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2016년 3월 공연총평/ 박정기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63월 공연총평

 

3월에는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경연이 있었고,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많았다. 그리고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해마다 마련하는 2016 신춘문예 단막극제가 있었다. 3월 공연총평과 별도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참가작 평과 2016 신춘문예 단막극 공연을 평한다.

 

1, 청소년극단 마루와 극단 이수의 장지은 작 연출의 명동 일번가

 

명륜동 열린극장에서 청소년극단 마루와 극단 이수의 장지은 작 연출의 <명동 일번가>를 관람했다.

 

장지은은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음악연극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동아방송예술대학 공연예술계열 연극전공 졸업하고, 세종대학교 교육대학원 연극영화교육 석사다.前 D789 뮤지컬 전임강사, 前 구룡초, 파장초, 경화여중 연극지도 강사, 前 스타존엔터테이먼트 연기강사, 前 한국국제예술원(구 한국콘서바토리) 출강, 現 서울연극협회 정회원, 現 서초연극협회 이사, 사무국장, 現 서울YWCA 청소년극단 ‘마루’ 대표, 現 극단 이수(理秀) 대표다.출연작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아홉 살 인생, 굿 닥터> <상상 병 환자>, <의형제>, <갈매기>, <첫눈>, <세 자매> 등에 출연해 호연을 보였다.연출작은 <아름다운 사인> , <어린왕자>, <로미오와 줄리엣>, <사천의 선인>, <굿바이 새드니스>, <화연하몽>, <검찰관>, <안티고네> 외 다수다.영화에는 <강우이야기>, <아름다워>에 출연했다, 연기지도로는 <캣츠>, <우리들이 만드는 세상>, <Dream>, <광진구 생명존중 공연>, <대덕 청소년연극제(최우수상 수상)>, <서울 청소년 연극축제> 외 다수 작의 지도를 했다.서울YWCA 청소년지도자 표창장(08), 공로상(09) 등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예측되는 미모와 개성을 겸비한 배우 겸 연출가다.

 

<명동 일번가>는 네 개의 단막극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는 “나랑 결혼해 줄래?”로 반지를 선물하며 결혼신청을 하는 청년과 승낙을 하는 여인과의 이야기다. 그런데 여인에게는 오빠라고 부르는 상대가 있고, 결혼 후에도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다. 게다가 이미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 사이임이 신청 남에게 알려진다.

 

신청남이 충격을 받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여인은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휴대전화로 오빠라는 상대에게 결혼 후에도 자주 만나자는 통화를 한다. 반지를 도로 빼앗은 신청남이 돌아가려 하자 여인은 왜 그러느냐며 오히려 신청 남을 이상한 인물로 취급한다. 기가 막히고 어이없어하는 신청 남과 전혀 거리낌 없는 여인의 모습에서 이야기가 멎는다.

 

두 번째 이야기는 소맥, 소주와 맥주다. 두 여인의 이야기다. 한 여인은 친구 집에 얹혀살고 있다. 그런데 얌전한 집주인 친구와는 달리, 친구는 흡연과 음주를 하면서 늘 집안을 어지럽히지만 청소 한 번 제 때에 하는 일이 없다. 회사 출장을 가야 하는데도 음주벽 때문에 출장시간까지 맞추지를 못한다. 집 주인 여인은 결혼할 남자친구가 있어 친구가 출장을 간 새에 남자친구를 집으로 데려온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집은 쓰레기 더미로 난장판이고, 출장간줄 알았던 친구는 취해서 소파에 누워 자고 있다. 집 주인 여인과 친구, 그리고 이 광경을 보게 된 남자의 웃지 못 할 이야기다.

 

세 번째 이야기는 가가호호다. 세 남매의 이야기다. 언니가 온갖 고생을 해가며 생활과 살림을 꾸려가고, 동생은 수학여행 중 술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동급생 남학생과 동침을 해 임신을 한다는 설정이다. 오빠는 제대로 된 일을 못하고, 서랍에 동생이 넣어둔 돈이나 몰래 꺼내 갖는 인물이다. 이런 삼남매의 갈등과 고뇌가 여과 없이 펼쳐진다. 이런 집이 어디 이 극에서만 볼 수 있으랴? 이를 극복하고 삼남매가 마음을 합쳐가는 모습이 가슴을 적시도록 만든다.

 

네 번째는 사랑의 잔액이다. 이혼을 하고 싶어 하는 부부의 이야기다. 부부는 원수 끼리 만난다고 하는 말이 있듯이, 이 극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더 이상 살지 못하겠노라고 이혼을 요구한다. 아내는 회사에 다니고, 집에 까지 와 서류를 펼쳐놓고 일에 전념한다. 보다 못해 남편을 서류를 찢어버린다. 그 때 부모에게서 전화가 온다. 오늘 어머니 생신이라는…부모의 생일날도 잊은채 아웅다웅하며 사는 부부가 어디 이들 뿐이랴? 두 사람이 격렬하게 다투다가 다시 끌어 앉는 장면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무대는 똑 같은 집의 거실에서 네 개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암전과 함께 마이크로 해설자의 상황설명과 영상 투사와 함께 극이 시작되고 마무리가 된다.

 

이재현, 윤이나라, 진유빈, 이예슬, 이형인, 박새아, 이유진, 한아름, 정의영, 손영주, 정수경, 염서현, 박도영, 조현정, 정수지, 최희진 등 출연자 전원이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엇보다도 젊은 남녀의 꿈, 사랑, 가족, 우정과 관련된 갈등, 고뇌, 극복, 화합 등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시종일관 젊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 정도면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되는 다른 작품에 비해 탁월할 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기에 연극 <명동 일번 가>도 롱 런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청소년극단 마루와 극단 이수의 장지은 작 연출, 조연출 전은지 그리고 스텝 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연극 <명동 일번 가>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탄생시켰다.

3월 2일

 

2, 극단 작은 신화의 이여진 작 최용훈 연출의 토일릿 피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극단 작은 신화의 이여진 작, 최용훈 연출의 <토일릿 피플>을 관람했다.

 

이여진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대학원 출신으로 2012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소녀 프랑켄슈타인>으로 등단했다. <평행우주 없이 사는 법> <트라우마 수리공> <어느 물리학자의 낮잠> <토일릿 피플>을 발표 공연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최용훈은 서강대학교 철학과 출신으로 <차이메리카> <위대한 유산> <맨프럼어스> <엄마> <스카이라잇> <민중의 적> <꿈> <콜라 소녀> <음악극 백야> <인형의 집> <그냥, 햄릿> <동 주앙> <냄비> <너의 왼 손> <세 자매 산장> <왕은 왕이다>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에이미> <오늘, 손님 오신다> <다우트> <연두식 사망사건> <코리아 환타지> <불 좀 꺼주세요> <채플린, 지팡이를 잃어버리다> <돌날> <똥강리 미스터 리!> <김치국씨 환장하다> <九 데 TA> <황구도> <매직 아이·스크림> <mr. 매킨도 ·씨!> < 전쟁음?악! 2> <전쟁음?악!> 外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토일릿 피플>은 탈북 청소년과 관련된 문제, 특히 교육 책과 지원책을 정부담당자와 해결하려는 한 민간인 박사의 동태를 그린 작품이다.

 

현재 사지(死地)를 탈출해온 탈북 국민을 다문화 가정의 범주에 포함해서 정책을 펴 나가고 있다. 탈북자 수는 차츰 줄어들고 있고 다문화 가정은 늘어나기 때문에 현재 탈북자들의 목소리보다 다문화 가정의 목소리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탈북자 지원책이 다문화 가정 지원책보다 뒤로 밀리는 느낌이다. 특히 탈북청소년의 학습능력 실태 파악과 지원은 당장 남한에 들어와 있는 2000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있는 수백만 명의 학생과 통일 후 2세들의 교육 문제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어느 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탈북 학생 중에도 폭력적인 학생이 있다. 남한 학교에서 자기를 무시한 소위 ‘일진’을 폭력으로 제압했다는 탈북 학생도 있다.

 

이들의 폭력은 남한 학생들이 벌이는 주먹 다툼 수준을 넘어 죽기 살기로 싸우는 심각한 상황으로 갈 수 있기에 우려가 크다. 탈북 청소년은 탈북과정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육체적 경험을 했고, 체제와 교육과정이 다른 남한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학업, 교육관계, 가정생활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이야기들을 한다. 그러나 실은 북한 체제와 문화 자체가 폭력적이라는 것도 간과할 수 는 없다. 북한은 줄기차게 전쟁을 통한 한반도 무력통일을 주장해 오고 있고, 이러한 북한의 사상 교육은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도 고스란히 반영이 된다. 북한 주민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무력, 즉 폭력으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머리에 새겨져 있다.

 

현재는 남한 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 학생의 수가 적어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통일 후 수백만 명의 북한 학생들과 수백만 명의 남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상황을 그려보면 학교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니 서로 다른 남과 북 두 체재 속에서의 탈북 청소년 문제를 연극으로 다루는 게 어찌 수월하겠는가? 그래서 그렇게 묘사했는지는 몰라도 이 극에서 탈북청소년은 고층건물의 옥상을 배회하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나 고층건물의 외벽에 대롱대롱 매달린 형국으로 그 동태가 그려진다.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주인공이 정부당국자와 탈북청소년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려 들지만, 주인공의 열의가 마치 당나귀 귀에 코란을 읊는 경우처럼 묘사가 되기도 한다.

 

탈북청소년의 동태와 문제점, 그것을 해결하려는 주인공과 정부당국자와의 대면을 여러 장면에 반복해 그려내고, 탁월한 예술가라는 소리를 듣는 친구를 만나 조언을 구하지만, 친구는 술에 찌들어 “타는 목마름이 어쩌니, 민주주의여 만세!”니 하며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할 뿐 여하한 해결책도 제시하지는 못 한다.

 

대단원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며 허탈해 하는 주인공과 그 주위를 둘러싼 출연자들의 망연자실한 모습에서 마치 피카소의 걸작명화 “게르니카”를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김종태, 김은석, 박종용, 이지혜, 지성훈, 송현서, 김왕근, 송 윤, 이규동, 박시영, 임형택, 김문식, 손성현 등 출연자들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탈북 청소년으로 출연한 연기자들의 유희를 하듯 설정된 연기가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드라마터그 배선애, 무대 하성욱, 조명 나한수, 음악 이형주, 의상 강기정, 분장 백지영, 북한어 지도 조현정, 조연출 김정민, 무대감독 서준모, 사진 이강물, 영상 조용현 그 외의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드러나, 극단 신화의 이여진 작, 최용훈 연출의 <토일릿 피플>을 성공작으로 만들어 냈다.

3월 3일

 

3,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미겔 데 세르반떼스 원작 김나현 유현 작 유현 각색 하일호 연출의 너 돈끼호테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미겔 데 세르반떼스 원작, 김나현 유현 작, 유현 각색, 하일호 연출, 김형용 조영출의 <너, 돈끼호테>를 관람했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Miguel de Cervantes Saavedra, 1547~1616)는 스페인의 소설가, 시인, 극작가이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첫 근대 소설이라고 평가받는 <돈 키호테>의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문학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명작에 속한다고 언급되기도 한다. “지혜의 왕자”(el Príncipe de los Ingenios)라는 별명이 있다.

 

세르반테스는 마드리드의 대학가 알칼라 데 에나레스에서 일곱 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로드리고 데 세르반테스는 하급 귀족 가문의 외과 의사여서 매우 가난했다. 이에 세르반테스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가족은 여러 도시로 이사를 다녔다. 이외의 어린 시절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1570년 22세 때 이탈리아의 추기경을 따라 로마로 건너가 군인이 되어 레판토 해전에 참가했으나 부상으로 왼손에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1575년에는 해적에게 잡혀 알제리에서 5년간 노예로 생활하다가, 성 삼위일체 수도회의 도움으로 주인에게 몸값을 지급하고 가족이 사는 마드리드로 돌아와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1585년 소설 <라 갈라테아>를 출판하였으나 인기를 별로 끌지 못하였다. 1605년 <돈 키호테> 제1부를 발표하여 대단한 인기를 모았으나 생활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1615년 <돈 키호테>제2부를 완성했지만 평생 가난하게 살다가 1616년 향년 69세로 세상을 떠났다.

 

<라 만차의 돈 키호테(Don Quijote de La Mancha, [doŋkiˈxoteð̞elaˈmantʃa])>는 스페인의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지은 소설이며 제목은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스페인 최초의 근대 소설이며 당대 유럽최초로도 평가된다.

 

1605년 <재치있는 이달고 라 만차의 돈 키호테(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0>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는데 여기서 이달고는 귀족을 의미한다. 소설은 발표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고 당시 스페인 국왕 펠리페 3세는 길가에서 책을 들고 울고 웃는 사람을 보고 “저 자는 미친 게 아니라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말한 일화가 전해진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속편은 1615년 <재치있는 이달고 라만차의 돈 끼호테 2부 (Segunda parte del ingenioso cavallero Don Quixote de la Mancha)>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스페인 황금기의 대표적인 문학일 뿐 아니라 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뮤지컬로는 1964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초연된 뮤지컬 <라만차의 사나이>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음악은 미치 리(Mitch Leigh), 가사는 조 대리언(Joe Darion), 대본은 데일 와써맨(Dale Wasserman)이 각각 맡았다. 1965년 토니 어워즈에서 베스트 뮤지컬, 작곡/작사, 무대, 주연, 연출 부문을 수상했으며 1968년 본격적으로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공연하게 된다.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에도 성공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으며 리바이벌 되었다.

 

극 중 돈 키호테가 부르는 ‘Impossible Dream’은 성악가들에게도 사랑받는 넘버로 많은 솔로 앨범에서 불리워졌으며, 작곡가 미치 리는 1973년 명예의 전당 ‘현대 클래식 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극단 실험극장에서 김의경 역, 허규 연출로 최초로 공연되었다. 돈키호테 나영세, 산초 피세영, 앙돈자 김난영, 여인숙주인 윤계영, 이발사 김성원 등이 출연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뮤지컬로는 2005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돈키호테’라는 타이틀로 공연했으며, 이후 2007년부터는 다시 원제인 ‘맨 오브 라만차’로 돌아와 현재까지 각 공연장에서 여러 차례 공연되고 있다.

 

영화로는 1972년 스페인과 미국에서 합작한 음악영화 <맨 오브 라만차>가 기억에 남는다. <아서힐러 (Arthur Hiller)가 감독하고 피터 오툴과 소피아 로렌, 그리고 제임스 코코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대 성공을 거두었다.

 

연극으로는 2011년에 명동예술극장에서 세르반테스 원작 빅토리앙 사르두(Victorien Sardou) 재창작 정명주 역 양정웅 각색연출 <돈키호테>가 기억에 남는다. 이순재와 한명구가 주인공을 했다.

 

금번 모노드라마 <너, 돈키호테>는 출연하는 배우 양승한과 음향효과를 다룬 김범린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난 공연이다.

 

무대도 좌우 벽면에 <돈키호테>와 연관된 투구, 겉옷, 장신구, 풍차 등의 액자배치와 여러 가지 기구를 사용한 음향효과와 녹음된 음악이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양승한의 운동선수 같은 움직임도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고, 특히 마지막 장면인 무대 배경 정면 움푹 들어간 공간에 <돈키호테> 전신상을 연상시키는 긴 칼과 갑옷을 입은 양승한이 들어가 정지 상태로 있는 모습은 영화나 뮤지컬에서의 <돈키호테>보다 실제 <돈키호테>의 전신상을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만 이번 모노드라마 <너, 돈키호테>는 재차 수정과 보강이 필요하다. 원작에서의 무사수업을 떠나는 동기라든가 산초를 설득해 함께 동행 하는 장면, 여정 중 겪는 각가지 모험과 활약, 알돈자와의 만남, 그녀에 대한 사랑, 결말에서의 재회 등 뮤지컬에서의 구성보다 훨씬 부족한 느낌이다. 원작의 중요장면이나 명장면을 참고해 보강하면 더 좋은 공연이 되리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3월 5일

 

4, 소극장 혜화당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극단 브레드히트 사무엘바게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단추 재창작 연출의 짐승가

 

소극장 혜화당에서 극단 브레드히트 사무엘바게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단추 재창작 연출의 <짐승가(Song of beast)>를 관람했다.

 

박단추(본명 박재민)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무대미술가 겸 감독 겸 연출가다. 뮤지컬 <한 여름 밤을 꿈>, <방귀대장 뿡뿡이>, <한여름 밤의 악몽>, <이솝 빌리지>, <더플레이 X>,연극 <불면증>, 단편영화 <데쓰페라도’>를 감독했다.

 

짐승가(Song of beast)는 햄릿을 변형시킨 공연이다. 400년 전의 덴마크 왕국이 아니라 현대의 우리나라로 시대를 옮기고, 무대도 궁궐이 아니라 도축장으로 변경 설정했다. 이 도축장은 가축 도살보다는 권력자에게 항거하는 자들을 처리하는 시설로 사용되고, 이 도축장이 번성하자 관권개입과 이권쟁탈의 싸움터로 변한다.

 

도축장 회장의 아들 햄릿은 소년에 정박아인 것으로 보이고 내성적인 인물로 설정된다. 어느 날 최고 권력자의 정부가 이 도축장에 끌려와 살해당하기 직전, 그녀의 미모가 도축장 회장의 아우의 눈에 들어, 죽음을 모면하게 된다. 회장의 아우는 형으로부터 인간적인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폭행까지 당하며 지내다가 참을 수 없어 급기야 형을 살해한다. 그리고 회장 자리에 앉는다. 그러면서 이리로 끌려온 최고 권력자의 정부에게 손을 내밀어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다. 새 회장과 권력자의 정부와의 정사장면은 관객의 숨소리 하나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장면에 몰입시킨다.

 

햄릿, 이 연극에서는 해인이라는 이름이지만, 소심하고 외부에 성격을 드러내지 않다가 서서히 면모를 제대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버지인 전회장의 죽음을 촬영한 실내 촬영 장비, 이미 지워버렸지만, 장비의 복원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내기 시작한다. 새 회장이 레어티즈와 호레이쇼를 1인으로 설정한 강상구라는 인물에게 해인의 동태를 살피도록 명하고, 강상구가 해인의 동태를 살피려 등장하지만, 해인은 자신보다 연상인 강상구를 형이라 부르며 신뢰하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도축장 지배인 격인 폴로니우스 한동식, 그의 딸 오필리어 한수민이 등장해 해인에게 관심을 쏟고 보살피려 들지만, 햄릿 해인은 광기까지 보이며 아버지의 죽음에 관여한 한동식을 살해하고. 그의 딸 한수인 마저 죽음의 길을 택하도록 만든다.

 

불꽃같은 정사장면을 벌이던 새 회장과 최고 권력자의 정부도 관계가 제대로 이어지지를 않는다. 정부는 이 도축장을 자신의 수중에 넣을 속셈인 것으로 알려지고, 도축장 쟁탈을 위해 새 회장을 독살하기에 이른다. 해인 역시 독약으로 죽음을 당하게 되고, 마침 이때 정부를 도축장으로 데려온 최고 권력자의 비서가 등장하면서 아직도 정부가 살아있음을 알고, 정부에게 스스로 죽도록 명한다. 그러나 비서관은 독이 든 줄을 모르고 술을 마신 후 쓰러진다. 정부는 스스로 독배를 들고 숨을 거둔다. 대단원에서 강상구 혼자 남아 해인의 시체를 끌어안으며 이 비극적 현장을 지켜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배경에 영상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창출하고, 음악 또한 관객의 감성을 부추기는 열정적인 음악과 조명의 정열적 색상으로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해설자를 등장시켜 극의 도입부터의 해설과 장면전환마다 해설이 이어지고 대단원에서 해설로 마무리가 된다.

 

김숙인, 고혜란, 김일권, 이재학, 배준성, 강현식, 정제우, 윤주희, 정종현, 홍성기, 김효인, 김하림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기술 수퍼바이저 이광룡, 무대 김용석, 영상 Jued Chun, 음향 박미리, 조연출 박정현 등 기술징의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소극장 혜화당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극단 브레드히트 사무엘바게뜨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단추 재창작 연출의 <짐승가(Song of beast)>를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3월 20일

 

5,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극단 골목길의 박근형 작 연출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관람했다.

 

박근형(1963~)은 1985년 극단 76에 입단했다. 이후 1991년 <춘향>(1991)으로 데뷔했다. 그 후 극단 76과 함께 <아스피린>(1994), <쥐>(1998), <만두>(1998)를 올렸다. 1999년 <청춘예찬>으로 연극계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다.

 

박근형은 2001년부터 극단 골목길을 이끌고 있다. <귀신의 똥>(1999), <이자의 세월>(2000), <물속에서 숨 쉬는 자 아무도 없다>(2001), <삽 아니면 도끼>(2002), <대대손손>(2003), <집>(2003), <삼총사>(2003), <선창가>(2005), <돌아온 엄사장>(2007), <백무동에서>(2007),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2008), <너무 놀라지 마라>(2009), <아침 드라마>(2010), <처음처럼>(2011) <햄릿 업데이트>(2011), <전통에서 말을 하다>(2012), <전통에서 춤을 추다>(2012) <청춘예찬(2013)> <시대유감(2013)> <피리 부는 사나이(2013)> <베키 쇼(2014)> <로미오와 줄리엣(2014)> <만주전선(2014)>을 집필 연출했다.

 

<만주전선>으로 2014 공연 베스트 7,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2014년 제4회 대한민국 셰익스피어 어워즈 우수상, 2010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 2009 <너무 놀라지 마라>로 동아연극상 작품상, 2006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로 올해의 예술상,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대산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하고, 김상렬 연극상(2005), 올해의 예술상(2005)동아일보 차세대를 이끌고 갈 연출가 1위 선정(2003)되고,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BEST 3 – 대대손손(2000),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 청춘예찬(2000),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 청춘예찬(2000), 문화관광부 장관상(1999) KBS 문예진흥원 공동주관【발굴 이사람】선정(1999), 평론가협회 작품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 청춘예찬(1999), 청년예술대상 희곡상(1999), 연극협회 신인연출상, BEST 5 작품상 – 청춘예찬(1999)을 수상했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의 무대는 세자(3尺) 높이와 열두 자 폭의 단을 무대 앞부분에서 배경 가까이 까지 연결해 깔고 그 앞과 좌우에 오르는 계단이 있다.

 

내용은 2015년 부대 내에서의 폭력에 견디지 못한 육군 탈영병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 속의 조선인 병사, 2004년 이슬람 종교 국가인 이라크에 개신교 선교사이자 취업차 이라크로 간 한국인, 2014년 백령도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의 선원의 이야기를 엮어 구성한 연극이다.

 

가미카제(일본어: 神風 かみかぜ)또는 다이아타리(일본어: 体当たり たいあ)는 제2차 세계 대전 말기에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적함에 충돌하여 자살 공격한 일본 제국의 결사 특공대이다. “카미”는 일본어로 ‘신(神)’이라는 뜻이고 “카제”는 ‘바람[風]’이라는 뜻으로서 “카미카제[神風]”는 ‘신이 일으키는 바람’이라는 의미이다. “가미카제”는 13세기 여몽연합군이 일본으로 침입할 때 그 함대를 침몰되게 한 자연현상인 태풍의 이름을 따라서 한 명명이다. 다이아타리는 일본어로 몸통박치기 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기체에 폭탄을 실고 돌진을 행했기 때문에 이 표현을 사용한다.

 

자폭 공격하는 부대가 편성된 건 전쟁 말기이다. 전쟁 중에도 자폭공격을 하는 부대가 검토되었지만, 일본도 처음에는 자폭부대 편성을 꺼려했다.

 

가미카제 특공대를 편성하기 전부터 자발적으로 자폭공격이 행해진 경우도 있었다. 1944년4월14일 안다만제도로 향하는 육군수송선을 호위하던 비행기가 미국 해군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3기를 발견, 기관총을 난사하면서 어뢰에 돌진하여 전사하고 어뢰파괴에 성공했다. 1944년 8월20일 미육군항공군인 B-29폭격기에 의한 야하타(八幡)공습에서는 요격하러 나온 비행기가 폭격기에 몸통박치기를 하여 공중폭발 추락시켰다. 또 파편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폭격기도 함께 추락하여 B-29 2기를 격추하였다.

 

1943년 6월29일 적 함선에 대해 특공(특수공격 준말)을 행하는 「특수항공대」편성의 구상이 본부에 제출되었지만,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후에 마리아나해전이 패배로 끝나자 다시 특공대 편성의견이 나왔다.

 

마리아나 해전 후 「더 이상 다이아타리(体当たり)」밖에 방법이 없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일본 해군에서는 특공병기의 연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는 가미카제특공대와는 관계가 없다.

 

1944년 10월5일, 결국 필리핀에 특공을 가하기로 결정을 하고 필리핀에 자폭공격을 행했다.

 

일본이 특공을 행했던 이유는 앞으로 반년이면 연료가 전부 떨어질 것을 알고 어서 전쟁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리핀 공격을 최후의 공격으로 하고 7:3으로 강화조약을 맺어서 만주사변 때 일본으로 되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가미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당시 황태자였던 아키히토는 가미카제에 대한 장교의 설명을 듣자 그럼 병력을 소모하는 것뿐이 아닌가? 라고 말했다.

 

가미카제는 비행기 부대였지만, 해상에서도 이러한 것들이 있었다. 일본에서 개발한 소형잠수함 갑표적(甲標的)이라는 적에게 다가가 어뢰를 발사하는 병기가 개발되었는데, 실제 진주만 공격 때도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 갑표 적은 어뢰발사 후 다시 모함으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했으면 처음에는 자폭공격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갑 표적은 자력으로 모함까지 귀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고 실제로 작전 수행후 돌아온 갑 표적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상 일회용 병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나중에는 이것을 토대로 인간어뢰가 구상되어 특공에 사용된다.

 

일본군에 징집된 조선인 가운데서 가미카제 특공대로 차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연극에서는 가미카제 특공대에 자원한 조선병사의 이야기가 포함된다. 내선일체를 부르짖던 일본의 정책대로 조선인 병사도 천황만세를 외치며 가미카제에 자원한다. 그러나 특공대원들은 조선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를 차별대우하고 폭력까지 일삼는다. 불쌍하기 짝이 없다.

 

2004년 5월 31일 한 한국인 청년이 이라크에서 피랍되었다.

 

그를 붙잡고 협박하는 동영상이 1차로 배포되었다. 물론 “이 사람을 살리고 싶으면 가나 무역과 한국군은 철수해라”라고 요구했지만 당시 한국 정부 입장은 “파병 철회는 못하겠다”…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그에 따라 청년은 살해되었다.

 

당시 협박하는 동영상 이전에 무장단체에 잡힌 뒤 그의 인적사항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하는 영상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긴장감은 있었으나 살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된 후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한국청년을 참수하는 동영상을 공개되자 전국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그 한인 청년은 선교 목적으로는 비자가 안 나와 가나무역에 취업해 편법으로 간 것 이라며 책임을 분산 시키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김선일씨는 대학원 학비 마련을 위해 미군의 군납업체 직원으로 이라크에 취업을 했는데 납치를 당한 것이다. 단, 본인이 위험을 모르고 중동으로 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중동에서 미군의 군납업체 직원이라는 타이틀은 개신교 선교사와 별 다를 것 없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한인 청년의 학력은 부산 경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를 학사 편입하여 졸업하였다. 동시통역대학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미군의 군납업체인 가나무역에 1년 계약직으로 일하게 되었다.

 

한인 청년은 선교에 관심이 있었고 개신교 신도인 것은 사실이나, 이라크에 간 목적은 선교보다는 직장생활에 비중을 두는 의견이 다수다.

 

그러나 그가 죽고 나자 개신교 측에선 매년 추모예배를 하고 이후 꽤 오랫동안 대중매체에 그를 노출시켰다. 그가 이라크로 간 것이 궁극적으로 선교사로서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의 묘비에는 ‘김선일 순교자의 묘’라는 비문 까지 새겨 넣었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도 있다. 북에서는 이런 자유가 없다.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는 해도 부처님 법당에 들어가 찬송가를 불러서는 아니 된다. 몰지각한 일부 개신교 단체가 이슬람 국가에 들어가 포교를 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고, 그들의 종교를 무시하는 작태다.

 

천안함 침몰 사건(天安艦沈沒事件)은 2010년 3월 26일에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대한민국 해군의 초계함인 PCC-772 천안이 피격되어 침몰한 사건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발표한 공식 명칭은 천안함 피격 사건(天安艦被擊事件)이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 해군 장병 40명이 사망했으며 6명이 실종되었다. 사고 원인은 초기에는 어뢰 설, 기뢰 설, 내부 폭발 설, 피로 파괴 설, 좌초 설 등 다양했으나 조사가 진행되면서 북의 어뢰공격에 의한 피격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반대의견이 팽배하자 대한민국 정부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규명할 민간·군인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대한민국을 포함한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에서 전문가 24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2010년 5월 20일 천안함이 북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한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 발표는 미국과 유럽 연합, 일본 외에 인도 등 비동맹국들의 지지를 얻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안건으로 회부되었으며, 안보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조사결과에 비추어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과 함께 “천안함의 공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북은 자신들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가 북에 동조하면서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는 형식적으로나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입장을 두둔했다. 우리나라의 일부 인사들이 그들의 의견에 동조를 했다.

 

그러나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와 명확한 증거제시에 “특 대형 모략 극”이라며 반발했던 북은 안보리의 조사결과와 증거제시로 사실상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 연극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에서 생존한 병사를 등장시켜 침몰당시 병사 자신이 보고 겪었으나, 상부의 함구령 때문인지 차마 발표를 하지 못하고, 한 동안 울먹이다가 통곡으로 이어지는 모호한 결말을 보인다.

 

도입과 마지막은 2015년 군대 내에서의 폭력에 견디지 못하고 탈영한 병사의 이야기다. 당연히 탈영병을 체포하기 위해 헌병대가 동원이 되고 탈영병을 포위하고 귀대하라며 설득을 하지만, 폭력에 진저리가 난 병사는 귀대를 거부하고 저항하다가 결국 사살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서동갑, 이원재, 김동원, 안지환, 장연익, 박윤희, 강지은, 한윤춘, 성노진, 임진웅, 고수희, 권태건, 오순태, 이호열, 김국진, 김병건, 김경일, 심재현, 앙연주, 황보란, 신사랑, 나영범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이너 박상봉, 조명 디자인 김창기, 영상디자인 노효경, 의상 소품디자인 배은창 류혜성, 분장디자인 장경숙 박수진, 음악 박민수, 안무 최성호, 번역 이시카와 쥬리, 조연출이은준 정진웅, 무대감독 이현직, 기획 안소영, 진행 김토훈, 사진 이강물, 디자인 투바이투 이주헌 그 외의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극단 골목길의 박근형 작 연출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다만 북에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라는 제목으로 발표공연을 한다면, 북에서는 당장 우리 조선인민공화국의 위대한 인민군을 어찌 알고 감히 이런 제목을 붙이는가 하고 작가나 연출가를 공개처형하리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3월 24일

 

6,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공동창작 고선웅 구성 연출의 한국인의 초상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김윤철 예술감독, 공동창작, 고선웅 구성 연출의 <한국인의 초상>을 관람했다.

 

고선웅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극공작소 마방진의 대표이자 연극연출가다. <들소의 달> <강철왕> <마리화나><락희맨쇼> <늙어가는 기술> <뜨어운 바다> <칼로 막베스> <푸르른 날에> <리어외전>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홍도>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을 집필 또는 각색 연출했다.

 

1999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1 옥랑 희곡상, 2006 문체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8 올해의 예술인상, 2010 <칼로 막베스> 동아연극상 연출상, 2011 <푸르른 날에>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2012 <늙어가는 기술> 대한민국 연극대상 희곡상, 2013 영희연극상, 2014 <변강쇠 점찍고 옹녀> 차범석희곡상 뮤지컬부문, 2015 아름다운 예술인상, 올해의 연출가상,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동아연극상 연출상 등을 수상한 발전적인 앞날의 기대되는 연출가다.

 

<한국인의 초상>은 현재 서민들의 일상을 30개 가까운 촌극으로 합성하고 무언극, 음악극, 무용극, 아동극, 성인극, 노인극 등의 요소를 결합시켜 만든 공연물이다.

 

근래 텔레비전 편성 프로의 대부분이 연예인이 출연한 한담과 잡담 방송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런 것을 본을 떴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 연극도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우리가 당면하고 접하는 일상을 친 대중적으로 집대성해 구성 연출한 작품이다.

 

무대는 객석 출입구 옆에 투명한 막을 쳐놓고, 거기에 온갖 그림과 낙서로 채우고, 투명 막 뒤쪽이 배우들의 등퇴장 로가 된다. 극간 안 네 개의 벽에 객석을 마련하고, 출입구 맞은 편 객석 가까이 침대와 긴 의자를 배치하고, 입구 쪽 가까이에는 빈 깡통이 가득 담긴 비닐 쓰레기통을, 객석 중앙 왼쪽에는 빈병을 공중에 여러 개 매달아 출연자들의 노래에 맞춰 두드려서 악기효과를 발한다. 침대 머리맡에도 종을 매달아 가끔 종을 울려 극적효과를 발휘한다. 출연자들은 간편한 운동복차림을 하거나, 간편한 복장, 또는 색동무늬가 들어간 무녀 복을 착용하기도 한다. 바퀴달린 의자가 등장하고, 그 의자는 폐지를 줍는 노인이 사용하기도 한다. 노래는 동요 반달, 영화 길의 주제가인 오 젤소미나, 열정적인 샹송, 그리고 뮤지컬 라만차의 사나이의 이룰 수 없는 꿈의 가사를 바꾸어 노래 부르면서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지하철 출퇴근 시간 탑승객의 모습, 핵가족처럼 변해가는 가정풍경, 전파미디어와 알파고 등 첨단기기 개발과 인력대신 로봇을 사용함에 따르는 실업사태, 범죄의 증가, 성 개방 풍조는 물론 간통죄 폐지에 따르는 남성 성기확장수술, 노인인구의 증가와 거기에 따르는 생활고로 폐지를 주워 생활비로 삼는 백발노인의 일상, 소년 소녀에게까지 확대된 흡연풍경, 동전 몇 푼을 얻기 위해 떼를 지어 교회나 성당 그리고 사찰로 몰려가는 노인군상 그 외의 일상이 집단으로 또는 개별로 무언극을 하듯 무용하듯, 기계체조를 하듯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된다.

 

남의 염병이 자신의 부스럼만 못하다는 속담처럼, 방관자의 자세로 관람하던 관객은 차츰 공연 내용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극 속에 몰입되면서 직접 피부와 가슴으로 내용을 받아들이게 되고, 종당에는 주먹을 불끈 쥐거나, 발을 구르고 함성을 지르며 자신의 일처럼 극에 동화되는 표정을 짓는다.

 

대단원은 도입에서처럼 지하철이 아닌 지옥철로 마무리 되는 장면에서 관객은 환호와 우레와 같은 갈채로 배우들의 연기에 칭찬과 격려를 표한다.

 

정재진, 원영애, 전수환, 김정은, 김정환, 이동준, 이기돈, 황순미, 김선아, 전경수, 백석광, 안병찬 등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공감대 형성을 주도하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소품디자인 김교은, 조명 류백희, 의상 최윤정, 음악 김태규, 안무 김보람, 분장 이지연, 조연출 하수정 문새미, 무대감독 홍영진, 무대벽화 박방영 그 외의 스텝 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공동창작, 고선웅 구성 연출의 <한국인의 초상>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3월 26일

 

7, 소극장 혜화당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창작스튜디오 자전거 날다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세환 재창작 연출의 <헛소동>

 

소극장 혜화당에서 창작스튜디오 자전거 날다의 셰익스피어 원작, 김세환 재창작 연출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을 관람했다.

 

김세환(1979~)는 경성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창작스튜디오 자전거 날다 연출이자 연기스터디 한걸음 대표다. 연출작품으로는 <헛소동>, <몽타주>, <존레논을 위하여>,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외 다수인 미모의 여성연출가다.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은 1993년 케네스 브라나(Kenneth Branagh)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고, 케네스 브래너(베네딕 역), 마이클 키튼(도그베리 역), 로버트 숀 레오나드(클로디오 역), 키아누 리브스(돈 존 역)가 출연했다. 영화라기보다는 한편으 연극을 보는 듯싶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2013년에 조스 웨던(Joss Whedon) 감독 각본으로 제작된 동명 영화는 클락 그레그, 나단 필리온, 애슐리 존슨, 에이미 엑커, 리키 린드 홈, 숀 마허, 알렉시스 데니소프, 리드 다이아몬드가 출연하고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한국 초연으로는 2007년 6월 유라시아 셰익스피어 극단이 북촌창우극장에서 남육현 연출로 공연한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은 맹봉학, 박병욱, 정봉훈, 김재훈, 오동규, <font color=blue>백광두,</font> 손대방, 장정식, 황성대, 이규섭,김경진, 남택민, 김성희, 송인경, 김고운, 윤사비나, 고경아, 이은혜, 문 진, 서선미 등이 출연해 호연을 보였고, 무대 김정훈, 의상 김인옥, 음악 백승훈, 안무 이윤석 윤사비나 등의 스텝진의 기량도 기억에 남는다.

 

같은 해 9월 충북대학교 개신문화원에서 배상민 연출로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이 영어연극으로 공연된 바가 있다.

 

2011년 찰스 빌리어스 스탠포드Charles Villiers Stanford0의 4막 오페라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을 오페라로 작곡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대부분 비극이지만 코믹한 작품으로 ‘활스타프'(Fallstaff)와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이 있다. 베를리오즈의 ‘베아티르스와 베네딕트'(Béatrice et Bénédict: Beatrice and Benedick)는 ‘헛소동’을 바탕으로 작곡한 오페라이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한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1852-1924)도 ‘헛소동’이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가급적이면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충실하게 표현한 오페라이다. 대본은 줄리안 스터기스(Julian Sturgis)가 썼다. 1901년 5월 30일 런던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되었다.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초연에서 베네딕트 역은 미국 출신의 유명한 바리톤인 데이빗 비스팸(David Bispham)이 맡았고 베아트리스 역은 마리 브레마(Marie Brema)가 맡았으며 헤로 역은 수잔느 애덤스(Suzanne Adams), 클라우디오 역은 존 코츠(John Coates)가 맡았다. 이렇듯 ‘헛소동’에는 4명의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아무래도 진짜 주인공들은 베네딕트와 베아트리스일 것이다. 오늘날 ‘헛소동’은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지만 1964년에 옥스포드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리바이벌한 것이 그중 최근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Much Ado About Nothing을 ‘헛소동’이라고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소동을 벌인다.”라는 뜻이다.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내용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말을 타고 돌아온 아라곤의 영주 돈 페르도와 귀족인 클로디오, 베네딕 등 의기양양한 사나이들이 메사나 공작인 레오나토의 집에 머물면서 시작된다. 레오나토에게는 딸 히어로와 조카 베아트리체가 있는데, 베아트리체는 신랄하고도 톡톡 튀는 재담을 잘하는 여인으로 유독 베네딕과 입씨름을 자주 벌인다. 그녀는 남자들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여 남성들을 멀리해오고 있었고, 베네딕도 자신은 총각으로 살 것이라 말하는 독신주의자였다. 주변 사람들은 이 둘을 엮어 주기 위해 서로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거짓 소문을 말하고, 이에 넘어간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한편, 히어로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 클로디오는 영주의 도움으로 히어로에게 청혼하고 둘은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사악한 돈 존의 모함으로 히어로는 다른 남자와 밀회한다는 오해를 사게 되어, 클로디오와 영주로부터 모멸을 받고 결혼은 취소된다. 히어로의 결백을 밝히려는 레오나토와 프란시스는 히어로가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보라키오의 범죄행각을 엿들은 하인들에 의해 모두 돈 존의 음모였음이 밝혀지며 클로디오와 히어로, 베네딕과 베아트리체 두 쌍 모두 결혼을 하는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이번 연극은 노래와 무용이 곁들어진 친 대중적인 공연이다. 시대도 현대로 설정을 하고 출연자들의 의상도 현대식 복장을 착용한다. 활기찬 무용과 기타반주와 노래,

무기도 칼과 창 대신에 권총을 사용하고, 영주와 쌍둥이로 설정된 영주의 아우는 1인 2역으로 얼굴에 검은 점을 붙여 다른 인물로 변화를 준다. 의자 등의 소도구 사용도 재치 있게 처리되고, 환기를 위한 통풍구 역할을 하는 창문의 사용 등 연출력이 감지되는 공연이다.

 

송대중, 양신지, 정연주, 종희영, 이지혜, 문동렬, 서한샘, 서상현 등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율동과 노래는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키고 극을 친 대중적인 공연으로 이끌어 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내면서 소극장 혜화당의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창작스튜디오 자전거 날다”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김세환 재창작 연출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을 걸작공연으로 탄생시켰다.

3월 26일

 

8, 극단 목화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태석 번안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극단 목화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태석 번안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했다.

 

1940년 충남 서천에서 출생한 오태석은 연세대학교 철학과 재학 시절 그의 첫 희곡 「영광」이 시민예술제 희곡 공모에 당선되어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지면서 연극계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은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웨딩드레스」가 당선되면서부터이다. 그는 초기에 서구의 모더니즘 희곡 형식을 실험하다가 1970년대 이후로는 전통극적 요소를 작품에 수용하면서 작가 고유의 희곡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오태석의 희곡은 현대인의 내면세계를 다룬 부조리극 계열의 작품들과,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분류될 수 있다. 논리적인 인과 법칙보다는 자유로운 연상의 흐름에 따라 극적 서사를 전개시키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기발한 발상과 유희적인 상상력이 넘쳐흐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바로 이 때문에 비논리적이며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오태석은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이고도 왕성한 극작 활동과 연출 활동을 전개해 왔을 뿐만 아니라 그가 발표한 대부분의 작품이 관객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그는 한국 현대 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태석이 한국 현대 희곡사에서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사실주의 희곡의 전통을 거부하고 새로운 극 형식을 실험하였기 때문이다.

 

오태석은 현재 목화레퍼토리 컴퍼니의 대표 겸 상임 연출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육교 위의 유모차>, <유다여 닭이 울기 전에>, <교행>, <초분>, <태>, <춘풍의 처>, <사추기>, <자전거>, <부자유친>, <비닐하우스>,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백마강 달밤에>, <여우와 사랑을>, <천 년의 수인>, <코소보 그리고 유랑>, <잃어버린 강>, <지네와 지렁이>, <내 사랑 DMZ>,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만파식적>, <양화진 사랑>, <분장실> 그 외의 다수 작품을 발표 공연했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높다란 담장이 있고 그 앞으로 청기와를 덮은 대청이 무대 좌우로 펼쳐져 있다. 무대 중앙에는 낡은 천에 그린 고구려 강서고분의 벽화인 청룡(靑龍)의 그림이 자리를 잡았다. 이 그림은 평안남도 대안 시에 위치한 고구려 후기 사신도 벽화고분그림의 하나로, 사신도 벽화 가운데 가장 빼어난 솜씨를 자랑하는 고구려 절정기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벽화는 고분 4면 벽에 사신(四神)으로 불리는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이며 제작 연대는 7세기경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연극의 시대적 배경을 고구려 후기라고 생각하며 관람을 시작했다. 그런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혼장면에 십자가 무늬가 들어간 사제복을 입은 천주교 신부가 등장한다.

 

한반도에 천주교가 최초로 뿌리내린 시기는 명확하지는 않다고 해도. 그 시기는 임진왜란(1592~98) 때 일본군을 따라온 예수회 선교사 그레고리오 세스페데스(Gregorio Céspedes)에 의해 전파되었을 것이라는 설에서부터,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볼모의 한사람으로 잡혀갔던 소현 세자가 1645년 청나라에서 돌아오면서 독일예수회 선교사 아담 샬 신부에게 가톨릭교회 서적과 지구의 등을 선물로 받아 가져와 전래되었다는 설까지 거의 100년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 추측이 존재한다.

 

연대가 가장 명확한 천주교 전래에 관한 기사는 1631년 정두원이 명나라에서 서양의 문물과 함께 천주교 서적을 가져왔다는 내용이다. 실학자 홍대용(1731년-1783년)이 쓴 <담헌연기(湛軒戀記)>에도 중국을 오가던 조선 사신일행에 의해 천주교가 소개되었음을 변증하는 내용이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시대적 배경을 조선왕조 중엽으로 설정한 것이려니 했다.

 

그러자 로미오와 줄리엣의 신방 장면에서 비단으로 보이는 흰 천과 붉은 천이 등장한다. 두 남녀 주인공이 그 천을 가지고 연기를 펼친다. 그 천이 비단이라면, 영 정조 시대에 친잠례(親蠶禮) 행사라 하여, 대궐에서 왕비와 왕실의 여자 인척, 그리고 비빈은 물론 상궁과 나인들까지 누에치고 뽕잎을 따고, 누에고치를 풀어 베틀에 비단을 짜내는 시범을 보이며 백성들에게 양잠(養蠶)을 권하던 일이 있었기에, 이 연극의 시대적 배경이 영조(1694~1776) 정조(1776~1800) 시대 이후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 연극에서 캐플릿 집안과 몬테규 집안 청년들의 대결에서 무기로 칼을 사용한다. 조선왕조 중엽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발발 시에는 이미 장총과 소총이 사용되었기에, 칼만 사용한다는 것도 시대적 배경을 추축하기에 미흡하다.

 

어쨌건 우리 한반도의 조선왕조의 개화기 이전으로 시대적 배경을 설정을 한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관람을 시작했다.

 

출연자들은 청황색 한복이나 백색 한복을 입고 등장을 하고, 소품으로 쌀켤 때 사용하던 키를 들여다 놓는다. 그리고 충청도 서천지방의 방언을 구사한다. 내용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따랐으나, 번안과정에서 한민족의 대사와 습성 그리고 풍물로 바꾸고, 무대 상수 쪽에 연주석을 마련하고, 우리의 악기와 가락으로 극적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줄거리는 원작을 따랐으나, 한민족의 특성… 이미 통일 신라시기에도 백제 고구려 신라의 백성들이 통일 이후 한 마음이 되지 못하고 결국 후백제 후고구려로 갈라서고 말았듯, 현재의 동서 갈등이라든가, 남북의 대결에서 보듯 화합이나 단결을 못 하는 민족적 천성이 이 극에서 그대로 연출된다.

 

원작에는 적대적인 양가가 대단원에서 화해와 화합을 하는 결말을 보이지만, 이 연극에서는 대결로 양가가 다 멸망하고, 현재 북에서 핵으로 남을 잿더미로 만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현실을 반영하듯, 이 연극에 마지막 장면은 양가의 대결과 자멸의 길로 종말을 맺을 즈음, 핵폭탄이 터지는 듯 천지를 진동하는 폭발의 굉음과 함께 배경의 담장이 산산조각 나 하늘로 튀어 오르고 청기와 지붕이 붕궤되는 경악할 장면과 함께 연극은 끝이 난다.

 

정진각, 송영광, 김준범, 윤민영, 정지영, 유재연, 천승목, 조원준, 이준영, 김봉현, 배건일, 박지훈, 김유미, 조유진, 이신호, 이보다미, 김명준, 임주은, 김지혜, 장원준, 박보배, 고경호, 이병용, 최윤영, 이근환, 등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관객의 폭소와 갈채를 유발시킨다. 특히 송영광의 열연과 상대와의 결투이후 욕조 흡사한 기구에 빠져 죽어가는 장면은 기억에 남는다.

 

가야금 차다혜, 대금 조이슬, 아쟁 이건우, 피리 정혜영, 해금 송예슬, 장구 김영온 등 연주자들의 기량과 연주가 극과 어우러져 극의 분위기 상승은 물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의상 이승무, 조명 이경천, 사진 이도희 신귀만 황제이, 컴퍼니 매니저 오준현, 기획 정지영 이병용, 안무 강은지, 프로듀서 이혜정, 라인 프로듀서 이해인 이경빈, 홍보 김수정 박소영 등 스텝 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목화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오태석 번안 연출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세계적인 연극제에 내 놓아도 좋을 명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3월 27일

 

9, 극단 프랑코 포니의 조엘 폼므라 작 임혜경 번역 드라마투르기 까띠 라뺑 연출의 두 코리아의 통일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극단 프랑코 포니의 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 작, 임혜경 번역 드라마투르기, 까띠 라뺑(Cathy Rapin) 연출의 <두 코리아의 통일>을 관람했다.

 

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 1963~)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7년 <무대로 간 빨간 모자>로, 마르졸렌 르레이의 그림과 함께 백선희 번역으로 출판된 서적에서다.

 

<두 코리아의 통일>은 2012년 프랑스 오데옹 국립극장 관할 아뜰리에 베르티에에서 공연되고, 같은 해 프랑수아 올랑드(프랑스어:François Hollande, 1954~) 현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첫 번째 관람한 연극이 조엘 폼므라의 <나의 차가운 방 (Ma Chambre froide)>이었을 정도로 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는 주목을 받는 극작가다. 그의 희곡 <이 아이(Cet Enfant)>를 극단 프랑코포니에서 지난해 선돌극장에서 공연했다.

 

<이 아이(Cet Enfant)>는 10개의 촌극을 묶어 한꺼번에 무대에 올린 공연이다. 한 작품으로 보면, 현대 한 가족의 일생을 유년 청년 장년 노년을 차례로 전개하지 않고, 미래와 현재와 과거를 들쑥날쑥하게 표현한 표현주의적 실험극으로 볼 수 있고, 10개의 촌극으로 분리해 보면, 프랑스나 우리나, 흡사한 생활상과 사고를 접할 수 있기에 관객의 공감이 빠르다는 느낌의 연극이다.

 

조엘 폼므라는 <이 아이(Cet Enfant)>로 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는 불어희곡대상을 받고, <나의 차가운 방(Ma Chambre froide)>으로 몰리에르 상, <두개의 한국의 통일>로 각종 연극 상을 받은 장래가 기대되는 작가라 하겠다.

 

번역과 드라마투르기를 한 임혜경 숙명여대 프랑스 언어문화학과 교수는 신임 한국불어불문학회 제50대 회장이다. 임 교수는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몽펠리에III대학교에서 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5년부터 숙명여대 프랑스 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2012~2014년 문과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프랑코 포니’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가, 까띠 라뺑(Cathy Rapin)은 파리 7대학에서 최인훈 희곡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한 독특한 이력이다. 까띠 라뺑은 프랑스에 한국 연극을 가장 많이 소개한 번역자로 2003년 한국문학 번역원 번역상을 임혜경 교수와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시인이자, 연출가, 번역가인 한국 외국어대학교 불문과 교수인 까티 라뺑(Cathy Rapin)이 느끼는 감정을 독백하듯 풀어낸 <맨살의 시(MISES A NU COREENNES)>가 출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대는 무대 좌우와 배경 전체에 하얀 판자벽을 세우고, 지주를 중심으로 좌우로 열리는 문이 여러 개 달려있다. 판자 위쪽은 가로로 직사각의 반투명 창문이 있어 조명으로 창 바깥쪽에서 불빛을 비추어 극적효과를 발휘하고, 반투명 벽면에도 등장인물의 움직임이 조명으로 드러난다. 벽 뒤쪽의 통로가 있고, 문이 등퇴장 로가 된다. 벽 중앙에 어항을 올려 놓은 작은 단이 있고, 의자, 긴 안락의자 같은 대도구를 출연자들이 들여오고 내가며 장면변화에 대응한다.

 

<두 코리아의 통일>은 한국의 통일을 남녀관계에 견주어 풀이한 연극이다. 이 연극에서는 남자의 본성, 특히 여자를 대하며 남자들이 들어내 보이는 동물적 본능, 반반한 여자라면 가리지 않고 치근거리는 동물적 습성이 그려진다. 그러나 여성은 동물적 본능보다는 사랑을 우위에 두는 것으로 묘사된다. 부부가 자녀를 낳고 여러 해를 살았으나, 사랑이 없는 생활이었음을 깨달은 부인이 이혼을 결심하고 남편에게 알린다. 남자의 본성처럼 세 자매에게 골고루 집적거리며 몸과 마음을 밀착시킨 남성이 세 자매 중 한 여인과 결혼을 하는 날, 다른 두 자매를 건드린 사실이 알려져, 결국 예식을 못 올리게 되는 장면, 또 우연히 직장상사와 함께 숙박을 하게 되고, 꿈속인 듯 생시인 듯 아련하게 느껴진 새로운 성적 감각으로 해서, 깨어나 밤에 혹시 자신에게 몸을 접촉시켰느냐고 묻는 여직원, 난처한 듯 시치미를 떼다가 여직원의 긍정적이고 감사해 하는 태도에 비로소 그녀와의 성 접촉 사실을 인정하는 상사, 남성끼리의 동성애, 성매매 여인이지만 남성에 따라 마음에 들면 매매가격을 깎아주거나 받지를 않는 장면, 연령차가 커서 차마 결혼을 하자고는 못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성에게 결혼 전, 결혼할 남자가 면전에 있건 말건, 연상 남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신부여인의 모습, 아래 위층에 사는 부부가 서로 상대 이성에게 정을 주고 나누는 모습, 그 외의 다양한 장면으로 구성된 연극을 보면서, 과연 김 씨 세습왕조와 주체사상에 젖은 북의 남성이나 여성이 자유분방한 의식과 사고를 가진 남의 남성이나 여성에게, 외모만 보고 동물적인 욕정을 드러낼 수는 있을지언정,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결합할 수 있겠는가는 의문으로 남겨질 내용을 <두 코리아의 통일>이라는 제목으로 제시한 공연이다.

 

박현미, 전중용, 성여진, 정나진, 김시영, 박경구 등 출연자 전원의 절제된 듯싶은 상큼한 연기와 성격창출은 극의 도입부터 관객을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결같은 미모와 관능미를 갖춘 여배우들은 남성관객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조연출 양정현, 무대 심재선, 조명 김철희, 의상 박소영, 분장 장경숙, 그래픽디자인 박재현, 포토 강선준, 연습사진 김보경, 홍보 이지은, 제작PD 임정숙, 기획 ㈜ 쇼앤라이프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프랑코 포니의 조엘 폼므라(Joёl Pommerat) 작, 임혜경 번역 드라마투르기, 까띠 라뺑(Cathy Rapin) 연출의 <두 코리아의 통일>을, 이 화창한 새 봄에 누구나 보아도 좋을, 독특하고 산뜻한 표현의 감성연극으로 창출시켰다.

3월 29일

 

10, 극단 자주상회 신유청 연출의 박민관의 모노드라마 빌라도 보고서

 

SH 아트홀에서 극단 자주상회 신유청 연출, 박민관의 모노드라마 <빌라도 보고서>를 관람했다.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는 무죄한 예수를 십자가에 사형토록 선고한 악역 장본인이다. 그러나 한 때 성경 비평가들은 역대 로마 총독의 명단에 그의 이름이 빠졌다는 이유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도, 메사아도 아니었는데,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자신들이 만든 종교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의 스승을 신격화하고, 빌라도라는 총독을 가공 등장시켜 4복음서를 기록한 것이다.” 라고 했으며, 고로 “그의 교훈과 기적은 조작되었다”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런데 1962년 지중해 연안 모래더미 속에 파묻혀 있던 한 도시가 발굴되었다. 그 도시는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카이사레아 마리티마’, 곧 ‘가이사랴’로 이스라엘 왕 헤롯이 지중해 연안에 도시를 건설하고 난 다음, 로마 황제에게 아부하기 위해 그 도시 이름을 ‘가이사랴(시이저)’라고 명명하여 헌납했다는 것이다. 그곳에는 당시 수리아 지역을 총괄했던 로마 총독의 관저가 있었는데, 그 정문에는 문패와 같은 ‘폰티우스 필라투스’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돌이 발굴되었다. 원본은 예루살렘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고, 현장엔 모조품을 만들어 전시해 놓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당시 총독이었던 빌라도가 로마 황제에게 보고하기 위해 써놓은 ‘빌라도 보고서’라는 문헌이 발굴되었다. 이것은 그 시대의 법정에서 만들어진 공문서로써, 원본은 현재 터키 이스탄불 ‘성 소피아’ 사원에 소장되어 있다. 이 원고는 총 50권으로 서기관의 손에 의해 쓰였으며, 각 권은 2×4 피트로 되어 있는 것으로 전문을 옮긴 것이다. 로마의 역사가인 ‘발레우스 파페르쿠러스’에 의하면, 원명은 ‘예수의 체포, 심문과 처형에 관하여 가이사에게 보낸 빌라도의 보고서’로 되어 있다. 예수님이 태어났을 때 빌라도는 19세였으며, 그의 작품은 모두 소멸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다른 역사가 ‘프리시안’과 ‘타시투스’의 글을 미루어 보면, 빌라도는 캄파니아 출신으로 가이사의 친한 벗으로서 16년 동안 로마 군을 지휘했고, 그 후 로마에 돌아와 ‘로마사’의 집필을 끝낸 후 집정관(執政官)의 직책에 오래 머물렀다고 전한다. 역사가 ‘발레우스’는 “유대 지방에서 만난 ‘나사렛 예수’는 그가 만난 인물 중 가장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전 군대보다도 예수를 더 두려워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수는 모든 종류의 병자들을 치료하였으며, 죽은 자를 살렸고, 결실치 못한 과일 나무를 저주했을 때 그 나무는 즉시 뿌리까지 시들어 말라죽었다. 예수는 그의 놀라운 능력을 결코 타인을 해치기 위하여 사용치 않았으며, 항상 불쌍한 자들의 마음에 귀를 기울였다.” …

 

“예수에 대한 유대인들의 여론은 양분되어 빈민층은 예수를 로마 정권으로부터 구원해낼 그들의 구원자로서 예수를 왕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나 지도급의 유대인들은 예수를 증오하고 시기하였으며, 등 뒤에서 그를 저주하였다. 그들은 예수를 죽음만큼이나 두려워하면서도 그를 애급의 마술사라고 빈정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내용 중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아임을 더욱 더 분명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빌라도는 로마 황제인 디베리우스 가이사 치하에서 유대 총독으로 임명된 전형적인 군인이다. 그리고 아그립바 1세가 말하는 빌라도는 천성적으로 고집 센 사람이고, 굽힐 줄 모르는 엄격한 사람이었다고 그를 규탄했다. 또 유대인 역사가 유세비우스에 의하면, 그는 이 비극적인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었으며, 그는 그로부터 수년 후에 유배당하여 고심하다 결국 자살했다고 한다.

 

신유청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2006년 김상열 연극 사랑회 장학금을 받았다. 연출가로 활동며 뮤지컬 <드가장> <정글라이프> <춘우>를 연출하고 연극 <나두야 간다> <살인광대> <The zoo story> <빌라도 보고서>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08년에는 거창연극제에서 <동물원 이야기>로 작품상 금상을 수상한 미남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에 굵은 초를 올려놓는 받침난간을 아래 위 2열로 연결시켜 놓고, 그 위에 촛불을 여러 개를 켜서 올려놓았다. 무대 상수와 하수 벽 가까이에는 십자가를 다섯 개씩 무대 양쪽에 세우고, 무대 안쪽 방향으로 십자가의 팔 부분이 돌출된 반쪽 십자가 형태로 만들어 놓았다. 무대 중앙에는 세자 높이와 여섯 자 폭 그리고 열두 자 길이의 단을 가로로 만들어 놓고, 단의 앞부분은 계단처럼 만들어 오르거나 걸터 앉도록 해놓았다. 무대 삼면 벽에도 굵은 초를 둘러 놓고 촛불을 켜 놓았다. 천정에서부터 내려온 철 줄에 매달린 원형 받침대에도 초를 올려놓고, 받침대를 내리거나 올리고, 연기자가 흔들어 극적효과를 발휘한다. 단 위에는 술병과 술잔이 놓여있다.

 

빌라도의 등퇴장 로는 무대 상수 쪽이고, 도입에 빌라도 등장장면에 천정에서 조명을 비춰 인물을 강조 부각시킨다. 단 뒤쪽에서 술을 따라 마신 후 고백 같은 독백을 시작으로, 자신이 살핀 예수 그리스도의 행동과 사고 그리고 가르침을 상세히 보고서에 수록해 가이사에게 전하면서 스스로 격분해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흥분한 모습으로 단 주위를 돌고, 격정에 못 이겨 단 좌우에서 촛불 받침 조형물을 향해 컵 속의 물을 끼얹는가 하면, 단 앞 계단에 앉아 마음을 진정시키려 든다. 그러면서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상세한 기상변화까지 낱낱이 보고서에 기록한다.

 

박민관이 빌라도로 출연해 일생일대의 명연을 펼친다. 박민관은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건강한 체구와 서구적인 용모로 해서 우선 남녀 관객의 주목을 받고, 우렁찬 음성과 호연, 그리고 열연에 탁월한 성격창출로 해서 시종일관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기독교인 관객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관극을 하고, 대단원에서 빌라도가 보고서를 마무리하면, 우레와 같은 갈채로 자신들의 감동을 박민관에게 전하듯 박수를 퍼붓는다.

 

무대 조명디자인 남경식, 의상디자인 도연, 영상디자인 윤민철, 홍보 mark 925 등 스텝 진의 노력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자주상회 신유청 연출 박민관의 모노드라마 <빌라도의 보고서>를 연출력과 연기자의 기량이 감지되는 걸작 1인극으로 만들어 냈다.

3월 30일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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