경로당 가입비라며 돈을 요구한다. 함께 경로당에 모이면 세상물정과 요즘 화제가 되는 이야기를 한다.

 

부인회장이 다시 등장해 전화요금이 200만원이 나왔다는 놀라운 발표를 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누가 전화를 그토록 많이 사용했는지 추궁을 하지만, 대부분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기에, 이상하게 여긴다. 그러다가 폰팅 이야기가 나온다. 일정한 상대와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통화회수나 통화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된다는 이야기다.

 

노인들은 서로를 의심하지만, 전화국을 통한 조회결과 노인들이 아닌, 경로당 전화를 몰래 사용한 인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인들은 그 인물을 고발하자거나, 혼 줄을 내주자는 등의 의견을 내놓고는 저녁이 되자 모두 경로당에서 귀가한다.

 

한밤중 가끔 경로당에 심부름을 다니던 인물이 등장한다. 탁자위에 전화기를 집어 들다가 옆에 있는 메모장을 보고 흠칫 놀란다. 그리고 메모장을 들고 적혀있는 내용을 들여다본다. 녹음으로 글의 내용이 소개된다. 얼마나 어려우면 남의 전화를 빌려 쓸 생각을 했겠느냐며, 마음 놓고 전화를 사용하라는 따뜻한 배려의 글이다. 그 인물은 전화기를 제자리에 내려놓고 조용히 자리를 떠난다.

 

마지막 장면은 노인들이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여중생들이 할머니와 할아버지 역을 잘 해보이려는 노력이 제대로 무대 위에 드러난 연극이다.

 

15, 아산배방중의 <그래 우린 친구야>

 

학교 교실이다. 책상과 걸상이 나란히 놓이고 배경에는 칠판과 책상걸상의 확대된 사진이 걸려있다. 연극은 도입에 학생들이 의자위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낡은 인형을 든 한 여학생이 등장하자, 여학생들이 주위에 몰려가 돈을 요구하거나, 빵을 사오라고 한다. 여학생이 거절하자 인형을 빼앗아 교실 밖으로 던지며 괴롭히기 시작한다. 이 광경을 보다 못한 남학생이 말린다. 여학생과 남학생이 티격태격하다가 선생님의 등장으로 잠잠해진다. 선생님이 남학생을 지적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니, 남학생을 화를 버럭 내고 교실 밖으로 나간다. 향후 집단으로 괴롭힘을 당하던 여학생이 이번에는 다른 여학생의 지갑을 도적질한 것으로 누명까지 쓴다. 여학생을 왜 지갑을 훔쳤느냐는 선생님의 추궁을 받지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결국 도적질한 혐의를 쓴 후에 학교에 나타나지를 않는다. 남학생은 선생님께 소리를 지른 것과 그간의 여러 가지 벌점들이 쌓여 퇴학처분을 당할 지경이 된다. 교장과 선생님들의 회의가 벌어지고, 결국 남학생은 무기정학으로 타교로 전학을 해야 할 처지가 되고, 여학생은 담임의 재조사로 다른 학생들의 의해 누명을 쓴 것으로 판명난다. 그러나 여학생은 학교에 다시 등교해, 우리는 모두 친구들이라며 원망대신 급우들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인다. 모두 여학생을 반긴다. 남학생은 자신도 전학 할 결심을 했노라고 발표를 하니, 급우들은 전학을 해도 우리는 친구라며 첫 장면에서처럼 책상위에 올라서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무대에 드러나고, 마무리가 감동적이기에 많은 학생들이 관람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16, 온양여고의 <심장이 뛰고 있나요?>

 

오스카 와일드의 어린왕자를 소재로 만든 공연이다. 배경 좌우에 스크린 병풍과 도시풍경 병풍 조형물을 세우고, 무대 왼쪽에 어린왕자의 동상을 세워두었던 공간이 있다.

 

그림자 연극으로 순금과 보석으로 만든 어린왕자의 전신조각상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보석 검의 장식이라든가 사파이어로 된 눈을 골고루 나누어주는 장면이 연출된다. 그리고 자신의 순금으로 된 겉 피부까지 쪼개어 나누어주고, 마지막으로 심장까지 준 후 무너져버린다. 해체된 채 조각상을 세웠던 받침대와 그 자리에 자라난 아이비 넝쿨만 남게 된다.

 

장면이 바뀌면 사람들이 몰려와 조각상 자리에 고층빌딩을 세우자는 의견의 일치를 보인다. 그러나 조각상을 감싸고 있던 의인화된 아이비 넝쿨이라든가, 어린왕자의 동화를 사랑하는 여학생들은 고층건물 건립에 반대를 한다. 그러나 어른들이 어찌 동화나라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염두에 두랴? 결국 학생들의 소망을 어른들은 외면을 한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끝까지 어린왕자의 심장이 자신들과 관객이 가슴 속에서 박동치고 있음을 확신하고 관객에게 그렇지 않느냐고 질문을 던지면,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와 함께 공연은 끝이 난다.

 

고른 연기력과 수준급 공연물로 기억에 남는다.

 

17, 온양용화교의 <안녕>

 

기자를 지망하는 여학생의 이야기다. 학교에서 여학생 두 명이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동반자살을 한 원인을 학교와 경찰에서는 알면서도 밝히기를 꺼려한다.

 

기자지망 여학생이 두 여학생의 행적을 추적해 두 여학생이 가까워 진 사연과 두터운 우정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그것을 동성애자로 몰아붙이는 학우들 때문에 결국 동반자살을 택하기까지의 과정이 재현된다. 이를 계기로 학교에서는 여학생들끼리 손을 함께 잡고 걸어서는 아니 된다는 경고까지 할 정도의 상황이 펼쳐진다.

 

기자 지망 여학생의 올바른 사실조사는 도외시되고, 고정된 사회적 편견으로 일관되는 현실을 그려낸 작품으로, 온양의 온천물이 솟아오르는 듯, 열정적이고 따뜻함이 전해지는 수준급 공연이다. 전국학교 순회공연도 바람직하다. 학생들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노래까지 수준급인 우수작이라 평하겠다.

 

18, 논산여고의 <아비>

 

아버지가 가족을 집합시키고 전 재산을 한 대학에 기증하기로 결심하고 학교 측에도 알렸다는 내용을 발표하자, 가족은 당연히 반대의사를 표명한다.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이혼을 권하며, 유산의 반이라도 나누어 갖도록 하자며, 어머니를 부추긴다.

어머니도 결혼할 당시 아버지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는 40년 동안 단 한 번도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며 냉정한 영감이라며 자녀들의 의견에 동조를 한다. 그리고 전 재산 기증에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아버지에게 알린다. 아버지는 결정한 일을 번복할 수 없다며 가족들과의 갈등이 연출되고 결국 아버지는 금고에 유서를 남기고 운명한다.

 

아버지의 빈소에 학교 담당자가 온다. 그러나 자녀들이 그가 담당자임을 알고 박대를 한다. 그러나 담당자는 고인이 학교에 전 재산을 기증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시킨다. 자녀들은 그럴 리가 없다며 아버지의 유서가 든 소형금고를 가져다 놓는다.

 

장면이 바뀌면 무대 중앙에 유서의 CD를 재현할 모니터가 준비가 되고 가족들과 학교담당자가 모니터 앞에 둘러앉는다. CD를 틀자 아버지가 모니터 속에 직접 등장해 유서의 내용대로 학교에 기증한 사실을 알리고, 자녀들에게 스스로 일어설 생각을 하라며 충고를 한다, 유언의 뒷부분에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여학생들이 어머니와 아버지 역에서 호연을 보이고, 아들 역까지 남성처럼 연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19, 천안여고의 <아름다운 사인>

 

일곱 구의 시체와 담당 여성 검시관의 이야기다. 한꺼번에 많은 시체가 들어왔기에 검시관은 귀가를 포기하고 검시를 할 수밖에 없다는 설정이다. 곧 결혼할 상대에게도 귀가 못할 사연을 전화로 알리지만, 상대남성은 의심을 한다.

 

시체 일곱 구는 모두 여인들이고, 여인들의 죽은 사연이 하나하나 펼쳐진다. 비극적인 현실과 슬픈 사연인데도 시체마다 자신이 죽게 된 사연을 펼치면서 관객은 폭소를 하며 즐거워한다. 검시관의 결혼상대 남성이 의심을 하고 방문을 하고, 밤새 조사한 검시관은 지쳐 쓰러진다.

 

일곱 구의 시체로 출연한 여학생들의 연기와 성격창출이 기억에 남는다.

 

20, 예산여중의 <버스 정류장>

 

학생들의 공부방과 버스정류장에서 일어나는 연극이다. 대극장에서의 공연이라 중학생들의 대사전달이 약한 것이 드러나고, 처음 해보는 연극이라 극적구성이나 전개 그리고 귀결이 미흡해 좀 더 나은 공연을 위해 다른 학교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1, 설화고의 <길고양이>

 

경찰서 구치소에 들어온 범죄 피의자들의 이야기다. 14세 소년이 도적질을 했다며 스스로 범행을 자백하고 경찰서에 등장한다. 경찰관은 자주 반복되는 소년의 행동이라 돌려보내려고 하지만, 소년은 구걸을 하다시피 하며 결국 구치소로 들어가게 된다. 구치소 안에는 남녀 범죄자들이 들어와 대기하고 있다. 대기자들 간의 티격태격하며 다투는 일이 벌어지면서 각자의 사연이 하나하나 소개가 된다. 돈 문제 사랑문제 가족문제, 부자와 가난한 사람 등의 사연이 소개된다. 그리고 범죄 피의자를 고위층이나 경제력에 따라 피의자를 차별해서 대하는 경찰의 모습도 연출된다.

 

출연한 학생들이 호연과 성격창출이 그들의 발전적인 장래를 예측케 하는 공연이다.

 

22, 천남중학교의 <우리들이 꿈꾸는 시간>

 

여고에 예비여교사인 영어선생이 일주일동안 학생들과 엮어가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이다.

 

여학생들의 남자 친구 하고의 사랑이 펼쳐지고, 남자 친구가 다른 여학생에게 눈을 돌리자 실망을 하고 항의를 하는 정경이 펼쳐진다. 30대 초반의 총각교사도 예비여교사를 연모한다는 설정에서 진행된다.

 

예비여교사와 여학생들이 예쁜 색동옷과 꼬까옷을 입고 한 여름밤의 꿈 장면을 노래와 춤이 섞인 연극으로 공연한다. 그리고 각자의 상대가 마술에 의해 다른 상대를 좋아하거나 괴물인간을 좋아하는 광경이 펼쳐지고, 대단원에서 원상복귀가 된다.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공연에 담겨있고, 예비여교사와 노총각선생의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23, 서산여고의 <방황하는 별들>

 

윤대성 원작의 30여 년 전 내용인데, 여전히 현실과 부합되는 내용이라 각 극단마다 레퍼토리로 선정을 하고 순회공연을 하던 작품이다. 학생 개개인의 어렵고 곤란한 상황이 펼쳐지고, 경찰서 구치소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에서 만난 인물들, 찾아온 부모와의 대면, 그리고 우정이 하나하나 펼쳐지면서 관객과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학생들의 고른 호연과 성격창출에서 열정과 노력을 다한 연습장면을 생각토록 한다.

 

24, 강경중학교의 <심청전>

 

연극은 도입에 아들을 찾는 여인이 공연시작 전 무대 위에 올라 두리번거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인이 무대감독에 의해 퇴장을 당하면, 심청전의 내용이 축약되어 펼쳐진다. 심 봉사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정경이 푸른 천을 펼쳐 묘사된다. 스님이 물속에 뛰어들어 심 봉사를 구하고, 쌀 삼 백석을 불전에 바치면 눈을 뜨게 된다고 하니, 심 봉사는 수락을 하고, 심청은 아버지에 대한 효성으로 쌀 삼백 석에 선원들에게 팔려가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 나라에서 맹인잔치를 한다는 소문에 심 봉사는 뺑덕어멈과 함께 대궐로 향한다. 물론 맹인의 행렬이 소개가 된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심 봉사에게 임금과 왕비가 가까이 다가와 “아버지”하고 부르고, 놀란 심 봉사가 눈을 뜨고 딸의 환생을 보게 되는 공연물이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처럼 아들을 찾는 여인이 등장을 하고 무대감독이 퇴장을 시키면 공연은 끝이 난다. 학생들이 처음 하는 공연이고, 연극을 전혀 관람한 적이 없다고 하는 학생들의 작품이지만, 열정과 노력이 배어있는 공연이다.

 

25, 아산고의 <오동리 소방서>

 

도시지역에 새로운 소방서를 건립하기에 오동리 마을의 오래된 소방서의 존폐여부를 두고 벌이는 이야기다.

 

마을의 소방연습장면이 펼쳐지고, 소방서에서는 진화 뿐 아니라, 논에 물을 주기도 한다는 내용이 소개가 된다. 심사를 할 감사관이 파견되어 오고, 부자 대를 이은 소방대장이 등장한다. 소방대장의 부친은 진화작업당시 사망한 것으로 소개가 된다. 이지역의 군수는 정치적 계산에 따라 오동리 소방서를 없애는 방향으로 추진을 하고, 오동리 소방관계자는 군수의 의견에 반대를 한다.

 

소방관들끼리의 갈등이 펼쳐지고, 실제로 산불이 일어나 진화 후 갈등해소와 오동리 소방서가 남게 된다는 내용을 학생들의 고른 연기력과 열정으로 수준급 공연이 된다. 배경에 투사된 영상, 화재를 상징하는 조명, 그리고 학생들의 성격창출이 기억에 남는 우수작이다.

 

26, 천안백석중의 <해피 썬풀>

 

고전 흥부전을 현대로 변형시킨 연극이다. 놀부가 인터넷에 악풀을 다는 인물로 설정이 되고, 지나친 악풀 때문에 염라대왕이 놀부를 잡어오라고 저승사자를 보낸다.

놀부와 저승사자간의 승강이가 펼쳐지고, 흥부가 등장해 악풀을 선풀로 바꾸겠으니, 형님을 잡아가지 말아달라고 애원을 한다. 결국 수많은 악풀을 선풀로 교정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놀부는 아우인 흥부로 해서 목숨을 유지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창의력이 돋보이는 우수한 작품이라 평하겠다.

 

 

27, 천안업성고의 <옥상 노을>

 

학교와 가정에서 생긴 갈등과 고통으로 해서 자결로 생을 마무리하려는 학생의 이야기가 저녁노을이 바라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펼쳐진다. 급우의 어려운 가정문제를 이해하거나 동정하기는커녕 깔보고 왕따로 몰아가려는 여학생들의 정경이 묘사가 되고, 이를 제지하고 불우한 여학생을 감싸려는 남학생의 모습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젊은 직장인 남녀의 조우와 사랑이 옥상에서 역시 펼쳐지고, 대단원에서 여학생의 자결을 막으려는 남학생의 진정이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보강을 해, 중고등학교 순회공연을 해도 좋을 아름다운 내용의 연극이다.

 

28, 공주정보고의 <프리즌 브레이크>

 

가수가 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여학생 동아리가 기금마련을 위해 은행을 털게 되고, 붙잡혀 감옥생활을 하지만, 탈옥을 해, 공연장을 겸한 유흥업소에서 활동을 하다가 다시 잡혀 가지만, 결국에는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된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이 노래와 춤에서 재능과 끼를 발산하고, 청소부로 등장하는 여학생의 연기가 객석을 폭소로 이끌어 간다.

 

고른 연기력과 가창력, 그리고 열정적인 연습을 짐작케 하는 공연이다.

 

29, 온양고의 <죽은 시인의 사회>

 

전통적인 교육방침을 고수하는 학교에 새 선생이 부임을 한다. 새 선생은 교과서 첫 부분에 실려 있는 세계적인 문학가의 시작법을 찢어버리도록 하고, 자유로운 상상과 사고 위주로, 답습보다는 창의력 위주의 강의를 펼친다. 학생들도 선생의 새로운 지도방법에 환호와 갈채를 보낸다. 그러나 선생의 새로운 지도방식은 전통적인 교육방식을 고수하는 학교당국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되고, 결국 선생은 학교를 그만 둘 지경에 이른다. 교장이 학생들을 대신 지도를 하고, 퇴임하는 선생이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려 하자, 학생들이 선생을 배웅하려는 거동을 나타내니, 교장이 움직이면 퇴학을 시키겠다며 학생들을 제지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하나하나 의자 위에 올라서서 선생을 사랑하고 신뢰한다는 동작을 연출해 보이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학생들의 고른 연기력에서 치열했던 연습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수준급 공연이다.

 

30, 태안여자중학교의 <동행>

 

연극은 도입에 운동장에서 줄넘기, 공기, 그 외의 놀이를 하며 무리를 지어 놀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과 꼽추 모습의 학생이 여기 저기 끼어들려 하지만, 왕따를 당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심지어 꼽추학생은 학생들의 폭력으로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물론 어머니와 누나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분노를 표하기도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하루는 학생들이 꼽추학생을 골탕 먹이려고 산속으로 유인을 한다. 그런데 산 속에서 유인을 한 학생 하나가 뱀에게 물린다. 모두 나 몰라라 하고 도망을 하는데, 꼽추학생은 남아 물린 학생의 다리에서 독을 빨아내고, 천으로 다리를 묶고 함께 하산을 하는 정경이 펼쳐진다.

 

대단원에서는 첫 장면처럼 학생들의 놀이장면이 펼쳐지고, 꼽추학생이 등장하자 모두 꼽추학생을 반기며, 무리마다 꼽추학생과 함께 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아름다운 내용과 고른 연기력, 그리고 충실한 연습과정이 무대 위에 제대로 드러난 우수작이라 평하겠다. 특히 동네아낙 역의 여학생의 연기도 기억에 남는다.

 

31, 천안여중의 <1225,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에서의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과 갈등, 그리고 학부형들과의 관계를 묘사한 공연이다. 그러나 대사표현 미숙으로 내용전달이 아니 되었기에, 차후에는 제대로 된 연극공연 관람을 하거나, 전문 연극인의 지도가 요구된다.

 

32, 배방고등학교의 <한여름 밤의 꿈>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을 재구성해 짧게 만든 공연이다. 출연자들의 의상이 기성공연집단과 다름이 없고, 음악 또한 극적분위기 상승에 적절하다. 다만 대사의 극적 전달이 아닌, 낭독처럼 표현되고, 낭독 음 또한 불명확하기 그지없어, 극의 내용전달이 되지 않은 그러한 공연이었다.

 

전문 연극인이나 연출가의 지도를 받으면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마무리를 하며,

32개의 학생극을 관람한 후, 현재 한국연극의 고질적 병폐인 엽기적이고 외설적인 내용의 공연물이거나, 비속어와 상욕설의 사용이 없는, 충청남도 학생들만의 건강하고 건전한 공연으로 경연 작이 구성되었기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다만 무대에서의 대사전달과 동작의 미숙이 드러나, 전문 연극인의 지도를 받으면 가일층 향상된 공연물이 나오리라는 생각이다.

 

첨언하면 2018년에 중고교에 연극과목이 신설되리라는 예고가 있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세계명작희곡은 물론 국내외의 희곡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9월 25일 심사위원 박정기, 최성웅, 김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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