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5년 12월 공연총평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512월 공연총평

박정기

 

 

12월 공연 중 우수작을 평하고, 낭독공연 2편, 그리고 2015 제8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심사평은 별도로 게재한다.

 

1,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한아름 극본 서재형 연출의 아비 방연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한아름 작, 박애리 작창, 황호준 작곡·음악감독, 서재형 연출의 <아비, 방연>을 관람했다.

 

한아름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파리8대학 공연예술학과 석사출신으로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초빙교수,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겸임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에 출강하고 있다.

 

2005 제2회 올해의 예술상 <죽도록 달린다> 제41회 동아연극상 새개념 연극상, 2006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대상, 남녀연기상, 음악기술상 <호야>, 2010 제16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영웅>, 2011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소극장창작뮤지컬상 <왕세자 실종사건>, 2012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여성극작가다.

 

작품으로는 <왕세자 실종사건> <주홍글씨> <메피스토> <윤동주 달을 쏘다> <토너먼트> <호야> <영웅> <댄스 뮤지컬 15분 30초> 등을 발표 공연했다.

서재형(1970~)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으로 가수·작곡가·음반프로듀서·연출가 로 극단 죽도록달린다 대표다.

 

연출작으로는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토너먼트>, <호야(好夜)>, <청춘, 18대1>, <릴-레-이>, <왕세자 실종사건>, <죽도록 달린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댄스뮤지컬 15분 23초> <천생연분> <메피스토> 外 다수 작품을 연출한 기대되는 연출가다.

 

2012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 2009 문화체육관광부의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의 예술상, 2004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했다.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는 천생연분 금실만점의 부부다.

 

창극 <아비, 방연>은 조선왕조시대 숙부 수양에 의해 폐위된 단종이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되어 영월지역 청령포(청령포에 유배되자, 노산군을 유배지로 호송하고, 추후 사약까지 전달한 금부도사 왕방연(王邦衍), 그리고 그의 여식 소사와 관련된 이야기다.

 

왕방연(王邦衍)은 세조가 집권하였을 때에 의금부도사(義禁府都事)이다. 사육신을 중심으로 한 단종 복위 사건이 사전에 발각되어 단종이 강원도 영월 (寧越) 에 유배될 때 호송하고, 후에 노산군(魯山君: 단종)에게 1457년(세조 3년) 사약이 내려질 때 그 책임을 맡은 의금부도사이다. 그는 책무를 다하여 영월로 가서 17세의 어린 단종에게 사약을 전하고 단종의 죽음을 확인한 후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통한 심정으로 청령포(淸泠浦)를 바라보면서 “저 물도 내 안 같아야 울어 밤길 예놋다”라는 표현으로 자기의 쓰라린 마음을 읊은 시조가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실려 있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야 울어 밤길 예놋다.

 

같은 내용의 희곡으로는 오태석의 <태>, 이강백의 <영월행 일기>, 엄동환의 <청령포 비가> 등이 있다.

 

무대는 배경에 수많은 직사각의 절단 목을 가로 세로로 접목시키고 나열해 한 폭의 조형예술화로 창출해놓았다. 그 하단에 좌우로 문을 만들어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가 되기도 한다. 배경 가까이 무대바닥에 공간이 있어, 출연자가 몸을 숨기거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창극의 진전에 따라 대궐 기둥 모양의 조형물 여러 개가 무대 좌우에서 이동해 들어오고, 후반부에는 사육신의 효수목(梟帥木)이 무대 전체에 자리를 잡아 마치 기독(基督)의 집자가상을 연상시킨다. 조명의 강약과 집중으로 극적효과를 배가시키고, 출연자들의 의상이 시대적 배경을 짐작토록 한다. 연주자들의 연주가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창극의 해설자를 겸한 미모의 여성도창이 도입에서 대단원까지 등장을 하고, 왕방연과 그의 여식 소사, 수양과 한명회, 그리고 사육신과 무사, 병사들이 출연해 열연과 열창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이 작품에서는 왕방연의 여식과 자신의 여식의 혼례를 위해,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이라는 자신의 의지와 소신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왕방연의 고뇌와 행적, 수양과 한명회의 동태, 김종서와 사육신의 죽음이 그려진다. 왕방연이 단종을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로 호송을 하고, 후에 송 씨 가문으로 출가한 여식이, 단종복위를 꾀했다는 명목으로 송 씨 삼족이 멸문지화를 당하게 되자, 왕방연은 자신의 여식에게 화가 미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단종에게 사약을 전하러 재차 청령포로 가지만, 차마 사약을 가져왔노라는 말을 한마디도 못하고 읍소하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대단원에서 세조 측근 대신들의 농간으로 왕방연의 여식인 소사마저 화를 입게 되니, 왕방연의 통곡과 함께 도창의 마무리로 창극은 관객의 심금을 울리며 끝을 맺는다.

 

도창 김금미, 왕방연 최호성, 소사 박지현(정릉초등학교 6학년), 단종 민은경, 한명회 이시웅, 수양대군 이광복, 그리고 허종열, 이영태, 정미정, 허애선, 우지용, 남해웅, 이광원, 김유경, 김지숙, 오민아, 이연주, 박준영, 최용석, 이세진, 이진경, 김정윤, 이천영, 김재형, 이은석, 강태관, 최광균, 김주현, 그리고 아역으로 박정우, 송지호, 이재훈, 정서진, 김세익, 유준서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은 관객을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가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거문고 최영훈, 기타 김유식, 키보드 송지훈, 멀티악기 권병호, 타악 전계열, 타악 이형철, 마두금 테무진 푸레부쿠(Temuujin Purevkhuu) 등 연주자들의 열정과 기량이 창극을 고품격 음악세계로 이끌어 간다.

 

합창지도 유수정, 안무 이경은, 무대디자인 이태양, 음향디자인 김호성, 조명 공동디자인 서재형 오영규, 의상디자인 김경희, 영상디자인 김장연, 소품디자인 강인숙, 분장디자인 채송화, 무대감독 정대교, 조연출 황슬기 이은식, 의상보조 선지현 유은별, 분장사 이승주(팀장) 배은경 감가희 이초롱, 연습반주 박지희 등 그 외의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하나가 되어,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극본 한아름 작창 박애리, 작곡 음악감독 황호준, 연출 서재형 연출의 <아비, 방연>을 고품격 고수준의 성공적인 창극으로 창출시켰다.

 

다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은 육성만으로도 충분히 전달이 되는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출연자들의 핀 마이크 사용은, 국립창극단의 “국립”을 떼거나, “핀 마이크”를 떼거나 하는 결단이 요구된다 하겠다.

12월 1일

 

2, 극단 놀땅의 안톤 체홉 작 최진아 연출의 벚나무 동산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극단 놀땅의 안톤 체홉 작, 최진아 연출의 <벚나무 동산>을 관람했다.

 

안톤 체홉(1860~1904)은 러시아작가다. 단편소설의 선구자요 대가인 체홉의 단편집 한 권은 삶의 양식이 되기에 충분하다. 작품의 소재도 러시아 농민들의 삶이나 공무원들의 고생부터 말 도둑, 심지어는 추리소설도 집필했다.

 

가난한 집안의 가장이자 의대생이었던 체홉은 푼돈이라도 벌 목적으로 단편소설을 써서 출판사에 보낸 원고가 호평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가 된다. 엄청난 수의 단편 소설을 집필한 것으로 유명하다. 1886년에는 무려 116편의 단편을 썼고 1887년엔 69편을 썼다. 체홉의 소설은 900여 작품에 이른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단어수로 원고료를 주었기 때문에,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 그 외의 소설가들은 분량이 굉장히 길었는데, 체홉은 반대로 간결하면서도 흥미로운 글을 썼다.

 

체홉 소설보다는 극작가로서의 명성이 더 높다. 러시아 근대문학에서 체홉을 소설가보다는 극작가로 칭한다. 부인 또한 잘나가는 모스크바 예술극단의 여배우였다.

 

1904년 1월, 자신의 새 연극 <벚꽃 동산>이 초연될 때 그도 무대에 나와서 인사를 했는데 그의 창백하고 빈사의 백조 같은 모습에 관객들은 모두 “제발! 안톤 체홉을 병원으로 보내시오!” 라고 소리를 질렀고, 결국 체홉은 비틀거리다 쓰러진다. 곧 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고 시골에서의 요양생활을 하면서, 체홉은 글쓰기를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여섯 달도 못 되어 1904년 7월 2일 밤에 갑자기 고열로 신음하며 “난 죽는다!”하고 소리친다. 의사가 달려와 진료를 한 후 고개를 저으며, “마지막 가는 길에 포도주를 주도록 하세요.” 이 말에 아내는 울기 시작했고 결국 마지막으로 포도주를 입에 머금은 그는 미소를 지으며 유언을 남긴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포도주인걸…맛이 좋아…” 그리고는 눈을 감고 44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다. 안톤 체홉은 톨스토이가 무척 아끼던 후배였기에 그가 죽었을 때 몹시 슬퍼했다고 전한다.

 

<벚꽃동산>은 1960년대부터 국공립극단을 비롯해 각 극단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이다. 1967년 극단 광장의 이진순 연출의 <벚꽃 동산>은 명 연극으로 기억된다. 충무로 연극인회관에서 1980년대의 이원복 연출로 공연한 <벚나무 농장>도 기억에 남는다. 2010년 한·러 수교기념 연극 <벚꽃동산>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러시아 연출가 지차트콥스키의 연출로 공연했을 때, 기존공연을 답습하지 말고,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는 말은 마음에 와 닿는다. 2015년 4월 서울연극제 미래야 참가작 극단 마고의 박연주 연출 <벚꽃동산, 진실너머>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015년 5월 극단 애플씨어터의 전훈 번역·연출의 <벚꽃동산>은 탁월한 공연으로 기억된다. 2015년 8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 고려대학교 개교 110주년 기념공연으로 안톤 체홉 작, 양윤석 번역, 박춘근 윤색, 이 곤 연출의 <벚꽃동산>도 기억에 남는다.

 

영화로는 1999년 키프로스, 프랑스, 그리스의 합작영화로 미할리스 카코지아니스(Mihalis Kakogiannis)가 제작·감독하고, 샬롯 램플링 (Charlotte Rampling) 라녭스까야 역, 앨런 베이츠 (Alan Bates) 가예프 역, 카트린 카틀리지 (Katrin Cartlidge) 바랴 역, 오웬 틸 (Owen Teale) 로빠힌 역, 투스카 버겐 (Tushka Bergen) 아냐 역, 잰더 버클리 (Xander Berkeley) 에삐호도프 역, 그리고 제라드 버틀러 (Gerard Butler), 앤드류 하워드 (Andrew Howard), 멜라니 린스키 (Melanie Lynskey), 이안 맥니스 (Ian McNeice) 등이 출연한 <벚꽃동산>이 명화로 기억된다.

 

극단 놀땅의 무대는 배경에 커다란 화폭에 벚꽃이 만발한 그림 한 폭이 자리를 잡았다. 이 그림을 출연자들이 떼어서 객석 가까이, 또는 제 자리로 이동을 시키며, 극적 분위기에 맞춰 현수막처럼 흔들어댄다. 초등학생들의 작은 나무 걸상 한 개가 무대중앙에 비치되고, 긴 식탁이 중앙에 가로 놓인다. 무대장치를 책장처럼 제쳐 변화를 주고, 무대 하수 쪽에 정문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가 된다. 백년이 되었다는 작은 장이 소개가 되고, 중간에 소형선박 형태의 조형물을 이동시켜 들여오기도 한다. 장면변화에 따라 장롱, 나무널판, 나무판자로 무대 전면을 가려 주택폐쇄를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주인공 여인의 백색의상이 관객의 눈길을 끌고, 주인공 오라비의 정장도 제격으로 느껴진다. 통기타, 꽃, 나뭇가지, 권총, 술잔이 담긴 쟁반에 이르기까지 소품 설정도 극과 어울린다.

 

연극은 도입에 로빠힌과 하녀 두나샤가 여지주 가족 몇몇이 집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드디어 백색의상차림으로 미모의 여지주와 회색정장차람의 훤칠한 오라비 그리고 어여쁘고 귀여운 막내둥이 딸이 등장해 5년 만에 벚꽃동산에 자리 잡은 집으로 돌아왔다며 행복해 한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학생 의자관련 이야기를 하며 그 의자에 앉기도 하며 즐거워하다가 주변 호수에 빠져 죽은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와락 눈물을 쏟기도 한다. 농노에서 자유의 몸이 된 이 집의 노복도 등장하고, 이웃에 거주하는 인물도 등장해 각각의 성격설정과 개성적 연기로 극을 이끌어 간다. 그 중에서 아버지 대까지 농노였으나, 농노해방으로 이제는 굴지의 기업가로 변신한 로빠힌이 여지주에게 8월에 경매에 붙여질 이 벚나무 동산을 다른 용도로 변용할 것을 건의하지만, 여주인공과 오라비의 귀에는 당나귀 귀에 코란 읽기나 마찬가지다. 가족들은 그저 별장이 경매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모습들에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장면이 바뀌면 집안 하인들의 대화로 극이 시작되는데, 각자의 성격이 하나하나 노출된다. 이어서 여지주의 깊은 사연들이 소개가 되고, 여지주는 큰딸 바랴가 로빠힌과 맺어지기를 바란다. 용돈마저 궁핍한 판에, 행인인지 시위대인지 확실하지 않은 일행에게 여지주가 마지막 남은 금화를 쥐어주자, 어머니의 행동에 큰딸 바랴는 버럭 화를 낸다. 그러는 중에도 막내둥이 아냐는 평생 대학생 행세를 하는 대머리 노총각에게 연정을 느끼고 다가간다. 그들이 등장할 때 함께 이동시켜 들어오는 소형선박 조형물은 관객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막내둥이와 평생 대학생 노총각은 서로 사랑하며 밝은 미래를 같이 꿈꾸는 모습에서 장면전환이 이루어진다.

 

다음 장면은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분위기 속에서 분주한 시작된다. 여지주의 오라비는 로빠힌과 함께 경매장으로 갔다는 설정이고, 여지주는 벚나무 동산이 경매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조하게 경매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 여지주와 평생 대학생 간의 갈등도 노출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드디어 벚나무 동산이 경매로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러나 경매장으로 간 오라비와 로빠힌은 시각이 지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저녁 늦게 두 사람이 돌아온다. 오라비는 지쳤다며 침실로 들어가고, 로빠힌은 만취상태로 돌아와 자신이 벚나무 동산을 샀다며 경매에서 엄청난 가격으로 낙찰된 경위를 들려주고 기뻐하는 모습과 함께 퇴장한다. 여지주는 낙담과 함께 울음을 터뜨리고, 막내둥이가 다가와 엄마를 위로하고, 자신의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마무리가 된다.

 

대단원은 여지주의 가족들과 하인들이 모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지주와 오라비는 벚나무 동산을 바라보며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마음은 가벼워진 듯 보이고, 파리로 되돌아가면 기쁜 일이 생길 거라며 서로를 다독인다. 여지주는 로빠힌과 큰딸 바랴가 맺어지기를 진정으로 바라지만, 두 사람은 상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자존심 때문인지 노출시키기를 마다하고 결국 맺어지지 못하는 결과를 보인다. 저택이 폐쇄가 되고 일행이 파리로 떠난 뒤, 노복이 허우적거리며 등장해 다들 떠난 빈집을 둘러보며 체념한 듯 그 자리에 쓰러져 죽음을 맞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장용철, 신덕호, 나종민, 이준명, 주혜원, 남수현, 김 정, 송치훈, 박윤서, 박인지, 유경훈 등 출연자들의 호연은 관객을 극적 분위기에 몰입시킴은 물론 서정적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가는 놀라운 기량을 발휘한다.

 

무대디자인 손호성, 조명디자인 김성구, 의상디자인 이 제, 움직임지도 권령은, 음악 지미세르, 분장 장경숙, 사진 김도웅, 기록촬영 송영범, 무대감독 김원익, 조연출 김종범, 그래픽디자인 가시, 기획 나희경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놀땅의 안톤 체홉 작, 최진아 연출의 <벚나무 동산>을 연출력이 감지되고 출연자의 기량이 발휘된 한편의 명작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2일

 

3, 극단 고래의 이해성 작 연출 출연 박선희 협력연출의 사라지다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극단 고래의 이해성 작 연출 출연, 박선희 협력연출의 <사라지다>를 관람했다.

 

이해성은 1969년 부산 출생. 부산 충렬고, 중앙대 국문과 졸업했다. 현재는 극단 고래 대표이자 배우 겸 극작가 연출가로 활동하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 출강하고 있는 훤칠한 미남에다 한국연극의 기대주이다.

 

주요수상경력으로는 2007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남편을 빌려드립니다>, 2007 제10회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고래>, 2008 밀양연극제 희곡상<고래>(작/연출), 2010 창작팩토리 대본공모 선정<살>, 2014 제7회 대한민국 연극대상에 <빨간 시>로 작품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하였고, 2015 서울연극제에 <불량청년>으로 무대예술상을 수상하였다.

 

극단 고래는 2011년에 창단되어 <고래> <살> <빨간시> <전하의 봄> <사라지다> <불량청년>외 다수 작품을 공연했다.

 

<사라지다>는 말복의 아파트에 모인 여고 동창생들의 이야기다. 말복의 조카이자 고인이 된 윤주의 제삿날에 모인 30대의 여고동창들동지, 청명, 신정, 상강과 윤주의 유령, 그리고 윤주의 새 신랑, 그리고 윤주의 이모라 불리는 트랜스젠더(Transgender)인 말복, 그리고 그와 결혼했던 여인이 등장해 연극을 펼쳐간다.

 

트랜스젠더(Transgender)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과 정신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으로 살아가기를 바라고 행동한다.

 

무대는 백색의 휘장이 드리워진 배경과 배경 앞 무대 좌우로 통로가 있고 통로 하수 안쪽으로 장식장이 보이고 바깥쪽으로 책장이 있다. 장식장에는 조그만 그림액자, 지구본 그리고 소형조형물들이 놓이고, 책장에는 장서가 꽂혀있다. 복도 상수 쪽에도 낮은 장식장이 배치되고, 중앙의 낮은 장에는 전화기를 올려놓았다. 무대 좌우에 백색의 기둥이 서있고, 양쪽 벽 가까이 소형의 원탁과 의자가 있다. 무대 중앙에도 긴 안락의자와 탁자가 가로 놓여있고, 바닥에는 백색 양탄자가 깔려있어 무대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연극은 도입에 배경에 영상투사와 함께 죽은 윤주의 제삿날에 모인 여고 동창들이 슬픈 불란서 영화를 보며 훌쩍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잠시 후 말복이 등장해 영화영상을 꺼버리면, 모두들 “이모!”라고 외치며 항의 의사표시를 한다.

 

말복….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가슴으로 성형을 하고, 행동거지나 말투 억양에 이르기까지 여성이나 다름이 없다. 여고 동창생들의 이모노릇을 완벽하게 해낸다. 그러나 그를 찾아온 여인…과거 그와 결혼을 했던 여인으로 해서 그를 이모라고 의식했던 윤주의 여고 동창들에게 잠시 혼란과 충격이 일기도 한다. 게다가 여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식의 결혼식과 말복의 예식장 방문을 적극 저지하려는 여인의 의지가 노출된다.

 

동창들은 결혼을 해 애를 낳아 기르고,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 동창이 있는가 하면, 작가도 있고, 의사도 있다. 제각기 나름대로 의 일들이 소개가 되면서, 고통과 환희가 병행된다. 특히 자신의 남편 이야기와 남녀 공통으로 느끼는 성적욕구나 쾌락의 극치가 관객과의 공감대 속에 여과 없는 단어로 묘사된다.

 

고인이 된 윤주가 예식 날 교통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고, 그런 윤주가 제삿날 모여 있는 동창생들에게 백색의 예복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만, 동창들 눈에는 보이지를 않는다. 윤주의 독백은 시적이고 철학적이라 관객의 주의와 시선을 끌어 들이지만, 현실감이 우선인 동창생들 앞에서는 윤주의 독백성이 그녀들 주위로 떨어져 흩어져버리는 빗방울 소리에 불과하다.

 

말복이 그의 부인의 의사를 따르겠노라 고개를 숙이는 장면, 동창생들끼리의 감추고 싶은 사연이나 치부가 노출이 되고, 이모라 불리는 말복까지 그런 사실을 알고 충고를 하는 장면과, 비밀약속을 지키지 않고 말복에게까지 귀 뜸을 해준 동창을 비난하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대단원에서 말복과 윤주의 여고동창생들이 다시 불란서의 슬픈 영화를 틀고 함께 보기 시작할 때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 소리와 함께 등장한 죽은 윤주의 신랑이었던 남성과 그의 손에 들린 하얀 꽃다발에 조명이 집중되면서 열린 휘장을 통해 눈발이 흩날리는가 하면 배경에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영상이 투사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한필수와 이해성이 말복으로, 레지나가 말복의 부인, 송재연이 윤주, 장원경과 변신영, 이송이와 이은주가 동창생, 그리고 이현정도 동창생으로 출연하고, 신장환이 윤주의 신랑 역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내지만 트랜스젠더인 말복은 물론, 여고 동창들 개개인의 성격창출이 눈부신 기량으로 드러나고, 말미에 등장하는 신랑 역 또한 인상 깊기에 출연진들에 의해 극단 고래의 발전적인 앞날을 예측케 된다.

 

무대 서지영, 조명 성미림,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의상 장주영, 분장 장경숙, 사진 이지락, 드라마트루크 이단비, 조연출 최지숙 임소은 임다은, 기획 이대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고래의 이해성 작 연출 출연, 박선희 협력연출의 <사라지다>를 창의력과 연출력이 감지되는 독특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8일

 

4, 경계 없는 예술센터의 이화원 제작 윤기훈 작 연출의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

 

강남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경계 없는 예술센터의 이화원 제작, 윤기훈 작·연출의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을 관람했다.

 

경계 없는 예술센터(Centre d`arts sans frontières/Center for the arts beyond boundaries, 대표 이화원)는 2001년 설립된 이래, 예술의 대사회적 치유기능에 관심을 갖고, 장르와 국경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양태의 예술을 연구하고 창작해 온 전문예술단체이자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다. 종합적인 창작산실 전문기업으로서 문화예술기획, 축제운영, 공연, 뮤지컬, 영상제작, 국제교류프로젝트, 해외 공연투어, 학술연구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가운데, 창의예술교육프로그램,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융∙복합프로그램 등, 선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경계 없는 예술센터는 서울시 표창, 문화관광부 사회문화예술교육 우수사례 선정, 지자체 토요우수프로그램 선정, 민관협력 우수상 수상, 예술경영 우수사례 선정 등, 대외적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사회적 기업 경계 없는 예술센터는 문화, 예술적으로 소외된 지역 및 도심의 일상에 침투하여 메마른 삶의 환경에 예술을 통한 꿈과 희망을 제공하는 문화운동과 오늘의 사회에서 위축되어버린 예술의 대사회적 치유기능을 적극적으로 구현하고, 특정 예술의 틀에 머무르지 않는 자유롭고 도전적인 창작활동과 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융 복합적 창의예술교육을 추구한다.주요사업으로는 문화예술기획 및 운영하고, 예술창작 및 보급, 명작희곡다시읽기,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연극교실, 기관위탁운영, 과학 예술 융 복합 프로그램의 국제교류와 학술연구 등을 제작 발표 공연한다.

 

피아노포르테(pianoforte)는 건반이 달린 타현악기(打絃樂器)를 지칭한다. 그런데 피아노포르테라(pianoforte)는 단어를 줄여 현재는 피아노(piano)라고만 부르고 있다.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은 건반악기 연주자와 현악기 연주자인 남녀 두 사람의 사랑과 연주 이야기다. 마치 희랍신화에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사랑에 비견되어 글루크(Christoph Williald von Gluck, 1714∼1787)의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Orpheus and Eurydice) 2막에 연주되는 정령들의 춤 (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이 다른 음악가 피아촐라(Ástor Pantaleón Piazzolla,1921~ 1992),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 1782~1840),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865~1750),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1875~1962)), 라흐마니노프Сергей Васильевич Рахманинов, Sergei Vasil’evich Rachmaninov, 1873~1943),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연주곡에 이어 극의 절정부분에 연주가 된다. 원래 글루크( Gluck)의 정령들의 춤(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은 현악기 연주보다는 금관악기 연주로 잘 알려져 있다.

 

미모에 재예를 겸비한 유명한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와 무명의 남성 피아니스트가 젊은 나이에 운명적으로 만나 첫 연주를 하면서 남성연주자는 여성연주자의 탁월하고 출중한 기량에 매혹되어 반주까지 잠시 중단을 한 채 황홀한 마음으로 그녀의 연주를 듣기만 한다. 무반주의 현악연주만으로도 그녀는 갈채를 받는다. 그 후 두 남녀의 연주여정이 시작된다. 청춘남녀의 봄꽃처럼 피어오른 사랑이 연주와 더불어 그 향을 나부끼게 되고, 미국 뉴욕 시의 맨해튼에 있는 공연예술학교(performing arts conservatory) 줄리아드(The Juilliard School)에서의 수업과 공연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의 연주여정에 동행한다. 여정 중 중 남미에서 연주에서는 미모와 관능미를 겸비한 무희가 열정적인 탱고 음율에 맞춰 독무를 펼치기도 한다. 차츰 두 사람의 사랑은 연주와 더불어 기독경전(基督經典) 에덴동산에 등장하는 최초인간처럼 친자연적인 감성을 노출하기도 한다. 그것이 지나쳐 두 사람은 이미 약속된 연주일정을 마다하고 자연 속으로 사랑의 도피행각까지 벌인다. 세인의 경악과 비난이 들끓게 되면서 이에 견디지 못한 여성 연주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대단원에서 두 사람은 영적교감을 이루며 글루크(Christoph Williald von Gluck)의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Orpheus and Eurydice) 중 2막 연주곡인 정령들의 춤(Dance of the Blessed Spirits)을 연주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무대에는 하수 쪽에 그랜드 피아노를 배치하고, 상수 쪽에는 소형탁자와 의자 두 개를 배치했다. 연주곡에 따른 조명변화와 조명 집중 또는 강약으로 극적효과를 창출한다. 자신의 음악여정과 사랑이야기를 펼치는 주인공은 핀 마이크를 사용한다. 직접 등장해 건반악기와 현악기 연주를 하고, 무대 뒤에서 연주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무용은 백색계열의 현란한 의상을 착용하고 춤을 춘다. 그러나 적색의상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윤여성이 자전적 일대기를 펼치는 해설자로, 김혜정이 탁월한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바이올리니스트로, 김용진이 남성 주인공 역의 피아니스트로, 황지인이 미모와 관능미를 겸한 탱고무용수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출중하고 탁월한 기량의 연주와 연기, 그리고 무용은 관객을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고 황홀한 감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제작 이화원(경계 없는 예술센터 대표), 기획·홍보 정경인·최누리·박정명, 무대감독 김성민, 조명 우수정, 음향오퍼 김성민, 조명오퍼 최현우, 진행·운영 박은영·강민지·이유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경계 없는 예술센터의 윤기훈(상명대학교 교수) 작·연출의 <피아노포르테, 나의 사랑>을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12월 10일

 

5, 국립극단의 아서 밀러 원작 김윤철 예술감독 번역 고영범 윤색 박정희 연출의 <시련>

 

명동예술극장에서 아서 밀러(Arthur Miller) 원작, 김윤철 예술감독·번역, 고영범 윤색, 박정희 연출의 <시련(The Crucible)>을 관람했다.

 

번역을 한 김윤철(1949~) (재) 국립극단·명동예술극장 예술감독은 용산고, 서울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 학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석사, 미국 브리검영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박사, 세종대학교 영어영문과 교수(1989),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1994~), 한국예술종합학교 교학처장 및 연극원장(1997~) 국제연극평론가협회 회장(2008~) 국립예술자료원 원장(2013) 등을 역임하고, 극단 맥토를 창단해 연극연출에도 탁월한 기량을 보인 세계적 평론가다.

 

연출 박정희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공부한 뒤, 독일 Frankfurt a/M Goethe 대학에서 영화연극미디어학과 수학(1988-1994)했다. 연출과 배우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올린 박정희는 1996부터 2000까지 극단 사다리의 상임 연출을 지냈다. 그녀가 국내 귀국 후, 아동극을 선택한 것은 서정성과 이미지, 신체적 상징을 가장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무대가 아동극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2001년 극단 풍경을 창단하고 <하녀들>과 <평심>을 선보이며 보다 독자적인 행로를 선택하였다. 극단 풍경 대표, 동숭아트센터 연출부, 옥랑문화재단 연기 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연출작은 <타오르는 추억> <피터와 늑대>, <공주님의 달> <브레멘 음악대>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거울 속의 내가> <하녀들> <평심> <발코니> <청혼하려다 죽음을 강요당한 사내><은하궁전의 축제> <달의소리> <하녀들> <새벽 4시 48분> <기타맨> <응시> <예술하는 습관> <햄릿 업데이트> <철로> <죽음의 집 2> <러브 앤 머니>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이영녀> <시련>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아서밀러(Arthur Miller)는 1915년 뉴욕에서 출생, 미시간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했다. 재학 중에 쓴 몇 편의 희곡으로 상을 받고, 졸업 후 라디오 드라마를 쓰고, 희곡 창작을 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중의 군수산업의 경영자와 아들의 대립을 다룬, 전쟁 비판적인 심리극 <모두가 나의 아들 All My Sons>(1947)로 비평가와 관객의 칭찬을 받았다. 이어 <세일즈맨의 죽음 Death of a Salesman>(1949)으로 퓰리처상 및 비평가 상을 받고, 브로드웨이에서 2년간의 장기공연에 성공했다. 이 작품은 평범한 샐러리맨의 꿈과 현실과의 괴리(乖離)에 부자(父子)간의 사랑을 곁들여, 회상형식의 교묘한 무대처리로 현대의 불안을 강렬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밀러는 이 작품으로 전후 미국 연극계의 제1인자의 지위를 획득했다.

 

<도가니(가혹한 시련) The Crucible>(1953)는 리얼리즘의 수법을 버리고, 17세기 뉴잉글랜드에서의 마녀재판(魔女裁判)을 주제로, 그 당시 미국전체를 휩쓸었던 매카시 선풍을 풍류(諷喩)한 희곡이다. 그 후 여배우 M.먼로와 두 번째 결혼을 했으나 이혼했다(1960). 그밖에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A View from the Bridge>(1955, 퓰리처상 수상), 먼로를 모델로 한 <전락(轉落) 후에 After the Fall>(1964) 등의 희곡과 소설·라디오 드라마·평론이 있다. 그는 T.윌리엄스와 함께 미국 연극의 발전과 실험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그의 희곡은 대부분 미국인의 공통된 비극적 생활을 주제로 삼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작품으로<행운을 잡은 사나이>(The Man Who Had All the Luck, 1944)<모두 내 아들>(All My Sons, 1947)《세일즈맨의 죽음》(Death of a Salesman, 1948)<도가니> (The Crucible, 1953)<다리에서의 조망>(A View From The Bridge, 1955)을 썼고, 이어서 M.몬로의 일대기<전락 이후>(After the Fall)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잔혹상을 묘사한<비시에서 생긴 일> (Incident at Vichy)을 썼다. 1968년 봄에는 <프라이스>(The Price) 1972년 가을에는 <천지창조와 다른 일들> (The Creation of the World and Other Business)을 완성 공연했다.

 

<시련(The Crucible)>(1953)은 1692년 메사추세츠 주 세일럼에서 실제로 있었던 전대미문의 ‘마녀 재판’사건을 모티브로 1950년대 미국에 몰아친 메카시즘의 집단적 광기와 폭거에 의해 자행되었던 개인의 인권유린을 신랄하게 비판한 문제작이다.

 

실제로 아서 밀러는 주인공 존 프락터와 마찬가지로 매카시 광풍의 희생자였다. ‘非 미 활동 조사위원회 (The House Committee on Un-American Activities)의 조사를 받으러 청문회에 소환되어 다른 혐의자의 이름을 댈 것을 강요받았으나 거절했고, 그 결과 1차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세일럼의 ‘마녀 재판’은 아주 사소한 사건에서 출발한다. 인간 본능이 철저하게 통제받는 청교도적 신권통치의 작은 마을인 세일럼에서 어느 날 밤 숲 속에서 어린 소녀들이 발가벗고 춤을 추며, 주술을 외우고 혼령을 불러내는 금기된 놀이를 벌인다. 패리스 목사에게 발각된 소녀들은 처벌이 두려워서 악마에 사로잡힌 듯 연극을 하게 된다. 거짓 연극을 하고 있는 소녀들을 본 주민들은 이성을 잃고 정말 마을에 악마가 있다고 믿어버린다. 억제된 청교도적 규범 속에서 거친 환경을 상대로 투쟁하듯 살아야 했던 마을 주민들에게는 서로에 대한 오랜 앙금과 현실적 이해관계가 폭발 직전에 다가와 있었다. 오랫동안 억압되어 온 욕구불만은 악마와 대항해서 싸운다는 명분으로 추악한 속내를 드러내며, 잔인하고 비열한 복수심은 정당화된다. 소녀들의 금기된 장난으로부터 시작되어 마녀 색출이라는 명분으로 위장한 고소, 재판, 급기야 교수형에 치닫는 극한의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평소에 품고 있던 욕망과 질시, 불만, 이기심 등 악의 요소를 드러내 보인다.

 

초기의 희생자는 거지나 술주정뱅이처럼 힘없고 평소 마을의 골칫거리들이었으나, 점차 집단적 광기가 가열되며 개인적인 이권이나 원한에 얽힌 사람들이 고발되기 시작한다. 이미 명분은 복수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다. 재판 또한 공정하게 이뤄질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죄를 묻는 재판이 아니라 자신이 죄를 짓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는 재판으로 변질되고, 정의를 상실한 힘은, 누구라도 처형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죄 없는 사람들이 처형되었고, 권력의 편에서 폭거를 자행하던 자들마저 공포에 휩싸인다. 그래서 이번에는 피소된 사람을 구명하려는 명분을 다시 날조하려 들지만, 무릇 정의의 편에 섰던 인간상들이 보여주었듯 그들은 타협을 거부하고 정의로운 증인으로서 명예로운 죽음의 길을 택하게 된다.

 

<시련>의 서두 작가 노트에서 아서 밀러는 “이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역사상의 역할과 유사한, 어떤 경우에는 아주 똑같은 역할을 한다”며, 그래서 관객들은 “이 연극 속에서 인류역사상 가장 괴이하고 또 가장 무서운 사건들 중의 하나가 갖는 본질을 찾아내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적어도 이 작품을 쓴 작가의 의도 중 하나는 인간사회에서 시대나 상황에 따라 빌미가 되는 명분은 다를지라도 정의가 없는 힘의 폭거는 저질러져 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의 환기이며 양심에의 부르짖음일 것이다.

 

무대는 배경 막 앞에 관객좌석을 마련해 영미법계 법정에서처럼 배심원 석으로 설정하고 공연 전에 관객을 무대 위로 입장시켜 착석을 하도록 한다. 연극이 시작되면 희미한 조명 속에서 속살이 들여다보이는 얇은 흰색 옷차림의 처녀들이 신 들린 듯 춤추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때 돌연 검은 복장의 목사가 모습을 드러내면, 처녀들의 비명과 함께 암전된다.

 

마을사람들은 악령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악령을 찾기 위해 목사를 부른다. 악령을 찾기 위해서 헤일 목사는 의식을 행한 소녀들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심문한다. 두려워진 소녀들은 자신들이 행한 의식에서 악령들이 나타났다고 거짓증언을 한다. 그래서 그들에 의해 호명당한 사람들을 재판하기 위해 법정이 선다. 마을에서 떨어져 살고 있던 프록터는 마을 사람들의 이름을 대고 있는 애비게일이 자신의 아내로 들어앉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복수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그리고 그녀의 목표가 자신의 아내인 엘리자베스를 죽이기 위한 것임을 깨닫는다. 악령을 쫓아내기 위해 마을로 들어온 헤일목사는 여기저기 마을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사실여부의 진위를 묻기 위해 프록터의 집에 들른다. 그때 프록터의 하녀인 메어리가 준 인형이 문제가 된다. 애비게일은 엘리자베스가 마술을 써서 자신을 괴롭힌다고 하며 배에 꽂힌 바늘을 보이며 발작을 한다. 메어리가 준 인형에도 바늘이 꽂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메어리가 꽂아 둔 바늘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고 엘리자베스를 체포해 간다. 프록터는 분노한다. 헤일목사도 뭔가 수상함을 눈치 채기 시작한다. 재판을 주재하는 부지사에게 프록터와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감옥에 있는 사람들의 무죄를 주장한다. 특히 프록터는 자신의 아내가 모함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그의 아내는 애비게일의 질투와 복수심에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프록터는 애비게일이 전에 자신과 통정을 한 일이 있기에, 자신의 아내가 애비게일에게 하녀 일을 그만두게 하고 집에서 내쫓았던 일로, 그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고 그의 아내에게 마귀의 누명을 씌우려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가 인형을 갖게 된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현재 자신의 집 하녀인 메어리를 통해 애비게일이 누명을 씌우려고 벌인 일임을 증명하려 하지만, 애비게일은 악령이 메어리를 통해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연기를 펼친다. 그로인해 부지사와 판사가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그때 프록터에게 감정이 있었던 마을 사람이 프록터가 예전부터 악마와 교통하고 있었다고 고발한다. 부지사와 판사는 프록터를 역으로 심문한다. 하녀 메어리 또한 자신이 악령의 사주를 받고 있노라고, 애비게일과 그녀에게 동조하고 있던 다른 소녀들의 행동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게 되자, 프록터가 자신을 밤마다 목을 조르며 악마의 명단에 서명하라고 했다고 거짓증언을 한다. 결국 프록터는 무고한 사람에게 살인누명을 씌우려 한다는 명목으로, 재판정에서 교수형을 받게 된다. 하지만 헤일목사와 프록터 그리고 다른 몇몇 사람들은 그런 판결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의 하나라고 강력히 맞서지만, 그들까지 결국 악마로 낙인찍힌다. 헤일목사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악마를 만들어내는 신권정치에 대해 비판을 가하면서 법정을 떠난다. 애비게일과 정치적 야욕으로 뭉쳐진 사람들에 의해 고발당한 사람들은 교수형을 당했거나 교수형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마을 사람들을 고발했던 소녀들이 마을에서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한다. 파리스 목사의 딸도 돈을 훔쳐 집을 떠나 버린다. 이러한 상황에 파리스 목사와 마을 사람들은 의심을 품는다. 헤일 목사는 다른 마을에 있다 다시 세일럼 마을로 돌아와 감옥에 있는 사람들을 구해내려 한다. 그는 프록터에게 찾아가 그가 결백을 주장하며 교수형을 당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버리는 일이라고 설득한다. 하지만 프록터는 자신은 악마가 아니므로 절대 자신이 악마라는 거짓고백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마을의 소녀들이 사라지는 것과 관련해서 재판을 주재했던 부지사도 그의 판결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되도록이면 감옥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백을 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백서를 쓰지 않는다. 헤일 목사는 프록터의 부인 엘리자베스에게 프록터를 만나 자백서를 쓰도록 하라고 설득한다. 엘리자베스는 프록터를 만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프록터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프록터는 엘리자베스의 소망이 자백이 아닌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임을 알고 거짓자백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자백서에 서명하지만 그것을 공개화 시키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가 서명한 것은 곧 자신을 스스로 파는 행위인데다가 거짓자백이기 때문이다. 결국 프록터는 마지막 번민 끝에 서명서를 찢어버리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순재·이호성이 댄포스 부지사로 출연해 눈부신 기량으로 무대를 채운다. 지현준이 존 프락터를 출연해 절제된 연기와 성격창출로 갈채를 받는다. 채국희가 엘리자베스 프락터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단아한 용모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정운선이 미모와 폭발적인 연기로 그녀의 발전적인 장래를 예측케 한다. 최광일의 존 헤일 목사 역은 그의 호연과 열연으로 배역이 100% 살아난 느낌이다. 이문수가 자일즈 코레이로 출연해 동양 제일의 매력적인 저음으로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현순이 레베카 너어스로 출연해 고품격 고수준의 연기와 귀부인 같은 용모로 극적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정재진이 프랜시스 너어스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로 무대를 빛낸다. 김효숙… 이토록 성격창출에서 탁월함을 드러내는 여배우가 있었다니…? 이 여배우의 발전적인 장래를 예측하게 된다. 정혜선, 정은경, 심완준, 문경희, 강진휘, 김정환, 이기돈, 유정민, 노창균, 박민지, 정지영, 얀츠카, 경지은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국립극단 출연진으로서의 기량을 제대로 드러내,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공연기획 박현숙, 미술 신선희, 조명 김창기, 의상 이윤정, 음악 장영규·김 선, 분장 백지영, 안무 금배섭, 음향 최환석, 무대감독 김승철, 조연출 변혜훈, 기술가독 김무석, 무대제작감독 최슬기, 조명감독 신동선, 그 외의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재) 국립극단의 아서 밀러(Arthur Miller) 원작, 김윤철 예술감독·번역, 고영범 윤색, 박정희 연출의 <시련(The Crucible)>을 연출력이 감지되고, 출연진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난 고품격 고수준의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12월 13일

 

6, 스튜디오 반의 윤세민 예술감독 김성배 작 이율구 작곡 홍인표 연출의 뮤지컬 목련을 기억하다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스튜디오 반의 윤세민 예술감독, 김성배 작, 이율구 작곡, 홍인표 연출의 뮤지컬 <목련을 기억하다>를 관람했다.

 

김성배 작가는 스물여섯 살에 뒤늦게 숭실대에 입학해 불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잡지사, 인터넷 매체 등에서 일하다가 해외축구 통신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영국의 해안도시 이스트본에 갔다. 1년 4개 월 간의 영국 체류는 그러나 호구지책에 쫓겨 통신원 활동은커녕 “바다에 발 한 번 담가보지 못한 채” 이어지는 노동의 연속이었다.김성배는 어느 날 함께 호텔에서 일하던 스페인 여자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영국에 왔으면 ‘오페라의 유령’은 봐야 하지 않겠어요?” 20파운드, 당시 환율로 4만 원정도 되는 관람료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는 하루 날 잡아 런던의 극장에 갔고, 뮤지컬과의 첫 만남에서 단박에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얼마 뒤 뮤지컬 ‘캣츠’가 이스트본에 순회공연을 왔을 때 김성배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영국에 왔으면 ‘캣츠’ 정도는 봐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그는 귀국하기 전까지 줄잡아 50편에 이르는 뮤지컬을 봤다.김성배는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 예술전문사 과정에 입학했다. 대본 및 작사를 전공하면서 직접 대본을 쓴 뮤지컬을 교내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희곡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갔다. 특히 교수 등 극작가들에게서 혹독한 글쓰기 훈련을 받으면서 그는 “뮤지컬과는 또 다른 연극의 매력을 느끼게 됐고, 두 장르를 접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확률>이라는 2011년 김성배의 한국일보 신춘문예희곡부문당선작은 그가 지방 국도에서 자동차 사고를 목격하고 착상한 작품이다. 김성배는 이 작품에서 죽은 두 남녀의 관계와 그 배후를 치밀하게 복원하는데, “사람 사이의 관계, 특히 서로 잘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통에 쌓여가는 오해들을 희곡을 통해 깊이 파고들고 싶다”고 말하고, 뮤지컬 <목련을 기억하다>에서도 극중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는 장면이 등장한다.

무대는 한 주택과 그 집 정원이다. 무대 상수 쪽에 잎이 떨어진 목련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한단 높이의 마루가 무대 좌우로 연결되어있고, 중앙에 벽처럼 생긴 조형물이 자리를 잡고 벽 뒤 쪽이 등퇴장 로다. 하수 쪽 방은 소설가 지망생 딸의 방, 상수 쪽은 연극연출가를 꿈꾸는 아들의 방이다. 긴 나무 등받이 의자, 식탁, 의자 등을 출연자가 무대 중앙으로 이동시켜 배치하고, 현실과 과거가 동시에 연출된다.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연주석이 있어 전자건박악기와 기타를 연주하고, 검은 휘장으로 연주석을 가려놓았다.

이 음악극에서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인물로 설정이 된다. 몇 십 년을 한 단독주택에서 살며 한 그루의 목련나무를 심고, 나무가 성장하고 꽃이 필 무렵에는 나비가 날아와 이 풍경을 즐겼는데, 삼 년 전부터 목련나무에 꽃이 피지를 않는다. 아내와 아들과 딸은 나무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버지는 나무가 죽지 않은 것으로 생각을 한다. 부모의 결혼기념일에 집을 찾아온 아들과 딸, 자매는 부모에게 여행을 권한다. 그래서 여행사에 날짜까지 잡았는데도, 아버지는 여행을 가지 않겠노라 고집을 피운다. 남매는 아버지가 장차 치매증상이 심해져 대소변도 못 가리게 될 것을 예상하고, 단독 주택을 팔아 아파트로 이사하고, 아버지를 요양원에 입원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청년시절에 권투선수생활을 하면서 시합 때 마다 받은 돈을 저축해서 마련한 단독주택이라, 집을 파는 것을 아버지는 적극 반대한다. 그리고 집을 판, 돈으로 아들이 연극에 투자를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한다.

장면이 바뀌면 아들과 딸이 춘천으로 여행을 하자며 짐을 꾸린다. 아버지도 여행하는 걸 즐거워하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찾는다. 남매는 어머니가 어디 있느냐는 대사를 한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계속 찾는다. 그리고 가족들의 과거 여행 장면이 재현된다. 승용차에 아버지가 운전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 옆에 어머니가 앉아있고, 뒤쪽에 남매가 앉아있다. 그러다가 승용차가 덤프트럭과 부딪치고, 승용차에 불이 나, 어머니가 죽게 되는 장면이 재현된다.

결국 아버지는 의사의 권고대로 요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자녀들이 자주 방문을 한다. 차츰 아버지의 치매증세가 심해지고, 아들과 딸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그러는 아버지의 기억 속에 어머니의 모습과 목련나무는 어렴풋이 되살아난다. 아버지의 쇠퇴해가는 기억 속에서 아들은 연극 연출가로, 딸은 소설가로 등단을 하게 되고, 죽은 줄 알았던 목련나무에 꽃이 다시 피어나고 나비가 날아드는 장면에서 음악극은 마무리가 된다.

 

장보규가 아버지, 김선호가 어머니, 이두열이 아들, 배수정이 딸, 김영준이 상대 권투선수·연극인·출판사 사장 등으로 출연해, 각자 뛰어난 기량으로 성격창출은 물론,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으로 갈채를 받는다.

 

음악감독 양희윤, 안무 양은숙, 연주 채로사·최중한, 무대디자인 서태범, 조명디자인 임성빈, 음향디자인 김원심·차은경·최노을, 의상·분장 박주현·장은정, 그래픽디자인 아트그램, 사진 박인구, 조연출 김대경·박혜원, 기획 이강선·김보라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윤세민 예술감독, 김성배 극작, 이율구 작곡, 홍인표 연출의 뮤지컬 <목련을 기억하다>를 기억에 길이 남을 음악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15일

 

7, 코르코르디움과 두산아트센터 그리고 극단 여행자의 닉 페인 작 성수정 역 양정웅 연출의 인코그니토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코르코르디움·두산아트센터·극단 여행자의 닉 페인 작(Nick Payne), 성수정 역, 양정웅 연출의 <인코그니토(Incognito)>를 관람했다.

<인코그니토(Incognito)>는 2014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영국출신 32세의 청년작가 닉 페인(Nick Payne)의 <별무리(Constellations)>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별무리(Constellations)>는 뇌종양을 앓는 여자주인공과의 사랑 이야기다. <인코그니토(Incognito)>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천재과학자와 그의 뇌를 보관한 토마스 하비 박사의 이야기다.

 

<인코그니토(Incognito)>는 달의 뒤쪽에서 월면(月面) 제1 사분면(四分面)의 칭동(秤動) 구역에 걸친 <어두운 평원>을 의미한다. 치과에서는 바른 치아를 만들기 위한 교정을 <인코그니토(Incognito)>라 칭한다. 이 연극에서는 치매증세를 두뇌의 <인코그니토(Incognito)>로 표현한다.

 

닉 페인(Nick Payne, 1984~)은 영국 요크 대학교 (University of York)와 센트럴 스쿨 스피치 앤 드라마(Central School of Speech and Drama)에서 극작을 공부했다. 로렌스 올리비에 신작희곡상, 로렌스 올리비에 우수 코미디 상 등을 수상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극작가다.

 

무대는 하수 쪽에 대형 건반악기를 배치하고, 무대 중앙에는 한단 높이와 네 자 폭 그리고 스무 자 길이의 단을 사선으로 깔아놓았다. 원래 극장의 기둥도 출연자의 은닉장소로 사용되고, 극장의 객석과 무대 좌우 양쪽에도 객석을 마련해 출연자들의 호흡소리까지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좌석배치를 했다. 출연자는 관객과의 밀착된 공간에서 연기를 하고, 출연자가 관객의 발치에 앉아 다음 장면에 대비를 하기도 한다. 조명으로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4인의 출연자가 1인 다 역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연기를 펼친다. 대단원은 치매를 앓는 주인공의 대형건반악기 연주로 마무리를 한다.

 

연극의 내용은 1955년부터 2013년까지 천재 과학자인 아인슈타인(1879~1955)의 뇌와 관련된 이야기다.

 

1955년 4월 18일 새벽, 프린스턴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인슈타인은 7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시신을 화장하되 뇌를 해부해보라”는 생전의 유언 때문에 오전 8시에는 병리학자였던 토머스 하비(Thomas Harvey) 박사가 부검을 실시했다.직업적 탐구심이었을까 아니면 학문적 명예를 위한 욕심이었을까. 하비 박사는 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아인슈타인의 뇌를 그대로 되돌려놓지 않고 일부를 개인적으로 보관했다. 이후 펜실바니아 대학교에서 3달에 걸쳐 뇌를 200조각 가까이 얇게 저민 후 사진으로 촬영해 슬라이드를 만들었다. 그중 12장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유족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하비 박사는 과학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며 설득을 했다. 동의는 얻어냈지만 직장에서는 쫓겨났다. 연구 윤리를 어겼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자신이 가진 아인슈타인의 뇌를 반납하지 않고 일부 연구진에게만 조금씩 공개하다가 1998년 마침내 모든 조각을 프린스턴 대학병원에 반납했다. 자료가 공개되자 뇌 과학자들이 연구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언어와 수리를 담당하는 두정엽 부분이 일반인보다 15퍼센트 크다는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비 박사가 다른 연구자에게 넘긴 자료 중 45개의 조각은 2011년 필라델피아 역사의학도서관에 의해 대중에게 공개됐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로 잘라져 있었고 뇌 건강 상태는 나이에 비해 양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2013년에는 먼 웨이웨이(Weiwei Men) 중국 화둥사범대학교 물리학 교수가 새로운 방식으로 추가 연구를 벌여 얻어낸 결과가 공개되었다. 아인슈타인은 현대물리학의 기초를 이루는 4편의 핵심 논문을 26세 때에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자로 성공했지만 음악적인 소질도 뛰어나서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이었다. 7세 이전에 악기를 배우게 하면 뇌 들보의 크기가 커져서 수학적인 능력까지도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무조건 암기만 시키는 방법보다는 악기 연주를 시키는 방법이 천재로 향하는 지름길임을 아인슈타인의 예를 통해 알 수가 있다.

극은 아인슈타인의 뇌를 훔친 토마스 하비, 뇌수술을 받고 기억에 문제가 생긴 헨리, 임상 신경심리학자 마사와 과학자의 연인 마가렛이 작품의 큰 줄기를 이룬다. 현재와 까마득한 과거를 오가며 1인 다 역을 하는 출연진과 여인들의 담배연기 속에 전개되는 주인공의 치매증세, 그리고 청년시절과 노년시절을 동시에 연기로 표현을 하고, 어린 시절의 서투른 건반악기 연주와 말년에 가물가물하는 기억 속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주를 하는 과학자의 연주에 이르기까지, 출연진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감성적 연기는 객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연출가 양정웅의 부인 윤다경이 임상 심경심리학자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감성 넘치는 호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김대진이 아인슈타인의 뇌를 보관하고 평생 연구를 하는 토마스 하비 박사로 출연해, 고수준 고품격의 연기로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장지아가 관능미와 매력적인 연기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남윤호가 아인슈타인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건반악기 연주로 아버지인 명배우 유인촌의 뒤를 잇는 재목임을 증명하듯 출중한 기량을 드러낸다.

 

무대 양정웅, 무대제작 에스테이지, 조명 김성구, 음악 허 안, 소품 임정숙, 조연출 장지아, 무대감독 정종현, 조명작업 서동오, 음향·영상작업 김민정, 진행 최규리, 제작협력 극단 여행자, 사진 이강물, 그래픽 다홍디자인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여행자·코르코르디움·두산아트센터 제작기획의 닉 페인(Nick Payne) 작, 성수정 역, 양정웅 연출의 <인코그니토(Incognito)>를 연출가의 탁월한 연출력이 감지되고, 출연자의 출중한 기량이 기억에 길이 남는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16일

 

8,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세혁 각색 장한솔 작곡 음악감독 김한내 연출의 가족음악극 템페스트

 

세종문화회관 M 시어터에서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세혁 각색, 장한솔 작곡 음악감독 김한내 연출의 가족음악극 <템페스트>를 관람했다.

 

필자가 <템페스트>를 처음 본 것은 1968년 연세대학교의 연희극예회에서 표재순 연출로 공연한 것인데, 원작을 최대한 살려서 공연을 했고, 이광민, 서승현, 이승호, 정하연, 김종결, 최형인을 비롯한 연희극예회 멤버들이 출연해 호연을 펼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로는 1956년에 제작된 프레드 M. 윌콕스 감독의 SF영화 <금지된 행성(Forbidden Planet)>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서 소재를 따왔고, 1991년 피터 그린어웨이(Peter Greenaway) 감독의 <프로스페로의 서재(Prospero’s Books)>에서는 87세의 존 길거드 경이 누드로 출연해 프로스페로역을 열연했는데, 역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가 원작이다.

 

그림으로는 라파엘이 <템페스트>를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고,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는 <에리얼에게 유혹당하는 퍼디난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는 <미란다>를 그렸다.

 

음악으로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 17번의 제목이 <템페스트>다. 베토벤이 제자인 신들러로부터 이 곡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셰익스피어의<템페스트>를 읽으면 이해할 수 있다”라고 대답해 곡의 제목이 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3곡의「환상 서곡」중 한 곡도 <템페스트>다. 시벨리우스는 <템페스트> 서곡과 2개의 연주곡을 작곡했다. 아데스의 동명 오페라<템페스트>도 2004년 코벤트 가든 왕립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되어 찬사를 받았다.

 

뮤지컬 <템페스트>는 1999년 11월에 이윤택 연출로 귀천무, 불교무술인 선무도, 검도를 응용한 동양적인 집단무와 공중곡예 장면, 실전를 연상시키는 총격전, 태풍에 휩쓸리는 무대로 극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음악은 국악 작곡가 김대성과 체코 작곡가인 제네크 바르타크(Zdenek Bartak)가 가곡과 범패·정가·태평가를 응용한 음악 등 모두 16곡을 만들어 동서양의 음악을 한 작품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 성공적인 공연이 되었다.

 

연극으로는 2009년 극단 미추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 <템페스트>가 성공적인 공연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로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극 <템페스트>의 무대를 어느 요양원으로 설정했고, 인생의 막바지에 와 있는 무연고 노숙자들이 요양원 후원행사의 하나로 준비하는 연극이 <템페스트>였다. 돌발 상황도 일어나지만 우여곡절 끝에 공연은 성공을 거두지만 주인공을 하려던 인물은 죽음을 맞는 안타까움과 서글픔을 객석에 전하고 마무리를 한다. 정태화와 서이숙, 김동영, 그리고 조원종의 열연이 필자의 기억에 남는다.

 

2014년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된 신정옥 역, 김덕수 윤색, 김동현 연출의 <템페스트>는 무대를 오래된 폐 성곽이나, 창고, 또는 공연장으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낡은 극장의 내부처럼 만들고, 연출가인 프로스페로의 지시에 따라 조연출 겸 무대감독인 에어리얼, 칼리반은 음악과 음향효과 담당인 듯 장비를 등에 지고 다니고, 트린큘로는 의상, 스테파노는 소품담당으로 출연한다.

 

2015년에 공연된 극단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템페스트>는 2011년 8월 13일 에딘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발(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에서 헤랄드 엔젤스(Herald Angels)상을 수상해 기염을 토한 작품이다. 2014년 뉴욕에서도 초청공연되어 호평을 받은 연극이다.

 

오태석은 셰익스피어의 원작의 서양적 마법을 고대 신라시대의 도술로 바꾸면서 이탈리아 밀라노와 나폴리라는 도시국가를 고대 가락국과 신라국으로 바꾸고. 서양식 사고와 철학, 그리고 풍습을 동양적인 사고와 도덕심, 그리고 당시의 세속오계가 극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구현되면서, 씻김굿, 탈춤, 사자놀음 등이 타악기의 굉음 속에 차례로 펼쳐지고, 유폐된 자의 설음과 그로 인한 복수심이 절치부심으로 부각되지만, 대단원에서 용서와 화해로 감동적인 마무리를 한다.

 

2015년 10월,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한일합작연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성기웅 작, 타다 준노스케 연출의 <태풍기담(颱風奇譚)>도 기억에 남는다.

 

<태풍기담(颱風奇譚)>은 <템페스트>의 시대적 배경을 조선왕조말기로 바꾸고, 일본이 조선을 병탄(倂呑)하자 왕은 공주를 데리고 절해의 고도로 피신을 해 국권회복을 노린다. 그러나 왕의 아우는 일본에 동조를 하고 일본 귀족인 공작의 딸과 결혼을 한다. 그러나 그 역시 국권회복을 염두에 두고는 있으나, 이미 조선은 패망해버린 것으로 설정이 된다.

 

<템페스트> 원작의 내용에 따른 줄거리가 펼쳐지고, 변형 각색된 등장인물이 관객의 눈길을 끌면서, 고도로 피신한 왕은 마법사 같은 능력으로 섬의 원주민을 지배한다. 원주민들은 그를 증오하면서도 추종할 수밖에 없는 피지배자로서의 동태가 펼쳐지고, 바로 이 섬에 일본 왕과 원수 같은 아우가 태풍으로 도착하게 된다. 원수와 원수, 적과 적의 극적인 조우가 극 속에 펼쳐지고, 원수의 아들과 망명자의 딸의 첫사랑이 세상의 어느 꽃보다 아름답게 피어나면서, 12년간의 증오와 원한이 얼음 녹듯 풀어져, 상대와 다시 우애와 의리로 합해지는 광경이 연출된다. 물론 무인도의 거주민도 통제된 삶에서 해방된다. 요즘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갈등의 해소와 화합이, 연극 <템페스트>에 본보기처럼 그려져, <태풍기담>은 그야말로 시의 적절한 공연이 되었다.

 

서울시극단의 <템페스트>는 독특한 구성과 기상천외한 설정으로 어린이는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친 대중적인 가족음악극으로 만들어 냈다.

 

각색을 한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의 대표이고, 배우 겸 작가다. 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 <아빠들의 소꿉놀이> 2011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 2011 밀양연극제 젊은 연출가전 대상 및 연출상 <그와 그녀의 옷장> 2012 남산 상주극작가 2기 선정, 2013 국립극단 청소년극 창작벨트 2기 선정, 2014 서울연극제 희곡아 솟아라 당선 <게릴라 씨어터> 등 장래가 발전적으로 예측되는 젊은 연극인이다.

 

작품으로는 <템페스트> <B성년> <레드 채플린> <우주인> <세상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지켜줄 거야 친구야> <아름다운 동행> <페스트> <분노의 포도> 등을 집필하거나 각색하고 연출을 했다.

 

김한내는 서울법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 연출가로 혜화동1번지 5기 동인이고 현재 국립극단 소속이다.

 

<데리러 와 줘> <우릴 봤을까> <한밤의 천막극장> <사랑가, 금기를 벗다> <남산에서 길을 잃다> 등을 연출했고, 2009년 CJ영페스티벌 연극부문 최우수 작품상 수상, 2010년 아르코예술극장의 신진연출가지원프로젝트와 남산예술센터의 신진연출가기획전 대상자, 201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차세대예술가 집중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미모의 여성 연출가다.

 

서울시극단의 <템페스트>는 무대를 레스토랑처럼 만들어놓았다. 연극이 시작되면 웬 템페스트에 레스토랑이 등장하나 하고 관객은 의아해 하는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곧 관객은 커다란 선박 안의 식당임을 알게 된다. 식당 요리사와 보조여인의 요리 만들기 작업이 펼쳐지고 원작의 첫 장면처럼 태풍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무대의 그물 망사막을 출연자들이 펄렁이며 열어젖히고, 식탁과 의자가 이리저리 쓸려가며 수라장이 되면, 출연자들의 비명과 함께 선박은 난파를 당하게 된다.

 

무인도에 유폐된 밀라노의 공작 프로스페로가 요술지팡이를 흔들며 등장하면, 그의 딸 아름다운 미랜더, 섬의 괴물이자 이 연극에서는 오랑우탄으로 설정된 칼리반, 그리고 희랍신화의 여신보다도 더 아름다운 섬의 정령 에어리얼과 정령의 무리가 등장해 관객을 환상과 동화의 나라로 이끌어 간다.

 

예나 지금이나 어느 나라에서건 늘 상 보게 되는 정권탈취 야욕이 주인공인 프로스페로의 형제 사이에서도 벌어진 것으로 설정이 되고, 그가 추방되는 계기가 된 이웃나라 나폴리의 왕까지 이 섬에 표류를 한다. 나폴리의 왕의 아들 페르디난드는 일행과 떨어져 홀로 이 섬을 방황하다 프로스페로의 딸 미란다와 첫 대면을 하게 된다. 첫 대면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봄꽃처럼 피어오르면서 관객까지 첫사랑의 상념에 젖도록 만든다. 두 남녀가 사랑으로 다가서는 모습에 평소 미란다를 연모하던 칼리반은 질투심이 끓어올라, 페르디난드를 폭력으로 제압하려 들고, 미란다가 이를 말리는 정경이 펼쳐진다. 프로스페로도 미란다와 페르디난드의 사랑을 긍정적으로

대한다.

 

곧이어 선박의 요리사 남녀가 이곳에 함께 등장하고, 표류한 인물들도 모두 도착하면서 프로스페로와 맡 닥 들이게 된다. 철천지원수지간의 증오와 복수심이 핵폭발 직전 상황처럼 전개될 듯하지만, 미란다와 왕자 페르디난드의 사랑은 아버지 형제간의 해묵은 원한이나 나폴리 왕과의 적대감까지 상쇄시키게 되고, 마침 그때 선박 요리사 남녀가 공룡 크기의 통닭 요리를 커다란 쟁반에 들고 등장하니, 표류해 지지고 굶주린 일행이 식탁으로 몰려가 앉아 가족처럼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장면은 관객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명장면이라 평하겠다.

 

대단원에서 프로스페로는 섬의 모든 동물과 에어리얼을 약속대로 해방시킨다. 그리고 자유의 몸이 된 에어리얼은 원하던 자유가 이루어졌지만, 그동안 프로스페로에게 쌓였던 미움이 자신도 모르게 사랑으로 변한 것을 알고는 아름다운 사랑노래와 춤으로 프로스페로 주변을 맴도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강신구, 주성환, 최나라, 이지연, 유성주, 한동규, 문호진, 장석환, 김동석, 박진호, 신해은, 조용진, 허재용, 유미선, 정예림, 한정훈 둥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독특한 성격창출과 노래는 관객을 첫 장면에서부터 극에 몰입을 시키고,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세종문화회관 사장 이승엽, 서울시극단 단장 김광보, 시극단 지도단원 김한내, 안무 김경엽, 작곡 및 음악감독 장한솔, 작곡 이선역, MR편곡 이후철·서규원, 가창지도 최보규, 무대디자인 박상봉, 무대디자인 보조 샤인오드, 무대제작 김재인·심광영, 조명디자인 강지혜, 조명보조 작동 김대현, 조명팀 조성준·허환·전지혜·김병주·안정민,

의상디자인 홍문기, 의상보조 문혜민·김은영·백현철, 소품디자인 정윤정, 소품보조 유재철·이경선, 분장디자인 주선진, 분장팀 박주희, 자막 번역 이인정, 자막영상제작 홍눈솔, 무대감독 장연희, 음향감독 김우람, 음향작동 홍셀라, 조연출 박진아, 기획·제작 최경화·최상윤, 홍보·행정 김수진, 그래픽 노 운, 사진 윤문성, 홍보영상 박영민, 마케팅지원 권니란, 서울시극단 서포터즈 스카프 정소담·김채린·김선정·윤혜영·박지성·최영란·조소영·강채원 등 제작진과 기술진 그리고 서포터즈의 열정과 노력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서울시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세혁 각색, 김한내 연출의 가족음악극 <템페스트>를 아름답고 환상적이며 각색자의 창의력과 연출가의 기량이 돋보이는 친 대중적인 공연물로 탄생시켰다.

12월 19일

 

9, 악어컴퍼니와 극단 단비의 마누엘 푸익 작 문삼화 번역 연출 거미여인의 키스

 

신연아트홀(A아트홀)에서 (주) 악어컴퍼니와 극단 단비의 마누엘 푸익 작, 문삼화 번역 연출의 <거미여인의 키스>를 관람했다.

 

마누엘 푸익(Juan Manuel Puig Delledonne, 1932~1990)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다. 주요 저서로는 <거미 여인의 키스>, <리타 헤이워즈의 배신> <색칠한 입술> <부에노스아이레스 사건>등이 있다.1990년 7월, 그의 아홉 번째 작품인 <상대적인 습기>를 집필하던 중 사망했다.

문삼화(1967~)는 University of Northern Iowa(UNI) 연극과 출신이다.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 <뽕짝> <모든 건 타이밍> 그 외 다수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거미여인의 키스>는 엑토르 바벤코 감독의 영화로 소개된 작품이며, 1970년대에 라틴아메리카에서 발표된 소설 중에서 최고의 작품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이 소설에는 페론 정부의 정치 폭력과 현대 아르헨티나의 대중문화와 같은 매우 현실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며, 동시에 팝 문화를 상호텍스트로 사용하면서 하위문화를 어떻게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시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보여준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두 죄수의 이야기다. 한 명은 게릴라 활동을 하다가 검거된 발렌틴이라는 정치범이며, 또 다른 한 명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수감된 몰리나라는 동성연애자다. 한방에 수감된 두 사람… 몰리나는 감옥 생활의 따분함을 잊기 위해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발렌틴에게 이야기해 준다. 영화에 대한 소감에서 두 사람은 차이가 난다. 몰리나는 대중문화에 젖어 있지만, 발렌틴은 좌익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어 정치적인 면만 이야기를 하고, 몰리나는 영화 자체에만 관심을 드러낸다. 식사시간에 밥 대신 죽이 나오고, 죽을 먹은 몰리나는 복통을 일으키며 쩔쩔맨다. 그러나 발렌틴은 몰리나의 고통에 나 몰라라 한다. 그러다가 발렌틴도 복통을 일으키게 되면서 몰리나는 지극정성을 다해 발렌틴을 간호해 준다.

연극의 중반에 관객은, 몰리나가 발렌틴이 이끌고 있는 게릴라를 체포할 수 있는 단서를 잡기 위해 그곳에 함께 수감시킨 인물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관객은 몰리나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색안경을 끼고 몰리나를 관찰하게 된다.

 

몰리나는 계속해서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다가 발렌틴이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자, 몰리나는 포트에 물을 데우고 수건으로 발렌틴의 몸을 정성스레 닦아준다. 옷을 벗은 발렌틴의 몸에 고문을 당한 흔적이 여기저기 나타나 있다. 몸을 깨끗이 닦아주어서인지,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서인지 두 사람은 한 이불을 덮고 꼭 껴안고 잠을 자게 된다. 동성연애자와 정치적 극단인 게릴라와의 결합처럼 느껴지는 동침광경은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러고 나서 몰리나는 교도소 수감생활을 마치고 석방이 된다. 석방 전 교도소장은 몰리나에게 발렌틴의 동료들이 있는 장소를 알아내라고 지시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발렌틴은 동료 게릴라들의 거처를 몰리나에게 알려주며, 편지전갈을 부탁한다.

 

석방된 몰리나…. 그러나 몰리나는 발렌틴이 알려준 게릴라의 거처를 찾아가 편지를 전하지만, 그들의 소재를 결코 경찰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거미여인의 키스>에서는 게릴라인 발렌틴이 동성연애자인 몰리나를 의식 없는 인물로 평가해 그를 무시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관객도 몰리나가 비밀경찰의 끄나풀이라는 것을 알고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대한다. 그러나 대단원에서 몰리나가, 발렌틴과의 의리를 끝까지 지키는 모습에서 극적 반전이 이루어지면서 드높은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동을 만끽하게 된다.

 

무대는 조그만 감옥, 교도소의 1실을 무대에 만들어 놓고, 배경 쪽에 창살달린 벽과 창 그리고 정면에 출입구가 있고, 출입구 아래 쪽에 식기를 들여보내는 덧문이 있다. 좁은 복도로 해서 상수 쪽으로 들어가는 통로와 그 안에 화장실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무대 좌우에 침상이 놓인 2인실이고, 침대 머리맡에는 어머니 모습을 그린 그림, 그리고 헝겊을 휘장처럼 걸쳐놓고, 긴 서랍 같은 조형물에 잡동사니를 넣어두었다. 작은 의자가 있어 연극 진전에 따라 의자를 이동시켜 앉기도 하고, 수건과 담요 물끌이는 포트 등을 사용한다.

 

이명행 송용진, 최대훈 정문성, 김호영 김선호 등 세 팀이 트리플 캐스팅되어 2인 씩 번갈아 가며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성격창출 또한 수준급이라 연극의 도입부터 관객을 몰입시키고 대단원에서 갈채를 받는다.

 

(주) 악어컴퍼니와 극단 단비 제작의 마누엘 푸익 작, 문삼화 번역 연출의 <거미여인의 키스>는 독특한 구성과 전개, 그리고 대단원에서 반전이 제대로 연출된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드러난 성공작이라 평하겠다.

12월 20일 박정기(朴精機)

 

10, 조은컴퍼니의 이선희 작 김제훈 연출의 종일본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조은컴퍼니의 이선희 작, 김제훈 연출의 <종일본가>를 관람했다.

 

<종일본가(終日本家)>는 이선희 작가가 현재 영남남대학교 교수인 이동순(1950~) 시인의 시 <아버지의 일기장>에서 소재를 따온 작품이다.

 

이동순 시인은 부친 사망 후, 부친이 남긴 일기장을 읽게 되었다. 일기에는 <종일본가(終日本家)>라는 글귀가 이어져 있었다. 시인의 아버지는 종일 집에 있었다는 것을 <종일본가>라고 기록하고, 시인은 일기장을 보면서 일찍 상처해 고독한 삶을 살아간 아버지를 헤아려보는 내용의 시(詩) <아버님의 일기장>을 써서 발표했다.

 

이선희(1978~)는 이선희는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보고싶습니다> <행복> <종일본가> <모두 잘 지냅니다> <엄마의 18번> <어둠이 떠오를 때> <so love 시리즈> 외 다수 작을 발표 공연하고, <강풀의 순정만화> <30분의 7> <티레지아스의 유방> 등을 각색한 앞날이 기대되는 작가이자 출중한 연기력을 보유한 성격파 미녀배우다.

 

무대는 한적한 교외의 주택이다. 여러 그루의 나무가 울타리 앞뒤로 서있고, 울타리 가운데에 여닫이문이 있어 초인종으로 내방객을 알린다. 울타리 안 하수 쪽으로 승용차의 앞부분이 보이고, 상수 쪽으로는 나무와 울타리를 연결한 빨래 줄이 매어져 있다. 마당 가운데에 평상이 있고, 무대 전면에 좌우로 길게 연결된 마루가 있어 이집의 대청구실을 한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평상이 놓이고, 집의 본체는 객석에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천정에 대들보와 연결된 나무 조형물을 만들어놓았다. 음성녹음으로 해설과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경쾌한 대중음악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소품으로 밥상과 술상, 배달된 상자 곽, 여행용 가방, 막걸리, 걸레, 빨래, 사진기와 움직이는 동물인형, 포대기에 싼 아기 등이 적절하게 사용되고, 의상은 계절의 변화에 맞춰 출연자들이 바꿔 입는다. 대단원에는 천정에서 꽃잎형태의 눈발이 날리는 장면에서 마무리가 된다.

 

연극은 도입에 주인공인 독거노인이 승용차를 닦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웃노인이 막걸리를 들고 등장해 노인과 막 무관하게 지내는 정경이 펼쳐지고, 노인의 딸 내외가 아버지를 찾아온다. 노인에게 찬거리와 용돈을 전하면서 복스럽게 생기기는 했지만 딸은 찌푸린 얼굴에 성질까지 드러내고, 이와 반대로 훤칠하고 잘 생긴 사위는 밝고 명랑한 성품이지만 공처가인 듯 보인다. 가끔 배달청년이 헬멧을 쓰고 등장해, 김과 그 밖의 식품을 배달하고 간다.

 

이집에 젊은 여인이 여행 가방을 끌고 등장한다. 그리고 죽은 노인의 장남 이름을 대며 장남이 주소를 일러주어 찾아왔노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노인의 승낙이 있건 없건 당연지사처럼 이 집에 들어와 그냥 눌러 앉는다. 여인은 나이 어리고 예쁜 모습인데다 붙임성도 있기에, 이 여인으로 해서 쓸쓸해 뵈던 집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다. 이웃과도 금세 친근해져 이웃집 노인에게도 귀여움을 받고, 배달청년까지 이 여인에게 관심을 드러낸다. 노인도 죽은 자식과 연관이 있다고 하니, 깊이 따져 묻지 않고 가족처럼 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여인이 헛구역질을 하게 되고, 노인은 여인의 임신사실을 알게 된다. 여인도 자신이 임신 중임을 고백한다.

 

해설과 함께 계절이 바뀌면서 여인의 배가 불룩해져 간다. 현재 고령인구 증가와 소일꺼리로 사진촬영에 취미를 가진 노인이 증가하듯, 이 극의 주인공 노인도 사진촬영에 마음을 붙이고 암실작업까지 벌이는 것으로 설정된다. 젊은 여인에게 점점 관심을 보이는 배달청년은 여인에게 최신형 사진기까지 선물하면서 연모의 정을 드러낸다.

 

김장철이 다가오니, 여인은 김장을 담그겠노라고 해, 이웃노인이 커다란 배추포기를 잔뜩 들고 들어온다. 그 때 노인의 딸 내외가 등장을 한다. 딸은 여인의 불룩한 배를 보고, 신분을 따져 묻기 시작한다. 자신의 죽은 오빠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꼬치꼬치 묻는다. 젊은 여인이 대답을 잘 못하니, 딸은 여인의 가슴까지 쥐어박으며 진실을 말하라고 소리를 지른다. 보다 못한 노인이 딸을 말리고, 사위까지 아내의 행동을 제지한다. 공처가로만 보이던 사위가 어엿하고 제대로 된 남편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이 장면에서 관객은 노인의 딸이 불임여성이고, 임신을 한 여성에게는 딸이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을 폭발시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와중에 여인은 죽은 장남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출산을 할 때까지만 노인의 집에 머무르게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노인이 철야 암실작업을 하며 인화한 사진을 용액에서 건져 빨래 줄에 매달아 말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여인이 다가와 들여다본다. 그러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복통을 호소하며 그 자리에 쓰러진다. 노인은 방으로 들어가 자동차 키를 들고 나와 “제발 시동아 걸려라”라고 소리를 지르며 차에 키를 꽂는다. 잠시 후 우렁찬 시동소리와 함께 암전된다.

 

조명이 들어오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노인이 방에서 포대기에 싼 아기를 안고 나온다. 아기가 울어도 아기엄마인 젊은 여인의 모습은 보이지를 않는다. 아기 엄마가 이집으로 처음 올 때 가져온 움직이는 장난감 인형을 작동시켜도, 아이의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노인이 안고 흔들어주니 그제야 아기의 울음소리가 그친다. 잠시 후 이웃노인이 등장하고, 배달청년도 등장한다. 노인은 배달청년에게 젊은 여인에게 준 사진기를 되돌려준다. 그러나 청년은 돌려받지 않고 노인더러 사용하라며 되돌아간다. 그 과정에서 관객은 젊은 여인이 아기 출산도중 사망했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된다.

 

대단원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노인의 머리 위로 꽃잎처럼 생긴 눈발이 흩날리는 장면에서 연극은 해설자의 종일본가의 해설과 함께 마무리가 된다.

 

김태훈, 이도엽, 김민경, 오주환, 이선희, 전익수, 라경민, 김두희(음성녹음)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심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디자인 정선하, 조명디자인 백하림, 의상디자인 김미정, 제작피디 김현민, 분장 김미숙, 무대제작 수무대, 포토그래퍼 이원표, 공연사진 김수진, 김재억, 허선영, 박인용, 조연출 류광환, 기획 장유진, 홍보마케팅 김유진 김수진 유지희, 디자인 유지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조은컴퍼니의 이선희 작, 김제훈 연출의 <종일본가>를 연출력이 감지되고, 연기자의 기량이 제대로 발휘된 한편의 서정시극 같은 감성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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