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임공작소 판의 팬터마임극 2편과 장애인극단 애인의 연극 <무무>/ 박정기

마임공작소 판의 팬터마임극 2편과 장애인극단 애인의 연극 <무무>

 

박정기

 

1, 마임공작소 판의 유홍영 예술감독, 고재경 구성·연출, 고능석 협력연출의 팬터마임 <잠깐만요>

 

스타시티 TM 스테이지에서 마임공작소 판의 유홍영 예술감독, 고재경 구성·연출, 고능석 협력연출의 팬터마임 <잠깐만요>를 관람했다.

 

팬터마임(pantomime)은 무언극(無言劇) 또는 묵극(黙劇)으로 불리며, 그리스어 판토(panto-모든 것) 미모스(mimos-흉내내는 사람)에서 유래해,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의 명배우 <테레스>가 손가락과 몸짓으로만 표현한 극이 <팬터마임>의 효시가 되었고, 그 이후 인도, 이집트, 그리스를 거쳐 구라파에서 성행했는데. 20세기에 이르러 <찰리 채프린> <장 루이 바로> <롤프 샤레> <마르셀 마르소> 같은 <마임이스트> 들이 명성을 드날렸고, 1968년에는 독일의 <롤프 샤레> 1994년에는 불란서의 <마르셀 마르소> 같은 세계적 <마임이스트>들의 내한공연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후반에 극단 <에저또>에 의해 <팬터마임>이 공연된 이래, 1990년대에는 고재경·유진규·유홍영 같은 전문 <마임이스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2000년대에는 춘천에서 <마임페스티벌>이 개최되는 등 <팬터마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고재경은 인천출신 마임이스트로 1987년에 데뷔하였다. 30년 가까이 무언극 활동을 편, 한국 마임계의 중견 연기자다. 영국 뉴 몰든, 중국 북경, 태국, 일본, 서울, 진주, 창원 등에서 공연한 바 있다. 특히, 중국 공연에서는 매 회 기립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일반인과 배우들을 위한 마임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으며, 최근에는 다수의 연극과 무용공연의 액팅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다.

 

<잠깐만요>는 무언극을 펼치는 유랑극단과 그의 공연목록이다. 유랑극단 단장이 객석을 향해 “잠깐만요” 하며, 명화 한 장 한 장을 펼쳐 보이고, 그 그림대로 무언극을 구현해 낸다.

 

첫 번째는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 1840- 1926)의 “양산을 든 부인(1886)”이다.

 

이 작품은 인상파 클럽의 마지막 전람회가 개최된 1886년의 작품이다

카미유 모네의 첫번재 아내를 모델로 모네는 카미유가 죽은후 거의 인물화는 손을 대지 않았지만 지베르니에 정착하면서 생활이 안정된 1885년경부터 10년 만에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 그림은 카미유에 대한 추억의 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고, 이 작품의 모델은 후일에 모네의 두 번째 아내 오슈데의 딸 수잔느이다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터치, 바람에 휘날 리는 스카프, 드높은 하늘과 뭉개구름, 좌측으로 약간 쏠린 풀잎, 앞으로 기운 듯한 몸매가 원색의 초원과 조화를 이루어 화면을 밝고 상쾌하게, 그리고 행복감까지를 자아내게 한다

 

두 번째는 프랑수아 밀레(Jean-Francois Millet 1814-1875)의 “이삭줍기”다.

밀레는 자연을 배경으로 해 농민들의 삶을 중심으로 한 작품을 그렸다. 19세기 당시에는 인간을 중심으로 화폭을 구성하는 작가가 없었다. 하지만 밀레는 동시대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흐름과는 다른, 자연과 농부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대표적인 농민화가였다. 프랑스의 일상적인 농부들의 삶, 들판에서 가축을 돌보거나 곡식을 재배하는 남녀 등의 작품을 주로 그렸다.

 

세 번째는 클림트의 부인의 “세 살짜리 아기(The Three Ages of Woman)”다.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 1862년 7월 14일 – 1918년 2월 6일)는 오스트리아의 화가이다.

 

관능적인 여성의 육체를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1897년 ‘빈 분리파’를 결성하여 반(反) 아카데미즘 운동을 하였다. 1906년에는 ‘오스트리아 화가 연맹’을 결성하여 전시 활동을 시작하였다.

 

‘유디트’, ‘베토벤 프리즈’를 비롯한 200여점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009년 2월~5월 간 전시되었다.

 

네 번째는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 1863~ 1944)의 절규다.

뭉크는 노르웨이 출신의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 작가이다. 노르웨이에서는 국민적인 화가이다. 그의 초상이 1000 크로네 지폐에도 그려져 있다.

 

처음에는 신(新)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점묘의 수법을 사용하여 삶과 죽음에의 극적이고 내면적인 그림을 그렸다. 1892년 베를린으로 이주, 그곳의 미술 협회에 출품했다. 그는 나면서부터 몸이 약해 작품에도 그 영향이 드러나 있는데, 나치스는 퇴폐예술이라는 이유로 그의 그림을 몰수하기도 했다. 작품으로 <절규>, <병든 소녀> 등이 있다.

 

생과 죽음의 문제 그리고 인간 존재의 근원에 존재하는 고독, 질투, 불안 등을 응시하는 인물을, 인물화를 통해 표현했다. 표현주의적인 화풍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다섯 번째는 빈센트 반 고흐의 “붕대를 감고 파이프를 문 자화상”이다.

 

빈센트 빌럼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는 네덜란드 화가로 일반적으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는 그의 작품 전부(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들)를 정신질환(측두엽 기능장애로 추측됨)을 앓고 자살을 감행하기 전의 단지 10년 동안에 모두 만들어냈다. 그는 생존기간 동안 거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특히 1901년 3월 17일 (그가 죽은 지 11년 후) 파리에서 71점의 반 고흐의 그림을 전시한 이후 그의 사후 명성은 급속도로 커졌다.

 

인상파, 야수파, 초기 추상화에 미친 반 고흐의 영향은 막대하며 20세기 예술의 여러 다른 관점에서 보일 수 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미술관은 반 고흐의 작품과 그의 동시대인들의 작품에 바쳐졌다. 네덜란드의 또 다른 도시인 오테를로에 있는 크뢸러-뮐러 박물관도 상당히 많은 빈센트 반 고흐 그림의 수집을 보유하고 있다.

 

고재경과 두 명의 여배우 이지혜, 김혜숙이 음악의 음률에 맞춰 그림 속의 장면 하나 하나를 아름답게 구현해 낸다.

 

관객을 무대에 초청해, 모네의 “양산을 든 부인”과 밀레의 “이삭줍기”나, 뭉크의 “절규”에 동참시켜,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게 하거나, 그림 속의 모습을 연기하도록 부탁하고, 액자틀을 나누어 주고, 얼굴표정으로 절규를 표현해 보도록 요청한다. 초청관객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기대이상으로 무언극 속에 드러나,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가 쏟아진다.

 

마지막은 고흐의 자신의 귀를 자른 후에 그린 자화상이다. 고갱만 앉도록 의자까지 만들어 제공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화가 폴 고갱이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귀를 잘못 그렸다며 고흐의 그림을 트집 잡고 떠나자,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잘라 그림과 비교해 보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고갱이 고흐의 탁월한 그림솜씨를 알고는 질투심에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 것을 알고 난 이후에 상처에 붕대를 감고 파이프를 물고 자신감에 차 그린 자화상이다.

 

커크 더글러스와 앤터니 퀸이 출연한 1956년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영화 <생의 불꽃에서(Lust for Life)>은 반 고흐의 일대기다.

 

커크 더글러스가 고흐 역을 맡고 말년에 화가로, 조각가로도 활동했던 앤터니 퀸이 고갱으로 등장한다.

 

영화 속에는 [반 고흐의 침실](1888년, 73X91.5cm, 유화)과 「해바라기」(1888년, 95X73cm, 유화), [밤의 카페테라스」(1888년, 81X65cm,유화)등 주옥같은 아를르 시대의 고흐작품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고흐와 고갱과의 성격과 미술에 대한 견해의 차가 이 영화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장면에서 고재경이 반 고흐를 표현한다. 주변을 이지혜와 김혜숙이 허름한 의상을 벗어버리고, 내복바람으로 음악에 맞춰 춤사위를 펼친다. 두 사람의 춤은 아름답기도 하려니와 관객을 그림 속의 나라, 바로 아련한 꿈과 환상의 나라로 이끌어 들이는 듯싶은 느낌이다. 음악과 춤이 절정에 이르면서 무언극은 끝이 난다.

 

고재경, 이지혜, 김혜숙 등 마임이스트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무용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기획 이진희, 조명디자인 박석광, 무대감독 김동훈, 조명 김기웅·차재영·박준범, 음악 황윤희, 홍보마케팅 바나나 문 프로젝트, 홍보디자인 소파트너즈, 의상디자인 이명아 등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마임공작소 판의 유홍영 예술감독, 고재경 구성·연출, 고능석 협력연출의 팬터마임 <잠깐만요>를 기억에 길이 남을 명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2, 마임공작소 판의 유진규·유홍영·고재경 작·연출·출연의 팬터마임 <가면··마임>

 

대학로 스타시티 TM 스테이지에서 마임공작소 판의 유진규·유홍영·고재경 작·연출·출연의 팬터마임 <가면·몸·마임>을 관람했다.

 

<마임이스트 유진규>

유진규는 1968년 독일의 마임이스트 롤프 샤레(Rolf Scharre)의 내한공연을 관람한 후 팬터마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1970년 건국대 수의학과에 진학했으나, 1971년 극단 ‘에저또’(Ejotto)의 워크숍 참여를 시작으로 학교 공부를 접고 마임 전문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서울 ‘공간사랑소극장’(Space Theatre)에서 연 제1회 한국마임페스티벌(1st Korean Mime Festival)을 시작으로, 그가 주도한 춘천에서의 25년간 계속된 마임페스티벌은 한국의 대표적인 축제이자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를 잡았고,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발표한 마임시리즈는 물론 유진규는 한국의 마임축제를 세계 3대 마임페스티벌로 상승시킨 장본인이자 한국 무언극의 살아있는 역사로 지칭된다.

<마임이스트 유홍영>

 

유홍영은 서울예술대학출신 마임이스트다. 국립극단 어린이 청소년 극 연구소 부소장, 극단사다리 예술감독·연출, 김유경 류 봉산탈출 보존회 회원, 마임공작소 회원이다.

 

1990 독일 국제마임페스티발 갸우클러90<두 도둑 이야기>, 1992 한국마임 20주년 기념공연 – 임도완,유홍영 공동연출 <가면마임 햄릿>, 1993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공연 <마음의 움직임>, 1998 <두 문사이>, 1999 한국마임 <빛깔있는 꿈>, 2000 장 <가면,몸,마임-기도>, 2001 시카고 인형극제 <빛깔있는 꿈>, 2002-2004 <몸>, <가면> 마임 등 다수, 2006 <꿈에>, 2007 <두 도둑 이야기>, <꿈에>, 2008 <이중섭 그림 속 이야기> 2009 <내 친구 플라스틱>, 2010 <꼬방 꼬방> 2011 <게르니카>를 작·연출·출연했다.

<마임이스트 고재경>

 

고재경은 1987년에 데뷔한 마임이스트. 현 한국마임협의회 사무국장. 한결같은 고집과 꾸준함,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단순함과 뜨거운 열정이 매력적인 배우. 공연을 보면 ‘무대 위에서 땀 흘릴 때가 가장 빛나는 배우’로 기억되는 특별한 힘의 소유자다.

 

2002년 <진화>, 2003년 <꿈꾸는 벌레들> <이불> <신문> <버블마임 비의 선물>, 2004년 <한국마임2004> <놀이가 있는 마임> <시계 멈춘 어느 날>, 2005년 <한국마임2005> <춘천마임축제 한일합동공연> <백설공주> <히트 앤 런> , 2006년 <고재경의 마임 콘서트 – 기다리는 마음>, <나비> <황당> <기다리는 마음 Ⅰ, Ⅱ, Ⅲ> 그 외의 다수 작을 쓰고 연출 출연했다.

 

이번 공연에서 첫 장면은 유홍영의 <가면·몸·마임이다> 백색 가면을 처음에는 한 개, 후반에는 두 개를 가지고 무언극을 펼친다. 신체의 각 부위 얼굴은 물론 어깨와 무릎에까지 백색가면을 부착시키고 무대전체를 종횡으로 누비거나 기고 구르고 누우면서 펼치는 팬터마임이다.

 

두 번째는 <꿈에>라는 무언극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힘이 들어도 그렇지 않은 듯 웃음 짓는 모습을 보이고, 수모를 당하거나 고통스러워도 그냥 껄껄 웃으며 감내해 가는 모습은 바로 대부분 우리의 가장이자 아버지들의 모습이다. 그러면서 그가 바라고 동경하는 꿈의 세계를 그린다.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두 번째는 유진규의 1972년 첫 마임이스트 시절의 작품인 첫 야행 <억울한 도둑>이다. 부잣집에 도둑질을 하러 들어가는 장면에서부터 세세한 장면이 팬터마임으로 연출된다. 그러나 도둑질은 실패로 끝이 난다.

 

<꽃다운 영혼들에게 바치는 진혼가>에서는 꽃잎을 따버리는 동작에서 꽃 대궁을 비벼버리기까지가 팬터마임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손에 남은 흔적, 흘린 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흔적을 연기해 내는 독특하고 탁월한 설정이다.

 

<거울>에서는 손바닥이 거울로 설정된다. 그런데 그 거울 속에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기쁜 일, 슬픈 일, 괴로운 일, 비록 안경을 쓰기는 했으나 흘러내리는 눈물이 두 뺨을 적신다. 눈물은 개석까지 영향을 미친다. 객석 여지저기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팬터마임으로 관객을 울리는 장면을 보게 되다니….. 어느새 필자의 손에도 손수건이 들려있을 줄이야…..

 

세 번째는 고재경의 팬터마임 <새>다. 한 마리 새의 탄생, 도약, 자유, 덫 그리고 종말을 무언극으로 표현해 낸다. 새장 속에 갇힌 새를 보며 작품구성을 한 고재경의 표현이 독특하다. 객석에서 관객을 무대 위로 초청해 함께 공연을 펼치기도 하면서 친 대중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만약 내게>에서는 자신에게 다가올 행운이라든가, 모든 것을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지는 모습을 팬터마임으로 연출해 낸다.

 

<기다리는 마음>에서 역시 무언극 속에서 외투나, 덧옷을 갈아입거나 모자 쓰는 묘기를 보이며 살아가며 불쑥 다가오는 예기치 못한 국면이라든가 예측했던 변화를 연주음악에 맞춰 표현해 낸다. 그의 마임은 상큼·발랄·희극적인 면모를 갖춘다. 과거 무성영화시절의 찰리 채플린을 연상하게 된다. 고재경의 마임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채희준의 연주는 극적 흐름에 적절할 뿐 안니라,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관객을 감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까지 한다.

기획 이진희, 조명디자인 이나구·박석광, 조명 김기웅·차재영·박준범, 무대감독 김동훈, 홍보마케팅 바나나문 프로젝트, 홍보디자인 소파트너즈 등 스태프 모두의 기량과 열정이 하나가 되어, 마임공작소 판의 유진규·유홍영·고재경 작·연출·출연의 팬터마임극 <가면·몸·마임>을 세계 무언극의 한 장을 장식하는 우수 걸작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3, 장애인극단 애인의 투르게네프 원작, 김지수 각색, 강예슬 연출의 <무무>

 

성북마을극장에서 극단 애인의 이반 투르게네프 원작, 김지수 각색, 강예슬 연출의 <모모>를 관람했다.

 

극단 애인(대표 김지수)은 장애인이 출연하는 극단이다. 2007년에 설립이 되어, 뇌성마비(腦性痲痺), 척수마비(脊髓痲痺), 지체장애(肢體障碍) 연기자들이 출연해, 2009년 창단공연으로 <함께 부르는 노래>, 2010년 <장애인의 몸짓으로 풀어낸 고도를 기다리며>, 2011년 <고도를 기다리며>, 2012년 <장애, 제3의 언어로 말하다>, 2013년 <손님>, 2014년 <너는 나다>, 2015년 8월 <제물포별곡> 등을 공연하고, 2013년에는 <고도를 기다리며>로 밀양연극제에서 대상, 연출상, 남자연기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투르게네프(Ivan S. Turgenev·1818~1883)는 부유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관료 생활을 그만두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아버지와 아들> <첫사랑> 등 휴머니즘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소설을 썼다. 특히 존 골즈워디가 19세기 세계 문학 중 가장 감동적인 소설이라 극찬했던 <무무>는 황제 알렉산드로 2세가 농노제 폐지를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1854년 출간된 투르게네프의 단편소설 <무무(Mumu)>는 벙어리이자 귀머거리 농노인 게라심과 그가 사랑한 강아지 <무무>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실제로 투르게네프 어머니의 영지에서 생겼던 일을 소설의 소재로 설정했다. 소설 <무무>에서는 여지주로 대표되는 비인간적인 인물과 농노 게라심 같은 심성이 착한 인물로 구성된다. 벙어리 세탁부 타티야나를 향한 게라심의 애틋한 첫사랑은 늙은 여지주의 변덕과 횡포로 결실을 맺지 못한다. 게라심은 타티야나 대신에 불쌍한 강아지 무무를 거두어서 사랑하고 보살피지만, 여지주는 무무에 대한 사랑조차도 허락하지 않고 결국 무무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변덕스럽고 무자비한 여지주의 성격은 농노제도가 만들어낸 기형적이고 비인간적인 모습의 표상이다. 반면에 사랑하는 세탁부 타티야나의 행복을 빌며 그녀를 고이 떠나보내고, 자신의 분신 같은 무무를 여지주에게 넘겨주지 않고 스스로 물에 빠뜨려 죽이는 게라심, 그리고 여주인의 허락도 없이 달밤의 시골길을 성큼성큼 걸어가는 게라심의 모습에서 우리는 서사시나 전설에 등장하는 영웅이나 거인과 같은 위풍당당한 풍모를 느낀다.

 

투르게 네프의 단편 <무무>는 <사냥꾼의 수기>와 함께 알렉산드르 2세가 농노제도의 폐지를 결심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일찍이 영국작가 존 골즈워디(John Galsworthy,1867~ 1933)는 <무무>를 19세기 세계문학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극찬한 바 있다. 지금도 러시아의 초,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 작품은 학생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연극과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커다란 가리개와 가리개 사이에 등퇴장 로가 있고, 그 안쪽으로 가로 늘어진 빨랫줄과 널린 빨래가 보인다. 가리게 앞에는 좌우로 통나무 장작더미와 볏짚 단을 썰어 쌓아놓았다. 출연자들은 환자이동전기의자나, 목발을 짚거나, 지팡이를 짚고 등장을 하고, 애써 장애증세를 극복하면서 열연을 한다. 대사를 할 때에도 힘과 공을 들이고, 동선을 따라 움직일 때에도 심신을 집중시키기에 출연자들의 혼신을 다한 열정과 기량이 무대 위에 제대로 드러난다. 객석 가까이에 앉은 여성 수화통역사가 수화(手話)로 내용전달을 한다. 연기자의 감정을 음악에 실어 전달하고, 조명의 변화와 강약으로 극적분위기 창출을 하기도 한다. 세탁부 역과 강아지 무무 역을 여성출연자가 1인 2역으로 호연을 보이고, 비록 지체장애가 있기는 하지만 출연자들의 용모가 미남 미녀이기에, 관객의 시선이 시종일관 집중됨을 감지하게 된다. 대단원에서 자유를 향해 힘찬 걸음으로 걸어가는 게라심의 모습에, 관객의 갈채가 쏟아지며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게라심 한정식, 타티야나와 무무 이보원, 가브릴라 최종혁, 예로쉬카 백우람, 포타프 김휘경, 스테판 하시성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이수진, 움직임지도 김봉호, 무대디자인 김민지, 무대제작 서울무대장치(대표 이정조), 조명디자인 김종석, 조명 김민재·김은빈, 의상 박인선, 분장 지병국·변은주·채영주, 기획 홍민진, 사진촬영 이정률, 영상촬영 변자운, 그래픽디자인 권건하, 수화통역사 김미경·김윤진, 조명작동 이세영, 음향작동 왕희경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극단 애인(대표 김지수)의 이반 투르게네프(Ivan S. Turgenev) 원작, 김지수 각색, 가예슬 연출의 <무무(Mumu)>를 감동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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